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끝내고 협의하자는 삼성전자 노조, 벼랑끝 전술?

파업 끝내고 협의하자는 삼성전자 노조, 벼랑끝 전술?

삼성전자 사측이 노조와 추가 대화를 시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노조가 번번이 퇴짜를 놓고 있다. 주무부처 장관이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 등을 언급하는 등 정부 역시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는 모습임에도 이른 시일 내 노사가 접점을 찾기는 힘들어 보인다. 15일 재계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에 공문을 보내 “협상 타결을 바라는 임직원과 주주, 국민의 바람에 부응해 조건 없이 다시 만나 대화할 것을 거듭 제안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사측도 “열린 자세로 협의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파업 끝내고 협의하자는 삼성전자 노조, 벼랑끝 전술?

삼성전자 사측이 노조와 추가 대화를 시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노조가 번번이 퇴짜를 놓고 있다. 주무부처 장관이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 등을 언급하는 등 정부 역시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는 모습임에도 이른 시일 내 노사가 접점을 찾기는 힘들어 보인다. 15일 재계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에 공문을 보내 “협상 타결을 바라는 임직원과 주주, 국민의 바람에 부응해 조건 없이 다시 만나 대화할 것을 거듭 제안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사측도 “열린 자세로 협의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노조는 “다음달 7일 이후 협의할 의사가 있다"며 거부 의사를 내비쳤다.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 종료일인 6월 7일 이후에 대화에 응하겠다는 뜻으로, 사실상 파업 강행을 시사한 셈이다. 따라서, 삼성전자 노사가 극적으로 의견 차이를 좁히기는 힘들다는 관측이 우세해지고 있다. 사측은 이날 노조에 보낸 공문에서 “회사는 지난 3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에서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는 재원을 영업이익 10%와 경제적부가가치(EVA) 중 선택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과급 제도화와 상한 폐지 요구 관련해서는 기존 OPI 제도를 유지하면서 추가로 상한이 없는 특별보상 제도를 신설하는 등 보다 유연한 제도화 방안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노사가 지난 11~12일 중앙노동위원회 중재로 사후조정 절차에 나설 당시 사측이 노조에 제시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 때문에 노조는 당시 협상 결렬을 선언하며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5%를 지급하지 않으면 대화에 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고, 이번 파업에 최대 5만여명의 노조원이 참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처럼 노사간 대화 물꼬가 좀처럼 트이지 않는 가운데 삼성전자 사장단은 15일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고, 노조에는 조건 없이 열린 자세로 대화에 임하겠다고 약속하며 노조 설득에 나섰다.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 노태문 대표이사 사장 등 삼성전자 사장단은 이날 공동 명의 입장문을 내고 “노조를 한 가족이자 운명 공동체라고 생각한다"며 “노조도 국민의 우려와 국가 경제를 생각해 조속히 대화에 나서줄 것을 거듭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사장단은 “삼성전자의 노사 문제로 국민과 정부에 큰 부담과 심려를 끼쳐드렸다. 성취가 커질수록 우리 사회가 삼성에 거는 기대가 더 엄격하고 더 커지는데 이를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깊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사장단은 “지금은 매 순간 글로벌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무한경쟁의 시대다. 회사 내부 문제로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며 “사장단도 현재의 경제 상황과 대한민국의 먼 미래를 보며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겠다"고 당부했다. 정부도 삼성전자 노사에 대화를 재차 촉구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삼성전자 노조가 총파업을 강행할 경우 긴급조정권 발동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장관은 전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엑스에 “산업부 장관으로서는 만약 파업이 발생한다면 긴급조정도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는 글을 올렸다. 김 장관은 “이번 사안의 중대성과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파급효과를 생각할 때 어떠한 경우에도 파업만은 막아야 한다"며 “사측은 합당한 보상을 제시하고, 노측은 회사의 미래와 지속가능성을 해치지 않는 합리적인 배분을 요구해 달라"고 호소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영화 속으로 들어간 車車車…벤츠·현대차 등 ‘인지도 높이기’

