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버블 끝?” 공포 확산…‘코스피 1만2000’ 외친 전문가 전망은

“AI 버블 끝?” 공포 확산…‘코스피 1만2000’ 외친 전문가 전망은

8일 한국·일본·대만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일제히 급락하면서 인공지능(AI) 훈풍에 힘입어 고공행진을 이어온 글로벌 증시 강세장이 본격적으로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8.29% 급락한 7484.4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개장 직후 1분간 8% 이상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20분간 거래를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지수는 장중 한때 7442.73까지 밀렸다. 오전 11시40분께 7846.82까지 낙폭을 줄였지만 오후 들어 다시 하락폭을 확대했다. 시가총액 상위..

“AI 버블 끝?” 공포 확산…‘코스피 1만2000’ 외친 전문가 전망은 [머니+]

8일 한국·일본·대만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일제히 급락하면서 인공지능(AI) 훈풍에 힘입어 고공행진을 이어온 글로벌 증시 강세장이 본격적으로 꺾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8.29% 급락한 7484.4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개장 직후 1분간 8% 이상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20분간 거래를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지수는 장중 한때 7442.73까지 밀렸다. 오전 11시40분께 7846.82까지 낙폭을 줄였지만 오후 들어 다시 하락폭을 확대했다. 시가총액 상위 50개 종목 가운데 네이버(9.20%)와 SK텔레콤(0.28%)을 제외한 모든 종목이 하락 마감했다. 국내 반도체 양대 종목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0.18%, 7.68%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도 9.08% 내린 911.39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가 1000선을 내주면서 매도 사이드카에 이어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제주반도체(2.14%)를 제외한 시총 상위 50개 종목이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3.85% 내린 6만4024.60에 마감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6.06%, 낸드플래시 메모리 업체 키옥시아홀딩스는 8.01% 각각 하락했다. 대만 자취안지수는 3.48% 내린 4만3502.78에 거래를 마쳤으며,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는 2.96% 하락했다. 이번 급락은 악재가 한꺼번에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브로드컴 실적 발표 이후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기대가 약화되면서 미국 반도체주가 급락했고, 그 여파가 아시아 시장으로 확산된 것이다. 또 미국의 5월 비농업 고용이 17만2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8만명을 크게 웃돌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부각됐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이란이 이날 서로 공격을 주고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한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19분 기준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4.80% 오른 배럴당 97.56달러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증시 급락을 두고 “최근 몇 주 동안 이어져 온 글로벌 증시 강세장의 최대 시험대"라며 “투자자들은 최근 상승장이 과도했다는 우려와 중동 지역의 재격화된 충돌, 금리 인상 명분을 강화하는 인플레이션 압력 등 여러 악재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시장은 향후 12개월 동안 연준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상할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대규모 채권 발행에 나서온 만큼 시장 금리가 상승할 경우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나 AI 투자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한국 증시는 AI 투자 열풍의 최대 수혜 시장으로 꼽혀온 만큼 이제는 'AI 쏠림 리스크'의 대표 사례로 지목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이 대거 유입된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쏠림 현상이 해소되는 과정이 한국 증시에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페트라자산운용의 용환석 대표는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 집중도가 매우 높은 상황에서 시장 변동성까지 확대되고 있어 일부 공포 매도가 나타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순매도와 원·달러 환율 급등도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외국인은 지난달 7일부터 이날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1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며 총 69조40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와 동시에 이날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6일(159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1555.2원으로 출발했다.