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한우 다 녹는다”…추석 코앞 삼성 냉장고 ‘먹통’ 날벼락

“갈비·한우 다 녹는다”…추석 코앞 삼성 냉장고 ‘먹통’ 날벼락

추석 연휴를 코앞에 두고 삼성전자 냉장고의 '스마트 관리'가 오히려 화를 불렀다.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SmartThings)'로 펌웨어 업데이트를 한 직후 냉장고가 갑자기 꺼져 작동하지 않는다는 소비자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23일 삼성전자 제품 온라인 커뮤니티 '삼성멤버스'에는 지난 22일 오후부터 이날 오전까지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글이 수십 건 올라왔다. 명절 음식을 채워둔 냉장·냉동실이 녹아가는데 수리 예약은 연휴가 끝난 10월에나 가능하다는 안내가 이어지면서 불만은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업데이트 안내..

삼성중공업, 조선 3사 첫 임협 타결…성과급 ‘영업이익 10%’ 연동

삼성중공업 노사가 국내 대형 조선 3사 가운데 처음으로 올해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기본급을 5.2% 인상하고 격려금 700만원을 지급하는 한편, 초과이익성과급(OPI) 재원을 영업이익의 10%에 연동하기로 했다. 23일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에 따르면 이날 실시한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 58.78%가 찬성해 합의안이 가결됐다. 전체 유권자 3880명 가운데 3567명이 투표해 91.93%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찬성은 2097명, 반대는 1467명이었다. 합의안에는 베이스업 4.5%와 정기승급분 0.7%를 합쳐 기본급을 총 5.2%, 월 13만1786원 인상하는 내용이 담겼다. 임금 타결 격려금 200만원과 노사화합 격려금 300만원, 미래 경쟁력 강화 격려금 200만원 등 총 700만원의 격려금도 지급한다. 성과급 산정 방식도 바뀐다. 노사는 기존 경제적부가가치(EVA)의 20%를 기준으로 산정하던 OPI 재원을 영업이익의 10%로 변경하기로 했다. 새 기준은 올해 실적에 적용돼 내년 초 지급되는 성과급부터 반영된다. 정년퇴직자의 계약직 재고용 기간은 기존 1년에서 '1+1년'으로 연장한다. 삼성중공업은 내년 생산직 50명을 신규 채용하고 주택대부금 한도 확대와 장기근속 휴가 연장 등에도 합의했다. 협력사 노동자에게 지급할 성과급은 별도 재원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삼성중공업 노사는 지난 6월 30일 상견례를 시작한 뒤 20차례 넘게 협상을 진행했다. 노동자협의회는 기본급 9.3% 인상과 임금피크제 폐지, 조건 없는 정년 연장, 생산직 신규 채용 등을 요구했다. 회사가 지난 17일 내놓은 첫 제시안은 노동자협의회에서 반려됐고, 21일 열린 교섭도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중단됐다. 노사는 이튿날 협상을 재개해 21차 교섭에서 세 번째 제시안을 토대로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이번 타결로 삼성중공업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보다 먼저 올해 임금협상을 끝냈다. 조선업 호황기의 성과배분을 둘러싼 갈등 속에서 노사가 영업이익과 연동한 성과급 기준에 합의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영업이익의 최소 30%를 재원으로 한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가 기본급 11만원 인상과 격려금 1000만원 및 기본급 200%, 상품권 50만원 등을 제시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한화오션 노사도 기본급 인상 폭과 성과급 지급 기준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성과급 산정 기준을 단체협약에 명문화할 것을 요구하며 부분·전면파업을 벌여왔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수주잔고와 실적이 개선되면서 임금 인상뿐 아니라 성과급 산정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며 “삼성중공업의 영업이익 연동 방식이 다른 조선사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네이버제트 노조 120명 전면 파업…내달 닷새 연속 파업 예고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제트 노동조합이 임금 동결에 반발해 23일 하루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지난 9일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인 지 2주 만이다. 네이버 그룹 출범 이후 계열사 노조가 전면파업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조는 사측이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다음 달 19일부터 닷새 연속 파업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네이버지회(공동성명)에 따르면, 이날 파업에는 네이버제트 조합원의 70%인 120여명이 참여했다. 