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SOC(사회간접자본)예산 감축과 투자 부진 등의 영향으로 내년 상반기 엔지니어링 기업 업황이 크게 위축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엔지니어링협회는 국내 엔지니어링 기업 434개사 대상 조사 결과, 내년 상반기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올해 하반기(62.2)보다 3.8p 떨어진 58.4로 예상된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지수 집계가 시작된 2016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BSI는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와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이다. 100보다 크면 긍정적 전망이 우세하다는 의미다. 지수가 100을 밑돌면 부정적 전망이 더 많다는 것을 뜻한다.
기업들은 정부의 내년 SOC 예산이 크게 감축해 공공부문 발주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의 내년 SOC 예산안이은 25조5000억원으로 올해(26조4000억원)보다 9000억원(3.4%) 감소해다. 이에 공공부문 SOC 발주 물량이 5.5%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고금리로 인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축과 설비투자 부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수주 경쟁이 심화한 것도 수익성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으로 보인다.
한국엔지니어링협회 관계자는 “불경기에도 해고된 기술인력이 참업하는 경우가 많아 사업자 수가 매년 크게 증가해 수주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엔지니어링 기업의 매출 성장세가 둔회되고 수익성도 크게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하반기 BSI는 상반기(77.4)보다 15.2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상반기 재정을 조기 집행하면서 하반기에는 공공 발주 물량이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엔지니어링 기업들이 올해 하반기에 느낀 가장 큰 경영 애로사항으로는 공공 수주 부진이 36.3%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민간 수주 부진(15.4%), 경제 불확실성(10.7%), 기술인력 부족(9.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