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추경 협력 부탁”…연설 끝나자 국힘석으로 ‘직행’

李 대통령 “추경 협력 부탁”…연설 끝나자 국힘석으로 ‘직행’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중동 전쟁이 야기한 중차대한 위기 앞에 우리 국민의 삶과 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총 26조 2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처리에 초당적 협력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14분간 진행한 추경 시정연설에서 “중동 전쟁이 시작된 지 오늘로 34일째"라며 “최악의 에너지 안보 위협으로 평가받는 이번 사태는 글로벌 경제에 충격을 주고 있고,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은 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현 경제 상황..

중견기업 “2분기 경기 부정적”…美관세·중동전쟁 영향 지속

중견기업들은 체감 경기가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최근 발생한 대외 변수 때문에 올해 상반기 수출 전망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2일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발표한 '2026년 2분기 중견기업 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견기업 경기전망지수가 82.8로 집계돼 직전 분기 대비 0.7포인트(p) 상승했다. 100보다 크면 다음 분기에 관해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제조업 경기전망지수는 77.0으로 1.0p 증가하며 상승 전환했다. 특히 1차금속·금속가공 업종이 6.3p 상승한 74.4를 기록하며 큰 상승폭을 보였다. 비제조업 부문은 0.5p 오른 88.1로 조사됐다. 건설 업종이 80.4로 12.5p 상승하며 지수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다만, 수출 시장에 대해서는 부정적 시각이 우세했다. 수출전망지수는 전분기 대비 1.4p 하락한 89.9로 집계됐다. 제조업 부문에서 2.9p 감소한 89.4을 기록했고, 비제조업은 1.2p 오른 90.8로 나왔다. 중견련 관계자는 “미국 연방법원 판결에 따른 관세 혼란, 중동 분쟁으로 인한 자원 수급 불안정 등 글로벌 무역·통상 환경 불확실성 증대가 제조업 부문 수출 전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내수전망지수는 1.3p 오른 86.9로 조사됐다. 2.0p 하락한 비제조업(87.9)과 달리 제조업 분야(85.9)에서 5.0p 상승했다. 1차금속·금속가공 업종(85.3)이 14.3p 상승하며 전체 상승세를 이끌었다. 생산전망지수와 영업이익전망지수는 각각 84.0과 88.8로 전분기 대비 3.8p, 2.3p 상승했다. 박양균 중견련 정책본부장은 “급격한 대외 여건 악화에도 소폭이나마 상승세를 기록한 중견기업계의 경기 인식을 산업 경쟁력 강화의 돌파구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野 ‘무반응 전략’…침묵으로 맞섰지만, 연설 뒤엔 악수

국민의힘 등 야당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정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박수와 환호 없이 침묵을 유지하는 '무반응 전략'을 보였다. 다만 연설 종료 후에는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며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는 모습이었다. 야당은 지난해 11월 시정연설 보이콧과 달리 이번에는 본회의장에 참석하되, 반응을 최소화하는 방식의 '소극적 대응'을 택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일찌감치 자리를 채운 것과 달리 국민의힘 의원들은 비공개 의원총회를 마친 뒤 오후 2시 6분께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이 대통령은 오후 2시 10분께 입장해 여당 의원들과 악수한 뒤 2시 14분 시정연설을 시작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처리 협조를 요청하며 “예산안이 신속하게 통과될 수 있도록 초당적인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적 위기 앞에서 여야가 함께 손을 맞잡고 나아가야 한다"며 협치를 거듭 강조했다. 연설 도중 민주당 의원들은 수차례 박수와 환호로 호응했지만, 국민의힘 의원석에서는 별다른 반응 없이 침묵이 이어졌다. 15분간의 연설이 끝난 뒤에도 민주당이 기립박수를 보낸 것과 달리 국민의힘은 박수를 치지 않았다. 장동혁 대표 등 지도부는 연설 종료 직전 자리를 떠나기도 했다. 다만 연설 이후 분위기는 누그러졌다. 이 대통령이 야당 의원석으로 다가가 먼저 악수를 청하자 다수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응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주호영 국회부의장 등 일부는 대통령과 짧은 대화를 나누며 형식적이지만 최소한의 소통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추경안은 선거용 빚잔치'라며 시정연설을 강하게 비판했다. 