메르세데스-벤츠, 현대자동차 등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들이 영화 협찬·제작 작업에 동참하며 인지도 제고에 나서고 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등 화제가 된 영화에서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 등이 '씬 스틸러'로 나오며 관람객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영화 제작에까지 관여할 정도로 관련 마케팅 활동에 적극적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벤츠는 최근 개봉한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제작 당시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 등을 제공했다. 마이바흐 S-클래스는 극중 주인공 미란다 프리슬리의 차량으로 등장했다. 해당 모델에는 맞춤 제작된 '마누팍투어(MANUFAKTUR) 인테리어'가 적용됐다. 이를 통해 플래그십 세단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관람객들에게 잘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화에는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와 더불어 S-클래스, GLE, G-클래스 등도 함께 나온다. 벤츠는 영화 개봉 일정에 맞춰 '디 아트 오브 어라이벌' 글로벌 캠페인도 전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비하인드 영상 및 스틸 컷, 소셜 미디어 콘텐츠, 관련 이벤트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다음달까지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를 테마로 한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클래스도 단 한 대 특별 제작할 방침이다. 벤츠는 영화 협찬을 통해 홍보 효과를 누린 적이 많다. 지난 2023년에는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에 등장한 G-클래스가 입소문을 타 국내 판매가 급증하기도 했다. '하트 오브 스톤'에서도 벤츠 전기차가 다수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현대차그룹 역시 인지도 높이기에 영화를 활용하고 있다. 현대차가 투자자로 직접 나서 독립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첫 독립 장편영화 '베드포드 파크'(Bedford Park)는 최근 '제42회 선댄스 영화제' 미국 드라마 경쟁 부문에서 심사위원 특별상 중 하나인 '데뷔장편상'을 수상했다. 제네시스는 작년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후원하며 9년 연속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다. 일부 모델은 마블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에 등장해 홍보 효과를 누렸다. 특히 '앤트맨과 와스프' 시리즈에서는 현대차 차량들이 스토리에 잘 녹아들며 주인공에 가까운 역할을 수행하기도 했다.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도 영화에 자사 차량을 협찬하는 데 적극적이다. 아우디는 '어벤져스' 시리즈와 넷플릭스 '그레이 맨' 등에 RS e-트론 GT 등을 제공하며 마케팅 활동을 전개했다. BMW는 '블랙위도우'에 차량을 제공하고 공동 이벤트를 다양하게 진행했다. 제너럴모터스(GM)의 경우 지난 2021년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의 월 판매가 갑자기 두 배 이상 늘어나는 경험을 했다. 당시 해당 차량이 tvN 드라마 '빈센조'에 등장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끈 덕분이다. 쉐보레 차량들이 영화 '트랜스포머'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것도 대표적인 영화 마케팅 사례다. 지난 2016년에는 tvN 드라마 '도깨비'가 인기를 끌며 마세라티 르반떼가 '공유 차'로 명성을 얻었다. 포르쉐, 토요타, 폭스바겐 등 글로벌 제조사들도 다양한 영화나 TV 프로그램에 자사 차량을 노출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현대모비스, 미래 모빌리티 인재 전략 ‘일석이조’

현대모비스가 모빌리티 산업에 특화된 인력을 산학 채용연계 형태로 육성해 우수 인재를 선제적으로 선발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15일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미래 자동차 등 차세대 모빌리티 산업을 이끌 인재들을 발굴 양성하고 채용으로 연결하는 프로그램들을 선보이고 있다. 프로그램은 장학 전환 인턴십, 채용연계 산학 트랙, 경진대회 개최 등 다양하게 마련돼 청년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우선 지난해부터 '모빌리티 장학 전환 인턴십'을 새롭게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학부생 가운데 전동화, 반도체, 전장 부문 등 모빌리티 산업에 특화된 인원을 인턴으로 선발하는 프로그램이다. 선발된 인원에게는 맞춤형 교육과 함께 현업 담당자와 공동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육성 과정이 주어진다. 교육 과정에서 우수 인재는 장학생으로 전환하며 매월 소정의 장학금도 지급하고, 졸업 뒤에는 현대모비스로 입사를 보장하고 있다. 또한, 현대모비스는 국내 주요 대학과 협력해 산학연계 과정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23년부터는 성균관대학교와 업무협약(MOU)를 맺고 매년 20명씩 5년 간 총 100명의 학부 인원을 선발하고 있다. 산학연계 과정은 미래 모빌리티 전문가를 목표로 선발된 학생들에게 핵심기술 교육과 함께 실무 연수, 산학과제 수행 등 체계적인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인턴십과 마찬가지로 전액 장학금 혜택과 함께 졸업 후 자동입사 혜택이 주어진다. 올해 초에는 석·박사급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동화 논문 대회를 개최해 큰 호응을 받았다. 전동화 논문 대회는 현대모비스의 주력 사업부문인 전동화 분야에서 우수논문을 제출한 학생들을 포상하고, 입사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아울러 소프트웨어(SW) 알고리즘 경진대회, 해커톤 등도 열어 SW 우수인재를 발굴하기 위한 채용 문호도 넓히고 있다. 이밖에 현대모비스는 협력기업의 인력 지원을 통해 국내 모빌리티산업 공동육성 및 상생협력을 적극 도모하고 있다. 우수 소프트웨어 인재를 협력사 취업으로 연결해 주는 상생협력 프로그램 '모비스 부트캠프'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모비스 부트캠프에서 재학생과 협력사 재직자를 대상으로 총 300명 선발해 6개의 소프트웨어 집중 교육을 제공했다. 현대모비스는 “협력사 취업 연계를 목적으로 운영하는 만큼 사전에 각 협력사별 수요를 파악해 맞춤형 인재확보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올해 모비스 부트캠프 수료자들은 상반기 교육을 이수하고, 주요 협력사로 출근할 예정이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경기도 용인기술연구소와 의왕연구소 등에 연구개발(R&D) 거점을, 해외는 미국 디트로이트, 독일 프랑크푸르트, 중국, 인도 등지에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김정관 장관 “삼성전자 파업 시 긴급조정 불가피”…사측은 비상조치 돌입

