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종목 찾기가 더 어렵다”...상장사 844곳 올해 최저가

“살아남은 종목 찾기가 더 어렵다”...상장사 844곳 올해 최저가

국내 증시의 급락이 업종과 기업 규모를 가리지 않고 번졌다. 지난 한 주 상장사 3곳 중 1곳꼴로 장중 연중 최저가를 기록했고, 코스닥 시가 총액 상위 4개 종목도 나란히 올해 가장 낮은 종가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 하락과 함께 개별 종목의 가격 저점까지 광범위하게 낮아진 셈이다. 8일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장중 연중 최저가를 기록한 상장사는 844개다. 코스피 272개, 코스닥 572개로 전체 상장사 2659개의 31.7%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1.71%, 코스닥은 11.06% 하락했다. 연중 저점..

“1000억 쏟아붓는 은행들”...해킹 위협 속 안심해도 될까

잇따른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주요 은행들이 정보보호 예산과 전문인력 확충을 앞세워 보안 강화에 나서고 있다. 다만 과거에도 보안 예산을 편성하고도 실제 집행률이 저조했던 사례가 확인된 만큼 단순한 투자 규모 확대를 넘어 실질적인 보안 역량 강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내년 정보보호 예산을 1000억원대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보안 사고가 잇따르면서 은행권 전반에 정보보호 투자 확대 움직임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앞서 은행장들도 국정감사에서 보안 강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당시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은 AI를 활용한 해킹 가능성까지 고려해 충분한 예산과 인력을 확보하고 AI 기반 보안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호성 하나은행장 역시 보안 예산과 인력을 확대하고 AI 해킹에 대비한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하루 200건이 넘는 해킹 시도가 발생하고 있다며 금융당국 및 보안 유관기관과의 공조를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의 보안 투자 확대가 주목받는 것은 최근 금융권에서 개인정보 유출과 해킹 사고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공격 수법이 고도화하는 데다 금융회사 한 곳의 보안 취약점이 다른 금융회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국정감사에서는 동일한 공격자 IP가 여러 금융회사에서 확인됐다는 지적과 함께 금융권 전반의 보안 체계를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러나 예산을 얼마나 편성했는지만으로 보안 수준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지난해 정보보호 예산 집행률을 보면 하나은행은 100%였지만 KB국민은행은 58%, NH농협은행은 약 53%에 그쳤다. KB국민은행은 676억원의 예산 가운데 283억원을 집행하지 않았다. 미집행 예산에는 인증 시스템과 접근통제 개선 사업 관련 예산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정보보호 예산도 은행별 차이가 뚜렷하다. KB국민은행이 860억75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NH농협은행 801억3400만원, 하나은행 636억3500만원, 우리은행 615억6600만원, 신한은행 405억9100만원 순이었다. 신한은행은 전년보다 10.4%, 우리은행은 21.7% 줄었다. 은행별 투자 규모와 증감 폭이 엇갈리면서 예산 편성뿐 아니라 실제 집행 내역과 보안 투자 성과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는 금융권의 시각도 나온다. 앞으로 은행권 보안의 핵심 과제는 AI를 활용한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9월 AI 기반 해킹 위험을 경고했으며 금융보안원은 같은 달 AI 에이전트 공격 대응 훈련을 진행했다. AI 기술이 금융 서비스에 빠르게 도입되는 만큼 이를 악용한 공격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다. 금융당국도 금융회사의 취약점을 점검하고 보안 체계 개선을 주문하고 있다. 금감원이 금융회사 555곳을 대상으로 12개 항목을 점검한 결과 130곳 이상에서 보안 미흡 사항이 확인됐다. 금융회사들이 예산과 인력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취약점 점검과 개선을 상시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보안 투자 확대와 함께 외부 시스템 접근을 최소화하고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탐지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특히 AI 기반 보안 시스템을 도입하더라도 외부 노출을 줄이고 기본적인 접근통제와 인증 체계를 먼저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해킹 수법이 갈수록 정교해지는 만큼 보안 예산과 인력 확충뿐 아니라 실제 보안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가 중요하다"며 “투자가 취약점 개선과 사고 예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보안 체계 전반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20% 빠져도 개미는 샀다”...외국인 ‘등 돌린’ 삼전닉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둘러싼 투자자별 매매 방향이 뚜렷하게 갈렸다. 