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상의 HS효성 ③]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AI 인프라 사업 확장…구분 공시는 과제”

[조현상의 HS효성 ③]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AI 인프라 사업 확장…구분 공시는 과제”

HS효성그룹에서 가장 큰 계열사는 HS효성첨단소재지만 수익성만 놓고 보면 다른 계열사도 눈에 띈다. 정보기술(IT), 인공지능(AI) 인프라 계열사인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이다.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최근 가파른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다. 2025년 매출 3012억3247만원, 영업이익 330억307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각각 11%, 75.2% 증가한 규모다. 영업이익률도 2024년 6.9%에서 2025년 11.0%로 상승했다. 이 회사는 40년 동안 기업용 스토리지와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공급해 왔다. 최근에는 기존 사업..

라인야후 날개 단 카카오게임즈…“기본부터 다시 세운다”

라인야후로 주인이 바뀐 카카오게임즈가 글로벌 게임사로서의 기본을 다시 세우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했다. 철저하게 수익성에 기반해 포트폴리오를 짜고, 강력한 비용 효율화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또 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 신작 출시 일정의 지연은 결코 없을 것이라 못 박았다. ◇ 7개분기 연속 적자…“과감한 사업 재편·비용 통제" 김태환 카카오게임즈 공동대표는 5일 2분기 실적발표 이후 이어진 컨퍼런스 콜에서 “지금 회사에 필요한 것은 막연한 장밋빛 비전보다는 기본을 바로 세우고 빈틈없는 실행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회사의 신규 투자와 프로젝트의 지속 여부는 자본 수익성을 기준으로 판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2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하며 7개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카카오게임즈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5% 줄어든 750억원, 영업손실액은 230억원이다. 라인야후로 최대주주가 바뀐 이후 첫 성적표지만, 이전 체제에서 거둔 실적이 상당 부분 포함돼 있어 새 체제에서 만들어낸 결과라 보기는 어렵다. 이날 김 대표는 향후 카카오게임즈를 이끌 세 가지 원칙으로 △비핵심 사업 및 비효율 사업에 대한 과감한 사업 재편 △조직 규모 확장 억제, 글로벌 공동 개발 파트너십과 외주 확대를 통한 비용 구조 개선 △지급 수수료 부담 완화를 통한 비용 효율 개선을 제시했다. 최대주주 변경 이후 라인게임즈와의 합병설에 대해서는 “사업적으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협력 기회는 검토할 수 있다"면서도 “라인게임즈와의 합병이나 포괄적 주식 교환 등 기업 결합을 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라인야후는 이번 카카오게임즈와의 거래에서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투입한 만큼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가치제고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이라며 “경영진은 어느 경우에도 카카오게임즈의 주주가치제고를 최우선 기준으로 판단하겠다"고 강조했다. 카카오게임즈는 라인야후로부터 수혈받은 3000억원의 자금은 다양한 투자 및 인수합병(M&A)에 사용하되, 수천억원 대의 대규모 M&A는 진행하지 않을 계획이다. 김 대표는 “국내외로 10여 건 이상의 다양한 투자나 M&A 기회를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당장 수천억원 이상의 대규모 M&A를 무리하게 추진할 체력은 아직 갖지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 일단은 수백억원 규모의 M&A를 시작으로 차차 규모를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 개발 단계의 게임에 투자하는 것은 지양하고, 이미 게임 성과나 주요 지표가 검증된 게임 또는 개발사를 인수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을 계획"이라며 “검증된 게임의 성과를 키워내는 것이 훨씬 더 성공 확률이 높은 투자"라고 덧붙였다. ◇ “그동안 시장 신뢰 약화…앞으로 신작 출시 일정 연기 없어" 카카오게임즈는 향후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을 아우르는 신작을 순차적으로 선보여 본업인 게임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가장 먼저 선보이는 작품은 10월 출시되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도깨비의세계'(개발사 슈퍼캣)다. 자회사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신작 MMORPG인 '오딘Q: 발키리스콜'은 내년 1월 출시가 목표다. 그밖에 올해 4분기에는 온라인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아키에이지 크로니클'과 전략 어드벤처 RPG '던전 어라이즈'를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내년에는 오픈월드 좀비 생존 시뮬레이터 '갓 세이브 버밍엄', 액션 RPG '크로노 오디세이'를 출시해 탄탄한 중장기 라인업을 세우고, 서브컬처 육성 시뮬레이션 '프로젝트C(가칭)', 3인칭 대전(PvP) 슈팅 게임 '프로젝트S(가칭)' 등도 준비하고 있다. 이시우 공동대표는 “그동안 여러 신작의 출시 일정이 지연되면서 카카오게임즈의 신작 일정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많이 약화됐다는 점을 잘 알고 있고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대형 프로젝트 여러 개를 동시에 추진하며 한 번에 너무 큰 도약을 하려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새 경영진이 처음 인사드리는 자리인 만큼 모든 일정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하고 면밀히 체크했다"면서 “앞으로 모든 프로젝트의 일정 연기는 없다"고 강조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델타항공, ‘CES 2027’ 라스베이거스 특별편 운항

