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차세대 폴더블 승부수…애플과 프리미엄 격차 좁힌다

삼성, 차세대 폴더블 승부수…애플과 프리미엄 격차 좁힌다

삼성전자가 오는 7월 공개 예정인 차세대 폴더블 스마트폰 흥행에 사활을 걸고 있다. 디자인과 성능, 제품군 전반에 걸친 혁신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판매량보다 매출 중심 구조로 재편되는 가운데, 애플과의 프리미엄 격차를 좁히기 위한 승부수로 풀이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7월 영국 런던에서 개최 예정인 하반기 '갤럭시 언팩'에서 차세대 폴더블폰 '갤럭시 Z플립8·폴드8'을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신제품 완성도 끌어올리기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차세대 폴더블 승부수…애플과 프리미엄 격차 좁힌다

삼성전자가 오는 7월 공개 예정인 차세대 폴더블 스마트폰 흥행에 사활을 걸고 있다. 디자인과 성능, 제품군 전반에 걸친 혁신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판매량보다 매출 중심 구조로 재편되는 가운데, 애플과의 프리미엄 격차를 좁히기 위한 승부수로 풀이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7월 영국 런던에서 개최 예정인 하반기 '갤럭시 언팩'에서 차세대 폴더블폰 '갤럭시 Z플립8·폴드8'을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신제품 완성도 끌어올리기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신제품은 전면 카메라 구조 개선 등을 통해 디자인 일체감을 강화한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대용량 배터리와 고속 충전 기능 탑재 등 하드웨어 경쟁력 강화도 예상된다. 갤럭시 Z폴드8 시리즈에는 5000mAh 대용량 배터리와 45W 고속 충전 기능이 적용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를 통해 폴더블폰의 약점으로 지적받던 배터리 효율과 사용 시간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라인업 확대 가능성도 제기된다. 기존 갤럭시 Z플립·폴드 시리즈에 더해 화면 비율을 확대한 신규 폼팩터 '와이드 폴드' 제품 출시 전망도 나온다. 접었을 때 일반 바형 스마트폰과 유사한 화면비를 구현해 사용성을 높이는 방향이다. 외부 디스플레이 활용도를 강화하면서 펼쳤을 때는 태블릿 수준의 멀티태스킹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가 폴더블 혁신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내 존재감 확대 필요성이 자리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매출 점유율 48%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삼성전자(18%)와의 격차는 30%포인트에 달한다. 지난해 1분기 25%포인트 수준이던 양사의 격차는 1년 만에 더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차이가 제품 판매 구조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한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라인업 비중이 높은 반면, 애플은 프로·프로맥스 중심의 고가 전략으로 평균판매가격(ASP)과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올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 상위 10개 모델에는 삼성전자 제품 5종이 이름을 올렸지만 5종 모두 보급형인 '갤럭시 A' 시리즈였다. 반면 애플은 아이폰 프로 시리즈 중심으로 프리미엄 시장 지배력을 이어가고 있다. 2위 '아이폰17 프로맥스'를 필두로 '아이폰17 프로(3위)' 등이 판매 상위권에 포진했다. 시장 환경 변화도 삼성전자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단순 판매량 확대보다 고부가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매출 경쟁이 중요해지고 있어서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2013년 이후 최저 수준인 11억대 이하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ASP는 지난해 370달러에서 올해 414달러로 증가하는 등 프리미엄 시장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능이 스마트폰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AI만으로 차별화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주요 제조사 대부분이 AI 기능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기능 경쟁이 상향평준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삼성전자로서는 일반 바형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차별화가 가능한 폴더블폰을 통해 프리미엄 경쟁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차세대 폴더블 흥행 여부가 삼성전자의 하반기 모바일 수익성과 프리미엄 시장 영향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측도 폴더블 제품 경쟁력 강화를 예고했다. 조성혁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폴더블 제품 개발 고도화 등을 통해 폼팩터 혁신을 추진하고 다양한 사용자 수요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전자 노사 사후조정, 올해 임단협 ‘풍향계’ 예고

