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호이자 반호이자’…여야 마이크 잔혹사

‘출호이자 반호이자’…여야 마이크 잔혹사

'출호이자 반호이자(出乎爾者 反乎爾者)'. “네 입에서 나온 말은 결국 네게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맹자가 한 말이다. 정치인의 말도 다르지 않다. 정치인에게 말은 가장 손쉬운 정치 수단이지만, 때로는 예상하지 못한 후폭풍을 부르는 족쇄가 되기도 한다. 방송에서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정치 공방으로 번지는가 하면, 자신 있게 내놓은 평가가 시간이 지난 뒤 다시 소환되기도 한다. 최근 여야 정치권에서 나온 발언들이 잇따라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가장 최근 사례는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 김 의원은 지난달 30일 JTBC 유튜브 채널 '장..

[특별기고] 미국 원전시장에 필요한 ‘마지막 1마일’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한국 기업은 전시회와 상담회에서 적지 않은 기회를 만난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바이어의 관심이 기술자료 요청과 공급자 등록, 견적 협의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현지 대응이 늦어지면 어렵게 만든 첫 접점도 오래가지 못한다. 미국 현지에서 한국 제조업체의 제품을 수입·판매하며 필자가 자주 마주한 장면이다. 이런 흐름은 미국 원전시장에서 더욱 중요하다. 기존 원전의 계속운전과 수명연장, 신규 원전 건설 논의, 소형모듈원전(SMR) 공급망 경쟁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국내 원전 중소·중견기업이 참여할 기회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 시장은 전시회에 참가하거나 한 차례 상담을 했다고 열리는 곳이 아니다. 공급자 등록부터 기술 질의, 견적 협의, 샘플 관리와 추가 자료 요청까지 이어지는 과정이 수개월, 때로는 수년에 걸쳐 진행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원전수출산업협회(KNA)는 수출 준비부터 계약까지 컨설팅, 시장조사, 바이어 발굴, 인증·등록, 입찰 자문 등을 지원하고 있다. KOTRA의 해외 네트워크와 한수원의 원전산업 네트워크도 시장 진입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다. 관건은 이미 만들어진 기회를 현지에서 실제 거래로 이어갈 실행 기능을 갖추는 데 있다. 국내 중소기업이 이 일을 혼자 감당하기는 쉽지 않다. 본사는 생산과 기존 고객 대응으로 바쁘고, 미국 고객은 자신의 업무시간에 맞춰 답을 받기를 원한다. 법인을 세우고 창고를 마련했다고 거래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운영사, EPC, SMR 개발사마다 구매 절차와 공급자 등록 요건이 다르고, 품질보증 문서와 기술자료에 대한 요구도 품목에 따라 달라진다. 이런 과정에서 고객의 연락을 받고 기술자료와 샘플을 보내며 견적과 납기를 다시 확인할 사람이 현지에 있어야 한다. 이 연결이 끊기면 어렵게 만든 첫 접점도 명함 교환으로 끝날 수 있다. 그 실행 기능의 한 가지 해법으로, 여러 기업이 함께 쓸 수 있는 '공동 현지 실행 거점'을 시범 운영해 볼 수 있다. 이는 새로운 기관이나 대형 물류센터를 만들자는 뜻이 아니다. 기존 사무·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바이어 연락, 기술자료 전달, 샘플 관리, 공급자 등록과 견적 후속 조치를 맡을 현지 실무 기능을 두자는 것이다. KOTRA의 해외공동물류센터와 해외지사화사업도 참고할 수 있다. 원전 분야에서는 단순한 물류나 상담 지원에 더해, 원전 구매 절차와 미국의 물류·엔지니어링 환경을 이해하는 외부 전문인력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KNA나 한수원 등은 참여기업 선정과 사업 관리, 네트워크 연계를 맡고, 기술 판단과 품질보증 문서의 승인·관리, 계약에 대한 책임은 각 기업이 갖도록 하면 된다. 우선 미국 진출 준비가 된 5개사 안팎을 선정해 1~2년간 시범 운영해 볼 수 있다. 성과도 상담 건수나 명함 수보다는 공급자 등록, 견적 요청, 첫 구매주문, 반복 거래처럼 실제 거래 과정에서 얼마나 진전이 있었는지를 기준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KNA, 한수원, KOTRA가 열어놓은 수출의 문을 통과한 기업이 미국 현지에 뿌리내려 사업을 키워갈 수 있도록 '공동 현지 실행 거점'과 같은 시범사업을 검토해볼 시점이다.

