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年 15조원’ 러시아 가전 시장 재진출 카드 ‘만지작’

삼성·LG전자 ‘年 15조원’ 러시아 가전 시장 재진출 카드 ‘만지작’

삼성·LG전자가 전쟁 여파로 철수했던 러시아에 재진출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공장 재가동을 추진하고 마케팅 활동 재개 방안을 고민하는 등 본격적으로 움직일 준비를 마쳤다. 한국 기업 빈자리를 중국 업체들이 채운 상황이라 연간 15조원 규모에 달하는 현지 가전 시장에서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LG전자는 작년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러시아 시장 재진입 시나리오를 다각도로 고민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친러 성향을 지닌데다 후보 시절 “전쟁을 당장 끝내겠다"고 호언장담한 영향이다. 러시아와..

LS-호반 갈등, 사업 충돌 넘어 지배구조 전쟁으로

LS그룹과 호반그룹의 갈등이 단순한 사업 경쟁을 넘어, 지배구조와 경영권을 둘러싼 전면전 양상으로 확산되고 있다. 해저케이블 기술 유출 의혹에서 비롯된 법적 다툼은 이제 지주사 지분을 둘러싼 구조적 충돌로 번졌고, LS는 대응 차원에서 한진그룹과 전략적 동맹을 맺으며 방어에 나섰다. 최근 호반그룹이 ㈜LS 지분 3% 이상을 확보하며 회계장부 열람 등 소수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자, 양측의 긴장은 한층 더 고조되고 있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갈등의 출발점은 LS전선과 대한전선 간의 해저케이블 특허 및 기술 유출 소송이다. 2019년 시작된 부스덕트 관련 특허 분쟁에서 LS전선은 최근 최종 승소 판결을 받았다. 추가로 1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해저케이블 공장 설계도면과 초고압직류송전(HVDC) 기술 유출 의혹도 있다. 대한전선이 관련 기술을 부정 취득했다는 주장에 따라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호반그룹은 2021년 대한전선을 인수하며 전선 산업에 본격 진입했고, LS전선과 직접적인 경쟁 구도를 형성하게 되었다. 사업 영역의 충돌은 필연적으로 법적, 전략적 갈등으로 이어졌다. 기술 분쟁과 별개로, 갈등은 지주사인 ㈜LS의 지분을 둘러싼 문제로 확장되는 중이다. 호반그룹이 ㈜LS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한 것이다. 최근에는 호반 측이 ㈜LS의 지분을 3%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상법상 상장회사 지분 3%는 회계장부 및 기록 열람 청구권, 주총 소집 청구권, 이사·감사 해임 청구권 등 강력한 소수주주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기준선이다. ㈜LS는 구자은 회장이 3.63%를 보유하고 있고, 총수 일가 45인의 합산 지분이 32.11%에 이르는 구조다. 1인 중심의 절대 지분이 존재하지 않아 외부 지분 압력에 취약한 구조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호반의 '3% 돌파'는 이러한 지배구조의 취약점을 정조준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LS그룹도 방어적 전략을 준비하고 있었다. 최근 LS는 한진그룹과 미래사업 협력을 골자로 한 전략적 MOU를 체결했다. 이후 대한항공을 대상으로 65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하며 우호 지분 확보에 나섰다. 이 교환사채는 향후 LS 주식으로 전환이 가능해, 사실상 전략적 백기사 역할을 맡길 수 있는 구조다. 한진그룹 역시 비슷한 경로를 밟았다. 한진칼은 조원태 회장의 개인 지분이 5.78%에 불과하고 특수관계인을 포함해도 20.8%에 그친다. 반면 호반그룹은 18.46%의 지분을 확보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에 한진 측은 자사주 0.66%를 복지기금에 출연해 의결권을 활성화시키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LS와 한진의 연대는 '반호반 동맹'으로 불린다. 공통적으로 지배구조가 분산되어 있는 상황에서, 외부 자본의 위협을 인지하고 공동 방어전선을 구축한 사례로 해석된다. 호반그룹은 ㈜LS 및 한진칼 지분 확보가 모두 “단순 재무적 투자"라는 공식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과 기업들은 이 해명에 회의적이다. LS 지분 매입 소식이 처음 알려졌을 때 주가는 하루 만에 18% 급등했으며, 한진칼 역시 호반의 지분 확대가 공시된 직후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는 단순 투자 이상의 '지배권 변수'로 시장이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지분 확보 시점과 기술 소송의 전개가 맞물린다는 점, 상법상 주주권 행사 기준선을 정교하게 넘겼다는 점에서 전략적 의도가 명확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중견 건설사인 호반그룹이 지배구조가 취약한 전통 대기업의 틈을 노려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흐름은 과거와 다른 양상이다. 중견 그룹의 공세에 대기업들이 자사주 활용, 교환사채 발행, 전략적 제휴를 통해 방어 전선을 형성하며 공동 대응에 나서고 것도 생경하다. 결국 이러한 방어 전략이 “경영권 유지를 위한 수단에 불과하며 주주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 자사주를 복지기금 등에 이전해 의결권을 부활시키는 방식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호반의 행보가 적대적 인수합병(M&A)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지만, 이미 지배구조를 압박하는 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자본시장과 규제당국이 바라보는 '투자의 선'을 어디까지로 볼 것인가에 대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써보니] ‘韓 상륙 임박’ 닌텐도 스위치2, 한층 높아진 몰입감…휴대성은 한계

