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냐 삼성전기냐”…AI 반도체 거품론 속 새로운 수혜주는

“삼성전자냐 삼성전기냐”…AI 반도체 거품론 속 새로운 수혜주는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천정부지로 치솟는 메모리 반도체 관련주들을 둘러싼 거품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급증이 일시적 호황인지, 산업 구조를 바꾸는 장기 성장의 시작인지를 두고 시장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투자자들은 반도체 업종에 집중된 'AI 붐'이 공급망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주목하며 새로운 수혜주 찾기에 나서고 있다. 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미국 증시에 상장된 반도체 기업 30곳 추..

12조 굴리는 거물의 베팅…“삼성전자보다 SK하이닉스 사라” [머니+]

메모리 반도체 호황을 둘러싼 인공지능(AI) 거품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드는 가운데 약 12조원을 운용하는 펀드 매니저가 SK하이닉스에 투자 의사를 밝혀 관심이 쏠린다. 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자산운용사 야누스 헨더슨에서 83억달러(약 12조5000억원) 규모 '글로벌 테크놀로지 리더스 펀드'를 운용하는 리처드 클로드 공동 매니저는 해당 펀드에 SK하이닉스 주식을 편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3년간 36%의 수익률을 기록한 이 펀드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샌디스크 주식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동종 펀드의 96%를 웃도는 성과를 거두었다. 클로드는 “SK하이닉스가 글로벌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는 장기 공급 계약 가격이 높은 수준으로 재조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 이익 증가세가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올해 발생한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이 내년에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며 “고객사들이 상당히 가혹해 보이는 조건에도 계약에 적극적으로 서명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SK하이닉스는 글로벌 HBM 시장 매출의 57%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22%, 마이크론은 2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클로드는 “반도체 업체들은 불과 2023년까지만 해도 세대에 한 번 있을 정도의 대규모 손실을 겪었다"며 “당시 기업들은 설비투자를 줄이고 신규 공장 건설도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결정은 통상 2~3년이 지나야 되돌릴 수 있다"며 “이러한 공급 부족으로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들은 이례적으로 공격적인 장기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클로드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AI 산업을 둘러싼 거품 논란이 다시 확산하는 가운데 나왔다. 논란의 핵심 쟁점은 메모리 반도체 업종의 성장세가 구조적 변화인지, 아니면 일시적 호황인지에 있다. 강세론자들은 AI가 반도체 산업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약세론자들은 새로운 성장 내러티브에 시장이 과도하게 열광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현재 반도체 기업들의 낮은 밸류에이션 역시 착시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마이크론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0배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27배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은 이러한 밸류에이션은 현재의 호황이 지속된다는 전제에 기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12개월 선행 PER은 약 7배로 마이크론보다도 낮다. 그럼에도 클로드는 “현재처럼 공급 부족이 심각한 상황에서는 개별 종목을 가려내는 것보다 단순히 주식을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저렴한 밸류에이션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을 보유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막대한 수익 창출 능력을 감안했을 때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오를수록 오히려 더 저렴해지고 있다"며 “이런 종목들은 계속 보유하기가 쉽다"고 덧붙였다. 다만 삼성전자보다는 메모리 사업 비중이 높은 순수 반도체 기업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는 소비자 가전 사업 부문에서 비용 상승과 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AI가 돈 아껴준다더니”…기업들 비용 절감 효과 ‘기대 이하’

인공지능(AI) 도입을 통해 대규모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했던 기업들의 예상이 현실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AI 투자 열풍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AI를 도입한 기업들의 실제 비용 절감 효과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는 매출 1억달러(약 1512억원) 이상 기업 951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 완료됐으며 소매, 기술, 첨단 제조, 헬스케어, 소비재, 에너지, 금융서비스, 통신·미디어·엔터테인먼트, 보험 등 9개 업종이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조사 결과 AI 도입을 통해 11~20% 수준의 비용 절감을 기대한 응답자 비중은 37%에 달했다. 또 응답자의 17%는 21~30%, 5%는 30%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했다. 반면 비용 절감 규모가 10% 이하에 그칠 것으로 예상한 응답자 비중은 25%에 불과했다. 그러나 실제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AI를 통한 비용 절감을 달성한 기업 중 가장 큰 비중인 40%는 비용 감소 폭이 10% 이하에 그쳤다고 응답했다. 11~20% 수준의 비용 절감을 달성한 기업은 29%였고, 21~30% 절감에 성공한 기업은 10%, 30% 이상 절감한 기업은 4%에 불과했다. 상당수 기업들이 10% 이상의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했지만 실제 성과는 이에 크게 못 미친 셈이다. 