송 원내대표는 시정연설 종료 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의 연설은 대한민국 경제 위기의 실상을 숨기고 전쟁을 핑계로 선거용 빚잔치를 벌이겠다고 노골적으로 선언한 것"이라며 “전쟁 핑계 추경, 선거용 매표 추경을 합리화시키는 정치연설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대통령의 연설은 중동발 국가적 위기마저 정권의 '재정 만능주의'를 합리화하는 수단으로 전락시킨 무책임의 결정판"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쟁 대응을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해법은 보이지 않았고, 민생을 강조했으나 설계는 부실했다"며 “결국 남은 것은 '빚잔치 위의 말잔치' 뿐"이라고 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李 대통령 “추경 협력 부탁”…연설 끝나자 국힘석으로 ‘직행’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중동 전쟁이 야기한 중차대한 위기 앞에 우리 국민의 삶과 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총 26조 2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처리에 초당적 협력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14분간 진행한 추경 시정연설에서 “중동 전쟁이 시작된 지 오늘로 34일째"라며 “최악의 에너지 안보 위협으로 평가받는 이번 사태는 글로벌 경제에 충격을 주고 있고,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은 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현 경제 상황에 대해 “석유 공급 차질로 휘발유·경유 가격이 급등했고, 나프타·요소 등 원재료 부족은 비닐을 포함한 플라스틱 제품과 비료 생산 등 광범위한 민생 현장을 위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코스피 5000 돌파에 이어 반도체·조선 등 우리 기업들의 활약으로 경제가 다시 비상할 기회를 맞았지만 중동 전쟁으로 예상 밖의 복합 위기에 처했다"고 우려했다. 이번 추경의 가장 큰 특징으로는 '빚 없는 추경'을 내세웠다. 이 대통령은 “반도체 경기 호황 등에 따른 초과 세수 25조 2000억 원과 기금 자체 재원 1조원을 활용할 계획"이라며 “국채를 발행하지 않는 빚 없는 추경"임을 거듭 강조했다. 추경안의 세부 내용으로는 ▶고유가 부담 완화 3대 패키지(10조 원 이상) ▶민생 안정 대책(2조 8000억 원) ▶산업 피해 최소화 및 공급망 안정(2조 6000억 원) ▶지방교부세·교부금 보강(9조 5000억 원) 등 4대 축을 제시했다. 고유가 부담 완화 패키지와 관련해서는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새로 신설해 고유가·고물가의 이중 부담을 겪는 시민들을 지원한다. 소득 하위 70% 국민 약 3600만 명을 대상으로 소득 수준과 지역 우대 원칙에 따라 1인당 기본 10만 원에서 최대 60만 원까지 차등 지급한다. 이 대통령은 “지원금은 지역화폐로 지급해 지역과 골목 상권의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도 도움이 되고 경기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고유가에 직접 노출된 저소득층과 농어민 등 취약계층에 대한 에너지 복지 지원도 강화한다. 저소득층 에너지 바우처 수급 대상 가운데 등유·LPG를 사용하는 20만 가구에는 5만 원을 추가 지원하고, 농어민에게는 유가 연동 보조금과 비료·사료 구매비 지원을 대폭 확대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서민의 교통비 부담 완화를 위해 K-패스 환급률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민생 안정 대책으로는 취약계층·자영업자·청년을 겨냥한 대폭 지원책을 담았다. 최소한의 먹거리와 생필품을 무상 제공하는 '그냥드림센터'를 기존 150개소에서 300개소로 2배 확대하고, 소상공인 정책자금 3000억 원을 추가 공급하는 한편, 폐업자 재기를 돕는 '희망리턴 패키지' 지원도 8000건 늘린다. 체불임금 청산 지원과 고용유지 지원금도 대폭 확대해 급격한 고용 충격에 선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청년층을 위해서는 대기업 연계 직업훈련 프로그램인 '케이(K)뉴딜 아카데미'를 신설하고,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에 국비 4000억 원을 투입해 전국 단위 스타트업 열풍을 확산시키기로 했다. 국민취업지원제도의 문턱도 낮춰 취업 경험이 없는 청년도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 대통령은 “위기는 어렵고 힘든 곳에 더 깊은 상처를 남긴다"며 “위기 상황을 더 빨리, 더 크게 체감할 취약계층을 더욱 두텁게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산업 피해 최소화와 공급망 안정에는 2조 6000억 원을 쓴다. 수출 바우처 지원 대상을 현재의 2배 수준인 1만 4000개사로 확대하고, 수출 정책금융 7조 1000억 원을 추가 공급한다. 이 대통령은 이번 위기를 “에너지 전환 가속의 기회"로도 규정했다. 재생에너지 융자·보조를 역대 최대인 1조 1000억 원으로 늘리고, 주민 참여형 태양광 마을인 '햇빛 소등 마을'을 150개소에서 700개소로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지방 재원 보강에는 9조 5000억 원이 배정됐다. 