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과 국민연금의 환헤지 영향으로 1535.0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원화 약세가 지속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의 환손실이 커질 수 있어 국내 주식 매도를 부추기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증시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경고가 제기된다. 블룸버그의 스카일러 몽고메리 코닝 전략가는 “증시를 이끌던 양대 축인 AI와 에너지 모두 투자심리에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바뀌었다"며 “기술주 약세는 아직 약세장 진입보다는 조정 국면에 가깝지만, 유가가 다시 오르는 상황에서 향후 2주간 주요 이벤트들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위험자산 비중을 확대할 시점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장기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론도 여전하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티모시 모 아시아태평양 주식전략 총괄은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이번 하락은 장기 강세장 속에 나오는 무서운 일이지만 결국 기술적 조정인 것으로 확인될 것"이라며 “기업들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매우 강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코스피 목표치를 9000에서 1만2000으로 상향 조정한 바 있다. 피보나치자산운용글로벌의 정인윤 대표도 “최근 수개월간 AI와 반도체 관련 종목이 크게 상승한 만큼 일정 수준의 조정은 자연스럽고 건강한 현상"이라며 “아직 장기 약세장의 시작으로 보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기름값 좀 내리나…사우디, 아시아 원유 판매가 2개월 연속 인하 [이슈+]

세계 최대 산유국이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가 한국 등 아시아 지역에 판매하는 원유의 공식판매가격(OSP)을 2개월 연속 인하했다. 8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7월 아시아로 수출되는 아랍 경질유(아랍 라이트)의 OSP를 벤치마크 대비 배럴당 9.50달러의 프리미엄으로 책정했다. 이는 6월 OSP보다 배럴당 6달러 낮은 수준이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이 정유업체와 원유 트레이더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배럴당 5달러 인하가 예상됐는데, 실제 인하 폭은 이를 웃돌았다. 아시아 지역에 판매되는 초경질유 등 다른 유종의 OSP 역시 6월 대비 배럴당 6달러씩 인하됐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OSP는 사우디가 아시아로 수출하는 원유 가격을 두바이·오만산 원유의 평균 가격 기준으로 할인 또는 프리미엄(할증)을 더해 결정하는 방식이다. 앞서 아람코는 5월 아시아 인도분 아랍 경질유의 프리미엄을 벤치마크 대비 배럴당 19.50달러로 책정하며 역대 최대 수준으로 끌어올린 바 있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인 2022년 기록된 종전 최고치(배럴당 9.80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었다. 이후 아람코는 6월 OSP를 배럴당 15.50달러로 낮춘 데 이어 7월 인도분 프리미엄도 추가 인하했다. 현재 프리미엄은 5월과 비교하면 배럴당 10달러 낮아졌다. 다만 이란 전쟁 발발 이전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아람코는 올해 1월과 2월 아시아에 대한 아랍 경질유 프리미엄을 각각 배럴당 0.60달러와 0.30달러로 책정했으며, 3월에는 벤치마크와 동일한 수준으로 조정한 바 있다. 사우디의 OSP는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이라크, 이란 등 걸프 지역 산유국들의 수출 가격 책정에 기준 역할을 하며, 아시아로 공급되는 하루 약 900만 배럴 규모의 원유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 아람코의 이번 결정은 정유업계의 수요 둔화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OSP 인상은 정유업체들의 원가 부담을 높여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정유업체들은 정제마진 악화에 따른 손실이 커지면서 원유 수입을 줄이고 가동률을 낮추는 한편 기존 재고를 활용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중국 정유사들은 지난 5월과 6월 사우디산 원유 도입 물량도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OPEC과 러시아 등 비회원 산유국 협의체인 OPEC+ 소속 7개국은 7일(현지시간) 회의를 열고 7월 원유 생산 목표를 하루 18만8000배럴 증산하기로 결정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시진핑, 7년만의 평양 방문…김정은·리설주 공항서 직접 영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8일 평양에 도착하며 7년 만의 북한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중국중앙TV(CCTV)는 시 주석이 이날 정오 무렵(현지시간) 평양에 도착해 국빈 방문 일정을 공식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의 방북은 2019년 이후 처음이다. 북중 정상의 대면 회동으로는 지난해 9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이번 방문은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된다. 시 주석은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방북했다. 수행단에는 비서실장 역할을 맡고 있는 차이치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와 외교 사령탑인 왕이 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 등이 포함됐다고 CCTV는 전했다. 중국 관영 통신사 신화통신이 공개한 영상에는 시 주석이 탑승한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 전용기가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착륙하는 장면이 담겼다. 