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美 리튬 ‘10년치’ 찜했다…8만t 장기 확보

LG엔솔, 美 리튬 ‘10년치’ 찜했다…8만t 장기 확보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산 탄산리튬을 장기간 확보했다. 미국이 배터리 공급망에서 해외우려기관(FEOC)의 영향력을 제한하는 상황에서 배터리 생산시설뿐 아니라 핵심 원재료 조달 단계에서도 북미 공급망을 넓히는 모습이다. 1일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리튬 개발업체 스맥오버 리튬과 탄산리튬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스맥오버 리튬은 스탠다드 리튬과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기업 에퀴놀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계약 물량은 총 8만톤(t)이다. 스맥오버 리튬이 양산을 시작하는 2029년부터 10년간 공급받는다. 연간 약 8000t 규모로,..

LS전선, ‘초전도’ 앞세워 AIDC 전력인프라 공략 박차

LS전선이 유관 기업과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자사 초전도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인프라 시장 공략에 나선다. LS전선은 그래픽처리장치(GPU)·전력설비·냉각·건축·사업개발 분야 5개사가 참여하는 'AI 팩토리 프론티어(AFF)컨소시엄'과 공동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AFF는 각 업체의 AIDC 솔루션을 연계해 사업자에게 통합 솔루션을 제안하는 협력체다. 내외종합건축사사무소, 에즈웰에이아이, 엔필드피앤디, 우진기전, 일진이앤에스 등이 참여한다. LS전선은 AFF와 함께 프로젝트 초기부터 고객의 전력 수요와 부지 여건을 검토하고 사업 기회 발굴에 나설 계획이다. 외부 전력망과 내부 배전·통신망을 아우르는 전력 인프라 솔루션도 함께 제안한다. 외부망에는 초전도 시스템을, 내부에는 버스덕트와 광케이블 등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특히 외부망에 적용되는 초전도 시스템은 AIDC 전력 인프라의 핵심 차별화 기술로, LS전선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기술이다. 23킬로볼트(kV)급 중전압(MV)만으로도 154kV급 고전압(HV) 수준의 전력을 보낼 수 있어 기존 변전소 활용이 가능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이번 AFF 참여사들은 분야별 전문 역량을 바탕으로 AIDC 구축을 지원한다. 내외종합건축사사무소는 건축 설계를, 에즈웰에이아이는 GPU와 AI 인프라 플랫폼을, 우진기전은 전력설비 구축을 담당한다. 엔필드피앤디는 사업 개발,일진이앤에스는 냉각·재생에너지 설비를 맡는다. LS전선 관계자는 “AIDC의 급성장으로 대용량 전력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초전도 기술을 앞세워 AIDC 전력 인프라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HD현대, ‘대홍수’ 네팔에 구호물자 긴급 지원

HD현대가 대홍수 피해를 입은 네팔에서 구호를 위한 긴급 지원에 나선다. HD현대는 대홍수 피해를 겪고 있는 네팔 중북부 바그마티주 지역의 구호를 위해 중형 굴착기 20대와 담요, 식기, 위생용품, 방수포 등 구호물품을 지원한다고 1일 밝혔다. HD현대 관계자는 “큰 피해를 입으신 네팔 국민들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이번 지원이 피해 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하루빨리 평온한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HD현대는 지난 2023년 튀르키예 지진을 비롯해 에콰도르 지진, 필리핀 태풍, 브라질 홍수 등 대규모 자연재해 피해지역에 장비 및 인력지원, 성금 전달 등 꾸준한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LG엔솔, 美 리튬 ‘10년치’ 찜했다…8만t 장기 확보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산 탄산리튬을 장기간 확보했다. 미국이 배터리 공급망에서 해외우려기관(FEOC)의 영향력을 제한하는 상황에서 배터리 생산시설뿐 아니라 핵심 원재료 조달 단계에서도 북미 공급망을 넓히는 모습이다. 1일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리튬 개발업체 스맥오버 리튬과 탄산리튬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스맥오버 리튬은 스탠다드 리튬과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기업 에퀴놀이 설립한 합작법인이다. 계약 물량은 총 8만톤(t)이다. 스맥오버 리튬이 양산을 시작하는 2029년부터 10년간 공급받는다. 연간 약 8000t 규모로, 한 번 충전해 500㎞ 이상 주행할 수 있는 고성능 전기차 약 18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물량이다. 미국 정부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전기차 세액공제 요건을 통해 배터리 공급망의 특정 해외 의존도를 제한해왔다. 