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대체불가 韓’ 시동…‘반도체·AI·방산·에너지’ 협력 넓힌다

李대통령 ‘대체불가 韓’ 시동…‘반도체·AI·방산·에너지’ 협력 넓힌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2년차 첫 순방지로 '유럽의 수도' 벨기에 브뤼셀을 택해 집권 2년차 국정 비전인 '대체불가 대한민국'의 글로벌 행보를 본격화했다. 10일(현지시간) 한·벨기에 정상회담과 한·EU 정상회담을 연달아 소화하며 반도체·AI·방산·에너지 등 전략산업 전방위에 걸친 협력 확대를 이끌어냈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초격차 산업 강국'을 4대 국정 목표의 첫 번째로 내건 바 있다. 4억5000만 명 규모의 시장과 GDP 18조 유로를 기반으로 세계 규범을 주도하는 EU와의 협력 강화는 그 첫 포..

“돈 없다고 금융까지 막혀서야”...금융기본권 논의 첫발

금융을 복지의 영역이 아닌 '권리'의 영역으로 재정의하려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모든 국민이 최소한의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이른바 '금융기본권' 개념을 제도화하기 위한 연구 조직이 공식 출범했다. 신용회복위원회는 11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제2차 국민의 금융기본권 실현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열고 금융기본권 연구단 출범식을 개최했다. 연구단은 향후 국민기초금융보장법 제정과 금융기본권 제도화 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 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이날 행사에서는 취약계층 채무 문제 해결을 위한 보다 강력한 지원 장치도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 한재준 인하대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현행 신용회복위원회 채무조정 제도가 채권자의 자율 동의에 의존하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상환 능력이 사실상 없는 극취약 채무자의 경우 직권 면책 제도를 별도로 마련해 기본권 보호의 사각지대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현재 채무상담이 채무 규모 파악과 채무조정 신청 안내에 집중돼 있는 만큼 복합지원의 통합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 같은 논의를 뒷받침하기 위해 출범한 연구단은 금융기본권연구분과, 데이터분석분과, 정책기획분과, 대외협력분과 등 4개 분과로 구성됐다. 각 분과장은 임정하 서울시립대 교수, 유경원 상명대 교수, 한재준 인하대 교수, 강경훈 동국대 교수가 맡는다. 김은경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 겸 서민금융진흥원장은 기념사에서 “금융은 이제 시혜적인 '보호'의 대상을 넘어, 모든 국민이 누려야 할 보편적 '권리'로 패러다임이 전환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서비스 접근이 차단되는 문제를 단순한 경제적 불이익이 아니라 인간다운 삶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반이 훼손되는 문제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이 현대 사회의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은 만큼 누구나 차별 없이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연구단이 제시한 금융기본권은 모든 국민이 금융서비스를 공정한 조건에서 이용하고, 생활 유지를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자금을 확보할 권리를 의미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헌법상 권리 개념을 구체화한 국민기초금융보장법 제정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연구진은 현행 서민금융법이나 개인채무자보호법이 지원 중심의 성격이 강해 권리 보장 체계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1999년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복지 정책을 시혜에서 법적 권리로 전환한 사례를 주요 참고 모델로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금융기본권의 핵심 요소로 ▲금융 접근권 ▲금융 생존권 ▲자립권 ▲재기권 ▲자산형성권 등 5가지를 제시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 체계로는 기초상담·채무상담, 기초보험, 기초대출, 기초저축 등 4대 기초금융을 제안했다. 재원 조달 방안과 관련해서는 금융권 전반의 사회적 책임 확대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금융사들이 저신용자를 배제함으로써 생긴 반사적 이익으로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향후 금융투자업권과 가상자산 사업자까지 참여 범위를 넓히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준조세' 논란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다만 관련 재원 마련의 법적 근거는 국민기초금융보장법을 통해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치권 움직임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는 8월 관련 법안 발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입법 지원을 위한 별도 지원단 구성도 검토되고 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신용회복위원회와 서민금융진흥원 간 기능이 분산돼 있는 현 체계에 대해서도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채무조정과 서민금융 지원 기능을 보다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방향의 통합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지만, 구체적인 추진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李대통령, “초과이익 분배론…기본소득 도입이 대안될 수도”

