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기대∙걱정 시기상조”... 재건축 속도 낸 잠실 주공5단지 가보니

[르포] “기대∙걱정 시기상조”... 재건축 속도 낸 잠실 주공5단지 가보니

부식된 흔적이 가득한 낡은 아파트 외벽. 일부 저층 세대에는 덩굴이 외벽을 타고 무성하게 올라가 있었다. 10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직접 찾은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는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고 있었다. 단지 곳곳에는 재건축 사업시행계획인가 승인을 축하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잠실 주공5단지는 1977년 지어져 올해로 49년을 맞은 서울 강남권의 대표적인 노후 대단지다. 1996년 재건축 추진위원회 구성 이후 주민 간 이견과 제도 변화 등을 거치며 장기간 계류됐다가 이달 1일 송파구 서강석 구청장이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서리풀 주민들 LH에 강력 경고…“55년 희생 외면 말라”

“공공주택을 짓지 말자는 것이 아닙니다. 55년 동안 그린벨트로 희생한 사람들에 대한 대책부터 내놓으라는 것입니다." 서울 서초구 서리풀 공공주택지구 개발을 둘러싼 갈등이 행정소송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민대책위원회는 공공주택 공급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원주민 재정착 대책과 정당한 보상, 충분한 주민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10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리풀 공공주택지구는 서울 서초구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해 약 2만 가구를 공급하는 정부 핵심 주택공급 사업이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2월 서리풀1지구에 이어 지난달 서리풀2지구를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최근 이성훈 사장 취임 이후 착공 시기를 1년 이상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주민대책위는 전략환경영향평가와 주민 의견수렴 절차가 충분하지 않았고, 원주민 재정착과 보상 방안도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며 일부 주민들이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공공주택지구 지정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권영은 주민대책위 사무국장은 이번 소송이 사업 자체를 막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지구 지정 과정의 적법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사무국장은 “전략환경영향평가와 주민 협의, 문화유산 보전 등 여러 절차가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소송을 제기했다"며 “사업을 무조건 반대하려는 것이 아니라 관련 절차가 법과 원칙에 따라 진행됐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보상 기준이나 원주민 재정착 방안이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장물 조사부터 추진되는 점을 우려했다. 권 사무국장은 “주민들은 앞으로 어떤 기준으로 보상을 받고 어디에서 다시 살아가게 되는지 아직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한 상태"라며 “재정착과 보상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없이 조사부터 진행되면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최성희 주민대책위원장은 인터뷰 내내 개발 자체보다 '55년 동안 이어진 희생'을 먼저 이야기했다. 최 위원장은 “정부는 수십 년 동안 이곳을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어두며 서울의 허파라고 설명해 왔다"며 “환경 보전을 이유로 재산권 행사를 제한해 놓고 이제 와서 공공주택을 짓겠다며 주민들에게 떠나라고 하는 것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 세대부터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원주민들은 개발제한구역 지정 이후 재산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고 생업 선택의 폭도 넓지 않았다"며 “국가 정책에 협조하며 살아왔는데 정작 개발이 시작되자 주민 희생에 대한 대책보다 공급 계획만 먼저 논의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다만 공공주택 공급의 필요성 자체는 인정했다. 최 위원장은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 공급이 필요하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한다"며 “공공주택 공급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공익사업으로 희생하는 원주민들도 개발 이후 이 지역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마련해 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익사업이라면 공익을 위해 희생한 주민들의 재정착 권리를 먼저 보장하는 것이 순서"라며 “삶의 터전을 잃는 문제를 단순히 보상금 지급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토지를 제공한 주민들이 정작 개발이 끝난 뒤에는 이 지역에서 다시 살 수 있을지조차 불확실하다"며 “국가 정책에 협조한 결과가 삶의 터전을 잃는 것이라면 어느 주민이 납득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주민들과 충분히 협의하고 신뢰를 쌓았다면 지금처럼 행정소송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일방적으로 사업을 서두르기보다 주민들과의 대화를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대책위는 지난 9일 작성한 '서리풀1지구 주민 요구사항'을 통해 공공주택 공급계획 재검토를 포함한 7개 요구안을 관계기관에 전달했다. 대책위는 현재 계획안을 기준으로 공공성 주택 공급 비율이 약 80% 수준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를 재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공공임대주택 비율을 조정하고 일반분양 및 원주민 재정착 물량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은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누구보다 잘 안다"며 “하지만 원주민이 배제된 공급 정책은 또 다른 갈등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토지를 제공한 주민들이 기존 생활권에서 안정적으로 다시 정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이 마련된다면 지금과 같은 갈등도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민대책위는 단순히 사업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서리풀1지구의 개발 방향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규모 주택 공급에 그치기보다 인근 양재 AI 미래융합 혁신특구와 연계한 연구·업무·주거 복합도시로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재만 주민대책위원장은 “서리풀1지구가 주택만 밀집한 베드타운으로 조성돼서는 안 된다"며 “양재 AI 미래융합 혁신특구와 연계해 자족용지와 업무시설, 미래산업 기반시설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주택 공급과 미래산업, 자족 기능, 원주민 재정착이 함께 이뤄지는 새로운 공공개발 모델을 만들 필요가 있다"며 “서울의 마지막 대규모 전략개발지라는 입지적 잠재력을 충분히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민대책위는 경부고속도로 양재나들목(IC) 이후 서리풀1지구를 통과하는 구간의 지하화 또는 상부공원화도 요구하고 있다. 고속도로로 단절된 생활권을 연결하고 도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최 위원장은 “사업 기간을 무리하게 단축하면서 개발을 추진하면 한 번 훼손된 자연환경과 공동체는 되돌리기 어렵다"며 “정부는 서민 주거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뿐 아니라 개발 이후 도시의 모습과 주민들의 삶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대책위는 서리풀1지구 내 일부 구거부지와 도로부지가 개인에 의해 무단 점유돼 주민 통행에 불편을 주고 있다며 서초구의 실태조사와 행정조치도 요구했다. 대책위는 일부 하천부지와 도로부지가 막히면서 통행 불편뿐 아니라 안전사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며 관계 법령에 따라 점유 실태를 조사하고 통행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사업계획 수립과 추진 과정에서 주민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서초구가 국토교통부와 LH, 서울시 사이에서 적극적인 행정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대책위는 앞으로도 행정소송과 별도로 국토교통부와 LH, 서초구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전략환경영향평가의 적정성과 개발제한구역 해제 절차, 주택 유형별 공급 비율, 원주민 재정착 방안 등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주민들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고 하지만 현재 구체적인 소송 내용은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택지사업은 법적 절차에 따라 추진되는 사업인 만큼 절차상 하자가 있을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소송이 진행되더라도 집행정지나 가처분 결정이 없는 이상 토지이용계획 수립과 지구계획 등 후속 절차는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며 “현재 목표인 2028년 착공 일정에 맞춰 사업을 진행하면서 주민들과도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주민들이 제기한 지구지정 절차와 전략환경영향평가 적법성 논란에 대해서는 “위법 여부는 소송 과정에서 판단될 사안"이라면서도 “주민설명회와 협의체 구성 등 관련 절차는 법령에 따라 진행해 왔으며, 절차를 지키지 않고 사업을 추진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공주택 공급도 법과 제도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추진되는 사업"이라며 “주민 의견을 경청하면서 대안을 찾을 수 있는 부분은 적극 소통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2개월 만에 토허 신청 40% 급감…강남 가격상승률은 3.1% ‘쑥’

