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신고가까지 앞으로 3년”…비트코인, 시세 폭락보다 무서운 ‘시장 고립’

[머니+] “신고가까지 앞으로 3년”…비트코인, 시세 폭락보다 무서운 ‘시장 고립’

비트코인 시세 하락세가 장기화하면서 투자자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비트코인이 최고점 대비 40% 가량 밀리자 향후 수년간 사상 최고가 경신이 어렵다는 비관론마저 확산하는 분위기다. 2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4시 45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2.61% 하락한 7만6516달러를 기록했다. 사상 최고가 12만6198달러와 비교하면 약 40% 폭락한 수준이다. 전날 비트코인은 지난해 4월 11일 이후 처음으로 8만달러선을 하회한 데 이어 하락세가 이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머니+] 글로벌 긴축 재점화…미국만 나홀로 기준금리 인하?

호주 중앙은행(RBA)이 최근 기준금리를 전격 인상하면서 글로벌 통화정책 기류에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물가 압력이 쉽게 꺾이지 않자 각국 중앙은행들이 긴축 재개 가능성을 열어두는 분위기인 반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도 금리 인하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인플레이션 문제와 금리 향방을 둘러싸고 연준 내부 이견이 확대되는 와중에 미국만 홀로 완화 기조를 고수하는 '역주행'에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물가 반등에 긴축으로 복귀한 호주…추가 인상 가능성 4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RBA는 전날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60%에서 3.85%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만장일치 결정했다. 이로써 호주는 그동안 완화 정책을 이어온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먼저 금리 인상으로 선회한 국가가 됐다. RBA는 지난 2023년 11월 금리를 4.35%로 올린 뒤 작년 1월까지 동결을 유지했다. 그 이후 지난해 8월까지 금리를 3.6%로 세 차례 인하한 바 있으나 이번에 다시 긴축의 고삐를 죄었다. RBA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핵심 배경은 인플레이션 반등이다. RBA는 성명을 통해 “최근 몇 달간 수집된 광범위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당히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목표 범위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호주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대비 3.8% 상승해 시장 예상치(3.6%)를 웃돌았다. 이는 작년 11월 CPI(3.4%)는 물론 RBA의 목표치(2.5%)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반면 12월 실업률은 4.1%로 예상보다 낮게 나타나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금리 인상이 일회성 조치에 그치지 않고 긴축 사이클 재개 신호라는 해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호주의 통화 완화 종료는 전 세계에 경고를 보내고 있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이번 금리 인상 한 차례만으로 경기 둔화나 큰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이번 조치는 단발성에 그칠 움직임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CNBC에 따르면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서니 응웬 호주 경제 총괄은 “인플레이션은 내년까지 목표 범위를 크게 웃돈 뒤 점진적으로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RBA가 오는 5월 추가로 한 차례 더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 뉴질랜드도 '매파적 전환' 조짐…英·인도 등도 완화 마무리 저울질 다른 국가들에서도 통화정책 기조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뉴질랜드에서는 지난해 12월 CPI 상승률이 3.1%로 집계돼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이에 안나 브레만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 총재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한 시장 전망을 공개적으로 부인하지 않았다. 싱가포르 중앙은행인 싱가포르통화청(MAS)은 지난주 명목실효환율(NEER) 정책 밴드의 중간값을 동결했지만, 물가에 대해서는 매파적 신호를 냈다. MAS는 기준금리 대신 주요 교역 상대국 통화 흐름을 반영한 환율 밴드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한다. 인도에서는 이번 주 예정된 금리 인하가 마지막 통화 완화 조치가 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으며, 영국에서는 당국이 완화 사이클 종료 시점을 놓고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내부에서도 금리 인하 사이클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 美 연준만 '완화' 고수…“금리 4~5회 내릴 수도" 그러나 미국에서는 통화 완화가 아직도 진행 중이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미 기준금리가 현재 3.5~3.75%에서 연말 3.25~3.5%로 한 차례 인하될 가능성이 27.8%의 확률로 반영되고 있다. 금리가 2회 이상 인하될 가능성은 63.5%에 달한다. 금리 인하 여부를 두고 연준 내부에서의 이견도 이어지고 있다. 대폭적인 금리 인하를 요구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인 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는 3일(현지시간)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금리를 1%포인트 이상 인하하는 것이 적절하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 전반에서 강한 물가 압력을 찾기 어렵다"며 “제약적인 수준에 있는 금리는 올해 다시 인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 반등을 경계하는 목소리를 냈다. 