외국인이 지난 한 주 두 종목을 약 7조6000억 원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약 4조1000억 원을 순매수했다. 기관도 두 종목을 사들였지만, 외국인 매물이 집중되면서 주가는 각각 16%, 20% 넘게 떨어졌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6일 외국인의 유가 증권 시장 순매도 규모는 약 10조4000억 원이었다. 종목별로는 SK하이닉스가 5조4000억 원으로 가장 컸고 삼성전자가 2조2000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두 종목의 합산 순매도액은 약 7조6000억 원이다. 해당 기간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 전체 순매도 규모의 약 73%에 해당한다. 미국 중간선거 이후 AI 데이터센터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반도체 대표주에 매도가 집중됐다. 관련 종목으로도 매도세가 이어졌다. 삼성전기는 7833억 원으로 외국인 순매도 3위를 기록했고 삼성전자 우선주는 1564억 원이었다. 삼성SDI와 SK스퀘어도 순매도 상위권에 포함됐다. 외국인 지분율은 수년 전 수준으로 낮아졌다. 6일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율은 45.95%로 집계됐다. 2009년 7월 7일 45.83% 이후 약 17년 4개월 만에 가장 낮다. SK하이닉스는 48.27%로, 2021년 11월 22일 47.97% 이후 약 5년 만의 최저치였다. 주가 낙폭도 컸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22만5000원에서 이달 6일 18만8700원으로 3만6300원, 16.13% 하락했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141만8000원에서 113만2000원으로 28만6000원, 20.17% 떨어졌다. 개인 투자자는 두 종목을 집중 매수했다. 지난주 SK하이닉스 순매수액은 약 2조2000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전자도 약 1조9000억 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다. 삼성전기와 삼성전자 우선주, 삼성SDI, SK스퀘어 역시 개인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다. 기관은 SK하이닉스를 약 1조4000억 원 순매수했다. 기관 순매수 1위 종목이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2610억 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반도체 대표주 급락은 시장 전체의 변동성 확대로 이어졌다. 6일 코스피는 개장 직후 전장보다 8.78% 낮은 4911.28까지 밀리며 9개월 만에 장중 5000선을 밑돌았다. 개장 3분 33초 만에 1단계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해 거래가 20분간 중단됐고, 거래 재개 이후에는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됐다. 코스피는 이후 하락 폭을 일부 줄였지만 전장보다 6.02% 내린 5059.69에 마감했다. 코스닥은 5.03% 하락한 644.27로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의 평가는 수급 부담과 낮아진 주가 수준으로 나뉜다. 유안타증권은 외국인의 집중 매도와 강제 매도 우려가 하락세를 키웠다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미국 경제 지표 개선·달러 강세·금리 영향으로 외국인 수급 부담과 국내 증시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역사적 저평가 영역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대기업은 투자할 돈 넘치는데...중소기업 대출 76%가 ‘운영자금’

수출 대기업과 내수 중소기업의 실적 온도 차가 재무 건전성의 격차로 번지고 있다. 대기업은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영업이익과 투자 여력이 빠르게 개선되는 반면 중소기업은 경영활동에 필요한 운영자금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기업 규모별 이자 상환 능력 차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수준으로 확대됐다. 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대기업의 이자보상비율은 1882%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의 약 19배에 달한다는 의미다. 중소기업은 322%로 이자비용의 3배 수준에 머물렀다. 두 기업군의 격차는 1560%포인트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5년 1분기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이익이 금융비용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지난해 2분기에는 대기업 362%, 중소기업 226%로 격차가 136%포인트에 불과했다. 이후 지난해 말 345%포인트로 확대됐고 올해 1분기에는 864%포인트까지 커졌다. 불과 1년 사이 기업 규모별 이자 상환 능력의 차이가 가파르게 확대된 셈이다. 격차 확대의 중심에는 제조업 대기업의 실적 개선이 있다. 올해 2분기 제조업 대기업의 이자보상비율은 3903%로 전년 동기 440%에서 약 9배 뛰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수출 주력 업종의 영업이익이 급증하면서 금융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이 크게 높아진 영향이다. 제조업 중소기업도 같은 기간 이자보상비율이 263%에서 401%로 상승했다. 다만 대기업과 비교하면 개선 속도에 차이가 뚜렷하다. 