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반도체 만들 때도 ‘아끼고 다시 쓰는’ 의외의 이것

삼성이 반도체 만들 때도 ‘아끼고 다시 쓰는’ 의외의 이것

삼성전자 반도체가 공정 개선과 설비 효율화로 용수 사용량을 줄이고, 사용한 물을 정화해 다시 쓰는 물 혁신 기술을 앞세워 지속가능한 수자원 관리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는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국제물주간(Korea International Water Week·KIWW) 2026'에 참가해 이 같은 성과와 방향을 공개했다. 반도체 산업이 성장하면서 안정적인 용수 확보와 방류수 관리에 대한 사회적 요구도 커지는 가운데 나온 행보다. 삼성전자..

아이폰18 사전예약 D-1…이통 3사, 보상부터 AI까지 ‘맞불’

애플 아이폰18 시리즈 출시를 앞두고 이동통신 3사가 고객 확보전에 돌입했다.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는 할인과 단말 보상을 넘어 AI와 구독 서비스까지 혜택 경쟁을 확대하고 있다. 1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는 오는 12일 오후 9시부터 아이폰18 프로와 아이폰18 프로 맥스 사전예약을 시작한다. 국내 공식 출시일은 18일이다. KT는 요금제와 디바이스 할인, 단말 보상을 묶었다. '초이스 더블' 요금제를 통해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와 넷플릭스, 구글 AI Plus, 디바이스 할인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이달 30일까지 '초이스 더블 디바이스' 가입 고객이 에어팟 프로3을 선택하면 24개월 할부 기준 단말 가격을 전액 할인한다. 단말 관리 프로그램 '365 폰케어'는 분실과 도난, 파손 보장부터 휴대전화 교체와 수리 대행까지 지원한다. 월 5000원의 '폰체인지_i18'은 2년 뒤 기존 단말 반납 시 가입 당시 출고가의 최대 50%를 보장한다. 제휴카드 이용 시 요금 및 단말 할인과 캐시백을 합쳐 최대 144만원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KT다이렉트샵에서는 최대 32%의 요금 할인과 24개월 무이자 할부 또는 최대 10만원 캐시백을 제공한다. 사전예약 1차수 고객에게는 출시일 당일 제품 도착을 보장한다. 아이폰 신제품을 구매한 Y덤 고객 가운데 2000명에게는 Y 출시 10주년 한정 굿즈를 증정한다. SK텔레콤은 공식 온라인몰 T다이렉트샵에서 아이폰18 프로 시리즈 구매 고객에게 최대 30만원 상당의 이용권을 제공한다. 기존 단말 반납 시 아이폰17 프로 256GB A급 기준 최대 122만원을 보상하고 별도 프로그램을 통해 최대 15만원을 추가 지원한다. 현대카드 36개월 무이자 할부도 처음 적용한다. 다음 달 18일까지 개통한 고객에게는 '구글 AI Plus 400GB' 2개월과 티빙 광고형 스탠다드 4개월 구독권을 제공한다. 구글 AI Plus에서는 제미나이와 노트북LM 프로, 구글 드라이브 400GB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사전예약 고객에게는 전용 T멤버십 '클럽 아이폰18 프로'를 통해 콘텐츠와 외식 혜택도 제공한다. 아이폰18 프로와 프로 맥스 2TB 모델은 T다이렉트샵에서 단독 판매한다. SKT 제휴 현대카드 이용 시 할인과 쿠폰 등을 합쳐 최대 118만원 상당의 혜택도 받을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U+공식온라인스토어 사전예약 고객에게 최대 20만원의 단말 할인쿠폰을 제공한다. 기존 휴대전화를 반납하면 중고폰 보상가에 최대 18만원을 추가로 지급하고 삼성카드와 현대카드 결제 시 최대 36개월 무이자 할부를 지원한다. 자체 AI 통화앱 '익시오'도 전면에 내세웠다. 아이폰18 프로 시리즈에서 통화 녹음과 요약, 해외 음성통화를 지원하는 '로밍콜'을 이용할 수 있다. AI가 통화 중 보이스피싱 위험을 실시간으로 탐지하는 '보이스피싱 금융안심'과 이용자를 대신해 전화를 받고 용건을 문자로 전달하는 'AI 전화 대신받기'도 지원한다. 단말 교체 프로그램 '보상패스' 가입 고객은 2년 뒤 후속 아이폰으로 기기를 변경하고 기존 단말을 반납하면 구매 당시 출고가의 최대 50%를 보상받을 수 있다. 일정 요금제를 유지하면 에어팟4 할부금 전액을 할인하고 요금제에 따라 에어팟 프로3과 애플워치 SE3 등의 할부금 할인도 제공한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스마일게이트 ‘아하오호’, 어린이 창의역량 향상 효과 연구로 입증

스마일게이트 퓨처랩의 창의 학습 커뮤니티 앱 '아하오호'가 실제 어린이들의 창의적 역량을 끌어올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1일 스마일게이트에 따르면 스마일게이트 퓨처랩은 최근 서울대 신종호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아하오호'의 효과성 검증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아하오호를 이용한 어린이들의 △창의적 문제해결력 △학습 지속성 및 학업적 회복탄력성 △메타인지 능력 △내재적 학습 동기 및 호기심 등이 일관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 교수는 “'실패해도 방법을 바꿔 다시 해보면 된다'는 성장 마인드셋을 아이들이 갖게 되는 것이 이번 연구가 보여준 가장 중요한 변화"라며 “아하오호가 증명한 '과정 중심의 창의적 학습 모델'이 국내 공교육과 가정 교육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하오호'는 스마일게이트 퓨처랩이 지난 10년 간 오프라인 공간에서 쌓아온 창의환경 철학을 디지털 세계로 확장한 결과물로, 지난 6월 정식 출시됐다. 