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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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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사라졌다…LG U+ 상담사 옆에 앉은 AI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6.09.30 14:16

실시간 답변 찾고 상담 후엔 자동 평가
대기 47초→5초…2030년 ‘제로 웨이팅’

30일 서울 금천구 LG가산디지털센터에서 기자가 LG유플러스의 'AI 상담어드바이저'를 직접 체험하고 있다. AI 상담어드바이저는 고객과의 대화를 실시

▲30일 서울 금천구 LG가산디지털센터에서 기자가 LG유플러스의 'AI 상담어드바이저'를 직접 체험하고 있다. AI 상담어드바이저는 고객과의 대화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문의 내용에 맞는 상담 정보를 화면에 추천한다. 사진=김나현 기자


“내일 일본 출장을 가는데 가장 저렴한 로밍 요금제가 뭐예요?"


30일 서울 금천구 LG가산디지털센터. 고객 역할을 맡은 직원이 전화를 걸자 상담사 모니터에 대화 내용이 실시간으로 문자로 찍혔다. 옆 화면에는 로밍 요금제 정보가 곧바로 떴다. 고객이 데이터 제공량과 사용 기간, 통화료를 잇달아 묻자 질문에 맞는 정보가 차례로 나타났다. 상담사가 별도로 검색할 필요가 없었다.


전화가 끝나자 이번에는 인공지능(AI)이 상담사를 평가했다. 상담 시작 때 이름을 밝히지 않은 점, 대화 중 13초간 침묵한 점, “데이터가 소진되시면"이라는 잘못된 사물 존칭까지 찾아냈다. 이전에는 상담 코치가 녹취를 일일이 들어야 했다. 상담사 한 명당 한 달에 4건 정도에 그쳤던 품질 검수는 AI 도입 후 1600건으로 늘었다.




LG유플러스가 이날 공개한 AI 컨택센터(AICC)의 모습이다. AI가 고객 대신 전화를 받는 데 그치지 않고 상담 전과 중, 후까지 개입한다. 단순 문의는 AI 콜봇과 챗봇이 처리하고, 상담 중에는 'AI 상담어드바이저'가 필요한 답변을 찾아준다. 상담이 끝나면 'AI Auto QA'가 상담 내용을 평가한다. AI 콜봇과 챗봇이 처리하는 고객 문의는 연간 약 800만건이다.


AI 도입 이후 고객이 기다리는 시간도 줄었다. LG유플러스 고객센터의 평균 상담사 연결 대기시간은 2024년 47초에서 올해 5초로 줄었다. 상담 시간도 같은 기간 16% 단축됐다. 회사는 AI로 확보한 상담 여력을 고령층이나 장애인 등 사람의 도움이 더 필요한 고객에게 돌리고 있다. 65세 이상 고객은 상담사가 우선 응대하고, 청각장애 고객에게는 수어 상담사를 연결한다.


LG유플러스가 제시한 AICC 품질 평가 예시. 문자 인식 정확도가 높더라도 고객의 실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서비스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

▲LG유플러스가 제시한 AICC 품질 평가 예시. 문자 인식 정확도가 높더라도 고객의 실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서비스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래픽=김나현 기자

LG유플러스는 AI가 얼마나 정확하게 말을 받아 적는지보다 고객의 문제를 실제로 해결했는지를 중요하게 본다. 이날 회사가 든 예시는 이렇다. 고객이 “이번 달 요금이 얼마예요?"라고 물었는데 AI가 이를 “이월달 요금이 얼마예요?"로 알아들었다. 열 글자 가운데 한 글자만 틀렸으니 문자 인식 정확도는 90%다. 하지만 AI가 9월 요금 대신 2월 요금을 알려주면 고객 입장에서는 오답이다. 회사는 이런 상담의 고객 체감 품질을 '0점'으로 본다고 했다.


AI라고 모든 상담을 맡기는 것은 아니다. 요금 조회나 서비스 가입 같은 정형화된 업무는 AI가 처리하고, 사람의 판단이 필요한 문의는 상담사에게 넘긴다. 권태구 LG유플러스 AICC프로덕트트라이브 PO는 “고객의 불편을 초래하면서까지 AI를 고집하지 않는다"며 “복잡한 문의는 상담사가 전문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AI가 돕는다"고 했다.


