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상 최대 실적의 역설…‘자사주 보상’이 키운 노조 리스크

삼성, 사상 최대 실적의 역설…‘자사주 보상’이 키운 노조 리스크

삼성전자가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그룹 안팎에서 보상 체계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성과급 격차에 반발한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 부문 노조가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데 이어, 삼성SDS에서는 창사 이후 처음으로 노조가 출범해 하루 만에 조합원 4000명을 넘기며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반도체 초호황으로 사업부 간 보상 격차가 커지면서 최근 자사주를 활용한 보상 방식이 잇따라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호실적의 역설'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잠..

SK하이닉스 몸값 재평가 나선 최태원…美서 메모리 세일즈

SK하이닉스가 미국 나스닥시장에 주식예탁증서(ADR)를 상장함에 따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미국을 찾아 상장 기념 오프닝벨 타종 행사에 참석한다. 상장 기념식에서 글로벌 투자자들과 직접 소통하고, 주요 고객사들과 만나 인공지능(AI) 메모리 협력 확대 방안도 모색할 것으로 관측된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10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SK하이닉스 ADR 나스닥 상장 기념식에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등 주요 경영진과 함께 자리한다. 나스닥 개장과 함께 진행되는 오프닝벨 행사는 글로벌 기업의 상장을 기념하는 대표적 이벤트로 통상 오너 경영자 등 최고위 경영진이 직접 참석한다.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실제 종을 치는 방식과 달리 나스닥은 터치스크린 형태의 디지털 버튼을 누르는 방식으로 세리모니를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 SK하이닉스가 AI 시대 핵심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이후 처음으로 미국 자본시장에서 대규모 ADR을 발행하는 자리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상장을 위해 전체 발행주식의 2.5%인 최대 1779만주를 신주로 발행한다. SK하이닉스 ADR 수요예측에 공모 물량의 7배가 넘는 청약이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장기투자 펀드와 기술 전문 펀드, 국부펀드, 아시아 전문 글로벌 투자자 등의 수요가 집중되면서다. 공모가는 9일 확정되며, 직전 거래일인 8일 종가(207만6000원) 기준으로 산정될 경우 조달 규모는 245억달러(37조1400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이는 알리바바(250억달러)에 이어 외국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 역대 2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다만 상장 전 예상치로는 총 290억달러(43조원) 규모까지 거론돼, 외국 기업의 첫 미국 주식 매각으로는 사상 최대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ADR은 10일 임시 거래를 시작해 13일부터 정규 거래로 전환되며, 신주 예탁증서(DR)의 최종 상장일은 29일이다. 조달 자금은 전액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 건설 ▲청주 P&T7 어드밴스드 패키징 팹 건설·장비·부대비용 ▲극자외선(EUV) 스캐너 등 기계장치 취득 및 시설투자에 투입될 방침이다. 이번 ADR 상장은 AI 데이터센터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급증 속에서 AI 인프라 확산의 핵심 기업으로 부상한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를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 추진됐다. 그동안 SK하이닉스는 한국 증시에만 상장돼 있어 거래 시간, 환전 문제, 낮은 유동성의 장외 ADR 등으로 미국 투자자들의 직접 투자에 한계가 있었고, 이는 실제 경쟁력에 비해 저평가되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나스닥 상장이 이뤄지면 미국 정규장 시간대 거래가 가능해지고 나스닥100 등 주요 지수 편입 가능성도 열리면서, 패시브 상장지수펀드(ETF)의 기계적 매수 수요까지 유입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나스닥 입성이 SK하이닉스를 '범용 메모리 업체'에서 AI 인프라 핵심 기업으로 재평가받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을 상대로 SK하이닉스의 AI 메모리 경쟁력과 중장기 성장 전략을 직접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회장은 올해 초 출간한 SK하이닉스 HBM 성공 스토리를 담은 저서 '슈퍼 모멘텀'에서 “시장이 SK하이닉스를 아직 '커머디티(범용)' 제조사로 인식해 더 높은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았다"며 “하이닉스는 지금보다 10배는 더 커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SK하이닉스를 단순 메모리 공급업체가 아닌 고객 맞춤형 AI 메모리 솔루션 기업으로 키워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방미 기간 엔비디아, 테슬라 등 주요 빅테크 경영진과도 잇달아 회동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 회장은 올해 2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만나 HBM은 물론 차세대 서버용 메모리 모듈 소캠(SOCAMM),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포함한 중장기 협력 방안을 논의했으며, 지난달 방한한 황 CEO와 다시 만나 협력 관계를 재확인했다. 