이재명 대통령이 인공지능(AI) 산업 호황으로 창출되는 막대한 부의 분배 방안과 관련해 기본소득 도입 가능성을 10일(현지시간) 언급하면서 '초과이익 분배론'을 둘러싼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유럽을 순방 중인 이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념 인터뷰에서 “AI발 호황이 이어지더라도 새로 창출된 부를 어떻게 공평하게 나눌 것인지에 대한 어려운 질문이 제기될 것"이라며 “초과이익의 일부를 국민에게 분배하기 위해 기본소득과 같은 새로운 메커니즘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반도체 제조 기업들이 국가의 덜 개발된 지역에 공급망을 구축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도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현재 호남 지역 신규 반도체 공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보도가 나오자 청와대는 즉각 맥락 설명에 나섰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막대한 초과이익을 창출하는 산업들의 부상이 기존 조세·분배 체계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할 수 있으며, 이를 활용해 기본소득을 도입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소비 여력을 뒷받침하는 방안이 매우 유용한 정책 대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특정 기업이나 사안에 대한 언급이 아니라 AI 시대로의 대전환 과정에서 자본주의 시장 질서의 지속과 유지를 위해 언젠가 직면할 수 있는 시대적 과제에 대해 한 말씀"이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초과이윤 분배 문제와 관련해 신중론을 함께 피력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우리나라가 먼저 초과이익을 떼어내면 기업들이 다 탈출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기본소득이 전 세계적 공통 의제가 곧 되겠지만, 그 이전 단계에서는 초과이윤 처리 문제에 대해 매우 신중히 논쟁해야 한다. 국제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초과이익 분배 논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11일 김용범 정책실장은 페이스북에서 “AI 인프라 시대 과실의 일부는 전 국민에게 구조적으로 환원돼야 한다"며 반도체 기업으로부터 확보한 초과세수를 '국민배당금'이라는 이름 아래 사회에 분배하자는 논리를 폈다. 이 발언이 논란으로 번지자 이 대통령은 같은 달 13일 일부 언론의 해석에 대해 직접 반박했다. 재계에서도 관련 논의에 반응이 나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9일 일본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닛케이포럼 '한일 특별세션' 참석 후 특파원들과 만나 “저희의 목적은 이해관계자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이해관계자에는 주주도 있고, 저희 구성원들도 있고, 다른 회사나 비즈니스 파트너도 있다. 넓게 보면 국민 전체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SK를 경영하는 입장에서 보면 행복을 나눠주는 방법은 세금을 많이 내는 상황도 있고, 더 많은 투자와 일자리 창출도 중요한 얘기"라며 “초과이익이 어디로 어떻게 갈 거냐, 몇 퍼센트를 어떻게 할 거냐는 답하기 어렵지만, 적당하게 모든 곳에 골고루 잘 갈 수 있게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李대통령 ‘대체불가 韓’ 유럽 행보…‘반도체·AI·방산·에너지’ 협력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2년차 첫 순방지로 '유럽의 수도' 벨기에 브뤼셀을 택해 집권 2년차 국정 비전인 '대체불가 대한민국'의 글로벌 행보를 본격화했다. 10일(현지시간) 한·벨기에 정상회담과 한·EU 정상회담을 연달아 소화하며 반도체·AI·방산·에너지 등 전략산업 전방위에 걸친 협력 확대를 이끌어냈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초격차 산업 강국'을 4대 국정 목표의 첫 번째로 내건 바 있다. 4억5000만 명 규모의 시장과 GDP 18조 유로를 기반으로 세계 규범을 주도하는 EU와의 협력 강화는 그 첫 포석이다. 반도체 외교의 첫 번째 거점은 벨기에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바르트 더 베버르 벨기에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유럽 최대 비영리 종합 반도체 연구소 아이멕(IMEC)을 통한 협력 확대를 핵심 의제로 다뤘다. 