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대전 사업장 폭발·5명 사망’에 “총력 수습” 지시…여승주 부회장 특별 TF 가동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대전 사업장 폭발·5명 사망’에 “총력 수습” 지시…여승주 부회장 특별 TF 가동

K-방산의 선두 주자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사업장에서 로켓 추진제인 화약 세척 중 폭발 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벌어졌다. 2018년과 2019년에 이어 동일 사업장에서 발생한 세 번째 폭발 사고로, 8년간 누적 사망자만 13명에 달한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지시에 따라 여승주 부회장을 팀장으로 하는 특별 대응 태스크 포스(TF)를 전격 가동하고 대국민 사과에 나섰지만 안전 불감증에 대한 노동계의 거센 비판과 함께 정부 당국의 전방위 수사가 예고되고 있다. ◇로켓 추진제 세척 중 폭발…..

[종합] ‘8년 새 폭발 참사 3회차’ 대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합동 감식…K-방산 수출 차질 우려도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사업장 폭발 사고와 관련해 경찰 등 관계 당국이 본격적인 원인 규명에 착수했다. 이번 사고는 불과 8년 새 같은 사업장에서 발생한 세 번째 대형 참사라는 점에서 '안전 불감증'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고, 공정 중단에 따른 K-방산 수출 차질 우려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 등 파장이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관계 당국, 합동 감식 돌입…방사청 지원·한화그룹 “원점 재검토" 2일 대전경찰청은 2일 오전 10시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사업장에서 소방·국립과학수사연구원·고용노동부·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과 함께 합동 감식을 시작했다. 전날 오전 10시 59분께 발생한 폭발은 사업장 내 56동 세척 공실에서 로켓 등 추진체 제작 공구에 묻은 화약을 세척하는 수작업 도중 발생했다. 경찰은 유가족이 참여한 가운데 발화부 추정 지점과 인화물질 존재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고, 희생자 신원 확인을 위한 DNA 분석과 부검도 함께 진행한다. 방위사업청 역시 안전 사고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상황을 관리 중이고 노동부 주관 종합 원인 분석 과정에 필요시 국방과학연구소(ADD)와 국방기술품질원 등 전문 기관 인력을 투입해 기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태 수습을 위해 경영진도 즉각 나섰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는 사내 게시판을 통해 “이번 사고를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안전 체계를 원점에서부터 다시 구축하겠다"며 유가족과 부상자를 위한 모든 지원을 약속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역시 사고 수습을 위한 그룹 역량 총동원과 특별 대응 TF 구성을 지시했다. ◇8년 새 3번째 참사 '13명 사망'…노조 “기업 살인 강력 처벌" 무엇보다 이번 사고가 2018년(5명 사망), 2019년(3명 사망)에 이어 같은 사업장에서 발생한 세 번째 폭발 참사라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누적 사망자만 13명에 달한다. 사측은 과거 두 차례 사고 이후 공정 자동화와 격리화 등 대책을 마련했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이번에 사고가 난 세척 공정은 자동화가 어려워 근로자들이 직접 수작업을 하던 중 참변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부 전담 수사팀과 경찰은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 위반 여부에 대한 전방위 수사에 돌입했다. 마지막 사고가 5년을 넘겨 중처법상 '5년 내 재발 시 가중 처벌' 규정은 성립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비슷한 화약 폭발 사고를 철저히 예방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향후 재판 과정에서 양형에 무겁게 반영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노동계는 거세게 반발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이날 한화그룹 본사 앞에서 긴급 기자 회견을 열었다. 금속노조는 “K-방산이라며 주가는 치솟고 있지만 사업장 안에서는 여전히 후진국형 중대 재해가 연일 터지고 있다"며 “노동자의 목숨을 팔아 이윤을 추구하도록 지시한 한화그룹의 맨 꼭대기 경영 책임자에게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해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며 사실상 김승연 회장·김동관 부회장에 대한 사법 조치을 요구하고 있다. ◇생산 일부 중단…'효자' 천무 등 K-방산 수출 타격 우려 당장의 조업 중단으로 활기를 띠던 K-방산 수출 전선에도 비상이 걸렸다. 