퓨처랩 부이사장인 미첼 레스닉 매사츄세츠공과대학(MIT) 미디어랩 교수의 '창의 학습 나선(Creative Learning Spiral)'을 이론적 토대로 삼고 있다. 아이들이 스스로의 관심사에서 출발해 직접 만들고 실패하며 배움을 넓혀가는 경험 중심 학습 플랫폼을 표방한다. '아하오호'는 아이들의 창작 활동을 기록하는 아카이빙 기능,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피드백, 창작 과정을 되돌아보는 회고·보상 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다. 완성된 콘텐츠를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대신 아이 스스로 생각을 표현하고 친구들과 공유하며 배움을 이어갈 수 있도록 설계된 점이 특징이다. 스마일게이트 퓨처랩은 '아하오호'를 교육 현장에 뿌리내리기 위한 후속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월 초등학교 3~6학년 아동·청소년으로 구성된 서포터즈 '아하오호 크리에이터 크루(아크크)' 1기를 발족해, 아하오호 앱의 창작 챌린지에 도전하고 또래 창작물에 댓글과 리액션을 남기는 8주 간의 공동 창작자 활동을 진행 중이다. 교육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교육자 전용 웹 플랫폼도 함께 지원하며, 학교 등 현장에서의 활용 사례 발굴을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개인정보 유출 과징금 매출 10%…감경 기준은 ‘없다’

개인정보 유출 과징금 상한이 11일부터 전체 매출액의 10%로 높아졌다. 사전 예방 투자에는 최대 40% 감경 혜택을 주지만, 실제 감경 폭을 가를 항목별 정량 배점은 두지 않았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당분간 기업별 투자 수준과 보호체계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감경 폭을 정하고, 관련 데이터가 쌓이면 업종별 투자 수준을 비교할 계획이다. 11일 개보위에 따르면, 과징금 제도를 개편한 개정 개인정보 보호법과 시행령이 이날부터 시행된다. 고의나 중과실로 3년 이내 위반행위를 반복하거나 1000만명 이상의 대규모 피해를 발생시킨 경우,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경우 등에 전체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제재 수위를 높이는 대신 사전 예방 노력을 과징금 감경에 반영한다. 개인정보 유출에는 책임을 강화하고 예방 노력에는 혜택을 주는 이른바 '당근과 채찍' 방식이다. 개보위는 기업의 개인정보 보호 투자와 보호체계 운영 수준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과징금 부과 기준금액의 최대 40%를 감경한다. 투자 규모와 지속성, CEO와 CPO의 역할, 법적 의무를 넘어선 추가 안전조치 등이 주요 평가 대상이다. 감경 여부는 원칙적으로 위반행위가 발생하기 전 3개 사업연도의 투자와 예방 조치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다만 고의 또는 중과실로 발생한 위반행위는 투자감경 대상에서 제외한다. 문제는 각 요소가 실제 감경률에 얼마나 반영되는지를 보여주는 정량적 배점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개보위가 마련한 '과징금 투자 감경제도 안내서'에는 IT 투자액 대비 개인정보 보호 투자예산 비율, 개인정보 보호 투자금액 증가율과 집행 내역, 매출액 대비 개인정보 보호 투자 규모 등이 지표로 제시됐다. CEO의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관심과 실천 의지, CPO의 전문성과 실질적인 권한, 전담인력의 전문성 등도 평가한다. 일정 수준 이상 투자하면 몇 %를 감경하는 식의 항목별 배점이나 가중치는 정하지 않았다. 개보위 관계자는 “기업별 성격이나 규모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개별적인 퍼센티지나 비중을 다 매뉴얼화해 놓은 것은 없다"고 말했다. 기업마다 규모와 업종, 처리하는 개인정보의 양과 성격이 다른 만큼 단순 투자액만으로 개인정보 보호 수준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게 개보위의 설명이다. 투자 규모뿐 아니라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졌는지, 실제 개인정보 보호체계를 어떻게 구축하고 운영했는지 등을 함께 살펴 감경 수준을 결정한다. 업종별 투자 수준을 비교할 데이터도 아직 충분하지 않다. 현재 정보보호 공시 대상 기관은 700~800개 수준이다. 개보위는 향후 공시 대상이 2000개 이상으로 확대되면 업종별 적정 투자 규모와 평균치, 최대치, 최하치 등을 비교할 수 있는 데이터가 축적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개보위의 투자감경 안내서도 업종별 특성을 고려한 비교는 향후 정보보호 공시제도 개선 등을 토대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명시했다. 개보위 관계자는 “현재는 주로 대기업이나 특정 업종으로 묶여 있어 데이터가 보편화돼 있지 않다"며 “1~2년 정도 시행하면 수치가 나오고 업종별 평균도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량적 배점 기준을 두지 않는 대신 감경 판단을 위한 별도 절차도 마련한다. 