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값에 치이고 美 관세에 눌리고…삼성 DX 사업부 딜레마

반도체값에 치이고 美 관세에 눌리고…삼성 DX 사업부 딜레마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최대 생산기지인 베트남을 겨냥한 무역법 301조 조사 결과를 이달 말 내놓는다.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갤럭시 가격을 이미 올리고도 완제품을 맡은 디바이스경험(DX)부문이 두 분기 연속 적자를 낸 삼성으로서는, 관세까지 더해지면 가격 경쟁력과 수익성 가운데 하나를 더 내줘야 할 처지다. 반도체 호황으로 회사 전체는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지만, 스마트폰 사업만 놓고 보면 원가와 통상이라는 두 개의 압박이 동시에 조여오고 있다. 3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베트남의 지식..

[이슈&인사이트] 북극해 물류 혁명, 운항 기술 넘어서 규범의 리더십으로 발전해야

지난 8월 22일 부산항을 출항한 한국 해운회사의 컨테이너선 팬스타 아크로(PanStar Acro)호가 북극해를 거쳐 유럽에 도착한 뒤, 10월 11일 귀항하였다. 기존 수에즈 운하를 지나는 항로에 비해서 운항 시간을 크게 줄이며 50일 만에 완수한 이번 왕복 항해는, 국적 선사의 실질적인 북극항로(NSR) 운항 역량을 증명하고 물류비 절감과 수송 효율성이라는 경제적 가치를 실증적으로 보여주었다. 특히 북극해의 유빙과 극심한 기후 변동 속에서도 첨단 항해 기술로 안전을 확보하고 통항 절차와 운항 데이터를 축적한 경험은, 극지 항해의 기술적 실현 가능성도 명확히 보여준 것이었다. 장기적으로 이번 항해는 한국이 북극항로의 수동적 이용국 수준을 넘어서 관련 산업까지 주도할 기반을 마련하고, 새로운 해양 물류 거점으로 거듭날 가능성도 보였다고 평가할 수도 있다. 팬스타 아크로호의 북극항로 운항이 입증한 이러한 가능성은, 북극의 자원 보유국인 러시아와 신흥 물동량 거점인 동남아시아를 잇는 운송으로도 확장할 수 있다.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원 확보와 새로운 물류 수송관 구축을 추진하는 ASEAN, 그리고 북극권 개발과 항로 활성화를 도모하는 러시아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며 북극항로는 유라시아와 태평양을 연결하는 핵심 공급망으로 거론되는 것이다. 러시아산 천연자원이 북극항로를 통해서 동남아시아로 수출되는 최근 사례들은, 동북아시아의 해양 관문에 적절하게 위치한 한국이 러시아의 북극항로와 ASEAN의 남방 물류망을 중계·연결하는 최적의 지리적·산업적 거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항해로 입증된 한국의 해운 역량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거시적 지정학 지형과 결합하며,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그러나 북극항로의 상용화 이면에는 다층적 관할권(Multiple Jurisdictions)과 복합적 해사 규제라는 법적 위험도 있다. 영해에서의 외국 선박이 가지는 무해통항권과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의 자유항행권이 UN해양법협약(UNCLOS)에 근거하여 보장되지만, 연안국인 러시아는 주요 해협에 직선기선을 적용하며 넓은 해역을 자국 내수로 편입시키고 사전 통항 허가제 및 쇄빙선·도선사 강제 탑승을 요구하며 관할권을 행사한다. UNCLOS 제234조(결빙해역)가 연안국의 환경오염 예방 권한을 정당화하지만, 유럽사법재판소(ECJ)의 Bosphorus Queen 판결 등으로 확인된 강제 집행에서의 '명백한 객관적 증거'와 '비례성의 원칙' 준수 원칙이 있고, 심지어 기후변화로 인한 해빙 감소는 제234조의 전제 조건 자체를 재검토하게 만든다. 만약 한국 선사 소속인 파나마 국적의 선박이 러시아 연안을 항해하고 유럽에 입항한 경우와 같이 다국의 연관성이 있는 항해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관할권 충돌과 억류 위험 등 복잡한 권리관계가 발생하며, 국제해사기구(IMO)의 극지해역 운항선박 안전기준(Polar Code) 준수 의무와 해양오염방지협약(MARPOL) 부속서에 따른 중유(HFO) 사용·운송 금지 및 블랙카본 규제는 선사에 무과실 손해배상책임과 고가의 친환경 연료 전환이라는 법적·경제적 부담을 준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깊어진 대러시아 경제제재와 해상운송계약상의 위험 분담 미비는, 상업적 운항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 국영 쇄빙선사(Atomflot) 및 주요 북극 항만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하여 통항료 및 쇄빙 지원금 송금 과정에서 경제제재 위반의 위험이 발생하고, 이는 글로벌 재보험사들의 담보 제공 거부나 추가 보험료 부과로 이어진다. 또한 해빙으로 인한 지연손해, 항로 변경 권한, 제재 위반 경우의 불가항력 인정 여부, 위성 통신 장애 발생의 경우 화물 손해의 면책 범위 등을 명시한 특약 없이 기존 표준 약관을 그대로 적용한다면, 장기적인 다국적 소송으로 확대되어 선사 전체가 마비될 위험도 크다. 따라서 한국은 팬스타 아크로호의 시범 항해를 계기로 단기적 북극항로 항해 성공을 넘어서, 법률서비스 지원체계와 정교한 계약 약관의 정립 등으로 중립적 중견국으로서 능동적 '규범 촉진자(Enabler)'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한국은 앞으로 북극항로 출항 전부터 해역별 법적 지위와 제재 위반 여부를 검증하고, 유연한 자금 결제 및 민·관 합동 법률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조선·해운 강국이자 북극항로 핵심 이용자로서, 친환경 쇄빙선 기술과 디지털 해빙 정보 분석 체계를 공유하는 협력 플랫폼을 주도할 수 있다. 한국이 보편적 국제법 원칙에 부합하는 포용적 북극 규범 제정을 이끌고 법적 예측가능성을 확보해 나갈 때, 불확실성이 높은 북극해 무대에서 지속가능한 해상교통 질서를 주도하는 진정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김봉철

[항공보안공단 재원 마련 ③] 해외선 따로 걷는다…사용처 따른 ‘목적 구속성’ 확보가 관건