노동부의 중대 재해 발생에 따른 작업 중지 조치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사업장 내 세척 공정의 생산이 전면 중단됐기 때문이다. 대전 사업장은 지난해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체 매출의 약 4.94%(1조3189억 원)를 차지한다. 또한 다연장 로켓 '천무'를 비롯해 장거리 지대공 유도 무기인 L-SAM, 한국형 전술 지대지 유도 무기 KTSSM 등을 생산하는 핵심 기지이기도 하다. 특히 천무는 최근 에스토니아(총 3억 유로), 노르웨이(총 9억 2천200만 달러) 등 유럽 주요국과 대규모 공급 계약을 맺은 방산 수출의 핵심 품목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세척 공정은 후작업이라 제품 생산과 연구·개발(R&D)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작으며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업계는 화약 세척이 무기 생산에 필수적인 공정인 만큼 작업 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무기 생산·수출 납기 지연 등 연쇄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철저한 사고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을 거친 뒤에야 생산을 재개할 계획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에어로 공장 폭발사고로 ‘방위산업의 날 시민행사’ 전면 취소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사업장에서 발생한 대형 폭발 사고로 인해 6월 중 진행될 예정이었던 대규모 대국민 방산 체험 행사가 전면 취소됐다. 2일 한국방위산업진흥회(방진회, KDIA)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사업장 폭발 사고에 따른 애도 분위기를 고려해 '제2회 방위산업의 날 기념 방위산업 현장 시민참여' 행사를 전면 취소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로 현재까지 5명이 사망하고 2명이 부상을 입는 등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방산업계 전반이 큰 충격과 슬픔에 빠진 가운데 축하 및 체험 위주의 행사를 강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당초 이 행사는 제2회 방위산업의 날(7월 8일)을 기념해 방위사업청이 주최하고 한국방위산업진흥회가 주관해 마련됐다. 방산 종사자 가족과 일반 시민들에게 국내 주요 방산업체와 국방과학연구소를 개방해 'K-방산'의 위상을 직접 체험하게 하려는 취지였다. 본래 일정대로라면 사전 신청을 거쳐 △6월 9일 부산·울산 권역(풍산·SNT모티브·HD현대중공업) △6월 23일 사천·김해 권역(한국항공우주산업(KAI)·대한항공 테크센터) △6월 25일 창원 권역(현대로템·한화에어로스페이스·국방과학연구소 기동 시험장) 등 세 권역으로 나뉘어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참가자들은 탄약 생산 라인 참관·KF-21 탑승 및 시뮬레이터 체험·K-2 흑표 전차 생산 라인 견학·K-9 자주곡사포 탑승 등 다채로운 방산 현장을 경험할 예정이었으나 이번 참사로 인해 전체 일정이 모두 백지화됐다. 특히 25일 창원 권역 방문 일정에는 사고가 발생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 사업장 견학도 포함돼 있었다. 방진회 측은 긴급 공지를 통해 “행사를 기다려주신 신청자 여러분께 예기치 못한 취소 소식을 전하게 돼 깊은 양해를 구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관계 당국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폭발 사고가 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사업장에 대한 감식 작업에 착수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LG CNS, 피지컬로봇·스마트팩토리 앞세워 ‘그룹 AI첨병’  역할

LG CNS가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그룹의 'AI 첨병' 역할을 수행하며 국내외 시장에서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AI와 클라우드를 양대 축으로 디지털전환(DX) 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피지컬 AI 영역까지 선점에 나서면서 성장 보폭을 넓히는 모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 CNS는 최근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앞세워 북미 제조 인공지능전환(AX)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18~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열린 'IoT 테크 엑스포 2026'에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행사는 매년 글로벌 IT·제조 기업 200여 곳과 업계 관계자 8000여 명이 몰리는 사물인터넷(IoT)·AI 융합기술 전시 무대다. LG CNS는 현장에서 스마트팩토리 통합브랜드 '팩토바(Factova)'의 핵심 설루션을 글로벌 고객에게 선보였다. 