개보위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조사와 별도로 기업이 사고 발생 전 예방적 투자를 얼마나 했는지를 판단하는 '투자감경 전문위원회'를 올해 하반기 중 구성할 계획이다. 과징금과 투자감경 제도는 이날부터 시행됐지만 기업이 실제 감경 폭을 사전에 가늠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업종별 비교 데이터가 축적되기 전까지는 투자 규모 등 정량적 요소와 개인정보 보호체계 수준 등 정성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감경 수준을 결정하게 된다. 사고 발생 이후 대응에 대한 감경도 강화됐다. 사고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유출 사고를 조기에 탐지해 신속하게 신고와 통지를 하거나 피해 확산 방지 조치를 이행한 경우 최대 40%까지 감경한다. 반대로 신고와 통지를 법정기한 내 이행하지 않고 피해 확산 방지 조치도 하지 않으면 최대 30%까지 가중한다. 개보위는 제재 강화와 감경 확대를 병행해 기업의 개인정보 보호체계를 사후 처벌에서 사전 예방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송경희 개보위 위원장은 “이번 개정법령 시행을 계기로 사전예방 중심의 개인정보 보호, 강화된 안전관리 체계가 확립되고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투자를 '비용'이 아니라 고객 신뢰 확보와 기업 이익 확대를 위한 '선제적 투자'로 인식이 전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수천개 공급사 얽힌 엔비디아…젠슨 황이 꺼낸 해법은 ‘소버린 AI’

엔비디아가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와 협력해 자사 운영을 시작으로 핵심 공급망에 '소버린 AI'를 도입한다고 11일 밝혔다. 양사는 기업의 흩어진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정리·연결하는 팔란티어의 데이터 기반 플랫폼인 '온톨로지(Ontology)'를 기반으로, 엔비디아의 오픈 AI 모델 '네모트론(Nemotron)'을 팔란티어의 데이터 통합 플랫폼 '파운드리(Foundry)'와 그 위에서 AI 모델을 실제 업무에 적용하는 실행 플랫폼인 '인공지능 플랫폼(Artificial Intelligence Platform, AIP)'에 통합한 AI 스택을 구축한다. 공급망 가시성을 높이고 제약 요소를 식별하며, 운영 전문성을 체계화해 머신 속도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이 과정에서도 독점 데이터에 대한 통제권과 소유권은 그대로 유지된다. 이번 협력의 기반이 되는 AI 스택과 산업별 활용 사례는 팔란티어의 'AIP콘(AIPCon) 11' 콘퍼런스에서 소개됐다. 농업·제조·제약·리테일·기술 산업과 정부 기관 등에서도 각자의 공급망 운영에 맞춰 활용할 수 있다. ◇ 엔비디아 공급망에 첫 적용…“130만개 부품 조율" 엔비디아는 수백만 개의 부품과 수천 개의 공급업체, 전 세계 제조 파트너 네트워크로 구성된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공급망 중 하나를 운영하고 있다. 랙 스케일 AI 시스템을 생산하려면 컴퓨팅, 메모리, 네트워킹, 전력, 냉각, 기계 부품 등 각 구성 요소의 공급 시점을 정교하게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AI 인프라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엔비디아는 생태계 파트너들과 협력해 차세대 서버 랙 제품인 '베라 루빈(Vera Rubin)' 한 대에 들어가는 약 130만개 부품의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생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공급망은 실물경제의 운영체제이며 AI 팩토리는 지금까지 구축된 가장 복잡한 시스템 중 하나"라며 “웨이퍼와 부품부터 제조, 시스템, 고객 배송에 이르기까지 수백 개의 기업과 수조 달러 규모의 글로벌 경제 활동이 결합돼 AI 인프라를 구현한다"고 말했다. 그는 “엔비디아 네모트론 모델과 팔란티어 온톨로지를 결합해 이 방대한 운영 그래프를 소버린 인텔리전스로 전환하고 있으며, 웨이퍼에서 토큰까지의 전 과정을 추론하고 계획하며 오케스트레이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공동창업자 겸 CEO는 “엔비디아는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고 정교하며 복잡한 공급망을 보유하고 있다"며 “네모트론 모델과 온톨로지를 기반으로 하는 우리의 소버린 스택은 최첨단 수준을 뛰어넘는 역량을 제공하는 동시에 다른 방식으로는 얻을 수 없는 '알파 보호(alpha protection)' 특성까지 제공한다"고 말했다. ◇ 조직별 맞춤 모델…“최종 결정은 사람이" 팔란티어 고객은 데이터 통합 플랫폼 '파운드리'와 실행 플랫폼 'AIP'를 활용해 자체 데이터로 네모트론을 사후 학습시켜 조직별 공급망 AI 스택을 구축할 수 있다. AIP 안에서는 GPU 연산으로 복잡한 제약 조건 속 최적의 배분·경로를 빠르게 계산해주는 엔비디아의 최적화 소프트웨어 'cuOpt'가 최적화와 시나리오 계획 기능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팀이 공급 제약을 모델링하고 여러 대안을 평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사후 학습된 네모트론 오픈 모델은 대응 방안을 추천하고 대안 간 장단점을 설명하며 새롭게 발생하는 위험을 식별하지만, 최종 의사결정에 대한 통제권은 공급망 전문가가 유지한다. 