일본 게임사 닌텐도가 다음달 5일 차세대 컨트롤러 '닌텐도 스위치2'를 정식 발매한다. 전작보다 화면과 컨트롤러는 커졌지만, 기기가 무겁다는 인상은 적었다. 화면 해상도도 전반적으로 좋아져 게임 몰입감 또한 높였다는 평가다. 3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KINTEX) 제1전시장에서 진행된 '닌텐도 스위치2 체험회'에서 제품을 시연해 봤다. 이는 닌텐도가 2017년 출시한 '닌텐도 스위치'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차세대 컨트롤러다. 제품을 처음 접하자 마자 큰 화면이 눈에 띄었다. 게임을 시연했을 때 전작에 비해 확 트인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다소 무게감이 있을 것이란 생각과 달리, 손에 쥐었을 때 생각보다 무겁지 않았다. 실제로 화면 크기는 6.2인치에서 7.9인치로 약 2인치 가량 늘었지만, 기기 두께는 13.9mm로 전작과 동일하다. 컨트롤러인 조이콘(Joy-Con) 결합·분리 방식의 경우, 기존 슬라이드에서 마그네틱형으로 변화를 줬다. 전작의 경우, 슬라이딩 레일을 사용해 위·아래로 기기를 탈부착하는 방식이었지만, 닌텐도 스위치 2는 뒤에 ZL·ZR 버튼 옆에 있는 버튼을 눌러 기기를 연결할 수 있다. 조이콘 스틱과 본체의 영점을 맞췄을 때 '탁' 하는 소리를 내며 연결됐고, 조이콘을 잡아당기거나 세게 붙들고 게임을 시연했을 때 쉽게 떨어지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스틱 빠짐·인식 불량 현상을 줄여 내구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시연회 메인작은 스위치2 론칭 타이틀인 레이싱 게임 '마리오 카트 월드'였다. 1인 대전을 '본체 모드'와 '독 모드'로 각각 시연한 후, 프로 컨트롤러로 최대 24명이 대결을 펼치는 서바이벌 모드를 플레이해봤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높은 해상도였다. 전반적으로 선명도는 한층 높아지면서 캐릭터의 움직임은 한층 부드러워졌다. 차량이 바다를 가를 때 나타나는 물살이나, 숲을 지날 때 풀잎 한 두 장까지 또렷하게 구현됐다. 시각 요소를 정교하게 다듬어 완성도를 높이는 한편, 자연스러운 연출을 유도했다. 이는 해상도와 프레임 레이트가 향상된 덕분이다. 스위치2에는 엔비디아 커스텀 프로세서가 탑재돼 실시간 레이 트레이싱과 인공지능(AI) 기반 딥러닝 슈퍼 샘플링(DLSS) 기능이 기본 적용된다. 이를 토대로 △TV 2160p(3840x2160), △휴대용 1080p(1920x1080) 해상도를 각각 초당 60프레임(FPS)으로 구동한다. 조이콘 스틱을 바닥에 놓고 마우스처럼 조작할 수 있는 '마우스 모드' 또한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는 마우스 센서 기능을 활용한 기술로, 1인칭 슈팅(FPS) 게임이나 전략 게임을 플레이하기에 유용하다. 시연회에선 △솜 인형 타워 △미니 하키 게임 △쿠파가 보내는 편지 등 총 6종의 미니게임류를 체험할 수 있었다. R 버튼과 ZR 버튼을 각각 마우스 왼쪽·오른쪽 클릭 버튼으로 활용하고, 아날로그 스틱은 스크롤 기능을 수행했다. 기존 마우스에 비해선 조작이 다소 불편한 감은 있었으나, 기존 플레이 방식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흥미롭게 다가왔다. 카메라 기능의 경우 슈퍼 마리오 파티 시리즈 최신작 '잼버리'의 스위치2 에디션 '잼버리 TV'에서 빛을 발했다. 광각 카메라로 이용자의 얼굴을 인식한 후, 동작의 강도에 따라 미니게임 순위를 매기는 방식이다. 좁은 공간에서도 이용자를 최대한 많이 잡을 수 있고, 인식률도 높아 가족 혹은 친구들과 분위기를 띄울 때 활용하기 적합해 보였다. 다만, 손이 작은 사람이라면 장시간 본체 모드로 플레이했을 때 신체적 피로도가 높아질 수 있겠단 생각도 들었다. 첫 30분~1시간 가량은 무겁다는 느낌이 적었으나, 시간이 지날 수록 무게감이 배가됐기 때문이다. 전작은 △닌텐도 스위치 라이트 △닌텐도 스위치 유기발광다이몬드(OLED) 등 크기별로 세분화됐지만, 스위치2는 단일 모드로 출시된다. 마우스 혹은 독 모드로 전환하며 사용했을 때 큰 이질감은 없어 상황에 따라 조작법을 바꾸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크기가 작지 않은 만큼 휴대성보다는 거치 모드의 활용성이 높을 것으로 보였다. 3차원(3D)이나 광과민성 요소 등에 민감한 이용자라면 게임 도중 멀미 현상을 느낄 수도 있다. 기자의 경우 '마리오 카트 월드 서바이벌'을 플레이하던 중 어지럼증을 느껴 게임을 중단하고 싶어졌다. 직전에 1인 대전을 '독 모드'와 '본체 모드'로 플레이한 직후였다. 시간이 지날 수록 메스꺼움의 강도가 심해져 막판 몰입도가 떨어진 점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결국 플레이 중간에 다른 이용자의 차량과 부딪치며 후순위로 밀렸고, 14위로 마무리했다. 이같은 일부 단점을 제외한다면, 스위치 1을 이용해 왔던 이들은 새로운 기기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닌텐도는 '스위치2' 출시와 함께 '마리오 카트 월드'를 비롯, 다양한 신작을 공개할 예정이다. 국내 출시가는 64만8000원이다. 닌텐도는 내년 3월까지 스위치2 최소 1500만대, 전용 소프트웨어 4500만장이 팔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삼성·LG전자 ‘年 15조원’ 러시아 가전 시장 재진출 카드 ‘만지작’