중소기업의 수치가 높아졌다고 해서 자금 사정까지 충분히 회복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경기 둔화기에 부채 상환과 투자 축소를 선택하면서 이자비용 자체를 줄였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중소기업의 이자보상비율 상승을 영업 여건 개선만으로 해석하기 어렵고, 기업들의 재무구조 조정에 따른 결과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차이는 은행 대출의 용도에서도 확인된다. 5대 은행의 올해 9월 말 대기업 시설자금 대출 잔액은 75조803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6% 증가했다. 지난해 9월 말 65조3676억원이었던 잔액이 1년 만에 10조원 이상 늘었다. 기업들이 생산설비 확충과 사업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적극적으로 조달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중소기업의 시설자금 대출은 같은 기간 333조6350억원에서 337조8514억원으로 1.3% 늘어나는 데 그쳤다. 투자 목적의 자금 수요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대출 증가분은 사업 운영에 필요한 자금으로 몰렸다. 실제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해 9월 말 583조8656억원에서 올해 9월 말 601조3648억원으로 17조4992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13조2827억원이 '운전자금 대출' 증가분이었다. 전체 대출 증가액의 약 76%가 인건비와 원자재 구매 등 일상적인 경영활동에 필요한 자금으로 채워진 것이다. 대기업은 대출 증가세에서도 투자와 운영 목적이 비교적 고르게 나타났다. 같은 기간 대기업 전체 대출 잔액은 163조3677억원에서 194조3376억원으로 19% 늘었다. 시설자금 대출 증가율이 16%, 운전자금 대출 증가율이 21%로 두 항목 모두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은행권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대출 흐름이 엇갈리는 배경으로 자금 조달 여건과 투자 수요의 차이를 꼽고 있다. 대기업은 회사채 금리 상승으로 은행 대출을 통한 자금 조달을 늘리는 데다 생산적 금융 확대에 따른 은행권의 기업금융 공급도 확대되고 있다. 반면 중소기업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높은 대출금리 탓에 신규 투자에 소극적이다. 개인사업자 역시 상업용 부동산 시장 침체로 매입 관련 시설자금 수요가 줄면서 대출 증가세가 제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살아남은 종목 찾기가 더 어렵다”...상장사 844곳 올해 최저가

국내 증시의 급락이 업종과 기업 규모를 가리지 않고 번졌다. 지난 한 주 상장사 3곳 중 1곳꼴로 장중 연중 최저가를 기록했고, 코스닥 시가 총액 상위 4개 종목도 나란히 올해 가장 낮은 종가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 하락과 함께 개별 종목의 가격 저점까지 광범위하게 낮아진 셈이다. 8일 한국거래소 집계에 따르면 지난 2∼6일 장중 연중 최저가를 기록한 상장사는 844개다. 코스피 272개, 코스닥 572개로 전체 상장사 2659개의 31.7%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1.71%, 코스닥은 11.06% 하락했다. 연중 저점 기록은 6일에 집중됐다. 이날 장중 올해 최저가를 나타낸 상장사만 720개에 달했다. 코스피 서킷브레이커와 양 시장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한 날이다. 종가 기준으로도 이날 669개가 연중 최저가를 기록했으며, 주간 집계는 806개였다. 코스피에서는 자동차·방산·조선 등 주요 산업의 대표 종목들이 약세를 피하지 못했다. 현대차는 3일 27만7500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6일 66만 원에 마감해 올해 가장 낮은 종가를 기록했다. 두산에너빌리티 4만4700원, HD현대중공업 26만2500원, POSCO홀딩스 26만5000원, 한화오션 4만7350원도 연중 최저 종가였다. 이들 종목은 장중 가격 기준으로도 올해 저점을 새로 썼다. 증권주 역시 동반 부진했다. 미래에셋증권은 2만2150원, 한국금융지주는 12만1600원, 삼성증권은 7만4000원, 키움증권은 18만6400원으로 각각 연중 최저 종가를 나타냈다. 코스닥에서는 시가 총액 최상위 종목들이 일제히 밀렸다. 6일 기준 시총 1위 알테오젠은 20만500원, 2위 에코프로는 6만6200원, 3위 에코프로비엠은 8만3100원, 4위 레인보우로보틱스는 32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모두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종가다. 반도체 장비와 바이오 종목도 약세를 보였다. 리노공업은 4만6600원, 원익IPS는 6만6700원, 리가켐바이오는 5만8400원, 에이비엘바이오는 3만6050원으로 연중 최저 수준까지 내려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연중 최저가 대신 7개월 만의 장중 저점을 기록했다. 6일 삼성전자는 17만9200원, SK하이닉스는 108만9000원까지 하락한 뒤 낙폭을 일부 줄였다. 단기간 하락 강도를 보여 주는 20일 이격도는 종가 기준 삼성전자 87.59, SK하이닉스 86.96으로 집계됐다. 이격도는 주가가 이동 평균선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최근 평균 가격에 비해 하락 폭이 크다는 뜻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코스피 폭락 진정될까…외국인 수급·AI 불안에 촉각 [주간증시]