기존 콜봇과 챗봇에도 거대언어모델(LLM)을 적용했다. 정해진 질문 순서를 따라야 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대화의 앞뒤 맥락을 읽는 것이 특징이다. 이날 시연에서 고객이 중국 장가계 여행 일정을 중간중간 끊어 말하자 AI 콜봇은 출국일과 귀국일을 파악해 로밍 요금제를 추천했다. “다른 요금제는 뭐가 있느냐"고 되물어도 앞선 대화를 토대로 답했다. 상품을 고르자 실제 가입 절차까지 진행했다.


LG유플러스가 30일 서울 금천구 LG가산디지털센터에서 'AI 네이티브 컨택센터' 전략을 공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영훈 기업

▲LG유플러스 관계자들이 30일 서울 금천구 LG가산디지털센터에서 'AI 네이티브 컨택센터' 전략을 공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영훈 기업AI사업담당, 안형균 엔터프라이즈AI사업그룹장, 서남희 AICC프로덕트담당, 이진희 AICC개발Lab장. LG유플러스는 2030년까지 상담 대기시간을 없앤 AICC를 구현한다는 목표다.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LG AI연구원의 '엑사원(EXAONE)'과 글로벌 빅테크의 AI 모델을 함께 사용한다. 고객사가 목적과 업무 지침을 입력하면 AI가 상담 시나리오와 업무 절차를 만들고, 실제 운영과 비슷한 환경에서 이를 검증한다. 서비스 적용 뒤에는 상담 데이터를 다시 분석해 문제점을 찾는다.


LG유플러스가 내세우는 차별점은 이 과정을 자사 고객센터에서 먼저 거친다는 것이다. 전국 17개 고객센터에서 연간 수천만 건의 상담이 이뤄진다. 새 기술을 이곳에 먼저 적용하고 상담사와 고객 반응을 살핀 뒤 문제점을 고쳐 기업용 솔루션으로 내놓는다. 회사는 이를 '인소싱 AICC'라고 부른다.




안형균 LG유플러스 엔터프라이즈AI사업그룹장(상무)은 “유플러스가 직접 사용자가 되고 고객과 함께 진화시키는 구조"라며 “현장에서 문제와 요구를 먼저 발견하고 운영으로 검증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라고 했다.


LG유플러스 고객센터 상담사가 '인소싱 AICC'를 활용해 고객을 상담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 고객센터 상담사가 '인소싱 AICC'를 활용해 고객을 상담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제공

AI는 상담사 평가에도 쓰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올해부터 상담 코치의 평가와 AI 평가를 함께 활용하고 있다. 사물 존칭이나 필수 안내 누락처럼 기계가 일관되게 잡아낼 수 있는 항목은 AI 비중을 높이고, 사람의 판단이 필요한 항목은 상담 코치가 평가하는 방식이다.


도입 초기에는 상담사들의 거부감도 있었다. 'AI가 내 상담을 평가한다'는 부담 때문이었다. 반면 사람이 일부 통화만 골라 평가할 때는 하루 수십 건의 상담 가운데 어떤 통화가 선택되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었다. 회사 측은 AI가 더 많은 상담을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면서 이런 불만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의 목표는 AI가 상담사를 돕는 단계를 넘어 스스로 상담을 처리하는 것이다. 회사는 2030년까지 고객의 상담 이력과 가입 정보 등을 토대로 문의 의도를 먼저 파악하는 'AI 네이티브 컨택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목표는 상담 대기시간을 없애는 '제로 웨이팅(Zero Waiting)'이다. 상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AI가 스스로 문제를 찾아 개선하는 기능도 적용한다.


AICC 사업도 키운다. 자사 고객센터에서 검증한 기술을 금융 등 다른 산업으로 확대해 2030년까지 AICC 사업 매출을 연평균 50% 이상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다.


안 상무는 “AI 시대 AICC 경쟁력은 기술 자체보다 고객 반응을 얼마나 빠르게 서비스 개선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며 “2030년까지 AICC 사업을 기업 AX 사업의 핵심 성장축으로 육성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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