6월 서울 토지거래허가 신규 신청건수는 감소했지만 신청 가격은 토허 지정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서울 전반에 가격 상승세가 확대되는 가운데 강남3구·용산구의 가격상승률은 3%를 웃돌며 강세를 이어갔다. 10일 서울시는 6월 서울 아파트 토허 신규 신청 건수가 5382건이라고 밝혔다. 이는 신청이 가장 많았던 4월(8925건) 대비 39.7%, 전월(6043건) 대비 10.9% 감소한 수준이다. 지난해 10월 서울 전역 토허제 시행 이후 올해 6월 말까지 누적 신청 건수는 총 4만8564건이다. 토허 신규 신청 건수가 감소하는 이유에 대해 시는 5월에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영향으로 신청 건수가 4월 대비 32.3%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6월에도 감소세가 이어져 5월 말에 시행된 세입자 있는 주택에 대한 실거주 의무 유예 제도로 인한 거래증가효과는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봤다. 6월 주간 일평균 토지거래허가 신청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유예 발표 이전 수준으로 감소했다. 시는 “중과유예 종료를 앞두고 일시적으로 집중됐던 신청 수요가 감소했다"며 “7월 세제개편을 앞두고 시장 참여자들이 거래를 유보하며 관망세를 보인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권역별 토허 신청 동향을 보면 강남3구·용산구 비중은 감소한 반면 강북권 중심의 거래 비중은 확대됐다. 강남3구 및 용산구 신청 비중은 5월 16.7%에서 6월 13.0%로 감소했다. 반면 강북권 10개구 비중은 41.5%에서 46.2%로 증가했다. 시는 양도소득세 중과유예 종료 이후 강남권의 절세 목적 거래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거래수요는 상대적으로 대출 부담이 적은 실수요 중심 거래가 많은 강북권·외곽지역으로 이동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한강벨트 7개구 비중도 23.9%에서 22.3%로 소폭 감소했다. 서남권은 18.5% 수준으로 전월과 유사한 비중을 유지했다. 6월부터 시행된 '세입자 있는 주택 실거주 의무 유예 신청'은 총 279건으로 전체 신청의 5.2%를 차지했다. 권역별로는 강북권 10개구가 115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한강벨트 7개구 72건, 강남3구·용산구 65건, 서남권 4개구 27건 순이다. 허가신청 중 실거주 유예 신청 비율은 강남3구·용산구가 9.3%로 가장 높았고 한강벨트 6.0%, 강북권 4.6%, 서남권 2.7% 순이다. 6월 한 달 간 접수된 서울 전체 토허 신청가격은 전월 대비 2.67% 상승했다. 이는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토허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시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출회된 절세 목적의 급매물은 대부분 소화됐다고 봤다. 급매 거래가 마무리되고 기존 호가를 유지한 일반매매 거래가 증가하면서 실수요 중심의 매수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서울 전역으로 상승세는 확대되는 모양새다. 그중에서도 강남3구·용산구의 전월대비 변동률은 3.10%로 서울 전체의 상승세를 견인했다. 한강벨트 7개구 역시 상급지 선호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며 전월 대비 1.89% 상승했다. 강북권 10개구는 전월대비 2.86%, 서남권 4개구는 2.89% 상승했다. 시는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실수요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비강남권 상승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이 같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흐름에 대해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규제와 상관없이 실수요자들의 대기수요는 늘 존재한다"며 “강남3구·용산구의 가격상승률이 높은 것은 매수 대기 수요에 비해 매물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 교수는 “토지거래허가제는 사실상 주택거래허가가 됐다"고 지적하며 “허가를 받아야만 살 수 있으니 매물은 귀해지고, 실수요자들은 더 묶이기 전에 사야 한다며 진입하니 규제를 해도 가격이 계속 오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르포] 소각장 백지화에도 오세훈 시장에게 등돌린 ‘상암 민심’