특히, 스마트팩토리 구현의 핵심인 '팩토바 MES'를 앞세워 중소·중견 제조기업들과 협업을 본격 추진했다. 팩토바 MES는 전체 제조 흐름을 통합 관리하는 제조 실행 솔루션이다. AI가 제조 현장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해 생산 과정의 비효율을 줄이고 공장 운영을 최적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앞서 지난 4월13일에는 미국 애틀랜타에서 개막한 북미 최대 규모 물류 전시회 '모덱스(Modex) 2026'에 참가했다. 현장에서 LG CNS는 영하 26도 냉동 창고에서도 24시간 멈추지 않고 움직이는 차세대 물류 로봇 '모바일 셔틀'을 선보였다. 모바일 셔틀은 수십·수백대의 셔틀로봇이 물류창고 선반 내 초당 1.5m 속도로 이동할 수 있다. 회사는 이 제품을 앞세워 북미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 확대에 가속 페달을 밟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지난달 7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로봇 학습·운영 플랫폼 '피지컬웍스'를 공개했다. 동시에 로봇이 사람의 조종 없이 자율적으로 협업하는 모습을 국내 최초로 시연했다. 현신균 LG CNS 사장은 이 자리에서 “고객 현장에 최적화된 로봇 도입 전략 수립부터 산업 특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확보, 로봇 학습·적용·운영에 이르는 풀스택 역량을 바탕으로 피지컬 AI 상용화의 새로운 표준을 만들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로봇 중심의 자율 운영 체계를 구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이 로봇 학습부터 운영까지 모든 플랫폼을 자체 브랜드로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 CNS가 로봇 데이터 수집, 학습, 검증, 현장 적용, 운영, 관제 등을 책임지며, 기업은 로봇 도입 및 운영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지원받을 수 있다. LG CNS는 지난 3월 미국 로봇 기업 덱스메이트(Dexmate)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며 피지컬 AI 상용화 의지를 내비친데 이어 4월 기업의 로봇 도입 전략 수립과 실행을 지원하는 전담조직을 신설하며 '로봇 전환'(RX) 사업을 확대한다고 공표했다. 새로 출범한 'RX 이노베이션 랩'은 고객 맞춤형 로봇 도입 컨설팅을 수행하고 있다. AI 역량 극대화를 위해 다른 회사들과 합종연횡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LG CNS는 지난 3월11일 팔란티어와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 LG CNS는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통해 팔란티어의 파운드리와 AIP(Artificial Intelligence Platform) 등 기업용 플랫폼을 각 고객사에 최적화된 형태로 제공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LG CNS는 팔란티어 사업 전담조직 'FDE(Forward Deployed Engineering, 전방배치 엔지니어링)'도 신설한다. 최근에는 국내 이커머스 기업 컬리와 물류센터 휴머노이드 로봇 실증 및 물류 자동화 협력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컬리 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현장 적합성 검증 △물류 지능화 솔루션 개발 △신규 사업 기회 발굴 등을 추진한다. 업계에서는 LG CNS가 그룹의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첨병 역할을 넘어 글로벌 AI 기업으로 도약할 수도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LG CNS는 지난 1분기 매출 1조3150억원, 영업이익 942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8.6%, 19.4% 성장한 수치다. 사업 영역별로 보면 미래 신사업인 AI·클라우드가 전체 매출의 약 58% 비중을 차지했다. 물류·팩토리 등을 포함한 스마트엔지니어링 사업 매출도 작년 1분기보다 10% 이상 증가하며 힘을 보탰다. 