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공들인 ‘붉은사막’…펄어비스 ‘반등 모래폭풍’ 일으킬까

7년 공들인 ‘붉은사막’…펄어비스 ‘반등 모래폭풍’ 일으킬까

펄어비스가 7년간 개발해온 신작 '붉은사막'의 정식 출시가 임박하면서 국내외 게이머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수년간 이어진 실적 부진을 털어내고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펄어비스의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신작 '붉은사막'은 오는 20일(한국시간 기준) 전 세계 동시 출시될 예정이다. 붉은사막은 펄어비스가 대표작 '검은사막' 이후 처음 선보이는 대형 콘솔·PC 신작이자, 회사의 차세대 핵심 지식재산권(IP)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붉은사막은 광활한 대륙 '파이웰'을 배경으로..

7년 공들인 ‘붉은사막’…펄어비스 ‘반등 모래폭풍’ 일으킬까

펄어비스가 7년간 개발해온 신작 '붉은사막'의 정식 출시가 임박하면서 국내외 게이머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수년간 이어진 실적 부진을 털어내고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펄어비스의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신작 '붉은사막'은 오는 20일(한국시간 기준) 전 세계 동시 출시될 예정이다. 붉은사막은 펄어비스가 대표작 '검은사막' 이후 처음 선보이는 대형 콘솔·PC 신작이자, 회사의 차세대 핵심 지식재산권(IP)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붉은사막은 광활한 대륙 '파이웰'을 배경으로 한 서사 중심 게임이다. 이용자는 주인공 '클리프'가 되어 전쟁과 배신이 얽힌 세계 속에서 생존과 진실을 향한 여정을 이어간다. 정치적 갈등과 세력 간 충돌을 축으로 한 묵직한 세계관이 특징이다. 기술적 완성도 역시 강점으로 꼽힌다. 자체 개발 엔진 '블랙스페이스 엔진'을 적용해 사실적인 물리 효과와 높은 그래픽 품질을 구현했다. 낮·밤 변화와 날씨 시스템 등 환경 요소도 세밀하게 반영해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가다. 공개된 시연 영상과 미디어 리뷰를 통해 게임 완성도가 알려지며 글로벌 게이머들의 관심도 빠르게 높아지는 분위기다. 지난달 공개된 프리뷰 영상 3부작은 이날 기준 합산 조회 수 80만회를 넘어섰다. 특히 게임의 스케일과 콘텐츠 밀도, 그래픽 퀄리티 등에 대한 호평이 이어졌다. 시장 기대감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세계 최대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붉은사막은 위시리스트 300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스팀의 위시리스트는 게임 인기와 판매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지표 가운데 하나로, 통상 200만건을 넘으면 메가 히트 예고작으로 평가받는다. 붉은사막은 2019년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에서 첫 공개된 이후 약 7년간의 개발 끝에 선보이는 결과물이다. 해당 작품은 김대일 의장이 개발을 직접 진두지휘한 야심작으로, 펄어비스는 매년 매출액의 40% 안팎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며 완성도를 끌어올려 왔다. 업계에서는 붉은사막의 흥행 여부가 펄어비스의 실적 향방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펄어비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14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장기화된 신작 부재 등의 영향으로 2023년부터 3년 연속 연간 적자를 내며 수익성이 악화된 상태다. 이에 따라 붉은사막이 기대만큼의 흥행 성과를 거둘 경우 실적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 기대치를 반영한 예상 판매량이 높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점도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최승호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까지 공개된 영상으로 볼 때 볼륨만큼은 역대 글로벌 탑 게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며 “게임 공개 이후에도 퀄리티와 대중성 등을 입증한다면 판매량이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펄어비스도 출시를 앞둔 붉은사막의 흥행에 사활을 걸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붉은사막의 성공적 출시를 위해 마지막까지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노란봉투법 내일 정식시행…산업계 ‘하청 쟁의’ 긴장

