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전상훈 헬스온클라우드 대표
클라우드 기반 '가상현실 의료' 플랫폼 기술 선도
미주개발은행 지원 콜롬비아 프로젝트 성공 수행
멕시코·브라질과 추가프로젝트 수주 기술력 입증
멕시코 합작벤처 서울대·고려대·경북대병원 참가
“6G·AI로 국가경계 초월 의료공유 인프라 될 것"

▲전상훈 헬스온클라우드 대표. 사진=분당서울대병원
“국가간 의료서비스 격차를 줄이는 것은 인류의 건강을 위한 매우 중요한 사명이다.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 지식을 공유하고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첨단기술의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하며, 의료와 정보통신기술(ICT) 수준이 높은 한국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
헬스케어 분야는 최근 급속히 진화하는 디지털 기술을 바탕으로 △원격의료 △스마트진료 △ICT병원을 구현하는 '유비쿼터스 의료' 지평을 넘어 메타버스(Metaverse) 플랫폼을 이용한 '가상현실 의료시대'를 맞고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가상현실에 다양한 콘텐츠를 구현할 수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 솔루션으로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는 헬스온클라우드의 전상훈 대표(분당서울대병원 명예교수)는 지난 4일 “미주개발은행(IDB)과 협력해 중남미의 '헬스케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프로젝트'를 성공리 진행하고 있다"면서 “혁신적 클라우드(온라인 저장서비스) 기반 '메타버스 K-헬스케어 플랫폼'을 통해 전세계 의료생태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 대표는 “콜롬비아에서 리딩 병원들과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구축해 의료 서비스의 질과 효율성을 향상시킨 성공을 바탕으로 멕시코에서는 대사질환과 비만을, 브라질은 암과 심장질환을 중심으로 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 3월 멕시코 컨퍼런스 개최…콜롬비아 프로젝트 성과 공유
헬스온클라우드는 미주개발은행(IDB) 지원을 받아 지난해 1월부터 콜롬비아 헬스케어 디지털전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콜롬비아의 하비에르나대학 상이그나시오병원과 산타페병원이 참여한 가운데 암·심장·뇌·복잡어린이질환에 대한 글로벌 원격진료자문과 클라우드기반 전문의 교육 효용성의 타당성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헬스온클라우드가 개발한 클라우드 기반 진료플랫폼 솔루션 '큐리스올'과 교육플랫폼 '메드티스'를 활용해 원격의료 자문을 제공하고, 클라우드 기반 전문의료진 교육을 진행했다.
콜롬비아 프로젝트의 우수한 성과를 인정받아 미주개발은행으로부터 멕시코와 브라질에서 추가 사업을 수주했다. 멕시코는 '대사질환·비만·당뇨', 브라질은 '폐암'을 일차 주제로 정하고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전 대표는 “헬스온클라우드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해 진료플랫폼 큐리스올(CURISALL)과 전문의 교육플랫폼 메드티스(MEDTIS)를 개발했다. 이 플랫폼들은 경증질환이 아닌 암과 심장 질환, 뇌 질환 같은 중증질환을 대상으로 한다. 의료 분야의 서비스와 교육의 경계를 허물어 환자들이 국가 간 제약 없이 고품질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같은 메타버스 기반 진료·교육 플랫폼이 먼 거리를 이동하지 않고도 최첨단 의료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게 됐다고 전 대표는 부연설명했다.
헬스온클라우드는 지난달 26∼28일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제5차 글로벌헬스케어 혁신컨퍼런스(Global Healthcare Innovation Summit)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엔 데이비드 칼시노비치 연방보건장관, 디아즈 데레온 연방과학기술혁신부차관, 연방외교부·멕시코시티 경제부 등 정부관계자들과 루이스 헤레라 몬테레이대 의대 총괄학장을 비롯해 멕시코 대학·병원·산업계·경제계 등 주요인사 200여 명이 참석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행사에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임영 의료해외진출단장이 디지털헬스케어 규제와 정책 및 원격진료 활성화에 관한 견해를 나눴고, 서울대학교 차상균 교수는 의료데이터 세션에 참여했다. 네이버헬스 나군호 소장과 카카오헬스케어 천세민 부장도 헬스케어 분야의 인공지능 적용을 주제로 토론했다.