“엄청 좋아요"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 월드컵파크 4단지 놀이터 앞 벤치에서 만난 A(61,여)씨는 상암동 신규 소각장 무산 소식에 대해 활짝 웃으며 위와 같이 말했다. 이후 단지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만난 B(72,여)씨 또한 “잘 해결되어 다행이죠"라며 안도감을 나타냈다. B씨는 “공기질이나 여러 가지 건강에 안 좋으니까…걱정이었죠" 라며 “다행이죠 정말"이라고 거듭 말했다. 비가 내리고 그치기를 반복하던 한여름의 상암동 아파트 단지 안은 평화로웠다. 산책하러 나온 주민들과 놀이터에서 뛰노는 아이들, 그 곁을 지키는 어머니들의 모습은 여느 동네와 다름없는 일상이었다. 하지만 마포구 신규 소각장 문제로 이곳은 몇 년 동안 갈등의 최전선이었다. 3년 넘게 상암동을 뒤흔들었던 '신규 소각장 건립'이 전격 무산된 이후,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의 얼굴에는 안도감이 가득했다. 상암동의 소각장 갈등은 지난 202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서울시는 마포구 기존 소각장 인근에 하루 1000톤 규모의 신규 광역소각시설을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서울시는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에 대비하기 위한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마포구 주민 중심으로 구성된 '마포소각장백지화투쟁본부'는 위원회 구성 위법성을 이유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2025년 1월 법원은 입지 선정 과정에 절차상 하자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후 서울시는 2심에서도 패소했다. 결국 2026년 3월 서울시는 상고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신규 소각장 사업은 사실상 백지화됐다. 사업은 백지화됐지만, 지난 3년간 주민들이 겪은 심적 고통과 소외감은 깊었다. 앞서 만난 A(61.여)씨는 “우리는 서울시민이 아닌가"라고 말하며 당시 마포구 소각장 선정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A씨는 “이미 (상암에 소각장이) 하나 있는데 또 하나를 들여온다는 건 형평성에 안 맞는 거 아니냐"라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강남 집값만 신경쓰는 거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에너지경제신문은 상암 월드컵파크 2단지로 이동하는 산책로를 걷다 '상암 토박이'라는 분을 만났다. 93세 할머니 C씨는 마포구 소각장이란 말을 듣자마자 “절대 반대였지"라며 격하게 반응했다. C씨는 “우리 만나러 가서 데모하고 그랬는데"라고 말하며 “또 짓는다 하면 가만 안둘거야"라며 마포 소각장에 대한 반대 의견을 강하게 드러냈다. 2단지로 들어가는 입구 앞에서 만난 D(34‧여)씨는 “저 조리원 들어갔을 때는 주민분들 막 입구에 모여가지고 밤인데도 시위 하고 그랬었어요" 라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런 상암동 민심이 이번 6.3 지방 선거에서 오세훈 후보에 대한 상암동의 낮은 표심에 영향을 미쳤을까. 주민들의 반응을 조심스러웠지만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앞서 만난 D씨는 “영향이 없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소각장이 낮은 표심에 영향을 미친 것 같냐는 질문에 2단지 입구에서 나오던 E씨(45‧남)은 “그런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라고 답했다. 실제 제9회 지방선거 결과에서 국민의 힘 오세훈은 최종적으로 당선됐지만, 상암동에선 고전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분석 결과 상암동에서 오세훈 후보의 득표율은 41.39%(6014표)에 그친 반면,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는 55.37%(8046표)를 얻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13.98%에 달했다. 오 시장이 마포구 내에서 패배한 7개 동(합정·망원1·망원2·연남·성산1·성산2·상암) 중 상암동의 격차가 가장 컸다. 두 번째로 격차가 컸던 망원2동(12.10%차이)이나 연남동(4.67%차이)과 비교해도 상암동의 격차가 가장 크다. 상암동 소각장 이슈가 불거지기 전인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당시 오세훈 후보는 상암동에서 7223표를 얻으면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후보(5163표)를 제치고 최종 당선됐다. 오세훈 후보가 처음부터 상암동에서 고전하던 후보는 아니였다는 뜻이다. 소각장 이슈 이후 아파트 값이나 주택 거래량의 변화가 있는지 묻기 위해 상암 월드컵파크 단지 내에 위치한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한 공인중개사를 만났다. 공인중개사는 “소각장은 집 매매엔 생각보다 큰 영향이 없는 거 같다"며 “대부분이 전월세가 60%이상이다. 상암은 가격적으로 싸다는 메리트가 크기 때문에 필요하면 들어오고 나간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후 6.3 지방 선거 결과에 대해선 “투표에는 영향이 있다. 원래 오세훈 시장이 상암동에서 인기가 되게 좋았다"며 “그런데 약간 정치적으로 강남권에서 표를 얻기 위해서 이쪽(상암동)에 소각장을 밀어붙이고 미움을 산건 사실이다. 여기(상암)선 (오세훈 시장을) 많이 지지하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이지민 인턴기자 lalalisa6983@gmail.com