그는 이날 한 행사에서 “이번 금리 인하는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되돌리는 마지막 구간에서 노동시장을 지지하기 위한 일종의 보험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 불확실성이 점차 완화되며 전망이 개선되고 있지만 고용 증가가 일부 산업에 집중돼 있고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연준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다는 점을 위험 요인으로 지적했다. 바킨 총재는 이후 취재진과 만나 인플레이션이 약 5년간 연준의 목표치를 상회해 왔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물가를 목표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시나리오가 가능한 반면,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위에서 정체되는 다른 결과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한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시장 예상보다 큰 폭의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브로커 업체 트래디션 두바이의 스티븐 메이저 글로벌 거시경제 자문사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워시가 지명됐다면 금리 인하 진영에 속해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을 것"이라며 “시장은 두 차례 인하를 반영하고 있지만, 4~5회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美 인플레 반등한다" 경고음…장단기 국채금리차 커져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 물가가 다시 반등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미 국채 시장에서는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가 3.58%, 글로벌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금리는 4.29%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금리 인하로 경기 과열과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가 커지면서 국채 금리 곡선이 스티프닝(단기↓·장기↑)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미 싱크탱크 피터슨국제연구소(PIIE)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투자자들은 연준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이겼다고 보고 있지만 이같은 낙관론은 시기상조"라며 “인플레이션이 올해 말까지 4%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PIIE는 그 배경으로 △관세 정책의 시차 효과 △미 재정적자 확대 △이민정책 변화에 따른 노동시장 긴축 △통화완화 정책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등을 꼽았다. 투자은행 RBC 역시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를 웃돈 지 5년째에 접어드는 시점에서 올해 내내 3%에 가까운 수준에 고착화할 가능성에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인사이트] 전쟁은 비즈니스다

중동의 긴장이 고조되는 요즘, 예상과 달리 워싱턴의 펜타곤보다 재무부의 불이 더 늦게 꺼진다. 미국이 중동 문제를 다루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했다. 변화의 기저에는 베네수엘라라는 마지막 퍼즐 조각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셰일오일(경질유)이라는 창에 이어 베네수엘라 석유(중질유)라는 방패까지 손에 넣으면서, 미국이 에너지 완전체로 거듭났기 때문이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어도 미국은 역사적으로 이라크나 베네수엘라식의 해법을 피했다. 미국의 인내심이 깊어서가 아니다. 개입에 따른 비용이 너무 많아 보였기 때문이다. 호전적인 트럼프의 미국은 어떨까.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유가 폭등과 자국 정유 산업의 마비 공포를 걱정한 과거의 미국과 트럼프의 미국은 다르다. 셰일석유가 넘쳐나는 미국은 베네수엘라산 중질유 수입으로 공급 안정성을 되찾았기에 이란이 해협을 막아도 미국 내 주유소 가격은 과거처럼 요동치지 않는다. 현재 미국의 대(對) 이란 전략엔 아쉬울 것 없는 자의 여유가 묻어 있다. 철저한 장사꾼인 트럼프는 막대한 전비와 인명 피해를 감수하며 이란을 폭격하지는 않을 것이다. 훨씬 저렴하고 잔인한 방법인 고사(枯死) 작전이 훨씬 남는 장사이기에 그 길을 갈 확률이 높다. 미국의 고사 작전은 이란만을 겨냥하지 않는다. 베네수엘라 카드를 활용한 유가 조절과 금융 제재는 이란을 포함한 반미 연대 전체를 타격한다. 우선 이란은 끓는 물 속의 개구리로 만들려고 한다. 베네수엘라 원유가 시장에 풀리면서, 이란산 밀수 원유의 설 자리는 좁아졌다. 이란은 베네수엘라만큼은 아니지만 중질유와 중간 등급 원유 비중이 뚜렷하게 높은 산유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라는 대안을 가지고 이란의 자금줄을 차단할 수 있다. 미국은 외부 공격이 이란 국민을 단결시킨다는 것을 안다. 극심한 경제난을 유도하여, 이란 내부에서부터 정권에 대한 불만이 폭발하도록 기다리는 게 효과적이다. 이란 지도부 입장에서는 폭격보다 더 두려운 시나리오다. 중국도 때린다. 중국은 그동안 제재 대상인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석유를 국제 시세보다 배럴당 20~30달러 싼값에 독점 수입하며 제조업 원가 경쟁력에 보탰다.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장악하면서 헐값에 중국에 넘어가던 베네수엘라 물량은 미국으로 간다. 미국은 또한 중국의 대형 은행과 국영 석유기업이 이란산 석유에 손도 대지 못하게 금융망을 감시하고 있다. 중국은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유가를 지불해야 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수행 능력은 고유가에 달려 있다. 하지만 미국 셰일오일과 베네수엘라 중질유가 동시에 시장에 풀리는 등 국제 유가는 하향 안정화 추세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대에 머물면서 러시아의 석유·가스 재정은 분명한 압박 국면에 들어섰다. 총알 한 발 없이도 서방의 제재와 탈(脫)고유가는 러시아를 전비 부족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 미국의 전통의 우방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의 에너지 자립이 달가울 리 없다. 