베인은 보고서를 통해 이번 조사결과를 두고 “경영진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며 “많은 기업들은 예상되는 비용 절감을 근거로 AI 투자 확대를 승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과거 성과를 바탕으로 다음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자체 조달한다는 것은 절제된 투자처럼 보인다"면서도 “실제로는 구조적 결함이 있는 순환적 베팅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비용 절감 규모는 가정했던 것보다 작았다"며 “현재 진행 중인 AI 투자 역시 실제 성과보다 예상 효과를 기준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부 기업들은 이미 실현한 비용 절감 효과를 활용해 생성형 AI와 에이전트형 AI에 대한 신규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가장 많은 비중(44%)의 기업들은 앞으로의 AI 투자 재원을 마련하는 주요 수단으로 '목표 비용 절감'을 꼽았다. AI 투자 확대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는 배경으로는 데이터 활용 문제가 꼽혔다. 베인은 “전 세계적으로 수천억달러 규모의 데이터 현대화 투자가 지난 10년간 이뤄졌음에도 AI 프로젝트가 기대 이하의 성과를 내는 가장 큰 이유는 기업들이 자사 데이터에 안정적으로 접근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든 데이터를 AI가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우선 활용 가능한 데이터를 AI 모델에 적용한 뒤, AI를 활용해 나머지 데이터의 구조화를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삼성전자냐 삼성전기냐”…AI 반도체 거품론 속 새로운 수혜주는? [머니+]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천정부지로 치솟는 메모리 반도체 관련주들을 둘러싼 거품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급증이 일시적 호황인지, 산업 구조를 바꾸는 장기 성장의 시작인지를 두고 시장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투자자들은 반도체 업종에 집중된 'AI 붐'이 공급망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주목하며 새로운 수혜주 찾기에 나서고 있다. 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미국 증시에 상장된 반도체 기업 30곳 추적)는 지난 두 달 동안 69% 급등했다. 현재 상승세가 유지될 경우 사상 최고 분기 수익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반도체 산업 호황에 힘입어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역시 이란 전쟁과 이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고치 경신을 이어가고 있다. S&P500 지수는 지난달 29일 7580.06에 거래를 마쳐 올해 누적 상승률이 11%에 육박했다. 특히 올해 S&P500 지수 상승분의 약 80%는 단 10개 기술기업이 이끌었으며, 이 가운데 7곳이 반도체 관련 기업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마이크론과 엔비디아의 기여도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하듯 마이크론 주가는 올해 들어 3배 이상 올랐고, 한국에서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상승률이 각각 258%, 164%에 달한다. 세 회사는 지난달 나란히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어섰는데, 이들 기업의 시가총액을 합치면 매그니피센트7(M7) 가운데 메타플랫폼스와 테슬라를 합친 규모보다 크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반도체 관련주들의 거품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논란의 핵심 쟁점은 메모리 반도체 업종의 성장세가 구조적 변화인지, 아니면 일시적 호황인지에 있다. 강세론자들은 AI가 반도체 산업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약세론자들은 새로운 성장 내러티브에 시장이 과도하게 열광하고 있다고 반박한다. 투자자들은 상승 모멘텀에 끌리면서도 향후 조정 가능성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 HBM 등장…이번엔 진짜 다른가 반도체 산업은 대표적인 경기순환 산업으로 꼽힌다. 반도체는 주문부터 실제 공급까지 수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수요가 강할 때는 문제가 없지만 경기 둔화나 공급 과잉이 발생하면 재고 부담과 가격 하락으로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전자기기 수요 급증으로 마이크론은 2022년 87억달러의 연간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이후 공급 과잉이 발생하면서 2023년에는 58억달러의 적자를 냈다. 그러나 챗GPT 등장 이후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고대역폭메모리(HBM)가 반도체 업종 가치평가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HBM은 제조 난도가 높고 수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업계 생산능력의 상당 부분이 HBM 생산에 투입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범용 메모리 반도체 공급이 수요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들의 천문학적인 AI 데이터센터 투자도 반도체 업황에 대한 낙관론을 키우고 있다. 이들 4대 기업은 올해 최대 7250억달러를 AI 설비투자에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내년에는 투자 규모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럼에도 메모리 반도체 업종의 호황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회의론도 제기된다. 리버웰스 어드바이저스의 에드 오고먼 최고경영자(CEO)는 “이전보다 절대적인 지출 규모가 높아지더라도 증가세는 언젠가 정체될 수밖에 없다"며 “막대한 성장이 있더라도 반도체 산업의 호황과 불황 사이클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기업들이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에 대한 반론도 나온다. 현재 마이크론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10배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27배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이러한 밸류에이션이 현재의 호황이 지속된다는 전제에 기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마이크론의 후행 PER은 46배에 달하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71배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매출 대비 기업가치 비율(PSR) 역시 15배로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장기 평균의 3배를 웃돈다. ◇ 삼성전자 다음은 삼성전기? 이런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은 반도체 기업을 넘어 AI 공급망 전반으로 이동하고 있다. 