국내 증시가 급락 충격을 딛고 반등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 반도체주가 반등하면서 투자심리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와 인공지능(AI) 투자 위축 우려는 여전하다. 기업 실적 전망과 주가 사이의 괴리가 확대된 가운데 이번주 증시는 외국인 수급 변화에 따라 방향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6.0% 하락한 5060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도 5.0% 밀린 644선으로 내려앉았다. 미국 기술주 급락 여파로 코스피는 장중 5000선을 내줬고,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외국인은 이틀간 코스피에서 6조원 넘게 순매도하며 하락 압력을 키웠다. 다만 미국 증시에서는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반등이 나타나면서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 회복에도 기대가 모인다. 지난 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1.09%, 0.31% 상승한 반면 다우지수는 0.46% 하락했다. 엔비디아와 AMD, 마이크론 등 반도체주에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4.2% 뛰었다. 이번주 국내 증시의 첫 번째 변수는 외국인 매도세의 진정 여부다. 최근 급락은 AI 투자 축소에 대한 우려와 함께 글로벌 투자자들의 기술주 비중 조정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BNK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1492억달러(한화 약 203조5000억원)를 순매도했다. 글로벌 IT 업종의 시가총액 비중이 높아지면서 포트폴리오 조정이 진행됐고,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매도 대상에 집중됐다는 설명이다. 높아진 변동성도 부담이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이달 65.2%까지 상승했다. 반도체에 집중됐던 시장의 상승 동력이 하락 국면에서는 충격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 셈이다. 정부의 시장 안정 조치는 수급 부담을 덜어줄 변수다. 오는 9일부터 3개월간 증권사의 신용융자 담보비율 140% 유지의무가 면제된다. 주가 하락에 따른 반대매매가 추가 매도를 유발하는 악순환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다만 반대매매 자체가 중단되는 것은 아닌 만큼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될 경우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미국 기술기업의 자금조달 여건도 증시 방향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기업들의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기술주 전반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어서다. 하나증권은 증시 반등의 첫 번째 조건으로 기술기업의 신용스프레드 하락 전환을 제시했다. 신용스프레드는 기업이 돈을 빌릴 때 국채보다 추가로 부담하는 금리로, 이 차이가 줄어들수록 시장이 평가하는 기업의 신용위험과 자금조달 부담이 낮아졌다는 의미다.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들의 투자 확대가 이어지더라도 자금조달 부담이 완화돼야 투자심리가 회복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나증권은 미국 하이퍼스케일러의 투자 증가율이 올해 82%에서 내년 39%로 둔화하겠지만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 증가율은 17%에서 22%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 증가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현금창출력이 개선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AI 투자기업의 신용위험이 실제로 완화되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BNK투자증권도 미국 IT와 커뮤니케이션 업종의 신용스프레드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기업들의 자금조달 부담이 이어질 경우 반도체주 반등에도 증시 전반의 회복은 지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증시의 가격 매력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급락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 전망은 개선되고 있는 데다 코스피의 밸류에이션도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다만 반도체 업황과 외국인 수급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남아 있다. 시장에서는 급격한 하락세가 진정되면서 반등과 조정을 반복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고점 대비 48% 하락했다. 과거 주가가 40% 이상 급락했던 시기에는 12개월 예상 순이익이 평균 34% 하향 조정됐다. 현재 삼성전자의 예상 순이익이 471조원에서 311조원으로 낮아지는 상황까지 가정하더라도 주가에 상당한 우려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BNK투자증권 역시 국내 증시의 가격 매력에 주목했다.