삼성전자 노사가 올해 임금협상을 어떻게 풀어갈지가 산업계 노사 관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주요 대기업 노조가 예년과 다르게 '성과급 투쟁'을 속속 전면에 내세우고 있어서다. 삼성전자 합의 내용이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 각 기업 노조의 단체행동 방향성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재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부터 12일까지 올해 임금협상 최종안을 두고 사후조정 절차 담판을 벌인다. 오는 21일로 예정된 총파업을 앞두고 정부 중재로 '최종 대화'에 나서는 것이다. 양측은 좀처럼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선을 폐지하고 올해 영업이익의 15%를 배분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특별 포상으로 경쟁사를 뛰어넘는 최고 수준의 보상을 준다고 약속했다. 삼성전자 과반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노사 사후조정 회의에 참석하기 전 “영업이익 15%의 성과급 지급 및 상한 폐지 제도화를 계속 말하고 있다"며 “회사가 (이를 받아들이는) 입장이 없으면 조정이 안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업계는 이번 사후조정이 최종 결렬될 경우 삼성전자에서 창사 이래 두 번째 파업이 일어날 것으로 본다. 초기업노조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 10일까지 3만6804명이 파업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총파업 조합원 참여율은 58.6%에 이른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 노사 협상 결과가 다른 기업 올해 임단협에도 파장을 불러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 노조의 행동을 보고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는 투쟁 방식을 따라하는 사례가 속속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이 회사 노조는 1인당 3000만원 격려금 지급, 평균 14% 임금 인상, 영업이익 20% 성과급 배분, 공정한 인사 기준 수립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는 부분·전면 파업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1~5일 진행된 파업에는 조합원 2800여명이 참여했다. 이 기간 회사가 입은 손실액은 1500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삼성바이오는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SK하이닉스나 삼성전자와는 환경이 전혀 다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초호황으로 이익률이 치솟자 이를 구성원들과 나누는 방안을 두고 잡음이 나오는 중이다. 반면 삼성바이오는 대표적인 성장 기업으로 아직 이익을 내기보다 외형 성장에 집중하고 있는 형국이다. 시설투자 등에 집행할 금액이 많아 주주 배당도 하지 않고 있다. 현대자동차 노조도 지난해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안을 들고 나섰다. 기존에는 만 65세 정년 연장 등을 핵심 쟁점으로 삼았지만 삼성전자 등이 '성과급 잔치'를 벌이려는 것을 보고 작전을 바꾼 것이다. 미국 관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는 와중이라 사측이 이같은 노조 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카카오에서도 비슷한 국면이 나타나고 있다. 카카오 노조는 현재 사측과 교섭 결렬 선언 이후 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한 상태다. 이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따라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LG유플러스 노조도 마찬가지다. 올해 임금협상에서 영업이익 30% 성과급 지급, 우리사주 200주씩 분배, 임금 총액 8% 인상 등을 원하고 있다. 통신업 역시 대표적인 장치 산업으로 설비 투자 및 고정비 부담이 크다는 특징이 있다. 작년에는 경쟁사 해킹 사태 등으로 반사이익을 거두긴 했지만 영업이익률이 5%대에 불과하다.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72% 수준이다. 본격적인 임단협 시즌을 앞두고 다른 대기업 노조도 비슷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특히 기존에도 노사 관계에 긴장감이 흘렀던 기업들은 더욱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철수설과 미래 투자 등으로 갈등을 겪었던 한국지엠의 경우 노조가 성과급 3000만원 지급 등을 제안했다. 기아 노조는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정식 요청할 방침이라고 알려졌다. HD현대, 한화오션, 포스코, 현대제철 등 중후장대 업종에서는 하청 업체들이 원청과 비슷한 규모의 성과급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종 특성상 2·3차 협력업체들과 교류가 많은 곳들이다. '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시행과 맞물려 성과급 투쟁 강도도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SK이노베이션, 에너지·사회 AI솔루션 창업팀 모집

SK이노베이션은 에너지와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 마련한 사회공헌 프로그램 'AI 임팩트 솔루션'의 참가팀을 모집한다고 11일 밝혔다. AI 임팩트 솔루션은 인공지능(AI) 기술 솔루션을 가진 창업팀을 발굴·육성하기 위해 SK이노베이션이 주최·후원하고 재단법인 큐네스티가 주관하는 사회공헌사업이다. 모집 분야는 에너지 접근성과 탄소 감축 등 에너지 문제, 돌봄과 안전 등의 사회 문제 등 2개 트랙으로 이뤄진다. 선발된 10개 팀에는 사업화에 필요한 지원을 단계별로 제공한다. 우수 솔루션으로 선정된 팀에는 후속 사업화 비용을 최대 2000만원까지 지원한다. 사업 2년차에는 우수팀을 대상으로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자 발굴육성 자금(TIPS)과 임팩트 투자자 연계 등 사업화를 위해 추가 지원할 예정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LS전선·한국전력기술, 부유식 해상풍력 ‘해저케이블’ 기술협력