삼성전자 노조가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정부 측에서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시사한 발언이 나왔다. 사측도 파업에 대비해 반도체 공장 비상관리에 들어갔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파업에 따른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전날부터 생산 프로세스를 조정하는 사전조치(웜다운)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이달 21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벌인다고 선언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평택공장 등 생산라인 초입에 투입되는 신규 웨이퍼 규모를 제한하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단가 및 수요가 높은 최신 공정을 중심으로 라인 가동 방안을 재점검하고 있다. 노조 총파업이 이뤄질 경우 직간접 손실 규모가 10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자체 및 외부 전문기관의 분석이 나오자 사측이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품목 하나가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약 35%를 차지하는 만큼 핵심 국부산업이라는 점에서 총파업이 국가 및 국민 경제에 미칠 악영향이 막대하는 인식도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노조는 사측의 대화 재개, 정부의 사후조정 추가 개최 등 요청에도 성과급 15% 재원 마련, 상한 폐지 수용이 아니면 응하지 않겠다는 강경 입장을 굽히지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삼성전자 노조가 총파업을 강행할 경우 긴급조정권 발동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장관은 전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에 “산업부 장관으로서는 만약 파업이 발생한다면 긴급 조정도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는 글을 올렸다. 김 장관은 “이번 사안의 중대성과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파급효과를 생각할 때 어떠한 경우에도 파업만은 막아야 한다"며 “사측은 합당한 보상을 제시하고, 노측은 회사의 미래와 지속가능성을 해치지 않는 합리적인 배분을 요구해 달라"고 호소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대한항공, 아시아나 품고 차입금 2배↑…한신평 “일시적 재무 충격 후 ‘3대 통합 시너지’ 기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물리적 결합이 양사 이사회를 통과하며 대한민국 항공 역사상 유례없는 초대형 '메가 캐리어(Mega Carrier)' 출범이 마침내 본궤도에 올랐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대한 의견' 보고서를 통해 이번 흡수합병이 대한항공의 재무지표에 미치는 추가적인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히려 단일 법인 체제로의 전환에 따라 양사에 흩어져 있던 사업 및 운영 전반의 거대한 통합 효과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지난 13일 이사회 결의를 마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양사의 합병 기일은 오는 12월 16일이다. 존속 회사인 대한항공이 소멸 회사인 아시아나항공을 흡수 합병하고, 신주 상장 예정일은 2027년 1월 4일이다. 합병 비율은 '대한항공 1 대 아시아나항공 0.2736432'로 책정됐다. 이번 합병에서 대한항공은 절차가 대폭 간소화된 상법상 '소규모 합병' 방식을 택했다. 따라서 대한항공 주주들에게는 주식 매수 청구권이 주어지지 않고 합병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도 이사회 의결로 갈음된다. 단, 발행 주식 총수의 20% 이상을 소유한 주주가 공고일로부터 2주 내에 서면 반대 의사를 통지할 경우 일반 합병 절차로 전환된다. 반면 소멸되는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8월 12일로 예정된 주주 총회 특별 결의를 거쳐야 한다. 아시아나항공 반대 주주의 주식 매수 청구권 행사 기간은 8월 12일부터 9월 1일까지며, 청구 가격은 주당 7030원이다. 양사의 채권자 이의 제출 기간은 8월 13일부터 9월 14일까지로 동일하다.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1조 원'이라는 합병 해제 조건이다. 존속 회사와 소멸 회사 주주의 주식 매수 청구 규모가 도합 1조 원을 초과할 경우 합병 계약이 해제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이 있어 막판까지 반대 주주들의 표심과 시장 반응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지분 구조에도 소폭의 변화가 따른다. 합병 전 대한항공 최대 주주인 한진칼은 지분 26.13%를,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63.88%를 쥐고 있다. 합병 완료 시 통합 존속 회사인 대한항공에 대한 한진칼의 지분율은 24.76%로 소폭 조정된다. ◇“재무적 충격은 선반영"…연매출 23조·항공기 230대 글로벌 톱티어 도약 대규모 M&A에서 으레 우려되는 재무 구조 악화 가능성에 대해 한신평은 “합병을 통한 실질적인 지표 변화는 없다"고 일축했다. 이미 지난 2024년 12월 아시아나항공이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관련 자산과 부채, 손익이 대한항공의 K-IFRS 연결재무제표에 100% 반영돼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한신평은 단일 법인 구축으로 파생될 압도적인 '3대 통합 시너지'에 주목했다. 첫째, 글로벌 사업 경쟁력 제고다. 노선망·슬롯·기재 운용이 일원화되며 통합 네트워크 기반의 환승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대한항공의 '2025 기업 가치 제고 계획'에 따르면 통합 대형 항공사(FSC)는 전 세계 120여 개 도시를 운항하며 여객 공급(ASK)은 55% 이상, 아시아나항공 밸리 카고를 포함한 화물 공급은 10% 이상 증대된다. 이를 바탕으로 동아시아-동남아 간 공급력 1위, 아시아-북미 간 공급력 2위로 올라서며, 환승 승객은 70% 이상 급증할 전망이다. 글로벌 항공 동맹체인 스카이팀과 델타항공 조인트 벤처 활용도 역시 극대화된다. 둘째, 운영 효율성 극대화와 고정비 축소다. 2027년 초 기준 약 230대의 항공기와 2만8000여 명의 대규모 인력이 단일 체제로 운영된다. 