노조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앞에서 피케팅을 진행하고 유튜브 생중계로 온라인 집회를 열었다. 네이버제트 사무공간에는 경영진의 책임을 촉구하는 피켓과 보라색 풍선도 내걸렸다. 이번 파업의 핵심 쟁점은 임금 인상률이다. 노조는 네이버 본사와 스노우 등 다른 계열사와 같은 수준인 5.3%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경영 상황을 이유로 임금 동결안을 제시했다. 노조는 부분파업 이후 2주 동안 사측이 별다른 답변을 내놓지 않아 전면파업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김창욱 네이버제트 대표의 경영 책임도 문제 삼았다. 김 대표는 네이버제트와 스노우, 크림, 케이크 등 네이버 계열 4개 법인의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이 가운데 네이버제트와 케이크 직원들의 올해 연봉이 동결됐다. 노조는 김 대표가 제페토 사업을 단독 총괄한 이후 전사 타운홀 미팅을 2024년 4월과 지난해 2월 두 차례만 열었다며 경영 상황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고 주장했다. 오세윤 네이버지회장은 이날 온라인 집회에서 “권한은 쥐고 책임은 지지 않는 문화가 네이버에서 반복되고 있다"며 “평소에는 권한을 나누지 않다가 회사가 어려워지면 그 원인과 책임을 구성원에게 돌린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추석 연휴 직후 김 대표와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에게 경영 악화 원인과 임금 동결에 관한 공개 질의서를 보낼 계획이다. 사측이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다음 달 19일부터 닷새 연속 파업에 나설 방침이다. 네이버제트 측은 전면파업과 관련해 “현재 별도로 밝힐 입장이 없다"고 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한가위, 기업을 읽다 ②] 고향에서 시작해 재벌로…창업주들의 첫 사업 따라가보니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에도 고향이 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도, 현대자동차의 자동차 공장도 처음부터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지금은 수십·수백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그룹들의 출발점을 거슬러 올라가면 지방의 상점과 직물공장, 자동차수리업 등 작은 사업과 만난다. 추석을 맞아 창업주들의 고향과 첫 사업을 따라가 보면 한국 재계가 성장한 또 다른 지도가 드러난다. ◇ 의령에서 대구로…삼성은 '상회'에서 출발 삼성 창업주 이병철은 경남 의령에서 태어났다. 그가 1938년 대구에서 세운 삼성상회가 오늘날 삼성그룹 역사의 출발점으로 꼽힌다. 당시 삼성상회는 청과물과 건어물 등을 취급하고 이를 중국 등에 수출하는 무역업을 했다. 이후 제당·섬유 등 제조업으로 사업을 넓혔고 1960년대 후반 전자산업에 진출했다. 오늘날 삼성 하면 반도체와 스마트폰을 먼저 떠올리지만 출발점은 지역 농산물 등을 취급하던 상사였던 것이다. 삼성상회가 1938년 설립됐다는 점은 기업사 연구에서도 확인된다. ◇ 통천 청년 정주영, 서울에서 현대를 만들다 현대의 역사는 이동의 역사에 가깝다. 정주영 창업주는 지금의 북한 지역인 강원도 통천에서 태어나 여러 차례 고향을 떠나 서울로 향했다. 쌀가게 등에서 일한 뒤 자신의 사업을 시작했고 자동차수리업으로 영역을 넓혔다. 광복 이듬해인 1946년 현대자동차공업사를 세우고 1947년 현대토건을 설립하면서 '현대'라는 이름의 기업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건설에서 자동차, 조선으로 이어진 현대의 성장 과정은 창업 초기부터 사업 영역을 끊임없이 바꿔온 과정이기도 했다. ◇ 포목과 화장품, 직물과 화약…첫 사업은 지금과 달랐다 LG 역시 처음부터 전자기업은 아니었다. 구인회 창업주는 경남 지역에서 포목상을 운영했고 1947년 락희화학공업사를 세웠다. 화장품 등 생활용품에서 출발해 1958년 금성사를 설립하면서 전자산업으로 진출했다. 현재 LG화학과 LG전자로 이어지는 두 축이 이때 만들어졌다. SK의 출발에는 직물이 있다. 최종건 창업주는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선경직물 공장을 1953년 인수·복구해 사업을 시작했다. 지금의 반도체·통신·에너지 중심 SK그룹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한화 역시 현재의 방산·조선·우주기업 이미지와 출발점 사이에 변화가 있다. 김종희 창업주는 1952년 한국화약을 설립했고 산업용 화약 국산화를 추진했다. 1957년에는 다이너마이트 국산화에 성공했다. ◇ GS의 고향도 경남…57년 동업 끝에 독립 그룹으로 GS는 조금 다른 경로를 걸었다. GS의 뿌리는 허만정 창업주와 구인회 LG 창업회장이 함께 시작한 구·허 양가의 동업 역사와 맞닿아 있다. 두 집안의 동업은 창업 1세대에서 시작해 3대에 걸쳐 57년간 이어졌다. 이후 2004년 ㈜LG에서 에너지·유통 부문을 분할해 GS홀딩스가 출범했고, 2005년 공정거래위원회의 계열분리 승인을 거쳐 GS가 독립 그룹으로 새 출발했다. 오늘날 GS가 에너지·유통·건설을 주력으로 하는 것도 이 계열분리의 결과다. GS칼텍스와 GS리테일, GS건설 등이 GS에 편입됐고 이후 발전·종합상사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지난해 창립 20주년을 맞은 GS 역시 공식적으로 LG와의 오랜 동업과 분리를 그룹 역사의 출발점으로 설명하고 있다. ◇ 고향보다 기회를 따라 움직였다 창업주들의 경로에는 공통점도 보인다. 