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엔씨)의 체질개선 작업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고 있다. 운영 체계를 전면 정비한 가운데 내년 '신작 러시'를 본격화해 재도약에 성공하겠다는 방침이다.
2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최근 열린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독립 스튜디오 체제를 도입키로 했다. 본사에 집중돼 있던 인력을 분산해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한편, 자율성을 부여해 게임 개발 과정에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목표다.
앞서 지난 8월엔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 구축과 전문성 제고를 위해 품질보증(QA)·소프트웨어 공급(IDS) 부문을 분사했다. 이를 통해 각 사업의 핵심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내년 2월 출범 예정인 게임 스튜디오들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쓰론 앤 리버티(TL)' △슈팅 게임 'LLL' △전략 게임 '택탄(TACTAN)' 개발을 담당하게 된다.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 조직 '엔씨AI'를 통해선 기술 고도화를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고정비 부담을 덜어내는 한편, 정체된 개발 문화에 변화를 주겠다는 구상이다.
올 초 엔씨는 박병무 공동대표를 선임해 창사 이래 최초로 공동대표 체제를 도입했다. 이와 함께 본사 중심 게임 개발 문화에도 변화를 주는 등 체질 개선에 집중했다.
지식재산(IP) 다각화를 위해 인수합병(M&A)과 국내외 게임사 협력 범위도 공격적으로 확장했다. 지난 7월 엔씨 FPS 장르 게임을 개발하는 스웨덴 신생 게임사 '문 로버 게임즈'에 350만달러(약 49억원) 규모 초기 투자를 진행했다. 엔씨가 외부 개발사에 투자한 건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이에 앞서 김택진 공동대표는 지난 3월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위치한 구글 본사를 방문해 생산성 향상을 위한 중장기 협업 모델을 수립했다. 양사는 이날 클라우드와 AI 분야에서 글로벌 협업을 점차 확대키로 했다. 퍼블리싱 역량을 강화해 급변하는 산업 트렌드를 이끌고, 시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같은 전략은 최근 글로벌 성과로 나타나는 모습이다. TL은 지난 10월 1일 글로벌 론칭 직후 이용자 450만명을 돌파했다. PC 플랫폼 '스팀'에서는 판매 순위·이용자 수 모두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를 통해 해외 시장에서 개발 역량과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반등 기반을 다진 엔씨는 내년 대형 신작 출시와 함께 포트폴리오 확장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우선 엔씨가 자체 개발 중인 대작 LLL·택탄과 MMORPG '아이온2' 출격이 예정돼 있다. 외부 스튜디오와의 협력을 통해선 서브컬처 신작 '브레이커스'를 비롯해 기존 IP를 활용한 신작 5종을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다양한 장르의 자체 신작 출시, 퍼블리싱 역량 강화 등을 통해 외형 성장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와 동시에 희망퇴직을 통해 고정비 감소 효과가 나타나면서 내년 의미있는 이익 성장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