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파손 전차·자주포, 전쟁터서 뚝딱 수리”…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동식 야전 정비고’ 만든다

[단독] “파손 전차·자주포, 전쟁터서 뚝딱 수리”…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동식 야전 정비고’ 만든다

'K-방산 맏형'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전장 한복판에서 파손된 전차나 자주포를 신속하게 수리할 수 있는 최첨단 '가변 조립식 야전 정비고' 기술을 고안했다. 좁은 상자를 펼치듯 거대한 정비 시설을 뚝딱 만들어내는 이른바 '트랜스포머 정비고'다. 고가의 무기 장비를 1회용으로 소모하는 대신 최전방 야전 유지·보수(MRO) 능력을 극대화해 기갑 전력의 생존성과 전투 지속력을 비약적으로 높일 차세대 군수지원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28일 본지 취재 결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4년 10월 지식재산처에 '조립식 정비고' 특허를 출원한..

삼양그룹 수당상에 황일두·조성배 교수 선정

삼양그룹 장학재단 수당재단은 올해 제 35회 수당상 수상자로 황일두 포항공과대 생명과학과 석천석좌교수와 조성배 연세대 컴퓨터과학과 교수를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수당상은 고 김연수 삼양그룹 창업주의 인재육성 정신을 계승해 국가·사회 발전에 기여한 연구자를 격려하기 위해 제정된 학술상으로, 기초과학·응용과학·인문사회과학 분야에서 매년 탁월한 업적을 이룬 연구자 2명을 선정해 시상한다. 수당(秀堂)은 고인의 호이다. 올해 수상자인 황일두 교수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식물 바이오매스 생산·친환경 작물 개발의 토대인 발달 신호 전달 체계와 관다발 진화 원리를 규명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특히 식물의 발달 생장 호르몬 '사이토카이닌'이 관다발 발달과 노화 조절의 결정적 인자임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조성배 교수는 한국과학기술한림원 AI과학기술위원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데이터 모양·패턴을 추출하는 '컨볼루션 신경망'과 데이터의 변화 흐름을 분석하는 '장단기메모리 순환신경망'을 결합해 산업현장의 문제를 해결한 연구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시상식은 오는 5월 27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리며, 수상자에겐 상패와 상금 2억원이 각각 수여된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상하이 한복판서 마주한 지커…“중국산 편견 지웠다” [현장]

[중국 상하이=박지성 기자] 올해 한국 진출을 예고한 중국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의 존재감이 본고장에서 직접 마주하니 훨씬 또렷하게 다가왔다. '중국산'이라는 단어에 따라붙던 선입견은 상하이 한복판에서 마주한 공간과 제품 앞에서 자연스럽게 힘을 잃었다. 단순히 차량을 보는 경험을 넘어 왜 이들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지를 체감하는 시간이었다. 지난 27일 찾은 지커 스토어는 상하이의 랜드마크인 상하이 타워 1층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었다. 중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자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건물이라는 상징성과 맞물려 브랜드가 스스로를 어떤 위치에 두고 있는지 단번에 읽혔다. 유리로 둘러싸인 개방형 구조의 매장은 외부의 번잡함과는 결이 다른 정제된 분위기를 풍겼다. 지커는 지난 2021년 지리홀딩그룹이 출범시킨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다.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빠르게 라인업을 확장하며 시장 내 입지를 넓혀왔다. 현재는 001, 007, 7X, 8X, 9X, 009, MIX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하며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다목적차량(MPV) 영역을 동시에 공략하고 있다. 매장은 크게 두 개 층으로 나눠져 있었다. 1층 '지커 홀'은 차량과 기술을 중심으로 브랜드를 소개하는 공간이라면 2층 '지커 펍'은 오너를 위한 커뮤니티 공간에 가까웠다. 카페와 바, 업무 공간이 결합된 이곳은 차량 구매 이후의 경험까지 설계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었다. 실제 일부 방문객들은 차량을 둘러보기보다 노트북을 펼쳐두고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매장은 전시장과 라운지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넘나들고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시선을 붙잡은 것은 플래그십 MPV '009'였다. 두 대가 나란히 배치된 모습은 단순한 전시를 넘어 하나의 '연출'에 가까웠다. 외관은 기존 MPV에서 쉽게 떠올리기 어려운 형태였고 과감한 전면부 디자인은 '프리미엄을 덧칠했다'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정도로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시선을 사로잡은 모델은 4인승 '009 컬렉터스 에디션'이었다. 기존 6인승 모델과 달리 한정판으로 출시된 이 차량은 검은색 도장 위에 실제 24K 금 포인트를 적용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전면 로고와 휠 중앙 엠블럼 등에 금 장식을 더해 고급스러움과 과시적 요소를 동시에 강조한 모습이었다. 중국 시장에서 선호되는 '럭셔리의 표현 방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했다. 009는 지커의 최상위 모델답게 가격 또한 40만위안대 후반에서 시작해 한화로 약 1억원을 웃도는 수준에 형성돼 있다.