미국이 중동 안보에서 발을 뺄까 두려워하며, 중국과 밀착하면서도 미국의 눈치를 살피는 복잡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이란과 미국의 대치 속에서 이처럼 주요 당사국들은 자국의 손해를 줄이기 위해 주판알을 두드리고 있다. 중동 위기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장악 이후 미국에게 훨씬 유리한 게임이 된 게 사실이다. 트럼프의 기질을 반영하여 잇속의 관점에서 보면 따라서 중동 위기는 높은 긴장 속에서 관리되는 지속적 위기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다만 정치학에서 말하는 '정서 동원(mobilization of sentiment)'이 전쟁을 초래하기도 한다고 할 때 '관리'의 실패는 두려운 일이다. 언제나 평화가 해법이긴 하나, 가장 선호도가 낮은 해법인 게 흠이다. bienns@ekn.co.kr

[EE칼럼] 2026년 다보스 포럼이 보여준 에너지 의제의 이동

임은정 공주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매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은 국제사회의 문제 인식이 어떻게 이동하고 있는지를 가장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이벤트 중 하나다. 지난달 19일부터 23일까지 '대화의 정신(A Spirit of Dialogue)'이라는 주제로 각국 정상과 기업·국제기구 관계자 등 약 3,000명이 참석한 2026년 다보스 포럼에서 확인된 가장 분명한 변화는 에너지와 기후를 둘러싼 논의의 중심축이 더 이상 '이상적인 전환'이 아니라 '안보와 회복력'으로 이동했다는 점이다.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다보스의 에너지 논의는 탄소중립 목표, ESG 금융, 재생에너지 확대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2026년 포럼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한 키워드는 공급 안정성, 지정학 리스크, 자국 중심의 에너지 전략이었다. 이는 기후 의제가 후퇴했다기보다는, 에너지 전환이 더 이상 안보 문제와 분리될 수 없다는 인식이 국제사회 전반에 확산되었음을 의미한다. 이 같은 변화는 기후 의제가 밀려났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2026년 다보스 포럼은 '기후 vs 에너지 안보'라는 이분법 자체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다수의 정부 관계자와 글로벌 기업들은 에너지 전환의 속도와 방향이 국가 안보, 산업 경쟁력, 사회적 안정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전력망의 안정성, 연료 공급의 다변화, 핵심 광물과 원자재 공급망 관리가 기후 목표만큼이나 중요한 전략적 의제로 다뤄진 것이다. 특히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에너지 전환이 시장 논리가 아니라 안보 전략의 일부로 재정의되고 있다는 점도 분명해졌다. 이는 에너지 정책이 더 이상 환경 부처나 산업 부처의 영역에 머물지 않고, 외교·안보 정책과 긴밀히 결합되고 있는 경향을 보여준다. 공급 안정성과 지정학 리스크가 동시에 부각되면서, 에너지 분야에서는 '전략적 자율성' 담론이 또 하나의 핵심 변화로 떠올랐다. 2026년 다보스 포럼에서는 공급망의 글로벌화가 언제든 지정학적 리스크로 전환될 수 있다는 인식이 공유되었고, 이에 따라 에너지와 자원 분야에서의 자국 생산 확대, 우호국 중심의 협력 네트워크 구축이 주요 논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 역시 국제 협력의 붕괴를 의미한다고까지 생각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2026년 다보스 포럼에서 나타난 흐름은, 보편적 규범 중심의 협력에서 '선별적이고 전략적인 협력'으로의 이동에 가깝다고 판단된다. 에너지 전환과 공급망 안정은 여전히 국제 공조 없이는 달성될 수 없지만, 그 방식은 훨씬 더 정치적이고 선택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에너지 섬'인 한국에 특히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한국은 에너지 자원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면서도, 제조업과 수출 중심의 산업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다시 말해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는 구조적 취약성을 안고 있다. 2026년 다보스 포럼이 보여준 국제 의제 변화는, 한국의 에너지 정책 역시 '전환'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 에너지 전환은 기후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수단이자, 동시에 지정학적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국가 전략이어야 한다. 에너지 믹스, 전력망 투자, 해외 자원 협력, 그리고 동맹과의 에너지 협력이 하나의 전략적 패키지로 재정렬될 필요가 있다. 2026년 다보스 포럼은 에너지 전환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기후 위기와 지정학적 불안정이 동시에 심화되는 이 시대에, 에너지 정책은 이미 국가 생존 전략의 중요한 축이 되었다. 이제 질문은 “에너지 안보 전략 위에서 어떻게 에너지 전환을 설계할 것인가"가 되어야 한다. 에너지 전환은 속도가 조정될 수도 있고 더 복잡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안보를 외면한 전환은 지속될 수 없고, 전환을 외면한 안보 역시 장기적으로는 성립할 수 없다는 점이다. 2026년 다보스 포럼은 바로 그 현실을 국제사회에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고 하겠다. bienns@ekn.co.kr

[머니+] “신고가까지 앞으로 3년”…비트코인, 시세 폭락보다 무서운 ‘시장 고립’