스페이스X와 오픈AI, 앤스로픽 등 주요 AI 기업들이 기업공개(IPO)를 통해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대신 새로운 주도주가 등장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서버 부품과 특수 소재, 냉각장치, 전력 설비 등의 분야에서 수혜 기업이 새롭게 등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스트스프링인베스트먼트의 켄 웡 아시아 주식 포트폴리오 전문가는 “AI 기업공개는 아시아 반도체주가 이미 고평가된 상황에서 설비투자 확대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며 “현재 아시아 기술주 전략에서 반도체 비중은 줄이고 전자부품 업체들에 더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는 삼성전기가 대표적 수혜주로 거론된다. AI 서버에 사용되는 고부가가치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와 반도체 패키지 기판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이비덴 역시 첨단 반도체 패키지 기판 공급업체로 주목받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로봇과 자율주행차 등 '피지컬 AI' 분야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와 협력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LG전자 주가는 지난 한 달에만 두 배 넘게 뛰었고 이날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전력 공급도 또다른 수혜 분야로 꼽힌다.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라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최근 이란 전쟁으로 유가가 상승하면서 원전과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HD현대에너지솔루션과 대우건설이 유망 종목으로 꼽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스위스아시아파이낸셜서비스의 브라이언 우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스페이스X·오픈AI·앤스로픽의 상장이 AI 관련주에 계속 투자할 수 있는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변압기, 연료 전지, 전력 케이블, 가스터빈 등 전력 인프라 관련 기업들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아시아 공급 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청와대,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 ‘단검’ 발언에 미측 항의…야당도 반발

청와대가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의 잇단 대외 발언에 대해 미국 측에 유감을 표명하고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청와대에 따르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국방부·외교부 등은 각급 외교·안보 채널을 통해 미국 측에 브런슨 사령관 발언과 관련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미 간 외교·안보 채널을 통한 구체적 협의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최근 브런슨 사령관의 일련의 대외 발언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한미 간 제반 현안에 대해 각급에서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논란의 발단은 브런슨 사령관이 지난 22일 미 육군 전쟁대학 주관 팟캐스트에 출연하면서다. 그는 “중국 동부 해안에서 바라볼 때 눈에 들어오는 건 아시아의 중심에 위치한 '단검' 같은 한국"이라며 “일본은 일종의 방패이자, 중국이 남중국해 너머로 야망을 뻗을 때 막아서는 방어벽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을 중국 견제를 위한 전략 도구로 규정한 셈이다. 그는 지난해 5월에도 한국을 “일본과 중국 본토 사이에 떠 있는 고정된 항공모함"에 비유한 바 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사령관이 주권국을 단검으로 표현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왔고, 정부는 여러 차례 자제를 요청했음에도 문제 발언이 반복되자 각급 채널을 통해 우려를 공식 전달했다. 중국도 강하게 반발했다. 주한중국대사관은 지난 28일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은 분명히 선을 넘었다"고 비판했다. 대사관은 “주재국을 '항공모함'이나 단검으로 표현하는 것이 호전성을 드러내는 것인가, 아니면 다른 나라를 인질로 삼으려는 의도인가"라고 따져 물으며 “주한미군 사령관은 역내 국가들을 존중하고 평화와 안정을 증진하는 데 힘써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비판에 가세했다. 부승찬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대한민국의 전략적 위상을 임의로 규정함으로써 국민의 주권을 침해하고 외교적 긴장까지 조성한 해당 발언에 유감을 표한다"며 “대한민국의 외교·안보 전략은 오직 주권자인 국민이 스스로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중국을 향해서도 “한국 언론을 통해 미국을 비판하는 대응 방식은 이웃 나라가 갖춰야 할 외교적 절제와 거리가 멀다"고 꼬집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전쟁 끝난다” 국제유가 ‘코로나19급’ 하락…진짜 위기는? [이슈+]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6년여 만에 최대 월간 하락폭을 기록했다. 다만 글로벌 원유 재고가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는 경고도 이어지면서 유가가 다시 급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0일 ICE선물거래소에 따르면 글로벌 원유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1.70% 하락한 배럴당 91.12달러로 5월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말 배럴당 110.40달러와 비교하면 한 달 새 19.28달러 하락한 것이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으로 국제유가가 폭락했던 2020년 3월(23.32달러) 이후 최대 월간 하락폭이다. 월간 하락률은 17.46%로 지난해 4월 상호관세 충격(-18.34%) 이후 가장 큰 수준을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특히 지난 25일 하루에만 약 7% 급락한 이후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휴전 기간을 60일 연장하고, 이란의 비핵화를 골자로 한 최종 합의를 추진하기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에 근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종 승인만 남았다는 외신 보도까지 나오면서 종전 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과의 종전 협상 MOU와 관련해 “최종 결정을 내리기 위해 지금 (백악관) 상황실에서 회의를 할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 중단,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 개방과 통행료 폐지, 이란의 기뢰 제거, 고농축 우라늄에 대한 미국의 회수, 동결 자금 문제를 협상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 등을 주요 조건으로 제시했다. 