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韓-나토 방산 파트너십 2.0’ 제안…‘K-방산’ 세일즈 재도전한다

李대통령, ‘韓-나토 방산 파트너십 2.0’ 제안…‘K-방산’ 세일즈 재도전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튀르키예 앙카라를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유럽 방산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최근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에 실패한 직후, 세계 최대 규모의 나토 시장을 겨냥해 방산 외교에 다시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8일(현지시간) 청와대와 외교 당국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나토 방산포럼 기조연설에서 무기체계를 사고파는 현재의 거래 방식을 넘어 공동 연구·개발(R&D)과 생산, 운용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는 '한-나토 방위산업 파트너십 2.0'을 공식 제안했다. 완제품..

[신율의 정치 내시경] 시대에 맞지 않는 적통 논쟁, 필요한 것은 실용 리더십

우리나라 정당들은 당원 수를 정확히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당원 수가 많다는 사실만큼은 은근히 자부심의 근거로 삼는 듯하다. 또한 거대 양당 모두 '당원이 주인'이라거나 '당원들의 선택'을 강조하는 언행을 자주 한다. 이런 모습은 1990년대 이후 유럽 정당들에게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오늘날 유럽 정당들은 대부분 포괄정당(catch-all party)의 형태를 띠고 있는데, 대중 정당은 이념 지향성이 상대적으로 강한 데 비해, 포괄 정당은 이념 지향성이 매우 약하다. 이 때문에 유럽에서는, 일부 극우 정당을 제외하면, 정당 간 이념적 차이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당들은 대중 정당의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이념 지향성이 여전히 상당히 강한 편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당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념적 정통성을 둘러싼 논쟁은 우리나라 정당 정치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주자들은 이른바 '적통 논쟁'에 몰입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과거 누구가 어떤 행동을 했다고 주장한다든지, 스스로를 '노무현 키즈' 혹은 'DJ 키즈'로 규정하는 경우도 나타난다. 그런데 이러한 주장에 쉽게 동의하기 어려운 이유는, 이 적통 논쟁이 지금 우리 사회에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했던 시절의 정치·사회·경제적 환경은 지금과 확연히 다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가받는 것은 그 시대에 걸맞은 리더십을 발휘했기 때문이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이들 두 전직 대통령을 지금의 정치판으로 소환하는 것은, 공허한 외침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점은, 지금 이 시대가 요구하는 것은 이념 지향성이 아니라 이념적 유연성, 그리고 이에 기반한 실용적 리더십이라는 사실이다. 아직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 본격적인 평가를 내리기에는 이른 시점이지만,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면 실용주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예컨대 민주당의 강성 지지층과 이에 호응하려는 일부 정치인들은 검찰의 보완 수사권마저 완전히 박탈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이재명 대통령과 대통령실, 그리고 정부는 보완 수사권까지 박탈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이는 이념적 경직성에서 벗어나지 못한 세력과 그렇지 않은 세력 간의 갈등으로 볼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현재 모든 면에서 잘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최소한 과거와는 다른 리더십을 보이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짚고 싶은 것은, 현재 일부 당권 주자들이 자신의 적통을 주장하며 끌어들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결코 이념 지향적인 인물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한미 FTA를 성사시켰고, 반대 여론이 거셌던 강정마을 해군 기지 건설도 강행했다. 또한 유엔 주도의 평화유지군이 아니라,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의 일원으로 아프가니스탄에 우리 군을 파병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념적 경직성에 매몰된 인물이 아니었음을 잘 보여준다. 따라서 그런 노무현 전 대통령을 끌어들여 자신들의 이념적 충실함을 강조하려는 시도는 논리적 타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이념보다 국익과 실용에 충실한 리더십을 발휘하기를 바란다. 아울러 민주당의 당권 경쟁도 이념적 선명성을 과시하는 경쟁으로 흐르지 않기를 바란다. 그것은 지금 시대에 걸맞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의 안경으로 지금을 바라보지 않기를 바란다. bienns@ekn.kr

GS, 동해서 ‘발전-AIDC’ 수직계열화…李정부 ‘지산지소’ 모범사례

