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6% 올라 둔화하면서 3년 6개월 만에 1%대에 진입했다. 다만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무 등 채소류 가격은 11.5% 올라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114.65(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1.6%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2021년 3월(1.9%) 이후 처음 1%대로 내려왔고 2021년 2월(1.4%) 이후 최저치다.
지난 4월 2.9%를 기록하며 2%대로 진입한 물가 상승률은 8월에는 2.0%까지 낮아진 바 있다.
품목별로 보면 농산물 물가가 3.3% 올라 전체 물가를 0.14%포인트(p) 끌어올렸다.
올해 상반기 큰 폭으로 올랐던 과일 물가가 안정됐지만 채소류 가격이 급등해 농산물 물가를 견인했다.
배추(53.6%), 무(41.6%), 상추(31.5%), 풋고추(27.1%)를 중심으로 채소류 물가는 11.5% 올랐다.
채소류 물가상승률은 지난 5월 7.4%에서 6∼8월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폭염 탓에 지난달 큰 폭 올랐다.
전월과 비교한 채소류 물가상승률은 18.6%로 나타나 지난 2020년 8월(24.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석유류는 작년 동월보다 7.6% 내렸다. 올해 2월(-1.5%) 이후 처음 하락해 전체 물가를 0.32%p 끌어내렸다.
다만 이날 새벽 이란과 이스라엘 간 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해 추후 석유류 가격도 다시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밥상물가'와 관련 있는 신선식품 지수는 3.4% 상승했다. 신선과실은 2.9% 하락했지만 신선채소가 11.6% 올랐다.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1.5%를 기록해 1%대로 내려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은 2.0%로 나타났다. 전월(2.1%)보다 0.1%p 낮아졌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채소류는 단기간 영향을 받아 날씨가 어떻게 되는지 봐야 한다“며 "가중치가 큰 석유류는 국제유가의 영향을 받고 있어 국제유가가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정부는 배추 수급 안정을 위해 이달 말 종료 예정인 배추·무에 대한 할당관세 조치를 연말까지 연장하고 조기출하와 수입 확대로 1만t을 추가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통상 10월 중순부터 출하가 시작되는 겨울배추가 올해는 폭염으로 인한 생육 지연으로 10월 말께 본격적으로 나오는데 이를 앞당기겠다는 것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6%로 42개월 만에 1%대에 진입하며 하향 안정세가 자리 잡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기재부는 “기상이변·유가불안 등 외부충격이 없다면 2% 내외 안정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나 체감물가 안정 등 확고한 안정기조 정착 노력 지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