미국 국세청 규정상 2025년부터는 해외우려기관이 추출·가공·재활용한 핵심광물을 사용한 배터리가 관련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워지는 구조다. 이번에 공급받는 리튬은 미국 아칸소주에서 생산된다. 스맥오버 리튬은 '남서부 아칸소 프로젝트'에 직접리튬추출(DLE) 기술을 적용해 탄산리튬을 생산할 예정이다. 탄산리튬은 LFP와 삼원계 배터리에 사용되는 핵심 원재료다. 특히 북미 전력 수요 증가와 함께 ESS 시장이 커지면서 LFP 배터리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계약을 통해 미국 현지에서 생산된 원재료를 장기간 확보하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북미에서 8개 생산시설을 구축·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산 리튬 조달망을 추가하면서 원재료 확보부터 배터리 생산까지 이어지는 현지 공급 체계를 갖추게 됐다. 리튬 공급처도 여러 지역으로 넓혀왔다. 칠레 SQM과는 수산화·탄산리튬 10만t 규모 장기 공급계약을 맺었고, 호주 라이온타운으로부터는 175만t 규모 리튬 정광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강열 LG에너지솔루션 구매센터장 전무는 “스맥오버 리튬과의 이번 파트너십은 북미 전략 시장에서 친환경적으로 생산된 핵심 광물을 확보해 공급망 안정성을 고도화한 의미있는 성과"라며 “미국 현지 생산과 원재료 조달을 통해 한층 경쟁력 있고 지속가능한 제품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현대차·기아 임단협 마무리…파업 불씨는 조선·반도체로

10년 만의 전면파업까지 벌였던 현대자동차 노사가 조합원 투표를 끝으로 올해 임금협상을 마무리했다. 기아에 이어 현대차도 최종 타결되면서 완성차업계의 생산 불확실성은 낮아졌다. 다만 부품 계열사의 갈등이 남아 있는 데다 조선·반도체 업종에서는 성과배분을 둘러싼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가 전날 실시한 임금협상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 투표자 3만1166명 가운데 1만9183명인 61.55%가 찬성했다. 전체 조합원 3만9638명 중 78.63%가 투표에 참여했다. 합의안에는 월 기본급 10만원 인상과 성과금 400%+1270만원, 자사주 15주, 복지포인트 50만원 지급 등이 담겼다. 하계휴가비는 20만원 인상한다. 노사는 기술직 500명을 2027년 하반기부터 2028년까지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법정 정년이 연장되면 임금피크제 적용 기간을 추가로 확대하지 않고 시행하는 방안과 회사가 노조 활동과 관련해 제기한 손해배상·가압류를 해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교섭 과정에서 총 60시간의 파업을 벌였다. 지난달 21일에는 2016년 이후 10년 만에 8시간 전면파업을 단행했다. 이후 노사가 1박 2일간 교섭한 끝에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면서 추가 파업은 중단됐다. 앞서 기아 노조도 지난달 28일 잠정합의안을 가결했다. 전체 조합원 2만4710명 중 2만2479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임금안은 64.1%, 단체협약안은 63.1%의 찬성을 얻었다. 기아는 6년 연속 실제 파업 없이 교섭을 마쳤다. 현대차와 기아의 협상이 모두 끝나면서 현대차그룹 완성차 양사의 직접적인 생산 차질 우려는 한층 낮아졌다. 그러나 그룹 전체의 노사 리스크가 해소된 것은 아니다. 현대모비스 생산 자회사인 모트라스 노조는 또 다른 생산 자회사 유니투스와의 공동교섭, 고정급 인상과 고용안정 등을 요구하며 부분파업을 벌였다. 모트라스가 공급하는 자동차 모듈이 끊기면 적시생산방식으로 운영되는 현대차·기아 공장도 즉각 영향을 받는 만큼 부품 계열사의 교섭 결과가 생산 정상화의 변수로 남았다. 조선업계에서는 HD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을 예고했다. 노조는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재적 조합원 과반의 찬성을 확보한 뒤 오는 2일부터 단계별 부분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첫날에는 집행간부와 대의원이 7시간 파업하고, 15일에는 전체 조합원이 4시간 파업할 계획이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상여금 100% 인상, 영업이익의 최소 30%를 재원으로 활용하는 성과급 제도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사는 파업 전날인 1일 제18차 본교섭을 열 예정이어서 회사의 임금·성과급 제시 여부가 파업 실행을 가를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반도체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노조별 표결 결과가 엇갈렸다. 기술사무직 노조는 임금 6.3% 인상과 초과이익분배금(PS) 지급체계 개편 등을 담은 합의안을 찬성률 66%로 가결했다. 반면 생산직 중심의 전임직 노조에서는 찬성 7510표, 반대 7535표로 잠정합의안이 25표 차로 부결됐다. 회사는 기술사무직 노조와는 합의 절차를 진행할 수 있지만 전임직 노조와는 다시 협상해야 한다. 