정부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전력 지산지소(地産地消)'를 핵심 에너지 정책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GS그룹이 강원 동해에서 추진 중인 발전소 연계 AI 데이터센터 사업이 재계의 새로운 사업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수년간 송전망 부족으로 발전량을 제대로 판매하지 못했던 발전소와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AI 데이터센터를 직접 연결해 송전제약과 전력 공급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모델이 성공할 경우 울산 산업단지와 대형 석탄·원전 발전소 인근으로도 유사한 사업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GS는 강원도 동해 북평산업단지에 1.2GW 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고객사와 투자 규모, 공급 시기 등을 협의하는 단계로 아직 최종 계약은 체결되지 않았지만, 사업이 성사될 경우 오는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준공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번 사업은 발전소와 데이터센터를 하나의 사업으로 연결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GS가 데이터센터 운영을 총괄하고, GS동해전력은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는 한편 각종 인허가와 행정 지원을 담당한다. 데이터센터 건설은 그룹 내 시행사가 맡으며 향후 AI 인프라 운영을 위한 별도 법인 설립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대상지는 북평산업단지 내 이미 조성이 완료된 부지다. 전력 수전 설비와 기반시설이 갖춰져 있어 추가적인 송전망 구축 없이도 착공이 가능하다. 동해시와 강원도 역시 인허가 절차를 패스트트랙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어 행정 절차만 마무리되면 2년 안에 준공과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번 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넘어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송전제약 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풀 수 있기 때문이다. GS동해전력은 동해안에서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내는 송전망 부족으로 수년 동안 발전량을 충분히 판매하지 못했다. 송전제약이 심했던 시기에는 발전소 가동률이 20% 수준까지 떨어졌다. 현재도 동해안-수도권 초고압직류송전(HVDC)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2028년까지도 송전제약이 완전히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수도권에서는 송전망 부족으로 신규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이 어려운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발전소 인근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면 발전소는 안정적인 전력 판매처를 확보하고, 데이터센터는 장거리 송전망 확충을 기다리지 않고 필요한 전력을 신속하게 공급받을 수 있다. 발전소와 데이터센터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을 국내 첫 '송전제약 해소형 AI 데이터센터' 모델로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 발전소는 송전망 부족으로 전기를 생산하지 못했고, 데이터센터는 송전망 부족으로 전력을 공급받지 못하는 문제가 반복돼 왔다. 이번 사업은 발전소 인근에 대규모 전력 수요처를 직접 배치함으로써 두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가 강조하는 '전력 지산지소'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지역에서 생산한 전력을 지역에서 소비함으로써 계통 부담을 줄이고, 발전소 이용률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는 무엇보다 얼마나 빠르게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경쟁력인데 동해는 부지와 전력 인프라가 이미 준비돼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며 “이번 모델이 성공하면 울산 산업단지뿐 아니라 대형 석탄발전소와 원전 인근에서도 발전소와 데이터센터를 연계한 사업이 잇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발전회사들의 역할도 단순히 전력을 판매하는 수준을 넘어 AI 데이터센터와 디지털 인프라를 함께 운영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전력 확보가 국가 경쟁력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발전소와 AI 데이터센터를 결합한 사업모델이 국내 전력산업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IMF도 올렸다, 한국 올해 성장 2.6%…“반도체 호조, 중동 영향 압도”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이전(1.9%)보다 무려 0.7%포인트(p) 올려 잡았다. 내년 성장률도 2.5%로 0.4%p 상향 조정했다. 중동전쟁의 불확실성에 따른 부정적 영향에도 반도체 수출 호조 등 견조한 성장세를 높이 평가했다는 분석이다. IMF는 8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7월 세계경제 수정전망'을 발표했다. IMF는 매년 4월과 10월에 전체 회원국의 경제전망을, 1월과 7월에는 주요 30개국을 대상으로 수정 전망을 발표한다. IMF는 지난 4월 보고서에서 중동전쟁 발발 영향 등으로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1.9%로 제시했다 3개월 만에 2.6%로 대폭 수정했다. 한국의 경우 견조한 반도체 수요가 중동전쟁의 부정적 영향을 압도한 점을 이유로 꼽았다. IMF는 “한국이 대만·태국·말레이시아 등과 함께 인공지능(AI) 하드웨어 순수출 상위 4개국"이라며 “중동 에너지 수입 의존이 높지만 반도체와 AI 하드웨어 수출 호조에 힘입어 높은 실적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최근 반도체 호황을 이유로 국내외 주요 기관들도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성장률을 1.9%에서 2.5%로, 한국은행은 2.0%에서 2.6%로 각각 올려 잡았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7%에서 2.6%로 무려 0.9%포인트(p) 끌어올렸다. 