[편집자 주] 정부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의 보안 담당 부서를 분리해 두 자회사인 인천국제공항보안·한국공항보안과 함께 가칭 항공보안공단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조직 개편과 함께 안정적인 운영 재원 확보가 과제로 떠올랐다. 본 기획은 기자가 올해 8월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경영대학원에서 법학 석사 학위 논문으로 제출한 '공항 보안 수수료 도입에 관한 법제 연구: 항공사의 비용 분담 책임과 재원의 목적 구속성 확보를 중심으로'를 바탕으로 하는 것으로, 국내 공항의 재무 구조와 비용 분담, 해외 공항·항만 제도를 분석하고 재원 조달과 입법 과제를 5회에 걸쳐 짚는다. 보안 비용을 일반 공항 이용료와 구분해 징수하는 해외 제도는 국내 공항 보안 수수료 논의의 주요 비교 대상이다. 미국은 연방 보안 업무를 위한 여객 수수료를, 캐나다는 노선별로 다른 보안 수수료를 운영한다. 일본 나리타공항은 시설 이용료와 보안 서비스료를 구분한다. 국가와 공항별 운영 방식은 달라도 보안 비용의 징수 근거와 요금 체계를 별도로 마련했다는 점에서 국내 제도 설계에 시사점을 준다. 이번 연구는 해외 사례를 정부·공공 기관 중심 모델과 공항 운영자 중심 모델로 나눠 검토했다. 연구의 초점은 보안 원가를 별도로 파악하고 이에 대응하는 재원을 확보하는 방식에 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에서도 징수 근거와 사용 목적, 회계 관리 체계를 함께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 미국, 여객 수수료와 공항 시설 재원 구분 미국의 여객 보안 수수료는 통상 '9·11 보안 수수료'로 불린다. 연방 교통안전청(TSA)의 보안 업무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제도로, 편도 여행 기준 5.60달러가 부과된다. 항공권 구매 과정에서 징수되는 보안료와 공항 시설 개선을 위한 여객 시설 이용료는 근거와 사용 체계가 다르다. 이 구분은 승객에게 청구되는 금액의 성격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공항 시설을 위한 비용인지, 보안 서비스를 위한 비용인지 항목별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도를 도입하는 국가 역시 징수 목적과 대상을 명확히 규정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보안료 수입 일부를 다른 재정 목적에 배분한 전례도 있다. TSA는 2024년 의회 증언에서 연간 16억 달러의 수입이 재정 적자 감축에 배분되고 있다며 이를 항공 보안에 돌리는 입법을 요구했다. 국내 제도에는 별도 징수와 함께 보안 목적의 사용을 보장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논문이 국내 입법안에 담은 '목적 구속성'은 걷은 돈을 보안에 사용하도록 법률에 명시하는 원칙이다. 독립된 수수료의 징수 근거에 더해 재원의 사용처와 회계 관리까지 규정하자는 제안으로 이어진다. ◇ 캐나다, 보안공단 업무와 국세청 징수 분리 캐나다는 항공교통보안공단(CATSA)이 보안 검색 업무를 담당하고, 항공 여객 보안 수수료(ATSC)는 항공사가 징수해 캐나다 국세청에 납부한다. CATSA의 운영비와 자본 지출은 연방 통합재정기금에서 예산으로 지원된다. 논문은 캐나다를 공공 기관이 보안 업무를 총괄하는 모델로 소개했다. 보안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과 국가의 재원 조달 체계를 연결한 사례다. 한국의 항공보안공단 논의에서도 조직의 역할과 수수료의 귀속, 예산 배분을 함께 검토하는 데 참고할 수 있다. 캐나다의 수수료는 국내선과 미국 등 대륙권 목적지, 그 밖의 국제선에 따라 다르다. 캐나다 국세청이 안내한 2024년 5월 이후 요율 중 상품·서비스세 등이 적용되지 않는 경우 국내선은 과세 대상 탑승당 9.94캐나다달러, 상한은 19.87캐나다달러다. 기타 국제선 요율은 34.42캐나다달러다. 발권 장소와 세금 적용 여부에 따라 다른 항목이 적용된다. 요금은 여정 구성과 발권·세금 조건에 따라 적용된다. 국내선과 국제선 등을 구분한 체계는 이용 형태에 따라 서로 다른 요율을 설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논문은 이러한 차등 부과 구조를 국내 공항별 요율 설계의 참고 사례로 제시했다. 인천공항과 지방 공항의 운영 시간, 시설 규모, 환승 검색 업무 등을 반영해 각각의 비용에 맞는 요율을 산정하자는 구상이다. 징수 대상의 정의도 구체적이다. 캐나다 국세청 안내는 직항편 운항을 계속하기 위한 재탑승과 연결편 환승을 위한 탑승 등을 과금 대상 탑승에서 제외한다고 설명한다. 보안료를 설계할 때 한 여정의 각 구간을 모두 별도 부담으로 볼지, 일정한 연결 여정을 하나로 볼지 정해야 함을 보여준다. 국내 제도에서도 환승객의 검색 여부와 과금 기준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 나리타, 시설 이용료와 보안 서비스료 나눠 표시 일본 나리타공항은 여객 서비스 시설 사용료와 여객 보안 서비스료를 구분해 안내한다. 공항 공식 안내상 국제선 여객 보안 서비스료는 성인과 어린이 모두 700엔이다. 시설 이용료와 보안료를 별도 항목으로 제시해 승객이 부담의 성격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구조다. 시설료와 보안료를 분리하면 보안 원가가 변할 때 해당 항목의 조정 이유를 설명하기 쉬워진다. 검색 인력 운영과 관련 설비에 필요한 비용을 제시하고, 다른 터미널 시설 비용과 구별해 논의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요금의 명칭과 산정 자료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참고할 수 있다. 논문은 이러한 요금 항목의 구분을 국내 구분 회계 도입 논의와 연결했다. 보안료의 명칭과 원가, 사용처를 연계하면 이용자가 부담하는 비용을 설명하고 보안 투자 내역을 제시할 수 있다는 취지다. 국내 제안에는 이를 뒷받침할 법적 용도 제한도 포함됐다. 독일은 항공 보안 수수료 관련 법령의 별표에서 여객 검색 관련 요율 범위를 정한다. 공식 법령에 따르면 2025년부터 2027년까지 해당 항목의 범위는 4.50~15유로다. 법령이 정한 범위를 바탕으로 개별 요율을 적용하는 구조다. 독일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요율 결정에 법적 기준과 한도를 둘 수 있다는 점이다. 비용 증가를 반영할 통로와 과도한 청구를 통제할 장치를 함께 마련하는 방식이다. 한국에 적용하려면 국내 공항의 원가 구조와 징수 권한, 감독 주체에 맞는 기준을 별도로 만들어야 한다. 독일 별표는 적용 기간과 일부 공항의 예외도 규정한다. 이처럼 요율의 범위와 적용 조건을 구체적으로 정하는 방식은 국내에서도 예측 가능한 원가 회수 체계를 마련하는 데 참고할 수 있다. ◇ 해외 비교의 결론, 보안 원가와 재원 관리의 제도화 논문은 국가별 요금 체계와 징수 주체를 비교해 국내 제도의 개선 방향을 도출했다. 공항 시설과 보안 서비스에 필요한 재원을 구분하고, 비용을 부담하는 이용자가 징수 목적을 알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국내에 적용할 요율은 우리 공항의 원가를 토대로 산정하는 방향을 제안했다. 공항별 인력과 시설, 운영 방식에 따른 비용을 파악하고 이에 맞춰 부담을 배분하는 원가 회수 원칙이다. 해외 사례는 이러한 제도를 법률과 요금 체계로 구현하는 비교 대상으로 활용됐다. 연구가 제안한 국내 제도는 징수 권한과 대상, 보안 원가의 산정, 독립 계정 관리, 집행의 투명성을 하나의 체계로 묶는 방식이다. 수수료를 통해 확보한 돈이 장비 확충과 보안 인력의 전문성 향상에 재투자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미국과 캐나다의 국가 중심 재원 조달, 나리타의 요금 항목 구분, 독일의 법정 요율 기준은 서로 다른 설계 요소를 보여준다. 논문은 이를 토대로 한국의 공항 보안 재원에도 독립적인 징수 근거와 명확한 사용 목적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美 ‘러브콜’ 받고도 발목 잡힌 SK하이닉스 뉴욕 공장