정비·지상 조업·기내 서비스 등 운항 인프라는 물론 해외 영업망-마일리지 프로그램-IT 시스템이 하나로 묶이면서 막대한 중복 비용을 덜어낼 수 있다. 셋째, 투자 최적화와 거대 허브 장악력이다. 양사에 분산된 자금을 통합해 신규 항공기 도입이나 대규모 정비 투자 시 중복을 피하고 효율을 높일 수 있다. 핵심 거점인 인천공항의 경우 통합 FSC가 슬롯의 37%(대한항공 23%, 아시아나 14%)를 확보한다. 향후 합쳐질 산하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LCC 3사의 점유율 11%를 더하면 그룹 전체로 무려 48%라는 막강한 통제력을 쥐게 된다. 통합 FSC의 연간 매출 규모는 23조 원을 거뜬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남은 아킬레스건…'PMI 초기 비용' 통제와 '가중된 빚' 방어 화려한 장밋빛 청사진 이면에는 극복해야 할 험난한 과제들도 도사리고 있다. 한신평은 조직·인력 재편·시스템 통합 등 이른바 '인수 후 통합(PMI)' 초기 단계에서 일시적인 비용 증가나 운영 비효율이 수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소비자의 민감도가 가장 높은 마일리지 프로그램 통합과 서비스 정책 재편, 그리고 산하 LCC·항공 지원 사업 자회사들의 후속 구조 개편을 얼마나 매끄럽게 처리하느냐가 전체 시너지 발현 폭을 결정지을 핵심 포인트다. 무엇보다 아시아나항공 편입으로 무거워진 재무 부담을 덜어내고 신용도를 방어하는 것이 최우선 숙제다. 한신평이 전망한 K-IFRS 연결 기준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말 30조3918억원 수준이던 대한항공의 총자산은 2025년 말 50조4061억원으로, 같은 기간 매출액은 16조1118억원에서 25조2255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하지만 그만큼 빚도 크게 늘었다. 연결 총차입금은 2023년 10조9469억원에서 2025년 22조488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폭증하고, 부채 비율은 209.6%에서 339.9%로 치솟았다. 수익성 하락도 예상돼 2024년 2조1102억원에 달하던 영업이익은 2025년 1조1136억원(영업이익률 4.4%) 수준으로 낮아졌다. 현재 'A/안정적'인 대한항공의 신용 등급을 유지하기 위한 한신평의 '주요 모니터링 지표(KMI)' 준수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한신평은 연결 기준 EBITDA/매출액 15% 미만, 순차입금 의존도 35% 초과가 지속될 경우 등급 하향 가능성이 커진다고 명시했다. 우려스러운 점은 아시아나항공 편입 여파로 2025년 예상 순차입금이 17조1186억원까지 불어나며 '순차입금 의존도'가 38.0%를 기록, 이미 하향 트리거인 35%를 초과했다는 점이다. 수익성을 보여주는 EBITDA/매출액 비율 역시 2023년 23.2%에서 2025년 17.5%까지 하락해 마지노선인 15%를 위협하고 있다. 국내 항공업계 역사상 초유의 '메가 빅딜'이 완벽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12월 물리적 결합을 넘어 초기 PMI 과정의 잡음과 비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압도적 외형에 걸맞은 강력한 통합 시너지를 빠르게 끌어내 무거워진 차입금의 무게를 상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이익 창출력을 증명하는 것이 통합 대한항공의 진정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바이오 선박유 없인 수출길 막혀”…선·화주 상생과 벙커링 거점 확보, 해운 탈탄소 ‘열쇠’

국제해사기구(IMO)와 유럽연합(EU)의 온실가스 감축 압박이 국가 수출을 좌우하는 무역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실적인 탈탄소 대안으로 '선박용 바이오 연료'가 주목받고 있지만 복잡한 배출 계수 산정과 폭등하는 연료비 부담 등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이와 관련해 선주와 화주의 실질적인 비용 분담 논리와 함께 다가올 친환경 연료 수요 폭발에 대비해 아시아 벙커링 거점을 선점하려는 인프라 확충 전략을 심도있게 다루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13일 서울 마포구 도화동 소재 서울 가든 호텔에서는 '2026 선박용 바이오 연료 상용화 간담회'가 열렸다. 이 행사는 해양수산부가 주최하고 한국해사협력센터(KMC)와 울산항만공사(UPA)가 공동 주관했다. 현장에서는 선박용 바이오연료를 둘러싼 규제 대응책과 현실적인 공급망 확보 전략이 화두에 올랐다. ◇패러다임 바뀐 IMO 규제…선·화주 비용 분담으로 돌파구 찾는다 국제해사기구(IMO) 차원의 온실가스 규제는 갈수록 강화되는 추세다. IMO의 환경 규제 방식은 과거 선박 안정성 중심의 특정 기술 요건 충족 여부를 따지던 규칙 기반(Rule-based)에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과 국가 간 공정한 전환을 포괄하는 전략 기반(Strategy-based) 규제로 완전히 바뀌고 있다. 단기 조치인 탄소 집약도 지수(CII) 역시 개별 선박과 선종별 운항 특성을 잘 반영하지 못하는 현실적 한계가 드러나며 전면 개편 작업이 진행 중이다. 또한 혼합 바이오 연료의 배출 계수 산정 방식이 기존 에너지 기준에서 실제 벙커링 단위와 일치하는 '질량 가중 방식'으로 변경됐다. 이는 발열량이 낮은 바이오 연료의 특성 때문에 화석 연료 비중이 과대 계산되던 통계적 왜곡을 바로잡은 조치다. 아울러 지속 가능성이 인증되지 않은 바이오 성분은 명확히 화석 연료로 분류해 배출량 산정의 일관성과 규제 신뢰성을 높였다. 황 팀장은 “단순히 규정 이행 여부만 확인하던 1차원적인 규제 시대는 끝났다"며 “이제는 2028년 도입될 중기 조치를 앞두고 경제적 요소 협상에 철저히 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짚었다. 선박용 바이오 연료가 온실 가스 감축 실적으로 인정받기 위해 필요한 전과정 배출 계수 요건과 지속 가능성 인증의 한계를 둘러싼 입장 차이도 첨예하다. 산업 현장에서는 화석 연료와 섞어 쓰는 혼합 연료가 주로 쓰이는데, 가중 평균된 온실 가스 집약도 수치만으로는 IMO의 넷제로 보상 기준을 통과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산업계는 바이오 혼합 연료 전체가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일정 기준 이하의 배출 계수를 충족하는 순수 바이오 성분 자체의 감축분만큼은 친환경 연료(ZNZ·Zero and Near Zero Emission Fuel)로 인정해 별도의 보상 실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유럽과 환경 단체는 ZNZ 보상을 장기 유망 연료에 한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며 팽팽한 의견 차를 드러냈다. 물리적 이동 없이 인증서만 거래하는 '북앤클레임' 방식 역시 이중 계산이나 특정 지역 혜택 집중 등의 부작용을 막기 위한 정교한 규칙 설계가 숙제로 남아 있다. 