현재 아이멕에는 150여 명의 한국인 연구진이 나노·반도체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이 대통령은 “아이멕을 통한 양국 간 연구 협력이 지속 확대돼 미래 반도체 기술 발전에 따른 혜택을 함께 누리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더 베버르 총리도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을 둔 한국과의 협력은 벨기에에도 유익한 일"이라며 부처 차원의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반도체 협력의 전선은 EU 차원으로도 넓어졌다. 이 대통령은 앞서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반도체 등 첨단산업 핵심광물 공급망 공동 대응과 정보체계 공유에 합의했다.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한-EU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한 것으로, AI 수요 급증에 따른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를 겨냥한 포석이다. AI 분야에서는 규범 선점과 기술 협력이라는 두 방향에서 동시에 성과를 거뒀다. 한-EU 정상회담에서는 디지털 경제 전반을 포괄하는 디지털 통상 협정(DTA) 논의가 진전을 이뤘다. 2011년 체결된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이 상품·서비스 교역에 집중됐다면, DTA는 AI·데이터·플랫폼 등 디지털 산업 전반의 새 규범을 함께 설계하는 것으로 지난해 한-EU 총 교역액 1329억 달러(180조 원)에 달하는 경제 관계를 디지털 영역으로 확장하는 기반이 된다. 이 대통령은 공동 언론발표에서 “AI·양자 기술 등 분야에서 공동 연구와 연구자 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며 “양측 미래 산업의 혁신 역량과 경쟁력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EU 고위급 경제대화 출범도 AI·디지털 산업 분야의 정책 공조를 제도화하는 의미를 갖는다.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이번 고위급 대화가 “외부 충격으로부터 회복력을 강화하고 전략적 취약성에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방산 협력의 핵심은 이탈리아다. 이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부터 13일까지 이탈리아 국빈 방문 일정을 소화하며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 조르자 멜로니 총리와 잇따라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번 방문에서는 반도체·항공우주·에너지·바이오 분야 기업들이 참여하는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과 함께 기초과학·우주·방산 분야 협력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양국 관계의 중장기 청사진이 될 '2026~2030 한·이탈리아 전략적 행동계획'도 이번 방문에서 채택될 예정이다. 한국의 EU 내 4대 교역국이자 G7·G20 핵심 멤버인 이탈리아는 제조업 중심 수출경제와 해양·대륙을 잇는 지리적 조건 등 한국과 구조적 유사성이 높아 방산 협력의 실질적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벨기에에서도 안보 협력의 물꼬를 텄다. 2024년 체결된 한-EU 안보·국방 파트너십(SDP)을 바탕으로 이번 회담에서 정보보호협정 협상 논의가 시작됐다. 정치권 관계자는 “한-EU 안보·방산 협력 틀이 구체화되면서 한국 방산업계의 유럽 시장 진출에도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라며 “대(對)유럽 방산 수출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한-EU 고위급 에너지 대화 출범을 통해 소형모듈원자로(SMR)·해상 풍력·수소 등 청정에너지 전 분야를 아우르는 협력 구조가 만들어졌다.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이번 협력은 청정 에너지 생산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며 SMR 등 원자력 협력을 주요 과제로 직접 제시했다. 이 대통령도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 철강업계에 부담 요인으로 꼽혀온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협의 지속 방침도 공동성명에 담겼다. CBAM은 탄소 배출량이 많은 수입품에 비용을 부과하는 제도다. 한국 철강업계는 제도 본격 시행 시 수출기업들의 비용 부담 요인으로 지목돼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최근 EU가 추진 중인 CBAM 등 규제 입법이 EU의 경쟁력 강화와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는 우리 측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중동 여파’ 5월 취업자 4만명↓…계엄 후 첫 감소