LS전선은 한국전력기술과 부유식 해상풍력 분야에서 협력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LS전선의 해저케이블 기술과 한국전력기술의 설계·조달·시공(EPC) 역량을 결합해 전력계통 설계 단계부터 케이블 사양을 반영하는 '설계 연계형 협력 모델'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해상부유 환경에서 나타나는 기계적 하중·피로와 전기적 성능을 모두 고려한 '다이내믹 해저케이블' 제조 기술은 글로벌 시장에서 LS전선을 포함한 소수 기업만 보유하고 있다. 한국전력기술은 육상 발전소 EPC 사업을 통해 축적한 전력계통 설계 역량과 해양 환경 분석 기술을 가지고 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롯데케미칼, 1분기 영업익 전년比 흑자 전환…재고·가격차액 ‘이중효과’

롯데케미칼이 2월 말 시작된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로 원재료의 긍정적인 래깅(원재료 구입 시점과 제품 생산 간 시차) 효과에 힘입어 1분기 실적을 개선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735억원으로 잠정 집계돼 전년 동기와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고 11일 밝혔다. 매출은 1.8% 증가한 4조9905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335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기초화학 사업부문은 매출이 3조4490억원으로 6.3% 늘었고, 영업이익이 455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나프타 등 원료 가격과 폴리머·모노머 가격 상승으로 재고자산 평가 손익과 긍정적 원재료 래깅 효과가 더해진 영향이다. 시장 내 공급 부족으로 제품 가격이 상승하며 스프레드(제품 판매 가격과 원재료 가격의 차이)가 커진 점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첨단소재 부문은 영업이익으로 15.6% 줄은 615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에 이어 영업이익 흑자를 이어갔다. 매출은 1조 233억원으로 7.7% 감소했다. 롯데정밀화학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107억원과 327억원으로 14.6%, 73.9% 증가했다. 주요 제품 국제가 상승 및 판매 확대로 실적이 개선됐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영업손실 50억원을 냈지만 전년 동기보다 89.1% 줄었고, 매출은 1598억원으로 1.1% 늘었다. 기초화학 및 첨단소재사업은 2분기 정기보수 영향과 대외 불확실성 장기화 속에서 재고 효과와 스프레드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고가로 사들인 나프타가 2분기부터 생산 설비에 투입되는 점은 부정적 재고 효과 요인으로 꼽힌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이날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전쟁 이후 석화제품 가격이 올라가 있고 스프레드가 개선되는 상황"이라며 “향후 원재료 가격이 하락하면 부정적 래깅효과가 나겠지만, 연말까지 래깅 효과가 느리게 나타난다면 큰 영향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정밀화학은 전방산업 보합세 지속되며 수익성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고객사의 북미지역 ESS 전환 가속화 및 AI용 고부가 회로박의 본격 출하로 판매량 증가가 예상된다. 롯데케미칼은 중동 전쟁 여파 속에서도 국내 산업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의료용 수액백 원료와 콘크리트 혼화제 원료 등 핵심소재 공급을 지속하고 있다. 충남 대산공장과 전남 여수공장을 중심으로 사업구조 재편도 이어가는 중이다. 아울러 올해 완공 예정인 율촌 컴파운딩 공장을 통해 연간 50만톤 규모의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생산 체계를 구축한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앞으로도 대외환경 및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안정적으로 소재를 공급할 수 있도록 생산운영 최적화에 집중하겠다"며 “더불어 기초화학은 사업재편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해 중장기 미래 성장전략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해운 시장, 지정학적 리스크·남미 곡물 호조에 요동…BDI 3000선 ‘턱밑’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선사들의 할증료 인상과 남미 곡물 출하 성수기가 맞물리면서 글로벌 해운시장이 전반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11일 한국해양진흥공사(KOBC)가 발표한 '주간 해운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건화물선(Drybulk)은 남미 곡물 피크와 케이프선의 견조함이 시장을 이끌었고 컨테이너선은 비수기임에도 선사들의 적극적인 운임 방어와 할증료 도입으로 상승했다. 유조선 시장은 이란의 아랍 에미리트(UAE) 항만 공격으로 중동발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운임이 오르는 등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건화물선, 남미 곡물 피크·양대 수역 수요가 견인한 상승장 건화물선 시장은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다. 8일 기준 발틱 운임 지수(BDI)는 전주 대비 248포인트(9.1%) 상승한 2978포인트를 기록하며 3000선 돌파를 목전에 뒀다. KOBC 건화물선 종합 지수(KDCI) 역시 10.5% 오른 2만8692달러를 기록했다. 