10일부터 '노란봉투법'을 불리는 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법이 6개월의 유예기간을 끝내고 정식 시행된다. 노란봉투법은 하청(수탁)기업 노조의 원청(위탁)기업과 임단협 교섭권 허용, 정당한 노조활동으로 발생한 기업 손해에 대한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 제한, 노동쟁의 대상에 구조조정·정리해고·배치전환 포함 등을 담고 있다. 그러나, 산업계는 법 시행에 따른 새로운 교섭 및 쟁의 양상을 가늠할 수 없는데다 시행 전 반년 유예기간에 하청노조의 '원청 교섭' 요구가 빗발치고 있어 후폭풍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경영계는 불법행위를 자제해 달라고 노동계에 호소하는 동시에 정부·노동위원회에 엄정한 판단 체계를 확립해 달라고 당부하며 노란봉투법 부작용 최소화에 힘쏟고 있다. 9일 재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노란봉투법의 핵심 쟁점은 사용자 범위를 재정의했다는 점이다. 노동자의 교섭 대상이 기존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에서 '실질·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로 바뀐다. 이에 따라 하청 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는 사례가 급증할 전망이다. 기업들은 이미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주요 대기업 대부분이 수많은 협력사들과 대화 테이블에 앉아야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산업계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 8월 국회의 노란봉투법 통과 이후 하청 노동자의 단체행동을 통해 합법적 권리를 관철시킨 사례가 나왔다. 한국지엠은 세종물류센터 하청노동자들을 해고하려 했다가 홍역을 치렀다. 세중물류센터의 1차 벤더(협력업체)인 우진물류 직원들이 노란봉투법을 앞세워 사측에 고용을 승계하라고 압박했고, 결국 한국지엠은 지난달 6일 이를 수용하며 갈등이 일단락됐다. 현대제철도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일부가 지난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를 중심으로 뭉쳐 직접 고용을 요구하는 단체행동을 벌인 끝에 최근에 파업권을 따냈다. 한화오션 역시 협력사 직원 상당수도 금속노조를 통해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며 지난해 12월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조정 중지 결정을 받아냈다. 한화오션이 비정규직 조합원의 실질적 사용자에 해당한다는 점을 노동중재기관이 확인시켜준 셈이다. 반면에 하청과 원청간 힘겨루기가 진행되면서 총파업 돌입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사례도 있다. 네이버 산하 6개 자회사 노조는 지난해 노란봉투법 통과 직후 원청에 직접 교섭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었다. IT기업 NHN 노조는 고용안정을 촉구하며 사측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자회사 NHN에듀 등을 대상으로 '깜깜이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며 모회사가 전환 배치 등을 실시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회원들은 지난 4일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간접고용노동자 원청교섭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주로 농협 자회사, 택배업 종사자, 공공기관 콜센터 근무자, 대형마트 판매 및 배송 담당자 등이 단체행동에 나섰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자회사 노조들은 노란봉투법 시행에 맞춰 10일 오전 원청에 대화를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하청 업체의 요구를 회피하는 사용자를 대상으로 강경한 투쟁을 벌이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교섭에 응하지 않을 경우를 미리 염두에 두고 7월15일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하청과 원청 간 노사 갈등이 아닌 노동조합간 '노노 갈등' 분위기도 감지된다. 인천공항공사와 한전KPS 등 정규직 노조들은 비정규직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여 노동자간 이해관계 충돌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산업계는 노란봉투법이 노동쟁의 범위를 넓히는 동시에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올해 임금협상을 두고 벌써부터 갈등을 빚고 있는 삼성전자나 해외투자·로봇도입 등으로 기싸움을 벌이는 현대자동차 등은 노조의 투쟁 강도가 평소보다 더 높아지는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 경영계는 법 시행 이후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엄정한 판단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지난 8일 입장문을 내고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사용자 범위와 교섭 의제를 두고 노사간 분쟁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경총은 “노동계는 원청 기업과 단체교섭에서 사용자성이 인정된 범위 외 무리한 요구를 내세우거나 이를 관철하기 위한 불법행위는 자제해야 하며 교섭절차를 준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동시에 경총은 “정부와 노동위원회는 원청의 사용자성 여부에 대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매뉴얼에서 벗어나는 노동계의 교섭요구나 쟁의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고 엄정한 판단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미-이란 전쟁] 정유사 설비가동에 ‘불똥’…석화업계 ‘나프타 수급 위기’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가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구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커지며 석화 산업 재편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나프타 가격이 오르는 것을 넘어 수급 차질까지 발생하면 공급 과잉 축소가 아니라 경쟁력 악화를 맞닥뜨리기 때문이다. 