5월 취업자 수가 4만명 줄면서 중동 전쟁 여파가 일자리 부문으로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월간 취업자 수 감소는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처음이다. 고유가, 원자재 수급 차질 등 영향으로 제조업에서만 취업자가 14만명 줄었다. 청년층 취업자도 코로나19 이후 최대 폭 감소하며 고용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11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912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만명 감소했다. 전체 취업자 수가 감소한 건 비상계엄 사태가 있었던 2024년 12월(-5만2000명) 이후 처음이다. 취업자 수 추이를 보면, 올해 1월 10만8000명 증가한 뒤 2월(23만4000명)과 3월(20만6000명) 20만명대 증가 폭을 이어갔다. 중동 전쟁 발발 후 4월부터 7만4000명으로 취업자 수 증가 폭이 둔화되더니 5월 들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14만명 줄며 2019년 2월(-15만1000명) 이후 최대 감소 폭을 보였다. 제조업 취업자 감소세는 2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내수와 관련된 도소매업도 3만6000명 줄며 3개월 연속 감소했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고유가와 원자재 수급 차질 등이 고용에도 악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최근 반도체 호황에 따른 고용 유발 효과도 낮다는 게 데이터처 설명이다. 빈현준 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중동전쟁이 길어지면서 수급 차질, 생산비용 증가 등이 일부 고용에도 영향을 주는 모습"이라며 “자동차, 고무플라스틱, 식료품 업종에서 감소했고, 수출을 주도하는 반도체 산업에서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고용 한파는 청년들에게 더 혹독했다. 청년층(15∼29세) 취업자는 전년 대비 25만5000명 감소했다. 감소 폭만 보면 코로나19였던 2021년 1월(-31만4000명) 이후 가장 컸다. 청년 취업자 감소세는 4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최근 기업들의 경력 또는 수시 채용이 늘고 있는데다, 청년들의 첫 취업도 늦어지면서 고용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60세 이상 고령층 취업자는 17만1000명 증가하며 전체 일자리 수를 끌어올렸다. 30대(6만2000명), 50대(2만5000명)에서 늘었고, 20대(-25만1000명), 40대(-4만3000명)에서 줄었다. 취업자 수 감소로 지난 달 고용률은 63.3%로 전년보다 0.5%포인트(p) 낮아져 4월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했다. 특히, 청년층 고용률은 43.8%로 2.4%p 하락했다. 2021년 1월(-2.9%p)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실업률은 2.9%로 전년 대비 0.1%p 상승했다. 이 중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7.2%로 1년 전보다 0.6%p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도 20대(0.4%p), 30대(0.6%p) 등에서 실업률이 상승했고, 40대(-0.2%), 50대(-0.3%)에서 하락했다. 지난 달 경제활동인구는 2999만8000명으로 전년 대비 1만4000명 감소한 반면 비경제활동인구는 1598만6000명으로 26만4000명 증가했다. 가사, 재학·수강 등 가정주부, 청년층의 경제활동 참가가 줄어든 영향이다. 이 중 '쉬었음' 인구는 243만7000명으로 전년 보다 4만7000명 늘었다. 정부는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업종별·계층별 고용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 고용안정 지원 조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청년층은 중동전쟁 여파에 산업과 인구구조 변화 등 삼중고를 겪고 있다 보고, 인공지능(AI) 분야 직업 교육 등 청년뉴딜 사업을 신속 추진할 방침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이날 열린 고용 관계 장관 간담회에서 “고용유지지원금 신청 요건을 완화하고, 고용위기지역·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등 지역 상황에 맞게 일자리 지원에 나설 것"이라며 “일자리 창출 기업의 인센티브 강화 등 재정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신율의 정치 내시경] 투표용지 부족이 망가뜨린 것들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심각한 수준으로 추락하고 있다. 신뢰 붕괴의 직접적 계기는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이지만, 더 큰 문제는 사후 수습 과정에서도 관리상의 허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점이다. 선관위는 당초 투표용지 부족이 발생한 투표소를 송파구 12곳, 강남구·광진구 각 1곳 등 총 14곳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이를 50곳으로 정정하더니, 현재는 91개 투표소로 다시 수정했다. 필자조차 이제는 몇 곳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했는지 헷갈릴 지경이다. 투표용지 부족 투표소 수가 이처럼 반복적으로 바뀐다는 사실 자체는 선관위의 기초적 관리 역량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주먹구구식 선거 관리의 민낯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서로 다른 투표소에서 유력 두 후보의 득표수가 정확히 일치하는 현상도 발견되고 있다. 인천 연수구 송도 1동과 송도 2동의 관내 사전 투표 개표 결과를 보면, 민주당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는 두 곳 모두에서 3,030표,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는 역시 두 곳 모두에서1,440표를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광주 광산구 송정 1동과 전남 고흥군 금산면 사전 투표에서는, 민주당 민형배 후보가 두 곳 모두에서 1,401표, 국민의힘 이정현 후보가 120표로 동일한 득표를 기록했다. 