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오후 부산 수영구 한 카페에서 부산지역 전세 사기 피해자들을 만나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13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사퇴 선언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거취에까지 불똥이 튈 지 주목된다.
이날 민주당 현역 의원 두 명이 잇달아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 공식화까지 뒤를 이으면서 당 내에서는 이 대표 체제에 대한 ‘희생과 결단’ 압박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이재명 대표는 오랫동안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지 못한데다 권리당원 표 비중 확대, 사실상 친이재명(친명)계 일색 최고위원회 구성 등 강경 지지층 및 친명계 중심으로 당을 이끌면서 비이재명(비명)계 측으로부터 2선 후퇴를 요구받아왔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초선 의원 2명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미래에셋대우 사장 출신으로 지난 21대 총선 당시 영입 인재로 여의도에 입성했던 초선 홍성국 의원(세종갑)과 판사 출신 초선 이탄희 의원(경기 용인정)은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했다.
홍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4년간 국회의원으로서 나름 새로운 시각으로 우리 사회를 바꿔보려 노력했지만 지금의 후진적인 정치 구조가 가지고 있는 한계로 인해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때로는 객관적인 주장마저도 당리당략을 이유로 폄하 받기도 했다"고 불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이 의원(경기 용인정)은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를 반대하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22대 총선에 남아 있는 출마 기회를 다 내려놓고 백의종군하겠다"며 "제가 가진 것도, 가질 가능성이 있는 것도 다 내놓겠다. 선거법만 지켜달라"고 호소하며 불출마 입장을 발표했다.
이 의원은 특히 이날 "멋 없게 이기면, 총선을 이겨도 세상을 못 바꾼다"며 사실상 이재명 대표를 겨냥했다. 이재명 대표는 최근 "멋 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며 지난 20대 총선까지 유지해온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돌아가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영입돼 국회에 입성한 초선 의원 2명이 현실 정치에 한계를 느끼고 재선을 포기하면서 일각에서는 현 지도부에 대한 당내 쇄신 압박의 강도가 높아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낙연 전 대표가 이날 내년 신당 창당을 공식화하면서 이 대표의 리더십을 흔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검찰이 이날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에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도 당 쇄신의 목소리에 힘을 실리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재명 대표는 초선 의원들이 잇달아 의원직을 던지는 상황에서 단합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부산 현장 최고위원회의가 끝나고 초선 의원들의 잇따른 불출마와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지만 이 전 대표나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의 만남에 대한 질문에는 "우리 당은 내년 총선에서 단합과 혁신을 통해 반드시 이겨야 한다"며 총선 승리를 강조했다.
현재 여당의 선제적인 인적 쇄신 움직임에 초선 불출마 선언까지 더해지자 비명계에서는 이 대표에게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비이재명(비명)계 의원들도 지도부를 저격하고 나섰다.
민주당 비주류 모임 ‘원칙과 상식’ 소속의 이원욱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이 대표는 험지 출마 요청에도 병립형 선거제 퇴행으로 최고로 안전한 비례로 나갈 것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며 "장제원 의원도 하는데 이재명 대표는 왜 못하나. 친명 주요 인사들은 왜 안 하냐"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친윤석열’(친윤) 핵심으로 꼽히는 장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듯이 이 대표와 그 측근들도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한 것이다. 여기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사퇴를 선언하면서 이 대표의 거취에 대한 결단을 압박하는 여론이 당 안팎으로 분출될 것으로 관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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