공항에는 레드카펫이 설치됐으며 북한 인공기와 중국 오성홍기가 함께 게양됐다. 또 공항 곳곳에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중화인민공화국 주석 습근평(시진핑) 동지를 열렬히 환영합니다", “조중(북중) 두 나라 인민들의 불패의 친선단결 만세" 등의 환영 문구가 한국어와 중국어로 내걸렸다. 흰색 오토바이를 탄 호위 인력과 북한군 의장대도 모습을 드러냈다. 공개된 영상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시 주석을 맞이하는 모습도 담겼다. 시 주석의 이번 방북을 계기로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 중국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가 주요 관심사로 꼽힌다. 미국은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 이후 공개한 자료에서 양국이 북한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은 최근 러시아와의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는 비핵화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채 대북 제재 반대 입장을 강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북한의 핵 개발이 중국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의 핵 능력이 고도화될수록 미국과 동맹국들의 군사력 증강 명분이 커지고, 이는 중국의 대만 관련 전략에도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자체 핵무장 필요성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미국 핵무기 배치 문제를 공개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북한의 핵 전력이 강화될수록 중국이 북한에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편 시 주석은 방북 이틀째인 9일 북중 우호의 상징인 평양 조중우의탑을 참배하고 김 위원장과 오찬을 한 뒤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1959년 건립된 조중우의탑은 6·25전쟁에 참전한 중국인민지원군 전사자들을 기리는 기념물이다. 중국 고위 인사들은 방북 때마다 이곳을 찾아 헌화하며 양국의 '혈맹' 관계를 재확인해 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삼전·하이닉스만 웃었다”…한국 국채시장 덮친 AI 후폭풍 [머니+]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국 증시를 사상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지만 국내 국채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경제 성장과 물가 상승 기대를 자극하면서 금리 인상 전망이 국채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국 국채는 올해 들어 원화 기준 7.5%의 손실률을 기록하며 블룸버그가 추적하는 44개 채권시장 가운데 가장 부진한 성과를 나타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이날 장중 3.97% 수준까지 상승해 2023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 같은 국채시장 약세의 배경에는 경제 성장 기대감이 과도할 정도로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AI 투자 확대와 반도체 수요 급증이 경제 성장률을 다시 끌어올리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졌고,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경기 과열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반도체 호황과 코스피 지수의 약 80% 상승은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6%로 상향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또 5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3.1% 상승했고, 근원물가 상승률도 2.5%를 기록하며 2024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물론 한국만 채권시장 압박을 받는 것은 아니다. 세계적인 재정지출 확대와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키우면서 글로벌 채권시장 전반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블룸버그는 한국의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투자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변동성까지 확대되면서 채권시장이 받는 압박이 다른 국가보다 더욱 크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집값 상승과 원화 약세까지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영증권 조용구 채권전략가는 현재 채권시장 상황에 대해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당분간 뚜렷한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이어 올해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 금리가 각각 4.0%, 4.4%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조만간 긴축 사이클에 돌입하고, 현재 연 2.5%인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3.25%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혜영 LS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에도 금리의 방향성은 당분간 상방으로 기울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금리 상승 추세가 단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 증가와 이에 따른 재정정책 변화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정부는 지난 3월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위해 국채를 추가 발행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추가 발행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2027년도 예산안에 대규모 재정지출 계획이 포함될 경우 기준금리와 국채 금리에 추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까지 인상하면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4.4%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란 공습하지마” 트럼프 경고 무시한 네타냐후…종전 협상 ‘안갯속’ [이슈+]