이와 유사한 현상이 전남 신안·여수 등 광주·전남 지역 10개 사전투표소에서도 나타났다고 보도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인천 선관위와 전남 선관위는 공통적으로 '우연의 일치'라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인천 선관위는 “투표함 개함부터 투표지 분류기 분류, 육안 재확인, 심사·집계, 위원 검열 등 개표의 전 과정을 각 정당과 후보자가 추천한 참관인들이 참관한 만큼 부정 개표나 조작이 개입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러한 해명은 상당한 설득력을 지닌다. 각 정당이 추천한 참관인이 개표와 집계의 전(全) 과정에 입회하는 만큼, 부정 개입의 개연성은 현저히 낮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또한 전남 지역처럼 소규모 투표소가 밀집한 곳에서는 통계적으로 이러한 '쌍둥이 득표'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도 사실이다. 아울러 서로 다른 투표소에서 두 후보의 득표수가 동일하게 나타나는 현상은 과거 사전 투표 제도가 도입되기 이전에도 확인된 바 있다. 따라서 이러한 현상을 곧바로 부정선거의 증거로 단정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그럼에도 선관위의 부실한 일 처리가 각종 의혹이 제기될 수 있는 환경을 스스로 조성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실제로 충북 청주에서는 성화·개신·죽림동 제5투표소의 선거인명부에서 1,295명이 누락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하면, 선관위를 대대적으로 수술하지 않는 한, 각종 음모론이 확산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 신뢰를 잃은 존재의 언행을 계속 의심하는 것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심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관위는 방어적 해명에 그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더 적극적으로 나서 의혹과 오해가 음모론으로 번지지 않도록 차단해야 한다. 이제 국민들은 선관위의 행위 전반을 신뢰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데 문제는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남긴 것이 선관위에 대한 불신에 그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번 사태는 우리 사회의 사회자본을 심각하게 훼손했다. 사회자본의 핵심 요소는 사회적 신뢰인데, 선관위가 바로 그 사회자본의 토대를 크게 손상시킨 것이다. 나아가 민주주의 역시 훼손했다. 민주주의의 근간 중 하나인 법치주의를 약화시켰기 때문이다. 법치주의는 제도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작동하는데, 이번 사태가 바로 그 제도적 신뢰를 흔들어 놓은 것이다. 한번 무너진 신뢰를 원상으로 회복시키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은 선관위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통해 책임자를 처벌하고, 고위직에게는 감독·관리 책임을 엄정하게 묻는 것이다. bienns@ekn.kr

국힘 쇄신할까…거취 압박 속 ‘재선거’에 올인하는 張의 노림수

10일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에 당권파인 3선의 정점식 의원(경남 통영·고성)이 선출됐다. 이에 따라 지방선거 참패 이후 거취 압박을 받아온 장동혁 대표 체제도 당분간 숨통이 트이게 됐다. 다만 당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당 지도부의 거취와 한동훈 의원 복당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느냐에 따라 보수 재편의 향방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정 신임 원내대표는 당내 혼란 수습과 쇄신 방향 제시라는 중책을 동시에 떠안게 됐다. 당장 장 대표의 거취가 문제다. 선거 이후 친한계(친한동훈계)와 소장파 등 비당권파를 중심으로 장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국민의힘 최다선인 6선 조경태 의원은 지난 8일 한 라디오에서 “큰 틀에서 완패했다"며 “장 대표는 전당대회 때 지방선거 패배 시 물러나겠다고 했으니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 대표가 지난해 8월 전당대회 TV토론 OX 코너에서 '지방선거 패배 시 대표직을 내려놓겠냐'는 질문에 'O'를 든 것을 언급한 것이다. 조 의원은 “비상대책위 체제로 전환하고 조기 전당대회를 해야 한다"고도 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살아 돌아온 이들은 하나같이 장 대표와 거리를 뒀던 사람들"이라며 “그게 답인데 지도부만 모른다. 교체 요구는 갈수록 거세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접전 지역 생존자들은 하나같이 장 대표와 일찌감치 선을 그어온 인물들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연초부터 장 대표의 '윤어게인' 노선을 정면 비판하며 후보 등록까지 미루는 초강수를 두며 차별화에 나섰고, 박완수 경남지사·유의동 의원은 끝까지 장 대표의 지원 유세를 거부했다. 