나프타 대신 에탄으로 원료를 다변화할 수 있지만 생산하는 기초 유분이 제한된다. 나프타 분해설비(NCC) 보유 석화기업 뿐만 아니라 다운스트림 중심 석화사에게도 공급망 위기가 될 수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기업들은 국내 원유와 석유제품 수급 차질 우려가 커지자 NCC 가동률을 하향 조정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NCC의 주원료인 나프타를 국내 정유사와 중동 등 해외에서 대략 절반씩 수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중동산 원유와 석유제품 수입 경로가 사실상 막히면서 수입 나프타와 국내 정유4사의 나프타 모두 공급 차질이 빚어지는 최악의 가능성을 대비하고 나선 것이다. 나프타는 에틸렌과 프로필렌, 부타디엔 같은 올레핀 계열부터 벤젠, 톨루엔, 자일렌 같은 아로마틱 계열까지 다양한 석화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원료다. 이 같은 기초유분을 이용해 다양한 고분자 제품을 만든다. 나프타가 없으면 업스트림부터 다운스트림까지 석화산업 전반이 멈추게 된다. 이에 석유화학 기업들은 나프타 가격 급등을 넘어 수급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나프타부터 고분자 소재까지 대체로 공급 과잉 상태였던 석화산업이 급변침하며 추가 대응책 마련이 필요해졌다. 나프타 수급 우려는 전남 여수에 위치한 기초유분 중심 석화 기업 여천NCC에서 가장 먼저 나왔다. 여천NCC는 최근 고객사들에게 나프타를 계약대로 공급하지 못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공급 불가항력'을 선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천NCC는 에틸렌 기준으로 연간 228만5000톤을 생산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석화 산업 재편의 일환으로 에틸렌 연간 생산능력을 최소한 47만톤(3공장) 줄이는 방안이 유력하다. 중동지역에서 나는 석유 제품을 배로 나를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페르시아만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국제 나프타 시장 불안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6일 기준 싱가포르 석유 시장 기준 나프타 가격은 배럴당 88.10달러로 지난달 27일과 비교해 28% 상승했다. 전세계적으로 나프타 수급 경쟁이 치열해지면 국내 석화사들에게도 부담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8일 방미 일정을 마치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하며 기자들에게 “조만간 나프타 (수급 차질) 내용에 대해서도 조만간 대책을 준비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 주도 석화산업 구조 개편에 대한 석화사들의 대응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기초유분 제품의 가격 인상이 공급 과잉으로 제한되는 가운데 나프타가 비싸지면 에틸렌 스프레드(판매가에서 제조원가 등을 뺀 값) 등 전체 수익성이 더 나빠지기 때문이다. 석화사들은 1분기가 끝나는 이달 말까지 구체적인 사업 재편안을 정부에 제출하기로 돼 있었다. 여수에서는 LG화학과 GS칼텍스, 여천NCC와 롯데케미칼이 사업 재편안을 구체화하는 논의를 진행 중이다. 울산 석화 산업단지에 있는 SK지오센트릭과 대한유화, 에쓰오일도 구체적인 재편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석화 시장 상황이 악화하면 석화기업들이 NCC 감축이나 다운스트림 생산설비 조정 같은 '뼈를 깎는' 결단을 내리기까지 추가 검토할 내용이 늘어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한달가량 지나 나프타 수급에 실제 영향이 나타날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생각보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영향을 예의주시하며 정부와 긴밀히 소통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삼성 18개 계열사, 10일부터 올해 상반기 공채 접수

삼성은 국내 투자 확대 노력을 지속하면서 우수 인재를 확보하고 청년들에게 양질의 취업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3월 10일부터 올해 상반기 공채 절차를 진행한다. 9일 삼성에 따르면 공채에 나선 관계사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생명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삼성중공업 △삼성E&A △제일기획 △에스원 △삼성글로벌리서치 △삼성웰스토리 등 18곳이다. 공채 지원자들은 10일부터 17일까지 삼성 채용 홈페이지 삼성커리어스에서 입사를 희망하는 회사에 지원서를 접수할 수 있다. 채용절차는 △3월 직무적합성 평가 △4월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5월 면접 △건강검진 순으로 진행된다. SW 직군 지원자는 GSAT 대신 실기 방식의 SW 역량 테스트를 치르며, 디자인 직군 지원자들도 GSAT를 치르지 않고 디자인 포트폴리오 심사를 통해 선발된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SDI, ‘피지컬 AI용’ 전고체 배터리 최초 공개