새 AI 스택은 우선 부품의 공급망 이동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자재 할당 의사결정부터 적용돼, 엔비디아 공급망 팀의 소유 시간(Time of Ownership)을 단축하는 데 쓰인다. 잠재적 제약 요인을 조기에 파악하고 대안을 신속하게 평가하며, 생산 전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바탕으로 자재를 할당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학습한 모델을 실제 운영 결과로 피드백해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엔비디아의 자동학습 도구 '네모 오토모델(AutoModel)'과 '네모 RL 라이브러리'가 통합된 팔란티어의 자동화 도구 '오토파일럿(Autopilot)'은 이 같은 학습 루프를 구축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구축은 엔비디아와 팔란티어가 공동 개발한, 특정 국가나 기업이 데이터 주권을 유지한 채 AI를 운영할 수 있도록 설계된 표준 설계도인 '팔란티어 소버린 AI 운영체제 레퍼런스 아키텍처(SAIOS)'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델 테크놀로지스와 시스코의 지원도 받는다. 이 AI 스택은 시스코·델 등 주요 시스템 제조업체를 통해 기업이 자체 보유한 서버에 직접 구축하는 온프레미스 방식으로 두거나, 데이터센터 임대업체인 랙스페이스(Rackspace)와 네비우스(Nebius)를 통해 타사 데이터센터에 서버를 위탁하는 코로케이션 또는 클라우드 환경에 구축할 수 있다. 양사는 제조, 에너지, 헬스케어, 자동차, 항공우주 등 다양한 산업으로 이 접근 방식을 확장해 기업이 독점 데이터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면서도 더 신속하고 안정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AI 거품론’ 반박한 젠슨 황 “AI 다음 시장은 사이버 보안”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AI 분야의 다음 격전지로 사이버 보안을 지목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황 CEO는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골드만삭스 그룹 기술 콘퍼런스에 참석해 “사이버 보안은 AI의 다음 주요 적용 분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AI 모델이 발전하면서 컴퓨터 프로그래밍 자동화가 빨라지고, 이에 따라 보안 취약점을 악용하는 속도와 이를 막는 수정 패치의 속도가 동시에 급격히 빨라지면서 사이버 보안 산업 전반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문제를 만들어내는 것보다 더 좋은 수요 창출 방법이 어디 있겠는가"라며 “AI의 발전이 역설적으로 보안을 취약하게 만들면서 동시에 AI 수요도 함께 늘리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그는 이 같은 보안 위기론을 앞세운 마케팅 방식에 대해 “물론 이를 실행하는 데는 책임감 있는 방법도 있고,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도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 같은 발언은 AI 활용 영역이 확대될수록 보안 등 새로운 연산 수요도 함께 늘어나면서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는 최근 제기되는 'AI 거품론'에 대응해 자사 AI 칩과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거듭 내놓고 있다. 황 CEO는 엔비디아의 투자 방식이 '순환거래'라는 비판에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최근 개방형(오픈소스) AI 모델 공유 플랫폼 '허깅페이스'를 130억달러(약 17조5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한 데 대해 “우리는 약간의 돈을 투자해서 더 많은 돈을 회수하기 때문에 이는 순환거래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람들은 정보를 많이 보유한 내가 투자하는 대상이 나쁜 투자처가 아니라는 점을 깨닫기 시작하고 있다"며 “나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자에 나서기 전 해당 기업에 고객들이 줄을 서 있는지를 확인하는 등 '확실한 보장'을 살핀다고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삼성이 반도체 만들 때도 ‘아끼고 다시 쓰는’ 의외의 이것

