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팬데믹은 장난 수준”…스마트폰 시장 뒤흔든 메모리 공급난

“관세·팬데믹은 장난 수준”…스마트폰 시장 뒤흔든 메모리 공급난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이 심화되면서 전자제품 가격 전반이 오르는 이른바 '칩플레이션'의 여파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저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측되면서 삼성전자, 애플 등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IDC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전례 없는 위기"라며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12.9% 급감한 11억2000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전망치는 기존 예..

“관세·팬데믹은 장난 수준”…스마트폰 시장 뒤흔든 메모리 공급난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이 심화되면서 전자제품 가격 전반이 오르는 이른바 '칩플레이션'의 여파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저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측되면서 삼성전자, 애플 등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IDC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전례 없는 위기"라며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12.9% 급감한 11억2000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전망치는 기존 예상치에서 대폭 하향 조정된 것으로, 전자제품 산업 전반을 뒤흔들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부족 사태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IDC의 나빌라 포팔 선임 연구원은 “관세나 코로나19 팬데믹 위기는 이번 사태에 비하면 장난처럼 보인다"며 “반도체 공급난이 끝날 때 스마트폰 시장은 규모, 평균 판매가, 경쟁 구도 전반에서 지각변동을 겪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소 2027년 중반까지 상황이 완화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프란시스코 제로니모 IDC 부회장도 “우리가 목격하는 것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메모리 반도체 공급망에 일어난 쓰나미 같은 충격"이라고 전했다. 보고서는 특히 이번 사태로 저가 스마트폰 시장이 지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저가 모델일수록 원가에서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사양을 낮추거나 수익성이 낮은 보급형 모델을 단종하는 한편, 소비자들을 마진이 높은 고가 모델로 유도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 샤오미, 레노버 등은 판매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이미 경고한 상태다. IDC 역시 제조사들이 고가 모델 비중을 확대하면서 올해 스마트폰 평균 판매가격이 전년 대비 14% 급등한 523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저가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비용 압박을 버티지 못해 퇴출되거나 사업을 축소할 경우, 삼성전자와 애플의 시장 점유율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이 해소되더라도 스마트폰 가격이 과거 수준으로 되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포팔 연우권은 “메모리 반도체 위기는 출하량의 일시적 감소는 물론, 전체 시장의 구조적 재설정을 의미한다"며 “저렴한 스마트폰의 시대는 끝났고, 메모리 공급난이 해소돼도 가격은 2025년 수준으로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1억7100만대 규모의 100달러 미만 스마트폰 시장은 “영구적으로 수익성을 상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반도체 공급난이 발생한 원인과 관련해 메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 기업들이 AI 인프라 확충에 나서면서 반도체 수요를 흡수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반도체 제조사들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생산에 집중하면서, 가전제품과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D램 공급이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넷플릭스로 해리포터 못보네”…워너브라더스, 파라마운트가 품는다

글로벌 미디어 업체 넷플릭스가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이하 워너브라더스) 인수 계획을 철회했다. 이로써 경쟁사인 파라마운트 스캐이댄스(이하 파라마운트)가 1110억달러(약 159조원)에 워너브라더스를 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26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우리는 항상 신중한 태도를 이어왔고 파라마운트의 제안에 상응하는 가격으로는 더 이상 재무적으로 매력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테드 서랜도스·그렉 피터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합동 성명을 통해 “이 거래는 언제까지나 적절한 가격에서 이뤄지면 좋은 것이었지, 어떤 가격에라도 꼭 이뤄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넷플릭스는 지난해 12월 워너브러더스의 스트리밍과 스튜디오 사업을 주당 27.75달러, 총 827억 달러에 매수하기로 하고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파라마운트는 주당 31달러, 총 1110억달러로 워너브라더스 전체를 인수하겟다고 제시했고 워너브라더스도 넷플릭스와 체결한 기존 인수 계약보다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넷플릭스는 파라마운트가 제시안 금액보다 더 높은 액수를 제안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지만 결국 인수를 철회하기로 했다. 1110억달러 이상의 금액으로 워너브라더스를 인수하는 것은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반영하듯, 넷플릭스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8.49% 급등한 91.77달러에 장을 마쳤다. 