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는 고급 MPV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경쟁력 있는 가격대로 상품성과 가격 사이 균형을 맞추려는 전략이 엿보였다. 009의 실내로 발을 들이자 분위기는 한층 더 달라졌다. 두툼하면서도 부드러운 시트 촉감, 정교하게 마감된 소재, 대형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구성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이동 수단'이 아닌 '체류 공간'에 가까웠다. 특히 2열 시트는 항공기 퍼스트 클래스 좌석을 연상시킬 만큼 여유로운 공간과 다양한 편의 기능을 갖추고 있었고 차량 안에서의 시간이 하나의 경험으로 설계됐다는 인상을 받았다. 스토어에는 009 외에도 '8X', '9X' 모델이 함께 전시돼 있었다. 아쉽게도 한국 출시가 예고된 '7X'는 이날 확인할 수 없었지만, 전시된 차량만으로도 브랜드의 방향성은 충분히 읽혔다. 두 모델 역시 009에서 느꼈던 디자인 언어를 공유하면서도 SUV 특유의 역동성을 강조해 각 세그먼트에 맞는 개성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었다. 주목할 점은 자율주행 기술이었다. 차량 곳곳에는 라이다 센서와 다수의 카메라가 배치돼 있었고 이를 통해 운전자 보조 시스템의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있었다. 중국이 현재 자율주행 기술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장 중 하나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커 역시 이 분야에서 적극적인 기술 개발을 이어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장 관계자는 자율주행 수준에 대해 “테슬라의 오토파일럿과 FSD 사이 단계로 보면된다“며 "정확한 수치로 따지면 2.9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완전자율주행까지는 아니지만 일상 주행에서 체감할 수 있는 편의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의미다. 한국 시장 진출을 앞둔 상황에서 지커가 보여준 이러한 모습은 적지 않은 파장을 예고한다. 이미 전동화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국내 시장에서 단순한 가격 경쟁이 아닌 '경험'을 앞세운 접근은 기존 완성차 브랜드들에게도 적지 않은 긴장감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선원·해외 건설 근로자는 500만 원, 승무원은 20년째 100만 원”…항공업계, 조세 역차별에 ‘불만 대폭발’

동일하게 국경을 넘어 외화를 벌어들이지만 하늘에서 일하는 항공사의 운항·객실 승무원들은 20년째 조세 제도의 사각지대에 갇혀 있다. 해외 건설 근로자와 원양 어선 선원들의 국외 근로 비과세 한도가 월 500만 원으로 대폭 상향된 반면 항공 승무원의 비과세 한도는 2006년 이후 '월 100만 원'에 꽁꽁 묶여 있기 때문이다. 살인적인 물가 상승과 턱없이 부족한 세제 혜택 속에 일선 종사자들의 박탈감이 극에 달하자 국내 항공업계를 지탱하는 21개 주요 기관이 전례 없는 단일 대오를 형성하며 정부에 강력한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형 항공사·LCC·국제 기구·학계 총망라…“20년 역차별 끝내야"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항공사 수장들과 학계·유관 기관 대표들이 대거 참여한 '항공승무원 국외근로 비과세 형평성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 지지 동의서' 서명이 진행됐다. 개별 기업의 이해 관계를 넘어 대한민국 민간항공 생태계 전체가 공동 행동에 나선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참여 면면은 사상 초유의 규모를 자랑한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FSC)를 비롯,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에어서울·에어프레미아·에어로케이·에어제타 등 총 10개 국적 항공사의 경영진이 모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한국 지부·한국항공협회·항공의학협회·사단법인 한국항공교통관제사협회 등 주요 직능 단체와 한국항공대학교·한서대학교·항공우주산학융합원 등 학술·연구 기관 수장들까지 총 21개 기관이 뜻을 모았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타 직군과의 형평성을 고려한 비과세 한도의 합리적 조정 △20년 장기간 동결로 추락한 실질 지원 수준 회복 △대한민국 민간 항공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을 정부에 공식 건의했다. ◇현직 승무원 2891명의 절규…93.5% “현행 비과세 제도, 불공정하다" 일선 현장에 팽배한 불만은 수치로도 명확히 입증됐다. 현직 운항 승무원(87.9%)과 객실 승무원(12.1%) 289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 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대 다수가 뼈아픈 조세 불평등을 토로했다. 응답자의 76.2%는 근로 시간의 75% 이상을 국제선 비행에 할애하는 '절대적 국외 근로자'였으며, 5년 이상 장기 근속자 비율도 85.6%에 달하는 등 업계를 이끄는 핵심 인력들이 설문에 대거 참여했다. 조사 결과 선원·건설 근로자(500만 원)와 항공승무원(100만 원) 간의 비과세 한도 격차에 대해 응답자의 93.5%가 “전혀 형평성에 맞지 않다"며 강한 반감을 표출했다. 타 직군이 500만 원의 혜택을 받는다는 사실 조차 몰랐던 승무원도 43%에 달했다는 지적이다. 제도 개선에 대한 갈망도 압도적이었다. 응답자의 98.7%가 비과세 한도 확대가 “매우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향후 개선 시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타 직군과의 형평성 확보(78.5%)'를 지목했다. 이들이 요구하는 가장 합리적인 비과세 한도 역시 타 직군과 동일한 '월 500만 원(84.3%)'이었다. 20년 전 잣대에 멈춰 있는 정책에 최소한의 물가 상승률(85.4%)과 체감 물가(87.1%)를 반영해 달라는 호소도 줄을 이었다. ◇“핵심 인력 뺏기면 비행 안전도 무너져"…생존 위한 방어막 절실 업계 전문가와 현장 종사자들은 이번 비과세 현실화 요구가 세금 감면 수준의 투정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업의 붕괴를 막고 핵심 인재의 '엑소더스(대규모 이탈)'를 방어하기 위한 생존의 문제라는 것이다. 