이에 앞서 최 회장은 혹 탄 브로드컴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등과도 잇달아 회동하며 글로벌 빅테크와의 AI 협력을 확대해왔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지정학 방정식 上] ‘가성비·속도전’ 약발 다한 ‘K-방산 수출 1.0’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인도·태평양 지역의 군비 경쟁 심화로 전 세계 국방 지출이 뚜렷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한민국 방위산업(이하 K-방산)은 2022년 이후 폴란드를 비롯한 주요국에서 대규모 수주 실적을 기록하며 외형적 팽창을 이뤘다. 증권업계와 관련 기관 지표를 종합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한국항공우주산업(KAI)·LIG D&A 등 국내 주요 방산 4사의 올해 합산 매출은 48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초기 K-방산의 수출 실적을 견인한 핵심 요소는 활성화된 양산 라인을 바탕으로 한 '신속한 납기'와 경쟁국 대비 우수한 '가격 대비 성능'이었다. 안보 위협에 직면해 단기적인 전력 공백을 우선적으로 메워야 했던 일부 국가들의 긴급 소요(UOR, Urgent Operational Requirement)와 K-방산의 제조 공급망 우위가 부합한 결과다. 그러나 각국이 단기 소요를 어느 정도 충족하고, 향후 30~50년을 운용해야 하는 해양 플랫폼·차세대 기갑 등 초대형 전략 무기체계 획득 사업으로 시선을 돌리면서 기존의 수출 공식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도입국의 요구 조건이 개별 무기체계의 하드웨어 제원 평가를 넘어 기존 안보 동맹망과의 상호 운용성, 장기적인 군수 생태계 편입, 그리고 도입국의 거시 경제적 산업 인프라 구축으로 고도화돼서다. 해상 작전 환경, 특히 잠수함 운용은 고도의 은밀성이 요구되며 고립된 환경에서 임무를 수행한다. 따라서 도입 시점의 플랫폼 스펙보다 수명 주기 전반에 걸친 동맹국 간의 수중 데이터 연동과 기항지에서의 부품 호환, 연합 대잠전 수행 능력이 사업자 선정의 핵심 기준으로 작용한다. 총사업비 60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의 우선 협상 대상자 미선정 사례는 이러한 특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으로 이뤄진 '원팀 코리아'는 태평양 무기항 횡단을 통해 원양 작전 능력이 실증된 3600톤급 장보고-III 배치(Batch)-II(도산 안창호급) 모델을 제안했다. 반면 캐나다 국방부가 1순위로 고려한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의 '타입 212CD'는 현재 기본 설계 단계에 머물러 있는 플랫폼이다. 실증된 자산이 도면 상의 자산에 밀린 결정적 요인은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 체계 내에서의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확보에 있다. 독일은 전 세계 20여 개국에 잠수함을 공급하며 북해와 대서양 전반에 방대한 유지·보수·운영(MRO) 공급망과 전술 데이터 베이스를 선점하고 있다. 캐나다 군 당국 입장에서는 독립적 규격의 우수한 플랫폼을 단독 도입해 독자적인 정비망을 구축하는 것보다 기존 NATO 회원국들과 부품을 상호 융통하고 작전 지휘망을 원활히 연동할 수 있는 '연합 군수 생태계 편입'을 전략적 운용 리스크 최소화 방안으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른바 기존 방산 시스템에 종속되는 '경로 의존성(Path Dependency)'이 제조업 역량을 상쇄한 것이다. 총 7조4000억 원 규모의 폴란드 신형 잠수함 도입 사업(오르카 프로젝트) 역시 유사한 맥락을 지닌다. 폴란드는 앞서 지상 전력 부문에서 한국산 현대로템 K-2 전차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 자주포를 대규모로 채택했지만, 해상 전력 사업에서는 인접국인 스웨덴 사브(Saab)를 우선 순위 파트너로 선정했다. 이는 전장 환경의 지리적 특수성과 직결된다. 폴란드의 핵심 해상 방어 구역인 발트해는 수심이 얕고 염도가 균일하지 않아 러시아 발트 함대 견제를 위한 역내 국가 간의 밀접한 전술 공유가 필수적이다. 최근 스웨덴이 NATO에 공식 합류함에 따라 발트해의 지정학적 구도가 재편됐고, 폴란드는 물리적 거리가 먼 한국의 플랫폼 대신 수십 년간 발트해 해상 네트워크를 주도해 온 스웨덴과의 직접적인 전력 통합을 안보적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지상 무기의 대규모 도입 이력이 타 영역의 무기 체계 획득으로 자동 승계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지정학적 연대가 해양 전력 획득의 변수라면 지상 무기체계 부문에서는 유럽연합(EU) 중심의 역내 방산 경제 보호주의가 실질적인 비관세 진입 장벽으로 작동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보병 전투 장갑차 '레드백(Redback)'이 탈락한 루마니아 장갑차 사업(5조 원, 246대)은 이를 입증하는 사례다. 레드백은 앞서 호주 육군 차세대 장갑차 사업에서 독일 라인메탈의 '링스(Lynx) KF41'을 기술·성능 평가에서 앞서며 최종 선정된 바 있다. 루마니아 수주전에서는 라인메탈의 링스가 최종 낙찰자가 됐다. 국방·획득 전문가들은 이 결과의 원인을 무기의 기계적 성능 격차가 아닌 EU 특유의 자본 조달 구조와 자국 산업 내재화 규제에서 찾고 있다. 우선 자금 조달 구조에 따른 배타성이 거론된다. 루마니아는 이번 사업 전체 물량 중 94%에 해당하는 232대의 구매 자금을 EU의 'SAFE(Security Action For Europe)' 기금을 통한 저리 대출로 조달하기로 결정했다. SAFE는 유럽 내 방위산업 기반(EDTIB) 강화와 회원국 간 무기체계 공동 구매를 장려하기 위해 조성된 자본이다. 역내 자금을 활용해 무기를 도입하는 구조상 비(非)유럽권 국가의 무기체계를 도입하는 것은 재정 운영의 목적성 및 EU 정책적 타당성 측면에서 구조적인 불이익을 안고 출발할 수밖에 없다. 