한때 13% 가까이 치솟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도 넷플릭스의 인수 포기 계기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데이비드 엘리슨 파라마운트 CEO의 부친인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친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넷플릭스는 인종차별주의자이자 '트럼프에 미친' 수전 라이스를 즉시 잘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넷플릭스가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워너브라드스가 보유한 대표 시리즈인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시리즈 등은 파라마운트 스트리밍 서비르를 통해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종 인수를 위해서는 미국 규제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이번 계약 파기에 따라 넷플릭스는 워너브러더스 측으로부터 28억 달러의 위약금을 받게 된다. 파라마운트는 앞서 워너브러더스 측에 이 위약금을 지불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일본 출생아 수 10년 연속 감소…사상 최저 70만명

일본에서 출생아 수가 10년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알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이 이날 발표한 인구 동태 통계(속보치)에서 작년 출생아 수가 전년 대비 2.1% 감소한 70만580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있는 1899년 이후 최소치다. 다만 출생아 수 감소율은 약 5%대인 2022년~2024년과 비교하면 다소 축소됐다. 속보치에는 외국인, 해외 거주 일본인도 포함됐다. 이에 일본에 거주하는 일본인 출생아 수는 더 적을 가능성이 크다. 이 수치는 지난해 68만6000명으로 집계됐다.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는 2023년 발표한 자료에서 외국인을 포함한 출생아 수가 70만명대로 하락하는 시점을 2042년으로 예측했는데, 이보다 17년이나 앞당긴 고속 감소세다. 광역지자체별로 보면 도쿄도와 이시카와현만 증가했고 나머지 45곳은 모두 감소했다. 도쿄도의 출생아 수가 늘어난 것은 9년 만이다. 이시카와현은 2024년 1월 1일 발생한 노토반도 지진으로 그해 출생아 수가 줄었던 것이 작년 출생아 수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NHK가 해설했다. 인구가 적은 시마네현, 야마가타현, 아오모리현 등 광역지자체 7곳은 감소율이 5%를 넘었다. 일본의 연간 출생아 수는 제2차 베이비붐 시기였던 1973년 209만명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감소했다. 일본 출생아 수는 지난 10년간 30% 정도 감소했다. 일본 정부와 지자체는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출산·육아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으나, 출생아 수는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전 총리는 일본의 저출산 문제를 해열하기 위해 약 3조6000억엔을 투입한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국가 추계보다 17년 빠른 속도로 저출산이 진행되고 있다"며 “정책 판단의 전제가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속 가능한 사회보장을 위한 제도 재설계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저출산에 대한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의 관심이 국가 안보나 외국인 정책 등 다른 우선순위로 전환됐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편 일본의 작년 혼인 건수는 전년 대비 1.1% 증가한 50만5656건이었다. 연간 혼인 건수가 50만 건을 웃돈 것은 3년 만이다. 작년 사망자 수는 전년 대비 0.8% 감소한 160만5654명이었다. 연합뉴스

지난해 글로벌 부채 ‘사상 최대’ 50경원…“국방·AI 지출 확대 탓”

지난해 글로벌 부채가 50경원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국제금융협회(IIF)는 이날 발표한 '글로벌 부채 모니터' 보고서에서 지난해 전 세계 부채가 약 29조달러(약 4경1000조원) 늘어나 사상 최대 규모인 348조달러(약 49경5000조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연간 부채 증가폭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컸다. 해당 수치는 각국 정부, 기업, 가계 부채를 모두 합산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308%로 5년 연속 하락했다. 이는 그러나 민간 부문의 부채 비율이 낮아진 데 따른 결과로, 정부 부채는 오히려 증가해 전체 부채 확대를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IIF에 따르면 전 세계 정부 부채는 작년 말 기준 약 106조7000억달러로 2024년 96조3000억달러보다 10조달러 가량 불어났다. 