설문에서 승무원들은 비과세 확대가 가져올 파급 효과(복수 응답)로 '항공종사자의 근무환경 개선(86.3%)'에 이어 '해외 항공사로의 숙련된 인력 유출 방지(74.1%)', '우수 인력 확보 및 유지(53.8%)'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현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종사자 지원 정책을 묻는 질문에서도 '국외 근로 비과세 확대(82.8%)'가 타 정책들을 압도하며 1위를 차지했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항공 수요가 폭발하며 막강한 자본력과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무기로 장착한 중동 등 해외 유수 항공사들이 한국의 베테랑 조종사와 승무원들을 거침없이 빨아들이고 있다. 조세 역차별로 인해 실질 소득마저 쪼그라드는 상황에서 핵심 인재 이탈은 곧 국가 항공 안전망 약화와 국제 경쟁력 추락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와 관련,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ALPA-K)는 확보된 지지 서명을 바탕으로 국회와 정부에 정책 제안서를 제출하고, 항공 승무원 해외 근로 소득 비과세 확대와 항공 산업 인력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협회 관계자는 “현 정세로 인한 항공 산업 위기 상황에서 핵심 인력에 대한 지원은 필수적"이라며 “20여 년간 정체된 제도 개선을 통해 항공산업 경쟁력과 안전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HJ중공업, 컨선 4척 쓸어 담았다

부산=에너지경제신문 조탁만 기자 HJ중공업이 1만TEU급 컨테이너선 2척을 추가 수주하며 대형 상선 시장 공략을 확대했다. 이 회사는 유럽 선주사로부터 총 3572억원 규모의 1만100TEU급 컨테이너선 2척을 수주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 2월 같은 선형 2척을 수주한 데 이어 이번 계약까지 더해 총 4척의 건조 물량을 확보했다. 이들 선박은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건조 가능한 최대급 규모다. 회사가 자체 개발한 중형급 친환경 컨테이너선을 기반으로 설계를 확대해 적재 효율을 높였다. 갑판과 화물창 공간을 넓히고, 공정 효율성과 안전성을 고려한 설계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환경 규제 대응 설비도 강화했다. 선박에는 탈황설비(스크러버)가 장착되며, 항만 정박 시 육상 전력을 사용하는 장치도 탑재된다. 이를 통해 대기오염 물질 배출을 줄일 수 있다. HJ중공업은 동일 선형을 연속 건조하면서 생산 효율을 높이는 '반복건조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설계와 자재 구매, 공정 운영의 표준화를 통해 생산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은 친환경 선박 수요 확대에 대비해 LNG 이중연료 추진 모델 개발도 완료한 상태다. 유상철 HJ중공업 대표는 “영도조선소에서 1만TEU급 이상 컨테이너선 4척을 연속 건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조탁만 기자 hpeting@ekn.kr

1분기 손실 줄인 삼성SDI “하반기 흑자 가능”

삼성SDI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조5764억원, 영업손실 1556억원의 경영 실적을 기록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이 12.6% 늘었고, 영업손실은 1년전 4341억원에서 3000억원가량 크게 줄이는데 성공했다. 당기순이익도 전년동기 적자 2160억원에서 이번에 561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배터리 사업에서 매출 3조3544억원, 영업손실 1766억원의 성적표를 받았다. 전자재료 부문은 매출 2220억원, 영업이익 210억원을 각각 거뒀다. 삼성SDI는 이날 열린 실적발표 설명회를 통해 “하반기 중 분기 흑자 전환이 현실화될 것으로 본다"며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 전기차 볼륨 모델 판매, 원통형 배터리 공급 등이 확대되며 준비해온 과제들이 성과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ESS 수요가 늘면서 신규 고객과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며 “미국 ESS 생산능력의 2~3년 물량을 채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1분기 영업손실 폭을 줄인 배경도 △ESS 수주 확대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의 고객 및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 △미래 기술경쟁력 제고 등의 성과로 분석된다. ESS 사업의 경우 각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신규 프로젝트 수주 등이 영향을 미쳤다. 전기차용 배터리 분야는 메르세데스-벤츠와 다년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독일의 3대 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를 모두 고객사로 확보한 게 주효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단독] “파손 전차·자주포, 전쟁터서 뚝딱 수리”…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동식 야전 정비고’ 만든다