모두 중동전쟁 발발 전 전망치보다 상향 조정한 것으로 종전 후 불확실성 제거, 반도체 호황과 내수 개선세 등을 긍정적 요소로 꼽았다. IMF는 한국의 내년 성장률도 2.5%로 지난 4월(2.1%) 전망치보다 0.4%p 끌어 올렸다. IMF는 세계 경제의 올해 성장률은 지난 4월 3.1%에서 3.0%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은 3.2%에서 3.4%로 올려 잡았다. IMF는 “세계경제가 중동전쟁에 따른 공급 충격과 AI 주도 기술 사이클이라는 상반된 두 기류의 영향을 받고 있다"며 “각 국가별 성장경로는 중동전쟁 노출도와 AI 기술 밸류 체인 편입 여부에 따라 차별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이번 IMF의 성장률 조정에 대해 주요 30개국 중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며 호평했다. 특히, 올해와 내년 모두 성장률이 상향 조정된 점을 들어 “한국의 반도체·AI 관련 성장 모멘텀이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AI·녹색 대전환 등 산업 패러다임 전환에 선제 대응하고, 경제·사회 구조혁신을 통한 중장기 성장잠재력 확충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대외적으로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는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대내적으로도 민생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며 “민생 물가 안정, 청년 등 취약부문 고용 지원, 양극화 해소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현장] “육·해·공 3군 사관학교 통폐합 결사 반대”…국회서 2000여명 대규모 집회

정부가 추진 중인 3군 사관학교 통폐합과 육군사관학교 지방 이전 계획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통폐합이 각 군의 전문성을 약화시키고 장교 양성 체계를 흔들 수 있다고 주장하며 정책 재검토를 촉구했다. 8일 육·해·공군사관학교 총동창회와 육사 생도 학부모 모임, 예비역 장성 등은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정부의 사관학교 통폐합 및 육군사관학교 지방 이전 계획에 반대하는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2000여 명이 참석했다.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국회 일대에서는 거센 장맛비가 내렸지만 참가자들은 우비를 입은 채 자리를 지켰다. 이들은 결의문을 채택한 뒤 ▲사관학교 통폐합 즉각 중단 ▲육사 지방 이전 취소 ▲국가 안보 수호를 위한 끝까지 투쟁 등의 구호를 외치며 만세삼창으로 집회를 마무리했다. 이재명 정부와 국방부는 학령 인구 감소와 인공 지능(AI) 기반 미래전 환경에 대응한다는 명분 아래 사관학교 통폐합과 육사 지방 이전을 골자로 한 개혁안을 추진 중이다. 교육 효율성을 제고하고 생도 시절부터 합동 작전 수행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군 관계자들은 정부의 이 같은 정책이 '안보 실험'이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과 군사적으로 대치하는 상황에서 사관학교 통합은 명분도, 교육의 질을 높인다는 실리도 모두 잃은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군의 특수성과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졸속 개편이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제45대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김요한 성우회 부회장은 “합동성은 각 군의 전문성을 충분히 갖춘 뒤 합동 훈련과 보직을 통해 완성되는 것"이라며 “조급한 통합과 이전은 군 교육 체계를 약화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예비역 육군 장교는 “사관학교 개편 자체가 말도 안된다"며 “육군을 해체하려는 정치적 명분에 불과하다"고 했다. 특히 집회 참가자들은 현 태릉 교정을 전남 장성으로 이전하는 계획에 대해서도 강력히 반발했다. 태릉 화랑대가 국군의 역사와 전통을 상징하는 공간인 만큼 이전 계획을 재검토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인서울 메리트'를 선호하는 젊은 세대의 흐름을 거스른 채 지방 이전이 현실화된다면 육사에 지원하려는 우수 자원이 줄어들 것이라 우려했다. 국방대학교를 사례로 들며 교육의 질 저하는 물론 교수와 학생 모두가 기피하는 곳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들은 이후 차례로 국회의장실과 국방부 민원실로 이동해 '사관학교 통폐합·육사 이전 반대 궐기대회 결의문'을 전달했다. 다음은 이양구 예비군소집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AI·드론 중심의 미래전에서는 군 간 협업이 중요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통합 아닌 각 군별 교육 체계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미래전에서 합동성이 중요하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그것은 교육 체계를 통합해야 한다는 걸 의미하진 않으며 별개의 문제다. 국방부는 합동성 강화를 통합의 이유로 제시하지만 합동성은 각 군의 전문성이 먼저 확보된 뒤에 가능한 것이다. 사관학교는 민간인을 군인으로 양성하고 이후 육·해·공군의 특성에 맞는 전문 장교를 길러내는 기관이고, 우리 군에는 이미 합동참모대학이 있어 중령 이상 장교들이 합동 작전 수행에 필요한 교육을 받고 있다. 전문성이 갖춰진 뒤 합동성을 키우는 것이 순서이고 더 효과적이다." - 정부는 학령 인구 감소와 미래전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개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한다. 통합이 아니라면 어떤 대안이 있다고 보는가. “개편이 필요하다면 우선 현장 전문가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 지금처럼 밀실에서 정책을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통합보다 초급 장교 처우 개선과 교육 과정 현대화가 선행돼야 한다. 그래야 우수 인재들이 다시 군을 선택할 것이다." - 특정 군에 대한 목표를 갖고 지원한 수험생들이 통합 이후 원하는 군에 배치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이런 점이 우수 인재 유입을 막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달라. “사관학교를 지원하는 학생들은 육·해·공 각 군의 특성과 역할을 보고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복무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우수 인재가 모이는 법이다. 통합 이후 진로 선택의 불확실성이 커진다면 오히려 지원 감소로 이어진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배한비 인턴기자