선형별로 대형선인 케이프(Cape)는 고점 인식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출회에도 서호주 항로에서 마이너 광업사들의 활발한 성약 활동으로 운임이 올랐다. 중국 노동절 이후 철강 거래량이 일시적으로 올해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원료 구매 심리가 회복된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선물(FFA) 시장에서는 5·6월물이 강력한 백워데이션(현물 고평가) 구조를 보이며 2분기 말 하향 안정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중형선인 파나막스(Panamax)는 남미 대두 피크 시즌 유지와 북미 옥수수 수출 급증이 지수를 강하게 견인했다. 수프라막스(Supramax) 역시 대서양 곡물 항로 강세와 아시아 석탄 수요가 맞물리며 지지력을 유지했다. ◇컨테이너선, 비수기 뚫은 선사들의 '할증료' 승부수 컨테이너 운임 지수인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 지수(SCFI)는 전주 대비 42.81포인트 상승한 1954.21을, 한국형 컨테이너운임지수(KCCI)는 2포인트 오른 2194를 기록했다. 비수기 진입으로 실질적인 화물 수요가 둔화됐음에도 운임 상승을 주도한 것은 미주와 남미 등 장거리 원양 노선이었다. 주요 선사들이 비상 연료 할증료(EFS)와 성수기 할증료(PSS)를 적극 도입한 결과다. 일례로 선사 MSC는 아시아-미주 동안 노선의 EFS를 FEU당 430달러에서 644달러로 대폭 인상했고 CMA-CGM은 5월 1일부로 아시아-북미 전 노선에 FEU당 2,000달러의 PSS를 전격 도입했다. 중동 항로는 미국-이란 간 협상 소식에도 이란의 CMA-CGM 컨테이너선 공격과 HMM 운영 화물선·고속정 위협 등 보안 사고가 이어지며 우회 운항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해운업계 재편과 관련된 굵직한 소식도 전해졌다. 독일 하팍-로이트(Hapag-Lloyd)는 이스라엘 선사 짐(ZIM) 주주들의 압도적 찬성(97%)으로 42억 달러 규모의 인수안을 통과시키며 선복량 300만 TEU 이상의 초대형 선사로 도약할 전망이다. 아울러 머스크(Maersk) 최고 경영자(CEO)는 중동 전쟁이 종식될 경우 아시아-유럽 항로 운항 시간 절감을 위해 홍해 및 수에즈 항로 상업 운항 복귀를 신중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UAE 석유터미널 피격에 VLCC 반등…유가는 '휴전 기대'로 하락 유조선 시장은 중동 지역의 일촉즉발 위기 상황에 선종별 운임이 엇갈렸다. 5월 초 이란이 UAE 푸자이라(Fujairah)항 석유터미널을 드론으로 공격했다는 소식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반영되며 중동-중국 구간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운임이 단기 급등 후 강보합세를 보였다. 수에즈막스(Suezmax) 역시 중동 긴장 고조로 서아프리카 등 대서양 수역의 대체 원유 수요가 몰리고 미국 원유 재고가 크게 줄면서 강세를 탔다. 반면, 호르무즈 해협 외곽마저 위험에 노출되자 화주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며 아프라막스(Aframax)와 제품선(LR2, MR)은 용선 활동 급감과 가용 선박 증가로 운임이 하락했다. 한편 해상 운송 리스크 고조에도 국제 유가는 하락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주 대비 배럴당 6.52달러 하락한 95.42달러를 기록했다.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 상선 보호를 위한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을 전개하고 미국-이란 간 14개 항목에 달하는 휴전 양해각서(MOU) 합의가 임박했다는 보도가 원유 공급 불안 심리를 잠재웠기 때문이다. 반면 벙커유(선박 연료유) 가격은 푸자이라항 피격 여파로 싱가포르 등 주요 항만에서 일시 급등하는 불안정한 장세를 보였다. ◇신조선가 '강세' 랠리, 중고선·해체선은 약세 전환 선박 매매 시장에서는 신조선가(Newbuilding)가 전 선형에 걸쳐 랠리를 이어갔다. 18만 톤급 케이프선 신조선가는 7200만 달러, 31만 톤급 VLCC는 1억2746만 달러로 오름세를 유지했다. 반면 5년 선령의 중고 선가는 선종별로 희비가 엇갈려 케이프와 수에즈막스 등은 전주 대비 상승한 반면 캄사르막스, 파나막스, VLCC 등은 하락하며 혼조세를 보였다. 방글라데시 기준 인도 대륙의 선박 해체 가격은 벌커와 탱커 모두 전주 대비 톤당 5달러 하락(벌커 430달러, 탱커 435달러)하며 약세로 전환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에쓰오일, 고유가 재고 효과에 실적↑…”최고가격제로 사실상 손실”

에쓰오일이 2월 말 본격화한 미국-이란 전쟁이 초래한 고유가에 따른 재고 효과로 올해 1분기 영업실적을 개선했다. 다만 재고 효과를 빼면 정부가 두 달 전부터 시행한 석유제품 최고가격제의 영향으로 손실을 낸 것으로 계산된다. 석유제품 공급 불안 지속으로 스프레드(판매 가격에서 제조 원가 등을 뺀 값)가 견조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 실적 전망은 긍정적이다. 에쓰오일은 모회사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원유 공급 능력과 홍해 쪽 항구를 통한 원유 수급 경로를 토대로 공급 불안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1조2311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고 11일 공시했다. 매출은 8조9427억원으로 0.5%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721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1~2월 정제마진이 양호했지만,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영향으로 3월에는 고유가에 따른 재고효과와 원유 구입 비용에 대한 래깅 효과가 나타났다. 