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더더기가 없다. 잘 달리고 잘 선다. '고성능' 이라는 말로는 이 차가 지닌 에너지를 표현하기 힘들다. 퍼포먼스는 진화했고 얼굴은 예쁘다.
아우디 RS e-트론 GT 얘기다. 아우디는 이 차를 소개하며 '순수함의 끝, 진화한 퍼포먼스'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있다.
아우디 RS e-트론 GT를 시승했다. 존재감이 상당하다. 흔히 상상하던 스포츠카의 모습이다. 금방 달려나갈 듯 역동적인 외관을 지녔는데 전기차 특유의 파란색 번호판을 지녀 이채롭다.
이 차의 제원상 크기는 전장 4990mm 전폭 1965mm, 전고 1400mm, 축거 2900mm다. 생각보다 엄청 긴데 높이는 낮다고 생각하면 된다. 전장 4990mm면 팰리세이드와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높이는 350mm 낮아 바닥에 달라붙어 있는 느낌이다.
운전석에 앉았을 때 시야는 충분했다. 시트 포지션을 적절히 조절하면 일반 세단과 비슷한 운전 감각을 확보할 수 있다. 내부에 들어간 소재들도 전체적으로 고급스럽다. 차량 가격을 감안해도 마감에 꽤 신경을 쓴 듯하다.
2열에도 성인 남성이 충분히 앉을 수 있다. 축간 거리가 길다보니 무릎 아래 공간이 나름대로 잘 확보됐다.
초반 가속감은 무서울 정도다. 전기차 특성상 최대토크가 바로 발휘돼 실내에 있는 물건들이 떨어지는 것을 염려해야 하는 수준이다. 아우디 RS e-트론 GT는 최고출력 646마력, 최대토크 84.7kg·m의 힘을 낸다. 일반 가솔린차와는 속도가 올라가는 게 다르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3.6초다.
속도가 붙어있는 상태에서도 계기반 내 속도계가 무섭게 오른쪽으로 기운다. 초보운전자가 이 차를 몰면 위험하다. 역동적인 달리기 성능이다. 무게중심이 워낙 낮아 불안한 느낌은 거의 들지 않는다.
전기차 특유의 장점도 충분히 갖췄다. 93.4kWh 리튬 이온 배터리를 탑재했다. 완충 시 복합 기준 336km까지 넉넉한 주행이 가능하다. 배터리 역시 신뢰도가 높은 LG에너지솔루션 제품을 장착했다. 중국산 싸구려 배터리를 품은 경쟁사와는 다르다.
아우디 측은 e-tron이 순수 전기 모터로 구동되며 급속 충전 편의성, 주행 중 첨단 에너지 회수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정교한 차량 디자인과 역동적인 성능 및 핸들링을 제공한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아우디 RS e-트론 GT는 압도적인 달리기 성능을 바탕으로 많은 운전자들의 사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