장 대표에게 제명당한 한동훈 당선인도 국민의힘 박민식 후보와의 단일화 없이 3자 대결을 뚫고 살아 돌아왔다. 6·3 지방선거 성적표를 받아든 장 대표는 패배 책임론 대신 '재선거' 이슈에 당의 화력을 모두 쏟아붓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9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투표소가 50곳에서 91곳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며 “이번 참정권 박탈 사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결국 전국 재선거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국정조사보다 특검이 우선이고, 특검보다 재선거가 먼저"라며 “국민의 요구는 재선거"라고 강조했다. 장 대표의 행보는 선거 직후부터 이어졌다. 본투표일인 3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불거지자 선관위에 항의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5일엔 서울 송파구 잠실7동 투표함이 강제 반출된 올림픽공원 개표장을 직접 찾아 항의했다. 6일엔 긴급 최고위를 열고 “목숨 걸고 싸울 것"이라고 선언한 뒤, 검은 셔츠에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2만여 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몰린 올림픽공원 시위 현장에 나타났다. 7일에도 마스크 차림으로 홀로 시위 현장을 다시 찾아 “오늘도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재선거를 외치겠다"고 자신의 스레드에 적었다. 9일에는 수위를 한층 높였다. 이날도 검은 모자와 태극기가 그려진 마스크를 쓰고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 시위 현장을 찾은 장 대표는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가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비가 내리자 비옷을 입고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여러분이 지치지 않으면 저도 지치지 않고 끝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다. 장 대표가 임명한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8일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해 선거소청을 제기하겠다고 밝히며 측면 지원에 나섰다. 장 대표는 지지율 반등을 버티기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4~5일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41.1%로 민주당(41.8%)과의 격차가 오차범위(±3.1%p) 내로 좁혀졌다. 지난 1월 5주차 이후 처음이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투표용지 사태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지도부가 현장에서 분노를 모아낸 역할을 했다"고 자평했다. 선거 패배 직후 지도부 거취 표명이 관례였던 것과 달리 장 대표가 재선거 여론전을 앞세운 데 대해 정치권에선 “사퇴를 피하려는 행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018년 지방선거 참패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다음 날 곧바로 대표직을 내려놓은 것과 대비되면서다. 이에 정 원내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장 대표 사퇴론에 대해 “제 개인 뜻이 중요한 게 아니라 당내 집단지성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즉각적인 퇴진 요구 대신 의원총회 등 의견 수렴을 통한 해법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다. 부산 북구갑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국민의힘 후보를 모두 꺾고 당선된 한동훈 의원의 복당 문제도 정 원내대표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정 원내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본인 의사뿐 아니라 당 내부에서 의원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 절차를 통해 결정해야 할 문제"라고 언급했다. 정당 지지도 조사 응답률은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5.6%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하나 기자 uno@ekn.kr

42년간 닫혔던 밤바다, 인천·경기 연안 어민들에 개방

부산=에너지경제신문 조탁만 기자 42년 동안 해가 지면 멈춰야 했던 인천·경기 연안의 어선들이 다음 달부터 밤바다로 나갈 수 있게 되면서 어민들의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해양수산부는 내달부터 인천·경기 연안해역(북위 37도 30분 이남)에서 야간 조업과 야간 항행을 전면 허용한다고 9일 밝혔다. 인천·경기 연안과 강화 해역 어민들은 1982년부터 야간 조업이 금지되면서 낮에만 조업해야 했고, 그만큼 수익을 올리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해수부는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3월부터 일부 해역에서 야간 조업을 시범 운영했고, 별다른 안전 문제 없이 마무리되면서 이번 규제 완화로 이어졌다. 