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풍력 발전소(사진=픽사베이) |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풍력이 발전설비 효율에서 태양광을 압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태양광 산업이 발전설비 용량 및 증가속도 기준으로 풍력 산업을 크게 앞서나가고 있는 것과 거꾸로 가고 있는 것이다.
3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전력통계정보시스템의 지난해 월별 전력시장 운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 한 해 풍력의 총 발전시간은 1973.57시간으로 태양광 1251.27시간보다 722.30시간(57.7%) 많았다. 태양광의 발전시간이 풍력의 63.4%에 그친 것이다.
이같은 발전시간을 바탕으로 태양광과 풍력의 지난해 이용률을 집계해보면 태양광의 연간 평균 이용률은 14.3%로 풍력 22.5%에 비해 8.2% 포인트 낮았다. 발전 효율로 이해될 수 있는 이용률은 하루 24시간 중 실제로 발전기를 돌린 시간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지난해 이용률을 월별로 보면 풍력이 6월을 제외하고 모두 태양광을 앞섰다. 풍력의 6월 이용률은 13.7%로 연간 이용률 22.5%보다 8.8% 포인트 낮았다. 이같은 풍력의 6월 이용률은 태양광 16.2%보다 2.5% 포인트 뒤쳐졌다. 전력거래소의 월별 전력시장 운영실적에는 자가용 태양광 발전소와 같이 전력시장에 미등록된 발전기는 통계에 포함되지는 않는다. 다만 전력시장에 등록된 태양광과 풍력의 발전 현황은 알 수 있다,
그럼에도 현재 태양광의 발전설비 용량은 풍력보다 훨씬 크다. 지난해 기준 태양광 전체 설비용량은 1만4644MW로 풍력 1643MW보다 무려 8.9배 많다.
태양광 산업의 발전 속도도 풍력에 비해 4배 넘게 빠르다. 지난해 풍력발전소의 전체 설비용량은 8% 늘어난데 그친데 반면 태양광 발전소의 경우 무려 37% 넘게 증가했다.
□2020년 월별 태양광·풍력 이용률 비교(단위 : %)
구분 | 1월 | 2월 | 3월 | 4월 | 5월 | 6월 | 7월 | 8월 | 9월 | 10월 | 11월 | 12월 |
태양광 | 9.4 | 13.4 | 18.4 | 21.2 | 17.3 | 16.2 | 11.8 | 13.6 | 13.6 | 15.3 | 11.2 | 9.8 |
풍력 | 26.8 | 26.9 | 26.0 | 27.5 | 18.6 | 13.7 | 13.4 | 21.6 | 16.1 | 19.1 | 27.3 | 32.7 |
풍력업계 관계자는 "해상풍력 이용률은 육상풍력보다 높게 나온다"며 "정부가 해상풍력에 집중 투자하려고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풍력 발전은 효율 면에서 태양광보다 높지만 풍력은 태양광에 비해 투자규모 등 사업단위가 훨씬 큰 편이어서 성장 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
특히 풍력 발전의 경우 태양광 발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업 참여자가 제한적일 뿐만 아니라 인허가를 얻기 쉽지 않고 주민 수용성 확보 등 측면서 애로점이 많다.
한 재생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은 풍력보다 입지에서 더 자유로와 두 발전원의 장단점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생에너지인 태양광·풍력은 날씨 영향에 따른 변동성이 높아 발전시간이 제각각이다. 이용률이 월별로 차이가 크게 나니 태양광 이용률이 풍력을 앞지르는 경우도 나타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발전의 변동성이 큰 태양광·풍력을 확대하는 것이 전력 계통에 불안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풍력발전 비중이 높은 제주도는 전력생산이 과잉될 때면 발전기를 멈춰야 하는 일도 일어난다. 전력이 필요할 때는 발전량이 수요량을 따라가지 못하기도 한다. 태양광은 전력수요가 많은 겨울과 여름에 오히려 이용률이 떨어져 발전량이 적게 나온다.
재생에너지 업계는 태양광과 풍력의 발전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발전량을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발전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면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전력을 저장하거나 반대로 발전량이 적을 것으로 예상하면 ESS에서 전력을 꺼내서 대처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변동성 큰 신재생에너지 늘어나려면 발전량 예측시스템 필요하다"며 "발전량이 예측되지 않으면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기는 어렵다" 말했다. 현재 재생에너지 업계에서는 IT 기술을 활용한 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시스템 도입을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