삼성SDI가 파우치형 전고체 배터리를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 등 '피지컬 인공지능(AI)' 시대에 적극 대응한다. 삼성SDI는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인터배터리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등 피지컬 AI용으로 개발 중인 파우치형 전고체 배터리의 샘플을 최초로 공개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 삼성SDI는 'AI의 상상, 배터리가 현실로(AI thinks, Battery enables)'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로봇의 경우 특성상 배터리 탑재 공간이 제한적이어서 크기가 작으면서도 에너지 밀도가 높고 사용시간이 긴 배터리 사양이 요구된다. 또 로봇이 움직일 때마다 순간적으로 전력 피크가 발생하기 때문에 출력 성능도 요구된다. 삼성SDI는 이런 피지컬 AI용으로 높은 안전성과 출력을 충족하는 전고체 배터리를 제시하는 동시에 경량화를 위해 파우치형도 개발 중이다. 그동안 전기차용으로 각형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해온 삼성SDI는 폼팩터 다변화를 통해 휴머노이드를 비롯한 각종 로봇, 항공시스템, 차세대 웨어러블 등 보다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AI 시대의 모든 가능성을 삼성SDI의 배터리 기술로 완성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며 “오랜 시간 축적해온 기술력을 기반으로 AI 시대에 걸맞는 고품질 배터리 솔루션을 제시할 것" 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번 전시에서 삼성SDI는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솔루션을 비롯해 AI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인 무정전 전원장치(UPS) 및 배터리 백업 유닛(BBU) 등에 탑재되는 초고출력 배터리를 선보인다. 전시 부스의 메인 공간은 실제 IT 기업의 데이터센터를 그대로 옮겨 놓은 모습으로 꾸며진다. 중앙에는 데이터센터 안에 설치된 UPS 모형을 구현했는데, 삼성SDI의 UPS용 배터리 'U8A1'이 탑재돼 있다. U8A1은 고유의 각형 배터리 폼팩터에 리튬망간산화물(LMO) 소재를 적용해 고출력 성능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한 제품이다. AI 데이터센터 전용 제품으로 고에너지 밀도를 구현함으로써 기존 제품 대비 공간 효율을 33% 높여 적은 수의 배터리로도 데이터센터가 요구하는 전력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UPS존 뒤편 BBU 존에서는 BBU용 고출력 배터리가 처음으로 공개된다. 데이터센터 내 서버 안에 설치되는 BBU는 정전이 발생했을 때 전력을 빠르게 공급해 데이터가 소실되지 않게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삼성SDI는 하이니켈 NCA 양극재와 SCN 음극재를 사용해 고출력을 구현한 고용량 원통형 배터리를 BBU용으로 공급한다. 최신 설계 기술로 하부에도 벤트(Vent)를 탑재해 안전성을 강화하고 발열을 낮춰 장수명을 구현했다. UPS·BBU존 왼편으로는 AI 시대에 안정적이고 친환경적인 전력 운영을 위해 필수적인 ESS 통합 솔루션인 삼성배터리박스(SBB)의 풀 라인업이 전시된다. 관람객들은 20피트(ft) 컨테이너 안에 수 만개의 하이니켈 NCA 각형 배터리셀이 가득 차 있는 SBB 1.5의 내부를 볼 수 있으며, 차별화된 ESS 안전 기술인 모듈 내장형 직분사(Enhanced Direct Injection, EDI) 시스템도 확인할 수 있다. 삼성SDI는 각형 배터리의 차별화된 성능과 안전성 기술도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특히 올해 '인터배터리 어워즈' 수상작인 '700Wh/L 고에너지 각형 배터리' 등을 전시힌다. 이 제품은 각형 배터리 기준 최고 수준인 700Wh/L의 에너지 밀도를 구현했다. 단일 충전으로 800km 주행이 가능하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쿠페·컨버터블보다 인기···‘가성비’ 공세에 픽업트럭 시장 커지나

한때 '짐차' 취급을 받던 픽업트럭이 '라이프스타일 아이콘'으로 변신하고 있다. 기아, 한국지엠, KG모빌리티(KGM) 등이 꾸준히 신차를 내놓고 관련 마케팅 활동을 전개한 결과다. 최근 들어서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무기 삼은 신차들이 인기를 끌며 시장이 커질 조짐이 보인다. 소비자들은 이미 컨버터블·쿠페·왜건 모델보다 픽업트럭을 선호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KGM은 지난 1월19일 1호차 출고를 시작한 픽업트럭 '무쏘'의 누적 계약 대수가 이날 기준 5000대를 넘겼다고 밝혔다. 가솔린·디젤 두 가지 라인업을 동시에 제공하고 가격 인상 폭을 최소화한 게 인기의 원인이라고 KGM 측은 분석하고 있다. 계약 고객들의 엔진 선택 비중은 디젤 54.4%, 가솔린 45.6%로 집계됐다. KGM 관계자는 “무쏘는 정통 픽업 본연의 기능에 충실한 구성과 높은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비즈니스부터 레저까지 다양한 고객층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지난해 출시한 전기 픽업 '무쏘 EV'의 경우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1369대가 팔렸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무쏘의 판매 성적이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작년 출격한 기아 타스만의 올해 1~2월 실적이 704대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한국지엠이 들여오는 GMC 시에라는 같은 기간 51대 팔렸다. 국내 픽업트럭 시장은 그간 신차가 출시되면 수요가 늘었다가 모델이 노후화하면 판매가 급감하는 사이클을 그려왔다. 도입기는 2000년대 초반이다. KGM이 쌍용자동차 시절 무쏘 스포츠, 액티언 스포츠, 코란도 스포츠 등을 연이어 선보이며 이목을 끌었다. 