삼성·LG전자가 전쟁 여파로 철수했던 러시아에 재진출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공장 재가동을 추진하고 마케팅 활동 재개 방안을 고민하는 등 본격적으로 움직일 준비를 마쳤다. 한국 기업 빈자리를 중국 업체들이 채운 상황이라 연간 15조원 규모에 달하는 현지 가전 시장에서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LG전자는 작년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러시아 시장 재진입 시나리오를 다각도로 고민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친러 성향을 지닌데다 후보 시절 “전쟁을 당장 끝내겠다"고 호언장담한 영향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에서 종전 또는 휴전에 대한 언급이 나온 올해 들어서는 보다 적극적인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삼성전자는 러시아 재진출 시기·방법을 두고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계산하고 있다. 코메르산트 등 현지 매체들은 삼성전자가 올해 들어 광고·마케팅 활동을 다시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연초 게재된 광고 수가 전년 대비 30% 이상 늘었다는 구체적인 수치도 언급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3월 모스크바주 루자에 있는 가전 공장 생산을 일부 재개했다. 생산설비 노후화 방지 차원에서 일부 물량을 만들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보유 재고를 활용해 세탁기, 냉장고 등을 만든 것으로 전해진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에서) 당장 공격적으로 뭔가 하는 것은 아니고 규제가 해제되거나 하면 다시 (공장 가동 및 영업 활동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08년 러시아 칼루가주에 47만㎡ 규모 공장을 준공했다. TV, 냉장고, 세탁기 등을 만들어오다 2022년 가동을 중단했다. LG전자 역시 2006년 모스크바주 루자 지역에 가전·TV 공장을 지었다. 연간 100만대 생산 목표로 1억달러를 투자했지만 2022년 생산을 멈췄다. 전쟁 이전인 2021년 양사 현지 법인의 매출액은 각각 4조4000억원, 1조원 수준이다. 삼성·LG전자가 제품 생산을 멈춘 사이 가전 시장 지배력은 중국 업체들이 가져간 상황이다. 코메르산트는 2022년 25%가 넘던 삼성전자의 TV 시장 매출 기준 점유율이 2023년 5% 가량으로 급락했다고 보도했다. LG전자 역시 2021년 세탁기·냉장고 등 분야 점유율이 25%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판매가 사실상 중단됐다. 스마트폰 역시 1위 삼성전자 지배력이 30%대에서 한 자릿수로 내려간 상태다. 중국 영향력이 커졌다고 인구 1억4000만명의 러시아 시장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특히 현지에서 전쟁 이후에도 '한류 열풍'이 강하게 부는 만큼 소비재 판매 기업이 이를 마케팅에 활용할 선택지가 많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작년 러시아의 한국산 음반 수입액은 약 139만달러(약 19억원)다. 국가별로는 독일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K-POP 그룹 러시아 공연도 작년부터 재개됐다. 'W24' 등 5개 팀이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등에서 7회 이상 무대에 올랐다. 작년 11월 열린 'X:IN'은 총 6000장 이상 티켓을 판매하며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코트라 모스크바무역관은 보고서를 통해 “한류를 매개로 형성된 콘텐츠 소비가 브랜드 가치로 확산되고 있다"며 “우리 기업이 한류와 함께 러시아에서 새로운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변수는 종전이 언제 될지 예상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종전 협상 내용·방식 등을 두고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협상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됐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예상보다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국 연방국제통상법원이 트럼프식 '상호관세'에 제동을 걸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신경 쓸 여력이 사라질 수 있다는 진단도 일각에서 나온다. 시장조시기관 Mordor Intelligence는 러시아 가전 시장 규모가 올해 115억달러(약 15조7000억원) 규모일 것으로 예상했다. 앞으로 크기는 연평균 3.4% 커져 2030년 135억9000만달러(약 18조6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러시아 법인 인력 등은 그대로 유지 중"이라며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위믹스 2차 상폐 확정…法, 위메이드 가처분 신청 기각