회사가 점찍은 미래 먹거리 분야에서 벌써부터 성과가 나고 있는 셈이다. LG CNS는 올해 상반기까지 세 자릿수 규모 경력직 채용을 실시하며 AI·로보틱스 등 미래 핵심 사업 분야 전문가도 대폭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최태원, 대만서 젠슨 황 만나 ‘AI 시대’ 협력 방안 논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일(현지시각) 대만 타이베이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인공지능(AI) 시대 양사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SK하이닉스는 대만 타이베이에서 양사 경영진이 회동을 가졌다는 소식을 자사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전했다. SK하이닉스는 “시가총액 1조달러를 달성한 가운데 양사 경영진이 만나 그 의미를 함께 나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I 메모리 분야에서 함께 이뤄낸 성과를 되새기고 AI 인프라의 새로운 지평을 함께 열어가겠다는 의지를 확인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전햇다. 황 CEO는 SK 경영진과 회동 이후 한국 주요 기업 관계자들과의 만찬 행사 '코리안 파트너 나이트'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삼성·SK·LG·네이버 등 엔비디아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30여개의 파트너사 관계자 100여명이 함께했다. 그는 한국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중요한 요소로 성능·품질·신뢰성·공급 능력을 꼽으며 “그래서 우리는 SK와 매우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에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의 투자를 고려하고 있냐는 질문에는 “로보틱스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엔비디아도 한국의 로보틱스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답했다. 황 CEO는 대만 일정을 마친 뒤 진행될 방한 일정에서 최 회장과 다시 만날 것으로 관측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이슈&인사이트] AI 에이전트 시대, 인터넷은 이제 ‘사람’을 구별해야 한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AI만으로 운영되는 소셜 네트워크 '몰트북(Moltbook)'과 개인 업무를 대신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오픈클로(OpenClaw)' 같은 사례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 서비스의 공통점은 단순히 AI가 대화를 생성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사람처럼 행동하고 활동한다는 점이다. 이제 인터넷에서는 AI가 인간을 대신해 행동하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앞으로의 인터넷에서는 점점 더 많은 활동이 AI와 자동화 시스템에 의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우리는 온라인에서 어떻게 '실제 인간'을 구별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의 인터넷 인증 시스템은 대부분 “누구인가"를 확인하는 데 집중해 왔다. 비밀번호, 휴대폰 인증, 이메일 인증, KYC(고객확인제도) 역시 기본적으로는 신원과 계정의 소유자를 검증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생성형 AI와 AI 에이전트가 빠르게 발전하는 환경에서는 단순히 계정이 존재하거나 누군가의 개인정보를 알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제 중요한 것은 “누구인가"보다 “실제 인간인가"를 검증하는 일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미 이러한 변화는 다양한 디지털 환경에서 나타나고 있다. 티켓팅 시장에서는 매크로와 봇이 공연 좌석을 선점하고 있으며, 온라인 플랫폼과 커머스 환경에서도 인간 사용자인지 자동화된 에이전트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이 늘어나고 있다. 결국 인터넷은 새로운 형태의 '신뢰 레이어(trust layer)'를 필요로 하게 됐다. 단순히 로그인 여부를 확인하는 것을 넘어, 특정 행위 뒤에 있는 주체가 실제 인간인지 검증할 수 있는 새로운 구조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등장하고 있는 개념이 바로 '인간 증명(Proof of Human)'이다. 월드(World)의 '월드 ID(World ID)' 역시 이러한 접근을 기반으로 한다. 이는 이름이나 주민등록번호 같은 개인정보를 반복적으로 요구하지 않으면서도, 온라인 활동 뒤에 있는 주체가 실제 인간인지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방식으로 검증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접근 방식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기술이 단순 개념 단계를 넘어 실제 서비스 환경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최근 월드(World)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한 'Lift Off' 행사에서도 데이팅, 게임, 티켓팅, AI 에이전트 환경까지 인간 증명 기술이 실제 서비스에 적용되는 다양한 사례들이 공개됐다. 