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역대 최단 추경 편성…직접 지원금 ‘돈풀기’ 물가 자극하나

‘19일’ 역대 최단 추경 편성…직접 지원금 ‘돈풀기’ 물가 자극하나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26조원이 넘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신속히 편성했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금성 민생지원금이 5조원에 달하는 등 대규모 유동성 공급으로 추경발 물가 상승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1일 정부에 따르면, 26조2000억원 규모의 이른바 '전쟁 추경안'은 단 19일 만에 마련됐다. 통상 40일 걸리던 기존 추경 편성 기간과 비교하면 역대 최단 수준이다. 정부는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 부담에 선제 대응하고,..

정부, 원유 위기경보 ‘경계’ 격상…천연가스 ‘주의’

정부가 2일 자정부터 원유에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한다. 천연가스에 대한 위기경보도 '관심'에서 '주의'로 올라간다. 산업통상부는 1일 김정관 장관 주재로 '제5차 자원안보협의회'를 열어 자원안보 위기경보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자원안보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의 4단계로 운용된다. '국가자원안보특별법' 제23조에 따라 위기 상황의 심각성, 국민생활 및 국가경제 파급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발령한다. 정부가 위기경보를 3단계로 격상한 데는 중동전쟁 장기화로 수급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수준을 넘어 국제 석유 시장에서 석유 조달에 일부 차질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원유 재고가 20% 이상 감소하는 등 실제 경제·산업에 영향에 주고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앞서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지속 등 수급 여건 악화로 지난달 18일 '주의'로 격상했다. 천연가스도 지난달 5일 '관심' 단계로 발령됐다. 위기경보가 3단계인 경계로 격상되면서 정부는 석유, 나프타 등 수급 관리 조치를 강화한다. 원유의 경우, 해외 공관 상무관과 코트라 무역관 등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항하지 않는 대체 물량 확보에 나선다. 한국석유공사의 해외 생산분도 본격 도입한다. 기업이 중동산 원유 대체 물량을 확보하면 비축유로 바꿔주는 '비축유 스와프(SWAP)' 제도도 시행한다. 석유화학의 기본 원료인 나프타는 매점매석 금지와 수출 물량의 내수 전환을 추진한다. 대체 수입에 따른 수입단가 차액 지원을 추경안에 반영하는 등 해외 물량 도입도 지원한다. 석유화학 제품도 필수재 생산 차질이 없도록 수급 점검과 공급망 관리를 강화한다. 천연가스는 지난달 5일 카타르의 '불가항력 선언'(Force Majeure) 직후 발 빠르게 현물구매, 해외자원개발 물량 등 대체 물량을 확보해 연말까지 수급 관리가 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동아시아산 천연가스의 국제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전력 및 난방 요금에 영향이 예상되는 만큼 적극적 수요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천연가스에 대해서도 위기경보를 격상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칸쿤 여직원과 둘이 출장?”…동행인사·정원오 측 “명백한 왜곡”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멕시코 칸쿤 여성 공무원 단독 출장' 의혹을 둘러싸고, 당시 출장에 동행했던 인사들이 “사실과 다른 왜곡"이라며 일제히 반박에 나섰다. 캠프 측 역시 “전형적인 네거티브 공세"라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정 후보의 2023년 멕시코 출장과 관련해 '여성 공무원과 둘이 휴양지 출장을 다녀왔다'는 취지의 의혹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시 일정에 동행했던 인사들은 “다수 인원이 함께한 공식 국제행사"라며 사실관계를 바로잡고 있다. 김두관 전 국회의원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당시 정 후보가 참여한 '국제참여민주주의포럼'은 저를 비롯해 11명이 공동으로 참여한 행사"라며 “이번 공격의 내용은 정 후보를 음해하는 방식이어서 더 문제가 크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칸쿤 쪽이 여정상 비행기 사정이 다른 곳보다 좋았기 때문에 경유했던 것"이라며 “그 여성 공무원은 우리 참가단 전체 실무를 맡았다"고 설명했다. 