지난 2월 28일 발발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100일을 넘겼지만 종전의 출구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막판 난항을 겪는 가운데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 공격을 단행했고, 이스라엘도 보복에 나서면서 중동 정세가 다시 긴장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쟁 발발 직후 “4~5주면 끝날 것"이라고 호언했지만, 현재는 이란과의 종전 협상을 성사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다. 이스라엘군(IDF)은 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공군은 방금 전 이란 서부와 중부에 위치한 이란 테러 정권의 군사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은 이란이 전날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한 보복으로 풀이된다. 지난 4월 8일 미국과 이란 간 휴전이 발효된 이후 이란이 직접 이스라엘을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이란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된 미사일을 확인했다"며 “이를 요격하기 위해 방어 체계가 가동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이란에서 총 11발의 미사일이 발사됐으며 모두 방공망을 통해 요격됐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란 최고지도자의 군사 고문인 모흐센 레자이는 이란 통신사 ISNA에 “이스라엘을 향한 미사일 발사는 레바논에서의 적대 행위를 중단하라는 경고"라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나사렛 인근 라맛 다비드 공군기지를 겨냥했다며 공격 사실을 확인했다. 이스라엘군은 최근 레바논에서 기존 통제구역을 넘어 작전 범위를 확대하고 있으며 휴전 기간 중단됐던 수도 베이루트 공습도 재개했다. 이에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단체인 헤즈볼라는 전날 이스라엘 북부 지역을 공격했고, 이스라엘군은 보복 차원에서 베이루트 남부 교외를 공습해 최소 2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했다.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을 시작한 이후에도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와의 분쟁을 이유로 레바논 내 군사작전을 계속해왔다. 이스라엘 정부는 레바논 문제는 이란과의 휴전 협상과 별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이란은 레바논 문제가 포함되지 않은 어떠한 합의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며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이 협상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공습은 트럼프 대통령의 만류에도 단행됐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Axios)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 통화를 갖고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복에 나서지 말라고 요청했다. 악시오스는 네타냐후 총리가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결국 보복을 보류하는 데 사실상 동의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도 미국이 이란과 체결하는 어떠한 합의도 네타냐후 총리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결정권은 나에게 있다. 모든 결정은 내가 내린다"며 “네타냐후가 결정권을 가진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레바논 공습을 이어가고 있는 이스라엘을 향해 거듭 경고 메시지를 발신하며 이란과의 협상 의지를 재확인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협상을 통한 해결을 여전히 원한다며 이란에 협상 재개를 촉구했다. 그는 “당신들은 미사일을 쐈으니 이제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이란은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를 놓고 별다른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특히 동결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이란 자산 처리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방영된 NBC 방송 인터뷰에서 이란과 새로운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이란 자산 동결 해제나 제재 완화가 즉각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들이 제대로 행동하고 올바른 모습을 보인다면 그때부터 동결 자산 해제를 논의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는 동결된 이란 자산을 중동 동맹국들의 복구 자금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에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이란 자산은 미국의 전리품도, 동맹을 위한 기금도 아니다"라며 이번 전쟁으로 발생한 피해에 대해 “전면적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이견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이란 핵 프로그램 논의를 위한 휴전 연장 협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인사이트] 코스피의 환호 환율의 경고