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4.1배까지 하락했다. 120일 이격도도 71.94%로 2000년 IT 버블 붕괴 당시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격도는 현재 지수가 일정 기간의 평균 지수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71.94%는 코스피가 최근 120일 평균보다 약 28%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다는 의미다. BNK투자증권은 반도체 실적 전망이 하향 조정되더라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메모리 공급 확대에 따른 가격 조정 가능성과 기술기업의 자금조달 부담이 남아 있어 추가 하락 위험을 배제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성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개별종목의 지수 영향력이 커지면서 KOSPI 변동성은 금융위기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IT 비중이 크게 증가하면서 외국인 매도가 반도체에집중되고 있다는 점이 주가하락을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향후 120일 이동평균선 하락을 고려하면 저점이 낮아지는 국면이 진행될 수 있으나, 하락 속도는 완만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즉 일방적인 하락에서 벗어나 반등이 나타나면서 속도 조절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대기업 대출 35조 늘 때 중소기업은 20조…지난달엔 ‘역전’

올 들어 5대 은행의 기업대출이 55조원 이상 증가했다. 대기업 대출 중심으로 증가 폭이 확대됐다. 정부의 생산적금융 기조와 대기업의 자금 수요가 맞물리며 은행들이 대기업 대출을 늘렸다는 분석이다. 다만 지난달에는 중소기업 대출 증가 폭이 대기업 대출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각 은행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900조4025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서만 55조6771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증가액인 25조6834억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었다. 대기업 대출이 증가세를 주도했다. 대기업 대출 잔액은 205조3072억원으로, 올 들어 35조80억원 늘었다. 지난해 동기 12조752억원이 늘어난 것에 비해 3배 가까이 확대됐다. 올해 채권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수월하지 않자 은행을 찾는 대기업이 늘어난 데다 정부의 생산적금융 기조까지 더해지며 은행이 대기업 대출을 적극적으로 확대했다는 분석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생산적금융은 첨단·미래 주력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산업을 주도하는 대기업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지고 중소기업와 협력사 등에 대해서는 낙수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들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대기업 대출을 선호하는 만큼 대기업 중심의 자금 공급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695조953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0조6691억원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조6081억원이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이 커졌다. 이 중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326조3709억원으로 올해 1조9384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년 동기에 16억원이 감소했던 것에 비해서는 공급이 확대됐다. 경기 부진 속에 은행들이 건전성 관리 등을 고려하면서 보수적으로 대출을 공급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도 은행들이 보증대출을 늘리고 신용평가를 개선하는 등으로 개인사업자 대출을 확대했다"며 “건전성 위험이 있는 만큼 무작정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단 지난달에는 중소기업 대출 증가 폭이 대기업 대출을 웃돌핬다. 지난달 중소기업 대출은 올 들어 가장 큰 5조222억원 증가했다. 올해 중소기업 대출은 감소했던 지난 6월을 제외하면 매월 1조~2조원대 증가세를 보였다.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액은 4215억원에 그쳐 중소법인 중심으로 대출이 확대된 것으로 해석된다. 대기업 대출은 지난달 3조8438억원 늘었다. 올해 가장 증가 폭이 컸던 전월(5조4888억원)보다는 줄었지만, 매월 1조~4조원대 증가세를 보인 만큼 비슷한 수준의 성장 흐름을 유지했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가계대출 공급이 위축된 상황에서 기업대출을 확대하면서 중소법인에 대한 자금 공급도 늘렸다"며 “우량 기업을 선별해 자금 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고물가로 주목 받는 무실적 카드…“편하게 혜택 받자”

