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올림픽선수기자촌아파트 재건축사업의 최대 쟁점인 중심상가 제척을 둘러싸고 새로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1988년 건설부 사업승인 고시와 준공서류 등에는 중심상가가 복리시설·중심시설 등으로 포함된 내용이 확인됐다. 이에 반해 추진위원회는 “현재는 법적·행정적으로 분리된 별개 부지"라며 맞서고 있다. 13일 에너지경제신문은 최근 1987년 건설부 고시 제55호와 1988년 준공통보서, 준공검사필증, 올림픽선수촌 착공 당시 건설개요 자료 등을 확보했다. 건설부 고시 제55호에는 올림픽선수·기자촌 건설사업이 대지면적 62만6641㎡ 규모의 하나의 사업으로 승인된 것으로 나타난다. 당시 건설개요 안내판에도 아파트 122개동 5540가구와 함께 중심시설, 편익시설, 체육시설 등이 동일 사업 시설로 기재돼 있다. 1988년 준공 관련 문서 역시 아파트와 중심상가, 스포츠센터 등 부대시설을 하나의 사업 아래 준공 처리한 정황을 담고 있다. 당시 서울시 자료에서도 중심상가는 판매·편익시설 등 '복리시설'로 분류돼 매각 절차가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 상가 측 설명이다. 상가 측은 현재 중심상가와 아파트의 지번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별도 단지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올림픽선수촌은 조성 이후 행정 편의를 위해 아파트뿐 아니라 학교와 파출소, 주민센터, 교회, 중심상가 등을 각각 다른 지번으로 관리했을 뿐 애초 하나의 생활권으로 계획됐다는 것이다. 상가 측 관계자는 “중심상가만 따로 지번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학교와 파출소, 주민센터 등도 각각 별도 지번"이라며 “지번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처음부터 별개의 사업이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상가 측은 상가 소유주들의 실제 의사 역시 '단독 재건축'이 아니라 '통합 재건축'에 가깝다고 주장한다. 상가 측에 따르면 중심상가 소유주는 모두 304명이며, 지난달 20일 열린 소유주 총회와 서면결의서를 합치면 전체의 60% 이상이 아파트와 함께하는 통합 재건축에 동의했다는 설명이다. 또 추진위원회가 상가 제척의 근거 가운데 하나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임시관리인 명의 내용증명'에 대해서도 대표성과 권한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상가 측은 “법원이 선임한 임시관리인의 역할은 관리단 집회를 개최해 정식 관리인을 선출하는 것"이라며 “상가 소유주들의 의사를 묻거나 통합·단독 재건축 여부를 결정할 권한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임시관리인이 전체 소유주의 의견을 수렴한 적도 없고, 설령 단독 재건축 취지의 내용증명을 보냈더라도 이를 상가 전체의 의사로 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본지는 임시관리인에게 내용증명 발송 경위와 권한 범위 등에 대한 입장을 요청했으나, 임시관리인 측은 “건축·재건축 관련 부분은 잘 모르고, 당시 일도 오래전 일이라 지금은 잘 알지 못한다"며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반면 추진위원회는 주민공람 과정에서 배포한 소식지를 통해 올림픽프라자 상가는 법적·행정적으로 아파트와 분리된 별개의 부지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소식지에 따르면 추진위는 아파트 부지(방이동 89번지)와 중심상가(89-11번지), 스포츠센터(89-12번지)는 지번이 명확히 구분된 독립 필지이며, 폭 8m 이상 도로와 성내천 등으로 물리적으로 구분돼 주택법상 동일 주택단지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또한 1988년 준공 당시에도 아파트는 주거시설, 중심상가는 상업시설로 각각 사용승인을 받았고, 지난 30여 년간 관리주체와 회계, 관리체계 역시 독립적으로 운영돼 왔다고 설명했다. 추진위는 상가를 현 단계에서 정비구역에 포함할 경우 도시정비법상 추가 동의 절차와 행정절차가 필요해 정비구역 지정이 장기간 지연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추진위는 “상가 내부에서도 독자적인 사업 추진 움직임이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정비구역에 포함하는 것은 상가 소유자의 자기결정권과 아파트 소유자의 재산권 모두를 침해할 수 있다"며 “현행 정비계획안은 사업의 신속성과 아파트 소유자의 재산권 보호를 위한 최선의 방안"이라고 밝혔다. 다만 추진위는 단지 내 개별 분산상가와는 협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추진위는 향후 중심상가 측이 충분한 동의를 확보한 공식 협상안을 제시할 경우 조합 설립 이후 상생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본지는 주민공람 과정에서 새롭게 제출된 1987년 건설부 고시와 1988년 준공 관련 자료에 대한 추진위원회의 추가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와 방문을 통해 접촉을 시도했으나, 추진위 측은 회의 중이라는 이유 등으로 기사 마감 시점까지 별도의 답변을 하지 않았다. 한편 송파구는 최근 추진위원회에 공문을 보내 상가 제척과 관련해 사실관계가 확정되지 않은 내용을 유튜브나 소식지 등에서 단정적으로 표현하지 말고, 주민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홍보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비업계에서는 이번에 공개된 최초 사업승인 및 준공 자료와 추진위가 제시한 법적 근거가 정면으로 맞서고 있는 만큼, 향후 송파구와 서울시가 정비구역 지정 과정에서 올림픽프라자의 법적 성격과 동일 주택단지 여부를 어떻게 판단할지가 사업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번에 공개된 사업승인·준공 자료가 현행 도시정비법상 정비구역 지정이나 동일 주택단지 판단에 어떤 법적 효력을 갖는지는 향후 관계 행정기관의 검토와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다. 본지는 서울시를 통해 해당 문건이 주민공람 과정에서 송파구에 제출된 사실을 확인했고, 관련 자료에 대한 송파구의 검토 및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