이 대통령은 현 위기를 잠깐 내리고 그치는 소나기가 아니라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를 거대한 폭풍우로 내다봤다. 그는 “당장 내일 전쟁이 끝난다고 해도 파괴된 중동의 에너지 인프라 시설이 복구되고 이전과 같은 원활한 수급이 이뤄지기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이를 위해 무엇보다 우리 국민 모두의 하나된 힘이 필요하다. 기름 한 방울이라도 아끼고, 비닐봉지 하나라도 허투루 쓰지 않으며, 서로를 배려하고, 함께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가 더해질 때 위기의 터널을 안전하게 그리고 신속하게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담합·매점매석 등 부당이익 행위에는 “무관용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겠다"고 했다. 야당을 향해서도 협조를 구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추경안은 위기의 파도로부터 국민의 삶을 지켜줄 방파제이자, 위기 이후 대한민국이 도약할 발판"이라며 “위기 극복의 성패는 속도에 달려 있는 만큼 초당적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연설을 마친 이 대통령은 망설임 없이 야당 의원석으로 직행했다. 연설 내내 박수 한 번 없이 무반응으로 일관하던 국민의힘 의원들도 이 대통령이 다가오자 대부분 자리에서 일어나 악수로 답했다. 김재섭·김용태·조정식 의원과 차례로 손을 잡았고, 주호영 국회부의장과는 짧은 대화도 나눴다. 박충권 의원은 고개를 숙이며 예를 표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위기경보 ‘경계’…정부, ‘비축유 맞교환’에 ‘생활필수품 생산’ 명령도

2일 자원안보 위기경보가 '경계' 단계로 격상되면서 정부는 정유사에 비축유를 먼저 제공하고 나중에 돌려받는 '비축유 스와프(SWAP)' 제도를 시행한다. 비닐 등 생활필수품 부족에 대비해 제조 기업에 품목 생산 명령도 내릴 방침이다. 정부는 미국산 원유를 포함한 대체 물량 확보를 위해 해외 네트워크를 총동원하는 등 전방위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4월 대체 물량이 현재 5000만 배럴 내외로 판단된다"며 “5월 물량도 변동은 있지만 상당한 물량이 확보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비축유 스와프로 해결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원유에 대한 자원안보 위기경보가 '경계'로 격상된 것은 지난 18일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된 지 불과 2주 만이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까지 봉쇄될 위험이 커지면서 원유 도입에 비상이 걸린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국제 유가 상승 여파로 국내 기름값이 치솟고, 나프타 수급에도 차질이 생기면서 산업현장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도 반영됐다. 자원안보 위기 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총 4단계다. 국가자원안보특별법 제23조에 따라 위기 상황의 심각성, 국민 생활 및 국가 경제 파급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발령한다. 산업부는 위기경보 격상의 주요 배경에 대해 “지난달 초 호르무즈 해협을 마지막으로 통과한 유조선이 지난달 20일 국내에 들어온 뒤로, 열흘 넘게 호르무즈발 원유 도입이 중단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동 지역에 발이 묶인 국내 초대형 원유운반선은 7척, 총 1400만배럴 규모로 파악됐다. 국제 원유 시장에서도 조달 차질이 발생하고, 국내 원유 재고가 20% 이상 감소하면서 산업 전반에 영향이 가사회되기 시작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여기에 친이란 무장세력 예멘 후티 반군의 참전 선언으로 홍해도 봉쇄될 위험에 놓였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후 원유 대체 수송로였던 홍해가 막히면 유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 현지 원유 생산·수송시설에 대한 공격이 지속되면서 국제유가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4~5월 두 달간 '비축유 스와프'를 운영해 원유 수급을 관리할 계획이다. 이 제도는 정유사가 확보한 대체 도입 물량을 전제로 정부가 비축유를 먼저 공급하고, 이후 해당 물량이 국내에 도착하면 이를 상환받는 방식이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정유업계의 도입 차질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또 해외 공관과 코트라 무역관 등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는 대체 물량도 확보하기로 했다. 한국석유공사의 해외 생산분도 본격 도입한다. 