고강도 현지 생산·밸류체인 통합 요구도 제기된다. 루마니아 정부는 기술 이전(ToT) 외에도 자국 내 메디아스(Mediaș) 공장에서 전체 장갑차 물량의 70~80%를 조립·생산하고, 핵심 부품 공급망과 유지보수 체계를 현지 산업과 100% 통합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라인메탈은 일찍이 헝가리 등 동유럽 거점에 궤도형 장갑차 생산 라인을 선제적으로 구축하며 역내 방산 공급망에 융합돼 있어 이와 같은 요구에 유연한 대응이 가능했다. 이는 국방 예산을 자국의 제조업 고용 창출과 산업 고도화를 위한 경제적 도구로 활용하려는 동유럽 국가들의 최근 획득 경향을 반영하며 결과적으로 외부 국가의 진입을 차단하는 산업적 보호막 역할을 수행했다. 캐나다·폴란드·루마니아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도출해낼 수 있는 결론은 글로벌 주요 방산 시장의 획득 기준이 단품 위주의 'B2B(기업 간 거래) 제조·납품' 방식에서 이탈했다는 점이다. 무기체계의 제원과 단가 비교단계를 넘어 ▲대상국의 거시 경제 파급 효과 ▲장기 군수 조달 안정성 보장 ▲역내 안보 동맹망으로의 완전한 편입 여부가 사업의 최종 승패를 가르는 결정 변수로 격상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때문에 K-방산의 외형적 성장은 유의미한 경제적 지표이나 현재의 양적 팽창을 넘어 북미 및 서북유럽 등 방산 선진국이 주도하는 주력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K-방산 1.0' 모델의 구조적 한계를 객관적으로 진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도입국의 방위산업 생태계에 자본과 기술을 직접 투자하는 전면적 현지화 역량, 대규모 국방 예산의 재정적 부담을 대체할 수 있는 G2G 기반의 금융(차관·대출) 지원 패키지, 수명 주기를 책임지는 장기 MRO 네트워크 구축 역량이 결합된 '통합 국방 솔루션 제공자(System Integrator)'로의 체질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기아, 송민수 대표 선임…송호성과 각자대표 전환

기아가 송민수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의 노무·생산 조직 개편에 따른 후속 인사로 풀이된다. 기아는 8일 이사회를 열고 송민수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아는 송호성 사장 단독 대표 체제에서 송호성·송민수 각자대표 체제로 운영된다. 변경일은 이사회 결의일인 이날부터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5월 당시 기아의 생산·노무를 총괄했던 최준영 기아 국내생산담당 및 안전보건최고책임자(CSO)를 그룹의 정책개발실장으로 임명했다. 이후 기아는 약 두 달 간 송호성 사장 단독대표 체제로 운영됐다. 이번 인사는 이때 발생한 기아 내 경영 공백을 메우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새로 선임된 송민수 대표는 기아 오토랜드(AutoLand) 화성공장장 등을 거친 생산 부문의 현장 전문가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 기아 노무지원사업부장을 지냈다. 이후 2022년부터 올해까지 기아 오토랜드 화성공장장을 역임했으며, 노무지원사업부장, 서비스지원실장, 화성지원실장 등을 거쳤다. 기아 이사회는 송 대표에 대해 “생산 부문에서 풍부한 경험과 고도의 전문성을 축적한 제조·생산 분야 전문가"라며 “핵심 생산 거점을 총괄해 온 송 대표를 사내이사로 선임함으로써 미래 사업 재편과 생산 전략 관련 의사결정에 현장의 상황을 정확히 반영하고 실행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MS, 게임부문 대규모 구조조정…게임업계 덮친 ‘AI 역습’

마이크로소프트(MS)가 게임 부문을 위주로 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게임산업 전반에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단순한 경기침체에 따른 비용절감 차원을 넘어, 인공지능(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이 게임업계 고용구조를 뒤흔드는 상징적 사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AI에 수조원 쏟아붓는 MS…게임 부문은 대규모 구조조정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MS가 전 세계 직원의 약 2.1%에 해당하는 4800명을 감원한다. 이중 3분의 2가량은 엑스박스 등 게임 부문 소속이며, 엑스박스는 산하 게임 스튜디오 4곳을 분리하거나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MS가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 표면적 이유는 낮은 수익성 때문이다. 엑스박스 사업이 유사 플랫폼 대비 3~10배 낮은 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내부 진단이 발단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MS는 지난 2023년 687억달러(약 92조원)를 들여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하며 게임 부문을 확장했으나,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PS)이나 닌텐도와의 격차를 좁히지는 못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AI 도입에 따른 투자 비용 증가와 AI 중심의 생산성 혁신 등이 이번 구조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최근 MS는 기업의 AI 도입을 지원하는 전담 조직을 신설하면서 25억달러(약 3조8000억원)를 투자하고 6000명의 산업 전문가와 엔지니어를 고객 현장에 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전통적인 콘텐츠 개발 조직은 쳐내면서 AI 부문에 있어서는 거침없는 투자를 단행한 상징적 사건이다. 