‘장윤기 사건’ 여론 역풍에도…與, 보완수사권 폐지 ‘막무가내’ 속도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법안심사1소위원회로 넘기며 입법 절차에 착수했다. 최근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검찰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여론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이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법사위는 8일 전체회의를 열어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공동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상정한 뒤 법안심사1소위원회로 회부했다. 개정안은 검찰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고 수사 주체를 경찰로 일원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법사위 회의장을 찾아 “협박성 원 구성과 보완수사권 졸속 폐지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법사위원 전원이 퇴장했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국민의힘이 1소위 위원 명단을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곽규택·나경원·조배숙 의원 등을 국회법에 따라 임의 배정했다. 국민의힘은 최근 발생한 장윤기 사건을 보완수사권 존치의 대표 사례로 내세우고 있다. 경찰은 당초 이 사건을 단순 살인 혐의로 송치했지만, 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강간살인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이후 피의자 부친인 현직 경찰관의 증거인멸 의혹과 사건 담당 경찰 수사팀장의 증거인멸 혐의까지 드러나면서 경찰 수사만으로는 견제 장치가 부족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검사 출신인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를 예방한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장윤기 사건도 검찰의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영원히 은폐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검사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기 위해 보완수사권은 반드시 존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검찰의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증거인멸은 영영 묻혔을 것"이라며 “보완수사권을 없애면 제2, 제3의 장윤기 사건이 반복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개별 사건을 이유로 검찰 권한을 유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김용민 의원은 경찰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가 지연되는 사례를 언급하며 “실질적인 통제 수단을 면밀히 준비해 달라"고 법무부에 주문했다. 박은정 의원은 “장윤기 사건을 이유로 검사에게 수사권을 주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서는 안 된다"며 “경찰의 비리도, 검찰의 비리도 제도적 장치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기존의 검찰개혁 방향을 유지하면서도 입법 과정에서 보완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중요한 것은 피해자가 억울하지 않게 하는 것"이라며 “폐지에 따른 우려가 있다면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이날 계류 중인 다른 법안 44건은 심사를 미루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9일 의원총회에서 국회 일정 복귀 여부를 논의하는 점을 고려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오는 10일 1소위 첫 회의를 시작으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둘러싼 여야 공방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특별기획]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뀐다 ⑤ 지방소멸 넘어 국가균형발전 실험대