위메이드의 가상화폐 '위믹스(WEMIX)' 상장폐지가 확정됐다. 법원이 위메이드의 2차 거래지원 종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데 따른 것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김상훈)는 30일 위메이드가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닥사) 소속 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4개 거래소를 상대로 제기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기각을 결정했다. 위믹스는 국내 최대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 플레이'에서 쓰이는 가상자산이다. 앞서 위메이드는 지난 2월 28일 위믹스 플레이 브릿지 내 금고 역할을 하는 '볼트'에 대한 외부 공격을 받았다. 이 영향으로 약 865만4860개의 위믹스 코인(약 86억5000만원 상당)이 공격자의 지갑으로 비정상 출금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닥사는 지난 2일 거래유의종목으로 지정한 위믹스를 상장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위믹스 공식 브릿지 '볼트' 외부 공격 이후 관련 중요사항의 공시가 4일 가량 지연됐으며, 사건 발생 원인에 대한 명확한 소명과 피해자 보상 방안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위메이드 측은 닥사가 논의 과정·근거를 제대로 밝히지 않고 일방적으로 상폐를 결정했다며 법원에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가상화폐 관련 중요 사항을 성실히 공시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위믹스 가격 하락을 우려해 이용자들에게 해킹 사실을 공시·통지하지 않았을 개연성이 상당해 보인다"며 “불충분한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인해 공격자의 접속 기록이 일부 누락됐고, 사전 공격행위 탐지가 부족해 최초 침투 경위를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국내 거래소에서의 거래 종료 일시는 다음달 2일 오후 3시, 출금지원 종료일은 7월 2일 오후 3시로 예정됐다. 이에 대해 위메이드 측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위믹스 생태계 성장에 대한 위메이드의 의지, 그리고 신념에는 추호의 흔들림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위믹스 거래 정상화와 위믹스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예정된 사업을 차질 없이 진행해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생태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주간 신차] 럭셔리한 한 주…디펜더 OCTA·AMG GT 55·아틀라스 출시

5월 마지막주 국내 자동차 시장에는 각 브랜드의 정체성을 담은 신차들이 대거 등장했다. 오프로더의 한계를 확장한 JLR '올 뉴 디펜더 OCTA', 스포츠카의 진수를 보여주는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 대형 SUV 시장의 새 강자 폭스바겐 '신형 아틀라스'가 출시됐다. 한층 세련된 디자인과 첨단 기술, 강력한 성능으로 무장한 신차들은 각기 다른 매력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JLR 코리아가 '2025 데스티네이션 디펜더' 행사를 성황리에 마치고, 디펜더 역사상 가장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올 뉴 디펜더 OCTA'를 국내에 공식 출시했다. 올 뉴 디펜더 OCTA는 디펜더의 전통적인 실루엣을 계승하면서도, 28㎜ 높아진 지상고와 68㎜ 확장된 스탠스로 강인한 존재감을 강조한다. 쿼드 테일파이프, 글로스 블랙 프런트 그릴, 전용 프리미엄 컬러(페트라 코퍼, 페로 그린 등)와 글로스 나르빅 블랙 루프·테일게이트 등으로 OCTA만의 독창적이고 세련된 외관을 완성했다. 재설계된 프런트·리어 범퍼와 확장된 휠 아치, 언더바디 보호장치, 브렘보 캘리퍼의 400㎜ 프런트 브레이크 등은 오프로드와 온로드 모두에서 강인함과 실용성을 동시에 제공한다. 실내는 세미 애닐린 가죽, 크바드라트 소재, 바디 앤 소울 시트 등으로 럭셔리와 첨단이 조화를 이룬다. 새롭게 설계된 퍼포먼스 시트와 15개 스피커의 700W 메리디안 서라운드 시스템, 촙드 카본 파이버 디테일 등 한정판 에디션 원만의 특별함도 더했다. 4.4리터 V8 트윈 터보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최고출력 635PS, 최대토크 76.5kg·m, 다이내믹 런치 모드 시 81.6kg·m)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단 4초 만에 도달한다. 최대 1m 도강 성능, 디펜더 최초 6D 다이내믹스 서스펜션, 'OCTA 모드' 등 첨단 오프로드 전용 기능을 탑재해 온·오프로드 모두에서 최적의 주행 성능을 제공한다. 국내 판매 가격은 2억2497만원(에디션 원 2억4257만원)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고성능 2도어 쿠페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를 국내 공식 출시한다. 신형 AMG GT는 전통적인 AMG 스포츠카의 비율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긴 보닛과 강조된 파워돔, 볼륨감 있는 휠 아치, 21인치 AMG 10 트윈 스포크 단조 휠 등으로 역동적이고 클래식한 스포츠카 감각을 살렸다. 전면부는 낮고 넓은 그릴과 LED 헤드램프, 측면의 강렬한 캐릭터 라인, 후면의 슬림한 테일램프와 고정식 리어 윙(론치 에디션 적용)으로 고성능 쿠페의 정체성을 강조한다. 실내는 2+2 시트 구성과 최대 675L까지 확장 가능한 트렁크, 11.9인치 대형 디스플레이, 디지털 계기판, 파노라믹 루프, 나파 가죽 마감 AMG 퍼포먼스 스티어링 휠 등으로 고급감과 실용성을 모두 잡았다. 4.0리터 V8 바이터보 엔진(M177)과 AMG 9단 변속기 조합으로 최고출력 476마력, 최대토크 71.4kg·m를 발휘한다. 액티브 롤 스태빌라이제이션, 후륜 조향, AMG 퍼포먼스 4MATIC+ 등 첨단 섀시 기술이 적용됐다. 10대 한정 론치 에디션에는 전용 컬러와 고성능 세라믹 브레이크, 고정식 리어 윙 등이 적용된다. 폭스바겐코리아가 동급 최대 차체(전장 5095㎜, 전폭 1990㎜, 전고 1780㎜)와 넓은 실내, 첨단 사양을 갖춘 대형 SUV '신형 아틀라스'를 국내 출시했다. 신형 아틀라스는 모터스포츠에서 영감을 받은 R-Line 디자인 패키지가 기본 적용돼 대형 SUV 특유의 볼드함과 역동성을 동시에 드러낸다. 