[르포] “하이엔드도 이젠 싫어”…반포 재건축 ‘울트라’ 하이엔드 경쟁

“디에이치 이제는 너무 많잖아요. 반포만의 이름이 있어야죠."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 건설 현장. 공사장 펜스에는 현대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THE H)'가 적용된 조감도가 걸려 있었지만, 인근 공인중개업소에서 가장 많이 나온 이야기는 공사 진행 상황이 아닌 단지명이었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는 당초 현대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에 최상위 아파트를 의미하는 '클래스트'를 결합한 '반포 디에이치 클래스트'를 단지명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이름이 지나치게 길다는 의견이 이어지면서 단지명 논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후 건설사의 '디에이치'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과 아예 시공사 브랜드를 제외한 독자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는 조합원 의견이 맞서고 있다. 최종 단지명은 오는 9월 조합원 총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반포역 인근 공인중개업소에는 재건축 관련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었다. 한 공인중개사는 “예전에는 디에이치나 래미안 같은 건설사 브랜드만 붙어도 프리미엄이라고 생각했지만 요즘은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하이엔드 브랜드가 여러 곳에 적용되다 보니 반포만의 독자적인 이름을 원하는 조합원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반포에서는 건설사 브랜드보다 단지 고유의 정체성을 강조한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디에이치 클래스트 바로 옆에 위치해 있는 '래미안 트리니원'의 단지 상가가 대표적이다. 삼성물산이 반포주공 1단지 3주구를 재건축 해 오는 8월 7일부터 입주를 시작하는 래미안 트리니원은 단지 내 상가에 아파트 브랜드인 '래미안'이 아닌 '나인반포(NINE BANPO)'라는 독자적인 브랜드를 선보였다. 이는 건설사 브랜드 대신 지역명을 전면에 내세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반포라는 지역의 상징성과 희소성을 강조해 단지 자체를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강남에서는 이름도 자산"이라며 “같은 입지라도 어떤 이름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향후 시장에서 받는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건설사 브랜드보다 지역성과 희소성을 담은 이름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조금씩 생기고 있다"고 귀띔했다. 반포의 변화는 단지명에만 그치지 않는다. 디에이치 클래스트 바로 옆에 위치한 반포주공1단지 3주구를 재건축한 '래미안 트리니원'은 최근 강남권 재건축의 새로운 성공 사례로 꼽힌다. 래미안 트리니원은 일반적인 재건축처럼 용적률을 최대한 높여 사업성을 확보하기보다 임대주택을 두지 않는 준 일대일 재건축 방식을 선택했다. 용적률과 건폐율을 낮추는 대신 넓은 동간 거리와 쾌적한 주거환경을 확보하는 데 집중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해 이름값을 높이는 것보다 재건축 시공 퀄리티 자체를 높이는 고품질 전략이 근본적으로 아파트 자산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택업계에선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의 단지명 논란도 같은 흐름으로 해석하고 있다. 과거에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하는 것이 프리미엄의 상징이었다면, 이제는 얼마나 특별한 정체성을 갖느냐가 새로운 경쟁력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오는 9월 조합원 총회에서 어떤 이름이 선택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현장에서 만난 인근 주민들은 하나같이 이름도 결국 자산이라고 입을 모았다. 반포 재건축은 이제 단순히 아파트를 새로 짓는 사업이 아니다. 브랜드를 넘어 단지만의 가치를 만들고, 희소성을 설계하는 경쟁이 시작되고 있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길나현 인턴기자 khilnayheon@gmail.com