[EE칼럼] 전력 공기업 구조조정, 미래를 위한 투자와 혁신을 기대한다

허은녕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전 세계에너지경제학회(IAEE) 부회장 지난 9월 3일 정부가'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 방안'을 발표하였다. 109개에 이르는 공공기관의 구조조정을 시작하겠다는 발표였다. 공공기관 구조조정은 21세기 내내 꾸준히 필요성이 제기되었으나 사실 제대로 진행된 적이 없었기에 이번 정부의 발표는 전문가는 물론 일반 국민들도 큰 관심을 보였다. 무엇보다도 대중의 주목을 받은 것은 지난 2001년 총 6개의 자회사로 분할하였던 한국전력공사의 발전 부문 중 한국수력원자력을 제외한 5개 발전 자회사를 가칭 '한국발전'으로 통합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이번에는 상당한 수준의 전력 분야 공기업 혁신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01년'전력산업 구조개편'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구)한국전력공사의 분할은 사실 1997년 IMF 외환위기가 발화점이었다. 대량의 외화가 필요하였던 정부는 외국 자본이 눈독을 들이던 발전사업을 매각하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주요 발전소를 하나씩 쪼개어 매각하려 하였다. 이후 주제는 매각보다 분할과 경쟁 또는 민영화로 넘어갔는데, 김대중 정부는 학계와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자 하였다. 그 덕분에 막 대학에 자리를 얻었던 필자를 포함 수십명의 학자들이 관련 연구를 진행하였으며 학술대회와 토론회에서 치열한 토론이 이루어졌다. 토론의 대표적인 키워드는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였다. 즉, 전력회사의 규모가 어느 정도일 때 전력 생산단가가 가장 낮은가 하는 논의다. 발전 부문의 분할에 찬성하는 쪽은 그시절 한국전력공사의 발전 부문이 너무 커서 몇 개 기업으로 나누어도 충분한 규모가 되며 경쟁을 통해 단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분할에 반대하는 쪽은 규모가 더 커야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으며 특히 원료를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에 나누어 수입하게 되면 구매단가가 올라갈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내어놓았다. 김대중 정부는 분할과 경쟁이 원가를 낮출 수 있다는 쪽의 손을 들어주었다. 그러나 2015년 파리협정 등 기후변화협약으로 인한 국제적인 압박이 강해지자 정부는 이를 달성하기 위하여 석탄발전소를 폐쇄하기로 결정하고 그 대신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기로 한다. 또한 정부가 바뀔 때마다 원자력 발전에 대한 입장차이를 보이면서 발전원에 대한 국민 갈등이 깊어졌다. 이러한 변화들은 기존의 '규모의 경제'와는 차원을 달리하는 이슈였기에 학계는 전력산업의 구조와 역할에 대한 추가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여러번 제기하였으나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하였다. 그러면서 기존 구조개편의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연구개발이 그 하나이다. 2001년 구조개편 이전에는 발전 및 송배전 기술의 연구개발이 하나의 회사에서 이루어졌다면, 이후에는 발전 자회사 6개와 송배전을 담당하는 한국전력공사 등 총 7개의 회사로 나누어 진행하다보니 제대로 된 신기술 개발이 부족해졌다는 지적을 받게 되었다. 또한 자원개발비리 등으로 정부가 공기업의 해외투자를 억제하자 세계 최고 수준이던 국내 전력산업의 국제경쟁력이 크게 약화되었으며, 정부의 전력요금 억제 정책의 지속으로 부채가 200조원이 넘는 부실기업이 되었다. 이제는 매물로 내어놓아도 아무도 원하지 않는 기업이 된 것이다. 따라서 이번 전력 공기업의 개혁 목표가 단순히 2001년의 구조개편 이전으로의 원상복구여서는 부족하다. 통합을 통하여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것은 물론 AI, IoT, Big Data 등 4차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과감한 투자와 혁신이 수반되어야 한다. 혁신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전력 공기업에 쌓여있는 빛더미를 해결할 방안은 더욱 더 찾기 어려울 것이며 그 미래는 크게 어두워질 것이기 떄문이다. 멀리 볼 필요도 없다. 이번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 방안에 포함된 또 하나의 공기업인 대한석탄공사가 좋은 사례이다. 대한석탄공사는 19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가장 잘나가는 공기업이었지만 천연가스 등 새로운 에너지원도 함께 담당할 기회를 거부하고 석탄만 고집하다가 잊혀진 기업이 되었으며, 이름만 겨우 유지하다가 이번에 역사에서 사라지게 된다. 다음 기회는 없다. 정부와 전력 공기업들은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고 미래를 제대로 준비하는 투자와 혁신을 이루어내어야 할 것이다. bienns@ekn.kr