미국 정부가 SK하이닉스의 중국 다롄 공장 장비 반입 허가를 미루면서 미국 뉴욕주 낸드플래시 공장 건설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중국 공장의 생산을 늘려 미국 투자 재원을 마련하려던 구상이 대중(對中) 반도체 규제에 막힌 셈이어서, 트럼프 행정부가 기술 통제와 투자 유치 사이에서 어떤 결론을 내릴지 관심이 모인다. 로이터통신은 3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 상무부가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생산 확대에 필요한 미국산 반도체 장비 수출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은 뉴욕주 마시(Marcy)에 약 450억달러(약 60조원)를 들여 낸드 공장 2곳을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투자액은 장기적으로 약 1000억달러(약 133조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는 메모리 반도체로, 데이터센터의 저장장치에 주로 쓰인다. 후보지는 뉴욕주 오나이다 카운티의 산업단지인 마시 나노센터로, 솔리다임은 이곳에 월 10만장(12인치 웨이퍼 기준) 규모의 낸드 팹 1곳을 먼저 완공한 뒤 두 번째 팹으로 확장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의 관건은 다롄 공장에 대한 미국의 장비 수출 허가다. 회사 측은 다롄 공장의 생산을 늘리고 더 고도화된 낸드를 만들어야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미국 공장 건설에 필요한 수익도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상무부는 아직 새 허가를 승인하지 않았다. 솔리다임 경영진은 지난 8월 말 이후 상무부 당국자들과 10차례 가까이 만나며 협상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8월 말 회의에는 리처드 친 솔리다임 공동 최고경영자(CEO) 등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제프리 케슬러 차관과 마주 앉았다. 당시 미국 측은 미국 내 투자와 낸드 공장 건설 구상에 기대감을 보이며 해법을 찾으려는 의지를 나타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이후 솔리다임은 상무부와 조율하며 여러 차례 신청서를 고쳐 썼지만 허가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지난주 회의에서도 케슬러 차관은 중국 공장의 기술 고도화나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미국산 장비 반입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상무부가 허가를 공식적으로 거부한 것은 아니며, 양측은 다롄 공장 운영 유지에 필요한 2027년분 장비 수출 허가도 별도로 협상하고 있다. 솔리다임은 지난주 성명에서 “미국에서 설립되고 본사를 둔 회사로서 고객에게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장기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략적 대안을 정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 '다롄에 묶인' 하이닉스, 뉴욕 공장 괜찮나 다롄 공장은 SK하이닉스 낸드 사업의 핵심 거점이다. SK하이닉스는 총 90억달러에 인텔의 낸드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SSD 사업과 중국 다롄 팹을 넘겨받았다. 다롄 공장은 SK하이닉스 팹 가운데 유일하게 데이터센터용 고용량 SSD에 쓰이는 QLC 낸드를 생산하는 곳으로, 전체 낸드 생산의 약 30%를 담당해 왔다. 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기업용 SSD 수요가 폭증하면서 다롄의 생산능력을 키우는 것이 곧 솔리다임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구조다. 솔리다임은 미국 공장 건설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중국 내 생산을 늘리고 낸드 공정을 고도화해야 하는 처지다. 걸림돌은 미국의 대중 수출통제다.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지난해 9월 연방관보를 통해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명단에서 인텔 반도체(다롄), 삼성 차이나 반도체, SK하이닉스 반도체(중국)를 삭제했고, 이 조치는 2025년 12월 31일 효력이 발생했다. 그동안 개별 허가 없이 미국산 장비를 들여오던 '하이패스'가 사라진 것이다. 이후 BIS는 매년 장비 수출 물량을 승인하는 방식으로 반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기존 공장 운영에 필요한 장비는 허용하되 생산능력 확대나 기술 고도화를 위한 반입은 승인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었고, 다롄 공장의 올해분 허가에도 장비 수량 제한이 붙었다. 양측 간 쟁점 중 하나는 다롄 공장의 빈 공간에 장비를 들이는 것을 '증설'로 볼 수 있느냐다. SK하이닉스는 해당 클린룸을 2023년에 이미 지어놓은 만큼 장비를 채우는 것은 생산능력 확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반면 상무부는 지난해 중국 내 반도체 공장의 기술 고도화나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수출 허가는 내줄 의도가 없다고 못 박은 바 있다. 회사 측은 중국 공장용 장비 구매에 필요한 대외투자 규제의 예외를 인정받기 위해 미 재무부 당국자들과도 접촉했지만, 재무부는 우선 상무부의 판단을 지켜보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입장에서도 셈법이 간단하지 않다. 첨단 메모리 생산시설을 자국에 유치하려는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수십조원대 투자를 놓치기 아깝지만, 그 대가로 중국 공장의 생산능력 확대를 허용하면 바이든 정부 이래 쌓아온 수출통제 원칙에 균열이 생긴다. 일각에서는 이번 협상을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투자 유치를 위해 대중 기술 통제의 빗장을 어디까지 풀어줄지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로 보고 있다. 미 의회 산하 초당적 기구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의 릴랜드 밀러 위원은 “결국 백악관의 승인 없이는 어떤 것도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투자가 성사되면 뉴욕주에는 대형 메모리 클러스터가 형성된다. 마시 인근 클레이에서는 마이크론이 1000억달러 규모 메모리 단지 착공에 들어갔다. 다롄 증설 승인이 뉴욕 투자 계획의 핵심인 만큼 양측의 협상은 계속될 예정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미 당국의 대중 수출 통제가 이어질 경우 SK하이닉스가 미국 현지 투자 규모를 대폭 줄이거나 아예 사업지를 다른 나라로 돌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솔리다임이 성명에서 미국이 아닌 “세계 여러 잠재적 입지"를 언급한 것도 이런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단정하긴 이르다"면서도 “대중 규제 기조가 이대로 굳어지면 동맹국 기업들이 대규모 미국 투자를 주저하는 분위기가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포스코 베이징센터에 공공기관 22곳 집결…첫 민관협력 ‘K-마루’ 출범