최근 정부와 삼성, SK그룹의 전남·광주권 1000조 대규모 투자 계획을 둘러싸고 지역사회의 기대와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투자 규모와 입지, 파급효과를 놓고 다양한 전망과 해석이 이어지는 가운데, 본지는 독자들에게 보다 깊이 있는 시각을 전하고자 5부작 특별기획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뀐다'를 마련했다. 이번 기획은 왜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무게중심이 서남권으로 이동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지역과 국가의 미래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전남광주=에너지경제신문 문승용 이재현 백준 기자 반도체 공장도, AI 데이터센터도 결국 사람을 위한 산업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서남권 첨단산업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공장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만드는 데 있다. 양질의 일자리와 청년의 정착, 지역경제 회복, 그리고 지방소멸을 막는 것이다. 산업은 성장의 수단일 뿐, 그 성과는 결국 국민의 삶으로 이어질 때 의미를 갖는다. 광주와 전남은 오랫동안 청년 유출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많은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진학하고 취업하면서 지역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라는 이중의 어려움을 겪어 왔다. 그러나 AI와 반도체 산업은 이러한 흐름을 바꿀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연구개발과 생산, 설계, 장비, 소프트웨어, 데이터센터 운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면 청년들이 지역에서도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다. △ '지성인의 성지' 대학도 함께 바뀌어야, '직주락' 도시가 경쟁력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대학에도 새로운 과제를 던졌다. 전남대학교는 반도체와 미래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첨단융합대학 설립 계획을 발표했고, 기업 맞춤형 인재 양성에 나서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GIST를 비롯한 지역 대학들도 AI와 반도체 분야 연구 역량을 강화하며 지역 산업과의 연계를 확대하고 있다. 지역에서 배우고, 지역에서 일하고, 지역에서 정착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새로운 목표다. 이제 기업은 공장만 보고 투자하지 않는다. 전문 인력이 가족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도시인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교육·의료·문화시설을 함께 갖춘 '직주락(職住樂)' 도시 조성을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도 담겼다. 좋은 일자리와 함께 좋은 학교, 병원, 문화시설, 교통망이 갖춰질 때 지속 가능한 산업도시가 완성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광주와 전남이 산업도시를 넘어 살기 좋은 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지도 이번 프로젝트의 중요한 과제다. 이번 프로젝트는 특정 지역만을 위한 사업이 아니다.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대한민국의 성장축을 다변화하기 위한 국가 전략이다. 한 지역의 성장이 다른 지역의 쇠퇴를 의미하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국토 곳곳에 성장 거점을 만드는 것이 대한민국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광주와 전남이 성공한다면 다른 지역에도 새로운 균형발전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 △ 새로운 역사는 이제 시작이다 산업화 시대 대한민국의 성장은 수도권과 영남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그 과정에서 호남은 민주주의를 지키는 중심축 역할을 했지만, 산업 발전에서는 상대적으로 소외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정부가 제시한 서남권 첨단산업 프로젝트는 단순한 투자 계획이 아니라 대한민국 산업정책의 방향 전환을 상징한다. 그 성공 여부는 정부의 실행력과 기업의 투자, 지역사회의 준비, 그리고 청년들이 이곳에서 미래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얼마나 빠르게 만들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이 슬픈 역사가 새로운 기회가 됐다"며 “지금처럼 수도권 1극 체제로 계속 가면 나라가 망한다“고 직설했다. 그는 또 "반드시 국토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호남은 민주주의를 지켜온 지역이며, 이제는 국가균형발전의 새로운 중심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기획-서남권 반도체 5부작을 통해 우리는 하나의 질문을 던졌다. 왜 대한민국 산업의 무게중심은 서남권으로 이동하고 있는가. 그 답은 투자 규모에 있지 않다. AI 시대가 요구하는 전력과 용수, 재생에너지, 연구개발 역량, 통합특별시의 행정 기반, 그리고 사람을 중심에 둔 새로운 성장 전략이 서남권에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고 있었다. 과거 산업화에서 소외됐던 시간이 오늘의 경쟁력이 되고, 변방으로 불렸던 공간이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중심으로 도약할 기회를 맞고 있다. 아직 모든 계획이 현실이 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뀌는 순간은 새로운 공장이 들어서는 날이 아니라, 청년들이 “고향에서도 미래를 꿈꿀 수 있다"고 말하는 날일지도 모른다. “호남은 민주주의를 지켜온 지역입니다. 이제는 국가균형발전과 대한민국 경제를 다시 세우는 새로운 중심으로 나아가야 합니다."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말처럼 이번 프로젝트는 특정 지역의 개발사업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다시 설계하는 국가적 도전이다.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뀐다'는 것은 결국 사람의 삶이 바뀌는 일이다. 그리고 그 변화는 지금, 전남과 광주에서 시작되고 있다.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뀌는 것은 공장의 위치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향하는 방향이 바뀌는 것이다. 문승용 기자 symnews@ekn.kr

‘단독 입법’ 민주당 vs ‘보이콧’ 국힘…‘양패구상’ 치닫는 7월 국회