'K-방산 맏형'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전장 한복판에서 파손된 전차나 자주포를 신속하게 수리할 수 있는 최첨단 '가변 조립식 야전 정비고' 기술을 고안했다. 좁은 상자를 펼치듯 거대한 정비 시설을 뚝딱 만들어내는 이른바 '트랜스포머 정비고'다. 고가의 무기 장비를 1회용으로 소모하는 대신 최전방 야전 유지·보수(MRO) 능력을 극대화해 기갑 전력의 생존성과 전투 지속력을 비약적으로 높일 차세대 군수지원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28일 본지 취재 결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4년 10월 지식재산처에 '조립식 정비고'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버려진 전차 살려라"…우크라이나 전쟁서 얻은 교훈 이번 특허의 핵심 배경에는 장기화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이 자리 잡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명세서를 통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보듯 전차·자주포·로켓포 등을 이용한 고전적 전투가 여전히 전세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며 “하지만 피격되거나 고장 나 한 번 쓰고 버려지는 전투 차량의 비율이 높은 실정이어서 긴급 야전 정비를 위해 이동 및 조립이 간편한 정비고의 개발이 필수적"이라고 명시했다. 파손된 궤도 장비나 고가의 무기를 멀리 떨어진 후방 대형 정비창으로 긴 시간 견인하지 않고 최전선 인근에 신속하게 임시 정비창을 구축해 즉각 조치함으로써 작전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현대 지상전에서는 뛰어난 무기 성능만큼이나 피격된 장비를 적재적소에 보수해 다시 투입하는 인프라가 승패의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 때문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조립식 정비고 기술은 향후 우리 군의 전투 기동력 유지는 물론, 장갑차 등 무기 수출 시 타국 경쟁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강력한 '현지 맞춤형 MRO 패키지' 옵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웜기어·유압 실린더로 자동 전개…'이동식 큐브'가 거대 돔으로 특허에 공개된 조립식 정비고의 가장 큰 특징은 공간이 스스로 좁게 접히고 넓게 펴지는 '자동 가변 접철' 시스템이다. 이 구조물은 크게 바닥과 하단 벽을 이루는 한 쌍의 '하부 단위 모듈'과 지붕 역할을 하는 한 쌍의 '상부 단위 모듈'로 구성된다. 트럭이나 열차에 싣고 다니는 '이동 모드'에서는 각 단위 모듈의 측벽과 상·하부벽이 직육면체 컨테이너 박스 형태로 콤팩트하게 접혀 기동성과 적재 효율을 극대화한다. 하지만 야전 목적지에 도착해 '설치 모드'를 가동하면 마법 같은 공간 확장이 일어난다. 각 모듈 내부에 탑재된 정교한 기계장치(제1~6 구동부)가 유기적으로 작동한다. 회전 운동을 직선 운동으로 변환하는 웜(Worm)기어 장치와 벽면 모서리 사이를 강하게 밀어내는 유압(또는 공압) 실린더가 겹쳐있던 두꺼운 철제 벽을 밖으로 슬라이딩시키며 곧게 펼쳐낸다. 전개가 끝나 알파벳 'L'자 형태로 넓게 펴진 하부 모듈 2개 위에, 대칭 형태인 상부 모듈 2개를 레고 블록처럼 결합하면 내부에 거추장스러운 기둥이 전혀 없는 널찍한 단일 통합 정비 공간이 순식간에 완성된다. ◇호이스트에 리프트까지 품었다…길이는 터널형으로 '무한 연장' 이동식 정비고는 비바람만 피하는 임시 천막 가건물 이상의 설비를 자랑한다. 전개가 완료된 조립식 정비고 하단 바닥에는 수십 톤 중량의 전투 차량을 거뜬히 띄워 올려 차체 하부를 수리할 수 있는 '리프트(Lift)'가 장착된다. 또한 상부 천장에는 전차의 무거운 파워팩(엔진)이나 포탑 구조물 등을 들어 올리고 거치할 수 있는 천장 기중기 격인 '호이스트(Hoist)'가 내장되도록 설계됐다. 후방 정규 정비창의 핵심 인프라를 전선으로 통째로 옮겨온 셈이다. 공간 확장성도 무한에 가깝다. 정비고 전면에는 전차가 드나들 수 있는 힌지(Hinge) 결합형 도어가 장착되며, 후방 벽면은 상황에 따라 떼어낼 수 있다. 다연장 로켓(천무)이나 포신이 긴 K-9 자주포 등 덩치가 큰 체계를 정비하거나 여러 대를 동시에 수용해야 할 경우 동일한 단위 모듈을 뒷부분으로 계속 이어 붙여 터널 형태로 길이를 무한정 늘릴 수 있다. 전개된 벽면 결합 부위에는 구조물을 단단히 고정하고 밀폐력을 높여주는 '스토퍼(Stopper)' 장치도 반영됐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박규빈의 경영 현미경] “빚 쌓일수록 현금 넘친다”…현대로템, 6.3조 부채에도 웃는 이유

기업의 재무제표에서 단 1년 만에 부채가 두 배 가까이 폭증했다면 대체로 심각한 유동성 위기나 무리한 차입 경영을 알리는 '적색 경보'로 해석된다. 늘어난 부채만큼 이자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기업의 수익성을 갉아먹고 최악의 경우 존립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K-방산과 철도 인프라 수출의 최전선에서 글로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현대로템이 최근 공시한 2025년 사업보고서에서는 정반대의 현상이 벌어졌다. 장부상 빚이 산더미처럼 쌓일수록 오히려 기업의 현금 곳간이 터질 듯이 넘쳐나고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하는 수주산업이 만들어낸 '재무적 마법' 덕분이다. 현대로템의 2025년 말 기준 총 자산은 9조3180억원으로 전년 5조2854억원보다 약 4조326억원이나 급증했다. 기업의 덩치가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커진 것이다. 자산 팽창의 원인으로는 자본은 약 1조321억원 늘어나면서도 총부채가 3조2763억원에서 6조2768억원으로 약 91.6% 폭증한 결과로 분석됐다. 하지만 자본시장과 신용평가사들은 이같은 부채 급증에 전혀 우려를 표하지 않는다. 늘어난 부채의 핵심이 은행에서 빌려 이자를 꼬박꼬박 내야 하는 차입금이 아니라, 글로벌 고객사가 물건을 만들어달라며 먼저 앞당겨 준 '계약 부채'이기 때문이다. 2024년 말 1조7942억원이었던 현대로템의 계약부채는 2025년 말 3조9720억원으로 2조1778억원이나 늘었다. 당기에 늘어난 전체 부채 3조원 중 72% 이상이 계약부채 증가분인 셈이다. 수주산업에서 계약부채는 발주처로부터 계약금이나 중도금을 받았지만 아직 제품을 제작·인도하지 않아 '매출'로 인식하지 못하고 임시로 부채에 잡아둔 금액인 선수금을 말한다. 이는 이자를 한 푼도 내지 않는 무이자 자금일 뿐만 아니라, 향후 공정이 진행됨에 따라 전액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전환되는 '착한 빚'이다. 