특히 미국산 원유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 실장은 “정부 비축유 중 중동산 비중이 높지만 2000만 배럴 이상 확보돼 있어 6월까지 비축유 방출을 포함한 원유 수급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며 “기업들이 얼마나 대체 물량을 확보하느냐, 중동 사태가 언제 정리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비닐봉투·수액제 포장재 등 생활필수품과 보건·의료제품의 공급 차질도 막기 위해 민간 기업에 필수품 생산 명령도 내릴 방침이다.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천재지변, 긴급한 재정·경제상의 위기로 물가 급등, 공급 부족 등의 현상이 나타날 때 정부가 민간 기업에 물품 생산을 명령할 수 있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때 마스크 품귀 현상이 발생하자 필수품 생산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원유와 함께 수급 차질을 빚고 있는 나프타와 석유제품에 대한 공급망 관리도 강화된다. 석유화학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에 대한 매점매석 금지, 수출 물량을 국내로 돌리는 방안도 추진된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 27일 나프타를 수출 제한 품목으로 지정한 뒤 기업의 생산과 도입, 판매, 재고 등 모든 사항을 정부에 보고하도록 했다. 정부는 고위급 등의 해외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원유·나프타 대체 수입선 발굴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최근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서 인도 상공부 장관을 만나 나프타 수입 긴급 확대를 요청했다. 대체 공급선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 등 호르무즈 해협 봉쇄 영향을 받지 않는 중동 국가를 비롯해 미국, 카자흐스탄, 그리스, 알제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수급 영향이 6월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며 “미국산 원유 도입을 포함해 다양한 에너지 대체 물량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GH, 공사채 31조 확보…“더 많고 더 빠른 공급” 주택정책 엔진 본격 가동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공사채 발행 제도 개선을 통해 확보한 31조원 규모의 재정 여력을 바탕으로 주택 공급 확대와 사업 속도 혁신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GH는 2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기도 주거 정책의 중장기 비전을 담은 'GH Bridge 2030 행동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 정책을 뒷받침하고 주택 공급의 속도와 규모를 동시에 끌어올리기 위한 실행 전략으로 마련됐다. 특히 GH는 향후 2~3년을 주택시장 정상화의 '결정적 시기'로 판단하고 공공주택 공급 확대와 사업 추진 속도 혁신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김용진 GH 사장은 “제도 개선으로 확보된 31조 원의 재정 기반을 바탕으로 주택 공급의 속도와 규모를 동시에 확대하겠다"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착공과 입주 성과로 정책 실행력을 증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동계획의 가장 큰 기반은 재원 조달 구조의 변화다. 지난달 행정안전부의 공사채 발행 승인 제도가 개정되면서 GH는 2030년까지 약 31조원 이상의 자금 여력을 확보하게 됐다. 이는 그동안 지방 공기업의 사업 추진을 제약해온 재정 한계를 크게 완화한 조치로 평가된다. GH는 이런 재정 기반을 토대로 조직 체계도 전면 개편했고 사업 추진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전사적 컨트롤타워를 구축하며 현장 중심의 의사결정 체계를 강화했다. 특히 권한과 책임을 현장에 대폭 위임하는 방식으로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는 'GH형 패스트트랙' 체계를 도입해 사업 추진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GH는 확보된 재정과 조직 혁신을 기반으로 '2030 GH형 주택공급 패스트트랙'을 본격 가동한다. 이를 통해 하남교산 등 5개 우선 사업지구 약 7000가구의 입주 일정을 평균 1년 이상 앞당길 계획이다. 보상과 지장물 철거 등 선행 공정을 병렬로 추진하고 인접 지역의 기반시설을 임시 활용하는 등 행정 절차를 혁신해 사업 기간을 단축한다는 구상이다. 공공주택 공급 규모도 대폭 확대돼 기존 5만호 계획에 북수원 테크노밸리와 화성 진안지구 등을 포함해 약 2만호 이상을 추가해 총 7만호 규모의 건설형 공공주택을 공급한다. 여기에 수요 맞춤형 공공임대주택 3만호를 더해 전체 공공주택 공급 규모를 10만호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공사 기간을 약 30% 단축할 수 있는 모듈러 주택을 매년 1000호씩 공급해 기존 계획 대비 약 5배 수준으로 확대한다. 이같이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국민의 주거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GH는 단순한 주택 공급을 넘어 도시 구조 혁신에도 나선다. GH는 판교테크노밸리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일자리(직), 주거(주), 여가(락)가 결합된 '경기도형 기회타운' 모델을 확산할 계획이다. 