비트코인 시세 하락세가 장기화하면서 투자자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비트코인이 최고점 대비 40% 가량 밀리자 향후 수년간 사상 최고가 경신이 어렵다는 비관론마저 확산하는 분위기다. 2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4시 45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2.61% 하락한 7만6516달러를 기록했다. 사상 최고가 12만6198달러와 비교하면 약 40% 폭락한 수준이다. 전날 비트코인은 지난해 4월 11일 이후 처음으로 8만달러선을 하회한 데 이어 하락세가 이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 7일간 낙폭은 13%에 달했다. 비트코인은 또한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떨어졌는데, 이는 '크립토 윈터'(장기 하락장)가 나타났던 2018년 이후 최장 기간의 월간 하락세다. 같은 시각, 가상자산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 시세는 24시간 전 대비 7.92% 급락한 2237달러를 기록, 지난해 6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바이낸스(-3.64%), 리플(-4.65%), 솔라나(-3.79%), 트론(-1.46%), 도지코인(-2.50%), 카르다노(-4.17%) 등 주요 알트코인 시세도 하락세다. 주목할 점은 지난해 10월 급락으로 시작된 하락 흐름이 갈수록 고질적인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100% 추가 관세' 가능성을 언급하자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지만, 이후 각종 호재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좀처럼 반등에 성공하지 못한 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최근 지정학적 긴장 고조나 달러 약세, 위험자산 랠리 등에도 전혀 반응하지 못했다. 심지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친(親)가상자산 정책 기조 전환과 기관투자자 유입 확대에도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관련 낙관론이 이미 가격에 선반영됐고, 상승 동력이 사실상 소진된 상태라고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매도세는 공포에 따른 투매가 아니라 매수자와 모멘텀, 상승에 대한 믿음이 동시에 사라진 결과"라며 “수요가 메마르고 유동성이 얇아지면서 비트코인이 광범위한 금융시장으로부터 고립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격 하락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온라인상의 분위기다. 끊임없는 자신감과 '무조건 상승'을 외치던 밈으로 가득 찼던 소셜미디어에서도 이번 하락은 별다른 저가 매수 열풍이나 응원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시장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 12개는 3개월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는데, 이는 2024년 첫 상장 이후 최장 기간이다. 이 기간 빠져나간 자금은 약 57억달러에 달한다. 고점에서 매수한 개인·기관 투자자들의 확신이 약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 스트래티지의 평균 매수 단가는 7만6000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유동성도 빠르게 말라가고 있다. 가상자산 데이터 업체 카이코에 따르면 대규모 거래를 흡수할 수 있는 지표인 '시장 깊이'는 지난해 10월 고점 대비 30% 이상 감소했다. 이 정도 수준의 유동성 위축은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붕괴했던 2022년 이후 처음이다. 과거 흐름을 봐도 비트코인 전망을 낙관하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2021년 고점 이후 비트코인이 이전 수준을 회복하는 데는 28개월이 걸렸고, 2017년 붐 이후에는 거의 3년이 소요됐다. 이를 감안하면 이번 하락 국면은 아직 초기 단계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마켓메이커 윈센트의 폴 하워드 이사는 “2026년에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가를 다시 경신할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카이코의 로랑 프로쎙 애널리스트는 “현재 사이클상으로는 하락 국면의 약 25% 정도가 진행된 상태"라며 “의미 있는 시세 회복이 나타나기까지는 추가로 6~9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페로 BTC 변동성 펀드의 리처드 호지스 설립자는 자금이 인공지능(AI) 관련 주식과 금·은 시장으로 이동한 만큼 비트코인 투자자들에게 인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트코인 고래들에게 앞으로 1000일 동안은 새로운 사상 최고가를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며 “비트코인은 3년 전 이야기일 뿐, 지금 시장의 주인공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7만달러 초반대에서 지지를 받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오빗마케츠의 캐롤라인 마우론 공동 창립자는 “2021년 당시 고점 구간인 7만달러선마저 추가로 하회할 경우 장기적인 투자 자신감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햇다. 에릭센즈 캐피탈의 다미엔 로 최고투자책임자도 “비트코인 저점은 7만~7만4000달러 사이, 최고가는 약 9만달러 정도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OPEC+, 3월까지 증산 동결키로…국제유가 하락 막을까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 OPEC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가 다음달까지 증산을 중단하기로 한 기존 결정을 유지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을 포함한 OPEC+ 주요 8개 산유국은 회상회의를 열고 올해 1분기에 증산을 동결하기로 했던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OPEC+ 측은 1분기 증산 중단 이후의 향후 계획은 3월 1일로 예정된 다음 회의에서 논의할 계획이다. 앞서 OPEC+는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감산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증산을 했으나 연료 소비가 둔화하는 점을 들어 올해 1분기에는 증산을 중단하기로 지난해 11월 합의한 바 있다. 