데이팅 플랫폼 틴더(Tinder)는 일본 파일럿 이후 미국 시장에서도 인간 인증 기능을 확대 도입하고 있으며, 온라인 게임 분야에서는 레이저(Razer) 및 미티컬게임즈(Mythical Games)와 같은 파트너들이 실제 이용자와 봇을 구분하기 위한 방식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티켓팅 분야 역시 대표적인 활용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공개된 '콘서트 키트(Concert Kit)'는 아티스트가 실제 팬들에게 티켓 접근 권한을 우선 제공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시스템이다. 아티스트와 팀은 콘서트 키트 페이지를 생성하고 검증 조건을 설정한 뒤 기존 티켓팅 플랫폼의 티켓 코드를 업로드함으로써, 인증된 인간 사용자에게 일부 티켓 접근 권한을 우선 제공할 수 있다. 팬들은 월드 ID(World ID)를 통해 실제 인간임을 인증한 후 해당 티켓에 접근하게 된다. 이는 단순히 거래를 통제하는 것을 넘어, “한 사람당 하나의 접근"이라는 보다 공정한 구조를 구현하려는 시도에 가깝다. 최근에는 AI 에이전트 뒤에 실제 인간이 존재한다는 점을 검증하려는 시도들도 등장하고 있다. AI가 인간을 대신해 다양한 디지털 활동을 수행하는 환경에서는, 해당 활동이 실제 인간을 기반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 역시 점점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 인증 단계를 넘어 계정과 세션, 그리고 실제 행위까지 연결되는 '풀스택 인간 증명(full-stack proof of human)' 구조로 발전하고 있다. 한국은 이러한 변화가 가장 빠르게 현실화될 수 있는 시장 중 하나다. 한국은 이미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의 모바일 인증 및 디지털 서비스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며, AI와 에이전트 기반 서비스 수용 속도 역시 매우 빠르다. 특히 K-팝, 게임, 스포츠, 커머스처럼 공정성과 접근 질서가 중요한 산업이 발달해 있다는 점에서 인간 증명 기술이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 검증되기에 적합한 시장이기도 하다. 앞으로 인터넷의 경쟁력은 단순히 더 빠른 자동화 기술에만 있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인간과 AI가 함께 활동하는 환경 속에서, 실제 인간 기반의 신뢰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에 가까워지고 있다. AI 시대의 인터넷은 이제 다시 '사람'을 확인하기 시작하고 있다. ekn@ekn.kr

AI시대 핵심은 전력…가온전선 ‘AI데이터센터 인프라주’로 주목

LS그룹 가온전선이 미국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시장 성장의 수혜기업으로 떠오르면서 '전선주'가 아닌 'AIDC 인프라주'로 재평가 입지를 다지고 있다. 과거에 중저압 전선 중심의 전통 제조업체로 평가받던 가온전선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가온전선에 대한 평가 변화는 미국 자회사 LSCUS를 중심으로 한 데이터센터 사업 확대에 따른 것으로 시장은 풀이한다. LSCUS는 미국 현지에서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수행 역량을 강화하고 있으며, 최근 급증하는 북미지역 AI 데이터센터 투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3년간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다른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도 5년간 약 4조원 규모의 장기공급 계약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잇단 계약들이 단순한 단발성 수주가 아니라 수년간 지속되는 프레임(Framework) 계약이라는 점에서 회사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현지 고객사의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신규 캠퍼스 건설에 따라 공급 물량이 추가될 수 있는 구조여서 실제 공급 규모는 계약 규모를 상회할 가능성도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AI 데이터센터는 한 번 구축된 이후에도 지속적인 증설이 이뤄지는 특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향후 수년간 수백조 원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수요도 동반증가할 것으로 시장은 전망한다. 빅테크와 잇단 공급 계약으로 현재 연결기준 연간 2조원 안팎 수준인 가온전선의 매출액이 2배를 훌쩍 넘길 것으로 기대한다. 업계는 AI 데이터센터 확대가 단순히 서버와 GPU 수요 증가에 그치지 않고 전력 인프라 시장 전반의 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되면서 데이터센터 내 대용량 전력을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버스덕트 시장이 향후 가장 빠르게 성장할 분야의 하나로 꼽는다. 