에쓰오일은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의 영향으로 나타난 유가와 정제마진 강세가 회사 이익에 미친 영향이 3월부터 계획된 정기보수와 정부의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기회손실로 상쇄됐다"며 “하지만 유가상승이 회계장부상 재고 이익 증가로 이어져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정유 부문은 매출이 0.4% 증가한 7조1013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이 1조39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1~2월에는 등유와 경유 중심으로 주요 석유제품의 스프레드가 우크라이나 정유시설 대상 드론 공격과 러시아산 원유·석유제품에 대한 국제 금융제재 등의 영향에 힘입어 견조한 수준을 유지했다.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의 증산 결정에 따른 공급 과잉우려로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수준을 유지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미-이란 전쟁 발발 직후인 3월에는 석유제품 수급 불안이 커진 데다 두바이유 가격이 오른 영향에 정제 마진과 재고 관련 이익이 크게 나타났다. 다만 공장 정기보수와 정부의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시행의 여파로 유가 상승에 따른 이익을 빼면 사실상 적자였다고 에쓰오일은 설명했다. 1분기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 이익이 5250억원 나타났고, 유가 상승분이 1달여의 시차를 두고 원가에 반영되는 '래깅 효과'도 약 4300억원 발생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이날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최고가격제로 내수 판매가를 국제 석유가격에 연동하지 못해 정상가격 대비 상당 규모의 손실을 입었다"며 “정유사가 3개월마다 공인회계법인 검토를 거쳐 손실 보전을 요청하면 정부가 심사해서 보상하는 제도의 경우 구체적인 손실 계산 규정이 아직 없기에 회계 원칙을 따라 보상금액이 확정되는 시기에 손실 규모를 반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석유화학 부문도 재고 이익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255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매출은 1조1044억원으로 2.1% 줄었다. 전쟁 직전인 1~2월 중국 내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생산설비 신규 가동과 기타 다운스트림 설비 가동율 개선에 힘입어 파라자일렌(PX)와 벤젠(BZ) 수요가 늘어 스프레드가 개선됐다. 그러나 3월에는 나프타 수급 차질 탓에 원료 가격이 상승하며 스프레드가 대폭 축소됐다. 올레핀의 경우 폴리프로필렌(PP) 제품의 스프레드도 중동전쟁 영향을 피하지 못했다. 윤활부문은 매출이 7370억원으로 6.8% 줄어든 반면 영업이익은 1666억원으로 51.8% 증가했다. 다만 원재료 가격이 급등했는데도 그만큼 제품 가격에 반영되지 못해 지난해 4분기보다는 줄었다. 2분기 시황에 대해서는 석유제품 공급 차질 영향으로 정유부문의 견조한 시황과 석화부문의 원료 수급·가격 변동성 확대, 윤활부문의 빠듯한 수급 상황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1분기에 고유가로 인한 재고 효과가 컸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유가 하락 현상이 나타나면 재고 관련 손실과 래깅 효과로 영업이익 하방 리스크를 안을 우려도 있다. 이에 대비해 에쓰오일은 아람코와 맺은 원유 장기구매 계약, 아람코의 해운 계열사인 바흐리와의 장기운송계약을 토대로 2분기 안에 원유 수급 규모를 전쟁 전 수준으로 회복할 계획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이날 실적 설명회에서 “에쓰오일이 보유한 일일 67만배럴 규모의 원유 정제시설을 정상 가동하기 위해 월 평균 10개 카고(화물창) 규모로 원유를 도입해왔다"며 “올해 3~4월은 정기보수 등의 이유로 원유 도입 물량이 월 7.5개 카고로 줄었지만, 5~6월에는 원유를 평시 수준인 월 10개 카고를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을 피하기 위해 사우디 동-서부를 잇는 '이스트웨스트 파이프라인'을 거쳐 얀부항에서 원유를 선적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아랍 라이트(경질)·미디엄(중질)·수퍼라이트(초경질) 유종 중 아랍 라이트의 비중이 다소 증가할 수 있다"며 “에쓰오일 정제설비에 투입하는 원유의 성상이 평소 대비 라이트해지는 (점도가 낮아지는) 측면이 있어 수익성을 고려해 설비를 최대한 유연하게 가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에쓰오일이 울산에 에틸렌 연산 180만톤 규모로 조성 중인 생산기지 샤힌 프로젝트는 설계·조달·시공(EPC) 기준 진행률이 96.9%까지 올라왔다. 스팀 크래커의 주요 설비와 원유에서 바로 석화제품을 뽑아내는 설비 'TC2C' 가열로 등 주요 설비 설치가 끝났고, 고객사와 연결하는 지선 배관 공사도 상반기 중 끝날 예정이다. 상업 가동은 올해 말까지 시운전을 끝낸 뒤 내년 본격화할 계획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현대차 로보틱스 전환…사측은 ‘가속페달’, 노조는 ‘브레이크’

현대자동차그룹이 모빌리티를 넘어 피지컬 인공지능(AI) 기반 로보틱스 기업으로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미래 제조 경쟁력의 핵심축으로 로봇 기술을 낙점하고, 물류·웨어러블부터 휴머노이드 로봇까지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미국 로보틱스 자회사 보스턴다이나믹스를 통해 향후 10년 내 범용 로봇의 대중화를 실현하고,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생산 현장 투입을 미국을 시작으로 글로벌 공장으로 확대해 생산성과 품질공정에 혁신을 달성한다는 목표이다. 