로이터는 “민간 부문의 부채 비율은 팬데믹19 당시 정점을 찍은 후 하락한 반면 정부 부채는 계속 확대되는 점이 두드러진다"고 짚었다. IIF는 지정학적 고조로 각국 정부가 국방 부문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리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 등 AI 관련 지출이 크게 증가한 점을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보고서는 “재정 확장 기조, 통화완화 정책, 금융 규제 완화가 맞물리면 부채가 추가로 누적될 가능성이 있다"며 주요 선진국들의 만성적인 재정적자를 감안했을 때 “레버리지 확대와 일부 시장의 과열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완화된 금융 여건은 국방을 포함한 국가 핵심 과제를 위한 자본 조달을 뒷받침할 것"이라며 “AI 데이터센터, 에너지 안보와 에너지 전환, 인프라 부문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글로벌 부채 시장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의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과 러시아의 침략 위험 등 요인 때문에 국방 지출이 크게 늘어 2035년께는 GDP 대비 부채 비율이 18%포인트 이상 오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측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 회원국들에게 국방비를 GDP의 5%로 증액하라고 요구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에서 2027년 전후까지 국방 지출을 5000억달러(약 710조원) 더 늘린다고 밝힌 바 있다. IIF는 개발도상국들의 국가 부채 부담 역시 커지는 추세라며 특히 중국, 브라질, 멕시코, 러시아의 증가세가 컸다고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호실적에도 ‘AI 거품·종말론’ 여전…‘이것’이 앞으로 뜬다? [머니+]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시장의 불안이 핵심 기업들의 실적발표를 통해 다시 한 번 드러났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대표하는 엔비디아와 세일즈포스가 나란히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전망을 내놓으면서다. 기업들의 AI 투자가 지속 가능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와 AI의 확산으로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대체될 수 있다는 공포감이 공존하는 가운데 AI 노출도가 낮은 분야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25일(현지시간) 엔비디아는 이날 정규장 마감 후 발표한 2026회계연도 4분기(작년 11월~올해 1월) 실적발표에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전 분기 대비 각각 73%, 20% 증가한 681억2700만달러(약 96조97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659억달러를 웃돈 역대 최대치다. 조정 주당순이익(EPS) 또한 1.62달러로 예상치인 1.53달러를 상회했다. 조정 총이익률은 75.2%로 시장 예상치를 소폭 상회했다. 엔비디아는 또한 2027회계연도 1분기(올해 2~4월) 매출액이 7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월가 평균 예상치인 728억달러를 넘어서지만 일부 전문가들이 기대했던 800억달러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블룸버그 MLIV의 타티아나 다리 전략가는 “엔비디아의 이번 실적은 전반적으로 견고했지만 향후 실적 전망과 이를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디테일이 부족해 일부 투자자들의 실망을 샀다"며 “AI 산업을 둘러싼 경쟁 심화와 인프라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우려를 반영하듯, 이날 정규장에서 195.56달러에 거래를 마친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203.01달러로 4% 가까이 급등했지만 195.95달러로 시간외 거래를 마감해 상승분을 모두 거의 반납했다. 한때 193.73달러까지 떨어져 하락 전환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이번 실적발표는 엔비디아를 둘러싼 시장의 회의적인 시선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산업의 중심인 엔비디아의 고성장이 지속될 수 있는지에 대해 투자자들이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이러한 우려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황 CEO는 고객들이 이미 실질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며, 이 점이 향후에도 높은 수준의 AI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는 근거라고 설명했다. 이어 “AI를 구현하려면 충분한 컴퓨팅 역량이 필요하고, 이는 곧 성장으로 이어지며 결국 매출 증가로 직결된다"며 “고객들의 현금흐름은 확실히 개선되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도 비슷한 경고음이 울렸다. 기업용 고객관리 소프트웨어 분야의 선두주자인 세일즈포스는 같은 날 발표한 실적발표에서 2026회계연도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112억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조정 EPS는 3.81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3.04달러를 상회했다. 2027회계연도(올해 2월~2027년 1월) 매출 전망치의 경우 460억달러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는 성명에서 “2030회계연도 연매출 630억달러 목표를 향해 순조롭게 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 예상치인 603억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세일즈포스 주가는 이날 정규장에서 전장 대비 3.41% 상승한 191.75달러에 장을 마쳤다. 