업계 관계자는 “LSCUS가 확보한 장기공급 계약은 단순 수주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확대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향후 가온전선의 기업가치 재평가 가능성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가온전선을 포함한 LS 계열사들이 전통적인 전선기업이 아니라 AI 인프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는 흐름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특히, LS전선을 중심으로 한 AI 전력 인프라 밸류체인에 시장이 주목하고 있다. LS전선은 초고압 케이블, 해저케이블, HVDC(초고압직류송전), 버스덕트 등 AI 시대의 핵심 전력 인프라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버지니아주 해저케이블 공장 건설과 북미 전력망 투자 확대를 통해 미국 시장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LS머트리얼즈 역시 울트라커패시터(Ultracapacitor)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울트라커패시터는 순간적인 전력 변동을 보완하고 전력 품질을 안정화하는 장치로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ESS 시장에서 활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허성 사장의 코오롱인더스트리, 효율·AI 경영 ‘신바람’

허성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이 원료 조달부터 제품 생산과 출고에 걸친 운영 효율화(OE)와 인공지능 전환(AX)를 경영 중심 축으로 두면서 회사의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61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130% 끌어올렸다. 매출도 0.5% 늘어난 1조237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아라미드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석유수지 등 주력제품의 판매가 늘면서 영업이익률이 2%에서 5%로 개선됐다. 글로벌 화학업계의 불황에도 OE를 추진해 성장세를 이어갔다는 것이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설명이다. 허성 사장은 지난해 1월 취임 직후 최우선으로 달성할 목표로 '글로벌 수준의 OE 달성'을 제시하고 전사 OE를 총괄하는 전담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올해 초에는 경북 김천 2공장을 방문해 생산 라인의 효율성, 에너지 절감, 안전 관리 체계를 직접 점검했다. 또, OE 추진의 일환으로 지난해 코오롱글로텍을 분할 합병하며 자동차 소재·부품 사업의 효율성을 높였다. 올해 4월에는 사업 포트폴리오의 고부가화를 위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전문 자회사 코오롱ENP를 합병했다. 허 사장은 AX 경영에도 속도를 올렸다. 제조 효율 개선과 품질 안정성 강화를 위한 AX 프로젝트를 지난해부터 전사에 걸쳐 추진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케미칼 사업부는 지난해 AI를 활용한 공정지능형 제어 시스템을, 주요 사업장에 작업자 상황을 판단해 위험을 사전에 알리는 AI 영상관제 시스템을 각각 도입했다. '수분리 공정'에도 AI 비전을 도입해 완전 자동화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현장중심 경영을 기반으로 올해 1분기에 준수한 실적을 달성했다"면서 “앞으로도 전사 업무에 운영 효율화와 인공지능 전환을 폭넓게 적용해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LG전자 ‘틔운’ 활용해 초등학교 교실 스마트팜 교육 지원

LG전자가 'LG 틔운 미니'를 활용해 초등학교 교실 내 스마트팜 체험 교육 지원에 나선다. LG전자는 지난달 28일 농협중앙회 경북본부와 '그린 버튼 서포터즈' 발대식을 열었다고 2일 밝혔다. 양 기관은 경북지역 23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해당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LG전자는 LG 틔운 미니 440대를 제공했다. 농협중앙회 경북본부는 식물 재배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교육의 일환으로 학교 텃밭 조성을 지원하고 있다. LG 틔운 미니는 씨앗키트를 장착하고 물과 영양제를 넣어준 뒤 LED 조명을 켜주면 간편하게 식물을 키울 수 있는 식물생활가전이다. 