그러나, 이같은 아틀라스 로봇의 제조 현장 배치에 현대차와 기아 노조가 크게 반발하며, 올해 노사 단체협상의 핵심 이슈로 제시해 현대차그룹의 로보틱스 사업확대에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미국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중심으로 기술 고도화와 상용화 작업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자동차 제조 역량과 AI·소프트웨어 기술을 결합해 제조 혁신은 물론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전반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현대차그룹의 주요 로봇 라인업은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 △물류 로봇 '스트레치(Stretch)'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MobED)'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X-ble)' △서비스 로봇 '달이(DAL-e)'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 등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분야는 단연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다. 아틀라스는 사람과 유사한 형태의 팔·다리 관절 구조를 기반으로 보행은 물론 물체 이동, 조립 등 다양한 생산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범용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개발한 피지컬 AI 기반 로봇으로 기존 공장 설비와 자연스럽게 연동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에서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연구형 모델'과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향후 산업현장 투입이 예정된 개발형 모델은 56개의 자유도(DoF)를 갖춰 대부분의 관절이 완전히 회전 가능하며 사람과 유사한 크기의 손에는 촉각 센서를 탑재했다. 또 360도 카메라 기반 시야 시스템을 적용해 전 방향 주변 인식이 가능하도록 했다. 특히, 최대 50㎏의 물체를 들어 올릴 수 있고 약 2.3m 높이까지 작업 수행이 가능하다. 자재 운반부터 정밀 조립까지 폭넓은 작업을 수행할 수 있으며 배터리가 부족할 경우 스스로 충전소로 이동해 배터리를 교체한 뒤 즉시 작업을 재개하도록 설계됐다. 최근에는 아틀라스가 고난도 기계체조 동작을 수행하는 신규 영상도 공개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영상 속 아틀라스는 물구나무 자세를 시작으로 두 손만으로 몸을 지탱한 채 수평 자세를 유지했고, 기계체조 동작인 'L-시트(L-sit)' 자세까지 수행했다. 이후 다시 몸을 회전시켜 안정적으로 직립 자세로 복귀하는 모습도 선보였다. 업계에서는 해당 영상이 단순 기술 시연을 넘어 실제 제조 현장에서 필요한 균형 제어와 비정형 자세 대응 능력을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향후 무거운 부품을 들고 이동하거나 복잡한 생산 라인 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아틀라스 개발형 모델을 시범 투입하고 공정 단위별 검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오는 2028년 HMGMA 투입 이후 2029년 하반기에는 기아 조지아 공장(KaGA)으로 확대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후 글로벌 생산 거점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하며 제조 현장의 16개 핵심 공정을 중심으로 안전성과 생산성, 품질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로보틱스 관련 현대자동차그룹 추진 계획과 노조 측 우려 사항. 정리=구글 생성형 인공 지능(AI) 제미나이 하지만, 휴머노이드 로봇 도입이 실제 생산 현장에 안착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강성 노조로 알려진 현대차·기아 노조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월 아틀라스 공개 직후 소식지를 통해 “생산 현장 내 로봇 단 1대의 투입도 허용할 수 없다"고 밝히며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다. 이어 최근 열린 올해 임금 협상 상견례에서도 AI 시대 고용 안정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로봇 확대 적용에 대한 우려를 재차 제기했다. 노조는 AI·로봇 도입에 따른 임금 감소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완전 월급제 도입'도 주장하고 있다. 생산량이나 잔업 여부와 관계없이 일정 수준 이상의 임금을 보장해 자동화 확산에 따른 노동시간 감소와 임금 하락 가능성을 막겠다는 취지다. 특히 기아 노조는 AI·로봇 등 신기술 도입 시 기존의 단순 통보 수준을 넘어 노조와의 사전 협의를 의무화하고, 이를 단체협약에 명문화해야 한다는 요구안도 제시한 상태다. 문제는 이 같은 요구가 임금이나 복지 차원을 넘어 고용 안정, 정년 연장, 근로시간, 기술 도입, 설비 투자 등과 패키지 형태로 연계되고 있다는 점이다. 노사 간 이해관계가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협상 난도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 사례가 향후 국내 제조업 전반의 노사 관계 방향성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최근 주요 제조 기업들이 생산성 향상과 인력난 대응을 위해 AI·로봇 기반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현장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 우려 역시 동시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조선·철강·전자 업계 등에서도 자동화 설비와 협동 로봇 도입이 확대되면서 노사 갈등 이슈가 점차 수면 위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단순반복 업무를 로봇이 대체하는 흐름이 가속화될수록 임금 체계 개편과 직무 전환, 고용 안정 문제를 둘러싼 갈등 역시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현대차 노사 협상 결과는 향후 국내 제조업 전반의 로보틱스 도입 과정에서 하나의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 