포스코홀딩스가 보유한 중국 베이징 포스코센터에 국내 공공기관 22곳이 집결한다. 민간기업의 해외 인프라와 정부의 공공서비스를 결합한 첫 민관협력형 해외 공공 플랫폼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최근 중국 베이징 포스코센터에서 '베이징 K-마루' 개소식을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노재헌 주중한국대사와 이상윤 재정경제부 공공정책국장, 장상해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중국지역본부장, 이원철 포스코차이나 대표법인장 및 입주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K-마루'는 해외 각 지역에 분산된 국내 공공기관의 사무소를 한곳으로 모아 현지 진출기업과 교민에게 통합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 무역·금융·에너지 등 22개 기관 한곳으로 베이징 K-마루에는 무역·투자와 금융, 에너지, 환경, 디지털·기술 등 분야의 공공기관 22곳이 입주한다. 입주가 완료되면 전 세계에서 운영되는 K-마루 가운데 단일 거점 기준 최대 규모가 된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은 베이징 K-마루에서 마케팅과 금융, 기술, 인프라 등 분야의 공공지원 서비스를 한곳에서 받을 수 있게 된다. 입주기관들도 사무공간을 통합함으로써 행정비용을 줄이고 기관 간 협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홀딩스는 정부의 해외 공공기관 거점 통합 정책에 맞춰 베이징 포스코센터에 K-마루 전용공간을 조성했다. 민간기업이 보유한 해외 업무시설을 공공기관 통합거점으로 활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포스코 해외 인프라에 정부 지원기능 결합 베이징 포스코센터가 위치한 왕징 지역에는 글로벌 기업과 한국 기업·교민이 밀집해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기존 업무시설에 한옥의 마루 개념과 비즈니스 공간을 결합해 K-마루 전용공간을 마련했다. 포스코홀딩스는 베이징 K-마루를 통해 중국 진출 국내 기업을 지원하는 동시에 베이징 포스코센터를 한·중 비즈니스 지원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베이징 포스코센터가 우리 기업의 해외 사업과 교민 사회를 지원하는 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안정적인 업무환경과 인프라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삼성SDS, 구미 AI 데이터센터 착공…‘영남 60조 투자’ 첫 삽

삼성SDS가 4273억원을 투입하는 구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에 본격 착수했다. 지난 7월 삼성이 발표한 영남권 60조원 투자계획 가운데 실제 착공으로 이어진 첫 사업이다. 삼성SDS는 최근 경북 구미시 공단동 약 1만4000평 부지에 AI 전용 데이터센터를 착공했다. 구미 AI 데이터센터는 초기 전력용량 60MW 규모로 건설되며 AI 수요 증가에 따라 최대 120MW까지 단계적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지난해 8월 말 구미시의 착공 승인을 받아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며 2028년 말 준공이 목표다. 삼성SDS는 지난 1월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해 4273억원을 투자한다고 공시하고 경상북도·구미시와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 삼성 '영남 60조 투자' 첫 가시화 이번 착공은 삼성이 지난 7월 발표한 약 60조원 규모 영남권 투자계획이 실제 사업으로 넘어간 첫 사례다. 삼성은 당시 경남 진주시 경상국립대에서 열린 '영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영남을 '글로벌 피지컬 AI 혁신 클러스터'로 조성하기 위한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구미의 휴머노이드 로봇·AI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울산 전고체 배터리, 부산 AI 서버용 패키지 기판·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거제 고부가가치 선박 등을 주요 투자 분야로 제시했다. 구미 데이터센터는 제조·로봇 자동화에 필요한 대규모 AI 연산 인프라 역할도 맡는다. 삼성 관계사들이 확대하고 있는 제조 RX(Robotics Transformation) 사업과 연계해 제조현장의 정밀 작업 로봇 학습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 GPU 고발열 잡는다…최대 120MW로 확장 삼성SDS는 구미 데이터센터를 고성능 GPU 서버 운영에 최적화된 하이퍼스케일 AI 데이터센터로 구축한다. AI 데이터센터는 고밀도 GPU 서버가 대규모 전력을 소비하면서 많은 열을 발생시키는 만큼 전력공급과 냉각 인프라가 핵심이다. 삼성SDS는 대용량 전력 인프라와 주요 설비 이중화, 비상전원 체계를 구축한다. 서버 냉각에는 공냉식(Air Cooling)과 수냉식(Liquid Cooling)을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쿨링 기술을 적용한다. 네트워크와 스토리지 등 상대적으로 발열이 적은 영역에는 공냉식을 사용하고 고밀도 GPU 서버에는 물을 순환시켜 열을 제거하는 수냉식을 적용한다. 향후 차세대 GPU 도입으로 서버의 전력밀도가 높아지는 것에 대비해 초고전력 랙도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 ◇ 자체 GPU부터 외부 고객 코로케이션까지 구미 데이터센터는 삼성SDS의 자체 GPU 인프라뿐 아니라 외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사업에도 활용된다. 고객사가 직접 GPU를 설치하고 사용하는 코로케이션(Co-location) 사업을 병행하고 다양한 기업에 AI 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삼성SDS는 특정 GPU나 서비스에 종속되지 않도록 데이터센터를 설계해 향후 다양한 AI 시스템을 수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준희 삼성SDS 대표이사 사장은 "AI의 변화가 실제 성과로 이어지려면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고 AI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튼튼한 기반이 필요하다"며 "구미 AI 데이터센터가 바로 그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세대 AI 인프라를 바탕으로 제조·산업 현장의 AX 혁신을 이끌고 고객에게 최적의 AI 풀스택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케이엔알시스템, 휴머노이드 하체용 ‘고토크 QDD 액추에이터’ 개발