하승만 한국선급 수석은 “연료 전주기 정보 라벨 검증 과정에서 선사의 민감한 영업 데이터가 노출될 우려가 있는 만큼, 집계 데이터를 엄격히 보호하고 분리하는 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규제 변화에 맞춰 선사들도 대응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바이오 디젤은 기존 내연기관 엔진의 개조 없이 즉각적인 탄소 감축을 이끌어내는 인센티브가 명확한 수단이다. 하지만 화석 연료 대비 2~3배에 달하는 높은 가격과 향후 육상·항공 산업과의 원료 쟁탈전에 따른 공급 부족에 직면할 가능성이 상용화를 가로막는 최대 약점이다. 연간 3억 톤 이상에 달하는 막대한 글로벌 선박 연료 수요를 단일 바이오 연료만으로 감당하며 대응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극심한 연료 공급 불확실성을 상쇄하기 위해서는 장기 공급 계약은 물론, 메탄올·에탄올·바이오 액화 천연 가스(LNG) 등 다양한 연료를 유연하게 소화할 수 있는 다중 연료 선대 포트폴리오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서대식 HMM 기술혁신연구소 책임은 “특정 친환경 연료 하나에만 목을 매는 시대는 완전히 저물었다"며 “다변화된 선대 믹스 전략만이 해운사의 유일한 생존 조건"이라고 설파했다. 선사의 탈탄소 압박은 화물을 맡기는 화주에게도 직접적인 비관세 무역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유럽의 녹색산업 규제 강화에 따른 프랑스의 전기차 보조금 제도는 자동차의 전과정 평가에 해상 운송 배출량을 포함시켜 아시아산 차량의 보조금 획득을 사실상 차단했다. 특히 빈 배로 운항하는 공선항차 비율이 높은 자동차 운반선은 탄소 집약도가 구조적으로 불리하게 산출된다. 탄소 운송 배출량이 보조금 지급을 판가름하는 핵심 단계로 부상하면서 탄소 데이터 관리의 중요성도 커졌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선사 협의체는 운항 특성을 반영한 독자적인 해상 운송 배출계수 개발과 국제 표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나아가 막대한 친환경 연료 전환 비용을 해결하기 위해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감축 실적을 원하는 화주에게만 이를 떼어 배분하는 '스플릿 리포팅' 방식이 새로운 밸류체인 상생 모델로 추진되고 있다. 변재남 현대글로비스 환경경영팀장 “친환경 벙커링은 선사만의 과제가 아니고 화주와 선사가 비용과 실적을 투명하게 나누는 연대가 정착돼야만 수출길을 지켜낼 수 있다"고 말했다. ◇다가오는 무탄소 시대…벙커링 거점 선점 나선 항만과 산업계 바이오 연료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공급망 확대가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다가올 친환경 선박 연료 수요 폭발에 대비해 항만 인프라도 빠르게 재편 중이다. 선박에 연료를 공급하는 행위를 뜻하는 벙커링 활성화를 위해, 454만 KL 규모의 압도적인 상업용 탱크터미널 클러스터를 보유한 울산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친환경 선박연료 공급 허브로 도약할 채비를 마쳤다. 이미 바이오 연료·LNG·메탄올·암모니아 등 다품종 친환경 연료의 벙커링 실적을 모두 확보한 상태다.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 자동차 운반선이 바이오 혼합연료를 급유할 경우 척당 최대 1000만 원의 현금을 지원하고, 친환경 선박의 항만 사용료를 대폭 감면하는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도를 가동하고 있다. 배상희 울산항만공사 물류전략실 차장은 “2027년까지 벙커링 통합 정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용 항만시설을 대폭 확대해 동남권 친환경 벙커링 생태계의 중심축을 완성하겠다"고 언급했다. 친환경 연료 전환 과정에서 공급 안정성과 경제성 확보가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대체 연료인 메탄올과 에탄올을 선박에 적용하기 위한 기술적 장벽은 사실상 사라져 관련 추진선의 운항·발주 물량은 이미 450여 척을 넘어섰다. 하지만 화석 연료 대비 3배 이상 비싼 저탄소 연료 가격과 상류에서의 안정적 원료 공급망 확보가 여전히 보급의 최대 장벽으로 남아 있다. 천문학적인 자본이 투입되는 저탄소 연료의 대규모 생산을 이끌어내려면 투자 불확실성을 먼저 제거해야 한다. 환경 규제가 확고한 잣대로 작용해 시장에 지속적인 수요 신호를 보내야만 에너지 기업들의 대규모 공급망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다. 임재훈 DNV 수석은 “전 세계적으로 계획된 저탄소 연료 생산 프로젝트를 실제 해운 시장의 공급 물량으로 잠금 해제하는 것은 결국 해운업계의 확실한 구매 의지와 규제 동력에 달려 있다"고 했다. 현재 전 세계 친환경 추진선 발주량의 80%를 차지하며 시장을 선점한 LNG는 과도기적 브릿지 연료를 넘어 장기적인 생존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여러 기준들을 고려할 때 LNG가 확실한 경쟁력이 있으며, 기존 LNG 벙커링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력한 무기다. 기존 LNG 추진선은 물리적인 엔진 개조 없이 바이오가스 기반의 Bio-LNG를 그대로 섞어 쓸 수 있어 2039년 이후의 중장기 탈탄소 규제까지 대처할 수 있는 효과적인 해법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SK가스는 울산 코리아에너지터미널에 국내 최대인 1만 DWT급 벙커링 전용 부두를 선제적으로 구축했다. 2027년부터는 자사의 1만8000 CBM급 벙커링 전용 선박을 투입해 화물 하역과 연료 급유를 동시에 진행하는 동시 작업 서비스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정미홍 SK가스 팀장은 “부산항의 컨테이너선과 울산항의 자동차선 수요가 밀집된 지정학적 강점을 극대화해 싱가포르나 중국 등 경쟁 국가와의 벙커링 인프라 격차를 벌리겠다"고 공언했다. 취재 지원=김수미 인턴 기자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기자의 눈] ‘통합’ 대한항공-아시아나의 꼴사나운 ‘조종사 감정 싸움’