[분석] 취업난에 DMZ 지뢰까지 겹쳤다…30대 남성 80% “李 국정수행 부정적”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2030 남성의 부정평가가 80% 안팎까지 치솟았다. 20대 남성 76.8%, 30대 남성 80.2%다. 전체 부정평가 59.8%보다 크게 높은 수치다. 특히 30대 남성의 부정평가는 이번 조사에서 성·연령별 집단 가운데 가장 높았다. 5일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리얼미터가 조사한 10월 1주차 결과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 연령대별 부정평가는 18~29세 71.4%, 30대 69.0%로 40~70대(52.3~57.4%)보다 높았다. 성별로 나누면 20대는 남성 76.8%, 여성 65.6%로 11.2%포인트(p) 차이가 났다. 30대는 남성 80.2%, 여성 56.9%로 23.3%p 벌어졌다. 30대 남성의 긍정평가는 19.4%에 그쳤다. 응답 강도도 세다. “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20대 남성 73.4%, 30대 남성 72.6%였다. 전체 평균(51.3%)을 20%p 넘게 웃돈다. 30대 남성의 부정평가는 이념 성향별로 가장 높은 보수층(84.1%)에 근접한 수준이다. 전주와 비교하면 30대의 긍정평가는 2.2%p 내려 29.2%였고, 18~29세는 1.1%p 올라 24.2%였다. 이번 조사 기간 청년층 주변에서는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논란과 고용 악화가 함께 진행됐다. 지난달 21일 DMZ에서 수색로 개척 작업을 하던 장병들이 지뢰 폭발로 중상을 입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고, 유엔군사령부는 DMZ에서 발견된 북한 대인지뢰를 정전협정 위반으로 봤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군 발표를 비난하며 보복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병역을 앞두거나 마친 20·30대 남성에게 DMZ는 직접 다칠 수 있다는 불안감과 맞닿은 사안이다. 2015년 북한에 의한 목함지뢰 폭발과 DMZ 포격 도발이 발생했을 당시 2030 남성들은 SNS에 자신의 예비군복 사진을 올리고 “준비는 끝났다. 언제든 불러달라"며 확고한 안보의식을 드러낸 바 있다. 이번에도 SNS에서는 북한에 대한 강력한 규탄 메시지가 쏟아졌다. 그럼에도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2일 “이번 사고의 핵심 원인은 결국 군사분계선 문제"라며 “통일부 장관으로서 북에 제의한다. 이제 만나서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과거 목함지뢰 도발 당시 정부가 실시했던 상응 조치에 비춰 이번에도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 “무책임하고 위험천만하다"고 일축했다. 이 대통령은 1일 국군의날 기념사에서 부상 장병을 언급하며 “불의의 사고"라고 말하고, 군사적 긴장을 낮추고 단절된 대화를 복원하겠다는 메시지를 냈다. 국민의힘은 이 표현을 문제 삼았다. 민주당은 북한의 정전협정 위반을 규탄하며 사과와 시정을 요구했다. 20·30은 취업시장에서 자리를 잡아야 할 시기인 세대다. 국가데이터처의 8월 고용동향을 보면 15세 이상 취업자는 1년 전보다 18만4000명 늘어 2915만1000명이었다. 증가는 60세 이상(19만1000명)이 이끌었다. 15~29세 취업자는 14만3000명 줄어 46개월째 감소했다. 청년층 고용률은 44.1%로 1%p 떨어져 28개월 연속 하락했다. 실업률은 5.4%로 0.5%p 올라 8월 기준 2022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았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20대 이하와 30대의 임금근로 신규 채용 일자리는 236만3000개로 1년 전보다 2만3000개 줄었다. 2018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적다. 20대 이하는 134만3000개로 2만6000개 감소했다. 인구 감소와 기업의 경력직 선호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30대는 102만개로 3000개 늘었지만 코로나19 확산기인 2021년 1분기(101만1000개)와 비슷한 수준이다. 첫 취업 시기가 30대로 늦춰지고 있으나 30대 신규 채용도 크게 늘지 않고 있다. 정당 지지도 10월 1주차 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은 42.5%로 전주보다 3.8%p 올랐고, 국민의힘은 38.4%로 1.0%p 내렸다. 