그러나 실적이 발표되자 시간외 거래에서 183달러로 4.56% 급락했다. 이를 두고 아누라그 라나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애널리스트는 “세일즈포스 전망치는 AI로 인해 대체될 수 있다는 우려를 누그러뜨리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일즈포스는 AI가 기업 소프트웨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이른바 '사스포칼립스(SaaS+Apocalypse·서비스형 소프트웨어의 종말)' 투매로 타격을 받은 주요 기업 중 하나다. 세일즈포스 주가는 지난 12개월 간 37% 하락했다. 이렇듯 AI와 관련 기업들의 실적은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동시에 AI 거품론과 종말론도 동시에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AI의 직접적인 영향을 덜 받는 기업들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우주항공, 자동차, 식음료, 반도체 등 이른바 HALO(Heavy Assets, Low Obsolescence·대규모 실물자산을 보유하고 도태 위험이 낮은) 기업들이 AI 종말론 속 새로운 피난처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자본집약적인 유럽 기업들로 구성된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이 작년 이후 미디어, 기업 서비스, 소프트웨어 등 자본 투입이 적은 주식보다 35% 높았다고 분석했다. 에어버스, BMW, 폭스바겐, 네슬레, 디아지오, ASML 등이 해당 포트폴리오에 해당됐다. 미국 증시에서도 이와 비슷한 흐름이 보이고 있다.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 주가는 올 들어 6% 넘게 상승했으며, 지난 1년간 30% 가까이 급등했다. 식음료 섹터에서도 코카콜라, 펩시코, 몬덜리즈, 허쉬 등의 주가가 올해 10% 넘게 올랐다. 아이셰어즈 반도체 ETF(티커명 SOXX)는 올해 23% 가까이 상승했다.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올해 1% 가량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이와 관련, 기관투자자들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B2PRIME 그룹의 유지니아 미쿨리악 창립자는 “HALO 트레이드는 실제 일어나고 있다"며 “자금은 안정성이 높다고 인식되는 실물자산과 비(非)디지털·AI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인사이트] AI는 협력자인가, 파괴자인가?

앤트로픽이 기업용 AI 도구인 '클로드 코워크'를 출시했다. 이 도구는 법률 검토, 계약 분석, 영업, 마케팅, 재무 데이터 분석 등 복잡한 업무를 AI가 자율적으로 실행할 수 있게 해주는 AI 에이전트다. 이 도구가 나오자 시장은 소프트웨어 및 IT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을 근본적으로 위협할 것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인건비 기반으로 수익을 내는 IT 아웃소싱 기업들과 사용자 수에 따라 요금을 받는(SaaS) 기업들의 매출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공포(SaaSpocalypse)에 소프트웨어 및 IT 서비스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했다. 이 충격파는 소프트웨어 기업들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시장은 AI 충격에 취약한 소프트웨어 기업들에 자금을 대출해준 민간 신용 펀드들의 리스크가 커졌다고 판단하였고, 민간 신용 시장의 대표 주자인 Blue Owl의 주가가 10% 이상 급락하였다. 즉, AI가 소프트웨어 산업을 붕괴시켜 그 산업에 자금을 댄 민간 신용 회사까지 연쇄적으로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공포가 시장을 휘감은 것이다. 이 사건 이후 미국 시장의 화두는 AI disruption(파괴)가 되었다. Citrini Research의 '2028 글로벌 인텔리전스 위기'같은 소설에 가까운 보고서 마저 나오고 있어 AI disruption은 앞으로 AI가 기존 B2B 소프트웨어의 기능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상징하는 말이 되었다. 지난 23일에는 앤트로픽이 COBOL 기반 레거시 시스템을 자동으로 분석·업데이트하는 Claude Code 도구를 발표한 직후 IBM 주가가 하루에 13% 이상 급락, 닷컴 버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일이 발생하였다. COBOL은 여전히 미국 ATM 거래의 90% 이상, 사회보장·금융 백엔드에서 핵심 언어이고 이 시장에서 IBM 메인프레임·서비스가 핵심 공급자라는 인식이 강한 상태다. COBOL 기반 영업은 “고난도·고마진·장기 컨설팅·서비스"였는데, AI 도구가 이를 저비용·자동화해 버리게 된다면 IBM이 누리던 서비스 마진이 줄어든다는 공포가 나타났다. 다행히 앤트로픽이 이런 우려를 인식한 듯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었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그간 투매에 휩쓸렸던 기업들의 주가는 반등했다. AI에 대체되기보다는 공존으로 살길을 모색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앤트로픽은 자사 클로드 코워크를 세일즈포스와 같은 다양한 기업용 앱에 통합하는 기능을 선보였다. 웨드 부시 증권 보고서에는 “앤트로픽의 이번 발표는 AI가 촉발한 소프트웨어 경쟁력 위험이 과장되었고 소프트웨어 인프라에 깊숙이 자리 잡은 워크플로를 대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AI 파괴 또는 AI 협력, 어떤 세상이 도래할지 모른다. 다만 최악의 시나리오는 AI 기업들이 기업용 자동화 툴을 빠르게 상용화하고 동시에 고금리가 오래 지속되어 레버리지 많은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현금흐름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기존 SaaS 비즈니스의 매출이 생각보다 빨리 줄고 프라이빗 크레딧에서 소프트웨어 익스포저가 높은 포트폴리오의 부실률이 UBS가 말한 10%+ 구간으로 치솟게 되어 구조조정을 겪는 것일 거다. 베스트 시나리오는 IBM 같은 회사들이 클라우드와 AI 회사의 도구를 적절히 엮어 “레거시 + AI 현대화 파트너"라는 포지션을 곤고하게 이룩하는 것일 거다. 거시적으로 AI 디스럽션은 소프트웨어 수익·고용 악화, 더 나아가서는 자본시장 붕괴 순서로 번질 수 있는 새로운 충격 경로로 빠질 수 있기에 2026~27년은 “AI가 생산성을 얼마나 올리는가" 못지않게 “AI가 기존 자산·부채 구조를 어디까지 흔드는가"를 봐야 하는 시기임에는 틀림이 없다. bienns@ekn.kr