삼성전자 반도체가 공정 개선과 설비 효율화로 용수 사용량을 줄이고, 사용한 물을 정화해 다시 쓰는 물 혁신 기술을 앞세워 지속가능한 수자원 관리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는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국제물주간(Korea International Water Week·KIWW) 2026'에 참가해 이 같은 성과와 방향을 공개했다. 반도체 산업이 성장하면서 안정적인 용수 확보와 방류수 관리에 대한 사회적 요구도 커지는 가운데 나온 행보다. 삼성전자 뉴스룸은 “반도체는 '덜 쓰고(Reduce), 재이용하고(Reuse), 재활용하는(Recycle)' 수자원 관리 활동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 취수 줄이고 하루 33만톤 하수 재이용 추진 삼성전자 반도체는 공정 개선과 설비 효율화로 용수 사용량을 줄이는 한편, 사업장에서 사용한 물을 정화해 재이용하고 있다. 기후부 및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공공하수처리시설의 방류수를 고도 정화한 뒤 사업장 공업용수로 활용하는 민관 협력 사업도 추진 중이다. 현재 화성·오산시와 수원시의 하수처리수를 각각 하루 약 12만톤과 21만톤 규모로 재이용하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실제 수치로도 확인된다. 지난 26일 발간된 '2026년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작년 국내 사업장 재이용수는 약 1억800만톤에 달했다. 이는 서울시민이 약 두 달간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이다. 삼성전자 반도체는 방류수 수질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지역 수생태계와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활동도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업장 인근 오산천에서 수달이 다시 발견되는 등 생태계 회복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삼성전자 측은 전했다. 여기에 사용한 물보다 자연에 돌려주는 물이 더 많도록 하는 '워터 포지티브'와, 생태계 훼손을 상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물다양성을 오히려 개선하는 '네이처 포지티브' 활동을 통해 사업장 밖으로도 관리 범위를 넓히고 있다. 기후부·한국수자원공사와 함께 장흥댐 상류 신풍습지의 기능을 개선해 수자원을 자연에 환원하고 수질을 개선하는 한편, 지역 수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을 보전·복원하는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활동을 바탕으로 DS부문은 지난해 약 24만톤의 수자원을 복원했다. DX(가전·모바일)부문 역시 2030년 글로벌 수자원 소비량 100% 환원을 목표로 지난해 수자원 환원율 67.2%를 달성했다. ◇ 수달 캐릭터로 AR 체험…“물의 가치 함께 지키는 기업으로" 이번 KIWW 전시는 이 같은 수자원 관리 방향을 관람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용수 절감과 재이용 기술, 민관 협력을 통한 하수재이용, 수질 관리와 생태계 보전 활동 등 수자원 관리 전반을 소개하는 동시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의 수질 관리로 되살아난 오산천 생태계와 수달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를 활용한 AR 포토샷 이벤트도 마련했다. 관람객이 직접 AR 콘텐츠에 참여하고 수자원 복원의 의미를 담은 포토카드를 만들어보도록 해, 기술 중심의 이야기를 친근하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삼성전자 반도체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의 성장과 함께 더욱 중요해진 수자원 문제에 대해 기업의 책임과 해법을 공유하기 위해 이번 전시에 참여했다"며 “앞으로도 기술 혁신과 민관 협력을 통해 물 사용을 효율화하고 재이용을 확대하는 동시에, 사업장 인근의 자연과 생태계까지 함께 고려하는 지속가능한 수자원 관리 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김한성의 AI시대] 똑똑해진 AI, 이제 무엇을 맡길 것인가

김한성 투비유니콘 최고철학책임자(CPO) 9월 들어 주요 AI 기업들의 발표를 보면, 우리가 AI에 맡길 수 있는 일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오픈AI는 GPT-6 Astra가 컴퓨터와 브라우저를 사용해 작업을 수행하고, 새로 주어진 조건에 맞춰 다음 단계를 조정하는 능력을 강조했다. 앤트로픽은 Claude Fable 5.1의 장시간 문제 해결을, 구글은 Gemini 3.8 Flash의 여러 단계에 걸친 추론과 반복적인 도구 활용을 앞세웠다. 개발사들의 자체 발표라는 한계는 있지만 변화의 방향은 눈여겨볼 만하다. 경쟁의 기준이 '얼마나 잘 답하는가'에서 '얼마나 복잡한 일을 해내는가'로 넓어지고 있다. 그 바탕에는 여러 일에 두루 쓰이도록 학습한 '파운데이션 모델'의 발전이 있다. 지시를 이해하고 문제를 푸는 능력에 검색·계산 도구와 실행 환경이 결합하면서, 중간 결과를 확인하고 다음 행동을 이어가는 일이 가능해지고 있다. 주목할 것은 하나의 목적을 향해 서로 다른 일을 연결해 가는 AI의 능력이다. 다만 성능 시험이나 시연에서 높은 성능을 보였다고 현실의 업무까지 사람의 감독 없이 끝낼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실제 업무에는 빠진 정보나 서로 충돌하는 조건이 있고, 잘못된 선택의 결과를 누군가 감당해야 한다. 가족여행을 준비한다고 하자. “부모님이 오래 걷지 않으면서 예산에 맞는 여행을 계획해 달라"는 부탁에는 여러 일이 담겨 있다. 관광지를 찾고 이동시간을 계산하며 숙소의 위치와 가격을 비교해야 한다. 지도상 가까운 숙소라도 가는 길에 계단이나 가파른 언덕이 있다면 부모님께는 불편할 수 있다. 가격을 낮추려고 이동 횟수를 늘려도 여행의 목적과 어긋난다. 