전임직 노조가 부결 원인을 공식 발표하지 않은 만큼 이를 PS의 주식 지급 방식에 대한 반대만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삼성전자도 지난 5월 총파업 직전 임금협상을 타결했지만 보상 갈등은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에 특별경영성과급이 신설되자 DX부문 중심의 동행노조는 부문 간 보상 격차에 반발해 지난달 21일 서울 서초사옥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동행노조는 DX 직원 1인당 자사주 1000주 지급과 전사 공통 성과급 재원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다만 쟁의권을 바탕으로 한 파업이 아니라 휴무제도를 활용한 자발적 집회였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완성차 양사의 협상은 마무리됐지만 올해 주요 기업의 임단협을 관통하는 성과배분 갈등은 이어지고 있다. 조선업의 실적 개선과 반도체 호황을 임금·성과급에 얼마나 반영할지를 둘러싼 노사의 입장 차가 하반기 산업계 노사관계의 핵심 변수로 남을 전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현대차 노사, 117일 만에 임협 최종 타결…완성차 5사 임단협 마무리

현대자동차 노사가 임금협상(임협)을 최종 타결했다. 지난 5월 6일 상견례 이후 117일 만이다. 1일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에 따르면 전날 조합원 3만96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 투표율 78.63%(3만1166명 참여) 가운데 찬성 61.55%(1만9183명), 반대 38.23%(1만1914명)로 가결됐다. 이번 임협은 2016년 이후 10년 만의 전면파업까지 거치며 순탄치 않았다. 지난달 18일 41일 만에 교섭을 재개했지만 곧바로 결렬됐고, 노조는 부분파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다 8월 21일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전면파업을 단행했다. 이후 노사가 다시 테이블에 앉으면서 지난달 25일 잠정합의를 이끌어냈다. 합의 내용은 기본급 10만원 인상, 지난해 경영성과급 400%+1270만원 지급, 자사주 15주, 복지포인트 50만원 등이다. 여기에 2027~2028년 기술직 신규 채용 500명 합의도 포함됐다. 현대차 타결로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임단협 시즌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기아는 지난달 28일 조합원 투표로 가결돼 31일 조인식을 가졌으며, 2021년 이후 6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어갔다. 한국GM과 KG모빌리티는 지난달 이미 임단협을 마쳤고, 르노코리아도 26일 사원총회를 통과해 기본급 5만1000원 인상에 합의했다. 완성차 업계는 올여름 격렬했던 하투(夏鬪)를 뒤로하고 하반기 신차 출시와 수익 방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SDGs 시계가 늦어지고 있다…지속가능발전委 기능·권한 실질화할 때 [이창언의 지속가능성 나침반]

2030년까지 남은 시간은 이제 4년 남짓이다. 그러나 세계는 목표 지점에서 한참 뒤처져 있다.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 보고서 2026'에 따르면 추세를 평가할 수 있는 139개 세부목표 가운데 목표 달성 궤도에 있는 것은 15%, 중간 수준의 진전을 보이는 것은 21%에 그친다. 49%는 진전이 미미하거나 정체돼 있고, 15%는 2015년 기준선보다 후퇴했다. 식수와 전기, 보건, 디지털 접근의 확대는 분명한 성과다. 문제는 성과가 없다는 데 있지 않다. 변화의 속도가 위기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데 있다. 유엔은 분쟁 확대, 기후변화, 세계경제 둔화, 개발도상국의 부채 부담과 공적개발원조 감소를 주요 역풍으로 꼽는다. 그러나 외부 요인만으로 지금의 지체를 설명할 수는 없다. 국가 내부에서 장기목표가 부처별 사업으로 쪼개지고, 전략과 예산이 따로 움직이며, 평가가 보고서 발간으로 끝난다면 SDGs는 국정운영의 중심에 설 수 없다. 계획은 있는데 실행으로 이어지지 않는 보고와 이행의 탈동조화(decoupling)가 발생하는 것이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2016년 첫 자발적 국가검토(VNR)를 제출한 이후 두 번째 보고서를 2027년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다시 준비하고 있다. SDSN의 '지속가능발전보고서 2026'에서 한국은 169개국 가운데 34위, 78.4점을 기록했다. 결코 낮은 성적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의 경제 규모와 행정역량을 생각하면 이 정도에 안주할 단계도 아니다. VNR 역시 국제사회에 성과를 알리는 홍보물이 아니라, 우리가 어디에서 뒤처지고 있는지를 스스로 확인하고 정책을 바로잡는 국가적 검토 과정이어야 한다. ◇ 국가지속가능발전위원회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SDGs를 접는 일이 아니라 다시 국정운영의 좌표로 세우는 일이다. 백척간두(百尺竿頭)에 선 지금, 국가지속가능발전위원회의 역할을 다시 주목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행 '지속가능발전 기본법'은 국가위원회에 결코 가벼운 역할을 맡기고 있지 않다. 