델타항공이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인 'CES 2027' 개최에 맞춰 인천과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잇는 부정기 직항편을 한시적으로 운항한다. CES 기간 최고경영자(CEO)와 핵심 엔지니어 등 VIP 출장객이 대거 몰리며 단기간에 항공 수요가 폭증하는 이른바 '플래시 디맨드(Flash Demand)'를 겨냥해 미주 노선 공급을 선제적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5일 델타항공은 내년 1월 6일부터 9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7에 맞춰 1월 3일부터 5일까지 인천국제공항(ICN)에서 라스베이거스 해리 리드 국제공항(LAS)으로 향하는 특별 부정기편을 편성한다고 밝혔다. 귀국편은 1월 9일부터 10일까지 운영된다. 이번 부정기편에는 델타항공의 장거리 주력 기종인 에어버스 A350-900이 투입된다. 객실은 프라이버시 슬라이딩 도어가 탑재된 완전 평면형 침대 좌석인 △델타 원 스위트(Delta One Suites)를 비롯해 △델타 프리미엄 셀렉트 △델타 컴포트 △델타 메인 등 탑승객의 예산과 목적에 부합하도록 4개 좌석 등급으로 철저히 세분화돼 운영된다. 델타항공은 아시아와 미국을 잇는 네트워크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글로벌 반도체 및 하드웨어 생태계의 중심지인 대만 타이베이와 홍콩에서 라스베이거스로 향하는 직항 노선을 새로 개설한다. 기존 인천·상하이(PVG) 노선과 연계해 아시아 지역 참관객의 이동 편의를 극대화하며, 미국 국내선 증편을 포함해 CES 기간 동안 120편 이상의 성수기 항공편을 집중적으로 운항할 예정이다. 델타항공의 조인트 벤처(JV) 파트너인 대한항공도 CES 참가객 수송을 위해 기존 정기편 외에 인천-라스베이거스 노선 부정기편 5편을 추가 운항한다. 대한항공은 해당 노선에 장거리 기종인 보잉 777-300ER을 투입해 수송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독립성을 극대화한 일등석 '코스모 스위트 2.0'과 전 좌석 통로 접근이 가능한 비즈니스석 '프레스티지 스위트 2.0' 등 프리미엄 좌석 비중이 높은 기재를 탄력적으로 운용한다. 양사는 조인트벤처 협력을 통해 스케줄 시너지도 극대화했다. 귀국편의 경우 현지에서 늦은 밤 출발해(델타항공 23:10, 대한항공 00:30) 한국에 이른 아침 도착하는 심야 스케줄을 전략적으로 교차 배치했다. 출장객들이 전시회 종료 당일 저녁 늦게까지 비즈니스 네트워킹과 랩업 미팅을 소화한 뒤 귀국 직후 곧바로 일상 업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동선을 최적화한 것이다. 아울러 프리미엄 고객을 위한 지상 및 기내 인프라도 한층 고도화된다. 탑승객들은 양사 교차 이용 혜택을 통해 최근 1100억 원을 투입해 2배 규모로 확장 리뉴얼을 마친 대한항공의 인천공항 제2 여객 터미널(T2) 프리미엄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다. 기내에서는 스페이스X의 저궤도 위성 통신망인 스타링크를 활용한 초고속 와이파이를 무료로 제공해 태평양 상공에서도 화상회의 등 완벽한 '스마트 오피스' 환경을 지원할 방침이다. 아타르 칸 델타항공 아시아·태평양 글로벌 세일즈 디렉터는 “CES는 글로벌 혁신의 흐름을 보여주는 가장 상징적인 무대"라며 “홍콩과 타이베이 신규 취항, 오스틴 등 미국 주요 시장 운항 확대를 통해 더 많은 고객에게 편리한 프리미엄 비행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CES 2027 부정기 항공편 예약은 델타항공과 대한항공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김수인 인턴기자

HD현대, 美 최대 방산 조선사에 ‘스마트 용접시스템’ 전수한다

HD현대가 미국 최대규모 방산 조선사와의 기술협력 관계를 구체화하며 현지 진출 속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HD현대는 최근 헌팅턴 잉걸스(HII) 산하 잉걸스 조선소에서 조선소 생산성 향상을 위한 시범사업에 착수했다고 5일 밝혔다. 미시시피주 소재 잉걸스 조선소는 미국 최대 수상함 건조 조선소다. 이번 사업은 양사가 지난해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해양항공우주 전시회 'SAS 2025'에서 체결한 '선박 건조 생산성 향상 및 첨단 조선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따른 후속 협력 과정의 일환이다. HD현대는 이번 시범사업의 첫 단계로 자체 개발한 지능형 용접 시스템을 잉걸스 조선소에 도입한다. HD현대의 지능형 용접 시스템은 HD현대중공업, HD현대삼호 등 그룹 내 조선소에서 실제 운영해온 현장 검증형 기술이다. 용접 작업을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개발됐다. 특히 이 기술을 적용하면 시스템이 작업 대상과 조건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용접 위치를 실시간으로 보정함으로써 작업자는 작업 구역만 설정한 뒤 여러 대의 로봇을 동시에 관리하고 필요한 경우에만 개입하면 된다. 또한 작업 과정의 정보도 실시간으로 저장돼 품질 관리와 공정 개선, 작업 이력 확인에 활용할 수 있다. 이번 시범사업의 근간인 양사의 MOU는 △공정 자동화와 로봇·인공지능(AI) 도입을 통한 디지털 조선소 구축 △양사의 함정 건조 전문성과 역량을 결합한 생산 효율성 제고 △생산인력 교육 및 기자재 공급망 참여 등 선박 건조 전반을 아우르고 있다. 브라이언 블란쳇 잉걸스 조선소 사장은 “이번 협력을 계기로 자동화 적용 범위를 생산 공정의 더 깊은 단계까지 확장하고, 미 해군 함정을 건조하는 과정에 양사의 모범 사례를 접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사장은 “이번 협력은 양사의 파트너십을 한층 강화하고 협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함정 건조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HD현대는 함정 유지·보수부터 연구개발, 조선소 현대화에 이르기까지 미국과의 협력을 다각도로 확대하며 한미 조선 협력 고도화에 앞장서고 있다. 미국에서 지난달 지멘스와 '차세대 마린 플랫폼' 도입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같은 달 프레이저 인더스트리와도 '미국 조선산업 부흥을 위한 조선소 현대화 협력 관련 MOU를 체결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당할 수가 없다”…테슬라, 6개월 연속 ‘판매 1위’