[르포] “기대‧걱정 시기상조”... 재건축 속도 낸 잠실 주공5단지 가보니

부식된 흔적이 가득한 낡은 아파트 외벽. 일부 저층 세대에는 덩굴이 외벽을 타고 무성하게 올라가 있었다. 10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직접 찾은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는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고 있었다. 단지 곳곳에는 재건축 사업시행계획인가 승인을 축하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잠실 주공5단지는 1977년 지어져 올해로 49년을 맞은 서울 강남권의 대표적인 노후 대단지다. 1996년 재건축 추진위원회 구성 이후 주민 간 이견과 제도 변화 등을 거치며 장기간 계류됐다가 이달 1일 송파구 서강석 구청장이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승인하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사업시행인가는 재건축 절차에서 이른바 '8부 능선'으로 불리는 핵심 단계로, 향후 관리처분과 이주, 철거, 착공, 일반분양 등 후속 절차가 이어질 예정이다. 주공5단지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일대 35만8077㎡ 부지에 지하 4층~지상 최고 65층 규모, 총 6411가구의 대단지로 재탄생한다. 주택용지에는 최고 49층 4942가구, 복합용지에는 최고 65층 1469가구가 들어서며 판매·업무·문화시설이 결합된 복합 랜드마크도 함께 조성된다. 30년 넘게 계류된 사업에 속도가 붙었지만, 입주민들의 반응은 차분했다. 주공5단지에 50년 넘게 거주했다는 80대 조합원은 사업시행계획인가 소식에 “재건축 소식은 하도 오래 전부터 언급된 이야기라 덤덤하다"고 말했다. 이곳에 전세로 8년째 거주 중인 50대 입주민은 “재건축이 빨리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 아직 진행될 과정이 많으니 고민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의 제기라도 들어오면 설계 변경이 이뤄질 수도 있고, 앞으로 수 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향후 이주 계획을 두곤 노년층은 떠나고, 중장년층과 젊은층은 잔류를 택하는 분위기다. 노년층은 매도를 고려한다. 80대 조합원은 “재건축 후 입주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노인들은 대부분 그 전에 집을 팔고 나갈 것"이고 전했다. 젊은층과 중장년층은 이주 계획을 고민 중이다. 50대 조합원은 “이주 과정이 시작되면 위례 신도시의 전세로 잠시 옮길 생각"이라고 밝혔다. 강남권 전월세 시장을 감당할 여력이 없다고 밝힌 30대 조합원은 “이주 기간에는 부모님 댁에서 함께 지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또다른노후 대단지로 꼽히는 인근 은마아파트와 사업 시기가 겹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했다. 은마아파트 역시 20년 넘게 재건축 사업이 계류됐다가 지난 2일 사업시행계획인가가 승인됐다. 30대 조합원은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면 두 아파트 모두 비슷한 시기에 이주가 이뤄질 텐데, 서울시에서 이주 시기를 인위적으로 조정할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날 오후 잠실주공 5단지 재건축 정비사업 조합 사무실은 감정평가 신청서를 작성하기 위한 조합원들의 발길이 내내 이어지고 있었다. 조합 측은 사업 추진을 두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사무실에서 만난 한 조합 관계자는 “초고층 단지 재건축을 추진하는 (강남권) 사업 중 우리 단지는 사업 속도가 빠른 편"이라며 “순발력 있게 사업을 추진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압구정 2구역은 지난 2일 사업시행계획을 위한 통합심의를 통과했다. 3~5구역은 정비구역 지정을 완료하고 시공사 선정 등 절차에 돌입했다. 재건축 속도 기대감은 집값에도 반영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 분석 결과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82㎡는 지난달 16일 43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6월 16일 동일 평형 실거래가 40억7500만원이었으니 1년 만에 2억5000만원이 올랐다. 단지 내 부동산중개업소 공인중개사는 “재건축 후 전용 84㎡는 50억원 이상에 팔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는 다만 재건축 사업 후속 절차와 이에 따른 변수를 지켜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사업 추진이 더뎌지면 공사비 상승에 따른 사업성 악화가 재건축 사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공사비원가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 5월 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7% 오른 137.67을 기록하며 최고치를 경신했다. 8월부터 본격 적용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 주요 쟁점 중 하나다. 재초환은 재건축 사업으로 얻은 이익이 조합원당 8000만 원을 넘으면 초과 이익의 최대 50%를 국가가 거둬들이는 제도다. 서 교수는 “주공5단지에 재초환이 적용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며 “재초환이 적용된다면 추후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고해람 인턴기자 rhgofka123@gmail.com

서울시, 정비사업 ‘부시장 직할’…31만호 공급 속도전 본격화

서울시가 2031년까지 31만호 주택 착공 목표 달성을 위해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공정관리 체계를 부시장 직할로 격상하면서 주택 공급 속도전에 나섰다. 사업 지연 구역을 직접 관리하고 자치구와의 협업을 강화해 인허가 병목과 주민 갈등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이날 김성보 행정2부시장 주재로 25개 자치구와 함께 정비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하는 '특별 공정촉진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회의는 서울시 총괄 공정촉진책임관을 기존 건축기획관에서 행정2부시장으로 격상한 이후 처음 열리는 회의다. 서울시는 실무 중심 관리 체계를 넘어 부시장급이 직접 사업을 챙기는 방식으로 공급 속도를 한층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특별 공정촉진회의에는 김성보 행정2부시장을 비롯해 건축기획관 등 정비사업 핵심 간부와 25개 자치구 공정촉진책임관이 참석한다. 회의에서는 자치구별 재개발·재건축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사업이 지연되는 구역에 대한 공정 만회 방안을 집중 논의한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 '주택공급 촉진방안'을 발표한 이후 모두 17차례의 공정촉진회의를 운영하며 정비사업 속도 관리 체계를 구축해왔다. 시는 모든 정비사업 구역을 서울시 표준 처리기한에 따라 A등급(신속 추진), B등급(정상 추진), C등급(사업 지연)으로 구분해 관리하고 있다. 최근 15차례 점검 결과 사업 지연 단계인 C등급은 20% 감소했고, A등급은 9%, B등급은 11% 각각 증가하는 등 일정 부분 성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이러한 공정관리 체계가 인허가 지연과 행정 절차 병목을 조기에 해소하는 데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특히 자치구 협력 강화가 핵심 의제로 다뤄진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와 통합심의를 제외한 대부분의 정비사업 인허가 권한이 자치구에 있는 만큼 사업시행계획인가와 관리처분계획인가 등 후속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해야 착공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자치구별 공정 추진 현황을 매월 점검하고, 주민 갈등이나 복잡한 인허가 절차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는 구역에 대해서는 서울시와 자치구가 공동으로 해결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실무 역량 강화도 병행한다. 서울시는 인재개발원 교육과정을 신설해 정비사업 담당 공무원 교육을 확대하고, 사업 경험이 풍부한 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도록 자치구에 요청할 예정이다. 아울러 자치구의 적극적인 사업 추진을 유도하기 위해 정비사업 업무평가와 재정 인센티브를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기관 및 직원 표창은 물론 인사와 전보 과정에서도 정비사업 추진 성과를 반영하는 성과 중심 지원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공정관리 컨트롤타워를 부시장급으로 격상한 만큼 앞으로 정비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병목 현상을 보다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성보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정비사업 공정관리는 서울시와 자치구, 사업 주체가 함께 소통하며 사업의 걸림돌을 해소하는 강력한 수단이 돼야 한다"며 “앞으로도 매월 특별 공정촉진회의를 직접 주재해 촘촘한 공정관리로 2031년까지 31만호 착공 목표를 차질 없이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등록민간임대 확대 논쟁…기여·특혜 수치 없으니 ‘평행선’