에이미 콜먼 MS 최고인사책임자(CPO)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면서 “오늘 사라진 직책이 AI로 대체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동시에 AI가 업무 수행 방식을 바꾸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의 구조조정이 곧바로 AI 대체를 의미하지는 않지만, 중장기적으로 노동 구조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AI 중심의 생산성 혁신이 기존 노동력의 성격을 완전히 바꿔놓고 있다는 평가다. ◇ 아직은 '대체' 아닌 '보완'이라지만…현장엔 불안감 '엄습' 국내 게임업계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미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AI를 통한 게임 개발 생산성 향상에 주목하는 한편, 조직 안에 AI를 통한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일으키기 위한 비용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게임 산업은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높은 산업으로, 생성형 AI의 도입은 비용 절감의 핵심 카드일 수밖에 없다. 또 커머스나 금융 등 타 산업 대비 거버넌스 차원의 규제가 많지 않다는 점은 AI 도입에 유리한 부분이다. 넥슨은 지난달 회사의 AI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조직인 AI 본부를 신설했다. 해당 조직은 넥슨이 그동안 정리해 온 게임 데이터 풀에서 AI가 스스로 데이터를 활용해 일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게 목표다. 엔씨는 AI 기술을 통한 사업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엔씨AI의 기술을 활용하면 게임 내 수많은 오브젝트들은 단순한 텍스트 입력만으로 자동 생성되고, 음성 입력만으로도 캐릭터의 얼굴 애니메이션과 표정의 변화를 표현할 수 있다. 지난해 'AI 퍼스트 기업'을 선언한 크래프톤은 AI 캐릭터와 팀을 이뤄 생존경쟁을 하는 시스템을 게임에 도입했다. AI 캐릭터는 게이머와 음성으로 전략을 논의하고, 파밍·교전·생존 중 어떤 행동을 취할지 스스로 판단해 유연하게 대응한다. 사실상 게임의 핵심적인 재미 요소를 생성형 AI로 대체한 것이다. 업계는 AI 도입에 따른 당장의 인력 대체는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이다. 일단은 '대체'보다는 '보완'의 역할에 무게 중심이 쏠려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실제 게임 개발 현장에서는 AI 도입에 따른 무게감을 크게 느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게임 개발자 A씨는 “'업무 효율화'나 '창의성 제고'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그럴싸한 말로 포장이 돼 있지만, 회사 차원의 AI 도입은 개발자에게 상당한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라며 “당장 인력 감축에 나서지 않더라도 질적 수준 제고나 생산성 향상에 대한 압박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개발자 B씨는 “AI를 활용하지 못하면 회사에 다니기 어렵고, 신규 인력도 더 보수적으로 채용하지 않겠나"라며 “1인 개발자들에겐 AI가 기회일 수 있지만, 대규모 개발팀의 규모는 기존보다 슬림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선글라스 낀 이재용, 선밸리서 ‘파운드리 세일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한진만 삼성전자 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과 함께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열린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했다.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이 총집결하는 자리인 만큼, 파운드리 및 AI 반도체 협력 확대로 이어질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8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과 한 사장은 7일(현지시각)부터 11일까지 나흘간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 리조트에서 열리는 '앨런&컴퍼니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했다. 두 사람이 현지 언론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참석 사실이 알려졌다. 이날 공개된 사진 속 이 회장은 검은색 선글라스를 낀 채 하늘색 체크무늬 셔츠에 네이비 재킷을 걸친 비즈니스 캐주얼 차림으로 손에는 생수병을 들고 있었다. 한 사장은 안경을 쓴 채 하늘색 카라 폴로 셔츠와 청바지를 입었다. 두 사람은 각각 콘퍼런스 참가자 명찰을 목에 걸고 있었다. 선밸리 콘퍼런스는 미국 투자은행 앨런&컴퍼니가 1983년부터 매년 7월 개최하는 비공개 행사다. IT·미디어·금융 등 각 분야 극소수 유력 인사만 초청받는 자리로 '억만장자의 여름 캠프' 또는 '억만장자 사교클럽'으로 불린다. 초청 인사들은 5일간 휴가를 겸해 이곳에 모여 친목을 다지는 동시에 첨단 기술 동향을 논의하고 사업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이 회장은 2002년부터 거의 매년 선밸리를 찾은 '단골 멤버'이며, 이 행사를 연중 일정 중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과거 “선밸리는 1년 중 가장 바쁜 출장이자 가장 신경 쓰는 출장"이라며 “애플과 페이스북 등 20~30개 고객사와 만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올해 행사에는 팀 쿡 애플 CEO와 차기 CEO 내정자인 존 터너스 수석부사장,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 글로벌 빅테크 수장들이 대거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는 파운드리 사업을 총괄하는 한 사장이 동행한 만큼, 주요 고객사들과 AI 반도체·파운드리 협력 