더불어민주당이 단독으로 7월 임시국회를 열고 상임위원회(이하 상임위) 운영에 속도를 내면서 주요 입법 과제 처리에 본격 착수했다. 국민의힘은 원 구성 강행에 반발해 국회 일정을 전면 거부하며 대여 투쟁 수위를 끌어올렸지만, 정치권에서는 장기 보이콧 전략이 실제 견제 효과를 낼 수 있을지를 두고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재정경제위원회는 전날 오후 조승래 위원장(민주당) 주재로 전체회의를 열고 오기형 민주당 의원을 여당 간사로 선임한 뒤 기획재정부·국가데이터처·국세청 등 소관 정부기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앞서 민주당의 단독 원 구성 이후 국회 일정 보이콧을 선언하고 상임위원 사임계를 제출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국회 일정 불참과 관계없이 상임위를 정상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민생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야당의 보이콧으로 국회가 장기간 개점휴업 상태에 빠지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6일 정무위원회·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국방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각각 여당 간사로 박상혁·한준호·김병주 의원을 선임했다. 정무위에서는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을 대상으로 한 청문회 개최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야당과의 협의 없이 11개 상임위원장과 특별위원장을 선출한 것을 '입법 독주'로 규정하며 국회 일정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특히 과거 야당 몫으로 배분됐던 법제사법위원장을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가져간 데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결사 저항 의지를 내비쳤다.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앞세워 국회 운영을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만큼 정상적인 의사일정에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거대 여당의 독주를 국민들에게 부각하며 여론전을 펼치겠다는 전략으로도 해석된다. 김태규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한 라디오에서 “저들이 하는 일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가를 분명히 알리는 것도 바른 정치를 구현하는 방식"이라며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수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일하는 국회, 성과를 내는 것이 원 구성의 원칙'이라고 운운하면서 11개 상임위원장을 일방적으로 선출하고 여당만의 반쪽짜리 상임위 운영을 강행하고 있다"며 “국회 운영의 기본 원칙은 견제와 균형, 대화와 타협이다. 상임위 배분도 제멋대로 하고 법안도 미리 정해놓은 틀에 따라 벽돌 찍어내듯 일방 통과시킬 것 같으면 여야가 무슨 필요가 있고 국회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문제는 이러한 대응이 실제 견제 효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국민의힘이 원내에서 빠진 사이 민주당은 주요 상임위를 중심으로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법안 심사와 처리에 속도를 낼 수 있는 여건을 확보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강경 투쟁이 오히려 민주당의 입법 속도를 늦추지 못한 채 야당의 협상력만 약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장외 투쟁과 국회 보이콧이 장기화될 경우 중도층의 피로감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강성 지지층 결집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민생 현안보다 정쟁에 치우친다는 인식이 확산될 경우 외연 확장에는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에너지경제신문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가 소폭 하락한 것도 이러한 전략의 정치적 효과를 둘러싼 논란과 맞물려 해석하는 시각이 나온다. 본지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2∼3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40.3%를 기록해 1주일 전 조사보다 1.7%포인트 하락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원칙론만 내세우기보다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의 일방적인 국회 운영을 비판하는 것과 별개로, 국회 안에서 협상을 통해 얻어낼 것은 얻고 내줄 것은 내주는 '투트랙 전략'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싸움이란 것은 얻어낼 것과 포기할 것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현재로선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내줄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국민의힘은 법사위를 포기하는 대신 다른 것을 얻는 방향으로 협상을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 역시 부담이 없지는 않다. 야당의 견제가 사실상 약화된 상황에서 주요 법안이 잇따라 처리될 경우 국정 운영의 성패와 입법 결과에 대한 정치적 책임 역시 민주당이 온전히 떠안게 된다. 여기에 야당과의 충분한 협의 없이 입법이 이어질 경우 '견제받지 않는 거대 여당', '입법 독주'라는 프레임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 향후 민생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논란이 큰 법안이 잇따를 경우 정치적 부담이 민주당으로 집중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결국 여야 모두 정치적 셈법을 안고 있다. 