등록민간임대주택 공급 확대 필요성엔 정부와 학계가 공감대를 형성했음에도 제도개선을 두고 평행선이 이어졌다. 임대사업자의 공공기여분과 인센티브를 객관적으로 비교할만한 정량화된 수치가 없다 보니 규제와 완화가 반복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복기왕·김남근 국회의원 주최, 대한주택건설협회·한국주택협회 주관으로 열린 '민간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주거안정 토론회'가 최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등록민간임대주택 공급이 필요하다는 사실은 정부와 학계가 의견을 같이한다. 전국 임차가구는 2024년 기준 847만가구로 추산된다. 이 중 공공임대주택은 197.2만가구로 임차가구의 23.2%만 살고 있다. 나머지 임차가구 수요는 민간에서 흡수하는 셈이다. 민간시장에는 134.9만가구의 등록민간임대주택이 있다. 등록민간임대주택은 전국 임차가구 기준으로 약 16%다. 공공임대주택은 2000년대 들어 매년 10만호 내외를 공급해오고 있지만 이를 급격하게 늘리기는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등록민간임대주택이 공공임대주택의 역할을 보완하고 있으며 임차가구 주거안정을 위해 필요한 하나의 축이라고 봤다. 이날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이 논의한 '민간임대주택 조기 분양전환'과 '임대사업자 지위 연장'은 복기왕 의원이 지난 2025년 8월 각각 발의한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민특법) 일부개정법률안'의 핵심 골자다. 그동안 등록민간임대주택을 활성화함에 있어서 제도적인 걸림돌이 있었다. 임대의무기간이 다하지 않았어도 조기에 분양전환을 하는 문제는 공공임대주택에는 규정이 있지만 민간임대주택에는 규정이 없었다. 이는 2015년에 임대주택에 관한 규정을 민간임대주택법과 공공주택특별법으로 이원화하면서 발생한 문제다. 전문가들은 조기분양전환 규정의 차등을 바로잡는 것이 임대인과 임차인이 상생할 수 있는 구조라고 봤다. 전·월세 시장 안정화에 있어서도 임차인에게 내 집 마련 시기를 당겨준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기능한다는 것이다. 조기분양전환에 관해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임차인 측면에서는 최근 건설비, 분양가 상승 등으로 임대의무기간이 끝나는 시점의 분양가가 크게 올라 임차인이 분양가를 감당하기 어려워지는 문제를 완화시킬 수 있다"며 “임대사업자 입장에서도 분양대금을 조기에 회수해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윈윈이 가능하다"고 봤다. 임대사업자 등록 자동말소 규정이 신설되면서 생기는 문제도 지적됐다. 임대 사업자 등록이 자동으로 말소됐어도 여전히 세입자가 존재하는 경우, 임대사업자는 임대의무는 이행해야하지만 보유세·종합부동산세 등은 다주택자 기준이 적용되는 부담을 진다는 것이다. 민간등록임대주택은 2017년부터 크게 증가했기 때문에 아파트 장기임대주택의 경우 2025년부터 자동말소 예정 임대주택 물량이 많아질 예정이므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서울시 자동말소 예정 등록임대아파트는 2025년 3754가구였지만 2026년에는 2만2822가구로 6배 넘게 증가했다. 한편 정부는 신중한 입장을 고수했다. 조기 분양전환에 있어서 공공임대도 건설사와 입주민 간 가격 갈등이 심해 2019년부터 사실상 신규 공급을 중단했을 정도로 정무적 부담이 큰 사안이라는 것이다. 당초 세제 혜택과 기금 지원을 제공할 때 설정한 임대 의무기간 계약을 단축하는 것은 정책 취지에 위배될 우려가 있다고 보기도 했다. 한성수 국토교통부 주거복지정책관은 “현 정부의 목표는 청년·신혼부부 등이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양질의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이라며 “조기분양으로 임대기간이 짧아지는 것과 장기 주거 안정이라는 목표가 상충되는 부분을 해소하도록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자동말소 후 임대사업자 지위를 연장의 방향성은 맞다고 봤다. 한 정책관은 “혜택을 안주면 의무도 없어야한다는 지적에 공감한다"면서도 “세입자 보호를 위해 임대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가입 의무를 유지시키고 있는데 이는 보호장치로서 함부로 풀기 어렵기 때문에 이 역시 상충되는 상황을 풀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했다. 민간등록임대주택을 활성화하자는 논의는 꾸준히 이어졌으나 여전히 비슷한 고민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결국 인센티브가 임대인과 임차인에게 각각 얼만큼 가는지 정량화된 지표가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진장익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조기 분양전환을 할 때 단순히 민간에서 혜택을 너무 가져가는 것 아닌가 해 규제하는 측면이 있다"며 “민간에서 기여한 부분도 정량적 판단 기준을 세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종배 파이낸셜뉴스 국장도 “정부가 10년을 보고 지원을 했지만 이것이 5년으로 조기 분양전환이 됐을 때 어떤 것들이 회수돼야 하는지 모르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르포] 재건축 앞둔 목동 가 보니…“공사비 평당 1000만원 넘으면 안 돼”