북수원 테크노밸리와 용인 플랫폼시티, 안양 인덕원 등 주요 개발 사업에 이 모델을 적용해 자족형 미래 도시를 조성하고, 첨단 산업 기반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까지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무주택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사다리 복원을 위해 '지분적립형 주택'을 확대 공급한다. 초기 자금 부담을 줄이고 적금처럼 지분을 늘려 내 집 마련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광교신도시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매년 약 1000호 수준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도시계획 단계부터 제로에너지빌딩(ZEB)을 넘어 2050 제로에너지 시티를 목표로 친환경 도시 모델을 구축하고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는 커뮤니티 중심 공간혁신 모델인 'AIC(Aging in Community)'도 도입한다. 김용진 GH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31조원의 재정 여력 확보는 GH가 공공주택 공급과 도시 혁신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결정적 전환점"이라며 “3기 신도시 등 핵심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국민이 체감하는 주거 안정 성과를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GH는 정부 정책을 실행하는 강력한 정책 엔진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경기도민과 국민에게 실질적인 주거 안정 성과로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송인호 기자 sih31@ekn.kr

[박영범의 세무칼럼] 제과점인가 카페인가… 가업상속공제 둘러싼 업종 판정 전쟁

우리 경제의 눈부신 성장을 이끌어온 창업 세대의 고령화로, 안정적인 가업승계는 중소·중견 기업 창업주들의 가장 큰 관심사다. '가업승계'란 기업이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상속이나 증여를 통하여 그 기업의 소유권 또는 경영권을 승계자에게 이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업승계 지원제도에는 가업상속공제가 대표적이다. 이는 창업주의 사망 시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가업 영위 기간에 따라 10년 이상은 300억 원, 20년 이상은 400억 원, 30년 이상은 600억 원 한도로 공제해 주는 제도다. 예를 들어 30년 이상 경영한 중소기업으로 가업상속 재산만 700억 원이며, 상속인은 자녀 1명이고 가업상속공제와 일괄공제만 있는 경우를 가정해 보자. 가업상속공제 대상이 아니면 납부할 상속세는 332억 원으로 상속재산의 절반에 달하지만, 가업상속공제 600억 원을 모두 공제받는다면 상속세는 41억 원으로 상속재산의 5%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생전에는 가업승계 자녀에게 600억 원을 한도로 10억 원 공제 후, 120억 원까지는 10%, 120억 원 초과분은 20%의 증여세율을 적용하는 가업승계 증여세 특례 제도가 있다. 주식 증여재산 가액이 70억 원이면 일반적인 증여 세액은 29억 원이지만, 특례 적용 대상인 경우 증여세 6억 원만 내고 상속인끼리 생전에 다툼 없이 주식을 증여받아 안정적으로 가업승계를 할 수 있다.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은 대부분 제조업, 건설업, 도소매업, 사회 복지, 서비스업, 광업 등이 해당한다. 그중 음식점 및 주점업 내 음식점업에 해당하는 제과점인 대형 베이커리를 차려 놓고, 실제로는 음료점업에 해당하는 커피전문점인 카페를 운영하며 가업상속공제 제도의 업종 기준 허점을 노린 수도권 대형 베이커리 카페에 대하여 국세청은 3월부터 전수 확인 조사에 들어갔다.이는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악용하여 수백억 원대의 부동산을 세금 없이 물려주려는 소위 '꼼수 상속'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해당 업종으로 가업승계를 준비 중인 사업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가장 큰 쟁점은 해당 사업장이 '제과점'인가 '커피 전문점'인가 하는 것이다. 세법상 음식점업에 속하는 제과점업은 가업상속공제 대상이지만, 음식점업이 아닌 비알코올 음료점 커피전문점은 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많은 자산가가 이를 악용해 실제로는 커피 판매가 주력임에도 사업자등록만 제과점으로 해두는 경우가 많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에서 제과 시설 없이 케이크 완제품만 매입하거나, 음료 원재료 매입 비중이 월등히 높은 경우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또한 커피의 마진율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구매액 비중이 비슷하더라도 매출액 비중에서 음료가 월등히 높다면 이는 제과점이 아닌 카페로 간주해 공제 혜택이 부인될 수 있다. 