2026년 6월 1일 코스피는 장중 8,800선을 넘어 9,000을 넘보았고, 삼성전자 보통주 시가총액은 단일 종목 사상 처음으로 2,000조 원을 돌파했으며,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총은 7,000조 원을 넘었다. 연초 5,000을 공약처럼 외치던 시장이 불과 다섯 달 만에 그 숫자를 두 자리 위에서 다시 쓰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외환시장을 보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같은날 원/달러 환율은 1,514원 안팎, 1,500원 위에 굳게 머물러 있다. 작년 말 월평균 1,470원이 이미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었음을 떠올리면, 1,500원 고착은 결코 가볍게 넘길 신호가 아니다. 사상 최고의 주가지수와 외환위기에 준하는 통화가치가 한 화면 안에 공존하는 이 기묘한 동조가, 오늘 보여준 우리 경제의 모습이다. 상식적으로 이 둘은 같은 방향을 보지 않는다.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 외국인 자금이 밀려들고, 그 과정에서 원화 수요가 늘어 환율은 떨어지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지금은 완전히 정반대 현상을 보인지 꽤 오래다. 6월 1일 장중에도 외국인은 1조 8천억 원 안팎을 순매도했고, 지수를 떠받친 것은 기관과 국내 유동성이었다. 즉 이번 랠리는 외국인이 몰려와 만든 장이 아니라, 국내 자금이 소수 대형주로 집중되며 만든 장이다. 그렇기에 원화에 대한 추가 수요도 없으며 환율은 내려가지 않게 된다. 더 냉정하게 말하면, 달러로 환산한 코스피의 성적표는 우리가 원화로 보는 것만큼 화려하지 않을 수도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1,500원을 넘는 환율은 그 자체로 명목 지수의 상당 부분을 갉아먹을 수 있는 환율 리스크로 인식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왜 환율은 1,500원에 갇혔는가. 세 갈래의 힘이 동시에 원화를 짓누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는 미국이다. 케빈 워시 신임 연준의장 체제는 물가 징후에 단호하게 대응하는 '고금리', 그러면서도 금융 규제는 완화하는 '규제완화'의 조합으로 평가된다. 고금리·강달러 기조가 유지되는 한, 신흥·중견 통화인 원화는 구조적 하방 압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둘째이자 본질은 에너지와 지정학적 위험이다. 한국은 수입 원유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그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올 2월 발발한 미국-이란 전쟁은 바로 이 길목을 차단했고, 유가와 원유 수입 부담을 높여 경상수지와 외환 수급을 압박하는 요인이 되어왔다. 최근 종전 기대감이 위험자산 선호를 자극하며 증시 상승의 한 축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백악관 회의에서도 핵과 호르무즈 개방을 둘러싼 이견으로 '결론 없이' 끝났듯이, 그 합의는 아직 손에 잡히는 구체적인 무언가가 제시되지 않았다. 우리와 같은 에너지 수입국에게 호르무즈의 불확실성은 곧 통화가치의 불확실성이며, 이것이 1,500원이라는 숫자로 나타나는 것이다. 셋째는 이러한 외환시장 약세요인과 맞물려 있는 자본유출 경계심이다. 마치 자기실현적 예언처럼 원화약세에 대한 우려는 자본유출을 가속화하여 약세에 추가적인 힘을 더한다. 문제는 이 강한 지수가 서 있는 토대 자체가 위태롭다는 데 있다. 우선 쏠림이 극단적이다. 시총 상위 4종목의 비중이 연초 38%대에서 5월 초 50% 가까이로 치솟았다. 지수는 사상 최고인데, 시장의 폭은 거꾸로 좁아지고 있다. 한 예로 5월 초 코스피가 6% 정도 급등한 날에도, 정작 오른 종목은 200여 개에 불과했고 내린 종목은 679개에 달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라는 두 기둥, 즉 메모리·HBM 슈퍼사이클이 지수를 끌어올리는 동안 나머지 시장에서는 오히려 유동성이 고갈되고 있는 것이다. 더 역설적인 것은, 이 랠리의 연료와도 같은 수출 호조가 원화약세에 일부 기인한다는 점이다. 원화 약세로 수출가격 경쟁력이 상승한 바도 있으나, 원화로 환산한 실적 역시 원화약세로 인하여 착시현상이 생길 수 있다. 5월 반도체 중심 수출이 전년 대비 50%를 넘게 급증했다고 하나, 그 원화 환산 실적의 일부는 환율 효과다. 수출 기업의 장부를 빛나게 하는 약한 원화가, 동시에 거시금융의 스트레스라는 사실이 모순이 아닐 수 없다. 사상 최고의 지수와 외환위기급 통화가치는, 사실 같은 경제를 향한 두 개의 해석이다. 하나는 소수의 글로벌 AI·반도체 챔피언을 보는 낙관이고, 다른 하나는 에너지 수입국이자 중동 전쟁과 강달러에 노출된 개방경제를 보는 불안이다. 둘 다 진실이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구천피를 넘느냐, 만스피를 찍느냐"가 아니다. 진짜 시험대는 두 가지다. 첫째, 상승의 온기가 반도체를 넘어 시장 전반으로 번지는가. 둘째, 환율이 다시 1,500원 아래로 내려오는가. 그리고 그 두 번째 질문의 답은 반도체가 아니라 호르무즈와 연준이 쥐고 있다. 투자자라면 지수 전광판만큼이나 환율 전광판을 정독해야 할 때다. 쏠림은 추세가 강할 때 가장 무서워 보이지만, 주도주가 흔들리는 순간 지수 전체를 끌어내린다는 역사의 경고를, 1,500원의 환율이 조용히 되새기고 있다. bienns@ekn.kr

[EE칼럼] 원자력 재부흥의 시대, 신뢰라는 자산

임은정 공주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는 가운데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로 농축우라늄의 처리 문제가 꼽히고 있다. 지난해 6월 '12일 전쟁'과 올해 이어진 전쟁에서도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핵시설을 반복적으로 공격하였다. 그러나 시설 파괴보다 더 어려운 과제는 이란이 보유한 60% 수준의 농축우라늄 약 440kg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이다. 제3국 이전을 둘러싼 양측 간 이견이 팽팽한 가운데, 최근 카자흐스탄이 대안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면서 카자흐스탄 비핵화의 역사가 재조명되었다. 카자흐스탄은 모범적인 비핵화 사례로 꼽힌다. 소련 붕괴 후 당시 카자흐스탄에는 핵탄두 1,410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00여 기 등 세계 4위 규모의 핵전력이 남아있었지만, 독립 이후 카자흐스탄 정부는 자발적으로 비핵화를 선택하였다. 