윤성운 LG전자 HS사업본부 HS/ES선행사업개발실 실장은 “LG 틔운 미니를 통해 누구나 손쉽게 식물생활을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 月 판매 2만대 돌파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의 지난달 판매가 2만대를 최초로 돌파했다고 2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약 60% 늘어난 수치다. 2026년형 비스포크 AI 스팀은 지난 3월 출시됐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이 인공지능(AI) 주행 성능, 보안, 물걸레 스팀 살균을 통한 위생관리 등에 탁월하다고 홍보하고 있다. 김용훈 삼성전자 한국총괄 상무는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 월 판매량 2만 대 돌파는 강력한 청소 성능과 위생, 보안, 편의성을 모두 갖춘 제품 경쟁력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소비자들에게 폭넓은 선택을 받으며 AI 가전 대중화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대전 사업장 폭발·5명 사망’에 “총력 수습” 지시…여승주 부회장 특별 TF 가동

K-방산의 선두 주자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사업장에서 로켓 추진제인 화약 세척 중 폭발 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벌어졌다. 2018년과 2019년에 이어 동일 사업장에서 발생한 세 번째 폭발 사고로, 8년간 누적 사망자만 13명에 달한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지시에 따라 여승주 부회장을 팀장으로 하는 특별 대응 태스크 포스(TF)를 전격 가동하고 대국민 사과에 나섰지만 안전 불감증에 대한 노동계의 거센 비판과 함께 정부 당국의 전방위 수사가 예고되고 있다. ◇로켓 추진제 세척 중 폭발…20대 계약직 등 7명 사상 1일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9분 경 대전 유성구 외삼동 소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공장 56동 '세척 공실'에서 폭발음과 함께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동시간대 “폭발음이 들렸다", “연기가 많이 난다"는 119 신고가 30여 건 빗발쳤다. 소방 당국은 오전 11시 17분 소방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인력 100여 명과 장비 30여 대를 투입해 50분 만에 큰 불길을 잡았고, 오후 1시 7분께 완전히 진화했다. 이 사고로 지상 1층 544㎡ 면적의 건물 1동이 전소하고 구조물이 모두 내려앉았다. 현장에서는 폭발한 사업장 내부에서 작업 중이던 생산팀 소속 근로자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자 중 2명은 20대 계약직 근로자였고 나머지 3명은 50대 2명, 30대 1명 등 정규직으로 확인됐다. 자력으로 탈출한 2명 중 1명은 전신 화상을 입어 입원 치료 중이며, 다른 1명은 경상을 입어 병원 치료 후 귀가했다. 사상자 7명은 모두 오전 8시부터 근무를 시작해 규정에 따른 방염복을 착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폭발 사고는 다연장 로켓 등 발사체 추진제(화약) 제조 과정에서 공구에 묻은 화약을 다량의 물과 세제로 세척하는 공정 중에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김승연 회장 “애통한 심정"…여승주 부회장 TF 출범·대국민 사과 사고 직후 한화그룹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2차 공식 입장문을 잇달아 내고 희생자와 유가족·부상자·그리고 지역 주민과 국민을 향해 머리 숙여 깊이 사죄했다. 한화그룹 측은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에 대한 모든 예우를 다하고, 부상자 회복을 위한 지원에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업무에 최선을 다하던 직원들이 숨지고 다쳤다는 소식에 애통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다"며 “깊은 애도와 함께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유명을 달리한 직원들에게 최선의 예우를 하고, 유가족 지원 및 부상자 치료 등 피해 수습을 정성을 다해 신속하게 실행하라"고 강력히 주문했다. 이어 사고 수습에 전 그룹 역량을 총동원하도록 지시하며 여승주 부회장을 팀장으로 하는 그룹 차원의 '특별 대응 TF'를 즉각 구성하도록 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부문 대표이사는 서울 본사에서 대책 회의를 주재한 직후 사고 현장으로 이동해 대책 본부를 마련했다. 