전월 실적 조건 없이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하는 상품에 금융소비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지출 규모를 줄이면서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카드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7일 신용카드플랫폼 카드고릴라에 따르면 10월 넷째주 신용카드 인기 순위에서 51위였던 롯데카드의 'LOCA LIKIT 1.5'는 한 주만에 24위로 올라섰고, 이번주는 3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 가맹점에서 한도 없는 할인(국내 0.8%, 해외결제 1.5%)을 제공하고, 국내 5만원 이상 결제시 적용되는 2~3개월 무이자 할부도 실적 조건이 없다. 해당 카드 보다 연회비가 1만원 높지만 혜택이 강화된 'LOCA LIKIT 2.0'은 같은 기간 34위에서 8위로 도약했다. 우리카드는 전월 실적 및 한도 제한 없이 국내외 가맹점 이용액 1% 기본 적립되는 '더 쇼퍼'를 출시하는 등 무실적 라인업에 힘을 주고 있다. 더 쇼퍼는 온·오프라인 쇼핑과 멤버십 업종에서 특별 적립되고, 프리미엄 상품 특성에 맞는 바우처 제공과 해외여행 특화 서비스도 탑재했다. 국내외 가맹점 이용액 2%가 기본 청구할인(월 최대 10만원)되는 '카드의정석2 SUPER'를 필두로 대표상품군 '카드의정석2' 시리즈에서도 무실적 상품이 나오고 있다. 삼성카드의 'MILEAGE PLATINUM(스카이패스)'은 전 가맹점 이용액 1000원당 1마일리 적립, 백화점·주유·커피·편의점·택시 또는 해외가맹점/직구시 2마일리지 적립(선택 옵션) 등을 앞세워 꾸준히 상위권에 자리잡고 있다. 하나카드 'MOVING카드 ALLDAY모드', 신한카드의 'Simple Plan+', KB국민카드 '쿠팡 와우카드' 등도 대표적인 무실적 카드다. 체크카드에서는 인터넷뱅크와 간편결제 사업자가 눈에 띈다. 케이뱅크의 'ONE 체크카드'는 △대중교통 5000원 캐시백 △온·오프라인 0.6~1.1% 무제한 캐시백 △커피·편의점·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최대 5% 캐시백 등을 앞세워 2위, 최대 5% 캐시백과 모두의카드(K-패스) 환급으로 무장한 카카오뱅크의 '더 체크카드'는 3위를 차지했다. '네이버페이 머니카드'의 경우 해외 온·오프라인 2% 적립, 해외결제 수수료 면제, 네이버쇼핑 간편결제 최대 1.5% 적립을 비롯한 혜택을 담았다. 업계 관계자는 “무실적 카드는 최근 출시된 카드들이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범용성이 높아 서브카드로 활용되는 경향도 볼 수 있다"며 “내년에도 당국의 관리 목표(2%)를 대폭 상회하는 물가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지출 관리가 용이한 상품의 약진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美 ‘DNA 치료제’ 첫 승인…진원생명과학 “전략 틀리지 않았다” [마켓pro]

미국에서 DNA를 주사해 병을 치료하는 약이 처음으로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이 치료제를 개발한 이노비오는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하루 만에 주가가 3배가량 뛰었다. 20년 넘게 같은 기술을 연구해 온 진원생명과학도 들뜬 분위기다. 김경진 진원생명과학 대표는 와 만나 “그동안 DNA에 투자한 전략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입증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이노비오와 뿌리가 같은 진원생명과학은 이 치료제 생산에 자회사 VGXI 생산 기술이 쓰였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특허 침해 소송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진원생명과학은 상장폐지 이의신청과 유상증자 납입 등 당장 넘어야 할 고비도 적지 않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이노비오 파마슈티컬스의 '보세릭(VOCERYQ)'을 가속승인했다. FDA는 이 약을 미국 최초의 플라스미드 DNA 기반 면역치료제라고 소개했다. 다음 거래일인 지난 2일 미국 나스닥시장에서 이노비아 주가는 213.75% 올라 1.8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대상 질환은 재발성 호흡기 유두종증(RRP)이다.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감염돼 후두와 기도에 사마귀 같은 혹이 계속 자라는 희귀질환이다. 암은 아니지만 떼어내도 다시 자라 해마다 여러 번 수술을 받아야 하고, 그 과정에서 성대나 기도가 다치기도 한다. 보세릭은 몸이 스스로 바이러스와 싸우게 만드는 약이다. 바이러스 단백질의 '설계도'를 담은 고리 모양 DNA(플라스미드)를 어깨 근육에 주사하면서 전기 자극을 주면 DNA가 세포 안으로 들어간다. 세포가 설계도대로 바이러스 단백질 조각을 만들면 면역세포가 이를 보고 감염된 세포를 공격하도록 훈련된다. 수술로 혹을 떼어낸 뒤 9주 동안 4번 맞는다. 임상에서는 1년에 수술을 3번 이상 받던 환자 26명 가운데 7명(27%)이 투여 후 1년 동안 수술을 받지 않았다. 정문섭 진원생명과학 최고기술책임자(CTO)는 “26명이라는 적은 수인데도 승인을 내준 건 환자들에게 그만큼 이점(베네핏)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속승인은 일종의 조건부 허가다. 정 CTO는 “희귀질환이라 환자를 많이 모아 3상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일단 판매하면서 3상(확증임상)을 같이 하라는 개념"이라며 “확증임상에서 문제가 생기면 승인이 취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노비오는 올해 말까지 확증임상 계획 초안을 FDA에 내고 내년 중반까지 확정할 계획이다. 정 CTO는 이번 승인의 의미를 mRNA와 비교해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전에는 mRNA와 DNA가 엇비슷한 위치였는데 mRNA는 코로나 때 검증을 받았고 DNA는 받지 못했다"며 “이번 승인은 DNA도 상업화될 수 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준 근거"라고 강조했다. 진원생명과학과 이노비오는 인연이 깊다. 이노비오의 전신인 미국 VGX파마수티컬스는 2008년 DNA 생산 사업을 진원생명과학 계열의 VGXI에 넘겼다. 이후 두 회사는 역할을 나눴다. 이노비오는 신약 연구를 맡고, VGXI는 약의 원료인 DNA를 생산했다. 