고향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지금의 그룹을 그대로 키운 경우보다 사업 기회를 찾아 다른 도시로 이동하고 업종을 바꾼 사례가 많다. 이병철은 의령에서 대구로, 정주영은 통천에서 서울로 움직였다. 첫 사업 역시 현재 그룹의 대표사업과 일치하지 않는다. 상회가 반도체 기업으로, 자동차수리업과 건설업이 세계적인 자동차·조선 산업으로, 포목과 화학제품 사업이 전자·배터리 기업으로, 직물회사가 반도체·통신 그룹으로 변했다. 추석 귀성길을 반대로 따라가 보면 오늘날 한국 재계의 산업지도 뒤에 숨어 있던 또 하나의 이동경로가 나타나는 이유다. 한 경제사 연구자는 “1세대 기업가들에게 고향은 가족·친족과 초기 자본, 신뢰관계가 형성되는 기반이었지만 사업이 커지면서 시장과 자본이 모이는 도시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창업주들의 이동은 개인의 성공담인 동시에 해방과 전쟁, 산업화를 거치며 한국 경제의 중심이 이동한 과정과도 맞물려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첫 사업과 현재 그룹의 주력사업이 크게 다르다는 점도 당시 기업가들이 시장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새로운 업종으로 이동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2480만 고객이 선택한 ‘최고’의 항공사는?

전 세계 2480만 명의 항공 여행객이 직접 꼽은 '올해 최고의 비행' 성적표가 베일을 벗었다. '항공업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항공 서비스 평가 기관 스카이트랙스(Skytrax)의 '2026 세계 항공 대상(World Airline Awards)'에서 글로벌 선도 항공사들이 저마다의 확고한 무기를 바탕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3일 영국 항공 운송 평가사 스카이트랙스는 '2026 월드 에어라인 어워즈(World Airline Awards)'를 열었다고 밝혔다. 1989년 설립된 스카이트랙스는 전 세계 탑승객 대상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우수 항공사를 선정하는 최고 권위의 기관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전 세계 300여 개 글로벌 항공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장 높은 곳에서 빛난 주인공은 싱가포르항공이다.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올해 종합 1위 격인 '세계 최고 항공사(World's Best Airline)' 왕좌에 올랐다. 통산 여섯 번째 수상이라는 금자탑을 쌓으며 글로벌 톱티어 항공사로서의 위상을 재입증했다. 싱가포르항공의 서비스 혁신은 좌석 등급을 가리지 않고 고르게 빛났다. 5년 연속 '아시아 최고 항공사' 타이틀을 방어한 데 이어, '세계 최고 이코노미 클래스' 및 '최고 이코노미 클래스 기내식' 부문까지 석권했다. 여기에 산하 LCC인 스쿠트(Scoot)마저 6년 연속 '세계 최고 장거리 비행 저가 항공사' 자리를 수성하며 싱가포르항공 그룹 전체가 세계 정상에 오르는 겹경사를 누렸다. 고춘퐁 싱가포르항공 최고경영자(CEO)는 “고객의 변함없는 신뢰와 수준 높은 서비스를 유지해 온 임직원들의 헌신 덕분"이라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최상위 VIP 고객을 겨냥한 '프리미엄 서비스' 부문에서는 유럽과 아시아의 오랜 명가, 에어프랑스와 캐세이퍼시픽의 맹활약이 두드러졌다. 올해 글로벌 종합 순위를 세계 7위로 끌어올린 에어프랑스는 일등석 관련 부문을 독식하며 무려 6관왕을 달성했다. 에어프랑스의 자랑인 최상위 객실 '라 프리미에르(La Première)'를 앞세워 △세계 최고 퍼스트 클래스 △퍼스트 클래스 어메니티 △퍼스트 클래스 라운지 다이닝 부문을 휩쓸었다. 프라이버시를 극대화한 스위트룸형 좌석과 뷰티 브랜드 시슬리(Sisley) 협업 어메니티, 미슐랭 스타 셰프의 기내식 등 비행 전반에 '프렌치 럭셔리'를 녹여냈다는 평가다. 에어프랑스는 이를 바탕으로 6년 연속 '서유럽 최고 항공사' 자리도 굳건히 지켜냈다. 오는 24일 창립 80주년을 맞는 홍콩의 자존심 캐세이퍼시픽은 2년 연속 '세계 3대 항공사'에 오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특히 기내 서비스의 핵심인 '세계 최고의 기내 승무원' 상을 거머쥐며 흠잡을 데 없는 세심한 접객 능력을 전 세계에 공인받았다. 더불어 대대적인 리뉴얼을 거쳐 홍콩국제공항에 재개장한 플래그십 라운지 '더 윙(The Wing) 일등석 라운지'가 '세계 최고의 일등석 라운지'로 선정돼 지상에서 공중으로 이어지는 끊김 없는 럭셔리 여정의 정수를 선보였다. 가장 치열한 생존 경쟁이 펼쳐지는 저비용 항공사 부문에서는 에어아시아가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작성했다. 17년 연속 '세계 최고 저비용 항공사' 1위라는 타이틀을 꿰차며 스카이트랙스 역사상 유례없는 이정표를 세웠다. 올해로 운항 25주년을 맞이한 에어아시아는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누구나 부담 없이 비행할 수 있게 하겠다'는 초심을 지켜온 것이 장기 집권의 비결로 꼽힌다. 에드워드 플레이스테드 스카이트랙스 CEO 역시 “경쟁이 극심한 LCC 시장에서의 17연패는 고객에게 고품질의 합리적인 여행을 제공하려는 에어아시아의 흔들림 없는 헌신을 방증한다"고 극찬했다. 대기록 달성과 25주년을 자축하며 에어아시아는 통 큰 글로벌 프로모션에 돌입한다. 오는 27일까지 에어아시아 무브(AirAsia MOVE) 앱과 홈페이지를 통해 인천 출발 직항·간편 환승 전 노선 항공권을 최대 27% 할인 판매한다. 여기에 위탁 수하물과 기내식, 지정 좌석이 포함된 '밸류팩'을 최대 30% 할인하고, 일정 변경 수수료를 1회 면제해 주는 혜택도 더했다. 탑승 가능 기간은 2027년 8월 31일까지로 내년 휴가철 일정까지 계획할 수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한항공, ‘이코노미 좌석’ 세계 1위…에어프레미아는 LCC 부문 첫 10위 진입