양측이 실제 합의에 이를 경우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면서 전쟁 이후 급등했던 글로벌 에너지 가격 상승 압력도 완화될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망했다. 스웨덴 최대 은행 SEB AB의 비야르네 실드롭 수석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현재 어떤 형태로든 해결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기대감이 매우 높은 상태"라며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완전한 합의라기보다는 향후 협상을 지속하면서 핵심 쟁점은 추후 해결하기로 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뉴질랜드은행(BNZ)의 제이슨 웡 선임 시장 전략가도 로이터에 “시장은 결국 합의가 이뤄지고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개방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양측이 종전 합의에 도달하더라도 글로벌 원유 공급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설치된 이란의 기뢰가 제거돼야 하고, 가동이 중단된 생산 시설도 재개까지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란군 공습으로 훼손된 에너지 인프라 복구 작업 역시 필요하다. 원유 운반선이 주요 수입국에 도착하기까지도 수주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라이언 맥케이 TD증권 수석 원자재 전략가는 “원유 생산 정상화와 유조선 운항 재개까지 상당한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원유 공급은 당분간 크게 제한될 가능성이 높다"며 “공급 정상화 과정에서 추가로 10억 배럴 규모의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문제는 글로벌 원유 재고가 빠르게 고갈되고 있다는 점이다. 각국의 전략비축유 방출 등이 전쟁 이후 유가 급등을 억제해왔지만 시장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완충 여력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에서 정제유 재고는 20여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고, 오클라호마주의 쿠싱 원유 허브 재고 역시 5주 연속 감소해 2300만배럴까지 줄었다. 이는 '최소 운영 수준'으로 여겨지는 2000만 배럴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최소 운영 수준은 시설 가동에 필요한 최소 재고량을 의미한다. 앞서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이달 초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원유 재고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미 석유공룡들도 재고 고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닐 채프먼 엑손모빌 수석부사장은 지난 28일 한 콘퍼런스에서 “우리는 전례 없는 수준의 재고 감소 국면에 접근하고 있다"며 “정말, 정말 낮은 수준의 재고"라고 말했다. 이어 “그 시점이 2주 뒤가 될지, 3주 뒤가 될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일단 그 수준에 도달하면 유가는 급등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채프먼 부사장은 재고가 수주 내 사상 최저 수준에 도달할 경우 브렌트유 현물 가격이 배럴당 150~16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유가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상승하면 결국 수요 파괴가 발생하면서 시장 균형을 되찾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재고가 바닥나는 시점이 2~3주 뒤일지, 혹은 3~4주 뒤일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핵심은 재고가 최소 운영 수준과 사상 최저 수준에 도달하면 이후 방향은 하나뿐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또 다른 석유 메이저 셰브런의 마이크 워스 최고경영자(CEO) 역시 “완충 여력이 계속 고갈되고 있고, 현재 수급 불균형을 흡수할 수 있는 시장 능력이 전쟁 초기보다 급격히 축소됐다"며 “앞으로 수주 내 이런 압박이 실물 가격에 반영되면서 6월, 특히 7월로 갈수록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도대체 몇 번째야”…美·이란 종전 기대감에 찬물 끼얹은 이란

미국과 이란 양측이 전쟁 종식을 위한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에 근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종전 기대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다만 이란 측이 아직 최종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협상 타결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 있는 모습이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협상 상황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미국과 이란이 MOU 체결에 근접했다는 미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의 보도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앞서 악시오스는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을 위한 MOU 초안에 합의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직 최종 승인을 내리지 않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으로 대부분의 협상 조건에 의견 접근이 이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핵 관련 요구사항이 해결돼야 최종 합의가 가능하다. MOU에는 휴전을 60일 연장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선박의 자유로운 통항을 보장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란은 30일 이내에 해협에 설치된 모든 기뢰를 제거해야 한다. 아울러 향후 60일 동안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HEU) 처리와 우라늄 농축 문제 해결 방안을 우선 협상 의제로 삼는다는 내용도 포함될 예정이다. 