따라서 사업자는 실제 제조 공정과 매출 구성을 자세히 따져 '주된 사업'의 실질을 입증해야 한다. 두 번째 검증 포인트는 가업상속 재산에 포함되는 '사업용 자산'의 범위다. 교외형 베이커리 카페는 넓은 부지를 자랑하는데, 이 부지 내에 사업주 일가가 거주하는 전원주택이 포함된 경우가 빈번해 주의가 필요하다. 가업상속공제의 핵심 요건 중 하나는 피상속인(부모)이 10년 이상 계속하여 경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세청은 다른 사업을 영위하거나 은퇴한 70~80대 고령의 부모를 바지 사장(명의상 대표)으로 앉히고, 실제로는 자녀가 운영하는지를 현장 검증한다. 국세청은 대형 베이커리 카페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하여, 가업상속공제가 편법 상속·증여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공제 요건에 대한 사전·사후 검증을 강화하고 제도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대형 베이커리 카페에 대한 가업상속공제 신청 시 실태조사를 통해 확인된 혐의점은 더욱 면밀히 살피고, 공제를 적용한 이후에는 업종 및 고용 유지, 자산 처분 제한 등의 사후관리 요건 이행 여부를 철저히 검증할 예정이다. 또한 실태조사 과정에서 창업 자금 증여, 자금 출처 부족 등 탈세 혐의가 확인될 때는 엄정하게 세무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가업승계를 준비 중이라면 '절세 혜택'뿐만 아니라 ①업종의 실질(제조 여부) ②자산의 업무 연관성 ③경영의 진정성이라는 3대 요건을 유지할 수 있는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이제 '형식'만 갖춘 절세 전략은 통하지 않는다. '실질'을 갖춘 진정한 가업승계만이 국세청의 현미경 검증을 통과할 수 있다. ekn@ekn.kr

주병기 공정위원장 “담합 등 반경제적 행위 제재 강화”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민생 밀접 분야의 담합을 적극 제재하고, 불공정 거래와 착취적 법 위반 행위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선진국 표준에 가까운 수준으로 합리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지난 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25회 '공정거래의 날' 기념 행사에서 “우리 경제 곳곳에 만연해 있는 비시장적, 반경쟁적 부조리와 관행이 일어나는 유인구조를 원천 차단하고, 반복적 법 위반 행위가 시장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한국 경제도 부당하게 경제적 이득을 누리려는 반칙 행위를 차단하고 시장의 독과점 구조, 경제력 집중과 불균형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시급히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올해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시행 45주년이다. 공정거래법은 1980년 12월 31일 제정돼 다음 해 4월 1일 시행됐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공정경쟁연합회 등 4개 단체는 지난 2002년부터 이날을 공정거래의 날로 정해 기념행사를 하고 있다. 주 위원장은 독과점 시장 개선과 함께 사익편취·부당내부거래·계열사 누락 행위 등에 대한 엄정 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그는 “법 위반행위에 대한 사후적 제재와 더불어 시장 구조 자체를 보다 경쟁적으로 전환해 시장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며 “독과점이 고착화된 주요 산업 분야에서 경쟁을 제한하는 규제를 적극 개선해 나가는 한편, 시장 구조를 보다 경쟁적으로 만들어 갈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해 “정부만의 노력으로는 이뤄질 수 없고, 기업의 자율적인 준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공정거래자율준수 제도(CP) 도입 후, 공정위에 평가를 신청한 기업이 지난 2023년 28곳에서 2025년 78곳으로 증가했다. 주 위원장은 “이들 기업이 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며 “최근 식품기업의 자발적인 가격 인하, 중동전쟁 이후 다수 기업들이 원가 부담에도 불구 가격 인상을 자제하고 있는 점에 대해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공정거래 유공자 29명이 공정거래제도 발전, 상생협력, 자율 준수 문화 확산 등에 기여한 공로로 정부포상을 받았다. 공정위 비상임위원을 지낸 정재훈 이화여대 교수와 경제개혁연구소장으로 활동했던 김우찬 고려대 교수가 홍조 근정훈장을 수상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정부, 원유 위기경보 ‘경계’ 격상…천연가스 ‘주의’