로봇전문기업 케이엔알시스템이 휴머노이드와 사족보행 로봇의 하체 관절에 적용할 수 있는 고토크 전동식 액추에이터를 개발했다. 기존 유압과 하이브리드 방식에 이어 전동식 기술을 확보하면서 2027년까지 로봇용 액추에이터 제품군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케이엔알시스템은 복합 유성기어를 적용한 고토크 QDD(Quasi-Direct Drive·준직접구동) 액추에이터 개발을 완료하고 제품 출시와 라인업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QDD 액추에이터는 모터와 출력축 사이에 비교적 낮은 감속비의 기어를 적용하는 구동장치로, 휴머노이드와 사족보행 로봇의 관절을 움직이는 핵심 부품이다. 이번에 개발한 제품은 직경 110㎜, 높이 83㎜, 무게 1.76㎏으로 정격 토크 121Nm, 순간 최대 토크 308Nm의 성능을 갖췄다. 정격 토크는 액추에이터가 연속적으로 가동할 때 유지할 수 있는 회전력이며 최대 토크는 점프나 고중량 물체 운반, 급가속·급정지 등에 순간적으로 낼 수 있는 힘을 의미한다. ◇ 역구동성과 강성 동시에 확보 휴머노이드가 걷거나 뛰면서 외부 충격에 대응하려면 외부에서 관절에 힘이 가해졌을 때 모터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는 '역구동성(Backdrivability)'이 필요하다. 동시에 로봇 자체와 작업물의 무게를 견디기 위한 높은 강성도 요구된다. 일반적으로 감속비를 낮추면 역구동성을 확보하기 쉽지만 토크 증폭에는 한계가 있다. 반대로 감속비를 높이면 큰 힘을 낼 수 있지만 외부 충격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케이엔알시스템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복합 유성기어(Compound Planetary Gear) 구조에 '양방향 구동 기어(Bi-Lateral Gear Drive·BGD)' 기술을 적용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기존 유성기어보다 축 방향 두께를 줄이면서 기존 QDD 대비 2~4배 높은 감속비를 구현했다. 감속비를 높이면서도 역구동성을 유지해 휴머노이드 하체에 필요한 힘과 외부 충격 대응 성능을 동시에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케이엔알시스템은 이번 제품을 고관절과 무릎, 발목 등 높은 토크가 필요한 휴머노이드 하체 관절을 비롯해 사족보행 로봇 등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 유압·하이브리드 이어 전동식까지 케이엔알시스템은 기존 주력인 유압 액추에이터에 이어 최대 토크 1600Nm급 하이브리드 액추에이터를 개발했으며 이번에 전동식 QDD 액추에이터까지 제품군을 확대했다. 회사는 향후 로봇 플랫폼과 사용 목적에 따라 전동식 액추에이터 제품을 추가하고 2027년까지 유압·하이브리드·전동 방식을 아우르는 로봇용 액추에이터 라인업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김명한 케이엔알시스템 대표는 "이번 복합 유성기어형 고토크 QDD 액추에이터 개발로 고출력과 유연한 충격 순응성이 동시에 요구되는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하지 관절 분야에서 로봇부품 개발 역량을 확보했다"며 "유압부터 하이브리드, 전동식 액추에이터까지 제품군을 확대해 종합 액추에이터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케이엔알시스템은 'K-휴머노이드 연합' 참여기업으로 고중량 작업용 휴머노이드와 사족보행 로봇 등도 개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동모터와 유압 액추에이터를 결합한 로봇용 하이브리드 액추에이터 라인업을 개발했으며 원전 중수로 해체용 로봇시스템도 개발해 지난 9월 납품을 완료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호반이 지분 앞서도 경영권은 별개…한진칼 ‘최대주주 경쟁’ 세 가지 변수

호반그룹의 한진칼 지분 확대가 한진그룹 지배구조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호반이 조원태 회장 측보다 많은 지분을 확보했을 가능성을 고려해 기업결합을 신고하고, 조 회장도 추가 매입 계획을 내놓으면서다. 다만 지분율 순위가 바뀌는 것과 경영권이 넘어가는 것은 별개다. 호반의 정확한 보유량과 투자 목적, 다른 주요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 방향이 향후 구도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 지분 순위부터 미확정…조원태 매입도 '계획 단계' 4일 공시와 업계에 따르면 호반그룹은 최근 한진칼 주식을 장내에서 추가 취득한 뒤 지난달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자체 보유 현황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합산 지분을 넘어선 것으로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7월 10일 공시 기준 호반 측 지분율은 20.15%였다.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6월 말 기준 합산 지분율 20.57%와 비교하면 격차는 0.42%포인트였다. 그러나 호반의 추가 매수 수량과 현재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한진칼 역시 최대주주 관련 구체적인 사항이 확인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다시 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의 추가 취득 역시 완료된 거래가 아니다. 조 회장은 지난 2일 한진칼 보통주 32만5000주를 주당 11만4000원에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했다. 총 370억5000만원 규모로, 매수 예정 기간은 오는 12월 3일부터 내년 1월 1일까지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우선주를 포함한 발행주식 기준 개인 지분율은 5.75%에서 6.23%로 높아진다. 