지난달 국내 수입차 시장이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갔다. 테슬라는 월간 등록 1만대를 돌파하며 6개월 연속 판매 1위에 올랐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7월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가 3만976대로 집계됐다고 5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3% 증가했으며, 올해 누적 등록 대수는 21만5008대로 전년 동기 대비 30.1% 늘었다. 브랜드별로는 테슬라가 1만237대로 가장 많았다. BMW는 6533대, 메르세데스-벤츠는 3959대를 기록했고, BYD는 2846대로 4위를 유지했다. 렉서스(1474대)와 토요타(1340대)가 뒤를 이었으며 볼보(958대)와 아우디(935대)는 1000대에 가까운 판매를 기록했다. 베스트셀링 모델은 테슬라 모델 Y 프리미엄(6612대)이다. 모델 Y 프리미엄 롱레인지(2092대)와 모델3 프리미엄 롱레인지(1239대)가 뒤를 이었다. BMW 520은 1212대로 테슬라를 제외한 모델 가운데 가장 많은 등록 대수를 기록했다. BYD는 지난 6월 처음으로 월간 4000대를 돌파했지만 7월에는 2846대로 등록 대수가 감소했다. 다만 브랜드 순위는 4위를 유지했다. 연료별 등록 비중은 전기차가 49.8%로 가장 높았고 하이브리드(41.5%), 가솔린(8.1%), 디젤(0.6%) 순이었다. 국가별로는 유럽 브랜드가 47.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미국(33.8%), 중국(9.2%), 일본(9.1%) 브랜드가 뒤를 이었다. 개인 구매는 2만636대로 전체의 66.6%, 법인 구매는 1만340대로 집계됐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흑자는 돌아왔지만”…소재업계 ‘진짜 반등’은 아직

에코프로가 2분기 흑자를 이어가며 배터리 소재업계 회복 기대감을 키웠다. 다만 5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이번 실적은 업황 반등의 신호탄이라기보다 회복 국면의 시작을 보여준 성적표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에코프로는 지난 4일 실적 발표에서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8208억원, 영업이익 329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환경사업의 안정적인 성장과 리튬 사업 수익성 개선이 실적을 뒷받침했지만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의 일시적인 가동 차질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감소했다. 다만 리튬 가격 상승이 판가에 반영되면서 리튬 사업의 영업이익 기여도는 확대됐다고 에코프로 측은 설명했다. 업황에 대해서는 '점진적 회복'을 거듭 강조하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에코프로는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의 정상 가동과 신규 고객사 확보 등을 바탕으로 3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2차전지 소재 시장을 둘러싼 외부 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고 진단했다. 특히 북미 신규 고객사 확보와 중국 전구체 업체들의 부가가치세(VAT) 환급 폐지에 따른 경쟁 환경 변화 등을 하반기 주요 변수로 제시했다. 같은 배터리 소재업체인 포스코퓨처엠의 실적도 '완전한 회복'보다는 '회복 과정'에 무게가 실렸다. 포스코퓨처엠은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6795억원, 영업이익 267억원을 기록했다. 배터리 소재 사업은 영업이익 25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양극재는 재고평가 효과에 힘입어 흑자를 유지했고, 음극재 역시 판매량 회복과 가동률 상승, 고정비 절감으로 적자 폭을 줄이며 수익성을 개선했다. 포스코퓨처엠은 ESS용 LFP 양극재와 LMR, 나트륨이온 배터리용 양극재 등 차세대 제품 개발과 공급망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사 실적은 개선됐지만 수익성 회복의 배경은 다소 제한적이다. 에코프로는 리튬 판매 물량이 감소했음에도 리튬 가격 상승분이 판가에 반영되면서 이익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포스코퓨처엠 역시 양극재 흑자 유지의 주요 배경으로 재고평가 효과를 꼽았다. 전기차 수요가 본격적으로 살아났다기보다 원자재 가격 반등과 회계상 효과가 실적 개선을 이끈 셈이다. 업계가 이번 실적을 '업황 반등'보다 '회복 국면의 시작'으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배터리 소재업계의 회복이 배터리 셀 업체보다 더디게 나타나는 것도 이 같은 사업 구조의 영향이 크다. 전기차 판매가 늘더라도 곧바로 양극재 업체의 실적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셀 생산과 고객사 재고 조정, 메탈 가격의 평균판매단가(ASP) 반영 등을 거치면서 시차가 발생한다. 여기에 북미 전기차 시장 둔화와 고객사의 생산 가동률도 실적 회복 속도를 좌우하는 변수로 꼽힌다. 에코프로의 양극재 제조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도 지난 4일 콘퍼런스콜에서 북미 전기차 수요 정체와 유럽 고객사의 차종 전환 영향으로 판매 물량 감소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다만 하반기에는 헝가리 공장 양산 본격화와 신규 고객사 출하 확대 등을 바탕으로 실적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증권가도 당분간은 '완만한 회복'에 무게를 두고 있다. 양극재 업황이 최악의 국면은 지나고 있다는 데에는 공감하지만, '진짜 반등' 여부는 하반기 전기차 수요 회복 흐름과 고객사 생산 확대가 실제 출하 증가로 이어질지 여부를 지켜봐야한다는 것이다. 박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미 전기차 시장 부진은 지속되겠지만 유럽 신규 프로젝트와 전동공구(P/A) 수요 증가가 이를 일부 상쇄할 것"이라며 “헝가리 공장 가동률 상승으로 초기 고정비 부담이 완화되면서 하반기로 갈수록 유럽 중심의 출하량 증가와 수익성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북미 전기차 수요 둔화와 헝가리 공장의 초기 비용 부담으로 수익성 개선 폭이 제한될 수 있다"며 “다만 최근 시장의 눈높이가 낮아진 만큼 유럽 신규 프로젝트 확대와 생산 정상화 등을 감안하면 중장기 성장 방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했다. 박서현 기자 shine@ekn.kr