또 “단지 여성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공격받으면 앞으로 여성 공무원은 해외 출장은 아예 가지 말라는 거냐"며 “'아님 말고'식 의혹 생산을 중지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이동학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역시 “해당 포럼은 멕시코 선거관리위원회 등이 주최한 공식 국제행사로 개인 관광이 아니라 초청에 따른 공무 일정"이라며 “지방의원들, 대학교수 몇 명이 함께 참여한 일정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차량, 같은 숙소를 사용했다"며 “여직원, 휴양지라는 자극적 단어로 공무 출장을 덮어씌우는 행태는 구태정치이고 인격살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정옥 전 여성가족부 장관도 입장문을 내고 “한국 사례 발표를 위해 정원오 당시 성동구청장에게 사례 발표를 요청했고, 준비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의 동행을 직접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공무원은 여성·청년 정책을 담당했던 실무자로 오히려 본인이 출장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었다"며 “민주주의 공공외교를 위한 헌신이 매도되는 것을 지켜보는 심정이 착잡하다"고 했다. 캠프 측 역시 이번 논란을 강하게 반박했다. 캠프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구체적 증거 없이 의혹을 부풀린 전형적인 네거티브 공세"라고 밝혔다. 또 “논란이 된 여성 공무원은 구청의 주요 정책을 담당한 핵심 보좌 인력"이라며 “영어 능력도 뛰어나 출장 수행은 자연스럽고 합리적인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문서상 성별이 잘못 기재된 부분에 대해서는 “구청이 이미 단순 행정 착오라고 해명했고, 당사자도 이를 인정했다"며 “이를 확대해석해 의혹으로 연결하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근거 없는 의혹 제기는 개인 명예를 훼손할 뿐 아니라, 여성 인권 침해 소지도 있다. 문제 제기 이후 김재섭 의원은 표현을 완화하는 등 입장을 바꾸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고 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19일’ 역대 최단 추경 편성…직접 지원금 ‘돈풀기’ 물가 자극하나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26조원이 넘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신속히 편성했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금성 민생지원금이 5조원에 달하는 등 대규모 유동성 공급으로 추경발 물가 상승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1일 정부에 따르면, 26조2000억원 규모의 이른바 '전쟁 추경안'은 단 19일 만에 마련됐다. 통상 40일 걸리던 기존 추경 편성 기간과 비교하면 역대 최단 수준이다. 정부는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 부담에 선제 대응하고, 경기 회복의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신속한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세부 사업을 보면 고유가 피해지원금, 석유 최고가격제에 따른 정유사 손실 보전 등 고유가 대응에 총 10조1000억원이 배정됐다. 이 가운데 4조8000억원은 고유가 피해지원금 형태의 직접 현금 지원으로 편성돼 전체 추경의 18%를 차지한다. 단일 사업 중 가장 큰 규모다. 지원 대상은 소득 하위 70% 국민으로, 1인당 최소 10만원에서 최대 60만원까지 지급한다. 특히 지방 거주자나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에게 더 많은 금액을 지원하는 구조다. 당초 취약계층 중심의 '핀셋 지원'이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중산층까지 지원 범위가 확대됐다. 조용범 기획예산처 예산실장은 “중동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 및 경기 둔화가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중산층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어 지원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문제 인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쉬었음' 청년 등 일자리 사업에 1조9000억원, 숙박, 공연 등 문화·관광업계 지원에도 1000억원이 추가로 배정됐다. 아파트 베란다 태양광 설치 250억원,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800억원도 각각 편성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전쟁 추경이라 하지만 사실상 경기 부양 목적의 소위 돈 풀기 성격이 강해 '중동전쟁과 무관한 사업들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박홍근 기획처 장관은 “기본적으로 경기 전체가 침체될 수 있는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추경을 통해 0.2%포인트(p)의 성장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재원은 추가 국채 발행 없이 마련됐다는 점을 정부는 강조하고 있다. 초과세수 25조2000억원과 기금 자체재원 1조원 등을 활용해 충당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법인세·증권거래세 등 초과세수로만 편성했고, 우리 경제의 수요가 공급에 못 미친다는 점을 들어 추경 편성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를 일축했다. 