이노비오의 2009년 연차보고서에도 VGXI가 “이노비오의 모든 연구와 임상시험에 쓰이는 DNA 플라스미드를 생산·공급"한다고 적혀 있다. 정 CTO는 코로나19 백신 개발 전까지 두 회사의 DNA 백신은 기본 틀과 접종 기기가 같았다고 설명했다. 김경진 진원생명과학 대표는 “DNA 백신으로 미국 FDA 승인을 처음 받은 것이라 DNA 한 우물을 판 회사로서 굉장히 의미가 있다"며 “비록 경쟁사인 이노비오가 했지만 생산 기술은 우리가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승인은 진원이 연구한 가치와 그동안 전략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입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원생명과학은 이노비오가 개발한 보세릭에 VGXI의 생산기술이 쓰였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노비오는 2020년 VGXI와 관계가 틀어진 뒤 다른 위탁생산업체(CDMO)로 생산을 옮겼다. 정 CTO는 “처음 연구할 때는 VGXI 기술로 생산했는데 공장이 바뀌었는데도 품질 문제가 없다는 건 우리 생산 공정 기술이 다른 업체로 넘어간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할 수 있는 대목"이라며 “생산 기록(배치 레코드)만 보면 다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도 “이노비오는 연구 기업이고 우리는 생산 기업"이라며 “이번 승인 제품에 VGXI 제조 기술이 들어가지 않았나 상당히 의심된다"고 말했다. 그는 “생산 기술은 특허로 보호받고 있어 우리 기술이 침해됐다고 보고 소송을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기대와 별개로 진원생명과학이 당장 풀어야 할 숙제는 무겁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몽고메리카운티 법원은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이노비오가 낸 소송에서 진원생명과학과 VGXI가 약 1065억원을 물어주라는 궐석판결을 내렸다. 진원생명과학 자기자본의 2.6배다. 2020년 이노비오가 코로나19 DNA 백신 생산기술을 다른 공장으로 넘겨달라고 요구했고 VGXI가 거부하면서 시작된 소송이다. 궐석판결은 피고가 재판에 나오지 않아 원고 주장대로 내려지는 판결이다. 김 대표는 “이전 대리인 로펌이 수임료 미납을 이유로 사임해 변호사가 재판에 나가지 못했다"며 “새 변호사를 선임해 재심리를 신청하고, 안 되면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 여지도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양측 모두 돈이 없어 이겨도 받아낼 게 없다는 걸 안다"며 이노비오 측과 대화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노비오도 판결 직후 “피고의 재무 상태로 판결금 일부 또는 전부를 회수하지 못할 수 있다"고 밝혔다. 상장 유지도 갈림길이다.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진원생명과학이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한다고 결정했다. 회사는 19일까지 이의신청을 하고, 이후 20영업일 안에 열리는 상장공시위원회에서 다시 심의를 받는다. 관건은 150억원 유상증자다. 리볼트투자조합은 진원생명과학에 150억원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에 올라설 예정이다. 다만 궐석판결 여파로 납입일이 26일로 미뤄졌다. 김 대표는 “투자조합 출자자들에게 다 확인했고 무조건 납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텍사스 제1공장은 다시 가동에 들어갔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채권자에게 넘어간 제2공장(콘로)을 되사려면 12월 15일까지 3990만달러를 마련해야 한다. 증자 납입과 상장공시위원회 심의, 공장 환매 등 연말까지 이어지는 일정이 DNA 의약품 시대의 문턱에서 진원생명과학의 앞날을 가를 전망이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미래에셋증권, 고객 및 임직원 정보 유출…3만9천명 규모

금융권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에서 고객과 임직원 약 3만9000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고객 계좌번호에 이어 임직원과 퇴직자, 외주직원의 성명과 연락처, 암호화된 비밀번호 등도 외부에 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지난 4일 회사 모바일웹의 휴대폰 인증 로그인 서비스에 외부의 비정상적인 접근이 발생해 고객 약 3800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유출된 정보는 미래에셋증권에 개설된 계좌번호다. 회사는 예금주명 등 다른 정보는 유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5일에는 사내 그룹웨어(mi-global)에 대한 외부 공격으로 임직원 개인정보 유출 사고도 발생했다. 유출 대상은 퇴직자와 외주직원을 포함해 약 3만5255명이다. 유출 항목은 성명, 사번, 이메일 주소, 휴대전화 번호, 암호화된 비밀번호 등이다. 구체적인 유출 항목은 대상자별로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미래에셋증권은 고객과 임직원에게 각각 사과문을 내고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해야 할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회사는 각 사고를 인지한 뒤 해당 서비스와 서버의 네트워크 연결을 차단해 추가 접근을 막은 상태다. 현재는 그룹웨어와 관련 모바일 서비스의 외부 연결을 차단한 상태에서 취약점을 점검하고 있다. 외부에서 접속할 수 있는 사내 시스템 전반으로 점검 범위도 확대했다. 회사는 유출된 정보를 악용한 피싱과 스미싱 가능성에 주의를 당부했다. 