정부가 2일 자정부터 원유에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한다. 천연가스에 대한 위기경보도 '관심'에서 '주의'로 올라간다. 산업통상부는 1일 김정관 장관 주재로 '제5차 자원안보협의회'를 열어 자원안보 위기경보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자원안보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의 4단계로 운용된다. '국가자원안보특별법' 제23조에 따라 위기 상황의 심각성, 국민생활 및 국가경제 파급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발령한다. 정부가 위기경보를 3단계로 격상한 데는 중동전쟁 장기화로 수급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수준을 넘어 국제 석유 시장에서 석유 조달에 일부 차질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원유 재고가 20% 이상 감소하는 등 실제 경제·산업에 영향에 주고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앞서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지속 등 수급 여건 악화로 지난달 18일 '주의'로 격상했다. 천연가스도 지난달 5일 '관심' 단계로 발령됐다. 위기경보가 3단계인 경계로 격상되면서 정부는 석유, 나프타 등 수급 관리 조치를 강화한다. 원유의 경우, 해외 공관 상무관과 코트라 무역관 등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항하지 않는 대체 물량 확보에 나선다. 한국석유공사의 해외 생산분도 본격 도입한다. 기업이 중동산 원유 대체 물량을 확보하면 비축유로 바꿔주는 '비축유 스와프(SWAP)' 제도도 시행한다. 석유화학의 기본 원료인 나프타는 매점매석 금지와 수출 물량의 내수 전환을 추진한다. 대체 수입에 따른 수입단가 차액 지원을 추경안에 반영하는 등 해외 물량 도입도 지원한다. 석유화학 제품도 필수재 생산 차질이 없도록 수급 점검과 공급망 관리를 강화한다. 천연가스는 지난달 5일 카타르의 '불가항력 선언'(Force Majeure) 직후 발 빠르게 현물구매, 해외자원개발 물량 등 대체 물량을 확보해 연말까지 수급 관리가 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동아시아산 천연가스의 국제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전력 및 난방 요금에 영향이 예상되는 만큼 적극적 수요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천연가스에 대해서도 위기경보를 격상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칸쿤 여직원과 둘이 출장?”…동행인사·정원오 측 “명백한 왜곡”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멕시코 칸쿤 여성 공무원 단독 출장' 의혹을 둘러싸고, 당시 출장에 동행했던 인사들이 “사실과 다른 왜곡"이라며 일제히 반박에 나섰다. 캠프 측 역시 “전형적인 네거티브 공세"라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이 정 후보의 2023년 멕시코 출장과 관련해 '여성 공무원과 둘이 휴양지 출장을 다녀왔다'는 취지의 의혹을 제기하면서 불거졌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시 일정에 동행했던 인사들은 “다수 인원이 함께한 공식 국제행사"라며 사실관계를 바로잡고 있다. 김두관 전 국회의원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당시 정 후보가 참여한 '국제참여민주주의포럼'은 저를 비롯해 11명이 공동으로 참여한 행사"라며 “이번 공격의 내용은 정 후보를 음해하는 방식이어서 더 문제가 크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칸쿤 쪽이 여정상 비행기 사정이 다른 곳보다 좋았기 때문에 경유했던 것"이라며 “그 여성 공무원은 우리 참가단 전체 실무를 맡았다"고 설명했다. 또 “단지 여성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공격받으면 앞으로 여성 공무원은 해외 출장은 아예 가지 말라는 거냐"며 “'아님 말고'식 의혹 생산을 중지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이동학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역시 “해당 포럼은 멕시코 선거관리위원회 등이 주최한 공식 국제행사로 개인 관광이 아니라 초청에 따른 공무 일정"이라며 “지방의원들, 대학교수 몇 명이 함께 참여한 일정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차량, 같은 숙소를 사용했다"며 “여직원, 휴양지라는 자극적 단어로 공무 출장을 덮어씌우는 행태는 구태정치이고 인격살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정옥 전 여성가족부 장관도 입장문을 내고 “한국 사례 발표를 위해 정원오 당시 성동구청장에게 사례 발표를 요청했고, 준비 과정에서 담당 공무원의 동행을 직접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공무원은 여성·청년 정책을 담당했던 실무자로 오히려 본인이 출장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었다"며 “민주주의 공공외교를 위한 헌신이 매도되는 것을 지켜보는 심정이 착잡하다"고 했다. 캠프 측 역시 이번 논란을 강하게 반박했다. 캠프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구체적 증거 없이 의혹을 부풀린 전형적인 네거티브 공세"라고 밝혔다. 또 “논란이 된 여성 공무원은 구청의 주요 정책을 담당한 핵심 보좌 인력"이라며 “영어 능력도 뛰어나 출장 수행은 자연스럽고 합리적인 판단이었다"고 설명했다. 