국내 대형 항공사(FSC)와 신생 하이브리드 항공사(HSC)가 '항공업계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권위 있는 글로벌 평가 무대에서 나란히 낭보를 전하며 한국 항공산업의 저력을 과시했다. 대한항공은 '세계 10대 항공사' 반열에 오르며 글로벌 탑티어의 입지를 굳혔고 에어프레미아는 장거리 저비용 항공사(LCC) 부문 톱10에 최초로 진입하며 신흥 강자의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23일 영국 항공 운송 평가사 스카이트랙스는 '2026 월드 에어라인 어워즈(World Airline Awards)'를 열었다고 밝혔다. 1989년 설립된 스카이트랙스는 전 세계 탑승객 대상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우수 항공사를 선정하는 최고 권위의 기관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전 세계 300여 개 글로벌 항공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번 시상식에서 가장 눈부신 성과를 거둔 곳은 단연 대한항공이다. 대한항공은 종합 평가 격인 '세계 최고 항공사(World's Best Airline 2026)' 부문 10위에 등극하며 글로벌 리딩 항공사의 품격을 증명했다. 총 14개 세부 부문에서 상위 15위권 내에 포진하는 전천후 서비스 경쟁력을 공인받았다. '최고 이코노미 클래스 좌석' 부문에서는 전년(3위) 대비 두 계단 뛰어오른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밖에도 아시아 최고 항공사(6위), 세계 최고 가족 친화적 항공사(7위), 세계 최고 청결한 항공사(10위) 등에 이름을 올렸다.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7위)과 일등석 라운지(8위) 등 전 좌석 클래스를 아우르며 고른 호평을 이끌어냈다. 올해 4월 6년 연속 '5성 항공사' 획득과 독일 함부르크 'WTCE 2026' 기내 서비스 13관왕 달성에 이은 겹경사다. 국내 유일의 중장거리 전문 하이브리드 항공사인 에어프레미아의 선전도 세계 항공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에어프레미아는 스카이트랙스 평가 무대에 처음으로 입성함과 동시에 '세계 최고 장거리 LCC' 부문 10위에 랭크되는 저력을 과시했다. 대형기인 보잉 787-9 드림라이너를 앞세워 미주 5개 노선 등 장거리 네트워크를 뚫고, 넓은 좌석 간격과 전 좌석 기내 엔터테인먼트(IFE) 등 승객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에 집중한 '합리적 프리미엄' 전략이 글로벌 여객 시장에서 통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번 시상식에서는 한국 항공사의 세심한 인적 서비스가 글로벌 스탠더드로 확고히 자리 잡았음이 증명됐다. '대한민국 최고 승무원(Best Cabin Crew in South Korea)' 부문에서 대한항공이 지난해에 이어 1위를 굳건히 수성한 가운데, 에어프레미아가 2위로 그 뒤를 이으며 나란히 순위표 상단을 장식했다. 장시간 비행 속에서도 탑승객의 상황을 한발 앞서 살피고 배려하는 밀착 응대가 높은 고객 만족도로 직결됐다는 평가다. 양사는 이번 수상을 동력 삼아 서비스 혁신에 더욱 고삐를 죈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고객 경험 향상을 위해 기내 서비스 전반에 걸쳐 지속적인 리뉴얼과 품질 개선을 이어온 결과"라며 “앞으로도 기대를 뛰어넘는 여행 경험을 선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에어프레미아 측 역시 “세계적인 시상식에 처음 선정돼 의미가 남다르다"며 “모든 임직원이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한층 차원 높은 비행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서비스 고도화에 나서겠다"고 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에어로-KAI, KF-21 공대공 유도탄 국산화한다