미국은 그 대가로 대이란 제재 완화와 동결 자산 해제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도 협상 진전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이날 기자들에게 “몇 가지 문구를 두고 의견을 주고받고 있다"며 “특히 이란의 핵 능력과 관련한 부분이 쟁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란이 선의로 협상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란 측은 MOU 체결이 임박했다는 서방 언론들의 보도에 선을 긋고 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29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서방 언론들의 보도와 달리 미국과 이란 간 체결 가능성이 거론되는 MOU 문안은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이란의 합의가 임박했다고 여러 차례 언급해 왔지만 실제 협상은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 채 장기화돼 왔다. 최근에는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이번 협상 역시 최종 타결까지는 추가 진통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MOU에 서명할지도 미지수다. 비영리단체 이란핵반대연합(UANI)의 제이슨 브로드스키 정책국장은 엑스를 통해 “만약 알려진 조건이 사실이고 합의가 실제로 체결된다면 이번 MOU에서는 미국보다 이란이 더 많은 것을 얻는 것으로 보인다"며 “핵 문제를 추가 협상으로 넘기는 방식은 신중하게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핵심 지지층인 공화당 강경파들로부터 이란 핵 문제를 추후 논의 대상으로 하자는 합의 내용을 두고 “양보가 과도하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평소 트럼프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이견을 드러내는 일이 드문 공화당 중진들마저 이번 사안에서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린지 그레이엄 미 상원의원, 로저 위커 상원 군사위원장, 테드 쿠르즈 상원의원 등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과의 협상에서 타협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한 상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신고가 행진 이어왔는데”…국제은값, ‘역대급 상승세’ 끝물인가 [머니+]

작년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역대급 상승세를 이어갔던 국제 은값이 최근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향후 전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은 가격이 다시 온스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강세론과 현재 수준보다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약세론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29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12시 8분 기준, 국제 은 선물 가격은 온스당 75.938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은 가격은 지난해에만 약 150% 상승하며 1979년 이후 최고 연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연초 온스당 71달러 수준이던 은값이 지난 1월 장중 121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처음으로 100달러선을 돌파했다. 은 가격이 작년초 30달러 수준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약 13개월 동안 시세가 4배 가량 폭등한 셈이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값 역시 지난해 온스당 3000달러와 4000달러 선을 잇달아 넘어선 데 이어 올해에는 5400달러 돌파를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1월 말 케빈 워시가 차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지명될 것이란 외신 보도가 나오자 달러 가치가 급등했고, 이는 약(弱)달러를 전제로 형성돼 있던 귀금속 랠리의 붕괴로 이어졌다. 통상 금·은 가격과 달러 가치는 역의 상관관계를 보인다. 여기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 연준을 비롯한 주요 중앙은행들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자 금과 은 가격은 연초 수준까지 밀리며 올해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상태다. 금과 은은 이자 수익이 없는 자산인 만큼 금리가 높아질수록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 이런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은 은 가격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최근 보고서에서 “은 가격이 지난해 140%가량 급등하면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며 “현재의 높은 가격 수준이 수요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가격이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한 수요 감소 현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은은 컴퓨터와 스마트폰, 태양광 패널, 자동차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사용되는 핵심 원자재다. 이 때문에 산업 수요 비중이 높은 은은 금보다 경기 변동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UBS는 또 “금은 각국 중앙은행의 꾸준한 매입이라는 강력한 수요 기반이 있지만 은은 이러한 전략적 수요 기반이 없고 공식 외환보유고에도 포함되지 않는다"며 “민간 투자와 산업 수요 변화에 더 취약해 향후 금보다 부진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재 시장 환경에서는 투자자들이 변동성을 감수할 만큼 충분한 보상을 받기 어렵다며 은이 매력적인 투자처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HSBC 역시 은 가격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내놨다. HSBC는 최근 보고서에서 “은은 펀더멘털 측면에서 과대평가돼 있다"며 향후 금과 다른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은 가격은 여전히 고평가돼 있어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며 “금 가격이 여전히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겠지만 금·은 비율(골드-실버 레이쇼)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금값이 오르더라도 은 가격은 하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맥쿼리는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해 은 가격 회복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맥쿼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남은 기간 평균 은 가격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동 정세가 해결될 때까지 높은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라며 “거시경제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경우 상당한 하락 위험이 존재한다"고 전망했다. 