투박한 디자인을 지녀 '오프로드 감성'을 즐기고 싶어하는 운전자들이 주로 픽업트럭을 선택했다. 이후 캠핑·레저 열풍과 함께 픽업트럭 시장도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제조사들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적용하던 안전·편의사양을 픽업 모델에도 넣으며 상품성을 강화해나갔다. 2020년대 들어서는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이 프리미엄 픽업트럭을 대거 선보이며 고객 선택지를 더욱 늘렸다. 최근에는 '가성비'가 주목받는 모습이다. KGM은 무쏘 신모델을 내놓으며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했다. 수익성 대신 판매를 늘리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기아는 타스만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픽업트럭 구매자들은 배기량·가격에 관계없이 다양한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승용차 대비 취득세가 감면되고 개별소비세도 면제받는다. 연간 자동차세는 2만8500원만 내면 된다. 이같은 경제성에 편의사양들도 추가되면서 고객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신규 등록된 픽업트럭은 2만4998대로 집계됐다. 전년(1만3954대) 대비 79.1% 뛴 기록이다. 컨버터블(5229대), 쿠페(3860대), 왜건(2222대) 등 다른 유형 승용차들을 압도하는 수치기도 하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보조금 축소’ 美·中 전기차 동반하락…현대차 5%↑ ‘활약’

중국과 미국이 전기차 구매자에게 제공하는 보조금 혜택을 대폭 줄이면서 시장 수요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유럽 전기차 시장은 지속적으로 전년 대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중국·북미는 판매가 감소하는 모습이다. 9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월 전세계 전기차 인도량은 약 121만8000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 대비 2.1% 줄어든 수치다. 해당 통계는 순수전기차(B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전기 상용차를 모두 합산해 산출했다. 국가별 인도량을 보면 수요 부진의 원인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올해 1월 중국 내 전기차 판매는 약 64만6000대로 작년 같은 달(77만3000여대) 대비 16.4% 줄었다. 전체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62.1%에서 53%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북미 성적 역시 12만4000여대에서 8만6000여대로 30.2% 빠졌다. 반면에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13만8000대)와 유럽(30만7000여대)의 전기차 인도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96.5%, 19.5% 크게 뛰었다. 브랜드별 순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대신 중국 브랜드 점유율이 줄어들고 현대차·기아 등 추격 업체들의 영향력이 소폭 커진 점이 눈길을 잡는다. 올해 1월 기준 업체별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은 BYD(16만2000대)와 지리(13만7000대)가 1·2위를 차지했다. 테슬라(7만1000대)는 4위였다. 3사 모두 작년보다 성적이 떨어지며 작년 1월 대비 점유율도 낮아졌다. BYD는 18.6%에서 13.3%로, 지리는 12.5%에서 11.3%로, 테슬라는 6.6%에서 5.9%로 영향력이 줄었다. 폭스바겐그룹 판매는 지난해 1월 8만7000여대에서 올해 1월 9만여대로 소폭 늘었다. 글로벌 점유율은 7%에서 7.3%로 높아지며 테슬라를 누르고 3위 자리를 꿰찼다. 다른 중국 업체인 상하이자동차(SAIC)와 장안자동차(Changan) 성적은 6만9000여대, 4만4000여대로 각각 5.8%, 19.6% 떨어졌다. 중국 제조사 가운데는 7위 체리자동차만 인도량을 4만6000여대에서 5만6000대로 20.1% 늘리는 데 성공했다. 현대차그룹은 3만9000여대로 8위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3만7000여대) 대비 실적이 5% 개선됐다. 글로벌 점유율도 2.9%에서 3.2%로 올랐다. SNE리서치는 앞으로도 중국·북미 전기차 인도량은 주춤하고 유럽은 기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국가·권역에서 인센티브 구조와 규제 운용 방식이 변했다는 이유에서다. 단기 판매 등락보다 정책 적응력과 공급망 재편 속도가 시장 방향성을 좌우하는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전기차 시장은 올해부터 구매세 정책이 '전면 면제'에서 '감면 체계'로 전환됐다. 1월만 놓고 보면 일부 수요가 작년 하반기로 선반영되고 올해 들어서는 오히려 기저 부담으로 급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9월 연방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이 공식 종료됐다. 소비자 선호 역시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모습이다. 유럽의 경우 탄소배출 규제 체계와 제조사 평균 배출량 관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전동화 전환에 속도가 계속 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럽에서도 국가별로는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독일은 올해 전기차 구매 지원금을 재도입하고 프랑스에서는 유럽 생산 차량에만 우대 혜택을 주기로 결정했다. 