예약 단계에서는 취소 조건을 확인하고 결제 여부도 물어야 한다. '오래 걷지 않기'를 '한 번에 15분 이내로 걷고 중간에 쉬기'처럼 구체화하면 비교 기준도 선명해진다. 하나의 부탁 안에 성격이 다른 작업과 판단이 들어 있는 셈이다. 이런 작업 배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개념이 '에이전틱 라우팅'이다. 작업의 성격과 진행 상황에 따라 어떤 AI 모델이나 도구로 처리를 이어갈지 선택하는 방식이다. 최신 정보는 검색으로 확인하고 비용은 계산 도구로 따지는 식이다. 실제 업무에서는 각 결과를 연결하고, 중요한 결정은 사람에게 넘기는 절차도 필요하다. 예산 안에서 보행 조건을 충족할 숙소를 찾지 못했다면, AI가 조건을 슬쩍 바꾸기보다 예산을 늘릴지 여행지를 바꿀지 물어야 한다. 어느 한 모델이 똑똑한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적절한 곳에 일을 맡기면서 처음의 목적과 조건을 유지해야 한다. 물론 모든 일에 여러 모델과 도구를 동원할 필요는 없다. 간단한 일은 정해진 절차만으로 충분할 수 있다. 작업에 맞는 복잡성을 선택하는 것도 설계의 일부다. AI를 고르는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답변 가격이 싸더라도 오류를 고치느라 여러 번 다시 시키고 사람이 오래 검토해야 한다면 전체 비용은 커진다. 보고서 초안을 빨리 받았어도 출처와 수치를 다시 확인하느라 반나절을 썼다면 그 시간까지 비용에 넣어야 한다. 복잡한 과제를 풀면서 추론과 도구 사용을 반복해 이용료가 늘 수도 있다. 성능 향상이 곧바로 작업당 비용 감소를 뜻하지는 않는다. 처리 속도와 이용료뿐 아니라 원하는 수준까지 일을 끝냈는지, 재작업과 검토에 시간이 얼마나 들었는지를 함께 따져야 한다. 싼 답변과 싼 업무 완료는 같은 말이 아니다. 그렇다면 일을 배분하는 기준은 누가 정하는가. 여행자에게 편안한 일정과 서비스 제공자에게 수수료를 많이 남기는 일정은 다를 수 있다. 일을 배분하고 결과를 선택하는 과정에는 무엇을 우선할 것인가라는 가치 판단이 들어간다. 학교와 일터, 공공서비스에서도 비용 절감 때문에 특정 이용자의 서비스 품질이 낮아지지는 않는지 살펴야 한다. 예컨대 설명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사람에게도 짧은 자동 응답만 제공한다면, 처리 건수가 늘어도 좋은 서비스라고 하기 어렵다. '무엇을 맡길 것인가'만큼 '어떤 기준으로 맡길 것인가'가 중요하다. 개인은 원하는 결과와 지켜야 할 조건을 분명히 표현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조직은 무엇을 성공으로 볼지 정하고, 어느 단계에서 사람의 판단을 구할지도 정해야 한다. 어디서 잘못됐으며 왜 수정했는지 기록하면 다음 업무의 기준도 고칠 수 있다. 사람의 승인을 마지막에 한 번 받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판단 근거를 확인할 수 있고, 검토할 시간과 수정하거나 중단할 권한이 있어야 승인이 제 역할을 한다. 완성된 결과만 보여 주며 승인 버튼을 누르게 해서는 어떤 조건이 빠졌는지 알아차리기 어렵다. 이용자에게도 자신에게 적용된 기준을 이해하고 잘못된 결과에 대해 재검토를 요구할 통로가 필요하다. AI는 개인과 작은 조직에도 시간과 비용 때문에 미뤘던 일을 시도할 기회를 넓혀 준다. 자료 조사와 계산, 문서 작성의 부담이 줄면 혼자 감당하기 어려웠던 일도 시작할 수 있다. 그 가능성을 누리려면 다음번 부탁에서 세 가지를 분명히 해보자. 무엇을 이루려는가, 무엇은 양보할 수 없는가, 무엇을 확인해야 일이 끝났다고 할 수 있는가. 가족여행의 목적은 정교한 일정표를 받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부모님이 실제로 무리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AI의 성과도 우리가 바라던 현실의 변화에 얼마나 가까이 다가갔는지로 판단해야 한다. bienns@ekn.kr

철강은 첫 파업, 조선은 파업 예고…중후장대 노사갈등 언제까지

한국 산업을 떠받치는 제조업인 철강과 조선이 연이어 파업 고비를 맞고 있다. 포스코의 창사 이래 첫 부분파업은 큰 생산 차질 없이 끝났지만 임금협상은 타결되지 않았고 16일 재차 파업이 예정됐다. HD현대중공업 노조도 회사의 두 번째 제시안을 거부하고 오는 15일부터 나흘간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부분파업을 앞두고 있다. 두 회사가 처한 경영 환경은 다르다. 포스코는 철강 업황 부진과 수익성 악화 속에서 미래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HD현대중공업은 고선가 선박의 매출 반영과 수주 호황에 힘입어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노사 갈등의 중심에는 공통으로 '경영 성과를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놓여 있다. ◇ 첫 파업 끝난 포스코…닷새 뒤 더 긴 파업 예고 1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노조는 지난 9일 오전 7시부터 포항제철소 2전기강판공장 3ZRM 라인과 광양제철소 산세공장을 대상으로 진행한 48시간 부분파업을 이날 오전 7시 마쳤다. 1968년 창사 이후 생산시설을 대상으로 벌어진 첫 파업이다. 회사는 가용인력과 단체협약상 협정근로자를 투입해 해당 설비를 가동했다. 이에 따라 파업 기간 제품 생산과 고객사 납품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파업 참여 인원도 노조 추산 약 120명으로 전체 조합원의 일부에 그쳤다. 