문서상 성별이 잘못 기재된 부분에 대해서는 “구청이 이미 단순 행정 착오라고 해명했고, 당사자도 이를 인정했다"며 “이를 확대해석해 의혹으로 연결하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근거 없는 의혹 제기는 개인 명예를 훼손할 뿐 아니라, 여성 인권 침해 소지도 있다. 문제 제기 이후 김재섭 의원은 표현을 완화하는 등 입장을 바꾸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고 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19일’ 역대 최단 추경 편성…직접 지원금 ‘돈풀기’ 물가 자극하나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26조원이 넘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신속히 편성했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금성 민생지원금이 5조원에 달하는 등 대규모 유동성 공급으로 추경발 물가 상승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1일 정부에 따르면, 26조2000억원 규모의 이른바 '전쟁 추경안'은 단 19일 만에 마련됐다. 통상 40일 걸리던 기존 추경 편성 기간과 비교하면 역대 최단 수준이다. 정부는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 부담에 선제 대응하고, 경기 회복의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신속한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세부 사업을 보면 고유가 피해지원금, 석유 최고가격제에 따른 정유사 손실 보전 등 고유가 대응에 총 10조1000억원이 배정됐다. 이 가운데 4조8000억원은 고유가 피해지원금 형태의 직접 현금 지원으로 편성돼 전체 추경의 18%를 차지한다. 단일 사업 중 가장 큰 규모다. 지원 대상은 소득 하위 70% 국민으로, 1인당 최소 10만원에서 최대 60만원까지 지급한다. 특히 지방 거주자나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에게 더 많은 금액을 지원하는 구조다. 당초 취약계층 중심의 '핀셋 지원'이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중산층까지 지원 범위가 확대됐다. 조용범 기획예산처 예산실장은 “중동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 및 경기 둔화가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중산층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어 지원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문제 인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쉬었음' 청년 등 일자리 사업에 1조9000억원, 숙박, 공연 등 문화·관광업계 지원에도 1000억원이 추가로 배정됐다. 아파트 베란다 태양광 설치 250억원,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800억원도 각각 편성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전쟁 추경이라 하지만 사실상 경기 부양 목적의 소위 돈 풀기 성격이 강해 '중동전쟁과 무관한 사업들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박홍근 기획처 장관은 “기본적으로 경기 전체가 침체될 수 있는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추경을 통해 0.2%포인트(p)의 성장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재원은 추가 국채 발행 없이 마련됐다는 점을 정부는 강조하고 있다. 초과세수 25조2000억원과 기금 자체재원 1조원 등을 활용해 충당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법인세·증권거래세 등 초과세수로만 편성했고, 우리 경제의 수요가 공급에 못 미친다는 점을 들어 추경 편성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를 일축했다. 조 실장은 “추경 재원을 초과세수로 국채 발행 없이 마련했다는 점, 취약계층을 타킷 지원하는 점까지 포함한다면 물가 자극 우려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소 다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상황에서 추경으로 대규모 현금성 지원이 이뤄질 경우, 물가 상승 압력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 침체 속에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가능성마저 제기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의 재정 확장 기조에 따라 추경은 예상됐지만, 직접 지원 등으로 규모가 커져 기름값, 먹거리 가격 등 체감 물가 상승이 우려된다"며 “고유가로 수입 물가가 오르고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까지 상승하는 상황에서 환율까지 높아지면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단순히 취약계층 지원을 넘어 사실상 경기 부양 성격이 강한 추경"이라며 “이런 방식으로 재정을 풀면 단기적 효과는 볼 수 있겠지만,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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