조 회장은 취득 목적을 책임경영 강화로 밝혔으며, 한진그룹은 호반과 무관하게 이전부터 준비해 온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두 주주의 매입 시기가 맞물렸지만 이를 곧바로 경영권 방어를 위한 맞대응으로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 최대주주와 경영권의 차이…'우호지분'도 고정값 아니다 호반이 최다출자자가 되더라도 한진칼 이사회와 경영진을 곧바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려면 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에서 다른 주주의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 지분 순위보다 주주총회에서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의 결집 정도가 중요하다. 올해 6월 말 기준 델타항공은 한진칼 지분 14.90%, 산업은행은 10.58%를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들을 조 회장 측에 우호적인 주주로 분류하지만, 각 기관의 보유 지분을 조 회장 소유분과 동일하게 취급해서는 안 된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호주주'라는 시장의 평가와 개별 안건에서의 실제 의결권 행사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며 “지분을 단순 합산해 경영권 방어가 확정됐다고 판단하기보다는 사업상 제휴 관계와 투자 목적, 안건별 이해관계가 얼마나 일치하는지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호반의 보유 목적도 관건이다. 호반은 지난 7월 공시에서 한진칼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로 밝혔다. 추가 매수와 기업결합 신고만으로 항공업 진출이나 경영 참여를 확정적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향후 보유 목적 변경이나 이사 후보 추천 등 구체적인 행보가 나오는지가 지분투자와 경영권 경쟁을 구분할 기준이다. ◇ 공정위 심사는 '경영권 인증' 아냐...지배력 판단 여부 변수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 역시 최대주주 지위를 부여하거나 경영권을 보장하는 절차가 아니다. 주식 취득으로 형성되는 지배관계와 경쟁제한 가능성 등을 판단하는 과정이다. 공정위는 지분율 외에도 주식 분산 정도, 주주 간 관계, 임원 겸임, 거래·자금·제휴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살핀다. 따라서 호반의 지분율이 조 회장 측보다 높다는 사실이 확인되더라도 실질적인 지배력에 대한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 호반의 추가 취득 내역이 공개되면 조 회장 측과의 정확한 지분 격차도 확인될 전망이다. 조 회장의 매수 예정 기간이 12월 3일부터인 만큼 실제 거래 이행과 주요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 방향에 따라 지배구조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공정위는 기업결합 심사에서 지분율뿐 아니라 주주 간 관계와 임원 겸임, 거래·자금·제휴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크래프톤, ‘게임 속 AI 기술’ K팝·로봇 분야로 확장…“미래 성장 축”

크래프톤이 인공지능(AI)을 새로운 성장 사업으로 키우기 위해 기술 개발부터 서비스 출시, 인재 확보까지 전방위로 움직이고 있다. 게임 속 캐릭터와 이용자 간 상호작용을 고도화해 온 AI 기술을 수익모델(BM)을 갖춘 K팝 팬덤 서비스와 로보틱스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 AI 원천기술 확보는 물론 AI 활용 역량을 갖춘 인재를 대규모로 채용하며 조직 전반의 체질 개선에도 나섰다. ◇ AI 챗 서비스 만들고 피지컬 AI에도 접목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최근 K팝 AI 캐릭터 챗 서비스 '키프(Kiff)'의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키프는 K팝 팬들이 아티스트가 직접 구상한 캐릭터와 대화하며 팬 활동을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이다. 첫 참여 아티스트는 걸그룹 피프티피프티(FIFTYFIFTY)다. 이용자는 멤버들이 직접 만든 공식 캐릭터 '웨니'와 아티스트의 소식이나 K팝을 주제로 대화할 수 있다. 기본 대화는 무료이며, 무제한 채팅은 월 39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크래프톤은 향후 참여 아티스트와 플랫폼 기능, 서비스 제공 국가를 확대할 계획이다. 크래프톤의 AI 기술은 로보틱스 분야로도 확장되고 있다. 크래프톤이 미국 팔로알토에 설립한 피지컬 AI 연구법인 '루도 로보틱스(Ludo Robotics)'는 사람과 소통하고 협력하는 로봇용 AI 시스템 '루디(Ludi)'를 개발하고 있다. 루디는 사람의 의도를 이해하고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며 자연스럽게 협력할 수 있는 '사회적 지능(Social Intelligence)'을 갖춘 로봇을 지향한다. 아직 구체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로 상용화된 단계는 아니지만, 로봇이 사람과 소통하고 상황에 맞춰 행동하도록 하는 핵심 기술을 확보하려는 시도다. 크래프톤은 그동안 AI를 활용해 게임 속 경험을 더욱 몰입감 있고 생동감 있게 만드는 방법을 탐구해 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AI 동료 기술 'PUBG Ally'다. 크래프톤은 'PUBG: 배틀그라운드' 아케이드 모드 베타 테스트에서 이용자가 AI 동료 캐릭터 '엘라(Ella)'와 함께 플레이할 수 있도록 했다. 게임 속 캐릭터가 정해진 행동을 반복하는 수준을 넘어 이용자와 대화하고 상황에 맞춰 협력하는 경험을 구현하려는 시도다. 키프와 루디는 게임 안에서 축적한 크래프톤의 AI 기술을 외부 서비스와 현실 세계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키프가 AI 캐릭터 기술을 K팝 팬덤 서비스에 접목해 이용자 확보와 수익화를 모색하는 사례라면, 루디는 AI의 활동 영역을 가상 세계에서 물리적 공간으로 넓히려는 중장기 연구다. 