국가기본전략을 심의하고 중앙추진계획을 협의·조정하며,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국가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한다. 주요 법령과 중·장기 행정계획을 지속가능성의 관점에서 검토하고 정책의견을 제시하며 국가보고서를 작성하는 것도 중요한 기능이다. 다시 말해 국가의 장기 방향을 살피고, 부처 간 충돌을 조정하며, 이행을 평가하고 그 결과를 다시 정책으로 돌려보내는 것이 국가위원회의 본래 역할이다. 문제는 권한이 법에 적혀 있는 것과 실제로 작동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점이다. 먼저 정책조정 기능이 실질화되어야 한다. 탄소감축과 산업경쟁력, 지역개발과 생태보전, 재정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포용처럼 어느 한 부처의 논리만으로 풀기 어려운 문제를 지속가능성이라는 공통 기준 위에서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 국가위원회가 단순히 여러 부처의 정책을 모아 보는 곳이 아니라 정책 간 충돌과 사각지대를 드러내는 범정부 조정의 장이 되어야 한다. 평가도 달라져야 한다. 평가 결과가 다음 계획과 사업에 반영되지 않는다면 평가는 행정절차에 머문다. 주요 정책과 재정사업이 어떤 지속가능발전목표에 기여하고 다른 목표에는 어떤 부담을 주는지 예산 편성 과정에서 함께 살펴보는 지속가능성 예산 연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위원회가 예산권을 행사하자는 것이 아니다. 예산을 결정할 때 지속가능성이라는 기준이 실제 판단자료로 들어가게 하자는 것이다. 평가와 재정 사이의 끊어진 고리를 잇는 일이다. 또 하나는 소통의 혁신이다. 지속가능발전은 정부가 계획을 만든 뒤 시민사회와 지방정부에 설명하는 방식만으로는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 의제를 설정하고 전략을 만들며 이행을 점검하는 과정에 지방정부, 시민사회, 기업, 전문가가 지속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일방적인 의견수렴에서 벗어나 숙의–반영–설명으로 이어지는 소통의 순환을 만들어야 한다. 무엇이 반영됐고 무엇이 반영되지 않았는지, 그 이유까지 다시 설명할 때 정책에 대한 신뢰가 생긴다. 지역의 자발적 지역검토(VLR)에서 확인된 성과와 과제도 국가 VNR과 연결되어야 한다. 이 모든 기능을 뒷받침하려면 전문적인 사무조직과 안정적인 데이터, 부처와의 협의 채널, 축적된 조직기억도 필요하다. 조직을 키우는 것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국가위원회가 법으로 부여받은 기능을 실제 정책으로 바꿀 수 있는 행정적 근육을 갖추자는 것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한국에는 법도 있고 전략도 있으며 지표와 평가제도도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전략·조정·평가·재정·소통을 하나의 정책과정으로 꿰어내는 힘이다. 2030년까지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선언이 아니다. 뒤처진 목표를 찾아내고, 정책 간 충돌을 조정하고, 성과를 평가하며, 그 결과를 다시 정책과 재정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국가지속가능발전위원회의 기능과 권한을 강화한다는 것도 위원회를 위한 권한 확대가 아니다. 국가의 지속가능성을 실제 정책으로 움직이게 할 필요한 힘을 갖추자는 것이다. 국가지속가능발전위원회가 SDGs를 알리는 위원회를 넘어 대한민국의 장기 미래를 점검하고, 조정하고, 사회와 연결하는 국가 지속가능성의 실질적 정책 중심축으로 작동해야 할 때다. *이창언 우석대학교 미래융합대학 창업컨설팅학과 교수 / 우석대 일반대학원 ESG·공공정책학과 주임 교수 / 우석대 ESG 국가정책연구소 소장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지스타, 티켓 예매 9월 29일 개시…판교 현백서 팝업스토어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 2026'의 사전 예매가 오는 9월 29일 시작된다. 지스타는 현장 발권 없이 100% 사전 예매로 운영된다. 31일 지스타조직위원회는 오는 9월 29일부터 지스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 소비자 간 거래(BTC) 사전 예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티켓 가격은 전년과 동일한 성인 1만8000원, 청소년 8000원이다. 지스타는 트렌드 거래 플랫폼 크림(KREAM)과 협업한 '스페셜 패스'도 판매한다. 스페셜 패스는 BTC 입장권을 포함해 '유미의 세포들' 컬래버레이션 키링 및 프로모션 카드, KREAM 바우처로 구성된 전용 번들 패키지다. 조직위는 스페셜 패스 공식 출시를 기념해 다음달 1일부터 6일까지 6일 간 현대백화점 판교점 4층 아이코닉 스퀘어에서 팝업스토어를 개최한다. 팝업스토어에서는 스페셜 패스를 정가 대비 최대 33% 할인된 얼리버드가(일반 2만원, 청소년 1만원)에 판매한다. 또 지스타 2026 키비주얼로 협업한 '유미의 세포들' 컬래버레이션 굿즈와 공식 굿즈를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으며, 스페셜 패스 및 초대권 등을 증정하는 현장 이벤트도 함께 펼쳐진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전력·용수 풍부하면 어디든”…최태원, 日 반도체 공장 저울질하는 속내