즉, 장부상 선수금 계정의 액수가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앞으로 돈을 벌 일감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뜻이다. 이러한 계약부채의 팽창은 현대로템이 2025년에 연달아 터뜨린 초대형 잭팟 수주들의 결과물이다. 현대로템은 2025년 8월 폴란드 군비청과 무려 8조9814억원 규모의 K-2 전차 2차 이행 계약을 맺었다. 앞서 2월에는 모로코 철도청과 2조2027억원 규모의 초대형 전동차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처럼 국가 간(G2G) 초대형 프로젝트가 성사되고 총 계약금의 일부가 막대한 선수금으로 현대로템의 계좌로 쏟아져 들어오며 장부상 부채가 크게 부풀어 오르는 '착시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제품이 순차적으로 인도되면서 발주처에 대금을 청구한 매출채권 역시 2024년 9094억원에서 2025년 3조3919억원으로 2조4825억원(약 273%)이나 급증했다. 주요 거래 상대방이 폴란드 정부·모로코 철도청, 한국철도공사 등 국가 기관이기에 돈을 떼일 대손 위험은 제로에 가깝다. 막대한 무이자 선수금의 유입과 성공적인 수출 프로젝트의 진행은 현대로템의 수익성과 현금 창출력을 단숨에 폭발시켰다. 현대로템의 2025년 매출액은 5조8390억원으로 전년 대비 33.4% 성장했다. 이보다 훨씬 극적인 것은 이익 지표다. 영업이익은 1조5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4566억원 대비 120.3% 증가해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과거 10%대 초반에 머물던 영업이익률은 마진이 압도적으로 높은 폴란드향 K-2 전차 수출 물량 인도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며 17.2%로 수직 상승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과거 오랜 기간 회사의 '아픈 손가락'으로 불렸던 레일 솔루션(철도) 부문의 화려한 부활이다. 2024년 1231억 원의 대규모 적자를 냈던 철도 부문은 미국 LA 메트로·우즈베키스탄 고속 전철·이집트 전동차 등 양질의 해외 프로젝트 공정이 안정화되고 저가수주 물량이 해소된 덕분에 2025년 매출 2조896억원, 영업이익 292억원을 기록하며 극적인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장부상 이익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현금 흐름표는 기업의 실제 현금 창출 능력을 명확히 보여주는 지표다. 2024년 1425억원이었던 '영업 활동으로 인한 현금 흐름'은 2025년 9043억원으로 1년 만에 약 6.3배(7618억원) 증가세를 보였다. 곳간이 두둑해지자 현대로템은 과거의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했던 차입금과 사채를 대거 상환하기 시작했다. 2025년 현금 흐름표의 '재무 활동으로 인한 현금 유출액'을 보면 유동성 장기부채 약 2556억 원과 사채 1150억 원을 상환하는 등 빚 갚는 데에만 막대한 자금을 썼다. 그 결과 회사의 '유동성 장기부채'는 전액 상환돼 장부에서 자취를 감췄다. 반면에 기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전년 4723억원에서 9084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이는 현대로템이 지급해야 할 이자부 차입금보다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훨씬 더 많은 완벽한 '순현금(Net Cash)' 경영 체제에 안착했음을 의미한다. 빚(선수금)이 늘어날수록 오히려 진짜 빚(차입금)은 갚고 현금은 넘쳐나는 마법이 실현된 것이다. 기업의 재무를 총괄하는 CFO 입장에서 선수금이 아무리 이자가 없는 '착한 빚'이라 하더라도 회계상 부채 총액이 6조 원대로 단기간에 급증하게 되면 재무 건전성의 대표 지표인 부채 비율이 치솟는 딜레마를 피할 수 없다. 실제로 막대한 대규모 선수금 유입의 여파로 현대로템의 장부상 부채 비율은 전년 163.1%에서 2025년 말 206.4%로 43.3%p나 껑충 뛰어올랐다. 통상 부채 비율 200% 초과는 재무적 주의 단계로 여겨지며, 자칫 금융권 차입 한도 축소나 해외 대형 프로젝트 입찰 시 표면적인 재무구조가 악화한 것으로 오인받을 소지가 있었다. 이에 현대로템 경영진은 2025년 6월 30일을 기준으로 창원 공장 등 핵심 보유 토지에 대한 대대적인 자산 재평가를 실시했다. 과거 원가법으로 낮게 묶여 있던 5485억원 어치의 공장 부지의 가치를 공시지가 기준법 등을 활용해 현재 시가인 1조2982억원으로 재평가한 결과, 4364억원의 막대한 평가 차액이 발생했다. 회사는 여기서 향후 발생할 1284억 원 규모의 법인세 효과 등을 차감한 약 3081억 원을 '자산 재평가 이익' 명목으로 자본 항목인 '기타 자본 구성 요소(재평가 잉여금)'에 편입시켰다. 외부에서 유상증자 등으로 주주 가치를 희석하며 자금을 끌어오지 않고도 회사가 본래 보유하고 있던 부동산 가치를 현실화해 분모인 '자기 자본'을 단숨에 대폭 확충한 것이다. 당기순이익 7705억원 달성에 따른 이익 잉여금 증가와 자산재평가 효과가 강력한 시너지를 내며 2024년 2조90억원이던 총자본은 1년 만에 3조412억원으로 1조 원 이상 급증했다. 한발 앞을 내다본 회계적 묘수가 3조 원의 선수금 유입으로 인한 부채 비율 상승 충격을 선제적으로 억제하고, 향후 차세대 전차·수소 철도 모빌리티 생산 설비 등 대규모 시설 투자를 위한 든든한 재무적 융통성을 확보해 낸 '신의 한 수'로 평가받는다. 이 같은 선순환 구조가 완성되자 과실은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에게 돌아갔다. 사상 최대 실적과 전례 없는 잉여현금 흐름(FCF)을 확보한 현대로템 이사회는 2025년 결산 배당금을 보통주 1주당 600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2024년 주당 배당금 200원에서 3배 인상된 결정으로, 총 현금 배당금 지급액만 655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현대로템은 이번 사업 보고서를 통해 주주들의 배당 예측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선진적인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공식 천명했다. 회사는 공시를 통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 성향 8% 수준을 핵심 타겟으로 유지하며, 2025년 결산 배당부터 2027년 결산 배당까지 향후 3년간 매년 주당 배당금(DPS)을 10~50% 상향하겠다"는 강력한 우상향 배당 플랜을 확정 지었다. 