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국내 거주 외국인 220만명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종합 금융서비스를 출시했다. 국내 고객들과 동일한 수준의 서비스를 외국인 고객에게도 제공하겠다는 목표로, 통장과 카드, 해외 송금부터 다국어 상담, 보안, 생활편의 기능까지 총망라한 서비스를 공개했다. 카카오뱅크는 12일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에서 '외국인 서비스 프레스톡'을 열고 외국인 서비스 출시를 알렸다. 이 서비스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거주 외국인은 약 220만명으로 연평균 10% 이상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은 계좌 개설 과정에서 고객확인(KYC)과 해외납세의무 확인 등을 위해 서류를 제출하거나 영업점을 방문해야 하는 불편을 겪어왔다. 비대면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절차가 앱에서 완결되지 않거나 외국어 지원이 충분하지 않아 이용에 제약이 있었다. 카카오뱅크는 외국인 고객도 영업점 방문 없이 계좌 개설부터 상품 이용, 상담까지 모바일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비자 연장에 필요한 증명서 발급과 익숙한 통화로 잔액을 확인하는 기능도 마련했다. 먼저 '외국인통장'은 중국, 베트남 등 전 세계 200여개 국적 만 19세 이상 외국인이라면 누구나 개설할 수 있다. 개설 전 과정을 모바일에 최적화된 챗봇 방식으로 구현해 추가 심사가 필요하지 않으면 약 5분 만에 통장을 만들 수 있다. 재직증명서, 급여명세서, 거주자증명서 등 필요한 서류도 앱에서 제출할 수 있다. 외국인 전용 셀카 인증 시스템과 공공 마이데이터를 도입해 이름, 국적, 주소, 직업 등 정보 입력과 확인 절차를 간소화했다. 이체와 현금자동화기기(ATM) 입출금 수수료는 국내 고객과 동일하게 조건 없이 면제한다. 외국인 고객도 '모임통장'을 개설하고, 파킹통장인 '세이프박스'에 가입할 수 있다. 외국인 통장은 1인당 최대 2개까지 개설할 수 있다. '프렌즈 체크카드'도 제공한다. 국내 전용 카드를 발급해 국내 고객과 동일하게 평일 0.2%, 휴일 0.4%의 캐시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연말에는 해외에서도 결제할 수 있는 '프렌즈 체크카드'를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신용카드 서비스도 이용 가능하다. 지난 8월 신한카드와 협업해 출시한 PLCC(상업자표시신용카드) 상품인 '카카오뱅크 착붙 신한카드'를 신청할 수 있고, 개인사업자 고객은 '개인사업자 제휴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다. 해외송금도 보내기부터 받기까지 앱에서 할 수 있다. '해외송금 보내기'는 국내 1위 해외 소액 송금업체 한패스와 제휴해 약 200개국, 50여개 통화를 지원한다. 고객은 별도 앱으로 이동할 필요 없이 카카오뱅크 앱에서 한패스 회원가입 등을 거쳐 송금할 수 있다. '해외송금 받기'는 카카오뱅크가 직접 제공하며, 외국인 고객에게도 국내 고객과 동일하게 수취수수료를 조건 없이 전액 면제한다. 상품 가입과 고객 문의 채널 등 모든 화면에는 다국어 AI 번역을 적용해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로 제공한다. 1대1 영어 상담도 지원한다. 내년에는 지원 언어를 7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외국인 서비스 출시를 총괄한 배정호 카카오뱅크 외국인고객캠프장은 “AI 번역의 경우 A란 AI가 번역하고 B란 AI가 검증·수정해 C란 AI가 다시 번역하는 등 다양한 AI들이 힘을 모아 완성도 있는 번역을 제공하도록 구조화했다"며 “전문 번역원에 맡긴 결과와 비교했을 때, AI가 실수하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어떤 부분은 AI가 더 풍부한 금융지식을 바탕으로 맥락에 맞는 번역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또 AI 통번역 기술을 카카오뱅크 자체 기술로 적용한 것은 아니지만 카카오뱅크만의 노하우를 적용해 특허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보안 체계도 외국인 고객의 체류 특성과 인증 환경을 고려해 마련했다. 체류 기간이 만료된 외국인 계정이 악용되지 않도록 '외국인 체류기간 관리 프로세스'를 도입했고 외국인 전용 안면인증 시스템, 이상거래탐지 기능도 적용했다. 국내 고객에게 제공하던 'AI 스미싱 문자 확인'과 '명의도용 예방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국내 고객에게 제공해 온 AI와 생활 혜택 서비스도 외국인 고객으로 확대했다. 외국인 고객도 '카카오뱅크 AI'의 AI 검색과 AI 이체를 이용하고, '혜택 탭'에서 '매일 걷고 현금 받기', '서베이 참여하고 현금 받기' 등에 참여할 수 있다. '국민비서'를 이용해 과태료, 범칙금 등 각종 고지 내용도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외국인 서비스의 차별점으로 국내 고객과 앱을 분리하지 않은 점을 꼽았다. 배 캠프장은 “보통 은행들은 외국인 전용 앱을 따로 만드는데 그렇게 되면 한국인이 사용하는 앱과 서비스에 집중될 가능성이 커지고 한국인과 외국인 간 금융서비스 격차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카카오뱅크는 앱을 구분하지 않고 한국인이 쓰는 앱을 외국인에게도 그대로 적용해 출시와 동시에 50개가 넘는 서비스를 한번에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내년에는 예·적금, 오픈뱅킹, 대출비교 서비스를 추가로 출시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방한 외국인과 재외국민으로 고객군을 확대하고, 수신, 여신, 지급결제 분야의 서비스도 확장한다. 대출 상품의 경우 외국인 전용 신용평가모형 등 별도 인프라가 필요한 만큼 장기적인 과제로 삼고 있다. 배 캠프장은 “외국인 서비스는 수익적인 비즈니스 관점에서 시작했다기보다 외국인들의 불편과 불안을 덜어주고자 하는 포용적인 관점에서 시작한 것"이라며 “외국인 고객들이 많이 이용하게 되면 일간활성이용자수(DAU)나 수신 잔고 등은 당연히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