반대로 은값이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JP모건, 블랙록 등은 은 수요는 향후에도 견고하기 때문에 은값이 올 연말 온스당 80달러선을 다시 넘어서고, 2030년까지 100달러에 다시 오를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은 가격이 더 빠르게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귀금속 전문매체 킷코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위드머 금속 리서치 총괄은 최근 보고서에서 “향후 수개월 동안 금 가격 상승이 은 가격을 다시 온스당 100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며 올해 4분기 은 가격이 100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위드머 총괄은 이러한 상승세가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기초 수요가 약화하고 있는 만큼 은이 지속적으로 큰 폭의 상승세를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내년 2분기에는 은 가격이 다시 온스당 75달러 수준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특히 “태양광 산업의 은 수요는 지난해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며 “제조업체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은 사용량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의 태양광 패널 생산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으며 올해 태양광 설치량도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른 산업 부문에서 은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규모가 크지 않아 전체 산업 수요를 의미 있게 끌어올리기에는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이란 보복 공습에 종전 협상 안갯속…딜레마 커진 트럼프 [이슈+]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합의 기대감은 다시 약해지고 있다. 핵심 쟁점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미군이 이란을 향해 추가 공습까지 단행하면서 중동 긴장이 다시 고조되는 모습이다. 로이터통신,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군은 27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미군 병력과 상선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이란 군사시설을 겨냥해 공습을 단행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미군이 위협이 된 이란 공격용 드론 4기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습 대상은 다섯 번째 드론 발사를 준비하던 이란 남부 항구도시 반다르아바스의 지상 관제시설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번 조치는 휴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제한적이고 방어적인 대응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란 현지 매체도 28일 새벽 1시30분(현지시간) 반다르아바스 동부 지역에서 세 차례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이후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이번 미군 공습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미군 공군기지를 겨냥한 공격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위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쿠웨이트는 적대적인 미사일과 드론 공격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이란의 공격 표적이 미군 기지가 위치한 쿠웨이트였을 가능성에 무기가 실리고 있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4월 초 휴전에 합의했지만, 최근 이어진 공습과 보복 공격으로 인해 불안정한 휴전 체제가 다시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논의하는 와중에 공습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향후 휴전 유지 여부와 협상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 美·이란, 핵심 쟁점 놓고 평행선 이번 주 들어 미국과 이란은 협상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며 종전 합의가 임박했다고 밝혀왔지만, 대이란 제재 해제와 핵물질 처리, 호르무즈 해협 관리 방식 등을 둘러싼 이견은 여전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이란과의 협상과 관련해 “지금까지 그들은 우리가 만족할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 어쩌면 우리가 돌아가 그 일을 끝장내야 할 수도 있고, 당장은 그럴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핵 문제를 가장 시급한 사안으로 거론했다. 그는 “이란의 핵무기 보유는 절대 허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란은 우선 MOU를 체결한 뒤 핵 문제를 추후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 매체가 보도한 양국 간 종전 MOU 초안도 부인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해당 보도에는 미국이 이란 주변 해역의 미군 병력을 철수하고 해상 봉쇄를 해제하는 대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 수를 전쟁 이전 수준으로 복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이란이 선박 항로 지정과 관리를 맡고 오만이 이를 지원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 누구도 해협을 통제하지 못할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은 국제 수역이며 모든 국가에 개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오만에 대해 “다른 나라들과 똑같이 행동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그들을 폭격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악관도 엑스(X·옛 트위터) 계정 '신속대응 47(Rapid Response 47)'을 통해 “이란 국영매체가 보도한 MOU 초안은 날조된 것"이라며 “누구도 이란 국영방송의 보도를 믿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요구하는 제재 완화와 동결 자산 해제 문제에 대해서도 “제재 완화는 논의 대상이 아니다. 