우여곡절 끝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 계약을 체결해 통합의 진짜 9부 능선을 넘었다. 올해 12월 17일 '메가 캐리어(Carrier)'의 출범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국가항공산업의 경쟁력이 도약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항공기의 심장부인 칵핏(조종실)에서는 참담하고 볼썽사나운 파열음이 새어 나오고 있다. 양사 조종사 노동조합을 비롯한 비행 자원들 사이에서 출신을 따지며 서로를 배척하는 '꼴 사나운' 감정싸움이 임계점을 넘고 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양사 조종사들 간에 “상대방과는 같은 조종석에 앉기도 싫다"는 노골적인 적대감마저 공공연히 표출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직급 산정과 임금 격차 등을 둘러싼 이해 다툼이 극단적인 기 싸움으로 번진 결과다. 이를 거대기업 통합 과정에서 흔히 겪는 '노노 갈등'이나 직장인들의 텃세 정도로 가볍게 치부해서는 결코 안 된다. 고도 3만피트 상공, 성인 두 명이 겨우 앉을 수 있는 폐쇄된 콕핏 안에서 벌어지는 조종사 간 반목은 수백 명 승객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만큼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화약고와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 위험천만한 밥그릇 싸움이 얼마나 끔찍한 대참사를 초래할 수 있는지는 학계의 연구 결과들이 과학적으로 명백히 경고하고 있다. 먼저 '국내 헬리콥터 조종사 정신적 스트레스에 의한 인적 오류와 잠재적 사고 및 준사고 조건 간 관계에 관한 연구(염경진·김규왕, 2024)'에 따르면, 조직 내 갈등이나 대인관계에서 유발되는 조종사의 '정신적 스트레스'와 이로 인해 의도적으로 소통을 단절하는 '조직 침묵'은 치명적인 '인적 오류(Human Error)'를 낳고, 이는 잠재적 대형 사고로 직결된다. 출신성분이 다르다는 이유로 좁은 조종실에서 서로 입을 닫고 필수적인 크로스 체크를 방기한다면 관제탑의 중요 지시를 놓치거나 기체의 이상징후를 무시하는 가능성을 높여 결국 추락의 뇌관을 건드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현대 항공 안전의 뼈대인 '조종실 자원 관리(CRM)' 시스템 역시 이들의 감정 싸움 앞에 무용지물이 될 위기다. '국내 항공사 운항 승무원 안전 문화 인식도 비교 연구(김현덕, 2024)'는 대형 항공사(FSC) 비행 안전의 핵심 척도로 '동료의 안전 수행(Colleague commitment to safety)'에 대한 굳건한 신뢰와 조종사 간의 '협력 및 참여'를 꼽았다. 내가 혐오하고 믿지 못하는 동료와 비상 상황에서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겠는가. 상호 불신이 팽배한 조종석에서 안전을 위한 능동적 소통과 위기 대처 능력이 발휘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에 불과하다. 더욱 개탄스러운 사실은 이 살벌한 편 가르기의 독버섯이 객실 승무원들에게까지 깊숙이 번져 있다는 점이다. 억대 연봉을 받는 조종사들의 요란한 기 싸움에 조명받지 못하고 가려져 있을 뿐, 객실 내부의 알력 다툼도 이미 위험 수위를 넘었다. 블라인드와 같은 익명 직장인 게시판 등에서는 벌써부터 양사 승무원들이 서로의 사내 문화를 조롱하며 원색적인 비방전을 쏟아내고 있다. 기내 화재나 비상 착륙 상황 시 승객을 90초 이내에 탈출시켜야 하는 찰나의 순간은 전적으로 객실 승무원들의 일사불란한 팀워크에 달려 있다. 유니폼과 기수를 따지며 평소에도 으르렁대는 조직이 비상 시 내 가족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완벽한 호흡을 보여줄 리 만무하다. 화려한 제복 속에 감춰진 이들의 옹졸한 민낯을 보며 묻지 않을 수 없다. 당신들에게 전문가로서의 윤리는 남아 있는가. '공군 공중 근무자의 소명 의식과 비행 안전 행동의 관계(송민성 등, 2023)' 연구는 비행 안전을 담보하는 가장 강력한 내적 동기로 투철한 '소명 의식(Calling)'과 이를 바탕으로 한 '도덕적 의무감(Moral Duty)'을 강조한다. 타인의 생명을 온전히 목적지까지 지켜내겠다는 숭고한 소명의식은 온데간데없이 내 밥그릇과 알량한 자존심 챙기기에만 혈안이 된 작금의 행태는 명백한 직무 유기이자 도덕적 해이다. 기업 합병은 해외 경쟁 당국의 서류 승인 도장만 받아내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사람과 사람이 섞이는 진정한 화학적 결합(PMI) 없이 물리적 합병만 강행한다면 '통합 대한항공'은 위태로운 사상누각(沙上樓閣)일 뿐이다. 양사 임직원들은 제복의 명예를 걸고 이 소아적 감정싸움을 당장 멈춰야 한다. 당신들이 조종실과 갤리에서 서로 삿대질하고 패를 갈라 싸우는 동안 도대체 승객의 비행 안전이라는 진짜 소는 누가 키울 것인가. 비싼 항공권료를 지불하는 승객들은 운항에 투입되는 조종사·객실 승무원들의 출신이 대한항공 또는 아시아나항공 출신인지, 그대들의 자존심이 얼마나 다쳤는지 티끌만큼도 관심이 없다. 승객의 생명을 볼모로 한 위태롭고 꼴 사나운 감정 싸움을 당장 접어야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방사청, 해 넘긴 대통령 지휘 헬리콥터 도입 사업 8~9월 결론

대한민국 차기 대통령 전용 헬리콥터(지휘 헬기-II) 도입 사업의 기종 선정이 당초 예상과 달리 해를 넘겨 장기화한 가운데 오는 8~9월경 최종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고환율 여파 등으로 총 사업비가 9000억 원에 육박해 정부는 입찰 경쟁에 참여한 방산 기업들을 상대로 기술 이전과 국내 항공 정비(MRO) 물량 배정 등 절충 교역(오프셋) 조건을 두고 치열한 막판 샅바 싸움을 벌이고 있다. 14일 방위사업청과 방산업계 취재를 종합한 결과, 당국은 노후화된 현 대통령 전용 헬리콥터인 VH-92 3대를 대체하기 위한 2차 사업 제안서를 바탕으로 현재 정밀 검토와 시험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신조기들을 상업 구매(DCS) 방식으로 들여온다는 점에서 당초 방산업계에서는 지난해 10월 제안서 마감 직후 신속한 사업자 선정을 점쳤다. 일각에서는 VH-92 역시 시코르스키가 제작한 만큼 정비나 교육 시스템 등 운용 측면에서의 연계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S-92A+가 무난히 선정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 유력 후보로 꼽히는 시코르스키 측 역시 자사의 최신형 S-92A+가 현용 한국 대통령·미 대통령 전용 헬리콥터인 '마린 원(Marine One)'과 같은 플랫폼이라는 점을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며 수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시코르스키가 과거부터 국내에서 UH-60 블랙 호크 운용과 MRO 생태계를 국내 업체들과 탄탄히 구축해 온 경험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앞서 벨과 레오나르도 등 일부 업체의 입찰 포기로 미국 록히드 마틴의 헬리콥터 사업 자회사 시코르스키는 단독 응찰했다. 때문에 조기 선정 기대감이 높았으나 이후 7개월째 장고가 이어져 공전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한편 오리무중이던 사업 일정을 두고 방사청은 올해 하반기 중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시사했다. 