장기적인 미래 투자 재원 확보와 주주 환원을 동시에 이뤄내겠다는 약속으로,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대목이다. 이 배경에는 29조7735억원에 달하는 경이로운 수주 잔고가 든든하게 버티고 있다. 전년 대비 59%나 폭증한 수치로, 이는 2025년 연간 매출액인 5조8390억원을 기준으로 5년 치가 넘는 넉넉한 일감을 창고에 가득 쌓아두고 있다는 뜻이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EC2 K-2PL·계열 전차와 그리고 EC1 군수품·탄 등 폴란드 물량만으로도 올해와 유사한 수준의 실적 유지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라크·페루·루마니아 건 수주 시 무난하게 탑 라인·이익 모두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단독] K-UAM 통신망 ‘1.4GHz’ 검토…항우연, ‘위성 전파 간섭’ 검증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이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상용화의 핵심 인프라인 '전용 상공망(통신망)' 후보 주파수로 1.4기가헤르츠(GHz) 대역을 사실상 낙점하고 정밀 기술 검증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 세계 주요국들이 미래 항공 모빌리티 상용화를 위해 치열한 주파수 확보전을 벌이는 가운데, 최적의 대역을 선점하겠다는 포석이다. 다만 해당 주파수가 기존 상용 통신 위성망과 겹쳐 심각한 '전파 간섭'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정부 당국이 이를 차단하기 위한 긴급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28일 본지 취재 결과 항우연은 K-UAM 상공망 후보 대역을 특정하고, 해당 대역의 위성 간섭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연구 과제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K-UAM 상공망 후보 대역(1.4GHz) 대상 정지 궤도 위성 전파 간섭 영향성 분석 및 간섭 완화 기술 효과 분석' 과업 지시서에는 도심 환경을 3D로 모델링해 위성 전파가 UAM 기체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 분석하고 방어 기술을 검증하라는 지침이 담겨 있다. 특히 연구 기관의 공식 문건에 K-UAM 상공망 후보 대역으로 1.4GHz가 명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빌딩풍' 뚫는 1.4GHz, K-UAM 생명선 낙점된 이유 UAM 기체는 고층 빌딩이 즐비한 도심 상공 300~600m 저고도를 비행한다. 승객이 기내에서 유튜브를 보는 '서비스용 통신'은 기존 5G·LTE 망을 일부 활용할 수 있지만, 기체의 안전한 자율 비행과 지상 관제를 책임지는 '제어용 통신(C2, Command and Control)'은 단 1초의 끊김이나 지연도 대형 참사로 직결될 수 있다. 기존 스마트폰망과 완벽히 분리된 별도의 독립된 주파수가 필수적인 이유다. 항공·통신 전문가들은 1.4GHz 대역이 도심 항공 통신의 '황금 주파수'라고 입을 모은다. 스마트폰에 쓰이는 5G 고주파는 직진성이 강해 도심 고층 빌딩에 막히면 전파가 끊기는 '음영 지역'이 발생하기 쉽다. 반면 저대역에 속하는 1.4GHz(L-대역)는 파장이 길어 빌딩 숲을 유연하게 에둘러 피해 가는 '회절성(回折性)'이 매우 뛰어나다. 비나 눈이 오는 악천후에도 통신 품질 저하가 적어 수도권 상공을 누비는 K-UAM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다. 정부가 수천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특정 주파수의 간섭 시뮬레이션을 긴급히 돌린다는 것 자체가 최종 할당을 앞둔 사실상의 '내정 단계'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글로벌 주파수 삼국지…미국은 5GHz, 중국·홍콩은 1.4GHz 안전한 상공망 주파수 확보는 글로벌 모빌리티 패권을 쥐기 위한 국가적 과제다. 광활한 영공을 가진 미국의 경우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최근 드론 및 UAM 제어 통신을 위해 5GHz 대역(5030~5091MHz)을 우선적으로 할당해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 반면 고층 빌딩이 밀집한 중국 선전시나 홍콩 통신국(CA)은 도심 환경에 유리한 1.4GHz 대역(1430~1444MHz)을 저고도 무인기 전용망으로 공식 할당해 이미 실증에 돌입했다. 한국이 1.4GHz 대역을 성공적으로 채택할 경우,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향후 기체 및 통신 장비 수출 시 글로벌 호환성을 확보하는 데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하늘길 덮치는 우주 전파… 제2의 '美 고도계 사태' 막아라 뛰어난 이점에도 불구하고 1.4GHz 대역은 치명적인 암초를 안고 있다. 바로 우주에서 쏟아지는 기존 '위성 전파'와의 정면 충돌이다. 1467~1492MHz 대역은 현재 동경(東經) 105도 상공에 위치한 통신 위성 '아시아스타(ASIASTAR)'와 향후 발사될 후속 위성 '실크웨이브-1(Silkwave-1)' 등 정지 궤도 위성들이 지상으로 강하게 쏘아 보내고 있는 주파수 대역과 정확히 겹친다. 위성에서 내리꽂히는 강력한 전파가 UAM 기체와 지상 기지국 안테나에 섞여 들어갈 경우 심각한 노이즈를 발생시켜 자칫 에어택시 통신 두절을 유발할 수 있다. 항공 분야에서 전파 간섭은 국가적 재난을 부를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다. 2021년 미국에서는 통신사들이 5G용 주파수(C-밴드)를 개통하려 하자 연방항공청(FAA)이 “항공기 전파 고도계 주파수와 인접해 전파 간섭으로 착륙 시 추락 사고가 날 수 있다"고 강력히 반발하며 대규모 항공기 무더기 결항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항우연이 이번 시뮬레이션을 서두르는 이유도 이와 같은 '주파수 간섭 대란'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에 항우연은 오는 7월 17일까지 기존 위성의 시간에 따른 궤도 기동 변화와 도심 건물에 의한 전파 차폐 효과를 반영해 3차원 정밀 시뮬레이션을 진행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로보락처럼 한국에 말뚝 박자…中가전, 정수기·에어컨까지 ‘전방위 공습’

