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리딩하는 글로벌 컴퍼니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성장에 대한 절실함을 갖고 신영토 확장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해 말 중동 지역에서 '현장 경영'을 펼치며 임직원들에게 던진 화두다. CJ그룹이 'K-라이프스타일'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식품·콘텐츠·물류라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단순 수출을 넘어 현지 생산·유통·콘텐츠 제작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밸류체인을 구축하며 체질 변화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작년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미국, 일본 등을 방문하며 시장 동향을 파악하고 자사 경쟁력을 확인했다. 전세계적인 한류 열풍을 지렛대 삼아 그룹의 근본적 혁신을 꾀하는 모습이다. CJ그룹은 '글로벌 전략'을 위해 진용을 갖춘 상황이다. 식품 부문을 담당하는 CJ제일제당은 선봉장이다. '비비고'를 앞세운 K-푸드 확산은 이미 북미·유럽·아시아 전반으로 확장됐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중국, 베트남, 유럽 등에 현지 생산기지를 구축해 물류비 부담을 줄이고 현지 소비 트렌드에 맞춘 제품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는 만두·즉석밥 등이 대형 유통채널에 안정적으로 안착하며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바이오 사업 역시 CJ제일제당의 또 다른 성장 축이다. 사료용 아미노산과 식품·의약 원료를 중심으로 한 바이오 부문은 글로벌 수요 회복과 고부가 제품 확대를 통해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다. 단순 원가 경쟁을 넘어 친환경·고기능성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화를 도모하고 있다. 콘텐츠 부문에서는 CJ ENM이 K-콘텐츠 세계화를 이끌고 있다. 영화, 드라마, 예능, 음악을 아우르는 종합 콘텐츠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나아가 최근에는 자체 IP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음악 레이블과 글로벌 오디션·콘서트 사업은 K-팝 확산 흐름과 맞물려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물류 계열사 CJ대한통운은 글로벌 공급망관리(SCM) 역량 강화를 통해 그룹 해외 사업의 허브 역할을 맡고 있다. 미국, 동남아, 중동 등을 중심으로 물류 네트워크를 확장하며 이커머스·콜드체인·풀필먼트 등 고부가 물류 영역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단순 운송을 넘어 '종합 물류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이 과정에서 지주사 CJ주식회사는 각 계열사의 글로벌 사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CJ그룹의 공통된 전략 키워드는 '현지화'와 '연결'이다. 식품은 현지 입맛과 유통 환경에 맞춰 제품을 재해석하고, 콘텐츠는 글로벌 플랫폼과 협업해 확산 속도를 높이며, 물류는 그룹 내부는 물론 외부 고객까지 아우르는 인프라로 진화시키고 있다. 개별 계열사의 성장을 넘어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으로 과제도 적지 않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환율 변동, 콘텐츠 제작비 상승, 각국의 규제 강화 등은 지속적인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해외 비중이 커질수록 리스크 관리 역량의 중요성도 함께 커진다. CJ그룹은 재무 건전성 관리와 선택과 집중 전략을 병행하며 중장기 성장 기반을 다져 나간다는 방침이다. 재계에서는 CJ그룹이 '한국형 라이프스타일 기업'에서 '글로벌 문화·소비 기업'으로 진화하는 전환점에 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푸드, K-콘텐츠, K-물류를 하나의 생태계로 묶어 세계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