조 실장은 “추경 재원을 초과세수로 국채 발행 없이 마련했다는 점, 취약계층을 타킷 지원하는 점까지 포함한다면 물가 자극 우려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소 다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상황에서 추경으로 대규모 현금성 지원이 이뤄질 경우, 물가 상승 압력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 침체 속에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가능성마저 제기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의 재정 확장 기조에 따라 추경은 예상됐지만, 직접 지원 등으로 규모가 커져 기름값, 먹거리 가격 등 체감 물가 상승이 우려된다"며 “고유가로 수입 물가가 오르고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까지 상승하는 상황에서 환율까지 높아지면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단순히 취약계층 지원을 넘어 사실상 경기 부양 성격이 강한 추경"이라며 “이런 방식으로 재정을 풀면 단기적 효과는 볼 수 있겠지만,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HUG, 본사 인근 카페에 친환경컵 사용…4만개 일회용컵 사용 줄여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1일 서울 중구 에너지경제신문 본사에서 열린 제4회 기후에너지복지문화대상 시상식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제4회 기후에너지복지문화대상 시상식은 에너지경제신문사가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는 행사로,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복지 제공에 기여한 우수 기관을 발굴해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HUG는 부산광역시 남구 문현동 HUG본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사옥 인근 지역 카페 12곳과 협업해 음료 주문 시 다회용컵을 제공받고 사옥 내 전용 반납함에 반납하면 임직원이 1건당 300원의 탄소중립 포인트를 적립 받는 다회용컵 순환 시스템인 'Habit Using Green CUP(허그컵)'을 성공적으로 도입했다. 앞서 2024년 사내 '일회용컵 ZERO'를 달성한 HUG는 이를 지역 사회에 전파하고자 이번 사업을 시행했고, 지역 사회와 함께 친환경·탄소중립 문화를 조성한 공로를 높이 평가 받아 장관상을 수상했다. HUG는 탄소중립 실천과 이재명 정부의 친환경 정책 지원을 위해 공사 직원들과 일회용품 사용저감을 위한 지역구성원과 다회용컵 업체, 공사 직원등 3자가 적극 참여하는 허그컵(다회용컵) 순환 이용 시스템을 구축해 지역 소상공인의 일회용품 구매·폐기물 처리비용을 절감시켰다. 특히 HUG는 다회용컵 이용 절차를 간소화 시키고, 참여유인을 명확히 제공해 공사와 다회용품 공급업체, 지역카페 등 3자간 협력 기반의 역할을 분담했다. 또 정부 탄소중립 포인트제 연계를 통해 ' 다용도컵 사용-반납-포인트 적립'을 통합한 순환형 인센티브 구조를 구축했다. 그 결과 지역 카페에서 음료를 신청하면 허그컵이 제공됐고, 각층에 위치한 반납함에 컵을 빠짐없이 반납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아울러 공사직원도 탄소중립 포인트 가입 홍보를 통해 정부의 친환경에너지 저감과 지역상생을 모두 실천했다. 결과적으로 이 같은 HUG의 탈플라스틱 활동사업으로 인해 연간 4만1000개의 일회용 플라스틱컵 사용을 줄였다. 이는 이산화탄소 1톤 저감 및 플러스틱 폐기물 615kg의 감축 효과를 가쟈왔다. 공사는 현재 424명 전 직원이 허그컵 사용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고, 이를 지역사회와 함께 해 공기업으로써 지역과 상생하는 환경 경영을 선도하고 있다. HUG 관계자는 “허그컵 사업으로 소나무 231그루 식재 효과는 물론, 지역 카페의 일회용컵 사용이 줄고 소상공인의 일회용품 구매 비용도 절감되는 등 지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라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이슈&인사이트] 중동 사태와 우리나라의 대응방안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폭격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압도적인 화력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반격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란은 다양한 유형의 미사일과 드론 등을 동원하여 중동 지역 내 미군기지와 이스라엘을 타격할 뿐만 아니라 걸프 국가의 석유 및 가스 시설, 심지어 식수원인 담수화 시설까지 타격하였다. 중동 사태가 악화하면서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게 되었다. 우선 안정적인 원유 수급에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되었는데, 우리나라의 전체 원유 수입 중 중동산 원유 의존도는 70%를 상회하며, 그중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비중이 65%에 달한다. 