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은 소셜미디어 X에 “브리지트의 (sic) 사타구니가 남자처럼 불룩한 파란 수영복"이라는 문장을 올렸다. 또 다른 이는 프랑스 영부인을 “풍선 가슴을 단 늙은 원숭이"라고 불렀다. “브리지트의 '성기'를 의심하는 사람이 있나?"라는 질문도 공개적으로 게시되었다. 이처럼 브리지트 마크롱의 성별과, 남편과의 나이 차이를 근거로 한 '소아성범죄 연루 의혹'이라는 루머를 퍼뜨린 이들 가운데 다수가, 지난 1월 5일 파리 형사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에 회부된 피고인 10명은 IT 기술자, 작가, 갤러리스트, 체육 교사, 은행 중개인 등 사회적으로 안정된 직업을 가진 41세에서 65세 사이의 인물들이었다. 이들은 사이버 괴롭힘 혐의로 최대 징역 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중 8명은 징역 4~8개월의 집행유예 처분을 받았고 1 명에게만 실형(징역 6개월)이 선고되었는데, 그는 2025년 10월 27~28일 열린 공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 과정에서 유일하게 사과의 뜻을 밝힌 1명은 벌금과 함께 사이버 괴롭힘 인식 개선 교육 이수 명령만을 받았다. 이 교육 이수는 다른 피고인 전원에게도 공통적으로 부과되었다. “악의적이고 인격을 훼손하는 표현" 파리 형사법원 재판장 티에리 도나르는 평결에서, 피고인들이 “악의적이고, 모욕적이며, 인격을 훼손하는 표현"을 사용해 영부인의 성별을 문제 삼고, 이를 남편과의 나이 차이에 결부시켜 '소아성범죄 연루 의혹'이라는 루머를 게시·유포함으로써 고소인에게 실질적인 피해를 입혔다고 밝혔다. 법원은 특히 이러한 행위가 개별적 발언의 나열이 아니라, 반복되고 조직적인 온라인 공격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가장 무거운 형량 중 하나인 집행유예 8개월은, 검찰이 “온라인 집단 공격의 선동자"로 지목한 인물에게 내려졌다. 그는 X에서 '조에 사강(Zoe Sagan)'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해 온 작가이자 광고인이다. 그는 '문학적 실험'이라는 외피를 두른 계정을 통해 파리 사교계의 온갖 소문을 확산시켜 왔으며, 마크롱 부부의 24세 나이 차이를 “국가가 묵인한 소아성애"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 역시 다른 피고인들과 마찬가지로 법정에서 표현의 자유와 풍자의 권리를 주장했다. 음모론의 확산과 '선동자'들 브리지트 마크롱을 트랜스젠더 여성으로 묘사하는 음모론의 또 다른 핵심 인물로 지목된 영매 델핀 J.('아망딘 루아'라는 이름으로 활동) 역시 집행유예 6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녀는 2021년 유튜브 채널에 자칭 '아마추어 기자' 나타샤 레이를 초대해 자신의 '발견'을 공개하도록 하며 루머 확산에 기여했다. 4시간 분량의 이 영상에서 그녀는 브리지트 마크롱이라는 인물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으며, 실제로 존재하는 80세의 오빠 장미셸 트로뇌가 성전환 후 그의 정체성을 차용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선동자'에게는 6개월간 소셜미디어 계정 사용 금지 조치도 함께 내려졌다. 2024년 8월 고소 당시, 브리지트 마크롱은 이 루머가 자신과 가족에게 “매우 큰 파장"을 일으켰다고 설명했다. 특히 손주들이 “할머니는 남자래"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는 점은, 이 사안이 단순한 명예훼손을 넘어 가족의 일상과 사적 삶을 파괴하는 폭력이었음을 드러낸다. 영부인 본인이 법정에 출석하지 않은 대신, 딸 티펜 오지에르가 증인으로 나서 이러한 “대규모 온라인 공격"이 남긴 상처를 증언했다. 평결을 하루 앞둔 일요일 저녁, TF1 방송의 '20시 뉴스'에 출연한 브리지트 마크롱은 직접 입장을 밝혔다. “저는 늘 싸우고 있습니다. 저는 청소년들이 괴롭힘에 맞서 싸울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하지만 제가 (…) 모범을 보이지 않는다면, 그건 어려운 일이 될 겁니다." 그러나 이 싸움은 프랑스에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이 가짜 뉴스는 지난 4년간 반복된 부인과 반박에도 불구하고 국제적으로 확산되었고, 결국 대통령 부부는 2025년 여름 법적 투쟁의 무대를 미국으로까지 넓히기로 결정했다. 미국의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음모론 인플루언서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칸다스 오웬스(Candace Owens)가 2024년 3월 이 루머를 공개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유튜브 구독자 570만 명, X 팔로워 750만 명을 보유한 그녀는 '브리지트 되기(Becoming Brigitte)'라는 일련의 영상에서 이를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정치적 스캔들"이라고 주장했다. 표현의 자유에 훨씬 관대한 법적 틀을 가진 미국 사법부가, 악의적이고 조직적인 비방 캠페인으로부터 공적 인물을 보호하려는 프랑스 사법부의 판단과 같은 결론에 이를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이 사건은 사이버 시대에 표현의 자유가 어디까지 보호되어야 하며, 거짓과 혐오가 조직적으로 유통될 때 민주사회는 어떤 선을 그어야 하는가의 질문을 던지고 있다. 성일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