산업 현장에 휴머노이드 로봇이 본격 투입될 경우 노조 역시 이에 따른 고용 안정과 보상 체계 마련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기업 입장에서는 로보틱스 도입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지만 노조 요구가 과도해질 경우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도입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AI와 로봇 기술 도입 과정에서 생산성 향상과 고용 안정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노사 협상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황 교수는 전망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본업 넘어 AI인프라 사업자로”…통신사 AI데이터센터 전략 보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활황으로 AI데이터센터(AIDC)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이동통신사들이 미래 먹거리로 투자한 AIDC 사업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아직까지 본업인 통신 사업에 비해 파이 자체는 작지만, AIDC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만큼 이를 차세대 캐시카우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사의 1분기 실적에서 이통사의 차세대 먹거리인 AI DC 사업이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의 1분기 AIDC 매출은 131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89.3% 급성장했고, LG유플러스 AIDC 사업은 전년동기대비 31.0% 성장한 1144억원을 기록했다. KT의 경우 아직 1분기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AIDC 사업을 전담하는 KT클라우드는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AI데이터센터는 AI 모델을 학습하고 추론하는 데 필요한 고성능 인프라를 갖춘 데이터센터다. 일반 데이터센터가 웹서비스·업무시스템 등을 폭넓게 처리한다면, AI 데이터센터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같은 가속기, 고속 네트워크, 대용량 스토리지, 강력한 전력·냉각 시스템으로 AI 연산에 최적화돼 있다. 이통사들은 수년 전부터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구축에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해 왔으나, 여전히 시장에서는 AI 데이터센터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실정이다. 이통3사의 AIDC 사업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된 것은 지난해부터다. 지난해 3사의 AIDC 합산 매출은 1조9394억원으로 전년대비 27.2% 증가했다. 올해 이통사들은 AIDC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예고한 상황이다. 박종석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7일 실적발표 이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AIDC 사업의 경우 수익성 관련 지표는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공개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다만 당사의 핵심사업인 AIDC의 수익성은 기존 통신 사업과 비슷하며, 앞으로 더 수익성이 높아질 여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안형균 LG유플러스 엔터프라이즈·AI사업 그룹장도 “AI DC 수요가 대형 고객 중심으로 늘어나며 관련 수주도 이어지고 있다"며 “지난해 시장에 신규 진입한 이후 매출에 본격적으로 반영됐는데, 올해도 AIDC 사업의 높은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통신 3사의 AIDC 구축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공동으로 울산에 AI 특화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으며, 서울 및 서남권 지역에 추가 건설을 계획 중이다. SK텔레콤은 울산 AI 데이터센터를 거점으로 오는 2030년 AIDC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KT는 지난해 11월 국내 최초로 액체냉각 방식이 적용된 가산 AIDC를 오픈했다. AI 연산에 특화된 설계로, 향후 산업 전반의 AIDC 수요를 책임질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LG유플러스는 오는 LG그룹과 역량을 합쳐 오는 2027년 파주에 하이퍼스케일급 인프라를 갖춘 AIDC를 개설할 예정이다. AI 인프라 수요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 사업목적에 데이터센터 설계·구축·운영(DBO) 사업을 추가하며 수익 다변화를 예고했다. 안형균 LG유플러스 엔터프라이즈·AI사업 그룹장은 “AIDC 사업은 기존 코로케이션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설계, 구축, 운영 전반을 아우르는 DBO 사업으로 본격 확대하며 사업 영역과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관련 사업 목적을 정관에 추가했고 이를 기반으로 외부 자산의 개발 및 위탁 운영 역량을 단계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역대급 실적 최윤범號 고려아연, 美핵심광물 패권 노린다