돈도 없고 아무것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이란 매체는 종전 협상이 타결될 경우 이란이 120억달러 규모의 동결 자금 해제를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과 종전 합의에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등으로 정치적 압박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이란은 협상에서 나를 압박하고, 나보다 더 오래 기다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트럼프)에겐 중간 선거가 있으니 우리가 버티면 된다'고 보고 있다"며 “나는 중간선거를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를 도구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미군의 추가 군사행동을 봤을 때 최근 백악관이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가 임박했다고 시사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이란 간 입장 차가 여전히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다른 미국 언론들도 종전 합의 가능성을 여전히 불투명하게 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며칠 동안 합의가 임박했다는 신호는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고, 뉴욕타임스(NYT)도 “외교적 돌파구 가능성은 점점 흐릿해지고 있다"고 짚었다. ◇ 트럼프의 딜레마 이 같은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요구와 공화당 강경파의 압박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백악관은 최근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우선 추진하고 핵·탄도미사일 문제와 친이란 무장세력 지원 문제는 추후 논의하는 임시 합의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공화당 강경파들은 전쟁을 서둘러 끝내려는 압박이 결국 “나쁜 합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들은 이란에 경제적 숨통을 틔워주는 것보다 군사작전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강제로 개방하는 편이 낫다고 주장한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과 최근 미군의 군사행동 역시 공화당 내 보수 강경파를 의식한 행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지 W 부시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동담당 선임국장을 지낸 마이클 싱은 “트럼프 대통령은 보수 진영의 비판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그가 공화당을 강하게 장악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부분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스스로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연쇄 공격을 가했음에도 이란은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는 대이란 제재 완화 등을 통한 합의가 거론되는데, 이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비판했던 방식과 유사하다는 블룸버그는 짚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시절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를 “역대 최악의 협상"이라고 비판하며 탈퇴한 바 있다. 그는 당시 합의가 “매우 약한 핵 제한 조치와 맞바꿔 이란에 치명적 경제 제재 완화를 제공했다"고 주장했으며, 이란의 중동 내 무장세력 지원도 막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코리 샤케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지가 확전 혹은 굴욕으로 제한됐다"며 “두 상황을 모두 피하기 위해 협상을 최대한 끌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난항을 이어가자 국제유가는 조금씩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브렌트유 8월 선물 가격은 한국시간 28일 오후 2시 7분 기준, 전장 대비 3.64% 오른 배럴당 95.61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브렌트유는 최근 91달러선까지 하락했지만 다시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KCM트레이드의 팀 워터러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미국과 이란의 합의가 실제로 성사되기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며 “최근 이어진 보복성 공습은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주장과는 분명 어긋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처럼 협상 기대와 군사 충돌이 반복되는 상황이 투자자들의 인내심을 점점 약화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日 엔화 환율 고점 찍었다”…고개 드는 ‘엔캐리 청산’ 경고 [머니+]

미국 달러화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이 수개월간 이어졌던 상승 흐름(엔화 약세)을 뒤집고 하락 반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엔저를 기반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대표적 투자 전략인 '엔캐리 트레이드'가 대거 청산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은 글로벌 증시 급락을 불러온 2024년 '8·5 블랙먼데이' 사태의 핵심 뇌관으로 지목된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티븐 젠 유리존 캐피탈 최고경영자(CEO) 등은 26일(현지시간) 보고서를 내고 “엔화는 그동안 캐리 트레이드의 핵심 조달 통화 역할을 해왔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엔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엔화를 차입하거나 매도해 금리가 높은 국가의 자산에 투자하는 전략으로, 엔화 약세가 지속될 때 투자 매력도가 커진다. 반대로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면 환손실을 피하기 위한 자금 환수 움직임이 급격히 나타날 수 있다. 보고서는 “캐리 트레이드는 안정적으로 보이다가도 어느 순간 갑자기 무너질 수 있다"며 1998년 10월 당시 사태를 대표적 사례로 언급했다. 