영국은 PHEV를 비롯한 저가형 모델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앞서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 역시 지난 1월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3% 감소한 120만여대라고 발표했었다.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 전세계 전기차 시장이 올해 들어서며 지난해와는 매우 달라진 환경을 맞이했다고 분석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기자의 눈] 웹젠의 ‘이상한 전액환불’ 기준

게임사 웹젠이 최근 신작 '드래곤소드'의 과금액 전액 환불을 결정했다. 이번 전액 환불은 매우 이례적인 조치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마냥 긍정적이지 만은 않다. 불과 얼마 전, 명백한 소비자 기망 행위가 확인된 다른 게임들에서 웹젠이 보여준 소극적인 태도와는 대조적이기 때문이다. 웹젠은 '드래곤소드'의 환불 결정에 대해 소비자 권익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전액 환불을 개발사 '하운드13'을 헐값에 인수하기 위한 '압박 카드'가 아니냐고 의심한다. 전액 환불을 단행해 게임 매출을 '0원'으로 만들면, 퍼블리셔인 웹젠이 개발사에 지급해야 할 수익 정산금 또한 사라지기 때문이다. ​자금난을 겪는 개발사의 현금 흐름을 차단해 경영권을 헐값에 넘기도록 유도하려는 '고사 작전'의 일환이라는 의혹이다. ​반면, 웹젠의 귀책사유가 명확했던 사례에서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지난해 말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은 '뮤 아크엔젤'이 대표적이다. 당시 웹젠은 특정 횟수까지 아이템 획득이 아예 불가능한 일명 '바닥 시스템'을 설정하고도 이를 고지하지 않는 방식으로 소비자를 기만했다. ​그러나 환불에는 '천장'이 있었다. 웹젠은 환불 대상을 특정 기간, 특정 상품으로 한정했고, 패키지 상품의 경우 구성품 비율을 따져 환불액을 산정했다. 이 과정에서 한 이용자가 2000만원가량을 결제했음에도, 아이템 사용 가치 등을 공제당해 약 119만원(5% 수준)만 환불받았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2024년 10월 서비스를 종료한 '어둠의 실력자가 되고 싶어서!'도 마찬가지다. 웹젠은 서비스 종료가 내부적으로 확정된 시점에도 이용자 문의에 “검토 중인 사항이 없다"고 거짓 답변을 하며 아이템 판매를 지속해 공정위 제재를 받았다. 그러나 소비자를 속여 판매한 기만행위가 있었음에도 당시 환불은 '사용하지 않은 유료 재화' 반환에 그쳤다. ​웹젠의 환불 정책은 이중적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밖에 없다. 기업이 경영 전략에 따라 의사결정이 이뤄질수 있지만 그 전략의 도구가 '소비자 환불'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줄어드는 환불 기준 앞에서, 소비자는 웹젠의 '고객 보호'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여헌우의 산업돋보기] 미-이란 전쟁 ‘안갯속’…국내산업 파장은 ‘온도차’

지정학적 비극은 경제적 비대칭성을 동반한다. 누군가에게 생존이 걸린 처참한 전쟁이 국경 너머에서는 '로또'가 되는 게 국제 정치·경제의 냉혹한 질서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효과로 대공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패전국 일본이 전세계적인 경제 대국으로 급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전쟁 때문이다. 우리나라 역시 베트남 전쟁 당시 흘린 피를 바탕으로 국가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이 무력 충돌을 이어가고 있다. 미·이스라엘의 공세가 압도적이지만, 이란의 항전 의지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전면적인 지상전 가능성마저 거론된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중동 상황을 우리나라 산업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종별 기상도는 크게 엇갈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전쟁으로 '낙뢰'가 떨어진 대표적인 분야는 석유화학 업종이다. 업황 부진이 이어지는 와중에 유가가 급등하면서 원가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중국산 저가 공세가 이어지다보니 원가가 뛰어도 이를 가격에 반영하기 힘든 실정이다. 특히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은 원재료인 나프타 대부분을 중동 지역에서 수급하고 있다. 아직 전쟁 양상을 점치기 힘들지만 일부 기업들은 벌써부터 비상등을 켰다. 여천NCC는 최근 주요 고객사에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곳은 국내 최대 나프타분해시설을 운영하는 곳이다. 항공·여행 업계도 날씨가 좋지 않다. 중동 노선이 여객·화물 비중에서 절대적인 위치는 아니지만 유럽 등 일부 노선은 우회 운항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여행 심리 자체가 위축돼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도 걱정할 수 있다. 제일 큰 고민거리는 유가 변동성 확대다. 국제유가가 빠르게 오르면 항공사들 유류비 지출액도 늘어난다. 유류할증료 제도를 통해 이를 소비자에게 전가하긴 하지만 이 역시 여행 심리 위축에 부채질을 한다.