美-이란 전운에 ‘유가 불안’…정유사 상반기 실적 ‘최대변수’

이란 핵전력 포기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전운이 고조되면서 국내 정유업계가 국제유가 상승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해도 유가 하락과 증산 기조로 정유사들의 정제마진이 상승하며 영업실적 개선을 내심 기대하고 있던 차에 연초부터 '부정적 변수' 발생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향해 연일 군사작전 경고를 보내는 가운데 이란에게 주어진 시한 내에 양국간 힘겨루기 결과에 따라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좌우될 전망이어서 정유사로선 올해 상반기 실적에 미칠 영향을 신경쓸 수밖에 없다. 24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지난 24일 기준 배럴당 68.23달러에 거래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60달러선 전후 수준을 유지하다가 이달 들어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유가가 71달러 중반까지 올랐다가 다소 조정을 받은 것이다. 브렌트유 선물가격도 24일 종가 기준으로 70.77달러를 기록하며 70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일엔 71.76달러로 지난해 7월 31일 이후 6개월여 만에 최고치로 상승한 바 있다. 미국은 지난 19일 이란에 핵 프로그램 포기를 요구하며 결정 시한을 10~15일 이내로 제시했다.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사실상 군사 작전으로 이란 정권 교체에 나설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미국 정부는 중동 내 미군기지에 연이어 각종 군사자산을 보내고 있고, 이란은 미국의 '제한적 공격'에도 강경 대응할 뜻을 드러내고 있다. 이란의 정세 불안은 이란 인근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중동 원유 이동에 차질을 불러일으킨다. 중동 지역에서 나는 원유를 해상으로 운송하려면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야 한다.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시아 국가들은 중동산 원유 수급을 해상 운송으로만 받을 수 있다. 중동산 원유에 대한 한국의 의존도가 60~70% 정도다. 한국 정유4사는 정제마진 변동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유가가 오르면 단기적으로는 경유나 휘발유 같은 제품 가격을 더 올려받을 수 있어 정제마진이 커질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공급 불안과 수요 변동이 겹쳐 흐름을 예측하기 더 어려워진다. 지난해 정유4사는 상반기 정제마진 부진 영향으로 영업손실이 커졌다가 하반기 들어 유가 하락세로 정제마진이 상승세를 타며 영업흑자로 전환하거나 손실을 줄였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의 정유부문은 각각 3491억원, 5391억원, 604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에쓰오일은 영업적자 1517억원을 냈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손실을 45% 감축한 수치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 고조 전에는 이 같은 실적 개선세가 유지될 것으로 기대됐다. 유가가 하락세를 유지할 요인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OPEC 비가입 산유국을 더한 협의체인 OPEC 플러스(+)가 올해도 증산 기조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것이 주요 요인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올해 초 기습작전으로 베네수엘라 정부를 친미 성향 정권으로 교체한 뒤 베네수엘라산 원유 공급 주도권을 확보한 점도 긍정적 요인이었다. 미국 내에서 석유 수요가 늘어나는 시황에도 미국 정유사들의 베네수엘라 진출 움직임이 나타난 덕이다. 관건은 긴장 상태가 지속되거나 악화할지 여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놓은 시한에 따르면 다음주(3월 2~8일)이 미국-이란 간 전운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 국제질서를 흔들기 위해 무역조치부터 기습 군사작전까지 벌였다는 점에서 대이란 공습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대(對)이란 공습에 대한 우려도 나와 정세 불안이 장기화하며 유가 불안이 심해질지 예단하기 이르다"며 “원유 시장 상황 추이를 지켜보며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중동 정세가 불안정해지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중동 원유 운송이 차질이 발생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다른 시장에서도 원유를 조달해왔다"며 “중장기적으로는 급격한 변동이 생기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일단은 국제 원유 가격과 정유사들의 동향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트럼프 “지금이 美 황금시대…관세, 더 강력해질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미국은 어느 때보다 더 크고, 더 나아지고, 더 부유해지고 강해졌다"며 “지금이 바로 미국의 황금시대"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방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진행한 집권 2기 첫 국정연설에서 “우리는 누구도 본 적이 없는 변화를 달성했고 역사적 대전환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약 108간 진행된 이번 국정연설은 역대 최장기다. 