한국뿐 아니라 멕시코, 영국, 미국, 싱가포르, 콜롬비아, 브라질, 뉴질랜드 등 글로벌 헬스케어 전문가들이 모여 헬스케어의 최신 트렌드와 혁신 방향, 정책과 규정, 의료데이터, 인공지능, 병원정보화, 바이오테크와 유전체, 원격진료 활성화 방안, 가상현실을 이용한 의학교육, 시뮬레이션과 게임화 의료술기교육에 대한 최신 지식을 공유했다.
임상부분에서는 아마존지역 출산위험 감소를 위한 태스크포스(TF) 미팅도 진행했다. 아마존 지역 조산원을 대상으로 신생아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맞춤형 시스템 설계에 기술적 해결책을 제공하는 내용이다. 콜롬비아 산타페병원, 영국 맨체스터대학병원, 서울대 의대가 참여했다.
멕시코 행사의 성공은 헬스온클라우드의 남미 진출 연착륙을 결정짓고, 이를 발판으로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등 글로벌 도약의 새 이정표를 세운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3월 26~28일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제5차 글로벌헬스케어 혁신컨퍼런스에 참석한 전상훈(왼쪽) 헬스온클라우드 대표가 데이비드 칼세노비치 멕시코 연방보건장관과 함께 행사 진행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헬스온클라우드
◇ 분당서울대병원장 시절 '헬스케어 혁신파크'로 K-의료 세계화 선도
헬스온클라우드는 멕시코 컨퍼런스를 계기로 미주개발은행 지원사업으로 진행되는 멕시코 대사질환·비만·당뇨 관리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멕시코 프로젝트 주관기관으로 헬스온클라우드를 비롯해 몬테레이대 의과대학, 멕시코국립 대사영양병원, 한국의 분당서울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고려대 안암병원 등이 참여한다.
특히, 국내 참여 주관기관의 경우, 칠곡경북대학교병원은 대사질환과 어린이 당뇨에 대한 유전체 연구와 기초연구자 교육을, 분당서울대병원은 비만과 당뇨전단계에 대한 라이프로그 관리 프로그램 개발과 임상적용을,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은 프로젝트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담당하며 성인 비만인에 대한 라이프로그 디지털관리 프로그램 개발, 전문가 교육,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아울러 헬스온클라우드는 컨퍼런스 기간 중인 지난달 27일 멕시코시티 테크데몬테레이 틀랄판 혁신클러스터에서 전상훈 대표, 헤레라 몬테레이의대 총괄학장, 칼세노비치 보건장관, 허태완 주멕시코한국대사, 소텔로 트랄판혁신지구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조인트(합작)벤처 사무실 개소식도 가졌다.
헬스온클라우드를 통해 '메타버스 K-헬스케어 플랫폼'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전상훈 대표는 분당서울대병원장 재임시절 벤처기업들과 병원이 협업하는 '헬스케어 혁신파크'를 열었다. 최신 의료기술과 병원시스템을 러시아·중동 등에 수출하는 등 한국의료의 세계화에 힘을 쏟아 'K-헬스케어 혁신 아이콘'으로 꼽히고 있다.
폐암 분야의 세계적 명의로 지난 40년 간 환자들을 돌보다 올해 2월 말 정년퇴임했다.
전상훈 대표는 “5G를 넘어 6G로 향하는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과 데이터·인공지능·기계학습, 클라우드와 확장현실기술 등은 국가경계를 넘어 의료서비스 지식을 공유하는데 효율적인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헬스케어 플랫폼산업의 높은 성장성을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