한국형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에 탑재될 핵심 무장인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LRAAM)'의 완전한 국산화를 위해 대한민국 방위산업을 이끄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전방위적 협력 전선을 구축했다. 두 회사는 무기 체계의 개발 단계부터 전투기 플랫폼 체계 통합까지 빈틈없는 공조를 이뤄 향후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국산 전투기와 무장을 통째로 결합한 '패키지 수출' 경쟁력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AI와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체계 개발 사업 성공을 위한 상호 협력 양해 각서(MOU)'를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독자 개발될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을 KF-21에 안정적으로 통합하고 전력화를 차질 없이 지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양사는 앞서 올해 2월 서울에서 '미래 핵심 사업 공동 협력 MOU'를 맺은 데 이어 같은 달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방산 전시회(WDS)에서도 '항공 무장 사업 협력 MOU'를 잇달아 체결하며 밀월 관계를 다져왔다. 지난 6월 체계 개발이 성료된 KF-21 사업에서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항공 엔진·비행 조종 제어 장치·착륙 장치)와 한화시스템(AESA 레이다·표적 추적 장비·임무 컴퓨터)이 핵심 구성품을 담당하며 KAI와 호흡을 맞춰왔다. 두 회사의 결속은 이달 본격화된 대형 국책 프로젝트 수주전과 직결돼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앞서 지난 7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주관하는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 체계 개발 사업'에 제안서를 최종 제출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정부 투자 방식으로 추진되는 이 사업은 ADD 주관하에 체계 완성품·추진 기관·탐색기 등 핵심 시제를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오는 12월 착수해 2033년 12월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수주전에 나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내세우는 최대 무기는 독보적인 '추진 기관 기술력'이다.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이 공중에서 장시간 초음속 비행 속도를 유지하며 적기를 타격하기 위해서는 공기 중 산소를 활용해 연료를 연소시키는 '고체 덕티드 램제트(Ducted Ramjet)' 엔진 기술이 필수적이다. 한화는 이 분야와 유도탄 체계 구성품 연구에만 20여 년을 매진해 왔다. 실제로 2021년 이후 정부가 발주한 해당 기술 관련 선행 연구 6개 과제 중 초음속 공대공 유도탄·초음속 순항 표적기 등 5개를 따내 압도적인 기술 우위를 입증했다. 특히 40년 이상 고체 추진 기관 분야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유도탄 추진제의 원료 합성부터 주요 부품 제조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완결형 인프라를 갖춘 곳은 국내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일하다. 무기 제조 외 체계 통합 역량도 탁월하다는 평가다. 과거 ADD와 장거리 지대공 유도 무기(L-SAM)의 추진 기관·위치 자세 제어 장치를 공동 개발하고 고체 지대지 미사일 체계를 다뤄보는 등 지상과 방공을 아우르는 풍부한 체계 통합 경험을 쌓아왔다. 전투기와 유도탄을 오차 없이 안정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ADD와 선제적으로 공동 개발 중인 '전투기-유도탄 간 연동 설계 기술' 역시 내년 상반기 확보를 앞두고 있다. 방산업계는 이번 사업을 기점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기존 지대지·지대공 유도 무기 중심이던 포트폴리오를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항공 무장' 영역까지 전면 확장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나아가 KAI의 탄탄한 글로벌 항공기 수출 네트워크에 한화가 K-9 자주포·다연장로켓 천무 등을 통해 다져놓은 방산망이 결합할 경우 소위 '턴키(Turn-key·일괄 수주)' 방식의 패키지 수출이 가능해져 K-방산의 부가 가치가 수직 상승할 것이란 관측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당사는 대한민국 고체 추진 유도탄 개발과 생산을 대표하는 업체로서 원료부터 부품까지 전 과정을 독자 수행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기업"이라며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국산 전투기의 핵심 타격력인 장거리 공대공 유도탄을 성공적으로 국산화하고, 업체 간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항공무장을 완성하여 대한민국 안보와 수출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울며 겨자먹기로 낸 ‘중고차 성능보험료’…알고보니 44%가 사업비