인천시와 경기도에 등록된 어선들은 북위 37도 30분 이남 해역에서 밤에도 자유롭게 조업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월선과 해상사고를 막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의 지도선을 야간에도 운영하는 방식으로 안전관리 대책도 함께 강화하기로 했다. 그동안 시범운영 대상에서 제외됐던 강화 해역(북위 37도 30분 이북)은 올해 말까지 조업 시간을 확대하는 시범사업이 진행된다. 일반 해역은 일출 30분 전부터 일몰 30분 후까지 조업이 가능해 진다. 특히 만도리B어장과 선수어장, 동검도어장 등 강화 남단 7개 어장은 봄·가을 성어기에 한해 일출 1시간 전부터 일몰 1시간 후까지 조업할 수 있도록 추가 연장된다. 해수부는 이번 조치로 서울시 면적의 약 4배에 달하는 3039㎢ 규모의 야간 어장이 새롭게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또 약 1200척의 어선이 연간 3200t의 수산물을 추가로 잡을 수 있어 187억원가량의 소득 증가 효과를 기대했다.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은 “고유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어업인들의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접경수역 조업 여건 개선과 안전관리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탁만 기자 hpeting@ekn.kr

정부, ‘중동 전략펀드’ 신설…60억달러 금융 우선 지원

정부가 중동 지역 인프라 시장 공략을 위해 국내 기업들에게 총 60억 달러 규모의 금융을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 국부펀드와 함께 중동 인프라 사업에 투자하는 전략펀드 신설도 추진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중동 국가별·분야별 인프라 고도화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이 같이 밝혔다. 정부는 중동 주요국에서 필요한 플랜트·에너지, 교통·물류, 도시개발, 디지털 인프라 등 맞춤형 협력 과제를 발굴한 뒤 우리 기업의 참여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재외공관과 유관기관을 활용해 현지 핵심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중동 발주처를 대상으로 한 통합 수주 지원에 나선다. 중동 주요 발주처를 대상으로 총 60억 달러 규모의 선(先) 금융 지원도 할 방침이다.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가 30억 달러씩 각각 지원한다.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를 중심으로 중동 국부펀드 등과 공동 조성하는 '중동 인프라 전략펀드' 신설도 추진한다. 정부 고위급 인사를 선제적으로 현지에 파견하는 등 외교적 지원도 병행하기로 했다. 구 부총리는 “중동은 우리 해외 건설 역사의 절반을 함께 써 온 지역이자 에너지·공급망 안정 측면에서도 중요한 경제 협력 파트너"라며 “중동 주요국은 전후 복구를 넘어 경제 전반의 체질 개선을 목표로 인프라 고도화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중동 주요국과 그동안 정상외교·고위급 교류를 통해 구축한 우의와 신뢰가 우리 기업의 우수한 기술과 결합된다면 함께하는 파트너로서 윈윈하는 협력이 이뤄질 것"이라며 “민간협력 강화, 금융 지원, 정부 간(G2G)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與 전대 흔드는 ‘명청 갈등’…정청래에 김민석·송영길 도전장

오는 8월 열리는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정청래 대표의 연임 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김민석 국무총리와 송영길 의원도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김 총리를 띄우고 지방선거 결과에는 아쉬움을 드러내면서 '명청 갈등'도 다시 전면에 부상하는 분위기다. 10일 정치권에서는 이번 전당대회가 차기 총선과 대선 구도까지 흔들 민주당 권력 재편의 분기점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은 8월 17일 전당대회를 열고 차기 당대표와 최고위원 5명을 선출한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전당대회 날짜는 오는 8월 17일로 합의했다. 의결은 전당대회준비위원회에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대표 경선 구도도 점차 선명해지고 있다. 연임 도전이 예상되는 정 대표를 비롯해 김 총리, 송 의원이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된다. 여기에 김용민 의원 등 추가 주자의 출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전당대회에 특히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차기 당대표가 2028년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경우에 따라 차기 대선 구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리라는 평가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번 전당대회는 역대급으로 중요한 전당대회"라며 “차기 총선과 대선까지 이어지는, 사실상 당의 정권 재창출을 향한 분기점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현직 대표이자 권리당원 중심의 강성 지지층을 확보한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정 대표는 지난해 8월 전당대회 당시 '당심' 공략에 성공하며 당권을 거머쥔 바 있다. 