확대를 집중 논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테슬라와 20조원 대의 AI 칩 생산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진 데 이어, 엔비디아 자율주행칩과 그록(Groq) AI 칩 생산에도 협력 중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모델 '클로드' 개발사인 앤스로픽과도 AI 칩 생산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지는 등 고객사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모바일 AP 설계업체 퀄컴, PC·서버용 CPU 설계업체 AMD 등 추가 글로벌 고객사와의 협력 확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선밸리를 시작으로 미국 현지 체류 기간 주요 고객사들과 잇달아 접촉해 파운드리뿐 아니라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메모리 반도체 분야 협력 방안도 구체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이달 말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열리는 글로벌 테크 CEO 모임 '구글 캠프' 참석 가능성도 점쳐지면서, 이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 행보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네카오·구글 딱 8곳만…방미통위가 이들만 찍은 까닭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가 개정 정보통신망법에 따른 허위조작정보 대응 의무 대상 사업자로 8일 총 8곳을 지정해 통보했다. 국내 사업자는 네이버·카카오·네이트·디시인사이드, 해외 사업자는 구글·메타·엑스(X)·틱톡이다.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지난 1월 6일 공포되고 전날부터 시행에 들어가면서 법 적용 첫 대상이 확정된 셈이다. 기준이 된 건 이용자 수다. 전년도 말 기준 직전 3개월간 하루 평균 이용자 수가 100만명 이상인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지정 대상이 됐다. 신영균 방미통위 방송통신이용자정책국장은 이날 과천 방미통위 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국내 사업자는 네이버·카카오·네이트·디시인사이드, 해외 사업자는 구글·메타·엑스(X)·틱톡이 규제 대상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지정된 8곳은 이제 허위조작정보 신고 접수·처리 절차와 자율 운영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신고 접수 사실과 조치 결과를 신고자와 정보 게재자 양쪽에 통지해야 하고, 운영 현황을 담은 투명성 보고서도 정기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방미통위는 이들 사업자가 법상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는지 점검하고, 운영 실태에 대해서도 조사·감독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지정 사업자 입장에서는 신고 창구부터 새로 정비해야 하는 부담이 당장의 과제로 떨어지게 됐다. 신 국장은 “사후적으로 사업자들이 자율 운영정책을 적절히 운영하는지 조사, 감독할 권한이 있다"며 이행을 압박했다. 방미통위는 이날 지정 발표와 함께 관련 가이드라인도 공개했다. 방미통위 관계자는 “개정안의 현장 안착을 지원하고 사업자·이용자의 명확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가이드라인에는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기준(서비스 종류·이용자 수) 및 준수사항(자율 운영정책 수립·신고 접수 및 조치·보고서 작성 및 공표·사실확인 활동 지원) ▲불법·허위조작정보로 인한 피해 구제 방법(관련 신고 및 분쟁조정 신청,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 심의 신청, 손해배상 청구) ▲불법·허위조작정보 유통 시 제재 사항(과징금) 등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이 가운데 가장 뜨거운 쟁점은 풍자·패러디와 허위조작정보를 가르는 경계선이다. 방미통위는 이 구분 기준을 정부가 직접 제시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방미통위는 앞으로 법령 적용 사례를 홈페이지를 통해 지속적으로 공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 국장은 “정부가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오히려 과도한 개입이 될 수 있다"며 “최종적인 판단은 법원이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위조작정보 해당 여부를 행정기관이 아닌 법원이 최종 판단하도록 한 것은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설계라는 설명이다. 과징금 부과 여부와 액수를 결정하는 건 방미통위 몫이다. 허위조작정보로 확정된 동일 정보를 알면서도 2회 이상 반복 유포한 경우, 방미통위가 위반 정도와 사회적 영향, 고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과징금을 부과한다. 과징금 규모는 최소 500만원에서 최대 10억원까지다. 허위조작정보를 반복 유포해 수익을 얻는 이른바 '수익형 정보 게재자'를 겨냥한 가중손해배상 제도도 함께 시행된다. 다만 공익 목적의 보도이거나, 게재 당시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던 경우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방미통위는 “표현의 자유 위축 우려에 대해 허위조작정보 요건 자체가 고의성·의도성·목적성을 모두 갖춘 경우로 엄격하게 규정돼 있고, 전략적 봉쇄소송(SLAPP)을 막기 위한 장치도 마련돼 있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현장] “육·해·공 3군 사관학교 통폐합 결사 반대”…국회서 2000여명 대규모 집회