카자흐스탄은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가입한 것은 물론, 중앙아시아 비핵지대(CANWFZ)의 중심국이 되었다. 또한 평화적 목적의 연료공급을 보장하기 위해 설립된 IAEA의 저농축우라늄(LEU) 은행을 자국 내 유치한 바 있다. 결국 카자흐스탄은 핵무기를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었다. 원자력 기술은 본질적으로 이중용도(dual-use)의 특성을 가진다. 연료 생산에 필요한 우라늄 농축 기술은 핵무기 제조에도 활용될 수 있다. 사용후핵연료의 재처리 기술 역시 마찬가지다. 국제사회가 지난 수십 년 동안 NPT 체제와 IAEA를 중심으로 비확산 레짐을 발전시켜 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원자력 기술을 평화적으로 활용하면서도 핵무기와 핵물질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원자력 재부흥이 본격화하면서 연료 확보를 위한 새로운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지난달 26일, 차세대 원자력 기업인 오클로(Oklo)를 포함한 5개 기업을 미 연방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무기용 플루토늄을 소형모듈원전(SMR)용 연료로 재활용하는 사업의 협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이를 둘러싸고 냉전 시기의 유산을 미래 전력 생산을 위한 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긍정적인 해석과 핵폐기물을 재활용하는 것은 결국 핵물질 확산 우려를 낳는다는 부정적인 해석이 충돌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의 군사적 자산을 미래 에너지를 위한 자산으로 안전하게 전환할 수만 있다면 이는 결국 핵물질의 양적 축소와 에너지 안보에 모두 고무적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최근 국내에서도 상업적 목적의 농축과 핵연료주기 자율성 확대에 대한 논의가 증가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건설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UAE와 체코 수출에 이어 추가 수출에 대한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에서 핵연료 공급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특히 SMR과 고순도 저농축 우라늄(HALEU) 시장 확대에 대한 전망까지 더해져 핵연료주기의 자율성 문제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것이 있다. 핵연료주기의 미래는 기술만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NPT 체제상 핵보유국이 아닌 일본이 농축과 재처리 권한을 유지하고, 카자흐스탄에 IAEA가 저농축우라늄 은행을 유치한 것은 오랜 기간 축적된 비확산 체제에 대한 기여와 국제적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국 역시 핵연료주기 전반에 대한 역량 확대를 논의할 수 있다. 오히려 세계적인 원전 공급국으로 성장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관련 기술과 산업 생태계를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다만 그 원동력은 자체 핵무장이나 핵잠재력 같은 것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한국 원자력 산업이 국제사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기술력, 제조 및 건설 능력뿐 아니라, 70년대의 유산을 극복하고 책임 있는 비확산 국가라는 신뢰를 어렵사리 구축해 왔기 때문이다. NPT 체제를 준수하면서 원전을 수출하고 국제 규범에 기여해 온 경험은 오늘날 한국 원전 산업의 중요한 자산이 되었다. 원자력 산업을 둘러싼 경쟁은 기술이나 제조 및 건설 능력에만 머물지 않는다. 특히 신규로 원자력 발전을 도입하려는 국가 입장에서는 누구와 협력할 것인가가 국가의 백년지계를 결정하는 전략적 판단이 되는 만큼 상대국의 신뢰도 역시 중점적으로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기술만큼이나 신뢰도 단기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세계적인 원자력 재부흥이 도래한 지금이니만큼, 우리가 구축해 온 신뢰라는 자산을 앞으로도 더욱 소중히 여겨야 할 것이다. bienns@ekn.kr

“코스피 블랙먼데이 무섭다”…AI 관련주 투매, ‘간달프’도 재등장 [머니+]

미·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에도 신고가 랠리를 이어왔던 글로벌 증시가 급격히 흔들리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영향이 큰 글로벌 인공지능(AI) 관련주가 일제히 급락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한동안 존재감이 옅어졌던 대표적 약세론자마저 최근 다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5% 내린 5만866.7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2.65% 하락한 7383.6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4.18% 떨어진 2만5709.43에 각각 마감했다. S&P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이번 주 각각 2.6%, 4.7% 하락하며 9주 연속 상승 행진을 마감했다. 이날은 특히 그동안 강세장을 주도했던 반도체 업종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13.25% 급락했고 샌디스크(-11.39%), 인텔(-11.28%), 웨스턴디지털(-11.06%), AMD(-10.86%), 램리서치(-9.85%) 등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실적 실망감으로 전날 12.6% 급락했던 브로드컴은 이날도 7.92% 떨어지며 이틀 연속 급락세를 이어갔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10.3% 폭락했다. 엔비디아(-6.20%), 마이크로소프트(-2.66%), 아마존(-3.06%), 테슬라(-6.56%) 등 주요 빅테크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메타는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5.51% 하락했다. 