실제 권리당원 투표에서 정 대표는 66.48%를 얻어 박찬대 당시 후보를 30%포인트 이상 앞섰다. 정 대표는 6·3 지방선거 국면에서도 전국 현장 행보를 통해 일찌감치 '당심 챙기기'에 나섰다. 당시 강원, 부산, 충남, 경남, 제주 등 전국 곳곳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지역 일정을 소화했다. 후보 지원 유세 이후에는 개인 일정으로 지역 내 '민생 체험'에 나서는 모습도 다수 연출했다. 이를 두고 친명계 일각에서는 선거 지원보다 '자기 정치'에 가깝다는 비판도 나왔다. 하지만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과 일부 격전지를 내주면서 '정청래 책임론'이 최대 부담으로 떠올랐다. 당내 친명계를 중심으로 선거 결과에 대한 사과와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정말 심각한 패배"라고 평가했다. 김 전 부원장은 '정청래 대표가 차기 당권을 포기하는 것이 맞나'라는 질문에 “그것은 대표 본인 판단에 달린 것"이라면서도 “제 개인적으로는 그런 것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친명계인 이건태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 대표의 조기 사퇴를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이 의원은 “유리한 정치 환경 속에서도 패배했다는 사실 자체가 당의 선거 전략과 지도력에 문제가 있었음을 보여준다"며 “패배에 대한 책임 역시 지도부가 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다시 불거진 '명청 갈등'도 이번 전당대회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지난 9일 이 대통령의 순방 환송 행사에 정 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지도부가 불참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청와대는 “중동 전쟁 장기화와 선관위 부실 관리 대응 등 국내 상황을 염두에 둬 청와대 및 내각 인사 등 환송 인원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이날 순방길에는 김 총리가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도 6·3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납득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며 정청래 지도부를 에둘러 비판했다. 반면 김 총리에 대해서는 “이렇게 단기간 내에 구체적 성과를 많이 낸 내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잘해줬다"며 “이제는 다른 역할을 맡는 게 더 적정하다고 보이기 때문에 역할을 바꾸게 됐다"고 평가했다. 정 대표는 일단 갈등 봉합에 나선 모습이다. 정 대표는 1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에 대한 평가와 인식에 공감한다"며 “선거 과정에서 확인된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들어 부족한 것은 채우고 가다듬을 것은 가다듬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번 전당대회를 두고 “청와대는 지금까지 당청 관계가 원활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고 싶어할 수 있다"며 “공천 문제도 걸려있기 때문에 그 부분도 놓칠 수 없지 않겠냐"고 분석했다. 이어 “대통령 순방 환송 행사에도 정청래 대표는 공항에 안 나간 게 아니라 못 나간 것"이라며 “그것은 '명심'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속보] 국힘 신임 원내대표에 3선 정점식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3선·경남 통영·고성)이 10일 제1야당의 새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정 의원은 이날 결선 투표에서 103표 중 55표를 얻어 48표에 그친 김도읍 의원(4선)을 꺾었다. 1차 투표에서 3위를 기록한 성일종 의원은 결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 선출 직후 정 의원은 “당의 운명을 가를 중대한 시기에 막중한 책임을 맡겨주신 의원님들의 뜻을 받들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선거 과정에서 일각의 '윤어게인·도로 친윤당' 우려에 “그 우려는 완전히 거두어달라"고 정면 돌파 의지를 내보였다. “특정 계파나 특정인을 위한 방패막이는 절대 되지 않겠다"며 “오직 민심과 의원총회의 집단지성만 바라보고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책위의장 시절 '절윤선언문' 작성을 주도하고, 지난 지방선거 당시 당대표에게 직언한 전례를 근거로 들었다. 정 의원은 1965년 경남 고성 출생으로 창원 경상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제30회 사법시험(연수원 20기)에 합격한 뒤 검찰에서 대검찰청 공안기획관, 서울중앙지검 2차장, 대검 공안부장을 역임했다. 2013년에는 통합진보당 해산 TF 팀장을 맡아 헌법재판소의 정당해산 결정을 이끌어냈다. 2019년 4·3 재보궐선거로 처음 국회에 입성한 뒤 21·22대 총선에서 내리 3선에 성공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를 지냈으며, 국민의힘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을 거치며 당 주류의 신임을 쌓았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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