지난주 국민의힘에 0.7%p 뒤졌던 민주당이 4.1%p 앞선 것이다. 18~29세 연령대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54.3%) 대비 6.8%p 하락한 47.5%를 기록하긴 했으나, 여전히 민주당(28.1%)을 19.4%p라는 큰 격차로 압도하고 있다. 전체 여론 지형에서 여당이 우위를 점하고 있음에도, 미래세대인 청년층에서는 야당이 굳건한 우위를 점하는 '세대 간 탈동조화'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는 9월 28일부터 10월 2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2515명을 조사해 응답률은 3.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이다. 정당 지지도 10월 1~2일 전국 18세 이상 1009명 대상으로 응답률은 3.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에너지경제 여론조사] 李대통령 지지율 37.4%…민주 42.5%·국힘 38.4%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3주 만에 소폭 하락하며 30%대 중후반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2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지난주보다 0.5%포인트(p) 내린 37.4%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59.8%로 지난주보다 0.3%p 하락하며,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2.0%p) 밖에서 긍정평가를 압도했다. '잘 모름'은 2.8%였다. 일간 흐름을 보면 지난주 25일 37.1%로 마감한 긍정평가는 29일 35.9%로 하락했다가 30일 38.6%로 반등했으나, 1일 38.4%, 2일 38.4%를 기록하며 보합세를 보였다. 권역별로는 전남·광주·전북에서 8.1%p 내리며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고, 부산·울산·경남이 1.3%p 하락하며 뒤를 이었다. 반면 대구·경북은 7.3%p, 대전·세종·충청은 2.4%p 상승했다. 연령대별로는 30대 2.2%p, 50대 2.0%p 순으로 떨어졌다. 20대는 1.1%p 올랐다. 리얼미터는 “63조원 규모의 초과세수를 활용한 민생·복지 정책 발표 등 긍정적 요인이 있었으나, 공소청·중수청 신설 및 김지용 중수청장 임명 논란, DMZ 지뢰 폭발 사건과 우크라이나와의 외교 마찰, 수도권 전월세 불안 등 인사·안보·민생 악재가 더 크게 작용하면서 국정 신뢰도가 소폭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42.5%, 국민의힘이 38.4%를 기록하며 7주 연속 오차범위 내 접전을 이어갔다. 양당 격차는 4.1%p다. 민주당은 지난 조사보다 3.8%p 상승한 반면 국민의힘은 1.0%p 하락했다. 조국혁신당은 5.2%, 개혁신당은 1.5%, 진보당은 1.3%를 기록했다. 기타 정당은 1.6%, 무당층은 9.5%였다. 민주당은 대구·경북 12.0%p, 전남·광주·전북 10.7%p, 30대 11.5%p, 40대 8.4%p 크게 상승했다. 국민의힘은 대구·경북 4.9%p, 부산·울산·경남 3.1%p, 30대 7.5%p, 20대 6.8%p 각각 하락했다. 리얼미터는 민주당에 대해 “정부의 63조원 규모 초과세수 활용과 주거·일자리·서민금융 등 민생 지원 정책이 부각되는 가운데, 민생·복지 정책에 대한 긍정적 인식으로 중도·진보층과 30~40대를 중심으로 지지세가 결집해 상승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서는 “DMZ 지뢰 폭발 사고를 둘러싼 안보 공세가 정쟁으로 비친 점과 장외투쟁 예고 등 강경 대응 기조가 이어지면서 중도층의 이탈이 나타나 소폭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의 응답률은 3.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이며, 정당 지지도의 응답률은 3.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국감 출석 선 그은 조희대…민주당 “일반 증인은 출석 의무”

조희대 대법원장이 오는 6일 예정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법원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일반 증인으로 채택된 만큼 출석 의무가 있다며 조 대법원장을 압박했다. 