[현장] 코히어, 한국 법인 세운다…‘소버린 AI’로 금융·공공 정조준

글로벌 AI 기업 코히어(Cohere)가 한국을 아시아·태평양(APAC) 핵심 거점으로 삼고 3개월 안에 한국 법인 설립에 나선다. 연말까지 조직도 두 배로 확대한다. 무기는 '소버린 AI'다. 기업과 공공기관이 데이터를 외부로 내보내지 않고 직접 통제하는 구조를 앞세워 금융·공공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코히어는 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사업 확대 계획을 공개했다. 한국과 일본에서 법인 설립 절차를 진행하고, 올해 말까지 현지 조직을 현재의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최근 1년간 APAC 고객 수를 5배로 키운 데 이어, 앞으로 1년 안에 고객 기반을 다시 세 배 이상 확대한다는 목표도 내놨다. 장화진 코히어 아시아태평양 총괄 대표는 “한국과 일본 모두 법인 설립 절차를 시작했다"며 “정부 절차가 남아 있지만 약 3개월이면 한국 법인 설립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온프레미스(기업 내부 서버) 수요가 많은 만큼 고객사의 구축을 지원할 엔지니어를 적극 채용하고 있다"며 “한국 법인장도 곧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한국 선택한 이유…“AI 시장 가장 역동적" 코히어가 한국을 전략 거점으로 선택한 이유는 빠르게 성장하는 AI 시장과 높은 기술 경쟁력 때문이다. 프랭크 오다우드 코히어 사업총괄책임자(CRO)는 “아시아·태평양에서 한국만큼 AI와 관련해 역동적이고 경쟁이 치열한 시장은 찾기 어렵다"며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면 다른 국가에서도 훨씬 효과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장 대표도 “한국에는 우수한 AI 인재가 많고 기업들의 AI 도입 의지도 매우 높다"며 “정부도 AI 인프라 확대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어 한국을 핵심 시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코히어는 2019년 캐나다 토론토에서 설립된 기업용 AI 스타트업이다. 구글 AI 연구조직 출신 연구진이 창업에 참여했으며, 일반 소비자 대상 서비스보다 기업과 공공기관을 위한 생성형 AI 플랫폼과 대규모언어모델(LLM) 개발에 집중해 왔다. 특히 데이터와 AI 운영 권한을 고객이 직접 관리하는 '소버린 AI'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국내에서는 LG CNS와 맞춤형 AI 솔루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후지쯔와 공동 개발한 대규모언어모델(LLM) '타카네'를 일본 디지털청 등에 공급했으며, 싱가포르에서는 공공부문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 “만든 회사도 못 본다"…통제권을 고객에게 이날 간담회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단연 '소버린 AI'였다. 소버린 AI는 기업이나 정부기관이 데이터를 외부 AI 서비스에 맡기지 않고 자체 서버나 데이터센터에서 AI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데이터와 AI 운영 권한을 고객이 직접 관리할 수 있어 금융·공공·국방처럼 보안과 규제가 엄격한 산업에서 주목받고 있다. 코히어의 AI는 퍼블릭 클라우드뿐 아니라 기업 내부 서버, 전용 데이터센터, 인터넷과 완전히 분리된 폐쇄망에도 설치할 수 있다. 고객이 요구하면 데이터가 외부로 나가지 않는 환경에서 AI를 운영할 수 있다는 의미다. 오다우드 CRO는 “코히어는 최근 들어 소버린 AI를 내세우기 시작한 회사가 아니다"라며 “창업 초기부터 규제가 엄격한 산업을 위한 AI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출발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의 가장 큰 경쟁력은 자체 데이터와 업무 노하우"라며 “외부 AI 서비스를 사용할 때 기업 데이터가 모델 학습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소버린 AI 환경에서는 고객이 데이터를 직접 통제하고 보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 대표도 “시스템을 구축한 이후에는 어떤 데이터로 모델을 운영하는지, AI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코히어도 볼 수 없다"며 “데이터와 모델, 인프라를 모두 고객이 직접 결정하고 통제하는 것이 소버린 AI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 성능 경쟁 끝났다…이제는 '효율화' 경쟁 코히어는 국내 기업들의 관심이 모델 자체의 성능보다 실제 업무 활용과 비용 절감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장 대표는 “과거에는 어떤 AI 모델의 성능이 더 뛰어난지가 고객들의 주요 관심사였다"며 “이제는 AI로 실제 업무를 얼마나 효율화하고 원가를 줄일 수 있는지를 더 많이 묻는다"고 말했다. 특히 금융권과 공공기관은 데이터를 외부 AI 서비스에 입력하는 데 대한 보안 우려가 커 자체 서버에서 AI를 운영하는 방식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코히어는 여러 AI 모델을 통합 관리하는 기업용 플랫폼 '노스(North)'를 앞세워 국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특정 모델에 종속되지 않고 업무 목적과 비용에 맞는 AI를 선택할 수 있으며, 인터넷과 완전히 분리된 폐쇄망(에어갭) 환경에서도 운영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장 대표는 “노스는 특정 AI 모델만 사용하는 플랫폼이 아니다"라며 “한국 기업이 개발한 AI 모델도 함께 활용할 수 있어 한국 AI 생태계와도 충분히 협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정액제 도입…“깜짝 청구서 없어" 코히어는 AI 사용량(토큰) 기반이 아닌 동시 접속자 수와 처리 규모를 기준으로 요금을 책정하는 방식을 차별점으로 제시했다. 오다우드 CRO는 “중요한 것은 가장 큰 AI 모델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에 가장 적합한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라며 “토큰 가격이 낮아지는 것은 AI 산업 확산에 오히려 긍정적인 변화"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기업 입장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사용료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계약 단계부터 비용을 예측할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히어는 검색 정확도를 높이는 임베딩·리랭크 기술을 활용해 불필요한 연산을 줄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것도 강점으로 꼽았다. 같은 수준의 성능을 더 적은 GPU로 구현해 기업의 인프라 투자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다우드 CRO는 “연말 전 1조(1Trillion) 파라미터 규모의 차세대 대형 AI 모델도 선보일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기업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AI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신은서 인턴기자