리스타드 에너지의 호르헤 레온 애널리스트는 “OPEC+가 2분기가 2분기에 대해 말하지 않은 것이 핵심"이라며 “이란과 미국 간 갈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OPEC+는 모든 선택지를 계속해서 열어두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추가 증산이 실제 가능한지는 의문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지정학적 긴장감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지난달 29일 배럴당 65.42달러까지 오르면서 지난해 9월 이후 약 4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금·은 가격 급락의 여파로 국제유가 또한 약세로 돌아섰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2일 오후 1시 46분 기준, WTI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4.59% 하락한 배럴당 62.22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이런 와중에 올해 글로벌 원유시장의 과잉 공급이 이어질 것이란 시각은 여전히 우세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미국·브라질·캐나다·가이아나 등 비(非)OPEC 산유국들의 공급 확대가 이어지면서 사상 최대 수준의 공급 과잉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체이스와 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유가가 추가로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OPEC+가 결국 감산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OPEC의 맹주격인 사우디에도 증산은 양날의 검일 수 있다. 지난해 증산은 사우디 경제가 최근 3년 사이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데 기여했다. 그러나 지난해 유가가 18% 급락하자 사우디 정부는 핵심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재정 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체 재원 확보에 나서야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머니+] “폭락 안 끝났다”…‘이중 충격’에 흔들리는 국제 금·은값 시세

대표적 안전자산인 국제 금과 은 가격이 하루 만에 수직 낙하하면서 전 세계 투자자들이 충격에 빠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지명 소식에 따른 달러 강세가 이번 폭락의 도화선이 됐지만, 그간 금·은값을 밀어 올렸던 중국인들의 투기적 자금이 낙폭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 금값, 10여 년 만에 최악의 하루…은값은 '사상 최대' 폭락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지난달 29일 온스당 5375.24달러에서 다음날 4894.23달러로 하루 만에 9% 급락해 10여 년 만에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같은 기간 국제 은 현물 가격은 온스당 85.20달러로 26% 폭락해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귀금속 시장이 과열 국면에 진입해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은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 이미 확산돼 있었다. 하지만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데다 시장 규모가 크고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이처럼 빠르고 큰 폭의 하락이 나타난 것은 충격적이라는 평가다. 세계 주요 귀금속 정제업체 헤라우스 프레셔스 메탈스의 도미니크 스퍼젤 트레이딩 총괄은 “내 경력 전체를 통틀어서 가장 광적인 장세"라며 “금은 안정성의 상징이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결코 안정을 보여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글로벌 귀금속 정제·거래 업체인 MKS PAMP의 닉키 실즈 금속 전략 총괄은 지난달 30일 폭락장을 두고 “포물선적이고, 광란에 가까우며, 거래가 불가능한 시장"이라고 표현하며 “2026년 1월은 귀금속 시장 역사상 가장 변동성이 컸던 달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워시 지명' 소식에 强달러로 반전…랠리 붕괴의 도화선 이번 폭락의 직접적인 촉발 요인은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될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자 달러 가치가 급등했고, 이는 약(弱)달러를 전제로 형성돼 있던 귀금속 랠리의 붕괴로 이어졌다. 통상 금·은 가격과 달러 가치는 역의 상관관계를 보인다. 그동안 금값이 고공행진을 이어온 데는 달러 대안으로 금을 사들인 각국 중앙은행의 수요가 뒷받침됐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서방 투자자들 사이에서 화폐 가치 하락에 베팅하는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 열풍이 불며 상승세가 가속화됐다. 그 결과 작년 금값은 65% 급등하며 1979년 이후 최대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 들어서도 금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다. 연준의 독립성 훼손 우려와 베네수엘라·이란 등 지정학적 긴장이 겹치면서 달러에 대한 불신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국제 금 현물 가격 상승률은 한때 25%에 달했다. ◇ 역대급 랠리에 가세한 중국인들 그러나 최근 몇 주간의 상승은 특히 중국인들의 투기 자금에 의해 더욱 격화됐다. 개인 투자자부터 대형 펀드까지 시장에 진입하면서 금·은 등의 가격을 사상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여기에 추세를 추종하는 CTA(상품거래자문사) 자금까지 가세하며 거품은 더욱 커졌다. 이 같은 광풍은 특히 은 시장에서 두드러졌다. 은 시장은 연간 공급량이 980억달러로 금 시장(7870억달러)에 비해 현저히 작아 가격 왜곡에 취약하다. 실제 은 가격은 지난해에만 150% 폭등했고, 올해 들어서도 한때 63%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30일 대표적 은 ETF(상장지수펀드)인 '아이셰어즈 실버 트러스트 ETF(티커명 SLV)'의 거래대금은 41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애플과 아마존의 거래대금을 합친 것보다도 큰 규모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지난달 26일에도 거래대금이 400억달러에 육박했는데, 몇 달 전까지만 해도 SLV의 일일 거래대금이 20억달러를 넘는 일은 극히 드물었다. 옵션 시장에서도 열풍이 불었다. 최근 몇 주간 금·은 ETF의 콜옵션 미결제약정과 거래량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SLV 콜옵션 거래량은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대표 ETF를 웃돌았다. 