원유 수송이 어려워지면서 국제유가는 두바이유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었으며 심지어 150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또한 카타르는 가스관이 이란의 공격을 받아 LNG 공급을 정상화하는데 최대 5년이 걸릴 전망이며 불가항력을 선언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카타르에서 14%의 LNG를 수입하는 우리나라는 그만큼 현물 구매 부담 커질 전망이다. 국내 휘발유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정부는 최고가격제를 시행하였고 유류세 인하를 검토 중에 있다. 유류세 인하는 결국 정부의 세수입을 감소시키고 전기, 가스 요금 동결은 한전, 한국가스공사 등 공기업 부채를 증가시키게 된다. 또한 원유나 가스 외에도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헬륨 수급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카타르산 헬륨 수입 비중은 65% 정도인데, 장기간 수입이 어려워지면 반도체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 삼성전자가 헬륨 재사용을 검토하기에 이르렀다. 그 외에 요소 공급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과거 중국이 요소 수출을 통제하여 운송용 차량이 타격을 입은 정도는 아니더라도 농업용 요소 비료 생산이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직접적인 중동 수출이 원활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원유와 관련된 석유화학, 자동차 등 산업의 대외 수출 전반에 타격이 올 수 있다. 이 경우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어야 할 수 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서면서 수입 물가가 상승하여 국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 뉴욕 증시가 하락하면서 코스피도 급락하는 등 불안정성이 심화하고 있다. 그 동안 증시 상승의 한 동력이었던 외국인투자자들이 주식을 팔면서 환율 불안정은 더 심화할 수 있다. 결국 경기둔화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타파하기 위해 동맹국에 군대 파견을 요청하였다. 한편 급한 불을 끄기 위해 트럼프 정부는 인도에 한시적으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허용하고 심지어 이란산 원유 제재를 30일간 면제하기로 하였다. 중국, 인도, 파키스탄 등 일부 국가가 이란과 협상하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기도 하였다. 정부는 엄중한 상황에서 신중한 선택과 대안을 찾아가야 할 시점이다. 호르무즈 항해를 위해 군사력을 파견할 경우 이란의 적으로 간주되어 통항이 더욱 어려워지면서 여타 걸프국과 이란의 원유를 가져오는 것을 장담할 수 없다. 정부는 일본이 이란과 협상을 통해 일본 선박의 통과를 보장받으려는 노력을 참고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미국의 러시아산 원유 제재가 느슨해진 시점에 러시아와 원유 수입 협의를 진행하고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원유를 수입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구기보

고용 제자리인데…대기업 인건비 증가 가파르다

국내 주요 대기업의 인건비 증가 속도가 연구개발(R&D) 투자액 확대보다 더 빠른 것으로 집계됐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기업들이 적은 인원으로 높은 효율성을 추구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원재료 부담이 지속적으로 커지는 상황에도 R&D 비용을 적극적으로 집행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31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30개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해당 업체들의 작년 말 기준 고용 인원은 총 44만5820명으로 파악됐다. 전년(43만8563명)과 비교해 1.6% 늘어난 수치다. 조사는 각사 연결 실적·공시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직원 수와 급여는 별도 기준으로 계산했다. 금융지주, 증권사, 보험사, 공기업(한국전력) 등은 제외했다. 중복상장 상황 등을 감안해 HD현대(30위)도 배제했다. 2024년 말보다 작년 말 임직원 수가 줄어든 곳은 총 8곳이었다. 삼성SDI(1만3441명→1만2826명, 3.9%↓), LG화학(1만3857명→1만2869명, 7.1%↓) 등 업황 부진을 겪고 있는 업체들 통계가 눈길을 끌었다. HD현대중공업(1만4537명→1만8880명, 29.9%↑), HD한국조선해양(1141명→1543명, 35.2%↑), 한화오션(1만202명→1만1178명, 9.6%↑), 삼성중공업(1만112명→1만589명, 4.7%↑) 등 조선 분야에서는 고용 창출 효과가 뚜렷했다. 30대 기업의 급여 지불액은 가파르게 상승하는 모습이다. 등기임원 제외 총급여가 2024년 51조8345억원에서 지난해 59조3578억원으로 14.5% 뛰었다. 