SKT, 2분기 영업익 5660억원…AIDC 매출 92.5%↑

SK텔레콤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3591억원, 영업이익 5660억원, 당기순이익 4660억원을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7.3%, 전분기 대비 5.3% 증가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5% 늘었다. 회사는 AI 데이터센터(AIDC) 사업 성장과 수익성 중심 경영 등이 실적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AI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은 13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5% 증가했다. 회사는 데이터센터 가동 확대와 생성형 AI 확산에 따른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수요 증가가 매출 성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지난 7월 AI 데이터센터 사업개발 전담 법인인 'SK하이퍼'를 설립했다. SK하이퍼는 부지와 전력 등 핵심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글로벌 고객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 또 2029년까지 총 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구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통신사업과 관련해서는 새로운 고객층 확보와 마케팅 활동 등을 통해 휴대전화 가입자가 순증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에는 5G·LTE 통합 요금제를 출시해 요금 체계를 개편하고 고객 이용 경험과 서비스 접근성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별도 기준으로는 매출 3조1170억원, 영업이익 4277억원, 당기순이익 3106억원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주당 830원의 분기 배당을 실시할 방침이다. 박종석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상반기에는 통신사업의 안정적인 수익을 기반으로 내실을 다지는 한편 AI 데이터센터 사업이 빠르게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대한민국이 아시아 AI 인프라 허브로 도약하는 데 SK텔레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이슈&인사이트] 일본 반도체 산업사를 보면 한국 반도체 미래가 보인다

일본의 반도체 산업은 1953년 소니가 벨 연구소로부터 트랜지스터 기술을 도입하여 시작되었다. 1970년대 말 일본 통상산업성은 전자진흥법을 제정하고 'VLSI 연구조합'을 발족하여 DRAM 대량생산 기술 고도화를 달성했다. 1985년 일본의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미국을 추월했고 특히 메인 컴퓨터용 DRAM 분야에서 세계 시장의 80% 이상을 독점했다. 1988년에는 전 세계 반도체 매출 10대 기업 중 6개 기업이 일본계 기업으로 최전성기를 구가했다. 이에 미국은 심각한 무역 적자와 위기의식으로 슈퍼 301조를 발동하여 1985년 플라자 합의, 1986년 1차 미·일 반도체 협정, 1991년 2차 미·일 반도체 협정으로 일본 반도체의 몰락을 유도했다. 한편, 2천년대 초 PC 보급 확산으로 고품질·고가격 DRAM의 수요가 폭발하면서 일본 반도체 기업들이 고품질 수요로 전환하면서 삼성전자와 TSMC 등 후발주자에 저가격·적정품질의 틈새시장을 허락했다. 결과적으로 일본은 1988년 50%를 넘어섰던 시장 점유율이 1999년 엘피다 메모리를 출범시키는 등 분전에도 불구하고 2천년대에는 10% 미만으로 추락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에 “지금 메모리 가격은 비정상적"이라며 “가격이 내리지 않으면 옛날 일본과 똑같은 상황을 겪을 수 있다."라고 언급한 것은 시의 적절한 지적이다. 일본이 세계 반도체 산업을 석권하던 1986년과 한국이 세계 반도체 산업을 석권하고 있는 2026년의 상황이 판박이다. 1986년 반도체 초호황이 PC 보급 확산에 의한 것이었다면 현재의 초호황은 인공지능에 의한 것이 유사하다. 1980년대 반도체 초호황에 의한 메모리 가격 폭등이 삼성전자와 TSMC의 출현을 앞당겼다면 현재의 메모리 가격 폭등은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등장을 가능케 한다. 2016년 창업 이래 10년간 적자로 파산 지경에 헤매던 CXMT는 최근의 반도체 초호황 덕에 2025년 첫 흑자를 냈고, 2026년에는 매출이 전년 대비 7배 급증했고 상하이 증시에 상장하여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이는 삼성전자가 1986년까지 누적 적자가 2,000억 원에 달해 파산 지경에 이르다가 초호황으로 1988년 한 해에 3,200억 원의 순이익을 내 회생한 것과 유사하다. 그렇다면 CXMT가 한국 기업에 실제 위협적 존재인가. 한국 업계에선 아직은 아니라는 분위기다. CXMT는 최첨단 극자외선 노광장비를 확보하지 못해 HBM3 8단 제품조차 수율 안정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것은 1980년대 일본이 삼성전자에 가졌던 안이함과 판박이다. 청와대는 'AI 서밋'을 계기로 한국 기업들이 미국 빅테크와 9,500억 달러 규모 공급 협력을 이뤘다고 홍보한다. 증권가는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2026년, 2027년의 영업이익은 600조 원, 800조 원 수준으로 추정하는 등 핑크빛 전망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2026년 상반기 코스피에서 외국인의 삼전닉스 순매도액이 130조 원에 달한다. 무차별 투매로 2026년 7월까지 사이드카 발동이 68회로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연간 기록 28회를 크게 넘어섰다. 증시 전문가 중에는 삼전닉스의 기반이 무너졌다기보다는,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과 환율·글로벌 기술주 변동성에 따른 수급 조정이라고 에둘러 말한다. 그러나 외국인들은 핑크빛 전망이 한국판 플라자 합의, 미·한 반도체 협정의 부메랑이 될 것을 우려한다. 한국 정부와 기업은 핑크빛 전망을 부풀리기 전에 부자 입조심·몸조심이 필요하다. 또한 CXMT 등장에 긴장해야 한다. 삼성전자가 일본 반도체 산업 붕괴의 기폭제였듯 CXMT도 한국 반도체 산업 붕괴의 기폭제일 수 있다. 2026년 기준 메모리 시장 점유율은 1~3위가 삼성전자(38%), SK하이닉스(29%), 마이크론(22%)이고, CXMT(8%)가 4위로 미미하지만, 내년에는 마이크론을 추월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선제적 대처로 삼전닉스가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기원한다. bienns@ekn.kr