글로벌 원자재 시장의 극심한 변동성과 공급망 붕괴,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친 이른바 '퍼펙트 스톰' 속에서도 고려아연이 질주를 거듭했다. 외형 성장을 넘어 압도적인 수익성까지 챙겨 본업의 고도화와 미래 신사업을 동시에 좇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경영 리더십이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11일 고려아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적으로 연결 기준 매출 6조 720억원, 영업이익 7461억원을 지난 6일 공시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58.4%, 영업이익은 무려 175.2% 급증한 실적이다. 분기 실적 공시가 의무화된 이후 무려 '105분기 연속 영업흑자'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이어갔고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 역시 12.3%로 껑충 뛰며 내실을 단단히 다졌다. 이번 호실적이 더욱 돋보이는 이유는 최악의 대외 환경을 극복하고 얻어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올 1분기는 이란 무력 충돌 우려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 리스크와 국제 유가·원자재 가격 급등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였다. 악조건 속에서도 고려아연은 안정적인 생산 능력을 무기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수급 불안에 기민하게 대처했다. 그 결과 금·은 등 귀금속의 판매량 증대와 이에 따른 가격 상승효과를 톡톡히 누렸으며, 핵심광물 부문의 매출 호조까지 더해져 폭발적인 성장을 견인했다. 업계에서는 고려아연이 보여준 '지속 성장'의 든든한 배경으로 최윤범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의 뚝심 있는 미래 전략을 꼽는다. 최 회장은 2022년 말 취임 이후 기존 제련업의 초격차 경쟁력을 다지는 동시에 △신재생 에너지·그린수소 △2차 전지 소재 △자원 순환을 3대 신성장 동력으로 삼는 '트로이카 드라이브(Troika Drive)' 전략을 진두지휘해 왔다. 경영권 분쟁 등 내부적인 노이즈 속에서도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추진된 이 비전은 이제 실제 이익을 창출하는 단계로 진입했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궤도에 오른 신사업 부문의 실적 기여도는 올 1분기 구리(동) 판매량 증가와 함께 더욱 뚜렷해졌다. 특히 자원순환 사업의 전초기지인 미국 자회사 '페달포인트(Pedalpoint)'는 지난해 첫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확고한 실적 성장세를 띠며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완벽한 성공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막강한 기초체력을 확인한 고려아연의 시선은 이제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 대륙을 정조준하고 있다. 최 회장과 경영진이 전사적 역량을 쏟고 있는 현안은 미국 테네시주에 통합 제련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이다. 이는 미국 정부 등의 투자를 바탕으로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을 구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세계 최고를 자부하는 고려아연의 제련 기술력과 북미 현지 네트워크가 결합해 수익성과 안정성을 조기에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핵심 광물 밸류 체인 내에서 대한민국과 고려아연의 글로벌 위상을 단숨에 끌어올릴 승부수로 평가받는다. 이를 위해 고려아연은 지난달 테네시주에 위치한 니어스타USA 제련소 및 관계사 인수를 마무리 짓고 '크루서블 징크(Crucible Zinc)'를 공식 출범시키며 본격적인 닻을 올렸다. 최 회장은 출범 기념식에서 “우리의 모든 역량과 경험, 최신 기술을 총망라해 세계 최고의 핵심광물 처리 시설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천명했다. 이어 “고려아연 성장의 근간에는 늘 '사람'과 '진심'이 있었다"며 “동료, 지역사회와 함께 100년 이상 지속 가능한 위대한 기업을 만들 것"이라며 사람 중심의 경영 철학을 재차 강조했다. 고려아연의 광폭 행보에 미국 연방정부도 전폭적인 인허가 지원으로 화답하고 나섰다. 최근 프로젝트 크루서블은 미국의 대형 인프라·자원 인허가 패스트트랙 제도인 'FAST-41' 적용 대상으로 최종 지정됐다. 국내 여러 부처에 산재한 복잡한 인허가 심사를 통합 관리해 속도전을 가능케 하는 파격적인 제도다. 미국 인허가위원회에 따르면, FAST-41에 지정된 프로젝트는 최종 결정기록서(ROD) 발급까지 걸리는 기간이 비지정 사업 대비 평균 18개월이나 단축된다. 공기 단축이 곧 수익성 극대화로 직결되는 만큼 엄청난 날개를 단 셈이다. 시장과 증권가에서는 지정학적 전쟁 위기나 귀금속 가격 변동 등 단기적인 모멘텀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고려아연의 고속 질주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리 생산량 확대 등 빈틈없는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향후 본격화될 '프로젝트 크루서블'의 시너지가 강력한 방어막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윤상 iM증권 연구원은 8일 발간한 리포트를 통해 “현재 비우호적인 거시 환경과 실적 모멘텀이 다소 둔화하더라도 고려아연 주가의 중장기 방향성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중동 리스크가 최악의 상황에서는 벗어난 것으로 판단되며, 아연·연·동 등 주력 품목의 실물 수급 차질이 오히려 가격 하방을 지지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전 세계적으로 희소금속의 전략적 가치가 치솟고 있어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을 쥔 고려아연의 위상은 갈수록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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