중고차 구매자의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도입된 '자동차성능·상태점검 책임보험'(성능보험)이 시행 7년째를 맞았지만, 보험료 대비 실제 보험금 지급 비중과 사업비 구조를 둘러싼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최근 1년간 소비자가 낸 영업보험료 가운데 실제 보험금으로 지급된 비중은 절반 남짓에 그쳤고, 누적 보험금 청구 5건 가운데 1건 이상은 지급에서 제외됐다. 이를 두고 23일 업계에서는 보험대리점을 통한 판매 구조와 높은 사업비 등이 소비자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험개발원과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6월 성능보험 제도가 도입된 이후 2025년 말까지 누적 보험금 청구 건수는 27만2338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지급 제외 건수는 6만940건으로 전체의 22.4%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도 보험금 청구 5만2574건 가운데 1만1463건이 지급 제외됐다. 지급 제외 비율은 21.8%로, 보험금을 청구한 5건 중 1건꼴로 실제 지급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지급 제외 사유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 '보증항목 미대상'으로, 2019년부터 2025년까지 누적 기준 보증항목 미대상으로 지급이 제외된 건수는 3만5705건이다. 성능보험은 중고차의 성능·상태점검기록부에 적힌 차량 상태와 실제 차량 상태가 다를 경우 소비자의 수리비 부담을 덜기 위해 도입됐다. 예를 들어 성능점검기록부에 특정 부위에 누유가 없는 것으로 기재됐지만 실제 차량에서 누유가 확인되는 경우 보증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차량에서 발생하는 모든 고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며, 보험에서 정한 보증항목과 보장기간 등에 따라 지급 여부가 결정된다. 보험료 대비 실제 보험금 지급 수준도 50%대에 머물렀다. 2024년 3월부터 2025년 2월까지 성능보험의 영업보험료 대비 지급보험금 비중은 54.8%였으며, 2025년 3월부터 2026년 2월까지는 56.7%였다. 영업보험료에서 지급보험금을 제외한 비중은 각각 45.2%, 43.3%다. 다만 이 비중을 보험사의 순수익으로 볼 수는 없다. 보험료에는 보험금 지급에 앞서 보험계약 모집과 관리, 사고 접수·보상 등 보험 운영에 들어가는 사업비가 포함된다. 실제 성능보험의 영업보험료에서 사업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크게 높아졌다. 2025년 3월부터 2026년 2월까지 성능보험 사업비율은 44.3%로, 일반 자동차보험의 약 16%보다 2.7배 높았다. 성능보험 사업비율은 2019년 10.0%에서 2020년 13.0%, 2021년 16.1%, 2022년 26.8%, 2023년 34.9%, 2024년 39.6%로 꾸준히 상승했다. 보험료 시장도 함께 커졌다. 성능보험 영업보험료는 2019년 약 189억9000만원에서 2025년 약 790억9000만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중고차 거래 과정에서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보험인 만큼 가입 규모가 확대되면서 보험료 시장도 커졌지만, 보험료에서 사업비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같은 기간 10.0%에서 44.3%까지 높아졌다. 사업비가 높은 배경에는 성능보험의 판매 구조가 있다. 일반 자동차보험은 다이렉트 채널을 통해 소비자가 보험사와 직접 계약하는 방식이 자리 잡았지만, 성능보험은 대부분 보험대리점을 통해 계약이 이뤄진다. 보험대리점 수수료와 모집 관련 비용 등이 사업비에 포함되는 구조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성능보험의 사업비가 높은 배경과 관련해 일반 자동차보험은 2025년 기준 대면 판매 비중이 46% 수준인 반면 성능보험은 대부분 대면 방식으로 판매되고 있어 사업비가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사업비 구조가 소비자의 보험료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성능보험은 소비자가 선택해 가입하는 상품이 아니라 중고차 거래 과정에서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보험인 만큼, 판매수수료와 모집·운영 비용 등이 높아질수록 보험료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실제 보험금 지급으로 이어지지 않은 청구도 5건 중 1건을 넘어, 의무적으로 보험료를 부담하는 소비자가 실제 보장받는 범위와 비용 사이의 간극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부승찬 의원은 “중고차 소비자를 보호하겠다면 만든 의무보험 제도가 과도한 사업비와 고수수료 구조로 인해 보험사와 성능점검업계의 배만 불리고, 모든 경제적 부담과 피해는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며 “보험 물량을 둘러싼 고수수료 경쟁 유인을 근본적으로 차단하여 왜곡된 중고차 시장 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AI폰 성능 가르는 ‘숨은 부품’…삼성 LPDDR6, 퀄컴 문턱 넘었다