선정 지연·향후 일정과 관련, 방사청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제안서를 접수해 논의·검토 중인 단계"라며 “엄격한 시험 평가 과정을 거치고 테스트에 합격해야 계약을 위한 추가 협상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종 선정 시점에 대해선 “오는 8월에서 9월 사이에 내용이 구체화가 되면 상세히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3분기 내 후보 확정 등 본격적인 속도를 낼 것임을 분명히 했다. ◇대당 2000억 넘는 'VIP 헬기'의 실체…핵심은 'MRO·절충 교역' 기종 선정이 작년에서 올해로 지연된 결정적 배경에는 막대한 국세가 투입되는 만큼 국내 방산 생태계로의 파급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정부의 치밀한 협상 전략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국가위기관리센터와 실시간으로 연동되는 최고도의 지휘 통제(C4I) 장비는 물론, 적의 휴대용 대공 미사일 등을 교란하는 최첨단 전자전 방어 시스템 탑재·통합 비용이 수반된다. 과거 사업 심의 단계에서 8700억원 규모로 알려졌던 예산은 최근 가파른 환율 상승과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겹치며 실제 도입 총 사업비가 급격히 뛰어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업비를 소폭 늘려 9000억원으로 잡아도 산술적으로 대당 도입 단가만 2250억 원에 이른다. 이를 두고 방산업계는 국가 최중요 인물인 대통령의 안위를 책임질 특수 하드웨어와 장기 군수 지원 생태계가 묶인 '초대형 패키지 딜'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번 입찰에 정통한 방산업계 고위 관계자는 “총 예산을 도입 대수인 4로 나눠 대당 기체 가격으로 생각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부품 제작 물량의 국내 배정과 국내 주요 항공 기업들이 MRO 정비 물량을 일정 부분 확보하는 조건인 절충 교역 여부가 평가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이번 대형 계약을 지렛대 삼아 방위산업 국익을 챙기려는 정부의 고도화된 협상이 사업 장기화의 주된 이유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에 결정될 사업이 밀린 것이 맞고, 올해 안으로는 최종 사업자가 결정될 것"이라며 “현재 기술 이전이나 부품 제작 물량 배정 등 다각적인 조건이 방사청과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현대차·기아, 전기차로 中·日 공략 ‘재부팅’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전기차 경쟁력을 앞세워 중국과 일본 시장 공략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한동안 현지 업체와 브랜드 경쟁 심화로 고전했던 양사는 전략형 전기차와 목적기반차량(PBV), 수소전기차 등을 앞세워 아시아 시장 내 존재감 회복에 나서는 모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중국에서 현지 맞춤형 전기차를 통해 시장 재진입 기반 마련에 집중하고 일본에서는 전기차와 PBV 중심 라인업 확대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업계는 글로벌 완성차 시장이 전동화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현대차·기아 역시 중국과 일본을 핵심전략 시장으로 다시 설정하며 반등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중국시장 공략을 위한 현지 전략형 전기차를 잇달아 공개하며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중국 시장 전용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일렉시오'를 선보인 데 이어 최근 열린 베이징모터쇼에서는 전기 세단 '아이오닉V'를 공개하며 현지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아이오닉V는 중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넓은 실내 공간과 대형 디스플레이, 첨단 디지털 사양을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차량 플랫폼은 베이징자동차그룹과 공동 개발했고 배터리는 CATL과 협업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적용했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역시 중국 자율주행 전문기업 모멘타와 협력해 현지 주행 환경에 맞췄다. 중국 소비자 선호를 반영한 디자인과 디지털 사용자 경험(UX)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도 특징이다. 중국 시장이 빠르게 스마트카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만큼 차량 내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화해 현지 브랜드와 차별화를 시도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중국 현지 생산과 판매 체계 재정비에도 나서고 있다. 과거 중국 시장에서 판매 부진을 겪으며 점유율이 크게 하락했지만 최근 전동화 전환 흐름에 맞춰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기존 내연기관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중국 전기차 시장에 특화된 제품과 브랜드 경험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도 전동화 전략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일본 시장에서 △아이오닉5 △아이오닉5 N △코나 일렉트릭 △캐스퍼 일렉트릭 △넥쏘 등을 앞세워 친환경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아이오닉5 N은 고성능 전기차 시장을 겨냥한 모델로 일본 자동차 마니아층 공략에 나섰고, 캐스퍼 일렉트릭은 일본 경차 시장 수요를 고려한 전략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넥쏘를 통한 수소전기차 시장 대응 역시 병행하며 친환경 모빌리티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일본 내 체험형 전시장과 고객 접점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단순 판매 확대보다 브랜드 경험 중심 전략을 통해 현대차의 전동화 기술력을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아 역시 중국과 일본 시장에서 전기차 중심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기아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 전기 SUV EV5를 출시하며 현지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EV5는 중국 시장 수요를 고려해 개발된 전략형 모델로 가격 경쟁력과 공간 활용성을 앞세운 것이 특징이다. 