파업이 끝났다고 갈등까지 해소된 것은 아니다.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기본급 2% 인상과 목표달성격려금 350만원 등을 제시했지만 양측은 지난 3일 제7차 본교섭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회사가 전향적인 수정안을 내놓지 않으면 오는 16일부터 120시간 동안 2차 부분파업을 벌이고, 이후에도 협상이 진전되지 않으면 파업 대상 확대와 10월 전면파업까지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는 국내 철강사업의 수익성이 악화한 가운데 미국에서는 미래 투자에 나서고 있다. 현대제철·현대차·기아와 함께 58억달러 규모의 미국 루이지애나 전기로 제철소 건설에 참여해 20%의 지분을 확보했다. 미래 철강시장 선점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시작된 직후 국내에서는 58년간 이어진 무파업 기록이 깨진 셈이다. ◇ 호황 맞은 HD현대중공업, 성과배분이 최대 쟁점 HD현대중공업의 갈등은 호황기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포스코와 차이가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상반기 매출 12조2485억원, 영업이익 1조945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53.7%, 114.9% 증가했다. 노조는 장기간의 조선업 불황을 견딘 노동자에게 실적 회복의 성과가 돌아가야 한다며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과 상여금 100% 인상, 영업이익의 최소 30%를 재원으로 한 성과 공유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기본급 10만5000원 인상안을 제시한 뒤 호봉승급분과 일부 복리후생 조건을 보완한 두 번째 안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노조는 기본급과 성과배분에서 실질적인 변화가 없다며 이를 거부하고 “3차 제시안 없이는 교섭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오는 15일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이고, 16일부터 18일까지는 하루 7시간씩 작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지난 2일부터 간부와 조직별로 진행해온 순환파업을 전 조합원 파업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조선소는 자동차 공장과 같은 연속 컨베이어 생산방식이 아니어서 일부 인원의 단시간 파업이 전체 공정을 즉시 멈추게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전 조합원이 연속 파업에 참여하거나 물류 이동에 영향을 주면 선박 건조와 인도 일정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 “실적 좋아도 나빠도 갈등"…고정 배분 공식이 쟁점 포스코와 HD현대중공업의 사례는 업황이 좋거나 나쁜 것과 별개로 성과배분 기준을 둘러싼 갈등이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노동계는 불황기에 고용과 임금 억제를 감내한 만큼 실적이 회복됐을 때 합당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기업은 경기 변동이 큰 철강·조선업에서 특정 연도의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고정적인 배분 공식을 만들면 불황기 투자와 재무 대응 능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맞선다. 특히 HD현대중공업 노조가 추산한 올해 영업이익 3조6280억원의 30%를 적용하면 성과배분 재원은 약 1조884억원에 달한다. 회사가 올해 계획한 주요 투자액보다 큰 규모다. 다만 이는 노조의 자체 실적 추정치를 전제로 한 계산으로 실제 연간 실적과는 차이가 날 수 있다. 노사 모두 파업 장기화는 부담이다. 포스코는 16일 2차 파업에 앞서 닷새간 교섭할 시간이 있고, HD현대중공업도 15일 전까지 회사가 3차안을 제시하면 협상이 재개될 여지가 있다. 두 회사가 임금 인상액뿐 아니라 성과를 산정하고 공유하는 기준에서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다음 주 중후장대 산업 노사관계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포스코 첫 부분파업 종료 “생산 차질 제한적”...2차 파업 불씨 여전

포스코 노동조합이 포항·광양제철소 일부 공장에서 진행한 창사 이래 첫 부분파업이 11일 오전 7시 종료됐다. 회사가 가용인력을 투입하면서 48시간의 파업 기간 생산과 납품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1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조는 지난 9일 오전 7시부터 포항제철소 2전기강판공장 3ZRM 라인과 광양제철소 산세공장 전 라인을 대상으로 벌인 부분파업을 예정대로 마쳤다. 노조 추산 약 120명이 참여한 이번 파업은 포스코가 1968년 창사한 이후 생산시설을 대상으로 진행된 첫 파업이다. 포항 3ZRM은 전기차 구동모터 등에 쓰이는 무방향성 전기강판을 압연하는 설비이며, 광양 산세공장은 열연강판의 산화물을 제거해 냉연공정으로 보내는 전처리 시설이다. 포스코는 파업 기간 가용인력과 단체협약상 협정근로자를 투입해 해당 라인을 정상 가동했다. 