미결제 콜옵션이 과도하게 쌓이면 딜러들이 포지션 헤지를 위해 기초자산을 사들여 가격을 더 끌어올리는 '스퀴즈' 현상이 발생한다. 브릿지워터 어소시에이츠에서 원자재 총괄로 근무했던 알렉산더 캠벨은 “스퀴즈로 올라갈 때 기계적으로 더 사야 하는 구조"라며 “그래서 이렇게 빠르게 오르고 내린다"고 설명했다. 인프라스트럭처 캐피탈 어드바이저스의 제이 해트필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이 펀더멘털이 아닌 모멘텀 트레이드로 변했다는 점을 3~4주 전부터 이미 파악했다"며 “우리는 이런 일(가격 폭락)이 벌어질 때까지 그냥 올라타고 있었다"고 말했다. ◇ 금값 하락의 스필오버…아시아 증시 약세 이 같은 귀금속 열풍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달러화 약세에 대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을 때 정점을 찍었다. 금값은 지난달 29일 온스당 5595달러까지 치솟았고, 은값은 121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반전은 순식간이었다. 지난달 29일 미국 시장 개장과 함께 달러가 강세로 돌아서자 금 가격은 불과 10분 만에 온스당 200달러 이상 급락했다. 이어 다음 날인 30일 트럼프 대통령이 워시 전 이사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할 계획이라는 보도가 잇따르자 중국 투자자들이 일제히 차익 실현에 나서며 대폭락이 발생했다. 캠벨은 “중국이 팔았고 우리는 그 후폭풍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금·은 가격 하락세가 언제 진정될지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에서 귀금석 트레이더로 근무했던 로버트 고틀립은 “(폭락이) 아직 안 끝났다"며 “추가 위험을 감수하려는 움직임이 줄어들면서 시장 유동성이 제약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격이 지지선을 찾을 수 있을지를 지켜봐야 한다"며 “결국 문제는 거래가 지나치게 혼잡해졌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2일에도 금·은 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1시 27분 기준, 금 현물 가격은 전장 대비 3.8% 가량 하락한 온스당 4679.96달러를 기록 중이다. 국제 은 현물 가격은 6% 가량 급락한 온스당 79.3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귀금속 시장의 매도세는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으로 확산했다. 현재 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전장 대비 1.89% 하락 중이다. 한국 증시가 아시아 증시 전반을 끌어내리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3.69% 급락한 5032.17을 보이고 있다. 한때 5% 넘게 하락해 5000선이 무너지기도 했었다. 코스닥지수도 2.84%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호주 S&P/ASX200 지수는 1.12% 하락 중이고 일본 닛케이225지수(-1.05%), 대만 가권지수(-1.85%), 홍콩 항셍지수(-2.40%), 중국 상해종합지수(-1.32%) 등 아시아 주요 증시 전반도 약세다. 미국 나스닥 100 선물도 1.38% 떨어졌다. AT글로벌 마켓의 닉 트위데일 수석 시장 분석가는 “귀금속 가격의 큰 변동이 진정한 촉매제"라며 “이러한 역사적인 변동이 나타나면 금뿐만 아니라 전체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히 떨어진다"고 말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귀금속 시장의 향방도 중국에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귀금속 현물 수요가 강한 춘절(설)을 앞둔 조정 구간이 새로운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특히 중국에서 '패닉 셀' 조짐은 아직 없다는 것이 현지 트레이더들의 전언이다. 선전 구오싱 프레셔스 메탈의 류슌민 리스크 총괄은 “금은 상대적으로 강세이고 최근 이틀간도 춘절 전에 장신구와 골드바를 사려는 저가 매수자들이 많다"며 “반면 은의 경우 관망하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 “가장 낮은 금리 가져야”…‘트럼프의 선택’ 워시, 시작부터 시험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으로 케빈 워시(55) 전 연준 이사가 최종 지명되면서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향방에 관심이 집중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간 제롬 파월 현 의장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금리 인하를 압박해온 만큼, 새 의장 체제에서는 연준의 독립성이 유지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를 전망이다. 연준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열린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3.50~3.75%로 동결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 만의 동결 결정이다. 연준은 이후 지난해 9월, 10월, 12월 금리를 3차례 연속 0.25%포인트씩 인하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은 또 미국 경제 성장 전망이 개선됐다는 이유로 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시사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은 거세지고 있다. 그는 차기 연준 의장 발표를 예고했던 지난달 29일 “우리가 지불하는 이자는 지나치게 높다"며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금리를 가져야 하며, 금리는 2~3%포인트 더 낮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열린 내각회의에서도 기준금리가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며 같은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워시 전 이사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한 것은 자신의 '금리 대폭 인하' 기조를 관철하려는 신호로 해석된다. 