삼성전자는 이 시기 직원 수가 12만9430명에서 12만8881명으로 줄었지만 인건비는 16조2711억원에서 19조7998억원으로 21.7% 상승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임직원이 3만2390명에서 3만4549명으로 6.7% 늘어날 동안 연간 급여는 3조6896억원에서 6조1480억원으로 66.6% 급등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성과급 지급 등이 평균값을 끌어올렸다. 현대차는 고용 인원이 7만5137명에서 7만2598명으로 3.4% 감소했지만 인건비 부담은 9조3343억원에서 9조5203억원으로 2%가량 커졌다. 30대 기업의 원재료 매입액은 2024년 593조1489억원에서 작년 625조2억원으로 5.3% 늘었다. 업종 특성에 따라 상품의 판매 또는 매입, 재고자산의 변동, 저장·소모품 사용액 등을 합산해 집계했다. 자회사 상황 등을 감안해 일부 회사는 '사업의 내용' 항목에서 별도 기준 원재료 항목 매입액을 별도 게재한 것을 기준으로 삼았다. 이 시기 삼성전자의 원재료비는 104조3364억원에서 113조67억원으로 8.3% 증가했다. 현대차(92조5158억원→101조3999억원, 7.3%↑), 기아(73조2713억원→80조1097억원, 9.3%↑), 두산에너빌리티(7조6879억원→8조9276억원, 16.1%↑) 등의 자재 비용 증가폭이 평균보다 높았다. 대기업들은 미래를 위한 R&D 투자를 적극적으로 집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총 투자액이 70조3542억원으로 전년(62조5400억원)보다 12.5% 올라갔다. SK스퀘어를 제외한 모든 기업들이 집행 금액을 늘린 것이다. 총급여 지출액과 비교하면 R&D 투자액이 18.5% 더 많았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국내 대기업 이익이 상승해 급여를 더 많이 지급했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으로 고효율을 추구하다 보니 고용은 정체된 현상이 나타났다"며 “AI 시대 '고용 역습' 현상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대기업 임금 증가 속도가 가파른데 중소기업은 그렇지 못해 임금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올해 '주총 시즌'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하거나 배당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관을 개정했다. 이사 정원 수를 줄이는 등 상법 개정안 시행에 보폭을 맞춘 행보가 주를 이뤘다. 현대차는 사업 목적에 '자동차 대여업'을 추가했다. 이를 통해 단순한 차량 판매를 넘어 구독·렌탈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대규모 정관 변경에 나서 에너지 사업 진출 활로를 열었다. 사업 목적에 △천연가스·수소·암모니아·바이오연료 등 에너지의 자원개발·생산·수출입·유통 및 트레이딩 사업 △에너지 유통 인프라(액화·기화·압축, 정제·저장·운송)의 투자·개발·운영 및 관련 기자재 사업 △전력·집단에너지·구역전기사업 및 전력 중개사업과 이에 대한 투자·건설·운영 사업 △항공기 및 우주선 발사 서비스업 △기계설비·가스공사업 △산업환경설비공사업 등을 추가했다. 카카오는 △인공지능 개발 및 이용업 △기타 정보서비스업 △응용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등을 영위하기로 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날 주총을 통해 '디지털 엔지니어링·매뉴팩처링 플랫폼 개발 및 공급업'을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미-이란 전쟁으로 환율 치솟았으나 금융 지표는 아직 안정적 흐름

원 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자 정부는 비상 대응에 나설 태세다. 하지만 현재 외환과 금융 데이터를 보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가 31일 “환율 레벨 자체보다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봐야 한다"며 위기론에 선을 그은 것에는 이런 배경이 있다. 중동 전쟁이 조기에 끝날 수도 있어 과도한 대응은 금융시장을 오히려 불안하게 할 수 있으니 좀 더 정교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외환보유액은 2025년 2월 4,092억달러에서 2026년 2월 4,276억달러로 4.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외환 자산은 3,854억달러에서 4,025억달러로 4.4% 늘며 전체의 94.1%를 차지했다. 금 보유액은 47억9천만달러로 변동이 없었고, 특별인출권(SDR)과 국제통화기금(IMF) 포지션은 각각 6.3%, 10% 증가했다. 외환보유액은 13개월간 4.000억달러 이상을 유지하며 변동 폭도 약 5% 이내에 머물렀다. 월평균 증가율은 0.36%로, 외환 유동성 측면에서는 안정적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금융시장 불안도 완화되는 모습이다. 금융불안지수(FSI)는 2025년 4월 22.5를 정점으로 하락해 2026년 2월 15.3까지 떨어지며 10개월 연속 안정세를 이어갔다. 2025년 10월 이후에는 15~16 수준에서 등락하며 변동성도 크게 줄었다. 반면 대외채무는 빠르게 증가하며 구조적 부담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2025년 4분기 기준 대외채무는 7,668억억달러로, 2024년 2분기 6,657억달러 대비 1년 반 만에 1,011억달러 늘었다. 2025년 들어 3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이며 상승 흐름이 뚜렷하다. 