“일본 전역을 들여다보고 있다. 전력과 용수가 넉넉한 곳이라면 어디든 검토 대상이다." 한일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 참석차 일본 센다이를 찾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1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급증하는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를 감당하고 생산 원가를 낮추기 위한 여러 방안 중 하나로 일본 내 합작 공장의 타당성을 들여다보고 있다는 얘기다. 다만 구체적인 파트너사나 후보 부지를 묻는 질문에는 답을 아꼈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인디애나주에서 차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 패키징 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국내에서도 반도체 생산시설 확장에 54조원을 투입할 계획을 세워둔 상태다. AI발 저장장치 수요를 좇아 생산 거점을 전 세계로 넓히는 동시에, 미국의 대중(對中) 기술 견제 흐름에도 대응해야 하는 처지에서 일본이 새 후보지로 떠오른 셈이다. 일본이 거론되는 배경에는 이미 얽혀 있는 협력망이 있다. SK하이닉스는 베인캐피털 특수목적회사(SPC)를 통해 일본 낸드플래시 업체 키옥시아 지분을 14% 넘게 쥐고 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고객·협력사와 낸드 시장을 함께 키울 방안을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비상장 소재기업 나믹스부터 장비 대기업 도쿄일렉트론까지 협력사 스펙트럼이 넓고, 소니그룹·닌텐도 같은 대형 고객사도 일본에 있다. 앞서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히로시마에 공장을 둔 전례도 있는 데다, 일본 정부가 대만 TSMC 같은 해외 반도체 기업의 현지 증설에 적극적으로 보조금을 얹어준 전력도 후보지 매력을 키우는 요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지의 관심도 달아올랐다. 최 회장이 앞서 참석한 '제1회 한일 저출산대책 심포지엄'에는 무라이 요시히로 미야기현 지사가 동석했고, 행사장 주변은 미야기현 관계자와 지역 매체 기자들로 북적였다. 행사를 마치고 이동하는 최 회장을 일본 기자들이 뒤쫓으며 미야기현 공장 건설 가능성을 캐물었지만, 그는 이번에도 구체적 답변은 피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미야기현은 이미 물밑에서 부지 카드를 내밀었다. 오히라무라의 제2센다이 북부 핵심공업단지 내 약 30만㎡ 규모 부지를 제안했다. 반도체 생산에 필수인 용수·전력 인프라도 갖췄다는 게 현 측 설명이다. SK하이닉스의 미야기 투자설이 처음 알려진 건 지난 21일 국내 언론 보도를 통해서였고, 회사 측은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후보지로는 미야기뿐 아니라 간토·홋카이도·규슈 등도 함께 거론돼 왔다. 미야기현이 이토록 공을 들이는 이유는 지역경제의 판을 바꾼 선례를 옆에서 지켜봤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를 유치한 구마모토현처럼, 대규모 투자와 고용을 발판 삼아 지역 산업구조 자체를 바꿔보겠다는 구상이다. 무라이 지사는 2005년 취임 이후 '풍요로운 미야기'를 내걸고 제조업 유치에 공을 들여왔다. 그는 도요타자동차·도쿄일렉트론 등을 끌어들이며 미야기현의 제조품 출하액을 2005년 대비 약 1.6배(2024년 5조8000억엔)로 불렸다. 지난해 지사 선거에서도 '세계적 반도체 기업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만큼, 6선 24년 임기의 마지막 승부수로 SK하이닉스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유치가 순탄하지만은 않을 수 있다는 경계심도 있다. 2023년 대만 PSMC와 SBI홀딩스가 미야기현에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가 이듬해 계획을 접은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실제로 짓더라도 생산 품목이 제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AI용 HBM 같은 최첨단 제품의 해외 생산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가 쉽게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SK그룹 입장에서는 반도체 소재·장비에 강한 일본 기업들과 공급망을 더 촘촘히 엮을 수 있다는 유인이 크다. 실제로 SK그룹은 일본 반도체 소재·장비 업체 인수합병(M&A)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단순 생산 거점 확보를 넘어 일본 반도체 생태계 자체와의 결합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도 지난 6월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은 반도체 생태계가 잘 갖춰져 있어 충분히 매력적인 후보지"라고 평가한 바 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박규빈의 재무 아나토미] ‘115조 수주·자산 58조’…한화에어로 ‘초고속 성장’의 명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창사 이래 최대의 '외형 퀀텀 점프'를 시현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차입금 폭증·중대 재해 발생과 주가 급등에 따른 보상 부채 등 각종 묵직한 '청구서'들이 날아들고 있다. 