AI 차세대 메모리 경쟁…zHBM 품은 삼성, HBF 내민 SK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세계 최대 메모리 기술 콘퍼런스에서 차세대 메모리 기술을 공개하며 AI 시대 메모리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독자 개발한 3D 아키텍처로 기술 리더십을 과시했고, SK하이닉스는 글로벌 업체들과 손잡고 개방형 표준을 주도하는 전략을 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4일(현지시간)부터 6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FMS(Future of Memory and Storage) 2026'에 나란히 참가해 각각 차세대 메모리 기술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이번 행사에서 약 20평 규모의 최대 전시 공간을 마련하고 AI 클라우드 서버를 형상화한 부스를 꾸렸다. 전시 공간은 하이라이트, 클라우드 AI, 엣지 AI 존으로 나눠 D램부터 낸드, 스토리지에 이르는 30개 제품을 선보이며 AI 메모리 핵심 기술과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소개했다. 행사 첫날인 4일 오전 11시 40분에는 이진엽 Flash개발실 부사장과 김경륜 D램개발실 상무가 기조연설에 나서 3D 메모리·스토리지 아키텍처 혁신을 주제로 기술 비전을 발표했다.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업계 최초로 차세대 3D 메모리 아키텍처인 zHBM과 zNAND-O의 목업을 공개했다. zHBM은 기존에 AI 가속기(xPU) 옆에 HBM을 나란히 배치하던 방식에서 한 단계 나아가, 가속기 위에 HBM을 수직으로 쌓아 올리는 구조다. 데이터 이동 거리를 최소화해 HBM5 대비 최대 8배 높은 성능과 3배 향상된 전성비를 구현하고, 열 저항은 절반 이상 낮췄다는 게 삼성전자 설명이다. 특히 메모리와 가속기 사이 인터레이어에 고객 맞춤형 설계를 더할 수 있어, 고객사와의 협업을 통해 용량 확장이나 가속기 성능 강화 등 제품 특성을 최적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낸드 부문에서도 기존 V-NAND의 수직 적층 기술에 TSV를 결합해 4~8단 반도체 칩을 3D 패키징한 zNAND-O를 함께 공개했다. 온디바이스 AI 환경에 최적화된 제품으로, 높은 공간 효율성과 데이터 로딩 대역폭을 바탕으로 실시간 대규모 데이터 처리에 강점을 지녔다. 이와 함께 400단 이상의 10세대 V-NAND인 'V10 BV-NAND'도 업계 최초로 공개했다. 13년 전 같은 행사에서 세계 최초로 V-NAND 기술을 발표한 이후 이어온 기술 혁신의 연장선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웨이퍼 본딩과 3 Stack 기술을 통해 400단 이상 적층을 구현했으며, 집적도는 전 세대(V9) 대비 약 58% 향상됐다. 이 밖에도 HBM4E, HBM5, LPDDR5X-PIM, PM1763 등 고성능 컴퓨팅과 AI 데이터센터용 차세대 메모리·스토리지 로드맵도 함께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업계 최초로 HBM4를 양산 출하한 데 이어 5월에는 HBM4E 샘플을 세계 최초로 고객사에 공급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신규 열관리 기술인 HPB를 적용한 HBM5 목업도 처음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로직·파운드리·패키징을 모두 아우르는 세계 유일의 종합반도체(IDM) 기업이라는 점을 앞세워, 설계부터 양산까지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스톱 솔루션' 전략으로 AI 반도체 리더십을 지속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SK하이닉스는 같은 행사에서 미국 메모리 업체 샌디스크와 함께 차세대 스토리지 기술인 고대역폭플래시(HBF)의 첫 표준 규격을 공개하며 다른 승부수를 던졌다. AI 추론 확산으로 급증하는 데이터 처리 수요에 대응해 차세대 낸드플래시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와 샌디스크는 지난해 8월 HBF 표준화를 위한 협력에 착수한 데 이어 올해 2월 구글, 텐스토렌트와 함께 컨소시엄을 출범했다. 이번 규격은 컨소시엄 출범 약 6개월 만에 내놓은 첫 결과물이다. HBF는 HBM과 SSD 사이에 놓이는 새로운 메모리 계층이다. 낸드플래시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D램 기반인 HBM보다 같은 면적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고, 여러 낸드 다이를 수직으로 쌓아 전송 속도도 높였다. 이 때문에 AI 추론 확산에 따른 메모리 병목을 완화할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에 공개한 규격은 낸드 다이를 8단 또는 16단으로 쌓는 두 가지 방식이며, 최대 저장용량은 512기가바이트(GB)다. 데이터 전송 대역폭은 성능에 따라 세 등급으로 나눠 초당 0.4테라바이트(TB)에서 3.0TB까지 구현하도록 규정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HBF와 프로세서를 연결하는 방식에 업계 표준인 UCIe를 채택해 GPU·CPU 등 다양한 프로세서와의 호환성을 높였다. 규격 공개도 세계 최대 개방형 데이터센터 기술 협력체인 OCP를 통해 이뤄졌다. 엔비디아와 키옥시아 등이 각기 다른 차세대 AI 메모리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참여 업체를 늘려 HBF를 업계 표준으로 정착시키려는 개방형 전략인 셈이다. SK하이닉스는 HBM에서 쌓은 적층·패키징 기술과 낸드 설계·양산 역량을 HBF에 접목해 AI 메모리 주도권을 HBM에서 고성능 낸드 스토리지로 넓히겠다는 계획이다. 'HBM의 아버지'로 불리는 김정호 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2038년쯤 HBF 수요가 HBM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행사 기간 특성이 다른 여러 메모리를 하나의 체계로 연결해 최적화하는 '계층형 메모리' 기반의 차세대 구조 방향성을 제시하고, 구글 딥마인드, 샌디스크 임원이 한자리에 모여 HBF의 역할과 가능성을 논의하는 패널 토의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 중인 10세대(V10) 375단 4D 낸드의 웨이퍼와 제품도 이번 행사에서 처음 공개했다. 전력 대비 성능을 이전 세대보다 2.5배 높인 것이 특징으로, 회사는 내년 초 이를 기반으로 한 고성능·고용량 eSSD 양산에 착수할 계획이다. 김천성 부문장은 “AI 활용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데이터 처리 구조 전반의 재설계가 요구되는 시점"이라며 “HBF를 통해 메모리와 스토리지 간 경계를 확장하고, 시스템 전반의 효율을 높이는 새로운 아키텍처 구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조현상의 HS효성 ③]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AI 인프라 사업 확장…구분 공시는 과제”