전면부는 LED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을 감싸는 랩어라운드 스타일의 LED 주간주행등, 중앙 일루미네이티드 프론트 로고로 강렬한 인상을 준다. 후면은 좌우가 연결된 LED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와 일루미네이티드 리어 로고, 바디 컬러 리어 범퍼, 크롬 듀얼 배기구 등으로 스타일리시함을 더했다. 실내는 퀼팅 패턴의 프리미엄 비엔나 가죽 시트, 10.25인치 디지털 콕핏 프로,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고급감과 첨단성이 돋보인다. 2.0L TSI 가솔린 터보 엔진(최고출력 273마력, 최대토크 37.7kg·m)과 8단 자동변속기, 4MOTION AWD 시스템이 기본 탑재돼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 안정적 주행이 가능하다. 7인승(2+3+2)과 6인승(2+2+2) 두 가지 시트 타입, 최대 2,735L의 트렁크 공간, 하만카돈 프리미엄 오디오, 12인치 인포테인먼트, IQ.드라이브 첨단 주행 보조 등 풍부한 편의·안전 사양이 특징이다. 견인 장치 기본 장착, 최대 2268kg 견인력, 공인 복합연비 8.5km/L. 가격은 6770만~6849만원이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경기도, ‘AI 혁신클러스터’ 6개 거점 선정하고 구축 ‘본격화’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경기도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경과원)은 30일 '2025년 경기 AI 혁신클러스터 조성 사업'최종 대상지로 기존 조성 예정지인 판교, 성남일반산업단지(하이테크벨리) 2곳과 함께 시흥시, 부천시, 하남시, 의정부시 등 4개 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기 AI 혁신클러스터'는 총 6개의 거점을 구축하게 된다. 도에 따르면 '경기 AI 혁신클러스터 조성 사업'은 △AI 기반 산업 생태계 구축 △시·군 맞춤형 스타트업 육성 공간 마련 △중점산업의 AI 대전환 지원을 핵심 목표로 추진되며 도는 발표 평가와 현장 심사 과정을 거쳐 공모에 참여한 10개 시 가운데 △공간의 적합성 △행정·재정적 지원 및 협력 의지 △조성효과 등이 우수한 4개 시를 대상지로 선정했다. 선정 지역에는 스마트 오피스 환경이 적용된 온·오프라인 융합 업무 공간이 조성되며 글로벌 AI 스타트업 프로그램과 산업 AX(인공지능 대전환. AI Transformation) 지원 사업 등이 연계된다. 도는 AI 혁신클러스터를 통해 지역별 경쟁력 있는 산업의 AI 전환을 추진하고 AI 기반 스타트업 성장 인프라를 마련하여 AI 경쟁력 확보와 함께 AI 생태계 활성화도 지원할 계획이다. 김기병 경기도 AI국장은 “경기 AI 혁신클러스터는 지역에 특화된 기술과 기업이 AI를 만나 시너지를 창출하는 중요한 거점이 될 것"이라며 “선정된 지역을 중심으로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AI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sih31@ekn.kr

[르포] ‘K-해양 방산 드림팀’이 수놓은 ‘마덱스 2025’…관통 키워드는 ‘무인’

“HD현대와 한화 관계자 제위께서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이하 마덱스) 2025에 적극 참여해주셔서, 또 첨단 무기 체계로 강한 해군으로 만들어주심에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해군은 안보 환경 변화나 첨단 과학 기술 발전에 따라 함정 수요를 적극 선제적으로 창출함으로써 HD현대와 한화를 비롯한 방산업계 내 수요와 공급의 선순환 구조를 이뤄내고, 전력 강화에 노력을 기하겠습니다."(양용모 해군참모총장) 지난 28일부터 부산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는 마덱스 2025가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격년으로 열리는 행사인 만큼 2023년 5월 이후 다시 찾은 이곳에 대한 기대도 컸고, 그랬던 만큼이나 감회가 새로웠다. 행사장의 넓이도 상당했지만 참가 인원도 1만5000명에 이를 정도로 입구부터 실내까지 인산인해를 이뤄 북적북적했다. 각 부스마다 취급하는 제품이나 솔루션은 모두 달랐지만 이번 마덱스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연 '무인(無人)'이었다. 인구 감소 시대에 접어들며 군(軍)을 위시한 방산업계에서는 저출산으로 인한 병력 자원 부족 문제가 부상하고 있고,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무인화 무기'에 주목하고 있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HD현대중공업 부스에서는 인공 지능(AI) 기반 유·무인 복합 전력 기함인 '기동형 무인 전력 통제함', '미래형 무인 전력 모함', 그리고 '전투용 무인 수상정(USV)' 시리즈를 만나볼 수 있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병력 부족 시대에 맞춰 전투용 무인 수상정 등 무인 체계가 대세"라며 “개발 중인 전투용 무인 수상정은 150톤급으로, 기존 탐지·정찰용보다 훨씬 크고 강력한 전투 기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이 전투용 무인수상정은 개념 설계 사업을 해군으로부터 수주해 본격 개발에 돌입했고, AI·빅데이터 솔루션 기업 팔란티어·안두릴 등과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도 추진 중이다. '미래형 무인 전력 모함'은 길이 200m, 만재 배수량 2만 톤에 달하고, 2층 가판 구조·전자기 사출기·어레스팅 와이어를 적용해 고정익 무인기 약 20여 대를 운용할 수 있다. 