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면서 비행기 리스료 등에 대한 부담도 커질 수 있다. 건설사들도 흐린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중동 지역에서 진행하던 프로젝트들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현장 공정 지연은 대표적으로 건설사의 수익성을 깎아먹는 요인이다. 가전·스마트폰 업계도 중동 전쟁 소식이 반갑지 않다. 고가 IT기기는 항공 물류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하늘길이 막히고 비용이 급등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를 제품 가격에 전가하는 고민을 하는 와중이라 물류비 상승에 대한 압박이 더 크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국제 유가 향방을 살피고 있다. 통상 유가가 크게 오르면 전기차 등 친환경차 수요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주요국 판매 전략을 다시 짜야할 수 있다는 뜻이다. 중동 수출길 확대에 공을 들여온 업체들 입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큰 악재다. 전반적으로 물류 비용이 증가한다는 점도 자동차 업계는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향후 중동 사태 진행 방향에 따라 날씨가 달라질 수 있는 업종도 있다. 조선 업계의 경우 고유가 기조가 고착화되면 에너지 자립을 위한 액화천연가스(LNG) 및 원유 운반선 발주가 많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다. 반면 이는 동시에 철강을 비롯한 원자재 값 상승 우려도 동반하고 있어 계산기를 두드려봐야 한다. 해운사들도 계약 구조나 선종에 따라 다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원유 운반이나 장기운송계약이 많을 경우 리스크가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해운사들은 주로 컨테이너선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정유 업계는 당장 재고 이익 극대화라는 화창한 날씨를 맞았다. 기존에 쌓아둔 원유 재고에 대한 가치가 높아져 단기적으로 영업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장기적으로 원자재 조달에 대한 불확실성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 방산 업계는 또 한 번 기회를 맞았다. 중동 전역 군비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성능이 검증된 한국산 무기 체계에 대한 발주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 중거리 요격체 등 수주 경험이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추가 도입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수 시장에는 구름이 잔뜩 껴 있다. 큰 비가 내릴지 소나기에 그칠지는 향후 물가 변동 양상을 살펴봐야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월과 같은 2.0%를 기록했다. 6개월 연속 2%대다. 다만 이는 중동 사태에 따른 휘발유·경유 상승 같은 지표가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6일 경제주평 보고서를 통해 “국제 유가가 연평균 배럴당 80달러 내외 수준으로 유지돼도 소비자물가상승률을 0.4% 포인트(p) 증가시킬 것"이라며 “국제 유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가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1%p 올라가고 150달러면 2.9%p 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국제 유가 급등은 경기 침체와 고물가로 서민들의 실질구매력을 약화시켜 내수 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우크라·중동·동남아서 화력 맹위…K-방산 ‘글로벌 병참 파트너’ 부상

국제사회의 안보 지형이 요동치고 있다. 4년째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최근 미국의 이란 공습 등에서 보듯 오늘날 전장(戰場)이 첨단기술 경연장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와중에 글로벌 방위시장에서 주변국에 머물러 있던 대한민국 방위산업(K-방산)이 전 세계 자유민주 진영의 핵심적인 병참 파트너로 급부상하고 있다. 2024~2025년을 거치며 과거 가성비 중심의 전략에서 벗어난 K-방산이 이제 전 세계 격전지에서 증명된 압도적인 실전기록(Track Record)을 바탕으로 글로벌 방산시장의 게임체인저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K-방산의 새로운 전성기를 상징하는 장면은 올해 초 중동의 밤하늘에서 연출됐다. 미국과 이란 간 충돌 초기에 미국 공습에 맞서 이란군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겨냥해 대규모 미사일·드론 공격을 감행했지만 우리 기업 LIG넥스원·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한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체계인 '천궁-II(KM-SAM 블록 2)'가 사상 첫 실전에 투입돼 경이로운 '방공망 성과'를 올린 것이다. 지난달 28일 이란이 UAE 내 미군기지 및 주요 인프라를 향해 발사한 174발의 탄도미사일과 689대의 드론 공격 당시 알 다프라 기지 등에 배치된 천궁-II 포대가 즉각 가동됐다. 작전 결과, UAE 방공망의 핵심자산이었던 천궁-II는 개별 요격률 96%를 달성하며 적의 저가형 드론과 고성능 미사일 혼합공격인 '가랑비 전략'을 완벽하게 분쇄했다. 