“아크로 같은 브랜드가 들어오는 건 좋죠. 그런데 공사비가 평당 1000만 원을 넘으면 결국 조합원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잖아요" 최근 찾은 서울 양천구 목동 6단지. 단지 내 공원에서 만난 한 소유주는 재건축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면서도 분담금을 걱정했다. 하이엔드 브랜드를 원하는 마음과 추가 부담을 우려하는 현실이 공존하는 모습이었다. 목동 재건축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면서 6단지는 가장 먼저 시공사를 선정한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이어 10단지와 13단지도 시공사 선정 절차를 앞두면서 목동은 노량진, 여의도와 함께 서울 재건축 시장의 핵심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들린 숫자는 '49층'도, '35억 원'도 아니었다. 주민과 공인중개사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한 숫자는 '1000만 원'이었다. 양천구청 인근 공인중개업소에는 재건축 상담을 받으려는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한 공인중개사는 "요즘은 어느 건설사가 들어오는지보다 공사비를 먼저 묻는 경우가 많다“며 "6단지가 평당 약 950만 원 수준에서 사업을 추진했고, 10단지도 평당 990만 원 수준이 거론되면서 '1000만 원은 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온다“고 말했다. 실제로 주민들은 하이엔드 브랜드 자체를 반대하지 않았다. 오히려 강남권처럼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랜드마크 단지가 들어서길 기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다만 공사비가 높아질수록 추가 분담금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했다. 공원에서 만난 또 다른 주민은 "좋은 브랜드가 들어와 집값이 오르는 건 환영하지만 은퇴한 사람들에게는 분담금이 더 현실적인 문제“라며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사업이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당 1000만 원'은 법이나 제도로 정해진 기준이 아니다. 다만 부동산 업계는 목동 재건축의 특성상 첫 사업장의 공사비가 향후 다른 단지의 협상 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기준선이 형성됐다고 분석한다. 목동은 14개 단지가 순차적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는 서울 최대 규모의 정비사업이다. 첫 사업장의 공사비가 크게 오를 경우 이후 사업을 추진하는 단지들도 같은 수준의 공사비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현장에서는 양천구 역시 사업 전반의 속도와 조합원 부담 등을 고려해 과도한 공사비 상승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기조를 보인다는 인식이 형성돼 있었고, 조합들도 이러한 분위기를 의식하고 있다는 설명이 나왔다. 최근 서울 재건축 사업장에서는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비 증액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목동 역시 착공까지 상당한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향후 공사비 조정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건설사들은 하이엔드 브랜드와 금융 지원 조건을 앞세워 조합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목동 6단지 시공사로 선정된 DL이앤씨는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적용하고 한강, 안양천 조망 특화 설계, 공사비 물가 상승분 일부 부담, 이주비 지원 확대 등을 제안했다. 업계에서는 약 30조 원 규모로 평가되는 목동 재건축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첫 사업지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면 이후 10단지와 13단지, 14단지 등 후속 수주전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근 공인중개업소는 전용 84㎡ 기준 신축 단지인 목동 윤슬자이 시세가 약 32억 원 수준이며, 재건축이 완료되면 목동 6단지는 35억~40억 원 수준까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집값보다 더 자주 언급된 것은 분담금이었다. 목동 주민들은 강남권 못지않은 하이엔드 단지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기대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공사비 상승을 어느 수준까지 감내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함께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목동 재건축의 경쟁은 이제 막 시작됐다. 앞으로 10단지와 13단지, 14단지까지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화려한 브랜드 경쟁보다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주민들이 말한 '평당 1000만 원'이라는 보이지 않는 기준선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이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길나현 인턴기자 khilnayheon@gmail.com