회사 측은 생산량 감소나 고객사 납품 차질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회사 측 판단으로, 구체적인 생산·출하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다. 첫 파업은 큰 생산 차질 없이 끝났지만 노사 간 임금협상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영업이익에 연동한 격려금 등을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기본급 2% 인상과 350만원의 일시금 지급안을 제시했지만 지난 3일 제7차 본교섭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포스코노조는 11일 오전 7시 48시간의 1차 부분파업을 마치고 현장에 복귀했다. 노조는 15일까지 정상근무한 뒤, 회사가 전향적인 수정안을 내놓지 않으면 오는 16일부터 120시간 동안 2차 부분파업을 벌이겠다는 방침이다. 김성호 포스코노조 위원장은 “전향적인 제시안이 오면 언제든 대화할 수 있다"면서도 2차 파업이 시행되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포스코도 노조와 소통하며 앞으로 닷새 동안 임금협상 타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2차 파업 전 회사가 수정안을 제시하거나 노사가 본교섭을 재개할지가 향후 갈등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세기의 이혼’ 스마일게이트 권혁빈 누구?…포브스 선정 국내 5대 부호

국내 이혼소송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재산분할 액수가 나오면서 스마일게이트 창업주인 권혁빈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 겸 희망스튜디오 이사장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인 9일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3부는 권 이사장의 부인 이모씨가 제기한 이혼 청구를 인용하면서 피고(권 이사장)가 원고(이씨)에게 재산분할로 스마일게이트 주식 35%를 현물로, 650억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총 2조5500억원 규모로, 재산분할 액수로는 국내 이혼소송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재판부는 “장기간 갈등 경위와 심화 과정, 관계회복 가능성을 검토한 결과 혼인 관계는 회복할 수 없는 파탄에 이르렀고 책임은 모두에게 있고 대등하다"며 “혼인 초기 원고 가족의 지원이 있었고 배당금을 지급 받은 사정, 다른 사건에서 자회사 기업가치가 이 사건보다 높게 평가된 점, 혼인생활 과정, 파탄 경위, 경제력 등 여러 사정을 두루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이혼 소송에서 재산분할액이 커지게 된 첫 번째 이유는 법원이 비상장 기업인 스마일게이트의 기업가치를 7조원 이상(7조1049억원)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재산이 만들어진 뿌리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는 점 역시 재산 분할액이 커진 배경이 됐다. 기업공개(IPO) 등 외부 투자를 최소화하며 지분 희석을 막아온 경영 방식도 재산 규모를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그간 스마일게이트는 게임업계에서 보기드문 단독 주주체제로 운영돼 왔다. 권 이사장은 그룹 지주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크래프톤의 창업주 장병규 의장의 크래프톤 지분율은 약 15%, 넷마블의 창업주 방준혁 의장의 넷마블 지분율은 약 25% 정도다. 권혁빈 이사장은 국내를 대표하는 '자수성가형' 사업가다. 배우자 이씨가 이혼을 청구한 지난 2022년 당시 권 이사장은 미국 포브스가 선정한 국내 5위 부호로, 재산은 약 68억달러(약 8조원대)로 추정됐다. 전북 전주 출신인 권 이사장은 서강대 전자공학과(92학번) 재학시절 이씨와 동문으로 만났다. 두 사람은 지난 2001년 결혼해 이듬해 6월 스마일게이트를 공동 창업했다. 비상장 기업인 스마일게이트는 지난 2006년 출시한 1인칭총쏘기게임(FPS) '크로스파이어'가 중국에서 대박을 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지난 2019년 출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로스트아크'로 또 한 번의 성장을 이뤘다. 이번 판결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법원이 배우자 이씨를 단순한 '창업주의 배우자'로만 보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재판부는 이씨가 스마일게이트 설립 초기부터 회사 지분을 보유했던 점을 비롯해 이씨 원가족의 초기 경제적 지원, 혼인 기간 동안 장기간 가사와 자녀 양육을 담당한 점 등을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 요소로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소송 결과는 스타트업과 벤처 창업자의 이혼에서 배우자의 기여도를 따지는 가늠좌가 될 전망이다. 다만 양측이 법원의 이번 판결을 그대로 받아들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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