후방 웰독과 측면 도어를 통해 무인 잠수정·수상정도 운영할 수 있고, 필요 인력은 100명 수준으로 대폭 감축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 같은 미래 함정의 전력화까지는 10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지만 핵심 요소기술 개발·체계 통합 협력이 병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장에서 HD현대중공업은 LIG넥스원·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3자 간 다목적 무인 전력 모함 개발을 위한 MOU도 체결했다. LIG넥스원은 해군 최초 정찰용 무인 수상정 체계 개발 제품을 비롯, 자폭용 무인 수상정 등 2종을 전시했다. 정찰용 무인 수상정은 2027년 12월 사업 종료를 목표로 개발 중이고 2028년부터 해군에 20여 척이 납품될 예정이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미래 컨셉 무인 수상정 '해검-X'는 20mm 기관총, 2.75인치·130mm 유도 로켓 등 다양한 무장을 탑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폭용 무인 수상정은 비궁 발사대 등 추가 무장으로 단순 자폭 외 미사일 공격도 가능한 전천후 무기 체계라는 게 강점이다. 회사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자폭용 무인 수상정이 주목받은 이후 군집 편대로 적 함정에 동시다발적 공격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화시스템은 해상전의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자폭용 무인 수상정 △감시·정찰용 무인 수상정 △무인 잠수정 등 '전투용 무인 수상정'을 이번에 최초 공개했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유·무인 복합 체계의 핵심은 지휘 통제함과 그 아래 움직이는 무인 수상함·무인 잠수정 등 계층적·연결형 네트워크"라며, “위성·통신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 명령과 정보 전달이 가능한 '멀티 레이어드 하이퍼 커넥티비티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라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조선·무기·위성 등 토탈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들었다. 또 무인 솔루션은 단순 병력 절감 뿐만 아니라 전장에서의 병사 희생을 줄이고 작전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도 했다. KAI는 해병대·해군 전력화용 상륙 공격 헬리콥터·소해 헬리콥터 등과 동시에 유·무인 복합(MUM-T) 운용 개념을 적용한 헬리콥터와 드론 솔루션을 선보였다. 실제 소형 무장 헬리콥터 '미르온'은 올해부터 육군 항공학교에 납품을 시작했고, 2차 양산부터는 야전 부대에 배치될 예정이다. KAI 관계자는 “공중 발사 드론(ALE) 등 유무인 복합 체계를 통해, 위험 임무를 무인기가 먼저 수행하고 유인기가 뒤따르는 작전 성공률 제고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설명했다.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는 △중고도 무인기 △소형 자폭 무인기 △저피탐 무인 편대기 △AI 소형 협동형 전투 무인기 △표적기 등 다양한 무인기 플랫폼을 전시했다. 한화오션과 협력해 무인 함정에서 무인기를 운용하는 미래형 운용 체계도 연구 중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공군에 납품 중인 중고도 무인기를 해군용으로 개조해 소요 확장을 추진 중"이라며 “표적기는 국산화로 단가를 낮춰 해외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현대로템은 자율 주행·AI 기술이 집약된 '다목적 무인 차량(UGV)'을 선보였다. 이 차량은 3년간 육군 6사단 등에서 실전 테스트를 거쳤으며, 상륙함 탑재를 통한 해병대 운용도 가능하다. 차륜형 구조로 시가전 등 현대 전장 환경에 적합하며, 공기 주입식이 아닌 다중 격실 타이어로 피탄 시에도 주행도 할 수 있다. 환자 후송이나 임무 장비 탑재, 통신 중계 등 다양한 목적에 맞춰 모듈식으로 활용할 수 있고, 민수용으로는 소방·공항 등에서도 운용이 가능하다는 전언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현대자동차·기아의 자율 주행 기술이 적용됐고, 바퀴마다 개별 동력이 들어가 국내 산악·불규칙 지형에 최적화됐다"며 “한국군이 실제로 운영하며 얻은 데이터와 피드백을 바탕으로, 해외 수출과 기술 신뢰성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미래 해군의 청사진은 유·무인 복합 체계와 AI, 네트워크 중심의 '대양해군'으로 진화하고 있다. 마덱스 2025 현장에서 확인된 건 K-방산의 혁신이 단순한 전력 증강을 넘어 미래 전장 환경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디스플레이 업계 ‘불확실성 파도’ 기술력으로 넘는다

디스플레이 업계가 관세 전쟁, 중국 저가 공세, 공급망 리스크 등 '불확실성 파도'를 넘기 위한 돌파구로 '기술력'을 택했다. 시장 변동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20~23일(이하 현지시각)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5'에 참가해 차세대 기술인 '울트라씬 원'(UT One)을 최초로 공개했다. UT One은 IT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최초로 '1헤르츠 가변 주사율'이 가능한 차세대 저전력 기술이다. 기존 패널 대비 소비전력을 30% 더 줄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UT One을 실제 제품에 적용할 경우 줄어든 무게만큼 노트북 등의 배터리 용량을 늘리거나 휴대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3~15일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행사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2025'에서 성능이 개선된 '전계발광 퀀텀닷'(EL-QD)을 공개하기도 했다. EL-QD는 초미세 반도체 입자인 퀀텀닷을 이용해 적녹청(RGB) 픽셀을 구현한 기술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400니트(nit, 1니트는 촛불 한 개의 밝기) 고휘도 제품과 264PPI(1인치당 픽셀 수) 고해상도 제품 등을 소개했다. 