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항공업계 실적이 환율과 유가 등 각종 요인 탓에 지난해보다 악화됐다. 이 가운데 업계는 3분기 중 여객 노선 추가 취항과 화물 사업에 대한 투자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올해 2분기 대한항공은 매출 4조237억원, 영업이익 4134억원, 당기순이익 349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13.81% 증가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1.66%, 6.04% 감소했다.
자회사 진에어는 매출 3081억원, 영업이익 9억원, 당기순손실은 58억원을 냈다. 작년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8.9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94.93% 급감했고, 107억원에 달하던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적이 주춤하긴 했지만 한진그룹 계열 항공사들은 나름대로 선방했다"며 “이는 규모의 경제 논리로 이해할 수 있는 대목으로, 진에어는 대한항공과 공유하는 부분이 많은 덕을 봤다"고 평가했다.
실제 나머지 상장 항공사들은 줄줄이 적자 신세임을 확인할 수 있다.
별도 기준 아시아나항공 실적은 매출 1조7355억원, 영업손실 312억원, 당기순손실은 1492억원으로 확인된다.
관계사인 에어부산은 매출 2353억원, 영업이익 180억원, 당기순손실은 128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100% 자회사인 에어서울은 상장되지 않아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보고서와 대조하면 2분기 매출 729억원, 당기순손실은 88억원임을 알 수 있고 영업이익은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1분기에는 흑자 기록을 기념해 별도의 보도자료를 냈지만 이번에는 발행하지 않은 점으로 미루어 보아 적자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별도 기준 매출 4278억원, 영업손실 95억원, 당기순손실은 214억원이다.
유럽으로 뻗어나가는 티웨이항공 또한 별도 기준 매출 3259억원, 영업손실 220억원, 당기순손실이 252억원이다.
이처럼 항공사들이 줄줄이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것은 연휴·휴가 일정이 비교적 적은 2분기가 전통적인 비수기인 점과 각종 외부 비용이 오른 점에 기인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올해 2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371원이고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60원, 2019년 2분기보다 200원 가량 오른 수치"라며 “환율 변동에 따른 항공기 임차료·정비비·유가 등의 비용이 크게 증가하며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사업량 자체가 늘어 인건비가 일시적으로 증액됐고 정비·운항 비용도 한 몫 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유류비가 전년 대비 861억 늘어 전체 영업 비용 중 32%를 차지했고 지속적인 원-달러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외화 환산 손실 856억원을 입었다.
대한항공 기준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약 280억원의 외화 평가 손익과 140억원의 현금 보유고 손실이 발생한다. 또한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3100만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에 항공업계는 복항·추가 노선 취항을 통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또 고효율 신 기재를 계속 도입해 가동률을 제고해 고유가 환경에서의 비용 절감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이미 들여온 보잉 787-10과 올해 말 A350 시리즈, 제주항공은 임차기를 구매기로 전환해 원가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3분기 화물 사업에서는 이익 확대가 예상된다. 전자상거래 수요가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는 가운데 하계 휴가 시즌에 진입하며 수요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돼서다. 대외적으로는 해운 공급망의 불안·국가 간 무역 분쟁의 확산으로 물류 환경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홍해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며 최근 해운 시장 운임 지수는 작년 평균 대비 2배 이상 급등했고, 컨테이너 부족 및 유럽·미주 지역 항만 파업 문제 등 공급망 불안 요소가 가중되고 있다. 또 미국의 대중(對中) 관세 정책 변경·유럽연합(EU)의 정책 변화 움직임이 더해지며 글로벌 물류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최근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해운·항공 수요를 대상으로 정기성 차터 계약을 추진해 경쟁력 있는 운항 스케줄·공급력을 지속 제공하겠다"며 “일본·미국 등 반도체 공장 증설 물자 등 프로젝트 수요를 최대 유치해 수익성 제고에 집중하겠다"고 언급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올해 중 일부 노후 화물기를 교체해 영업력을 강화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