‘미래를 짓는 K-건설’…2026 건설의 날 기념식 성료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는 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2026 건설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올해 행사는 '미래를 짓는 K-건설'을 주제로 열렸다. 정부와 건설업계, 미래세대가 함께 대한민국 건설산업의 새로운 도약과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행사장에서는 인공지능(AI), 건설로봇, 디지털 안전관리 등 첨단 '미래 K-건설 특별전'이 함께 열려 미래 건설산업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한승구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회장의 기념사에 앞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단상에 함께 올라오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이날 한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건설산업은 대한민국의 성장과 국민의 삶을 떠받쳐 온 국가 핵심산업인 만큼, 이제는 청년들이 스스로 찾아오는 매력적인 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인공지능(AI)과 로봇, 드론 등 첨단기술을 적극 도입해 생산성과 안전을 동시에 혁신하고, 스마트 건설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추진하는 4000조원 규모의 3대 메가 프로젝트는 건설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역사적인 기회"라며 “건설산업이 다시 힘차게 뛰어야 대한민국 경제도 다시 도약할 수 있는 만큼, 과감한 규제개혁과 전략적 투자, 제도적 지원을 통해 건설산업을 대한민국 미래 성장의 중심축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한성숙 국무총리가 취임 후 첫 공식 경제행사로 참석했다. 한 총리는 건설산업 발전 유공자를 격려하고, 건설산업이 저성장을 극복해 미래 성장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 총리는 주택공급 확대와 스마트 건설기술 확산, 해외건설 경쟁력 강화는 물론 국민이 신뢰하는 안전한 건설현장 조성을 위한 산업 체질 개선에도 써달라고 당부했다. 한 총리는 “스마트 건설 등 건설의 미래는 사람의 안전과 공정한 절차에서 시작할 것"이라며 “예방중심의 안전체계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는 전국 건설 관련 고교생과 대학생 등 미래 건설인 350명이 참석해 여러 세대를 아우르는 행사로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애국가 제창시 김현란 대표(대한건설협회 여성건설인위원회 위원장, 토브디엔씨(주)), 김지혜 대표(한국여성벤처협회 전북지회장, 티앤제이건설(주), 최사랑 학생(조선이공대학교), 한양과학기술고등학교 김민준, 구자운, 민경빈 학생 6인이 무대에 올라서 개막을 알렸다. 한편, 건설산업의 각 분야에서 큰 공로를 세운 건설인 107인이 정부 포상 및 각종 표창을 수상했다. 금탑산업훈장은 조인호 해광이엔씨(주) 대표이사가 수훈의 영예를 안았다. 은탑산업훈장은 최길학 서림종합건설(주) 대표이사와 최상대 대도토건(주) 대표이사가 각각 수상했다. 동탑산업훈장은 장흥수 영신종합건설(주) 대표이사, 이사철 (주)선진에이엔에프 대표이사가 각각 수상했다. 산업포장은 손동찬 주식회사 대호종합건설 대표이사 등 3인이 수생했다. 또 강진산 선우건설(주) 대표이사 등 6인은 대통령 표창을, 김현호 인스산업개발(주) 대표이사 등 6인은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이날 행사에는 한성숙 국무총리·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박범계 의원·송석준 의원·김정재 의원·조승래 의원·엄태영 의원·권영진 의원·황운하 의원·강준현 의원·김영배 의원·복기왕 의원·장종태 의원·염태영 의원·박정현 의원·안도걸 의원·손명수 의원·안태준 의원·전진숙 의원·김소희 의원을 비롯한 정부인사가 참석했다. 또한 건설단체장·유관기관장·정부포상 수상자 가족·주요 건설업체 CEO 및 임직원 등 약 1천여명이 참석해 대한민국 건설산업의 미래 비전을 함께 공유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호남 반도체 산단 예정지 364㎢ 토허제 지정…‘투기 차단·사업 속도전’

정부가 광주 군공항 부지에 조성하는 호남 반도체 첨단국가산업단지 예정지와 인근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면서 개발 기대감에 따른 투기 차단에 나섰다. 최근 산업단지 조성 계획 발표 이후 일부 지역에서 토지와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가 확산되자 선제적으로 거래를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국토교통부는 호남 반도체 첨단국가산업단지 사업 예정지 일원 364.19㎢를 오는 14일부터 2028년 7월 13일까지 2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신규 지정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지정은 정부가 지난 6일 '메가프로젝트 민간합동 점검회의'에서 광주 군공항 부지를 중심으로 호남권 반도체 메가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이후 이뤄진 첫 후속 조치다. 국토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사업 예정지의 투기 수요를 차단하고 원활한 사업 추진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이날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확정했다. 지정 대상은 광주와 전남 일대 총 364.19㎢ 규모다. 광산구가 124.98㎢로 가장 넓으며 나주시 97.93㎢, 남구 44.76㎢, 북구 28.72㎢, 서구 26.94㎢, 동구 22.66㎢, 화순군 12.77㎢, 장성군 5.43㎢가 포함됐다. 사업 예정지와 인근 지역을 법정동·리 경계 기준으로 지정했고 국·공유지 등은 제외됐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용도지역별 일정 면적을 초과하는 토지를 거래할 경우 관할 지자체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를 받은 토지는 원칙적으로 5년간 직접 이용해야 하며, 실이용 의무를 위반하면 이행명령과 함께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정부는 허가구역 지정 이후에도 시장 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이상 거래나 투기성 거래 등 위법 의심 사례가 발견될 경우 국세청과 경찰 등 관계기관과 협조해 조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번 조치는 개발 초기 단계에서 나타날 수 있는 지가 급등과 투기 수요를 사전에 억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규모 국가산단이 발표될 경우 토지 보상 기대감과 개발 호재를 노린 투자 수요가 단기간에 유입되는 사례가 반복돼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가 호남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구상을 발표한 이후 광주 군공항 인근에서는 일부 토지와 아파트 매물이 회수되거나 호가를 높이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광주송정역과 송정동·도산동·신촌동 등 군공항 주변 중개업소에는 개발 관련 문의가 이어지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향후 보상과 개발 일정에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다. 다만 현지 중개업계에서는 아직까지는 실거래가 급증하는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개발 계획이 초기 단계인 만큼 실제 사업 추진 일정과 예비타당성 조사, 국가산단 지정 절차 등을 확인하려는 관망세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토교통부는 “새로 지정된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집중 모니터링하고 이상 거래와 투기 행위 등 위법 의심 사례가 확인될 경우 관계기관과 협조해 엄정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광주 군공항 이전 부지를 중심으로 호남권 반도체 첨단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해 AI 반도체와 첨단 제조업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으로 단기적인 투기 수요는 억제되는 대신 향후 국가산단 지정과 군공항 이전, 산업용수·전력 등 기반시설 구축이 사업 추진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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