고휘도 제품은 작년 대비 화면이 50% 이상 밝아진 게 특징이다. 고해상도 제품도 기존 202PPI 제품보다 픽셀 밀도를 더 높였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한 '센서 OLED 디스플레이'는 올해 초 국제 학술지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스'에 게재되기도 했다. 특정 부분이 아닌 화면 전체에서 지문을 인식하고 빛으로 혈류량을 측정해 심혈관 건강 상태까지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라인업 확대와 기술 고도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최근 개발한 4세대 OLED 패널에는 RGB 소자를 독립적으로 쌓아 빛을 내는 독자 기술인 '프라이머리 RGB 탠덤' 구조를 넣어 상품성을 끌어올렸다. 이 제품은 이를 통해 업계 최고 수준인 최대 휘도 4000니트를 달성했다. LG디스플레이 4세대 OLED 패널 신기술 연구 논문은 SID에서 '올해의 우수논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회사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휘도, 색 표현력, 에너지 효율 등 측면에서 기존 대비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인 4세대 OLED 패널 연구 성과를 소개했다. 세계 최초로 양산 라인에서 청색 인광 OLED 패널 제품화 성능 검증에 성공한 것도 LG디스플레이 기술 리더십 확대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OLED 패널의 발광 방식은 크게 형광과 인광으로 나뉜다. 형광은 전기가 들어오면 바로 반응해 빛을 내는 단순한 방식이지만 발광 효율은 25%에 그친다. 인광은 전기를 받은 뒤 잠시 에너지를 저장했다가 빛을 내는 방식이다. 기술 난도는 높지만 발광 효율이 100%에 달한다. 빛의 삼원색(적녹청)을 모두 인광으로 구현한 OLED 패널은 '꿈의 제품'으로 불린다. 다만 청색은 파장이 짧고 에너지가 많이 필요해 인광 구현에 어려움을 겪었다. LG디스플레이는 아래층에 청색 형광 물질을, 위층에는 청색 인광을 쌓는 '하이브리드 투스택 탠덤' 구조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기존 OLED 패널 수준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전력 소모량을 15% 가량 절감했다. 디스플레이 업계가 기술력 확보에 주력하는 것은 '불확실성 파도'를 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글로벌 통상 갈등, 중국의 액정표시장치(LCD) 저가 공세 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하반기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자 시야를 더 넓히고 있다는 해석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패널 출하는 어느 정도 수요가 있었지만 세트 부문에서 좋은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관세 변수로 인한 고객사 '선구매 효과'로 하반기에는 분위기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일각에서 나온다. 애플의 폴더블폰 시장 진입 등 이벤트를 기대할 수 있지만 추세적인 업황 반등을 이끌 소재로 작용하기는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삼성·LG디스플레이에 연구개발에 주력하는 것은 중국 업체들 견제를 위해 '기술 장벽'을 쌓는 성격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OLED 시장 내 한국과 중국 업체들의 금액 기준 점유율은 2022년 81.3%, 17.9%로 격차가 컸지만 지난해에는 67.2%, 33.3%까지 좁혀졌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이 최근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을 통해 “시장을 리딩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기술 차별화'를 통해 기술 리더십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같은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인 결과로 꼽힌다. 권민규 SK증권 연구원은 “(디스플레이 업계) 대외환경 불확실성으로 하반기 전체적인 수요 증가를 가정하기는 어렵다"며 “외부 환경에 적게 영향을 받는 동시에 구조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업체를 선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200억원 횡령·배임 혐의 조현범 회장, 1심 징역 3년 ‘법정구속’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오세용)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에게 “업무상 배임 및 배임수재 등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며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보석을 취소했다. 