이날 연설은 2000년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이 세운 종전 국정연설 최장 기록(88분)을 갈아 치운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직후 약 100분간 의회 연설에 나선 바 있었지만 이는 공식 국정연설은 아니었다. 국정연설은 대통령이 의회에 국가의 상태와 주요 현안을 설명하고 한 해 동안 우선해서 추진할 입법 과제와 대내외 정책 방향을 알리는 행사로 헌법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번 연설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저조한 가운데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민주당에 내줄 가능성이 커진 와중에 진행됐다. 이를 의식한듯 트럼프 대통령은 고물가 등 경제 문제를 다루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가 정체된 상황에서 위기에 처한 국가를 물려받았다"면서도 “집권 2기 첫해에 경제가 이전과는 달리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자화자찬했다. 그는 특히 “바이든 행정부와 그의 동맹들은 역사상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초래했지만 내 행정부는 근원 물가 상승률을 5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낮췄다. 2025년 마지막 3개월엔 1.7%까지 떨어졌다"며 물가 문제가 해결됐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단기간 내 건설업에서 일자리 7만개가 증가했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이는 과장된 수치라고 NBC 방송은 지적했다. 미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년간 건설 분야에서 4만4000개의 일자리가 추가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우리의 적들은 두려워하고 있다"며 “군대와 경찰은 충분히 강화됐고 미국은 다시 존중받고 있다"고 자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주요 기술기업들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관련해 “자체 발전소를 건설하면 누구의 가격도 오르지 않을 것이고, 대다수의 경우엔 지역사회에서 전기요금이 상당히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요금이 민감한 사안으로 떠오르자 유권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관세 정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면서도 “좋은 소식은 거의 모든 국가와 기업들이 이미 체결한 (무역) 합의를 유지하고 싶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내가 대통령으로서 가진 법적 권한을 고려하면 새로운 합의를 하는 게 그들에게 훨씬 더 나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그래서 그들은 우리가 대법원의 유감스러운 개입 이전에 협상한 것과 같은 성공적인 길을 따라 계속해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앞으로의 관세는 “이전보다 더 강력할 것"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나라들이 내는 관세가 과거처럼 지금의 소득세 제도를 상당히 대체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12개월 동안 전 세계에서 18조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지했다"며 관세 정책의 성과에 대해서 강조하기도 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문제와 관련해 “우리는 그들과 협상하고 있다. 그들은 합의를 타결하기를 원하지만 우리는 아직 '우리는 절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겠다'는 비밀 단어를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이 문제를 외교로 해결하는 것을 선호한다. 하지만 이 하나는 분명하다. 난 결코 세계의 최대 테러 후원국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 어느 국가도 미국의 결의를 의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3월말∼4월초 직접 방문할 예정인 중국이나 북한 문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꿈의 육천피’ 돌파, 지금도 늦지 않았다?…‘AI 종말론 보고서’ 저자의 주장 보니 [머니+]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거침없는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코스피가 대망의 '오천피'를 달성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육천피' 시대를 열었다. 최근 아시아 반도체 관련주들이 인공지능(AI)으로 인한 산업 구조 변화의 수혜주로 부각되면서, 코스피가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5일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0.89% 오른 6022.70으로 시작해 개장과 동시에 사상 처음으로 6000선을 넘어섰다. 지난 1월 22일 장중 5019.54로 5000선을 돌파한 이후 불과 한 달여 만에 1000포인트 이상 급등하며 새 역사를 썼다. 코스피는 장중 6122.98까지 오르면서 6100선마저 넘어섰다. 