얼굴만 봐도 놀란다. 처음 보는 전면부 엠블럼에 휠 디자인도 다르다. 차에 타보면 만족한다.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한 덕분에 답답한 느낌이 없다. 운전해보면 더 놀란다.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잘 달리는데 연료 효율성까지 최상급이다. 토요타의 플래그십 모델 '크라운(CROWN)' 얘기다.
크라운은 지난 1955년 토요타 최초의 양산형 승용차로 출시된 이래 브랜드 라인업 중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모델이다. 의미는 '왕관'이라는 뜻 그대로다. 토요타 측은 신차가 '새로운 시대를 위한 크라운'을 목표로 16세대로 진화했다고 소개하고 있다.
토요타 크라운 2.4 듀얼부스트 하이브리드 모델을 시승했다. 연비 향상에 신경을 쓰는 동시에 달리기 성능을 극대화한 모델이다.
도로 위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얼굴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면부와 후면부가 자연스럽게 연결된 실루엣이 매력적이다. 볼륨감을 잘 살린 크로스오버 스타일이다. 전면부 이미지는 망치의 머리를 형상화한 '헤머해드' 콘셉트로 제작됐다. 모던한 왕관 엠블럼 역시 포인트다.
제원상 크기는 전장 4980mm, 전폭 1840mm, 전고 1540mm, 축거 2850mm다. 쏘나타보다 길이과 축간 거리가 각각 70mm, 10mm 긴 수준이다. 전고는 95mm 높아 크로스오버 특유의 형상을 지녔다.
실내 공간은 넉넉하다. 키 180cm 성인 남성이 2열에 앉아도 답답한 느낌이 전혀 없었다. 토요타는 크라운의 인테리어가 '아일랜드 아키텍처'(Island Architecture) 콘셉트로 제작됐다고 소개했다. 이를 통해 직관적이면서도 편안한 실내공간을 갖추도록 노력했다는 것이다.
12.3인치 터치 디스플레이는 이용하기 편리했다. 멀티미디어 화면 바로 아래에 공조장치 컨트롤 패널과 자주 사용되는 기능들을 물리버튼으로 적용했다. 마감 역시 프리미엄 소재로 했다. 플래그십 모델답게 시트를 포함 손이 닿는 부분들에 고급스러운 자재가 들어갔다는 평가다.
시트는 세련된 디자인과 등받이 각도를 최적화했다는 게 눈에 띈다. 이를 통해 운전자가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할 수 있게 돕는다. 우수한 착좌감 및 허리와 근육에 가해지는 부하를 줄여 장거리 운전의 피로를 줄여준다. 8방향 전동 조절 시트가 탑재됐다.
'토요타 커넥트'도 활용할 수 있다. 앱을 통해 차에 탑승 전 미리 내비게이션 목적지 전송, 반경 1km 내에서 주차 위치 찾기 등이 가능하다.
△파노라마 선루프 △스마트폰 무선 충전 △열선(앞·뒤) 및 통풍(앞)시트 등이 전 모델에 기본 적용됐다. 브레이크 홀드, 경사로 밀림 방지장치, 파노라믹 뷰 모니터, 주차보조 브레이크, 후측방 제동 보조 시스템, 레인센서 등 다양한 주행관련 편의 기능도 갖췄다.
2.4L 듀얼 부스트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안정적인 달리기 성능을 보여줬다. 즉각적인 반응성과 퍼포먼스 드라이빙에 초점을 맞춘 파워트레인이다. 직렬 4기통 터보 엔진과 1개의 하이브리드 모터, e-Axle을 결합했다. 엔진 최고출력은 272마력, 시스템 총출력은 348마력이다.
6단 자동변속기는 꽤 직감적으로 반응한다. 운전자 의도를 바로바로 반영해 속도를 낼 수 있게 해준다. 정속으로 달리다 추월 가속을 할 때 가속감이 인상적이다. 빠르게 달릴 때도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아 만족스러웠다. 토요타의 새로운 '유압식 다판 습식 클러치'가 적용돼 일반 토크 컨버터 자동 변속기 대비 가속감과 반응성도 향상됐다.
공인복합연비는 복합 기준 11.0km/L를 인증받았다. 도심에서 10.0km/L, 고속에서 12.5km/L의 효율을 보여준다. 정속 주행 중에는 실연비가 이보다 크게 올라간다. 연비에 초점을 맞춘 2.5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복합연비가 17.2km/L에 달한다.
크라운은 1세대 모델부터 혁신과 도전을 상징해왔다. 항상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고 시대를 앞서가는 기술을 선보인 차인 만큼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토요타 크라운 2.4 듀얼부스트 하이브리드 모델의 가격은 664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