HS효성그룹에서 가장 큰 계열사는 HS효성첨단소재지만 수익성만 놓고 보면 다른 계열사도 눈에 띈다. 정보기술(IT), 인공지능(AI) 인프라 계열사인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이다.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최근 가파른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다. 2025년 매출 3012억3247만원, 영업이익 330억307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각각 11%, 75.2% 증가한 규모다. 영업이익률도 2024년 6.9%에서 2025년 11.0%로 상승했다. 이 회사는 40년 동안 기업용 스토리지와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공급해 왔다. 최근에는 기존 사업 기반에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와 프라이빗 클라우드, 데이터 레이크, AI 운영 솔루션을 결합하고 있다. 실리콘 음극재와 탄소섬유가 HS효성의 소재 분야 성장축이라면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비소재 분야에서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의 수혜를 노리는 계열사다. ◇ 1985년 합작회사, 지난해 매출 3000억원 돌파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1985년 효성과 미국 히타치 밴타라가 공동 출자해 설립했다. 현재 HS효성과 히타치 밴타라가 각각 지분 50%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 출범 당시 주력 사업은 메인프레임과 디스크 등 기업용 전산장비 공급이었다. 이후 서버와 스토리지, 데이터센터 구축, 클라우드와 빅데이터 솔루션으로 사업 범위를 넓혔다. 금융과 제조, 공공, 통신 등 1700개 기업·기관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은행의 금융거래 정보나 공공기관의 행정자료, 제조사의 생산데이터처럼 오류나 중단이 허용되지 않는 데이터를 저장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이 주력이다. 특히 기업용 하이엔드 스토리지 시장에서 입지가 탄탄하다. 시장조사업체 IDC 자료를 인용한 회사 발표에 따르면 히타치 스토리지는 2025년 국내 하이엔드 스토리지 시장에서 매출 기준 39.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12년 연속 1위다. 스토리지는 서버가 처리할 데이터를 저장하는 장치다. 개인용 컴퓨터의 저장장치와 기본적인 역할은 같지만 기업용 하이엔드 제품은 대규모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면서도 장애와 해킹, 자연재해 발생 시 업무가 중단되지 않도록 설계된다. AI가 확산될수록 저장하고 관리해야 하는 데이터도 늘어난다. 고성능 GPU를 확보하더라도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적시에 공급하지 못하면 AI 시스템의 효율이 떨어진다. 데이터센터 투자가 서버와 GPU뿐 아니라 고성능 스토리지와 네트워크, 백업·복구 시스템의 수요를 함께 만드는 이유다.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40년간 축적한 고객 기반과 유지보수 경험을 AI 인프라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 외부 클라우드 대신 기업 내부에 AI 구축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이 올해 전면에 내세운 사업은 '프라이빗 AI'다. 프라이빗 AI는 기업이 자체 데이터센터나 전용 클라우드에 AI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외부 사업자의 퍼블릭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것보다 구축비용이 많이 들 수 있지만 기업의 중요 데이터와 영업기밀을 내부에 보관할 수 있다. 금융과 공공, 제조업체처럼 개인정보나 설계도면, 생산기술을 외부 클라우드로 전송하기 어려운 기업이 주요 고객이다. AI를 도입하려는 기업이 늘고 있지만 데이터 보안과 비용 예측, 기존 전산시스템과의 연계 문제가 확산의 제약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회사는 지난 1월 'UCP 프라이빗 클라우드 AI'를 출시했다. 히타치 밴타라의 통합 컴퓨팅 플랫폼에 VM웨어의 프라이빗 AI 구조와 GPU 가속 환경을 결합한 제품이다. AI 모델의 학습과 추론, 운영을 하나의 시스템에서 지원한다. GPU 서버만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사의 데이터 환경을 진단하고 시스템 구조를 설계한 뒤 구축과 운영까지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GPU 자원의 배분과 AI 작업 관리도 통합해 기업이 개별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따로 구축해야 하는 부담을 줄인다. 데이터 플랫폼인 'VSP 원(One)'도 AI 전략의 한 축이다. 