정부가 추진 중인 3군 사관학교 통폐합과 육군사관학교 지방 이전 계획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통폐합이 각 군의 전문성을 약화시키고 장교 양성 체계를 흔들 수 있다고 주장하며 정책 재검토를 촉구했다. 8일 육·해·공군사관학교 총동창회와 육사 생도 학부모 모임, 예비역 장성 등은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정부의 사관학교 통폐합 및 육군사관학교 지방 이전 계획에 반대하는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2000여 명이 참석했다.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국회 일대에서는 거센 장맛비가 내렸지만 참가자들은 우비를 입은 채 자리를 지켰다. 이들은 결의문을 채택한 뒤 ▲사관학교 통폐합 즉각 중단 ▲육사 지방 이전 취소 ▲국가 안보 수호를 위한 끝까지 투쟁 등의 구호를 외치며 만세삼창으로 집회를 마무리했다. 이재명 정부와 국방부는 학령 인구 감소와 인공 지능(AI) 기반 미래전 환경에 대응한다는 명분 아래 사관학교 통폐합과 육사 지방 이전을 골자로 한 개혁안을 추진 중이다. 교육 효율성을 제고하고 생도 시절부터 합동 작전 수행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군 관계자들은 정부의 이 같은 정책이 '안보 실험'이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과 군사적으로 대치하는 상황에서 사관학교 통합은 명분도, 교육의 질을 높인다는 실리도 모두 잃은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군의 특수성과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졸속 개편이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제45대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김요한 성우회 부회장은 “합동성은 각 군의 전문성을 충분히 갖춘 뒤 합동 훈련과 보직을 통해 완성되는 것"이라며 “조급한 통합과 이전은 군 교육 체계를 약화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예비역 육군 장교는 “사관학교 개편 자체가 말도 안된다"며 “육군을 해체하려는 정치적 명분에 불과하다"고 했다. 특히 집회 참가자들은 현 태릉 교정을 전남 장성으로 이전하는 계획에 대해서도 강력히 반발했다. 태릉 화랑대가 국군의 역사와 전통을 상징하는 공간인 만큼 이전 계획을 재검토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인서울 메리트'를 선호하는 젊은 세대의 흐름을 거스른 채 지방 이전이 현실화된다면 육사에 지원하려는 우수 자원이 줄어들 것이라 우려했다. 국방대학교를 사례로 들며 교육의 질 저하는 물론 교수와 학생 모두가 기피하는 곳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들은 이후 차례로 국회의장실과 국방부 민원실로 이동해 '사관학교 통폐합·육사 이전 반대 궐기대회 결의문'을 전달했다. 다음은 이양구 예비군소집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AI·드론 중심의 미래전에서는 군 간 협업이 중요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통합 아닌 각 군별 교육 체계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미래전에서 합동성이 중요하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그것은 교육 체계를 통합해야 한다는 걸 의미하진 않으며 별개의 문제다. 국방부는 합동성 강화를 통합의 이유로 제시하지만 합동성은 각 군의 전문성이 먼저 확보된 뒤에 가능한 것이다. 사관학교는 민간인을 군인으로 양성하고 이후 육·해·공군의 특성에 맞는 전문 장교를 길러내는 기관이고, 우리 군에는 이미 합동참모대학이 있어 중령 이상 장교들이 합동 작전 수행에 필요한 교육을 받고 있다. 전문성이 갖춰진 뒤 합동성을 키우는 것이 순서이고 더 효과적이다." - 정부는 학령 인구 감소와 미래전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개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한다. 통합이 아니라면 어떤 대안이 있다고 보는가. “개편이 필요하다면 우선 현장 전문가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 지금처럼 밀실에서 정책을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통합보다 초급 장교 처우 개선과 교육 과정 현대화가 선행돼야 한다. 그래야 우수 인재들이 다시 군을 선택할 것이다." - 특정 군에 대한 목표를 갖고 지원한 수험생들이 통합 이후 원하는 군에 배치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이런 점이 우수 인재 유입을 막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달라. “사관학교를 지원하는 학생들은 육·해·공 각 군의 특성과 역할을 보고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복무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우수 인재가 모이는 법이다. 통합 이후 진로 선택의 불확실성이 커진다면 오히려 지원 감소로 이어진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배한비 인턴기자

넥센·한국타이어 “전기차·디지털 전환…기술 경쟁 나선다”