이날 증시 급락은 미국의 5월 고용지표가 예상 밖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인 직후 나타났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5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전월 대비 17만2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8만명을 크게 웃돌았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노동시장마저 예상보다 견조한 모습을 보이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관측이 확산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웰스매니지먼트의 엘런 젠트너는 “오늘 발표된 지표는 미국 경제의 견조한 회복력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면서도 “동시에 연준과 시장이 인플레이션 압력에 더욱 집중하도록 만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트레이더들이 오는 12월까지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토머스 시먼스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고용지표는 금리 인하 기대를 사실상 무산시켰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 경제는 2026년 금리 인하 가능성이 거의 없을 정도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에너지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되고 생산성 향상으로 2027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낮아진다면 그때 가서야 금리 인하 논의가 다시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관련주의 폭락이 기업들의 호실적 발표 이후 나타났다는 점도 주목된다. 네이션와이드의 마크 해켓 수석전략가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AI 기업들의 성장세가 정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증시 급락을 의식한 듯,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방금 발표된 것처럼 훌륭한 고용 지표가 나오면 증시는 하락이 아닌, 상승해야 한다"며 “경제 성장이 인플레이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국가가 (성장 없이) 어떻게 위대해질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8일 개장하는 코스피가 어떤 흐름을 보일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뉴욕증시에 상장된 '아이셰어즈 MSCI 한국 ETF'(EWY)는 이날 14.11% 하락 마감한 것이 국내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종가 기준 하락률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하던 2020년 3월 16일(-15.81%) 이후 최대 수준이다. 이란 전쟁 발발 직후였던 지난 3월 3일에도 장중 최대 14.91% 급락했지만 낙폭을 줄이며 10.3% 하락 마감한 바 있다. 'MSCI 한국 지수'를 추종하는 EWY는 연휴 등 장기 휴장 이후 코스피 향방을 가늠하는 선행 지표로 활용돼 왔다. 이 ETF는 80여 개 국내 우량주로 구성돼 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40%를 웃돈다. 코스피가 지난 5일 5.54% 하락한 것도 4일 EWY의 4.22% 하락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근 글로벌 증시가 AI 관련주 중심으로 흔들리자 월가의 대표적 약세론자인 마르코 콜라노비치도 다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JP모건 수석 전략가 출신인 콜라노비치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의미 있는 투매는 AI 모멘텀 주식들이 70% 하락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일에도 “역사상 최악의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AI가 증시와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현재 시장 흐름은 전면적인 전기화와 원전이 주요 발전원으로 자리 잡았을 때에나 설명이 가능하다"며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권이 시장을 왜곡하고 있어 현실이 반영되는 시점이 언제일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는 미·이란 전쟁 장기화와 에너지 가격 급등 속에서 AI 산업에 대한 낙관론만으로 현재의 증시 상승세를 정당화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콜라노비치는 올해 2월부터 코스피 거품론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며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그는 당시 “과거 코스피가 1000에서 2000으로 오르는 데 40년이 걸렸다"며 “불과 몇 달 만에 4000포인트 상승한 것은 역사적 평균 수익률 기준으로 100년 이상의 상승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장이 그의 경고와 달리 상승세를 이어가자 지난달부터는 발언 빈도를 눈에 띄게 줄였다. 다만 최근 글로벌 증시가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다시 AI 관련주 중심의 급락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콜라노비치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증시 반등 가능성을 비교적 정확히 예측하며 '간달프'라는 별칭을 얻었지만, 2022년 이후 시장 흐름과 엇갈린 전망을 이어가다 2024년 JP모건을 떠났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원전 부활’ 속도내는 일본…“2050년까지 최대 14기 교체”

