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일본 3대 해운사인 MOL로부터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을 따냈다. 대우조선 기술력이 자국 조선소에 주로 발주하는 일본 해운업계의 발길을 돌려 세웠다는 분석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MOL은 대우조선과 LNG 운반선 1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선박 규모는 17만4000CBM(입방미터)급으로 추정된다. 이 선박의 건조가격은 지난 2월 기준 척당 1억8500만 달러가량이다.
업계에서는 MOL이 자국 업체가 아닌 한국 조선소에 발주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조선업체 관계자는 "일본 선주는 정부의 자금 지금 등을 이유로 자국 조선업체에 발주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특히 기술력이 필요로 한 고부가가치 선박은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일본 대표 선사인 MOL이 대우조선의 LMG 운반선 건조기술을 인정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대우조선은 일본 경쟁사와 LNG 운반선의 핵심 기술인 'LNG 증발가스 부분재액화 시스템(PRS)' 기술을 놓고 다툰 특허 소송 3건에서 모두 이겼다.
기체인 LNG를 액체로 바꿔 운송하는 LNG 운반선은 운항 중 일부가 자연 기화되는데 PRS는 기화된 증발가스를 다시 액체로 바꿔 화물창으로 돌려보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기존 재액화 장치보다 설치비가 약 40억원 저렴하고 연간 선박 운영비도 약 10억원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우조선은 PRS 기술이 적용된 선박을 현재까지 51척 수주했다.
대우조선은 PRS 기본특허와 개량특허들에 대해 2012년 국내에서 특허 출원한 이후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중동, 인도, 동남아 등의 특허등록을 마친 상태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세 번의 승소로 일본에서 건조하는 LNG 운반선뿐만 아니라 해당 특허기술이 적용된 LNG 운반선이 일본에 입항해도 대우조선의 특허를 침해하게 되는 것으로 경쟁력 우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중공업도 이달 초 그리스 선주 미네르바와 LNG 운반선 1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