손 대표는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유가족 곁에서 필요한 모든 지원을 다하고 부상자 치료와 회복을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한화그룹 측은 건물 붕괴로 막힌 현장 진입로가 확보되는 대로 관계 기관 조사를 통해 구체적인 원인을 명백히 규명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그룹 전사의 안전 관리 대책을 전면 점검해 일터 조성에 모든 자원을 투입하겠다고 약속했다. ◇“물 써서 위험 크지 않다" 해명 논란…소방 보고 의무 '사각지대' 그러나 해당 사업장에서 참사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대전 공장에서는 2018년 5월 폭발 사고로 5명이 숨졌고, 2019년 2월 이형공실 폭발로 또다시 3명이 사망했다. 2018년 사고 직후 시행된 대전지방고용노동청 특별 근로 감독에서는 법 위반 사항이 무려 486건이나 적발돼 안전 수준 '최하 등급'을 받기도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사업장 관계자는 현장 브리핑에서 “과거 2018·2019년 사고 이후 큰 비용을 들여 공정을 자동화했다"며 “세척 공정은 다량의 물을 사용해 화약이 무력화되기 때문에 당초 위험이 크지 않다고 인지했던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허록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노동조합 위원장은 “사업장에 특별히 덜 위험한 곳은 없다. 다 위험하다"고 정면 반박했다. 이창진 건국대학교 항공우주·모빌리티공학과 명예교수 역시 “고체 추진제에 들어가는 알루미늄 가루는 정전기에 매우 취약해 방진복이나 접지 등 안전 수칙을 갖춰도 100% 사고가 안 난다는 보장이 없다"며 치명적 위험성을 지적했다. 관리 제도의 허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폭발한 56동은 건물 면적이 작아 사측이 연 2회 자체 소방 점검만 할 뿐 소방서에 점검 결과를 보고할 의무가 없었다. 이에 따라 작년과 올해 이뤄진 소방 당국의 화재안전조사 역시 주로 본관동 위주로만 진행되며 폭발 건물이 제외된 '제도적 사각지대'였던 사실이 드러났다. 공정의 위험성 평가조차 사측의 자체 평가에만 의존해 온 실정이다. ◇정부 합동 수사 착수·국방부 지원…양대노총 “솜방망이 처벌 탓, 엄벌 촉구" 정부도 기민한 대응에 돌입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대전 현장을 찾아 철저한 원인 규명을 지시했다. 노동부는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중대산업재해수사과 등 20여 명 규모의 전담 수사팀을 꾸리고 해당 공장에 전면 작업 중지 조치를 내렸다. 또한 중앙·지역산업재해수습본부를 구성해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강도 높게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도 별도 수사 전담팀을 꾸려 현장 감식과 수사에 착수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소셜 미디어 X에 애도를 표하며 “방위사업청과 함께 원인 조사에 필요한 기술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방산업체 안전 대책 수립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방사청은 방위산업진흥국장 등을 현장에 급파했다. 노동계는 엄중 처벌을 촉구하며 거세게 반발했다. 전국민주노동총연맹(민주노총)은 “이전 사고로 기소된 한화 관계자 5명이 전원 집행유예를, 법인은 고작 벌금 5000만 원이라는 요식적인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것이 다시 노동자의 목숨을 앗아갔다"며 “국가 보안시설이라는 허울 뒤에 안전 시스템을 방치한 경영 책임자를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엄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역시 “동일 사업장에서 반복된 사고는 재해 예방 시스템 전반의 부실"이라며 고위험 사업장에 대한 특별 점검을 요구했다. ◇'K-방산 주력' 화려한 실적 이면의 뼈아픈 오점 참사가 발생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사업장은 다연장 로켓 '천무'와 장거리 지대공 유도 무기 'L-SAM' 등 전술 지대지 무기체계를 개발·생산하는 국방의 핵심 요람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15년 한화그룹이 삼성테크윈을 인수하며 출범한 이후, 한화디펜스·㈜한화 방산 부문 흡수 합병과 한화오션 자회사 편입을 거치며 우주·항공과 육·해·공 방산 통합 기업으로 거듭났다. 그룹 내 위상도 독보적이다. 나이스(NICE) 신용평가에 따르면 방위산업 부문은 한화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59%를 차지하며 조선(36%), 기타(25%), 신재생 에너지(4%), 유통(2%) 부문을 압도한다. 그룹 승계 구도의 핵심인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이곳의 전략부문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K-방산 호황을 이끌며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6조6078억 원(전년 대비 136.7% 증가), 영업이익 3조 345억 원(75.2% 증가)으로 3년 연속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 1분기 수주 잔고만 약 39조 7,000억 원에 이른다. 그러나 눈부신 실적 고공행진 이면에 방치된 구조적인 안전 불감증이 또 한 번 근로자들의 참혹한 희생으로 이어짐에 따라 1위 방산 기업으로서의 책임 경영에 치명적인 오점을 남기게 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