전날 각각 20만원, 100만원 고지에 오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날에도 2%가 넘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는 연초 이후 40% 넘게 올라 20% 남짓의 상승률을 보인 튀르키예와 대만, 브라질, 태국 등을 제치고 압도적인 수익률 1위를 달리고 있다. 25% 넘게 상승한 코스닥도 2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코스피는 76% 올라 주요 20개국(G20) 및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 큰 폭으로 따돌리고 1위를 기록했다. AI 투자 열풍 속에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과거의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경기 사이클을 벗어나 이른바 '슈퍼 사이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시가총액 1·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메모리 수급 불균형이 장기화하면서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으며, 이는 코스피 강세장이 예상보다 장기간 이어지는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최근 3개월 내 3곳 이상의 증권사가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코스피 상장사 189곳의 2026년도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527조6251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약 48% 급증했다. 특히 반도체 업종의 실적 개선 전망이 두드러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포함된 코스피 전기·전자 업종 28개 주요 종목의 2026년도 연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43조2233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93.34% 증가해 거의 두 배 수준으로 확대됐다. AI의 파괴적 혁신으로 타격이 예상되는 기업 주식들이 급락하는 이른바 'AI 공포 투매' 현상이 오히려 반도체 관련주에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꾸준히 제기된다. 시장분석 업체 시트리니 리서치가 최근 공개한 '2028년 글로벌 지능 위기' 보고서가 이같은 우려를 증폭시켰다. 보고서는 2년 뒤 발생할 수 있는 가상의 시나리오를 제시한 것이지만, AI 혁신이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을 담아 주목을 받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AI의 급속한 발전은 생산성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사무직(화이트칼라) 대량 감원을 촉발한다. 실업률이 급등하고 소비가 위축되자 기업들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인력을 추가로 감축하고, 절감된 비용을 다시 AI에 재투자하는 악순환에 빠진다. 보고서는 이러한 과정이 종전의 경기 사이클과 달리 “자연적인 브레이크(제동 장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사무직 근로자들이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상환하지 못하는 사례가 급증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압도하는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수가 급감하고 재정 적자가 급증하지만, 정부는 마땅한 대응 수단을 찾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한다는 것이다. 보고서의 공동 저자인 알랍 샤 로터스 테크놀로지 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러한 환경 속에서 반도체 관련주들이 구조적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반도체는 명백한 최대 수혜주"라며 “반도체 산업의 업스트림, 즉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모든 산업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복합 생태계, 다시 말해 소재 기업과 반도체 기업, 그리고 AI 연구소(랩) 기업들이 AI 발달 과정에서 횡재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미니맥스 그룹, 일본 장비 관련주 등을 유망한 종목으로 거론했다. 샤 CIO는 또 “AI로 인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공매도 포지션을 보유하고 있다"며 “반대로 AI 수혜가 예상되는 반도체 기업들에는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이와 비슷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니언 방케르 프리베의 베이선 링 대표는 “TSMC,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아시아의 핵심 종목들은 AI 투자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주"라며 “AI 공포 투매는 소프트웨어 업종에서 시작됐고, 글로벌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 대부분은 미국 증시에 상장돼 있다"고 설명했다. 노무라홀딩스의 체탄 세스 아시아·태평양 주식 전략가도 “AI 관련 설비투자 테마가 유지되는 한 아시아 증시는 상대적으로 높은 회복 탄력성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아시아는 AI 투자에 필수적인 핵심 하드웨어 인프라의 제조 중심지이며, 특히 한국과 대만 증시는 이러한 흐름의 수혜를 받는 기업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AI 투자 확대라는 전제가 흔들릴 경우 삼성전자 등 반도체 관련주들 역시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반도체 수요가 AI 설비투자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로 재편된 상황에서, AI 산업이 거품 붕괴 국면으로 전환될 경우 메모리 가격과 설비투자 사이클이 동시에 꺾일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AI 거품'이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채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공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3%가 AI 거품을 가장 큰 위협 요인으로 지목했다. 