서로 분리돼 있던 블록과 파일, 오브젝트 스토리지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해 데이터의 저장 위치와 형식에 관계없이 AI 시스템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랜섬웨어에 대응하는 변조 불가능한 저장기능과 AI 기반 이상 징후 감지, 데이터센터 간 재해복구 기능도 강화하고 있다. AI 활용이 늘수록 데이터 유출이나 시스템 중단에 따른 피해 규모도 커지는 만큼 보안과 복구가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 AI 열풍 이전부터 돈 벌던 계열사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의 특징은 AI가 등장한 뒤 새로 만들어진 사업이 아니라는 점이다. 기존 스토리지와 시스템 구축 사업에서 이미 매출과 이익을 내고 있었고, 이를 AI 인프라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3012억원 가운데 영업이익은 330억원이었다. NICE신용평가는 지난 6월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에 단기신용등급 'A2-'를 신규 부여하면서 안정적인 시장 지위와 최근 5년간의 매출 성장, 잉여현금 창출력을 주요 근거로 제시했다. 사업 특성상 대규모 공장을 짓거나 원재료를 지속적으로 구매해야 하는 제조업과도 다르다. 장비 판매와 함께 시스템 설계, 소프트웨어, 유지보수 서비스가 결합돼 비교적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에게도 의미가 있다. HS효성은 실적과 기업가치가 HS효성첨단소재에 집중돼 있다. 타이어 수요와 탄소섬유 가격 등 소재 업황이 그룹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이 성장하면 소재와 IT 인프라로 그룹 수익원을 나눌 수 있다. HS효성이 이 회사를 단순한 전산장비 판매 계열사가 아니라 그룹의 AI·데이터 사업 중심으로 키우려는 배경이다. 다만 HS효성과 히타치 밴타라가 지분을 각각 50% 보유하고 있어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의 이익 전부가 그룹에 귀속되는 것은 아니다. 히타치 제품과 기술에 기반한 사업 구조 역시 안정적인 제품 경쟁력을 제공하는 동시에 독자 사업 확장의 범위를 좌우하는 요소다. ◇ 'AI 수혜' 확인하려면 매출 구분 필요 현재 실적만으로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을 AI 기업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회사 매출의 중심은 여전히 기업용 스토리지 판매와 시스템 구축, 기술지원이다. 지난해 매출이 3000억원을 넘어섰지만 AI 플랫폼과 프라이빗 클라우드, 기존 스토리지 사업의 매출이 각각 얼마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최근 실적 증가가 AI 관련 신규 수주에서 발생한 것인지, 기존 장비 교체와 데이터센터 증설의 영향인지도 외부에서 구분하기 어렵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모든 인프라 업체에 같은 수준의 성장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GPU와 서버, 스토리지 시장에는 글로벌 제조사와 국내 대형 IT서비스 기업, 클라우드 사업자들이 동시에 진입해 있다. 기업들이 자체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대신 외부 퍼블릭 클라우드를 선택하면 프라이빗 AI 시장의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느릴 수 있다. 반대로 보안과 데이터 주권이 중요한 금융·공공·제조업을 중심으로 자체 구축 수요가 늘면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의 고객 기반이 경쟁력이 될 수 있다. 향후 사업 성과를 판단하려면 AI·클라우드 매출 비중과 신규 고객 수, 서비스·소프트웨어 매출 증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유지보수 수익을 살펴봐야 한다. 장비 판매에서 끝나지 않고 AI 시스템의 운영과 관리까지 맡아 지속적인 매출을 만들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올해 전략의 방향을 'AI 도입'보다 'AI의 실제 성과'에 맞췄다. 기업이 AI 실험을 넘어 업무에 적용하려면 GPU뿐 아니라 데이터 저장과 관리, 보안, 복구, 운영체계가 함께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HS효성의 첫 2년은 기존 자동차 소재를 지키면서 실리콘 음극재에 진출하고, 베트남을 중심으로 탄소섬유 생산체계를 확대하는 시간이었다. 그와 별도로 40년 된 IT 계열사도 스토리지에서 AI 인프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HS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이 AI 시대의 그룹 내 두 번째 성장축이 될지는 기존 스토리지의 안정적인 이익을 유지하면서 AI·클라우드 사업을 별도의 매출원으로 키울 수 있느냐에 달렸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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