국내 타이어 업계가 전기차 시장 확대와 모빌리티 산업의 디지털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타이어의 글로벌 디지털 표준 개발에 참여하며 디지털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에 나섰고, 한국타이어는 유럽 전기차 전용 타이어 평가에서 최고 성적을 거뒀다. 8일 넥센타이어는 글로벌 데이터 서비스 기구(GDSO)와 협력해 타이어 산업의 디지털 표준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GDSO는 타이어 이력 관리와 데이터 표준화를 추진하는 협의체로, 글로벌 타이어 업체와 자동차 서비스 기업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넥센타이어가 특히 주력하는 기술은 무선 인식 전자태그(RFID)다. 디지털 식별 체계를 활용해 타이어 하나가 생산, 유통되는 시점부터 차량에 장착되고 정비를 거쳐 최종적으로 재활용되기까지의 과정을 관리한다. 타이어의 생애주기를 데이터화 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넥센타이어는 최근 독일에서 열린 타이어 전시회 '더 타이어 쾰른 2026' 에서 타이어 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모빌리티 전략과 커넥티드 차량 연계 방안 등을 공개하기도 했다. 넥센타이어 관계자는 “모빌리티의 미래는 가치 사슬 전반에 걸친 신뢰성 높은 데이터 교환에 달려 있다"며 “GDSO 참여를 통해 타이어 산업의 투명성·효율성·혁신을 이끄는 디지털 표준 수립에 적극 기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 흐름에 맞춰 타이어 성능 경쟁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최근 전기차 전용 제품군 '아이온'을 중심으로 글로벌 전동화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지난 7일 한국타이어는 한국타이어의 전기차용 올웨더 타이어 '아이온 플랙스 클라이밋'이 독일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빌트가 실시한 '전기차용 사계절 타이어 평가'에서 종합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번 평가는 8개 브랜드 제품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실제 눈길과 마른 노면, 젖은 노면 등 다양한 환경에서 핸들링, 제동력과 주행 소음, 마일리지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해 평가했다. '아이온 플렉스 클라이밋' 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해당 평가에서 상위 평가를 받았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최고 수준의 R&D 인프라를 기반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혁신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프리미엄 브랜드 '한국'의 리더십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카카오게임즈, 자사주 60% 소각키로…주주가치 제고 ‘드라이브’

일본 라인야후(LY주식회사)로 최대주주가 바뀐 이후 새 리더십을 맞이한 카카오게임즈가 자사주 소각에 나서면서 주주가치 제고에 속도를 낸다. 카카오게임즈가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은 지난 2020년 코스닥 상장 이후 처음이다. 8일 카카오게임즈는 주주가치 제고 강화를 위해 보유 중인 자기주식 50만주를 소각한다고 밝혔다. 이는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 85만4009주 가운데 약 60%에 해당하는 규모다. 소각 예정일은 오는 15일로, 소각 완료 시 보유 자기주식은 35만4009주다. 이번 소각은 배당가능이익 범위 안에서 취득한 자사주를 소각해 자본금 감소 없이 발행주식 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는 주당 가치 희석을 방지하고 주주의 실질적인 지분 가치를 높이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카카오게임즈 측은 “이번 자사주 소각을 시작으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주주환원 및 기업가치 강화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순차적으로 실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카카오게임즈는 자사주 소각 이후 남은 보유 주식 일부를 임직원들을 위한 보상 재원으로 쓰기로 했다. 이번에 도입하는 임직원 대상 주식기준성과보상제도(RSU)는 기업가치 및 장기 성과를 임직원 보상과 연동해 주주와 임직원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것을 뜻한다. 아울러 카카오게임즈는 자본준비금을 줄여 이익잉여금으로 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신권호 카카오게임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회사의 성장과 발전을 지지하는 주주들에게 실질적인 가치가 돌아갈 수 있도록 다각적이고 지속 가능한 주주환원 방안을 검토하고 시장과 소통할 것"이라며 “재무 안정성을 바탕으로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주주가치 제고와 기업가치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특별기획]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뀐다 ⑤ 지방소멸 넘어 국가균형발전 실험대

최근 정부와 삼성, SK그룹의 전남·광주권 1000조 대규모 투자 계획을 둘러싸고 지역사회의 기대와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투자 규모와 입지, 파급효과를 놓고 다양한 전망과 해석이 이어지는 가운데, 본지는 독자들에게 보다 깊이 있는 시각을 전하고자 5부작 특별기획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뀐다'를 마련했다. 이번 기획은 왜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무게중심이 서남권으로 이동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지역과 국가의 미래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전남광주=에너지경제신문 문승용 이재현 백준 기자 반도체 공장도, AI 데이터센터도 결국 사람을 위한 산업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서남권 첨단산업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공장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만드는 데 있다. 