국민의힘은 보이콧을 통해 민주당의 독주를 부각하려 하지만 장기화될수록 전략 부재와 무기력 논란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민주당은 입법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을 확보했지만, 그만큼 향후 국정 운영과 입법 성과에 대한 책임도 더욱 무거워질 전망이다. 국회 안팎에서 어떤 방식으로 국민을 설득하고 성과를 만들어내느냐가 향후 여야 모두의 정치적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李대통령, ‘韓-나토 방산 파트너십 2.0’ 제안…‘K-방산’ 세일즈 재도전한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튀르키예 앙카라를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유럽 방산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최근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에 실패한 직후, 세계 최대 규모의 나토 시장을 겨냥해 방산 외교에 다시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8일(현지시간) 청와대와 외교 당국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나토 방산포럼 기조연설에서 무기체계를 사고파는 현재의 거래 방식을 넘어 공동 연구·개발(R&D)과 생산, 운용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는 '한-나토 방위산업 파트너십 2.0'을 공식 제안했다. 완제품 판매 단계를 넘어 공급망과 기술 협력까지 함께 구축하는 방식으로 유럽 방산시장에 참여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캐나다 잠수함 수주 과정에서 이른바 '나토의 벽'과 상호운용성의 한계를 절감했다"며 “이번 파트너십 2.0 제안은 우리 방산의 접근 방식을 전환해 나토 표준의 중심부로 직접 들어가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번 순방의 가장 구체적인 성과로는 한-나토 간 조달기본협정 체결을 위한 공식 협상 개시가 꼽힌다. 협정이 체결되면 연간 15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나토 공동조달시장에 국내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법적·행정적 기반이 마련된다. 협력 분야도 확대돼 한국은 기존 탄약·우주 사업에 이어 방산 원자재 다국적 협력사업에도 옵서버(참관국)로 신규 참여하게 됐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현지 브리핑에서 “나토 동맹국들은 이제 우리를 역외 파트너가 아니라 안보와 산업 기반을 함께 강화할 수 있는 협력자로 주목하고 있다"며 “방산과 혁신을 아우르는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기반을 실질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조달시장 진입이라는 제도적 성과 못지않게 나토 표준에 맞춘 상호운용성 확보가 시급한 과제라고 보고 있다. 무기체계 운용 기준이 맞춰져야 공동 개발·생산은 물론 유지·보수(MRO) 시장까지 협력을 넓힐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나토 표준 인프라와 우리 무기체계 간의 상호운용성이 증명되어야만 실질적인 수출 여건 개선과 추가 수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노르웨이·네덜란드·루마니아 정상들과 잇달아 양자회담을 갖는다. 이들 국가는 한국과 방산 또는 첨단산업 협력 가능성이 큰 나라들로, 회담에서는 방산을 비롯해 인공지능(AI), 에너지, 원전 등 전략산업 협력 확대 방안도 함께 논의될 예정이다. 이 같은 행보의 배경에는 나토 회원국들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존 2%에서 2035년까지 5% 수준으로 늘리기로 합의한 점이 자리한다. 전 세계 국방비의 55%를 차지하는 시장이 팽창하는 시점에, 공급망 안정성과 생산 역량을 검증받은 한국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부각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방산업계에서도 유럽이 한국 방산기업의 주요 수출시장 중 하나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나토와의 밀착이 가져올 외교적 부담도 함께 거론된다. 안보 협력이 깊어질수록 러시아와 중국이 이를 대서방 안보 연대 강화로 받아들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당장 이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살상무기를 제외한 1억 달러(약 1300억원) 규모의 포괄적 패키지 지원을 약속한 상태다. 서방 진영은 한국의 탄약 생산 및 방산 역량이 우크라이나 전선에 기여하기를 은연중에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국방연구원 관계자는 “나토 표준에 맞춘 상호운용성을 확보하면 무기 판매를 넘어 공동조달과 유지·보수(MRO), 성능개량 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다"며 “개별 계약이 아니라 나토 공급망에 편입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의미"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지원과 전후 재건 협력 방안도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KDI, 중동 공습 재개에 “완만한 개선세, 하방 위험 상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미국-이란 간 종전 협상에도 불확실성이 여전해 소비와 기업 투자 심리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경제가 완만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쟁 최종 합의 전까지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전날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상선 피격에 미국이 공습을 재개하면서 중동발 긴장이 재차 고조되는 형국이다. KDI는 8일 경제동향 7월호를 통해 “우리 경제는 반도체 수출과 서비스업 호조에 힘입어 완만한 개선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종전 최종 합의 여부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상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KDI가 전쟁 불확실성 우려에도 우리 경제의 완만한 개선세로 진단한 데는 반도체 호황에 따른 큰 폭의 수출 증가세 때문으로 분석됐다. 