로보락의 로봇청소기 시장 진출 성공을 눈여겨 본 중국 가전 브랜드들이 정수기·세탁기·공기청정기 등으로 출시 제품군을 늘리며 '한국 시장 대공세'에 나선다. 진출 초기 특정 제품의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경쟁력으로 국내 시장에서 가격 만족도와 브랜드 인지도를 넓혀온 중국 브랜드들이 국내 생활 가전 전반으로 파고드는 침투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27일 가전 업계에 따르면, 로봇청소기를 중심으로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온 드리미는 헤어스타일러, 헤어드라이어, 음식물처리기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고 한국 소비자와의 접점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드리미는 최근 정수기를 비롯해 선풍기·공기청정기 등 신제품 3종으로 구성된 '스마트 에어 케어 콜렉션'을 선보였다. 이어 하반기에는 올인원 세탁건조기 출시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단일 히트 제품에 머무르지 않고 생활 가전 전반으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행보다. 또 다른 중국 가전기업 마이디어는 냉방가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 들어 3~4월 두 달에 걸쳐 벽걸이형 에어컨 6종, 스탠드형 에어컨 2종을 잇달아 선보였다. 여름을 앞두고 계절성 수요가 큰 냉방가전 시장에 진입해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움직임은 단순한 제품 확대를 넘어, 국내 가전시장 진입 전략이 '단일 히트 → 포트폴리오 확장' 단계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확인된 '성공 공식'이 다른 가전 영역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생활가전 전반으로 옮아가는 초기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중국 브랜드들의 한국 공략에서 또다른 주목할만한 흐름은 중대형 가전으로 진입하려는 움직임이다.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은 소형가전에서 벗어나 가격 경쟁력과 성능을 앞세워 국내 소비자 신뢰를 확보한 뒤 이를 기반으로 중대형 가전시장까지 노린다는 전략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샤오미다. 스마트폰을 필두로 로봇청소기·공기청정기 등을 판매하며 국내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혀 온 샤오미는 에어컨·세탁기·냉장고 등 대형 가전 라인업도 갖출 전망이다. 앤드류 리 샤오미 국제사업부 동아시아지역 총괄은 이미 지난해에 “내년(2026년)에 한국으로 대형 가전을 들여오는 게 목표"라며 세탁기·냉장고·에어컨을 대표 제품으로 거론했다. 업계에선 중국 내수시장의 둔화와 글로벌 경쟁 심화 속 해외시장 확대가 필수과제로 떠오른 중국 가전 브랜드들이 한국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내다본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3월 중국의 소매 판매는 전년동기 대비 1.7% 증가한 4조1616억위안을 기록했다. 앞선 1∼2월 증가율(2.8%)은 물론 시장 전망치(2.3%)에도 미치지 못한 수치다. 국내 가전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가전업황이 부진한 상황 속에서 중국 브랜드의 잇단 제품 출시로 갈수록 국내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탓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전제품 판매액은 28조7745억원으로 전년대비 5.7% 줄었다. 2022년 35조원에서 지난해 28조원대로 해마다 하락하는 추세다. 그동안 국내 가전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도하는 양강체제로, 외국 브랜드의 진입이 쉽지 않은 구조였다. 업계도 당장 중국 브랜드가 삼성·LG를 위협할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일부 품목에서 시작된 경쟁이 세탁기·에어컨 등 핵심 생활가전으로 확산될 경우 시장 구조 변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LG 중심의 양강 체제가 유지되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경쟁 구도가 다극화 양상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대표적인 예외 흐름으로 로봇청소기 분야에서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중국 로보락이 삼성·LG 철옹성을 무너뜨리면서다. 로보락은 지난해 연간 판매액 기준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점유율 50%를 넘어섰다. 4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존재감을 키운 로보락은 기술력까지 빠르게 끌어올리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제품군을 중심으로 흡입력, 물걸레 자동 세척·건조 기능 등 고도화된 사양을 앞세워 기술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동시에 확보하며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을 주도하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브랜드의 가전 제품 라인업 확대는 로보락의 국내시장 성공 사례에서 자신감을 얻은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종합생활가전 기업' 입지를 다지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철강업, 보릿고개 업황 ‘AI·非철강’으로 버티기