재판부는 배임 혐의에 대해 징역 6개월, 나머지 혐의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조 회장이 2020년 11월 배임수재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확정받은 점을 고려해 형을 구분해 선고했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약 75억 원의 회삿돈을 횡령하고, 회사 자금과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4년부터 2017년까지는 한국타이어가 계열사인 한국프리시전웍스(MKT)에서 타이어 몰드를 경쟁사보다 비싼 가격에 구매하도록 해 한국타이어에 131억원의 손해를 끼치고 계열사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도 조 회장은 건설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고 뒷돈을 챙긴 혐의 등도 받고 있다. 조 회장은 공판 과정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으나 최후 진술에서 “모든 게 제 불찰이고, 깊이 반성한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선고 직후에는 “판사님께서 정해주시는 벌에 대해 많이 반성하고 있겠다"고 짧게 입장을 밝혔다. 1심 판결에 대해 조 회장 측과 검찰 모두 항소할 가능성이 있어 2심 등 추가 법적 절차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조 회장의 법정구속 소식이 전해진 직후 한국앤컴퍼니 주가가 급등하는 등 시장에서도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경영 공백 및 향후 경영권 분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한국지엠, 자산 매각에 철수설 재부상…‘관세 후폭풍’ 현실화

한국지엠이 결국 구조조정에 나섰다. 서비스센터와 유휴자산 등 매각을 공식 발표했다. 게다가 최근에는 모그룹인 미국 GM 본사가 현지 엔진공장에 대한 신규 투자 계획까지 밝히면서 한국지엠의 철수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전국 9개 직영 서비스센터와 인천 부평공장 일부 유휴 자산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지엠은 이번 자산 매각이 '운영 효율화'와 '재정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헥터 비자레알 GM 아태지역·한국사업장 사장은 “유휴 자산의 가치 극대화와 적자 서비스센터 운영 합리화가 회사의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매각 대상은 서울, 동서울, 인천, 대전, 원주, 전주, 광주, 창원, 부산 등 9개 직영 서비스센터와 부평공장의 일부 유휴 시설 및 토지다. 한국지엠은 기존 386개 협력 정비센터를 통해 고객 지원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고, 직영 센터 직원은 전환 배치해 고용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업계 및 협력업체들은 단순한 비용절감이 아니라 '철수 작업'이 아니냐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미 2019년 군산공장 폐쇄 등 구조조정의 전례가 있고 GM본사가 해외에서 수익성 악화 시 철수를 결정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GM은 과거 호주, 인도네시아, 태국, 유럽, 인도 등에서 수익성 악화 시 현지 공장 매각·철수를 단행한 바 있다. 한국지엠은 트럼프의 자동차 관세로 수출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지엠은 전체 판매의 85%를 미국 수출하고 있을 정도로 의존도가 높은 기업인데 이번 관세로 예전 같은 판매량을 이어갈 수 없게 됐다. 더불어 수출을 제외하면 한국시장서 1분기에 5000대도 팔지 못하는 '내수 꼴찌' 처지이기에 한국지엠의 상황은 더욱 위태롭다. 특히 이번 자산 매각 결정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모기업 GM의 현지 위주 움직임 때문이다. GM은 미국 뉴욕주 토나완다 엔진 공장에 1조2000억원을 투자해 6세대 V8 가솔린 엔진 생산을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원래 전기차 모터 생산에 4000억원을 투자하려던 계획을 접고 내연기관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이에 대규모 투자를 위해 자산 매각이 필요한데 그 대상이 한국지엠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GM은 미국의 25% 자동차 관세 부과 등 보호무역 기조에 대응해 현지 생산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한국GM은 전체 생산량의 85~90%를 미국에 수출하는 구조라 관세 부담이 커졌고, 이에 따라 비용 감축과 자산 매각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지엠이 보유한 토지의 공시지가는 2조원에 달한다. 공시지가보다 실제 시세가 높은 점을 감안하면 향후 수조원대 보유 토지를 매각할 여지도 있다. 다만 아직까지 한국지엠은 당장 철수보단 정부와 협상을 우선시할 전망이다. GM은 2018년 군산공장 폐쇄와 함께 정부와 협상 끝에 8100억원의 공적자금 지원을 받고 10년간 사업 유지 약속을 한 전례가 있다. 이 약속은 2028년에 만료된다. 이번에도 GM이 철수설을 '협상 카드'로 활용해 한국 정부에 추가 지원을 요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GM은 “관세가 장기화하면 공장 이전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지엠이 철수할 경우, 1만1000명의 직접 고용과 3000여 협력사, 14만명에 달하는 연관 근로자 등 국내 자동차 산업 전반에 막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은 사실상 미국을 위한 공장인데, 관세로 존재 가치가 희석되면서 철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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