수출의 경우 최근 인공지능(AI) 관련 수요가 늘며 반도체 등 정보통신기술(ICT) 품목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관련 투자도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게 KDI 설명이다. 5월 전산업생산은 전년 보다 2.3% 증가해 전월(2.4%)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여기서 KDI는 서비스업 생산이 4.9% 늘어 전월(3.7%)보다 증가 폭이 커진 점에 주목했다. 소비와 연관된 도소매업(3.0%), 숙박 및 음식점업(2.2%)이 개선되면서다.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17.5%), 금융 및 보험업(10.4%)도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 생산 증가율이 13.3%에서 1.5%로 낮아졌고, 부품업체 화재에 따른 생산 차질로 자동차도 5.2% 감소했다. 소비와 투자 등 내수도 중동발 대와 불확실성 속에 완만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5월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지수는 1.7% 증가해 전월(1.6%)과 비슷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중심으로 9.7% 증가하며 전월(7.9%)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다만, 건설투자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등 다른 부문은 여전히 미약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KDI는 종전 협상 후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 공습 재개 등에 따른 중동발 하방 위험 요인이 남아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호르무즈 해협 오만 인근을 지나던 상선 3척이 연이어 피격되자, 미군이 7일(현지시간) 이란 군사시설에 대한 공습에 나섰다. 미 재무부는 이란산 원유 거래 제재 면제 조치도 다시 종료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지난달 29일 양국의 상호 공격 중단 합의에도 중동발 긴장 상황은 현재 진행형이다. KDI는 최근 원유 수급 차질 여파로 석유정제(-14.7%), 화학제품(-2.8%) 생산 등이 부진한 점을 중동발 하방 요인으로 꼽았다. 고유가 영향으로 최근 소비자물가도 3%대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석유류 가격이 24.7% 상승하며 물가 상방 요인으로 작용했다. 고유가 여파 속에 고환율이 시차를 두고 물가 상승을 압박하고, 이는 기준금리 인상 부담으로 이어져 향후 소비 개선세가 제약될 위험도 있다는 게 KDI 진단이다. 김미루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 겸 경제전망실장은 “양국 간 공습이 또 언제 재개될지 모르는 중동발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라며 “소비 심리뿐아니라 기업 투자 심리에도 악영향이 예상되고, 이는 생산자 비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주식시장 쏠림 현상에 환율 변동성도 여전히 커 향후 경제는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부연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송영길, 당대표 출마…“李정부와 협력할 대표 뽑아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이심송심(李心宋心·이재명 대통령과 송영길의 뜻이 같다), 당청동색(黨靑同色·여당과 대통령실이 같은 기조를 이뤄야 한다)의 힘으로 민주당을 구조적 다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8·17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송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정부의 4년이라는 황금 같은 시간을 놓치지 않겠다"며 “대체불가 대한민국, 대체불가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는 누가 더 선명한 사람인지를 뽑는 선거가 아니다"라며 “누가 국민의 마음과 신뢰를 얻어 민주당의 승리를 만들 사람인지, 누가 이재명 정부와 협력해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만들 대표인지를 선택하는 선거"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에 옐로카드를 보냈다"며 “이를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면 다음 총선에서는 레드카드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선에서 패배하면 정권 재창출은 없고, 정권 재창출이 없다면 이재명 정부의 성공도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송 의원은 민생과 경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당원과 국민의 명령은 민생을 위한 경쟁을 하라는 것"이라며 “주택시장의 불길을 확실히 잡고, '주가 누르기 방지법'을 통과시켜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청년층 확대를 위한 공약도 제시했다. 송 의원은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2030 세대로 임명하고, 2030 특별위원회와 플랫폼을 신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2030 없이는 2030년 대선도 없다"며 “2030 세대가 당의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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