철강사들이 본격적인 시장 반등 전까지 버티기 위해 신시장과 신사업을 모색하고 나섰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시장 확대에 맞춰 강재 패키지 공급 전략을 강화하거나, 강재 제조와 정보통신(IT) 경쟁력 등을 결합해 AI 데이터센터 사업 진출 카드를 검토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올해 세계 철강 소비량 증가세 전환 전망에도 철근 같은 범용 소재의 수요 위축이 불가피한 시황이 새 기회를 모색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2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인공지능(AI)과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수요 확대를 겨냥한 신수요 확보에도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데이터센터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보호 건축물(인클로저)용 강재, 송전철탑용 형강·후판 등을 중심으로 수주·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나아가 판재와 봉형강을 포괄하는 제품 패키지를 강조하는 전략으로 세계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24일 실적 설명회에서 “미국향(向) 철근은 1분기 수출판매가 전분기 대비 286% 증가했는데, 미국 견조한 봉형강 시장의 영향인 것으로 본다"며 “이번 2분기 이후에도 미국의 시장상황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센터와 ESS향 제품 공급에 대해서도 “이들 제품의 수익은 마진(이윤) 차이보다 현대제철의 강재부터 판재에 이르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로 여러 강재 대상 '원스톱 패키지' 영업을 강화 수요를 선점한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철강을 넘어 신사업 확장을 도모해 철강 부진에 대한 지렛대를 확보하려는 전략도 있다. 본업인 철강이 수요 부진으로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해도 버틸 체력을 확보하고 미래 기술력 강화 재원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동국제강그룹은 올해 초 그룹의 미래 신사업으로 AI 데이터센터 시장에 진출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동국제강과 동국씨엠 등을 통해 철강사업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동국제강그룹은 공장부지나 전력 인프라 등의 자산을 이용해 AI 데이터센터 관련 투자를 검토 중이다. 장세욱 동국홀딩스 대표이사(부회장)는 지난달 26일 주주총회에서 “현재 '동국제강그룹 4차 중기경영계획'을 수립 중이며, 올해 안에 세부 전략을 명확히 하고 필요 시 주주에 공유할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며 “그룹 본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소재·부품·장비 등 전후방 가치사슬(Value Chain)을 폭넓게 검토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동국제강그룹은 계열사 동국시스템즈를 통해 주요 산업군을 겨냥한 정보통신(IT) 서비스 사업을 운영해와 AI 인프라 구축 사업을 확대할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2024년 엔비디아의 파트너 네트워크(NPN)에 가입했고, 올해는 '컴퓨트(연산)' 부문에서 최상위 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KG스틸은 국내 중고차 플랫폼 기업 케이카(K Car) 인수 주체로 나서며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본격화한다. 중고차 유통 플랫폼 케이카의 지분 72.19%을 보유한 한앤코와 지난달 31일 주식매매계약 체결에 이어 지난 21일 KG스틸이 4000억원을 들여 지분 52.5%를 인수하기로 했다. 나머지 19.69%는 공동 투자자로 참여하는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 주식회사가 사들인다. 이는 KG그룹 모빌리티 사업 수직 계열화의 일환인 동시에 철강산업의 경기 변동성을 보완하겠다는 취지다. 케이카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매출 성장세를 이어왔다. 지난해 매출은 2조438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 증가했고, 5년 전인 2020년과 비교하면 84.3%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처럼 철강사들이 신시장·신사업 개척에 나서는 이유는 국내와 세계 철강 시장이 수요 침체를 딛더라도 회복 속도가 가파르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자동차와 함께 주요 철강 수요산업으로 꼽히는 건설이 시황 부진을 이어가며 범용 철근을 넘어선 고부가 강재로 수익성을 강화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세계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 세계 시장에서 철강 완제품 수요는 각각 17억2410만톤과 17억6200만톤으로 직전 연도보다 각각 0.3%, 2.2% 늘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시장에서도 4370만톤과 4420만톤으로 0.3%, 1.1%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에서 철강재 수출 허가제로 저품질·저가 철강재 수출을 사실상 제한한 점은 수요 회복 기대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에서 철근 시장 구조조정을 앞둔 점도 변수다. 지난해 11월 정부는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을 통해 철근을 설비 구조조정 우선 품목으로 못박았다. 정부와 업계는 아직 철근 설비 감축 방안을 논의 중이지만, 철강업계 위기감이 큰 만큼 정확한 조정 대상과 규모가 나오면 계획이 나오면 구조조정에 속도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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