외환과 금융 지표가 단기적으로 안정된 흐름을 보이는 것과 달리 대외 의존도가 확대되면서 중장기 리스크는 오히려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고환율 환경에서는 외화 표시 부채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취약 요인으로 지목된다. 시장에서는 단기 유동성 측면에서는 외환보유액과 금융지표를 근거로 안정성이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다만 환율 상승이 수입물가를 자극하고 대외채무 증가와 맞물리면 중장기 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 이 기사는 에너지경제신문이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으로 개발한 'AI 뉴스 어시스턴트' 시스템과 기자의 협업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데이터의 정밀성과 현장 취재를 결합해 보다 신뢰도 높은 뉴스를 제공합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에너지 절약 이렇게] ①“줄이면 돈된다”…생활비 부담 낮추는 ‘환급제도’ 총정리

중동 사태로 에너지 위기에 대한 불안이 커짐에 따라, 에너지 절감이 현금으로 돌아오는 '에너지 캐시백' 제도가 주목받고 있다. 전기·수도·가스 사용량 절감뿐 아니라 자동차 운행 단축, 다회용기 사용 등 일상적 실천에도 현금성 인센티브가 부여된다. 물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생활비 절약에 도움이 되지만, 제도별로 담당 기관과 신청 요건이 달라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 주요 5대 환급형 에너지 정책의 활용법을 정리했다. 가장 대표적인 제도는 한국전력(한전)이 운영하는 '주택용 에너지캐시백'이다. 가정에서 전력 사용량을 줄이면 절감률에 따라 캐시백이 지급된다. 직전 2개년의 같은 달 평균보다 전기를 3% 이상 덜 쓰면, 줄인 전력량에 따라 kWh당 30원에서 최대 100원까지 돌려받을 수 있다. 해당 금액은 다음 달 전기요금에서 자동 차감된다. 구간별 지급 단가는 ▲3% 이상~5% 미만 30원 ▲5% 이상~10% 미만 60원 ▲10% 이상~20% 미만 80원 ▲20% 이상~30% 이하 100원이다. 예컨대, 평균 전력사용량이 400kWh인 가구가 360kWh를 사용했다면 절감률은 10%, 절감량은 40kWh다. 이 경우 kWh당 80원이 적용돼 다음 달 전기요금에서 3200원이 차감된다. 신청은 한전ON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접수나 한전 지사 방문으로 가능하다. 한 번 신청하면 이후 자동 적용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주관하는 '탄소중립포인트 에너지'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 제도는 가정이나 상업시설 등에서 사용하는 전기, 상수도, 도시가스의 절감률에 따라 탄소포인트(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과거 1~2년 평균 사용량보다 얼마나 줄였는지를 기준으로 절감 비율을 산정해 연 2회 인센티브가 지급된다. 최소 감축률은 5% 이상이며, 감축 폭이 클수록 지급 포인트도 늘어난다. 전기·수도·가스를 모두 15% 이상 절감할 경우 최대 2만5000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이를 1포인트당 2원 기준으로 환산하면 1회 최대 5만 원, 연간 최대 10만 원 수준이다. 여기에 2회 이상 연속으로 5% 이상 감축한 경우, 이후 감축률이 0~5% 미만이어도 최대 5250포인트(1만500원)가 추가 지급된다. 인센티브는 현금, 상품권, 종량제봉투, 지방세 납부, 교통카드 등 다양한 방식으로 받을 수 있다. 탄소중립포인트 누리집 또는 지자체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가정 내 에너지 절약뿐만 아니라, 자동차 운행을 줄여 혜택을 받는 방법도 있다. 특히 지난 25일부터 차량 5부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주행거리 감축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탄소중립포인트 자동차' 제도가 주목받고 있다. 이 제도는 자동차의 주행거리를 줄인 만큼 최대 10만 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참여 대상은 12인승 이하 비사업용 승용·승합자동차다. 다만 친환경 차량(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수소차 등)과 서울시 등록 차량은 제외된다. 가입 시와 연말에 자동차 계기판 사진을 제출해 주행거리 감축 실적을 확인하며, 최대 10만 원까지 차등 지급된다. 올해의 경우 1차 모집은 지난 3월 26일 종료됐다. 2차 모집은 1차에서 마감되지 않은 지역을 대상으로 4월 6일부터 10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일상 속 친환경 행동을 실천하면 포인트를 받을 수 있는 '탄소중립포인트 녹색생활 실천'도 있다. 이 제도는 전자영수증 받기, 텀블러·다회용컵 이용, 일회용컵 반환 등 생활 속 친환경 실천 항목에 따라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방식이다. 