한때 탈원전에 나섰던 일본이 2050년대까지 최대 14기의 원전을 교체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자국 내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대외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일본 경제산업성은 원자력 정책에 대한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내부 위원회에 제출했다. 개정안엔 2040년까지 최대 5기의 원전을 교체하고, 다음 10년 동안 추가로 최대 9기를 더 교체하는 내용이 담겼다. 노후화된 원전을 새 원전으로 교체해 에너지 수급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모든 원전의 가동을 중단했지만 최근 들어 원전을 다시 확대하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현재 상업 운전이 가능한 약 30기의 원전 가운데 절반가량이 재가동된 상태다. 이 같은 원전 회귀 움직임은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와 탄소배출 감축 필요성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경제산업성은 개정안과 관련한 문서에서 “디지털·녹색 전환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가 예상되면서 원전을 둘러싼 환경이 크게 변화했다"며 “중동 정세를 비롯한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면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커졌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확보에 대한 필요성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경제산업성은 2040년대까지 원전 설비용량 2.2~5.5기가와트(GW)를 확보하기 위해 원전 2~5기의 교체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2050년대에는 총 설비용량을 12.7~16GW 수준으로 확대하기 위해 11~14기의 원전 확보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시진핑, 7년 만에 북한 방문…북중 밀착 속도 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8~9일 북한을 국빈 방문한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5일 보도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잇달아 중국으로 초청한 데 이어 올해 첫 해외 순방에 나서는 것으로, 중국의 외교 행보가 한층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이번 방문은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핵무력 증강을 대외적으로 과시하는 동시에 외교 활동을 확대하는 시점에 이뤄진다. 시 주석의 방북은 2019년 이후 처음이다. 북중 정상의 대면 회동은 지난해 9월 김 위원장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베이징을 방문한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시 주석은 이번 방북을 통해 중국이 미국과 러시아, 북한 등 주요 국가들과 모두 소통할 수 있는 강대국이라는 점을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최근 러시아와 군사·안보 협력을 대폭 강화하며 밀착 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중국 역시 북한의 최대 교역국이자 후원국으로서 상당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 주석이 이번 방북을 통해 북중 우호관계를 재확인하고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부각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역사적 동맹 관계인 중국과 북한은 최근 양국 수도를 오가는 열차와 항공편 운항을 재개하는 등 관계 강화에 나서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지난 4월 북한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만났다. 당시 왕 부장은 양국의 사회주의 유대를 강조하며 주요 국제·지역 현안에 대한 공조 강화를 주문했다. 다만 중국의 영향력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은 수년간 중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핵 개발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으며,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에는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을 더욱 강화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실제로 시 주석이 마지막으로 북한을 방문했던 2019년 그는 김 위원장에게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진전을 국제사회가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집권 1기 당시 김 위원장과 세 차례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북한의 핵 개발 중단을 이끌어내는 데는 실패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역내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사실상 용인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로 중국이 지난달 발표한 핵 비확산 백서에서는 기존에 포함됐던 '한반도 비핵화' 관련 문구가 빠졌다.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 이후 백악관은 양국 정상이 북한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지만 중국 측 발표문에는 관련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최근 정상회담에서도 비핵화 문제를 언급하지 않은 채 대북 제재 반대 입장을 강조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최근 신규 우라늄 농축시설과 핵물질 생산시설을 시찰하며 핵무력 강화 의지를 재차 드러냈는데 이것 또한 시 주석의 방북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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