회사는 외형 확장에 따른 재무·비재무적 성장통을 겪고 있고, 이를 돌파하고자 부실 자산 상각·대규모 안전 설비 투자·사업 구조 재편 등 고강도 체질 개선을 이뤄내고 있다. ◇ 착시 섞인 '2조 원대 영업이익'과 과감한 손절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해 상반기 2조44억 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된다. 하지만 이는 당반기 매출 원가에서 4044억 원의 '재고 자산 평가 손실 환입'이 발생해 비용을 대폭 차감시킨 것에 기인하는 만큼 본원적 영업 활동의 결과가 아니다. 과거 충당금이 대거 환입되며 회계적 착시 효과가 영업이익 상승에 기여했다. 반면 손실은 과감히 털어냈다. 미국의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기업인 오버에어에 투자했던 컨버터블노트 등 특수 관계자 채권이 상환 불능 상태에 빠지자 상반기에 1034억 원 전액을 우발 손실로 설정하며 해당 사업에서 사실상 철수했다. 해외 투자 법인인 한화퓨처프루프의 초기 실적 악화로 1046억 원의 지분법 손실도 반영됐다. 수익성이 불투명한 민수 미래 사업은 빠르게 '손절'하고, 미국 제너럴 아토믹스와 군사용 무인기(UAS)·자폭 드론을 2027년 초도 비행 목표로 공동 개발하는 한편, 올해 인증을 목표로 선박용 수소 연료 전지 상용화에 자본을 집중하는 등 본업 위주의 '피보팅' 전략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 한화오션 편입의 나비 효과…'15조4448억 원 빚'과 '파생 리스크' 한화오션 편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재무 규모를 대폭 키웠다. 올해 상반기 기준 연결 자산은 58조 7420억 원에 달하고 반기 매출 15조438억 원 중 해양사업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63.9%(9조6142억 원)로 뛰어올라 기존 주력인 방산(29.6%)과 항공(9.7%)을 압도했다. 하지만 몸집이 커진 만큼 빚의 무게도 가중됐다. 글로벌 M&A와 시설 투자가 맞물리며 2025년 말 12조3000억 원이던 사채 포함 차입금은 반년 만에 15조4448억 원으로 3조 원 넘게 늘었다. 외화 부채가 늘어나며 맺은 환율·이자율 헷지용 파생 상품 계약에서는 당반기에만 3577억 원의 파생 상품 평가 손실과 690억 원의 거래 손실이 발생해 순이익을 압박했다. 한화오션 편입 과정에서 발생한 '자본 착시'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과거 대우조선해양이 한국수출입은행을 대상으로 발행했던 만기 30년의 전환 사채(CB) 등 2조3328억 원이 신종 자본 증권(영구채) 형태로 자본에 편입돼 있다.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돼 표면적 부채 비율은 낮춰주지만 실질은 미지급 시 15%의 연체 이자가 붙고 일정 기간 후 금리가 오르는 스텝 업 조건이 달린 상환 압박형 부채다. 여기에 지난 4월 종속 회사인 한화시스템이 보유 중이던 한화오션 주식 1328만 주(지분율 4.34%)를 제3자에 1조7000억 원에 매각하며 맺은 주가 수익 스왑(PRS) 계약 역시 중대 변수다. 정산 기준가인 12만8000원 대비 주가 하락 시 차액을 회사가 현금으로 물어줘야 하는 구조로, 반기 말 기준 1284억 원의 파생 상품 부채가 계상돼 있다. 한화오션 주가 변동 리스크를 계열사들이 떠안고 있는 형국이다. ◇ 주가 급등의 역설…눈덩이처럼 불어난 '2788억 RSU 부채' 가장 아이러니한 성장통은 주가 급등에서 비롯됐다. 경영진과 핵심 인재의 장기 성과 유도를 위해 단기 현금 성과급을 축소하고 양도 제한 조건부 주식(RSU) 제도를 일반 직원까지 대폭 확대(2025년 569명, 2026년 상반기 277명 부여)했는데 방산 잭팟으로 올해 상반기 주가가 148만8000원까지 치솟았다. 그 결과 향후 지급 시점의 주가에 연동해 현금으로 정산해야 하는 '현금 결제형 RSU'의 내재 가치가 주가와 함께 폭등했다. 반기 말 재무 상태표에 쌓인 RSU 부채만 2788억 원으로 불어났고 상반기에 인식된 주식 기준 보상 비용만 521억 원에 달한다. 기업 가치가 오를수록 회계상 비용과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주가 급등의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 115조 수주 방어를 위한 '공급망 수혈'과 '연대보증 체인' 폴란드·루마니아·호주 등 대규모 수출에 힘입어 총 수주 잔고는 114조9182억 원에 육박한다. 제품 인도 전 고객으로부터 미리 수취한 대금이 재무 상태표상 초과 청구 공사·선수금 등 '계약 부채'로 15조372억 원이 잡혀 있다. 이는 향후 매출로 전환될 '착한 부채'지만 당장의 표면적 부채 비율을 190.27%까지 밀어 올리는 주원인으로 작용한다. 관건은 이 물량을 납기 내에 소화할 수 있느냐다. 회사는 중소 협력사들의 연쇄 부실을 막고 납기 지연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1716억 원의 예탁금을 기반으로 한 상생 펀드 등 총 1501억 원을 공급망 방어에 직접 수혈하고 있다. 글로벌 확장을 위한 계열사 간 재무적 결속도 강해졌다. 미국 투자 지주사인 한화퓨처프루츠 등의 4억 달러 외화 조달을 위해 그룹 핵심 4개 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 50%, 한화오션 18.75%, 한화시스템 18.75%, 한화솔루션 12.5%)가 지분율대로 연대 보증을 섰다. 