항목별 적립 포인트는 100원에서 1만 원까지 다양하며, 연간 최대 7만 원까지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탄소중립포인트 녹색생활 실천 누리집에서 가입한 뒤 실천 항목에 참여하면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다. 사업을 운영하는 소상공인이라면 '소상공인 고효율 기기 지원사업'도 챙겨볼 만하다. 한전이 주관하는 이 사업은 소상공인이 에너지효율 1등급 가전제품을 구매할 경우 구매비용의 40%를 지원하는 제도다. 지원금 한도는 냉난방기와 냉장고의 경우 최대 160만 원, 세탁기와 건조기는 최대 80만 원이다. 대수 제한은 없다. 신청은 한전 소상공인 고효율기기 지원금 신청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할 수 있다. 올해 신청 기간은 2월 9일부터 12월 31일까지다. 2026년 1월 1일 이후 구매한 건에 대해서는 소급 신청도 가능하다. 이처럼 정부가 운영하는 에너지 환급제도는 생각보다 폭넓다. 이를 잘 활용하면 개인이 받을 수 있는 인센티브는 연간 30만 원 안팎에 이른다. 대부분이 현금이나 요금 차감 방식으로 지급돼 체감도 역시 높은 편이다. 같은 절약이라도 제도를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생활 속 작은 변화가 곧바로 실질적인 혜택으로 이어지는 만큼, 자신에게 맞는 제도를 찾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1분기 금리·환율 동반상승…3년물 3.61%·환율 1,517원

금리와 환율이 동반 상승하며 상관성이 확대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올해 1분기 금융시장에서는 국고채와 회사채 금리가 오르는 동시에 원·달러 환율도 상승하며 원화 약세 압력이 이어졌다. 31일 금융시장 자료에 따르면 2026년 1월부터 3월 30일까지 국고채와 회사채 금리, 원·달러 환율은 전반적으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금리 상승과 함께 환율도 오르며 동조 흐름이 확인됐다. 국고채(3년)는 2.935%에서 3.542%로 0.607%포인트 상승했고, 회사채(3년, AA-)는 3.459%에서 4.157%로 0.698%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1,441.8원에서 1,515.7원으로 73.9원 상승했다. 1월 초 국고채 금리는 2.9%대, 환율은 1,440원대 초반에서 출발했다. 이후 금리는 점진적으로 상승했고 환율도 이에 맞춰 오름세를 보였다. 3월 후반에는 금리가 3.5%대를 넘었고 환율은 1,510원대를 기록하며 상승 흐름이 이어졌다. 회사채 금리는 국고채 대비 일정한 격차를 유지했다. 1월 초 약 0.52%포인트였던 금리 차이는 3월 말 0.61%포인트 수준으로 큰 변화 없이 유지됐다. 신용 스프레드 확대보다는 시장 금리 전반이 상승한 구조로 해석된다. 특히 3월 들어 금리와 환율의 동행성이 더욱 뚜렷해졌다. 국고채 금리는 3월 초 약 3.22% 수준에서 3월 23일 3.617%까지 0.39%포인트 급등했고, 같은 기간 환율도 1470원대 중반에서 전날 종가 기준 1,517.3원까지 약 40원 상승했다. 단기 구간에서 두 변수의 상승 속도가 동시에 확대됐다. 금리 상승은 글로벌 긴축 기대와 맞물려 외국인 자금 흐름에 영향을 준다. 자금 유출 압력은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며, 이번 구간에서도 금리 상승과 환율 상승이 동시에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이번 흐름을 두고 금리와 환율이 동일한 리스크 신호에 반응한 결과로 보고 있다.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될수록 금리와 환율이 함께 상승하는 동조 현상이 강화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 이 기사는 에너지경제신문이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으로 개발한 'AI 뉴스 어시스턴트' 시스템과 기자의 협업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데이터의 정밀성과 현장 취재를 결합해 보다 신뢰도 높은 뉴스를 제공합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전쟁 추경’ 26.2조…소득하위 70%에 ‘최대 60만원’ 지급

정부가 소득 하위 70% 국민에게 1인당 최대 60만원 민생지원금을 지급한다. 유류비·교통비 부담 완화, 석유 최고가격제에 따른 정유사 손실 보전 등에도 5조원이 편성됐다. 정부는 31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총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의결했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고유가·고물가 상황에 경기마저 위축될 조짐을 보이자, 정부가 직접적인 지원을 통해 빠른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이번 추경은 고유가 대응과 민생 안정, 산업피해 최소화 및 공급망 안정 등 3개 분야에 중점을 뒀다"며 “선제적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경기 회복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신속한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선 정부는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 대응을 위해 10조1000억원을 배정했다.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직접 지원금으로 소득 하위 70% 국민이면 기본적으로 10만원을 받는다. 