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룡점정(畵龍點睛). 용 그림을 그린 뒤 마지막으로 눈동자를 찍다. 가장 중요한 부분을 끝내 일을 완성한다는 뜻이다.
르노코리아의 가성비 크로스오버 차량이 얼굴을 바꾸고 새롭게 돌아왔다. 회사가 지난 4월 XM3 판매명을 글로벌 모델명과 동일한 '뉴 르노 아르카나'로 변경하면서다. 아르카나(Arkana)는 라틴어로 미스터리, 매력, 유혹을 뜻하는 'Arcanum'에서 유래했다.
뉴 르노 아르카나 1.6 GTe 모델을 시승했다. 로장주 엠블럼이 새롭게 적용되고 트림명도 글로벌 명칭과 동일하게 에볼루션, 테크노, 아이코닉, 인스파이어로 바뀌었다.
쿠페형 스포츠유틸리차량(SUV)의 실루엣이 로장주 엠블럼과 조화를 이룬다. 새롭게 디자인된 다이아몬드 모티프 그릴이 적용돼 얼굴이 훨씬 예뻐 보인다. F1 머신 등 고성능 차량의 공기 흡입구가 연상되는 형상으로 디자인된 F1 블레이드 범퍼도 새로운 디자인의 그릴과 훌륭하게 어울린다.
후면 디자인도 달라졌다. 뒤쪽 중앙 상단에 로장주 엠블럼이 자리하면서 아르카나 네임 뱃지는 후면 중앙으로 옮겨갔다. 새로운 디자인의 크리스탈 리어 램프도 쿠페형 SUV다운 인상을 풍긴다.
제원상 크기는 전장 4570mm, 전폭 1820mm, 전고 1570mm, 축거 2720mm다. 실내는 블랙 헤드라이너와 골드 스티치 포인트가 가미돼 한층 더 고급스러운 느낌을 살렸다.
머리 위 공간이 충분하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경쟁사 쿠페형 SUV는 디자인에 치우친 탓에 2열 머리 위쪽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뉴 르노 아르카나는 다르다. 리어 오버행을 길게 디자인해 머리 공간과 트렁크를 확보하는 데 성공한 모습이다. 트렁크 기본 용량은 513L다. 키 180cm 성인남성이 2열에 앉아도 답답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무릎 아래도 여유롭다.
뉴 르노 아르카나는 파워트레인 종류에 상관없이 전 트림에 △LED 퓨얼 비전 헤드램프 △차음 윈드 쉴드 글라스 △긴급제동 보조시스템 △차간거리 경보 시스템 △인텔리전트 스마트카드 시스템 △하이패스·전자식 룸미러 △앞좌석 열선시트(운전석 및 동승석)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원터치 세이프티 파워 윈도 △아웃사이드 미러 △후방 경보 시스템 등이 적용됐다.
달리기 성능은 만족스럽다. 뉴 르노 아르카나 1.6 GTe는 직렬 4기통 1.6L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을 품었다. 엔진은 최고출력 123마력, 최대토크 15.8kg·m의 힘을 발휘한다. 자연흡기 엔진을 통해 매끄러운 엔진 회전을 느낄 수 있으며, 무단변속기(CVT)가 조합돼 정숙하고 부드러운 주행을 경험할 수 있다.
엔진은 공차중량 1300kg의 아르카나를 이끌기에 충분했다. 초반 가속감보다는 속도가 붙은 상태에서 추월 능력이 더 우수한 편이다. 연비에 초점이 맞춰진 차지만 운전하면서 답답한 기분은 많이 들지 않았다.
17인치 기준 13.6km/L의 공인복합연비를 인증받았다. 흐림이 원활한 도로에서 주행하니 실연비가 15km/L를 웃돌았다. 무단변속기가 부드럽게 작동해 만족스러웠다. 원하는 만큼 힘을 전달하면서도 최대한 연료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르노코리아는 뉴 르노 아르카나 전 트림에 '큐레스큐(QRescue) 코드'를 기본 적용했다. '휴먼 퍼스트' 전략의 일환으로 국내 최초 도입한 사고 현장에서의 효율적인 구조활동을 돕는 기술이다. 사고 발생 시 차량의 앞·뒷유리에 부착된 QR코드를 스마트폰 혹은 휴대용 태블릿 기기를 통해 읽으면 화면에 차량의 주요 정보가 표시된다. 해당 정보를 통해 사고 차량 내 탑승자를 신속 안전하게 구조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미 XM3 시절부터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은 차다. 더 예뻐진 얼굴로 돌아온 아르카나인 만큼 국내 운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뉴 르노 아르카나의 가격은 2285만~2914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