천궁-II는 '콜드 런칭(Cold Launch)' 방식으로 360도 전방위 방어를 수행했고 목표물에 직접 충돌하여 파괴하는 '직격 요격(Hit-to-Kill)' 기술을 통해 탄도 미사일의 탄두를 물리적으로 무력화했다. 이는 국산 유도 무기가 실제 탄도탄 교전에서 성공한 최초의 사례로, 미국 록히드 마틴의 패트리엇과 대등한 정밀도를 입증한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실전에서의 압도적 성능을 목도한 UAE 정부는 즉각 요격미사일 재고 소진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정부에 천궁-II 요격 미사일의 추가 지원 및 신규 구매를 긴급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UAE는 기존 10개 포대 계약 물량 중 잔여분의 조기 인도를 촉구하고 있으며, 이는 사우디아라비아(4조2000억 원)와 이라크(3조7000억 원) 등 주변 도입국들에도 한국산 무기에 강한 신뢰를 심어주는 계기가 됐다. K-방산의 비상은 중동을 벗어난 지역의 하늘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만든 FA-50 경공격기와 T-50 고등 훈련기는 동남아시아의 분쟁 지역에서 교육·훈련 자산에 그치지 않고 강력한 타격 자산으로 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해 말 태국과 캄보디아 국경 분쟁 당시 태국 공군은 KAI의 T-50TH 골든 이글을 실전전투 임무에 전격 투입했다. AGM-65 매버릭 지대공 미사일과 스나이퍼 타격 포드를 장착한 T-50TH는 캄보디아 측 군사 목표물에 정밀폭격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저비용·고효율의 멀티롤 전투기로서의 가치를 입증했다. FA-50의 경우 지난해 필리핀 공군으로부터 추가 도입을 이끌어냈다. 이는 필리핀군이 현지 무장테러단체 ISIS(이슬람국가)과 2017년 마라위 전투를 수행하면서 필리핀 공군의 FA-50PH가 ISIS 추종세력을 소탕하는 시가전에서 정밀한 근접 항공 지원(CAS) 임무를 성공리에 이끈데 따른 것이었다. 필리핀 군 당국은 “FA-50의 굉음은 승리의 굉음"이라 극찬했고, 이런 신뢰가 2025년 추가 도입으로 이어졌다. 또한, 합동훈련 중 미공군의 F-22 랩터를 근접 교전에서 가상 격추했다는 기록은 FA-50의 우수한 기동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유럽에서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 세계 자주곡사포 시장 점유율 50%를 장악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K-9과 차세대 전차 시장의 강자 현대로템 K-2가 독보적인 트랙 레코드를 쌓고 있다. 폴란드가 지원한 AHS 크라프(Krab) 자주포는 K-9의 차체를 기반으로 제작돼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맹활약했다. 특히, 봄철 해빙기의 혹독한 진흙탕 지형인 라스푸티차에서도 탁월한 기동성을 보여주며 러시아 군을 압도하는 사격 능력을 증명했다. 지난해 9월 실시된 NATO(북대서양기구) 합동훈련인 '아이언 게이트'에서 K-9 자주포는 3만 명의 병력과 함께 참가해 미국의 에이브람스 전차와 완벽하게 정보를 공유하며 정밀화력을 뽐냈다. 이는 한국 무기가 NATO의 통합지휘체계인 JAGIC와 완벽하게 연동됨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받았다. 이밖에 노르웨이 동계시험 평가에서 K-2 전차는 영하 수십 도의 설상 지형 속에서 독일의 레오파르트 2A7을 성능 점수에서 앞질렀다. 비록 정치적 배경으로 최종선정이 무산됐지만 노르웨이 국방물자청은 공식 보고서에서 K-2의 우수성을 인정했고, 이는 폴란드의 대규모 도입 결정에 결정적 근거가 됐다. 호주 육군의 차세대 장갑차로 선정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AS21 레드백(Redback)은 K-방산이 5세대 기갑 기술의 정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복합소재 고무 궤도를 통한 소음·진동 감소와 '아이언 피스트' 능동보호 체계 등은 기존 서방제 무기를 뛰어넘는 기술력을 과시하며 약 7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이끌어냈다. K-방산의 급격한 성장은 단순히 제품의 성능에만 기인하지 않는다. 세계 유일의 상시 대량 생산 체계를 통한 신속한 납기, 파격적인 기술 이전과 현지화 전략은 한국을 독보적인 '대안 공급자'에서 '주요 파트너'로 변모시켰다. 여의도 증권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KAI·LIG넥스원 등 K-방산 4사의 올해 합산 매출이 48조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다. 수주 잔고도 합산 130조 원을 넘어서며 향후 4~5년 이상의 안정적인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다만, K-방산이 진정한 '글로벌 빅4'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수출 구조 다변화 △초격차 기술 유지 △MRO 서비스 체계화와 같은 해결해야 할 과제도 안고 있다고 군사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폴란드 등 특정국가와 포병 전력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미국·캐나다 등 북미시장과 잠수함·유도 무기 분야로 넓혀야 하고, 인공지능(AI) 무인체계·드론 워리어 등 미래 전장 환경에 맞춘 차세대 무기체계 개발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아울러 수출무기에 대한 장기적인 유지·보수·정비(MRO) 인프라를 구축해 고객국가와 신뢰를 공고히 해야 한다는 조언도 전문가들은 빠트리지 않았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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