워시 지명자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자문을 맡는 등 비교적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온 인물로, 시장에서는 그의 취임 이후 통화완화 기조가 강화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워시 지명자는 지난해 11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연준의 고장 난 리더십'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인플레이션은 선택의 결과"라며 연준이 대차대조표 자산을 축소할 경우 기준금리를 더 낮게 유지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인공지능(AI) 주도의 생산성 향상이 중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구조적으로 낮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배경 역시 주목받고 있다. 워시 지명자의 장인인 로널드 로더는 트럼프 대통령과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동문으로, 오랜 정치자금 후원자 가운데 한 명이다.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구상을 부추긴 인물로 로더가 거론됐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이 같은 요인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신뢰를 얻는 데는 결정적으로 작용했지만 FOMC 정책위원들과 글로벌 금융시장에 신뢰를 심어주는 데 있어서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준의 독립성은 금융시장 안정은 물론 미국 경제 전반의 신뢰를 지탱하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TS롬바드의 다리오 퍼킨스 이코노미스트는 “경제학자에게 자신의 이론을 실제 정책으로 시험해볼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은 오히려 가장 부담스러운 일"이라며 “이제는 워시 개인의 명성이 걸린 문제로, 일종의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워시 지명자와 함께 연준에서 근무했던 도널드 콘 전 연준 부의장도 “그는 자신이 원하는 정책 방향을 뒷받침하기 위해 방대한 데이터와 분석을 제시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연준이 올해 6월부터 연내 두 차례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존 전망에 큰 변화가 없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투자은행 8곳 중 5곳은 연준이 올해 6월 기준금리를 연 3.25∼3.50%로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바클리, 노무라 등 5곳 나란히 6월 인하 전망에 의견 일치를 보였다. 이 중 뱅크오브아메리카와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노무라는 두 번째 인하 시기를 9월에, 바클리는 12월로 예상했다. 반면 도이치뱅크는 9월 한 차례 인하를, UBS는 9월과 12월 두 차례 인하를 각각 전망했으며, HSBC는 연내 동결을 예상했다. 씨티그룹의 경우 연준이 3월에 금리를 0.25%포인트 내리고 9월엔 빅컷(0.50%포인트 인하)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워시 지명자가 정치적 요인과 연준의 이중 책무(물가 안정·최대 고용) 사이에서 어떤 원칙을 택할지가 향후 연준의 독립성과 통화정책 신뢰도를 가늠하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커피는 더 마시는데…스타벅스, 美점유율 추락에 고전

미국인들의 커피 소비량은 늘어나고 있지만 대표 커피 브랜드인 스타벅스의 시장 점유율은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3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전역의 모든 커피전문점 매출에서 스타벅스가 차지한 비중은 48%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52%) 대비 4%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미국커피협회 조사에서 '매일 커피를 마신다'고 응답한 미국인은 2020년 59%에서 2025년 66%로 늘었지만, 스타벅스의 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떨어진 것이다. 커피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국 내 커피 체인점 가게 수는 최근 6년간 19% 증가해 3만4500곳을 넘어섰다. 스타벅스의 라이벌 브랜드로 꼽히는 던킨은 최근 미국에서 1만번째 매장을 열었고, 더치 브로스나 스쿠터스 커피 같은 신생 브랜드들도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조지워싱턴대 경영대학원의 크리스 케스 교수는 “소비자들이 스타벅스를 떠난 것은 아니지만, 한 브랜드에 충성하기보다 다양한 커피 브랜드를 체험하는 흐름이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의 러킨 커피(루이싱 커피)는 스타벅스와는 달리 소규모 매장을 두고 각종 쿠폰과 프로모션을 제공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스타벅스 커피 가격은 '가성비'를 강조하는 경쟁사들과 비교해 높은 편이다. 지난 2024년 스타벅스를 방문한 소비자들의 평균 지출 금액은 9.34달러로 집계됐는데, 이는 더치브로스(8.44달러)나 던킨(4.68달러)을 웃도는 수준이다. 메뉴 혁신 측면에서 뒤떨어진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더치 브로스는 프로틴 커피나 다양한 에너지 음료 등을 한발 앞서 선보이며 미국 Z세대를 사로잡았지만, 스타벅스는 프로틴 커피가 시장에 등장한 지 2년 만에야 관련 메뉴를 도입했다.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스타벅스는 2025회계연도에 가격을 올리지 않았으며, 향후 가격 인상에도 신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고단백·고식이섬유 메뉴를 늘리고 향후 3년간 미국에서 575개 이상의 신규 매장을 여는 한편, 올해 가을까지 매장 내 좌석도 2만5천개 늘리기로 했다. 다만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미국 커피 시장에서 스타벅스가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AP통신은 “스타벅스는 여전히 미국 최대 커피전문점이지만, 스타벅스가 이미 잃어버린 고객을 되찾는 것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머니+] “역할 갈수록 의문”…비트코인 시세 추락 언제 멈출까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시세가 9개월여 만에 8만달러선 아래로 밀려났다. 