양질의 일자리와 청년의 정착, 지역경제 회복, 그리고 지방소멸을 막는 것이다. 산업은 성장의 수단일 뿐, 그 성과는 결국 국민의 삶으로 이어질 때 의미를 갖는다. 광주와 전남은 오랫동안 청년 유출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많은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진학하고 취업하면서 지역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라는 이중의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러나 AI와 반도체 산업은 이러한 흐름을 바꿀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연구개발과 생산, 설계, 장비, 소프트웨어, 데이터센터 운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면 청년들이 지역에서도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 △ '지성인의 성지' 대학도 함께 바뀌어야, '직주락' 도시가 경쟁력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대학에도 새로운 과제를 던졌다. 전남대학교는 반도체와 미래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첨단융합대학 설립 계획을 발표했고, 기업 맞춤형 인재 양성에 나서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GIST를 비롯한 지역 대학들도 AI와 반도체 분야 연구 역량을 강화하며 지역 산업과의 연계를 확대하고 있다. 지역에서 배우고, 지역에서 일하고, 지역에서 정착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새로운 목표다. 이제 기업은 공장만 보고 투자하지 않는다. 전문 인력이 가족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도시인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교육·의료·문화시설을 함께 갖춘 '직주락(職住樂)' 도시 조성을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도 담겼다. 좋은 일자리와 함께 좋은 학교, 병원, 문화시설, 교통망이 갖춰질 때 지속 가능한 산업도시가 완성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광주와 전남이 산업도시를 넘어 살기 좋은 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지도 이번 프로젝트의 중요한 과제다. 이번 프로젝트는 특정 지역만을 위한 사업이 아니다.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대한민국의 성장축을 다변화하기 위한 국가 전략이다. 한 지역의 성장이 다른 지역의 쇠퇴를 의미하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국토 곳곳에 성장 거점을 만드는 것이 대한민국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광주와 전남이 성공한다면 다른 지역에도 새로운 균형발전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 △ 새로운 역사는 이제 시작이다 산업화 시대 대한민국의 성장은 수도권과 영남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그 과정에서 호남은 민주주의를 지키는 중심축 역할을 했지만, 산업 발전에서는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정부가 제시한 서남권 첨단산업 프로젝트는 단순한 투자 계획이 아니라 대한민국 산업정책의 방향 전환을 상징한다. 그 성공 여부는 정부의 실행력과 기업의 투자, 지역사회의 준비, 그리고 청년들이 이곳에서 미래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얼마나 빠르게 만들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이 슬픈 역사가 새로운 기회가 됐다"며 “지금처럼 수도권 1극 체제로 계속 가면 나라가 망한다“고 직설했다. 그는 또 "반드시 국토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호남은 민주주의를 지켜온 지역이며, 이제는 국가균형발전의 새로운 중심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기획-서남권 반도체 5부작을 통해 우리는 하나의 질문을 던졌다. 왜 대한민국 산업의 무게중심은 서남권으로 이동하고 있는가. 그 답은 투자 규모에 있지 않다. AI 시대가 요구하는 전력과 용수, 재생에너지, 연구개발 역량, 통합특별시의 행정 기반, 그리고 사람을 중심에 둔 새로운 성장 전략이 서남권에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고 있었다. 과거 산업화에서 소외됐던 시간이 오늘의 경쟁력이 되고, 변방으로 불렸던 공간이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중심으로 도약할 기회를 맞고 있다. 아직 모든 계획이 현실이 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뀌는 순간은 새로운 공장이 들어서는 날이 아니라, 청년들이 “고향에서도 미래를 꿈꿀 수 있다"고 말하는 날일지도 모른다. “호남은 민주주의를 지켜온 지역입니다. 이제는 국가균형발전과 대한민국 경제를 다시 세우는 새로운 중심으로 나아가야 합니다."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말처럼 이번 프로젝트는 특정 지역의 개발사업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다시 설계하는 국가적 도전이다.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뀐다'는 것은 결국 사람의 삶이 바뀌는 일이다. 그리고 그 변화는 지금, 전남과 광주에서 시작되고 있다.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뀌는 것은 공장의 위치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향하는 방향이 바뀌는 것이다. 문승용 기자 symnew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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