삼성전자의 차세대 저전력 메모리 LPDDR6가 퀄컴 테크놀로지스의 신규 스냅드래곤 플랫폼에서 업계 최초로 검증받았다. 온디바이스 AI가 멀티모달·에이전트 형태로 고도화하며 메모리에 요구되는 대역폭과 전력 효율 수준이 크게 높아진 데 따른 대응이다. 삼성전자는 16GB LPDDR6를 퀄컴 테크놀로지스의 '스냅드래곤 8 엘리트 익스트림 Gen 6'에서 최대 10.7Gbps의 I/O 속도로 검증하는 데 업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LPDDR은 그동안 모바일 기기를 중심으로 쓰여온 저전력 메모리다. 최근에는 일부 연산 기능을 메모리에 직접 통합한 LPDDR-PIM, 서버용 모듈인 SOCAMM2 등으로 응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LPDDR의 주 무대인 모바일 환경에서도 변화가 빠르다. 온디바이스 AI가 텍스트·이미지·음성을 한꺼번에 이해하고, 사용자 상황에 맞춰 스스로 다음 작업까지 이어가는 방향으로 발전하면서, 메모리도 더 빠르고 전력을 덜 쓰면서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런 요구를 뒷받침하는 것이 성능 수치다. LPDDR6는 향상된 핀당 I/O 속도와 확장된 I/O 아키텍처를 바탕으로 최대 114GB/s의 메모리 대역폭을 낸다. LLM 추론 과정에서 모델 가중치와 KV Cache 데이터를 반복적으로 불러와야 하는 만큼, 이 같은 대역폭은 메모리와 프로세서 사이의 데이터 병목을 줄이는 데 직결된다. 전력 측면에서는 연산 부하에 따라 동작 전압·주파수를 조절하는 DVFS(Dynamic Voltage and Frequency Scaling)와 저부하 구간의 소모 전력을 줄이는 DEM(Dynamic Efficiency Mode)을 적용해, 전작인 LPDDR5X 대비 전력 효율을 최대 21% 높였다. 메모리 행(Row)의 반복 활성화로 인한 데이터 간섭을 관리하는 PRAC(Per-Row Activation Counting) 기술도 더해, 장시간 구동되는 온디바이스 AI 에이전트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동작을 뒷받침하도록 설계했다. 그 배경에는 오랜 기간 쌓아온 양사의 기술 협력이 있다. 삼성전자와 퀄컴 테크놀로지스는 초기 제품 개발 단계부터 긴밀한 기술 협력을 이어왔고, 이번 검증으로 LPDDR6가 차세대 모바일 플랫폼의 요구 수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양사는 고도화되는 온디바이스 AI 환경에 차세대 메모리 기술을 빠르게 접목하기 위한 협력을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양사 협력의 세부 내용은 오는 '스냅드래곤 서밋 2026'에서 추가로 공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팀 최장석 상무는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LPDDR6를 개발한 데 이어 샘플 공급과 퀄컴 테크놀로지스의 차세대 플랫폼에서 품질 검증까지 성공적으로 완료하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를 통해 LPDDR6의 기술 경쟁력과 제품 완성도를 다시 한번 입증한 만큼, 향후 고객과 시장의 상용화 일정에 맞춰 고성능·저전력 메모리 솔루션을 적기에 제공하고 차세대 AI 디바이스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퀄컴 테크놀로지스의 살만 사이드(Salman Saeed) 부사장은 “스냅드래곤 8 엘리트 익스트림 Gen 6에서 삼성 LPDDR6 검증을 성공적으로 완료한 것은 차세대 모바일 기술 발전을 위한 양사의 긴밀한 협력을 보여주는 성과"라며 “LPDDR6는 고도화되는 온디바이스 AI 경험에 필요한 대역폭과 전력 효율을 제공한다. 이번 업계 최초 검증을 계기로 모바일 생태계 전반의 혁신을 함께 이어가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기술이 바뀌어도 본질은 고객 경험” AI 시대 생존법

“AI는 진짜 돈을 벌어다 주는가?" 오늘날 수많은 기업이 같은 의문을 가지고 AI를 실험하고 있다. 하지만 진짜 '매출'을 만들어내는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김태훈 미니쉬테크놀로지 총괄 부사장이 최근 펴낸 신간『AI 시대 고객이 진짜 얻고 싶은 것 : 선택이 쉬워지고 예측이 가능하며 불안이 줄어드는 경험』(좋은습관연구소)은 이들 기업이 가진 물음표를 느낌표로 전환시킬 수 있는 실전 플레이북이다. 김 부사장은 26년간 기술이 매출로 바뀌는 순간을 회의실이 아닌 현장에서 리딩했다. 다음(Daum) 신사업 TF, SK텔레콤, LG경영연구원, LG유플러스 광고커머스사업단장(상무)을 지냈다. 저자는 말한다. “고객은 화면에 붙은 'AI' 배지를 보고 돈을 내지 않는다"고. 많은 기업이 앞다투어 AI를 도입해 새로운 기능을 선보이고 있지만 정작 고객의 지갑을 여는 이유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기술이 가져다주는 변화'라는 뜻이다. 고객은 AI에게 기술의 정교함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자신이 가진 문제를 쉽고 확실하게 해결해 주기를 바란다. AI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고객의 경험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야 하는 이유다. 예를 들어 월마트는 고객이 상품을 찾고 구매하고 받기까지의 마찰을 최소화했다. 나이키는 수요 예측과 상품의 기획, 배치의 오차를 줄였다. AI를 사용해 고객의 경험을 혁신적으로 개선했지만 고객은 구매 전 과정에서 AI를 보지도 느끼지도 못한다. 저자는 '90일 플레이북'을 제안한다. 