매파적 성향으로 알려진 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 저하 속에서 대규모 롱포지션 강제 청산이 겹치며 하락폭이 확대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1일 글로벌 가장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전 9시 39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6.38% 급락한 7만8731달러를 보이고 있다. 사상 최고가 12만6198달러와 비교하면 약 38% 폭락한 수준이다. 비트코인 시세가 8만 달러선을 하회한 것은 지난해 4월 11일 이후 처음이다. 이로써 비트코인은 지난달까지 4개월 연속 추락했는데 이는 2018년 이후 최장 기간 월간 하락세다. 가상자산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 시세는 같은 시각 9.54% 급락한 2448달러를 기록, 지난해 7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바이낸스(-8.85%), 리플(-4.29%), 솔라나(-10.21%), 트론(-2.47%), 도지코인(-9.38%), 카르다노(-7.72%) 등 주요 알트코인 시세도 급락세다. 이번 하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시 전 이사를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워시 전 이사는 연준 이사직을 포함해 시장과 정부기관에서 요직을 두루 거친 데다 인플레이션 통제와 관련해 그가 과거에 매파 성향의 입장을 보여왔다. 이에 연준이 독립성을 지키며 신뢰성 있는 통화정책을 펼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이를 반영하듯, 국제금값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11.38% 하락한 온스당 4745.10달러에 거래를 마감, 4거래일 만에 5000달러선이 무너졌다. 국제은값은 전장 대비 31.37% 하락한 온스당 78.53달러를 기록, 100달러선 아래로 떨어졌다. 같은 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36% 내린 4만8892.4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43% 내린 6939.0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0.94% 내린 2만3461.82에 각각 마감했다. 가상자산 선물 시장에서 대규모 청산도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코인글래스 자료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시장에서 25억달러(약 3조6200억원) 가량이 청산됐다. 이중 롱포지션 청산 규모는 24억달러(약 3조4800억원)에 이른다. 이런 와중에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저조하다. 비트코인은 한때 '디지털 금'으로 각광받아 왔지만 금 실물 가격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는 동안에도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최근 금·은 가격이 급락했음에도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자금 유입도 없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나벨리에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루이스 나벨리에는 “법정통화에 대한 우려를 가진 투자자들에게 은과 금이 주요 투자 수단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등 수급 불안도 가상화폐 하락을 부추겼다. 미국 시장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 12개는 3개월 연속 자산 순유출을 기록 중이며, 이 기간 빠져나간 자금은 약 57억 달러(약 8조1600억원)에 달한다. 니드햄의 존 토다로 애널리스트는 “현재 가격 수준은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극도로 위축된 상태를 보여준다"며 “거래량이 향후 한두 분기 동안 낮은 수준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 내 가상자산 시장 관련 신규 규제 도입이 지연되고 있는 점도 가상 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매수세가 실종되자 비트코인이 포트폴리오 내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며 “한때 모멘텀 자산이자 통화가치 하락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주목받았던 비트코인은 현재 어느 쪽 역할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지난해 4월 당시 비트코인에 대한 매수세가 집중된 7만5000달러선이 핵심 지지선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음 지지선은 200주 이동평균선인 5만8000달러로 지목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연방정부 또 셧다운… ‘이민 정책’ 갈등 지속

미국 연방정부가 이민 단속 정책을 둘러싼 정계 대립으로 인해 30일(현지시간) 0시를 기해 부분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상태에 빠졌다.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에 따르면 국방, 재무, 교통 등 주요 부처가 예산 지원 중단 대상에 포함됐으며, 전체 행정 기능의 약 75%가 여파를 입을 것으로 파악된다. 업무 정지가 길어지면 공직자들의 무급 노동이나 강제 휴직이 불가피하지만, 식료품 보조 등 민생 직결 사업은 이미 예산이 확보되어 실제 시민들의 불편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셧다운의 핵심은 국토안보부(DHS)의 이민 단속 규정 개정 문제다. 최근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으로 이민세관단속국(ICE)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되자, 민주당은 강경 단속을 제한하는 개혁안 수용을 요구하며 맞서왔다. 결국 양측은 다른 부처 예산안은 통과시키되, 국토안보부 예산만 2주간 임시 연장하는 분리 처리안에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상황이 장기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하원의 빠른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내달 2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을 통해 예산안을 확정 지을 방침이다. 하원 문턱만 넘어서면 이번 셧다운은 수일 내에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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