단일 해외 법인의 위기가 그룹 전체로 전이될 수 있는 재무 연결 고리가 형성된 것이다. ◇ 생산 폭증의 그늘…5명 사망 중대 재해와 '5000억 ESH 예산', 탄소 청구서 물량 폭주는 필연적으로 현장의 한계를 시험한다. 지난 6월 1일, 대전 사업장 56동 세척공실에서 발생한 화재·폭발 사고로 근로자 5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하는 대형 참사가 일어났다. 고용노동부의 작업 중지 명령이 내려졌고, 회사는 당반기 말 예상 조업 차질 손실 등을 우발 손실 충당 부채로 즉각 선반영했다. 한화오션 역시 과거 구 대우조선해양 시절 분식회계 주주 손해배상 소송 패소에 대비해 476억 원의 우발 손실 충당 부채를 잡아둔 상태다. 비재무적 리스크가 재무 손실로 이어진다는 것을 절감한 회사는 미리 손을 써뒀다. 올해 환경·안전·보건 총 예산을 4985억 원으로 책정해 전년 2838억 원 대비 대폭 증액했다. 특히 고위험 공정의 무인화·자동화 등 설비 투자에만 4208억 원을 쏟아붓는다. 인명 피해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한 불가피한 대규모 고정비 지출이다. 환경 리스크도 숫자로 환산돼 재무를 압박하고 있다. 회사가 발간한 2026 ESG 보고서에 따르면 공장 가동률 급증으로 총 온실 가스 배출량이 2023년 10만2000톤에서 2025년 12만1000톤으로 지속 상승 중이다. 배출권 거래제 등으로 향후 최대 404억 원의 재무 타격이 예상되자 회사는 톤당 1만5000원의 '내부 탄소 가격제'를 도입했다. 모든 신규 투자는 예상 탄소 배출량을 현금 비용으로 환산해 투자 수익률(ROI)에 반영해야 한다. 이는 곧 ESG가 재무적 의사 결정의 한 요인으로 작동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 달 늦으면 200억 날아간다”…‘K-모듈러 AIDC’ 띄운 속도전

정부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건설산업 로드맵을 연내 마련하기로 했다. AI 연산 수요 증가에 대응해 데이터센터 인허가와 설계, 시공 기준을 검토하고 전력과 냉각 설비 등을 공장에서 사전 제작하는 모듈러 기술 개발도 추진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모듈러 방식을 적용하면 기존 건설 방식보다 공사 기간을 약 36%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관련 기술을 검증하고 표준화하기 위한 1MW급 실증 데이터센터 구축도 추진한다.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AI시대의 데이터센터 건설산업 육성과 공급전략' 세미나에서 김명준 국토교통부 기술안전정책관은 김 정책관은 “포럼에서 관련 과제들을 계속 논의하고 있다"며 “연내 12월까지 로드맵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데이터센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관련 정책을 총괄하고 있지만 국토부도 건설 분야를 중심으로 정책 논의에 참여하고 있다. 김 정책관은 “AI 데이터센터의 경우 과기부에서 총괄적으로 하고 있지만 건설산업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기 때문에 저희도 포럼을 구성했다"며 “국토부가 이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이젠 누가 빨리 짓느냐의 싸움" 이날 세미나에서는 AI 확산에 따라 데이터센터 구축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문병섭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부원장은 “누가 튼튼하게 잘 짓는가의 싸움이 이제는 아니다"라며 “누가 표준 설계 모델로 빨리 짓는가의 싸움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AI 반도체의 고성능화에 따라 데이터센터 내 전력 사용량과 냉각 수요도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문 부원장은 고성능 GPU가 적용되면서 랙당 전력 사용량이 높아지고 냉각 구조 역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점점 전기 수요가 높아지고 칩에 따라 들어가야 할 입지 조건이나 여러 시설이 달라지고 있다"며 “설비 시스템도 바뀌어야 하고 건물도 바뀌어야 하는 체계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센터 구축 기간도 주요 화두로 다뤄졌다. 문 부원장은 “60MW 커미션이 한 달 늦어지면 약 200억원의 손해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50MW를 8개월 조기 준공하면 약 2900억원의 이득이 있는 것으로 계산된다"고 밝혔다. ◇ 공기 36% 단축…해법은 '모듈러' 건설연은 데이터센터 구축 기간을 단축하기 위한 방안으로 '한국형 AIDC 모듈러 인프라테크 기술'을 제안했다. 