게임을 AI 기술의 적용처로 삼는 데 그치지 않고 게임 밖에서도 새로운 성장 기회를 발굴하려는 것이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지난달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유료 협찬 콘텐츠 인터뷰에서 “가상 세계에서 사람과 상호작용 하는 지능형 캐릭터가 언젠가는 실제 로봇을 통해 현실에서도 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며 “AI가 물리적 환경으로 확장되면서 그 경험의 가치는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도 같은 인터뷰에서 “크래프톤에게 AI는 단순한 효율화 도구 그 이상"이라며 “새로운 플레이를 가능하게 하고, 가상 세계에서 쌓아온 역량을 현실 세계로 확장하며, 나아가 게임 너머의 새로운 기회를 여는 미래 성장 축"이라고 강조했다. ◇ 자체 AI 기술에 AI 인재 확보에도 주력 크래프톤은 자체 AI 기술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 4월 AI 모델 브랜드 '라온(Raon)'을 출범하고 음성 언어 모델과 실시간 음성 대화 모델, 텍스트-음성 변환 모델, 비전 인코더 등 4종의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자체 대규모언어모델(LLM)인 '라온-1 미니 프리뷰'도 선보였다. 외부 AI 모델을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서비스 목적에 맞는 AI를 직접 개발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또 AI 사업을 뒷받침할 인재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27년 채용연계형 인턴십을 통해 AI 활용 역량을 갖춘 신입 인재 100명 이상을 선발한다. 크래프톤 신입 공개채용 중 역대 최대 규모다. 모집 직군은 AI 연구와 테크뿐 아니라 지원, 사업, 게임 개발 프로그래밍·기획 등 6개 분야다. 특정 기술 직군에 국한하지 않고 전사적으로 AI 활용 역량을 갖춘 인재를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크래프톤은 이번 채용을 시작으로 AI Native 신입 공개채용을 매년 정례화할 계획이다. 크래프톤 측은 “AI 기반 신규 사업을 확대하면서 이를 함께 이끌어갈 사람의 필요성도 커졌다"며 “기존 조직의 전문성에 AI를 자연스럽게 활용하는 인재가 더해질 때 가장 큰 시너지가 창출된다고 판단했다. 이번 공채를 시작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어가는 담대한 도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항공보안공단 재원 마련 ②] 승객 중심 비용 구조…항공사도 분담해야

[편집자 주] 정부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의 보안 담당 부서를 분리해 두 자회사인 인천국제공항보안·한국공항보안과 함께 가칭 항공보안공단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조직 개편과 함께 안정적인 운영 재원 확보가 과제로 떠올랐다. 본 기획은 기자가 올해 8월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경영대학원에서 법학 석사 학위 논문으로 제출한 '공항 보안 수수료 도입에 관한 법제 연구: 항공사의 비용 분담 책임과 재원의 목적 구속성 확보를 중심으로'를 바탕으로 하는 것으로, 국내 공항의 재무 구조와 비용 분담, 해외 공항·항만 제도를 분석하고 재원 조달과 입법 과제를 5회에 걸쳐 짚는다. 공항의 보안 검색대를 통과하는 사람은 승객이지만 보안망의 혜택은 항공사에도 돌아간다. 사람과 수하물의 위험 요소를 걸러내는 검색은 항공기와 승무원을 보호하고 안정적인 운항을 뒷받침한다. 공항 보안 수수료 도입 논의에서 승객에게 얼마를 부과할지뿐 아니라 항공사가 어떤 비용을 나눠야 하는지도 검토해야 하는 이유다. 이번 연구는 공항 보안 인프라의 편익을 얻는 여객과 항공사가 원가를 분담하는 '이원화 부과 모델'을 제안했다. 공항 운영자가 제공하는 공통 보안 서비스의 비용을 구분하고 각 주체의 이용과 편익에 맞춰 부담을 배분하자는 구상이다. 논문에서 '무임 승차'로 지적한 문제도 이 공통 인프라의 비용 분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연구가 다룬 분담 대상은 공항 운영자가 제공하는 공통 보안 인프라다. 항공사가 자체적으로 수행하는 보안 업무와 공항의 공통 검색망을 구분하고, 공통 인프라의 편익에 상응하는 분담 체계를 마련하자는 제안이다. ◇ 자체 보안 의무와 공통 검색망 비용은 별개 현행 '항공보안법' 제15조는 공항 운영자가 탑승객과 휴대 물품·위탁 수하물의 보안 검색을, 항공 운송 사업자가 화물 보안 검색을 수행하도록 규정한다. 검색을 직접 하거나 지정된 업체에 위탁하는 방식도 정하고 있다. 업무의 법적 책임부터 공항 운영자와 항공사 사이에 나뉘어 있는 셈이다. 논문은 이 업무 구분을 바탕으로 항공사가 공항의 공통 보안망에서 얻는 편익을 비용 배분에 반영할 것을 제안했다. 항공사 자체의 화물 검색과 공항 운영자의 여객 검색·보호 구역 운영을 구분해 분담 대상 원가를 정하는 방식이다. 항공사 분담액을 정할 때에는 착륙료 등 기존 사용료에 반영된 보안 원가를 함께 정리해야 한다. 연구의 원가 회수 원칙을 적용하면 기존 부담과 새 수수료의 관계를 명확히 하고, 공통 서비스에 필요한 비용을 각 주체에게 배분하는 절차가 뒤따른다. 이 과정에서는 비용을 납부하는 주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 요금을 대신 걷는 주체를 각각 구분할 필요가 있다. 항공권에 공항 이용료가 포함돼 있다고 해서 항공사가 그 금액을 자체 비용으로 부담한 것은 아니다. 승객이 낸 돈을 항공사가 모아 공항에 납부하는 징수 대행 구조일 수 있기 때문이다. ◇ 안전한 운항과 검색 지연 완화, 항공사에도 편익 논문은 항공사가 공항 보안망에서 얻는 편익으로 항공기와 인력의 보호, 운항 차질 위험의 감소, 원활한 여객 처리를 꼽았다. 보안 검색은 승객 개인의 안전과 항공 운송 사업의 지속성을 함께 뒷받침한다. 이 편익을 비용 배분의 근거로 삼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검색대의 혼잡이 줄어들면 승객이 탑승구에 도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연 위험도 줄일 수 있다. 하루 동안 같은 항공기를 여러 차례 운항하는 항공사는 앞선 편의 지연이 뒤편으로 이어질 수 있어 여객 처리의 안정성이 중요하다. 논문은 이러한 운영상 편익도 공통 보안 인프라 투자의 효과로 봤다. 연구는 특히 항공기 가동률이 중요한 저비용 항공사의 사업 구조에 주목했다. 공항의 신속한 보안 검색이 승객의 탑승 지연 위험을 줄이고 원활한 운항을 지원한다는 분석이다. 이를 근거로 첨단 검색 장비 투자를 항공사도 편익을 얻는 공통 인프라 투자로 설명했다. 논문은 항공사와의 협의에서도 이러한 편익을 제시할 것을 제안했다. 검색 대기 시간과 처리 흐름의 개선을 비용 분담 논의와 연결해, 항공사가 제공받는 서비스와 부담의 관계를 설명하자는 것이다. ◇ 승객 수·운항 횟수, 무엇을 기준으로 나눌 것인가 논문은 여객 분담분과 항공사 분담분을 구분해 부과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여객은 검색과 안전한 이동이라는 편익을, 항공사는 항공기 운항과 자산 보호에 필요한 공통 보안 서비스를 제공받는다는 설명이다. 실제 요율은 해당 서비스에 드는 비용과 이용 정도를 토대로 정해야 한다. 승객 검색에 직접 연동되는 비용은 검색 대상 인원이나 수하물 처리량 등이 배분 기준이 될 수 있다. 항공사 관련 공통 비용은 운항 횟수와 항공기 규모 등 어떤 지표가 업무량을 잘 설명하는지 검토할 수 있다. 항공기 크기가 두 배라고 보안 비용도 두 배가 되는지, 운항 횟수가 비슷해도 검색량이 다른지 확인해야 한다. 