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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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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국감] “중국산 전기버스 3000대, 배터리 안전검사없이 도로 달린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10.21 09:17

김은혜 의원 “언제 전기차 화재 재연될지 장담할 수 없다는 뜻”
“지프, 피아트 등 中 배터리 사용 브랜드도 문제”

자료사진. 지난 8월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불이 난 벤츠 EQE 전기차 모습.

▲자료사진. 지난 8월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불이 난 벤츠 EQE 전기차 모습.

국내 시장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산 전기버스 업체들이 배터리 안전 검사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기차 화재 대책으로 정부가 발표한 배터리 안전검사 의무화가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국민의 힘 의원이 한국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 들어온 중국 버스 제조사 22개사 중 20개사는 배터리 검사를 위한 배터리정보시스템(BMS) 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중국 전기 버스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54.1%에 달한다. 하이거가 만든 1078대를 포함해 중국 업체의 90%인 20사가 국내에 등록한 3000대가량의 전기버스는 BMS 정보를 미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정부가 전기차 배터리 안전검사를 의무화하는 안을 지난 5월 입법 예고했지만 관련 정보 제공을 하지 않은 업체 차량에 대해서는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BMS는 전기차 배터리의 전압·온도 등을 관리하고 제어하는 핵심 전자장치다. 배터리 안전검사는 전자장치 진단기를 통해 배터리 모듈의 온도와 열에 의한 변질 상태, 배터리 셀 간 전압 편차 등을 확인해야 한다. BMS를 거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김 의원은 “BMS를 확인하지 못한다면 배터리 검사는 육안 점검 수준에 그치게 될 것"이라며 “인천 청라 주차장 화재와 같은 대형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유일한 대책인 BMS 정보 제공이 어렵다면 언제 전기차 화재가 재연될지 장담할 수 없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국내에서 전기 승용차를 판매하는 지프, 피아트 등 일부 해외 업체도 BMS 정보 제공 동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업체들을 포함해 BMS 정보 제공을 거부한 상당수의 전기 버스와 전기 승용차 업체는 중국산 배터리 제품을 사용하고 있었다.


폭스바겐, 테슬라, BMW, 벤츠, 볼보 등 대표적인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지난달 공단 측에 BMS 정보 제공 의사를 밝혔다. 승용차와 전기 버스 등을 생산하는 현대차도 BMS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다.


김 의원은 “세계 전기 버스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중국 업체가 배터리 안전검사를 외면하는 것은 우리 국민을 얕보는 오만"이라며 “배터리 안전성 확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절대 양보할 수 없다. 정부는 모든 중국 업체의 배터리 정보 제공을 관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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