여기에 비수도권은 5만원, 인구감소 지역 거주자는 10만~15만원을 더 받는다. 취약계층 중 한부모 가정은 수도권 35만원, 비수도권 40만원을, 기초수급자는 수도권 45만원, 비수도권 60만원을 추가로 받는다. 대상자는 3256만명으로 4조8000억원을 투입한다. 지원금은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지역화폐 중에서 선택해 받을 수 있다. 지난해 지급한 민생 회복 소비쿠폰과 유사하다. 조용범 기획처 예산실장은 “중동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 및 경기 둔화가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중산층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어 지원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문제 인식이 있었다"고 말했다. 유류비 경감을 위한 석유 최고가격제 등에는 5조1000억원이 편성됐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정유사가 주유소 등에 공급하는 휘발유, 경유 가격을 정부가 정해 규제하는 제도다. 이번 추경을 통해 정부 재정으로 6개월분의 정유사 손실을 보전해준다. 또 석유 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납사) 확보 등 수급 위기에도 대응한다. 교통비 경감과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기 위해 K-패스의 환급률은 6개월 한시로 최대 30%포인트(p) 상향하는데 총 877억원을 투입한다. 15차례 이상 이용 시 환급률은 저소득층이 최대 83%, 3자녀 가구 75%, 청년·어르신·2자녀 가구 45%, 일반은 30%까지 각각 높아진다. 민생 안정을 위해 취약계층에 '핀셋' 지원하는 에너지 바우처 등에도 2000억원을 편성했다. 등유·액화석유가스(LPG)를 사용하는 20만 가구에 5만원씩 지원한다. 농어민과 시설 농가에도 유가 연동 보조금을 한시 지급한다. 무기질 비료 구매비 42억원, 축산농가 사료 구입비 650억원 등도 지원한다. 아울러 저소득층에 기본 생필품을 제공하는 '그냥드림센터'를 기존 150개소에서 300개소로 늘리는데 21억원을 투입한다. 일시적 위기 상황에 놓인 가구를 지원하는 긴급복지 확대에 131억원, 돌봄서비스 추가 제공에 99억원을 각각 배정했다. 복지시설 750개소의 냉·난방설비에도 128억원을 지원한다. 숙박, 공연 등 문화·관광업계 지원에도 1000억원을 추가 투입한다. 서민 장바구니 물가 부담 완화를 위해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에도 800억원이 편성됐다. 정부는 중동 전쟁에 따른 산업 피해 최소화, 공급망 안정에도 2조6000억원을 배정했다. 물류비 상승, 자금난 등으로 어려움이 큰 중동 수출 기업 대상 수출 바우처 지원을 7000곳에서 1만4000곳으로 두 배 늘린다. 중동 현지에 공동물류센터를 추가 지원한다. 정부는 또 6500억원의 재정 지원을 통해 금융권에서 7조원 이상 수출 정책자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한 발전설비 지원도 역대 최대인 1조1000억원을 편성했다. 아파트 베란다 소규모 태양광도 10만 가구에 설치하는 데 250억원을 투입한다. 공급망 안정화 사업으로 나프타의 원활한 수급 목적의 5000억원을 새로 배정했다. 나프타분해설비(NCC)를 보유한 국내 석유화학 기업이 대상으로, 나프타 수입단가 상승분 차액의 50%를 보조해준다. 2000억원을 들여 비축유도 130만 배럴 추가 확보한다. 이외에 첨단 산업의 필수 소재인 희토류 재자원화 등에 81억원, 중동 의존도가 높은 요소의 수입선 다변화에 39억원을 각각 지원한다. '쉬었음' 청년 등 일자리 지원에도 9000억원을 배정했다. 대기업이 참여해 청년 취업을 연계하는 'K-뉴딜 아카데미'가 대표적이다. 창업 지원에도 9000억원을 추가했다. 정부는 이번 추경은 추가 국채 발행 없이 초과세수 25조2000억원과 기금 자체재원 1조원 등으로 재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산업 활황과 국내 주식시장 거래 활성화 등으로 법인세, 증권거래세 등 세수 추계가 늘어났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내국세와 연동된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등 지방 지원도 10조원 가까이 늘어난다. 총지출은 본예산인 727조9000억원 대비 25조2000억원 늘어 총 753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와 별도로 국채상환에 1조원을 활용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대책을 고민할 때 더 선제적이고 과감한 대응이 필요하다. 필요하면 헌법이 정한 긴급재정명령을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긴급재정명령은 헌법 76조에 규정된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다. '내우·외환·천재·지변 또는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 등으로 국회의 절차를 기다릴 만한 여유가 없을 때 대통령이 법률적 효력을 지닌 명령을 내릴 수 있게 한 제도다. 앞서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93년 금융실명제를 전격 시행하면서 행사한 바 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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