이는 직전 조사인 지난해 12월 당시의 9%에서 크게 상승한 수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무역 갈등과 글로벌 경기 침체가 최대 위험 요인으로 꼽혔지만, AI에 대한 투자와 밸류에이션이 지속 가능하지 않을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AI 거품이 1위로 올라섰다고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설명했다. 응답자들은 또 올해 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의 채권 발행 규모 전망치를 285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조사에서 제시된 2100억달러보다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어떤 내용이길래…‘AI 파괴론’에 IBM 주가 25년 만에 최대 폭락

세계적 IT 기업인 미국 IBM의 주가가 25년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IBM 주가는 전장 대비 13.15% 급락한 223.35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낙폭은 2000년 10월 이후 25년 만에 가장 크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은 전했다. 이날 주가 하락으로 IBM의 연 손실률은 마이너스(-) 24%로 확대됐다. 리서치 업체 '시트리니 리서치'가 발표한 보고서가 이날 '인공지능(AI) 공포 투매'의 출발점이 됐다. 시트리니는 전날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인 서브스텍과 자사 웹사이트 등을 통해 '2028년 글로벌 지능 위기'(The 2028 Global Intelligence Crisis)란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2년 뒤에 일어날 수 있는 가상의 시나리오를 제시했지만 AI 혁신이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비관적인 내용이 담겨 주목을 받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AI가 결제 수수료가 낮은 경로를 스스로 찾아내고 스테이블코인을 대체재로 활용하면서 신용카드를 쓰는 수요가 급감한다. 이에 카드사와 연계된 은행이 몰락하고 소프트웨어 및 컨설팅 기업들이 줄도산하며 사무직(화이트칼라) 대량 감원이 일어난다. 실업률이 치솟고 소비가 줄자 기업은 수익 확보를 위해 AI에 대한 투자를 더 늘리고 감원 열풍은 더 심해진다. 보고서는 이 과정이 종전의 경기 사이클과 달리 “자연적 브레이크(제동 장치)가 없다"고 했다. 또 사무직 근로자들이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을 못 갚는 사례가 폭증하며 2008년 금융위기를 압도하는 대혼란이 벌어진다. 세수가 급감하고 재정 적자가 급증하지만, 정부는 손을 쓸 수 없다. 보고서는 이 모든 문제가 지금껏 너무나도 희귀했던 지능이 AI 덕에 무한정으로 공급되는 초유의 변화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인류 역사상 최초로 우리는 경제에서 가장 생산성이 뛰어난 자산(AI)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드는 게 아니라 일자리를 도로 줄이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서 거론된 미국의 음식배달 앱 도어대시를 비롯해 마스터카드,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우버, 블랙스톤 등의 주가는 이날 4∼7% 떨어졌다. 시트리니와 함께 이 보고서를 작성한 알랩 샤 로터스 테크놀로지 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시장이 예상보다 크게 반응해 놀라웠다"면서도 향후 18개월 동안 AI의 영향으로 사무직 근로자들의 5%가량이 감원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샤 CIO는 또 보고서에 명시된 일부 주식에서 공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 반면 AI로 수혜가 예상되는 반도체 관련주를 “상당히" 보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토마스 조지 그리즐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사태가 흘러가지 않는다고 봐도, 이번 보고서는 AI의 파괴적 혁신과 관련한 실질적 우려를 충분히 불러일으켰다"며 “이 보고서를 읽고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며, 관련 종목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특히 종전 투자 판단에 대한 확신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AI 기업 앤트로픽이 이날 자사의 코딩 AI 도구 '클로드 코드'가 IBM 컴퓨팅 장비를 움직이는 고전 프로그래밍 언어인 '코볼'을 현대화할 수 있다고 발표한 것도 IBM 주가 폭락의 또다른 요인으로 거론된다. 여기에 베스트셀러 '블랙스완'의 저자인 데이터 과학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는 이날 한 투자업계 세미나에서 AI가 주도했던 증시 호황이 취약한 단계에 들어서며 소프트웨어 업종에서 변동성이 치솟고 도산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탈레브는 “섹터 전반에서 '테일 리스크'(확률은 낮지만 매우 큰 파급력을 줄 수 있는 위험)가 구조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다"며 “위험의 본질은 소폭 하락이 아닌 대폭락에 있고, 투자자들은 항상 헤지(위험 분산) 수단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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