당시 헤지펀드들이 엔캐리 트레이드를 대거 청산하자 엔/달러 환율은 순식간에 달러당 130엔에서 112엔 수준까지 급락한 바 있다. 2024년 7월에도 일본은행의 '깜짝 긴축'과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동시에 겹치자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2엔대에서 141엔 수준까지 급락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엔화 매수가 글로벌 유동성 축소로 이어지며 8·5 블랙먼데이 사태가 발생했고, 이때 한국 코스피지수는 8.77% 급락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현재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9.3엔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엔화는 미국·이스라엘이 지난 2월 말 이란을 전격 공습한 이후 약세 흐름을 이어왔으며, 지난달에는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달러당 160엔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에 일본 당국은 환율 방어를 위해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리존 캐피털은 현재 엔화 약세 흐름이 사실상 고점 구간에 근접했다고 보고 있다. 일본 정부와 미국 재무부가 공동으로 외환시장 개입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했다. 젠 CEO는 “국제유가 급등이 엔/달러 환율의 재평가 시점을 늦춘 것 같다"면서도 “케빈 워시 신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체제에서 언젠가 미국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엔/달러 환율이 다시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리존 캐피탈은 또 일본의 빠른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감,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친기업 정책 등이 모두 맞물리면서 자금이 일본으로 다시 유입되면 엔화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예측했다. 보고서는 “일본 경제는 엔화 강세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적었다. 월가에서도 엔화 강세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다음 달 예정된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두고 엔화 매수를 추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도 최근 엔화 투자 의견을 기존 '약세'에서 '중립'으로 상향 조정했으며, 올해 말 엔·달러 환율 전망치 역시 기존 달러당 157엔에서 152엔으로 낮췄다. 한편 젠 CEO는 20여년 전 '달러 스마일 이론'을 제시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이 이론은 미국 경제가 침체 또는 과열 국면일 때 달러 가치가 강세를 보이고, 성장세가 완만한 중간 구간에서는 약세를 나타낸다는 내용이다. 달러 흐름이 웃는 얼굴 모양의 곡선을 그린다는 점에서 이 같은 이름이 붙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기후변화 피해 어디까지?…항생제 안 통하는 ‘슈퍼 박테리아’ 키운다 [이슈+]

올해 역대급 폭염이 예상되면서 식중독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는 가운데 기후변화가 대표적 식중독균인 살모넬라균의 항생제 내성을 키운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기온 상승과 홍수·가뭄 등 강수 패턴 변화가 균의 확산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케임브리지대, 중국과학원 등 국제 공동연구진은 과거 1940년부터 2023년까지 139개국에서 수집된 살모넬라 유전체 48만개 이상을 분석한 결과를 26일(현지시간) 세계 최고 권위의 의학 학술지 란셋(The Lancet)에 공개했다. 살모넬라는 달걀, 육류, 가금류 등을 매개체로 하는 대표적인 세균성 식중독균이다. 발열, 복통, 구토, 설사 등을 유발할 수 있으며 기온과 습도가 높은 여름철에는 빠르게 증식한다. 최근 전국 냉면 전문점 등을 중심으로 살모넬라 오염 의심 사례가 잇따르면서 위생 관리에 대한 경각심도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연구진은 기온과 강수량 변화가 행생제에 내성을 갖는 이른바 '슈퍼 박테리아'의 증가와 연관성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연구에 따르면 1940년부터 2023년까지 전 세계 살모넬라균의 항생제 내성 유전자(ARG) 총량은 38% 증가했다. 이 가운데 약 10%는 기후변화 영향으로 분석됐다. 조사 대상 국가의 82%에서 ARG 수준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중동과 북아프리카, 남아시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에서 기후변화와 연관된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현재 추세가 이어질 경우 2100년까지 살모넬라의 ARG 총량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균의 항생제 내성은 주로 항생제의 과도한 사용과 오남용으로 발생한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기후 환경 역시 세균 내성 확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기온 상승은 세균의 성장과 유전자 교환 속도를 높일 수 있으며 대규모 홍수는 수계에서 ARG의 확산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가뭄은 오염된 물에 항생제 잔류물과 내성균을 농축시켜 행상제 내성을 증폭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연구진은 “항생제 내성은 주로 항생제 노출과 그에 따른 선택 압력으로 발생하지만, 기후변화는 특히 살모넬라처럼 동물과 인간 사이에서 전파되는 감염병의 항생제 내성 확산을 더욱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된 기후변화와 ARG의 연관성은 상관관계를 제시한 것으로,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연구진은 기온 변화가 세균의 항생제 내성 확산에 영향을 준다는 상당한 증거가 존재하지만 그 정확한 작동 원리는 아직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연구진은 기온과 강수량 변화가 살모넬라의 ARG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전 세계 단위에서 분석한 첫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강조했다. 연구진은 이어 “이번 연구 결과는 항생제 내성 유전자 확산을 억제하고 궁극적으로 전 세계 항생제 내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기후변화 완화가 중요한 전략적 개입 수단이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공중보건을 보호하고 미래에도 항생제 치료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후변화 대응과 함께 강력한 항생제 관리 정책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각국이 저탄소 배출 목표를 달성하고 항생제 오남용을 줄일 경우, 최악의 고배출 시나리오와 비교해 ARG 수준을 최대 24%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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