이는 냉각과 전력, 화재 대응,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각각 모듈화해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문 부원장은 “냉각 시스템이나 전력 시스템, 화재 시스템,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각각 플랜트화하고 모듈화해서 공장에서 짓자는 것"이라며 “공장에서 미리 만들어 놓으면 빨리 만들 수 있고 그 기술을 이용한다면 해외 수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요에 맞춰 미리 조립하고 디지털 체인으로 맞춰본다면 현장에 가서 조립이 가능하다"며 “생산의 국제 표준도 선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건설연은 모듈러 방식의 기대효과로 공사 기간 약 36% 단축과 현장 노무 63% 감소, 공장 초기 품질의 현장 95% 확보를 제시했다. 문 부원장은 “저희들이 계산해 보면 공기는 약 36% 단축이 가능할 것 같다"며 “현장 노무도 63% 감소하고 공장의 초기 품질을 현장에서 약 95% 정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 수도권 승인 1.9%…전력이 '병목' 전력 확보도 데이터센터 공급 확대의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문 부원장은 “수도권 전력 공급 신청은 522건이 있었지만 실제 10건밖에 통과되지 않았다"며 “1.9%의 수도권 승인율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은 89.7%로, 지방에 많이 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데이터센터를 짓기 위해 전력을 어떻게 끌어올 것인가가 굉장히 중요한 병목"이라고 설명했다. 김미숙 세빌스코리아 상무도 데이터센터의 지역 분산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 상무는 “2025년 기준 IT로드 1.32GW 규모인 한국 데이터센터 시장은 5년 후인 2030년에는 두 배 이상인 2.84GW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기존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공급이 이뤄졌다면 향후에는 지방에 분산돼 신규 공급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과 수도권 안에 데이터센터를 설치하는 것이 가장 선호되는 입지였지만 이제 수전 확보가 어려워지고 수전이 확보된 토지 매입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 해저케이블까지…CSP 유치 '연결성' 부각 IT와 통신업계와 관련해서는 전력뿐 아니라 네트워크 연결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 상무는 데이터센터 부지 선정 조건에 대해 “통신 시설이나 국제 회선 이입도 필요하다"며 “광역 네트워크를 갖추는 등 부지 주변의 인프라 상황이 맞물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토론 이후 질의응답에서도 글로벌 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CSP) 유치를 위해 해저케이블과 육양국 등 통신 인프라를 함께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인천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 교수는 “데이터센터는 연결이 돼야 살아 있는 것"이라며 “전력이나 용수는 충분조건이고 필요조건은 연결성"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연결성을 높이는 데 있어서는 개인 사업자가 할 수 없다"며 “바로 그 지점이 해저케이블이고 육양국이고 글로벌 통신 인프라의 구축 협의"라고 강조했다. ◇ 얽힌 인허가…“원스톱 처리 필요" 인허가 기간을 줄여야 한다는 요구도 나왔다. 김채규 국토부 AIDC 건설산업포럼 위원장은 “AI 데이터센터가 입지하기 위해서는 전력이나 용수 등 관련된 부분이 너무나 많다. 이걸 기관별로 인허가해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정부가 범정부 차원에서 원스톱으로 행정 업무를 처리해주는 패스트트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업계에서도 비슷한 요구가 나왔다. 안계현 현대건설 HMG건설기술연구원 상무는 “2030년에 데이터센터가 들어오려면 지금 인허가를 하고 있어야 한다"며 “지금 정책조차 정리가 안 돼 있어 속도가 느리다"고 했다. 이어 “하나의 인허가를 받는 데 있어서도 한전과 여러 부처 등 다양한 인허가 기관이 있다"며 “원스톱 심의같이 빠르게 인허가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연말까지 마련할 로드맵에서 관련 제도와 기술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 정책관은 “구체적인 기준들이 없어서 조속히 확립할 필요가 있다"며 “운영 중인 업체나 시공 업체들과 긴밀하게 의견을 수렴해 어떻게 가져갈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모듈러 기술에 대해서도 “속도를 빨리 내기 위해서는 공장에서 건설해 모듈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주셨고, 데이터센터 기계설비 모듈화와 관련해 기획연구를 하고 있다"며 “기획연구를 통해 예산을 놓고 빨리 할 수 있는 방법들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산업통상자원부와 과기정통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인력과 기자재 공급 문제를 논의하고, 국내에서 설계와 시공 실적을 확보해 해외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