환승객의 취급도 중요하다. 출발객과 동일한 검색 절차를 거치는지, 별도 시설과 인력을 사용하는지에 따라 원가가 달라질 수 있다. 공항별 운영 시간과 터미널 구조도 영향을 준다. 단순한 전국 단일 요율은 행정이 편리하고, 차등 요율은 실제 비용을 더 세밀하게 반영할 수 있어 정책 목적에 맞는 선택이 필요하다. 국가가 부담해야 할 보안 기능의 경계도 정해야 한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공항 경제 매뉴얼은 민간 항공 운항과 직접 관련된 보안 업무와 국가 안보 성격의 업무를 구분하도록 설명한다. 일반적인 경찰 활동과 위협 평가 등 국가 안보 비용을 항공업계와 이용객에게 넘기지 않도록 하려는 취지다. 이에 비춰 보면 비용 분담은 여객과 항공사 사이의 비율만 정하는 작업에 그치지 않는다. 국가 재정으로 충당할 부분과 공항 서비스의 이용 대가로 회수할 부분을 먼저 구획해야 한다. 총원가에서 분담 대상이 되는 비용을 가려내야 각 주체의 부담도 설명할 수 있다. ◇ 항공사에 부과해도 승객 부담으로 돌아갈 수 있어 해외에는 항공사에 직접 보안 비용을 부과한 전례가 있다. 미국은 항공 보안 인프라 수수료를 항공사에 부과했으며, 2013년 예산법에 따라 징수 권한이 2014년 10월 종료됐다. 논문은 이 운영 전례를 항공사를 보안 비용의 직접 분담 주체로 규정할 수 있다는 비교법적 근거로 활용했다. 또 다른 쟁점은 최종 부담의 귀착이다. 법률상 납부자를 항공사로 정해도 항공사는 늘어난 비용을 운임에 반영할 수 있다. 시장의 경쟁 정도와 수요, 운임 구조에 따라 실제 부담이 달라진다. 논문은 이원화 부과와 함께 운임에 반영되는 비용의 고지와 관리 방안도 제시했다. 논문도 이러한 운임 전가 가능성을 별도로 검토했다. 제도 도입 전후의 항공권 총액과 요금 표시, 별도 명목의 추가 청구를 확인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다. 정부가 정한 여객 수수료와 항공사가 자체적으로 반영한 비용을 구분해 고지하면 소비자가 부담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항공사가 여객 수수료를 대신 징수하는 데 드는 비용도 별도 산정 대상이다. 발권·환불 시스템 수정과 정산, 송금 등에 필요한 실비를 검토할 수 있다. 징수 대행에 대한 보상과 항공사 자신의 보안 비용 분담은 다른 항목이므로 각각의 근거를 공개해야 한다. 요율 협의에는 비용을 내는 항공사와 여객의 의견이 함께 반영돼야 한다. 운영자가 제시한 원가를 검토할 자료와 시간을 제공하고, 인상 이후 어떤 설비와 서비스를 개선할지 제시하는 방식이다. 논문은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협의와 집행 검증을 제도 수용성을 높이는 수단으로 제안했다. 협의 단계에서 확인한 비용과 투자 계획은 시행 뒤 평가의 기준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분담 구조 개편은 항공사에 청구서를 하나 더 보내는 작업이 아니다. 기존 부담과 추가 서비스를 구분하고, 원가와 편익에 맞춰 요율을 정하며, 최종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부담까지 살피는 과정이다. 이러한 설계가 갖춰져야 공통 보안망의 재원을 넓히면서 중복 부과를 막을 수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효성중공업 ‘사무기술직 노조’, 72시간 파업 예고…사측 “유감, 가동중단 무관”

효성중공업 사무기술직 노동조합이 오는 4일부터 전면파업을 예고하면서 사업운영 차질 우려를 마주한 사측이 노조를 향해 유감을 표명했다. 효성중공업은 3일 입장문을 통해 “사무기술직 노조의 전면파업 예고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노조측은 회사의 불성실교섭을 주장하지만 정작 임금안에 대한 협의조차 거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파업을 염두에 두고 교섭에 임한 것은 아닌지 강한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앞서 노조 측은 지난 8월 21일 사측과 첫 교섭 이후 총 8차례 협상을 이어간 끝에 전날인 2일 경남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조정 중지' 결정을 받으며 쟁의권을 확보했다. 쟁의권을 확보한 노조는 내일(4일)부터 오는 6일까지 72시간동안 전면 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기본급 연간 10% 인상 △성과급 지급 기준 마련 △직군 간 복리후생 격차 완화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과 입장 차이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기술직 노조는 기존 기술직 노조와 달리 지난 6월 첫 출범했다. 현재까지 해당 노조의 가입자는 창원 사업장 1087명과 중공업 본사 298명 등 총 1473명 규모에 달한다. 노조는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보상을 외면한 데 이어 교섭과정에서 노조 간부의 근로시간 면제마저 일방적으로 박탈한 경영진에 대한 경고 조치"라며 이번 72시간 파업 이후에도 사측 교섭안에 따라 파업 수위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사측은 “회사는 지난 6차례 교섭과 별도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단체협약안을 제시했다"며 “노조는 예정된 임금안조차 확인하지 않고 교섭 결렬 선언과 조정신청을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기존 기능직 노조에 부여된 근로시간 면제 시간으로 인해 사무기술직 노조에 이를 추가로 부여할 경우 법정 한도 초과 우려가 있고, 신설 노조에 대한 한시적 지원기간 종료에 따라 연장하지 않은 것"이라며 “법정한도 준수를 위한 조치를 노조 활동 탄압으로 주장하는 것은 사실관계에 부합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효성중공업은 노조의 전면파업에 따른 생산 등 사업차질 우려 가능성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회사는 “노조가 주장하는 전면파업은 해당 노조 차원의 파업으로 창원공장 전체의 가동 중단과는 무관하다"며 “생산현장 기능직 근로자 등은 파업 대상이 아니고, 회사는 정상적인 생산활동과 고객 대응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효성중공업은 “사전에 임의로 정한 파업 일정에 맞춰 쟁의절차를 추진하는 노조의 행태에 유감을 표한다"며 “원칙없는 양보나 파업 압박에 따른 일방적인 요구 수용은 없으며,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노동조합의 요구에 대해 합리적인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법과 절차에 따른 교섭을 진행할 것"이라며 “임직원의 안전과 고객 신뢰를 지키고 정상적인 사업운영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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