기아는 EV5를 통해 중국 전기 SUV 시장에서 브랜드 입지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SUV 선호도가 높은 만큼 EV5를 핵심 모델로 활용해 판매 회복 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일본에서도 현지 PBV 시장 진출에 탄력을 붙이고 있다. 기아는 최근 일본 시장에 PBV 모델 'PV5 패신저'와 'PV5 카고'를 선보이며 현지 전동화 시장 공략에 나섰다. PV5는 승객 운송과 물류, 이동 서비스 등 다양한 목적에 맞춰 활용 가능한 차량으로 PBV 시장 확대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모델이다. 일본 시장이 물류·도심 이동 서비스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PBV 수요 역시 확대될 것으로 기아는 보고 있다. 이밖에 일본 시장에서 'PV5 WAV'로 라인업을 확대하고, 오는 2028년에는 후속 모델인 'PV7'을 출시하는 등 현지 판매를 점진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기아가 중국과 일본 시장에서 단순 판매 확대보다 전동화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시장에서는 현지 업체 중심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단기 판매 회복보다 중장기 전동화 경쟁력 확보가 중요해졌고, 일본 역시 수입차 시장 규모가 제한적인 만큼 브랜드 경험 강화 전략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전기차 시장은 비야디(BYD)와 지리자동차, 샤오펑, 니오 등 현지 업체들이 빠르게 성장하며 글로벌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일본 역시 탄소중립 정책에 따라 전동화 경쟁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 시장에서 아이오닉V는 상당히 의미 있는 모델"이라며 “중국 현지 소비자 수요와 가성비를 고려한 전략 모델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도약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토종 전기차 업체들의 경쟁력이 워낙 높아진 만큼 그 이상의 상품성과 가격 경쟁력을 보여줘야 한다"며 “후속 전기차들이 지속적으로 출시된다면 시장 반응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시장 전략에 대해서는 “일본은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보수적인 시장"이라며 “단기간에 판매를 끌어올리기보다는 꾸준히 시장을 두드리며 브랜드 경험을 확대하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또 “PV5는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활용성과 상품성을 인정받은 모델"이라며 “좁은 골목과 다목적차량 수요가 많은 일본 시장 특성과도 잘 맞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경제 먼저’ 정부·삼성전자는 “대화하자”, ‘성과급 먼저’ 노조는 “이유 없다”

임금협상 과정에서 대립하고 있는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을 앞두고 기싸움을 지속하고 있다. 사측이 노조에 대화를 하자고 제안했으나 노조가 이를 거부하고 있는 형국이다. 정부 역시 16일 사후조정 재개를 촉구하는 등 적극적인 중재에 나섰다. 14일 재계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앞서 중단된 사후조정을 오는 16일 재개하자고 노사에 공식 요청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12일 오전 10시부터 13일 새벽 3시까지 정부세종청사에서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지난 11일 열린 사후조정 1차 회의 역시 오전 10시부터 11시간30분가량 이어졌지만 결과물은 없었다. 중노위는 노사 간 입장 차이를 자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눠달라고 양측에 호소했다. 사측도 움직였다. 삼성전자는 이날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등에 '노사 간 추가 대화를 제안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진행된 중노위 사후조정 과정에서 노사 양측이 각각의 의견을 전달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이에 회사는 노사가 직접 대화를 나눌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정부와 사측이 바쁘게 움직이는 이유는 총파업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천문학적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총파업 시 손실액이 20조~30조원가량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노조가 예고한 기간 동안 파업이 벌어지고, 이후 설비를 복구하는 과정을 감안한 금액이다. 영업이익 감소액은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는 요지부동이다. 현 상황에서 추가 대화에 나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초기업노조 측은 “성과급 제도화와 투명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화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노사는 성과급 지급 등을 둘러싼 핵심 쟁점에 대해 의견 차이를 전혀 좁히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특별 포상을 통해 업계 최고 대우를 약속하고 있다.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제도화는 시간을 두고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을 없애는 동시에 영업이익 15%를 자신들에게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재계는 사측이 성과급 지급액을 늘리는 대신 노조가 제도화 관련 논의를 뒤로 미루는 데 동의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 '극적 합의' 시나리오로 꼽는다. 올해 '역대급 성과'에 대한 보상은 철저히 하되 '성과급 명문화' 등 자본주의 질서를 무너뜨린다는 지적을 받는 사안은 나중에 얘기하는 식이다. 노조는 협상이 결렬될 경우 이달 21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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