전사적 AI 구축 같은 화려한 데모나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기보다 조직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 하나를 지정해 90일 안에 변화를 만들어 보라는 조언이다. “90일의 루프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작게 정의하고, 정직하게 실험하고, 숫자로 결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나의 프로젝트 이후 그 다음 과제로 90일 루프를 다시 돌리는 순간, AI 전환(AX)은 일회성 프로젝트가 아니라 회사의 운영 체계가 된다"(p189)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더 좋은 AI 모델을 도입하는 기술 경쟁이 아니다. 고객이 진짜 얻고 싶은 경험을 제공하고 기업의 일하는 습관을 바꾸라고 조언한다. 아울러, 단편적인 기술 활용법이나 성공 사례를 소개하는 데 머물지 않고 기업이 AI를 실제 사업에 적용하기 위해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구체적인 실행 과제를 제시한다. “AI는 목적이 아니다. 성과를 만드는 수단이다. AX는 프로젝트가 아니다. 일하는 방식이다"(p.259) AI를 도입하고도 무엇이 달라졌는지 설명하기 어려운 기획자와 마케터, 투자 대비 성과를 고민하는 경영진에게 이 책은 가장 믿을 만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오유신 기자 news@ekn.kr

[한가위, 기업을 읽다 ①] 원래 줄 돈인데 왜 ‘상생’일까…명절마다 수조원 먼저 주는 대기업

추석을 맞아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일제히 돈을 풀고 있다. 규모만 10조원에 육박한다. 엄밀히 말하면 기업들이 협력사에 새로 지원하는 돈은 아니다. 제품과 부품을 납품받고 어차피 지급해야 할 대금을 평소보다 며칠 먼저 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명절마다 '상생경영'의 대표 사례로 납품대금 조기지급이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23일 한국경제인협회와 한경협중소기업협력센터에 따르면 삼성·SK·현대자동차·LG·한화·롯데·포스코·HD현대 등 조사에 응한 20개 그룹이 올해 추석을 앞두고 조기 지급하는 하도급·납품대금은 총 9조6000억원이다. 일부 기업은 정상 지급일보다 최대 23일 먼저 돈을 지급한다. ◇ 현대차 2.3조·삼성 1.3조…왜 명절 전에 주나 규모가 가장 큰 곳 가운데 하나는 현대차그룹이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건설·현대제철·현대글로비스 등 주요 계열사가 6000여개 협력사에 2조2562억원을 최대 23일 앞당겨 지급한다. 삼성에서는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디스플레이 등 13개 관계사가 1조3000억원을 조기 지급한다. 지난해 추석보다 약 1100억원 늘었다. 롯데는 27개 계열사가 1만2000여개 파트너사에 9495억원을 평균 8일 앞당겨 지급하고 LG그룹 8개 계열사는 6000억원을 최대 13일 먼저 지급한다. 포스코그룹도 4368억원을 최대 13일 앞당긴다. 명절에는 중소 협력사의 현금 수요가 평소보다 커진다. 직원 상여금과 임금뿐 아니라 원자재 대금 등 각종 결제가 연휴를 전후해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이 지급일을 며칠 앞당기는 것만으로도 협력사 입장에서는 단기 운전자금을 확보하는 효과가 있다. ◇'원래 줄 돈' 넘어서는 상생은 조기지급만 놓고 보면 한계도 분명하다. 새로운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지급시점을 앞당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지원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SK·LG·롯데·포스코·HD현대·GS·KT·두산·현대백화점 등은 상생결제와 동반성장펀드, 상생협력자금 등을 병행하고 있다. LG의 경우 7개 계열사가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동반성장펀드 및 직접대출 등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삼성은 지역 농가와 중소기업 제품을 판매하는 명절 장터를 운영하고 포스코는 전통시장 선결제에 나선다. 한화는 지역 농식품 중소기업 판로지원과 지역 어르신 AI 교육까지 지원 범위를 넓혔다. 남은 문제는 대기업과 직접 거래하지 않는 2·3차 협력사다. 현대차그룹 등은 1차 협력사에도 2·3차 협력사 대금을 일찍 지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실제 상생 효과를 평가하려면 9조6000억원이라는 총액뿐 아니라 돈이 공급망 아래까지 얼마나 빨리 흘러가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경협 중소기업협력센터 관계자는 “올해 기업들의 지원이 단순한 물품 제공에서 금융·복지·판로·디지털 역량 강화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명절에는 임금과 상여금, 원자재 대금 등 자금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는 만큼 납품대금을 며칠 먼저 받는 것만으로도 중소 협력사의 자금 운용에 도움이 된다"며 “앞으로는 이런 효과가 1차 협력사뿐 아니라 2·3차 협력사까지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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