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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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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력공급, ICT 활용한 에너지효율 제고로 ‘충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4.11.13 00:38

존 번 美델라웨어大 에너지환경정책 석좌교수 인터뷰


한국은 ICT와 결합된 에너지효율 정책만으로도 충분한 전력 공급이 가능합니다."

[에너지경제] 넉넉한 인상의 존 번(John Byrne) 델라웨어교수는 에너지 효율의 중요성 강조를 넘어 한국의 전력사정은 에너지 효율 개선만으로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제조업 중심이기 때문에 원전이 필수적이라는 산업부의 변에 대한 답변이었다.

한국 정부의 논리대로라면 덴마크, 네덜란드는 영토가 작고 제조업 중심이기 때문에 원전이 효율적입니다. 하지만 전체 전력공급에서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상당합니다.”

기자의 머리 속에는 지난 국감 이후 윤상직 산업부 장관의 멘트가 출구없이 맴돌고 있었다. 당시 윤 장관은 우리나라가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이기 때문에 원전이 필수적이라며 의원들에게 솔직하게 대화해보자고 당당히 외쳤었다. 존 번 교수는 그런 윤 장관의 언급을 한마디했다.

원전이 값싸게 전기를 공급한다고 이야기하는 나라는 한국뿐입니다.”

존 번 교수는 미국이 1978년 이후 발주한 신규 원전이 없다고 소개하며 원전의 전력생산량에 핵폐기물 비용이나 유사시 사고처리 비용을 계산해야한다고 소개했다. 무엇보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등 선진국 조차도 원자력 발전이라는 복잡한 기술을 유지할 능력과 도덕적 수준이 안된다고 단언했다.

오히려 존 번 교수는 한국의 앞선 ICT기술에 희망을 걸고 있었다. ICT기술을 적용해 공장과 건물, 가옥들의 에너지 효율을 개선한다면 굳이 충분한 량의 전력공급이 가능하다고 이야기했다.

신재생에너지가 초기 설치 비용이 비싸고 에너지 효율이 낮다는 것도 옛말입니다.”

존 번 교수는 특히 태양광의 경우 계속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의 투자은행이 원자력, 석탄화력, 가스터빈, 신재생에너지 등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신재생에너지의 포트폴리오를 늘릴 것을 권고했다며 신재생에너지의 전망을 밝게 봤다.

하지만 기자의 뇌리에는 미국에 셰일가스 붐이 일고 있어 제조업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다는 사실이 스쳤다. 존 번 교수가 셰일가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셰일가스는 개발 시 많은 오폐수가 흘러나옵니다. 환경오염의 주요원인이죠

평이한 대답이었다. 기자는 로열더취셀의 경우 셰일가스 개발사업을 벌이며 지하수를 오염시키지 않는 용제를 개발했다고 질문했다.

로열더취셀이 친환경 용제를 개발한 것에 대해 반대하지 않습니다. 그런 기업이 환경친화적인 사업을 진행할 때까지 기다릴 용의가 충분히 있습니다. 셰일가스가 보급된 이후에도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작업은 필요합니다.‘

이즈음 되면 존 번 교수는 에너지 효율의 전도사였다. 단순히 제5의 에너지 정도로 여겼던 에너지 효율이 단번에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격상되는 순간이었다. 그렇다면 동기가 무얼까?

저는 손주가 있습니다. 우리가 원전 짓느냐 에너지 효율을 높이냐는 선택일 수 있지만 우리 손주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부모가 된다면 손주들에게 무엇을 해줄지 고민해야합니다

존 번 교수는 지한파이기도 하다. 현재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지속가능에너지학과의 석좌교수이기도 하고 1990년대 서울대 초빙교수로 6개월간 재직 경험이 있다. 무엇보다도 그의 부모가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1983년 경 한국에 머문바 있다.

그래서인지 한국식 영어와 발음에 익숙했고 영어가 외국어인 한국 학생들의 어려움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인터뷰 자리에는 언론의 인터뷰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여고생과 대학원생을 대동할 정도로 다정다감하기도 했다. 기자는 그런 그에게 한국 할아버지같다고 말했다.

한국은 매우 부지런하고 열정적인 사람들이 살아가는 매력적인 곳입니다. 그런 한국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살아가기를 희망합니다

존 번 교수는 IPCC 저자로서 2007년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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