고객에게는 회사를 사칭한 전화와 문자, 이메일에 유의하고 비밀번호와 OTP, 문자 인증번호 등을 알려주지 말라고 안내했다. 임직원에게도 동료나 회사를 사칭한 의심스러운 메시지의 링크를 누르거나 첨부파일을 실행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고객과 임직원의 피해 신고 및 문의를 고객센터를 통해 접수하고 있다. 아울러 회사는 손해배상 청구, 법정손해배상 청구, 분쟁조정 신청 등 고객 및 임직원의 피해구제 및 권리 행사 방법도 안내했다. 회사 측은 “정확한 사고 경위와 유출 범위를 신속히 확인하고, 추가로 확인되는 사항과 필요한 보호조치를 안내하겠다"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시스템의 보안 취약점을 보완하고 접근통제와 이상행위 탐지 체계를 점검·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은행권, 청년 창업기업에 금융지원 확대…초기 자금난 해소 나선다

청년 창업기업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은행권의 금융지원이 확대되고 있다. 담보와 신용도가 부족해 사업 초기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 기업을 대상으로 보증 지원과 금리 감면, 보증료 면제 등 금융 혜택을 제공하며 창업 생태계 활성화에 힘을 싣는 모습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등 주요 은행들은 신용보증기금 및 기술보증기금과 협력해 청년 창업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단순 대출 공급을 넘어 보증기관과의 협약을 통해 금융 문턱을 낮추고 초기 기업의 자금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 보증기관과 손잡고 2000억원 규모 금융지원 KB국민은행은 이날 신용보증기금 및 기술보증기금과 '청년창업 희망사다리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청년 창업기업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창업 초기 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KB국민은행은 두 보증기관에 각각 특별출연금 50억원과 보증료 지원금 9억원씩 총 118억원을 출연한다. 이를 바탕으로 약 2000억원 규모의 협약보증서를 담보로 한 대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지원 대상은 대표자가 만 17세 이상 39세 이하이면서 창업 후 7년 이내인 기업이다. 지원 기업에는 3년간 보증비율 100%를 적용하고 보증료 전액을 지원한다. 담보력이 부족한 청년 창업기업도 상대적으로 낮은 금융 부담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우리은행도 앞서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에 특별출연해 총 2000억원 규모의 보증 지원에 나섰다. 두 기관이 각각 1000억원씩 보증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지원 대상은 대표자 또는 실제 경영자가 만 17세 이상 39세 이하인 창업 7년 이내 기업이다. 기업당 최대 3억원의 운전자금을 지원하며 최초 3년간 보증비율 100%를 적용한다. 우리은행은 보증료 지원과 함께 전자금융 수수료 면제, 금리 우대 등 추가 혜택도 제공한다. IBK기업은행은 정책금융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지원 범위를 넓혔다. 지난 8월 신용보증기금과 협약을 맺은 데 이어 지난달 30일 기술보증기금과도 '유망 청년 창업 활성화를 위한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기업은행은 기보 보증서를 발급받은 유망 청년 창업기업을 대상으로 기업당 최대 30억원 한도에서 운전자금과 시설자금을 지원한다. 최대 1.5%포인트의 금리 감면과 보증료 우대 혜택도 제공한다. ◇ 생산적 금융 확대…창업 초기 성장 기반 마련 은행권의 청년 창업 지원은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혁신 기술과 사업 아이디어를 갖췄지만 담보나 신용도가 부족해 금융권 문턱을 넘기 어려운 초기 기업에 자금을 공급해 실질적인 성장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보증기관과의 협약을 통한 금융지원은 은행의 자금 공급과 정책금융기관의 보증 역량을 결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보증비율을 높이고 보증료와 대출금리를 낮춰 초기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금융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별 지원 방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청년 창업기업의 자금 조달 부담을 낮추고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마련하도록 돕는다는 방향은 같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2000억원 규모의 보증 지원을 통해 운전자금 공급에 나섰으며, 기업은행은 기업당 최대 30억원의 한도를 바탕으로 시설자금까지 지원 범위를 넓혔다. 다만 금융지원이 실제 창업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려면 자금 공급 이후의 지원도 중요하다. 창업 초기에는 운영자금뿐 아니라 사업 확장과 기술 개발, 판로 확보 등 다양한 수요가 발생하는 만큼 금융지원과 비금융 지원을 연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청년 창업기업은 성장 가능성이 높더라도 초기에는 담보와 신용 부족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보증기관과 연계한 금융지원이 창업기업의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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