더불어민주당은 4일 조 대법원장이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 증인 출석 요구에 불응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법사위원장인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 대법원장이 의견서를 제출해 증인으로 나와 답변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조 대법원장은 의견서에서 헌법과 법률을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고 수사 절차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어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장의 제청권 행사에 대해 국회에서 증언하도록 하는 것은 삼권분립 원칙과 사법권 독립에 어긋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헌법 제104조 제2항에 대법관 제청권이 규정돼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국회의 출석 요구 자체가 국정감사에 적용되는 권력분립 한계를 벗어난다는 주장도 폈다. 대법원장에게 국회 출석과 답변 의무를 부과하지 않은 국회법 제121조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반발했다. 서 의원은 “국회가 사법부 현안에 대한 설명을 요구할 때마다 사법부 독립을 앞세워 출석을 거부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국회 출석 요구를 계속 거부하는 것은 국회의 견제와 검증을 거부하는 문제"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번에는 조 대법원장을 기관 증인이 아닌 일반 증인으로 채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행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라 일반 증인으로 출석 요구를 받은 조 대법원장은 출석 의무가 있다는 것이 서 의원 주장이다. 서 의원은 조 대법원장 불출석은 국회법 위반에 해당한다며 “조 대법원장은 성역이 아니고 사법부 독립은 위헌행위에 대해 침묵을 허용하는 방패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용우 민주당 대변인도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조 대법원장이 국정감사에 나오지 않으려면 사퇴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국회증언감정법 제2조는 증인으로 출석 요구를 받으면 다른 법률에도 불구하고 누구든지 따라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며 조 대법원장에 예외를 적용할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증인 불출석은 감추고 싶은 것이 있다는 자기 고백"이라며 국정감사에 출석해 국민 앞에서 직접 소명할 것을 거듭 요구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45조 미래기금에 ‘30% 정부 재량’…재경위 “국회 재정통제 약화 우려”

정부가 추진하는 미래대응기금을 놓고 국회의 재정 통제 기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주요 지출액의 30%까지 정부가 자체 변경할 수 있도록 한 데다 세수가 부족할 경우 추가경정예산(추경) 없이 기금 여유자금을 일반회계로 보낼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추가 세수에 상당 부분 의존하는 기금의 지속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4일 재정당국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국가재정법 개정안 검토보고서에서 미래대응기금 관련 특례가 정부의 재정 운용 자율성을 높이는 대신 국회의 예산·기금운용계획에 대한 사전 심의 범위를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기금운용계획의 자체 변경 한도에 우려를 표했다. 정부가 지난달 발의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은 미래대응기금의 주요 항목 지출 중 최대 30%를 국회 의결 없이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적인 사업성기금에는 20% 한도가 적용되지만 미래대응기금에는 금융성기금과 같은 30% 기준을 적용했다. 재경위는 미래대응기금이 금융성기금과 성격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금융성기금은 보증·보험·채권상환 등 금융거래와 연계돼 시장 상황이나 자금 수요에 따라 지출 변동성이 큰 반면 미래대응기금은 정책 목표와 지원 대상이 미리 정해진 사업성 지출이 대부분이라는 설명이다. 기금 자체 규모가 커 정부가 재량으로 조정할 수 있는 금액도 상당하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내년 미래대응기금 사업비는 45조3625억원이다. 72개 기금 중 국민연금기금의 59조8094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기금 1개당 평균 사업비의 11.4배 수준이다. 30% 한도를 단순 적용하면 자체 변경 가능 금액은 약 13조6000억원으로, 20%를 적용했을 때보다 약 4조5000억원이 많다. 재경위는 국회 사전 의결 없이 조정 가능한 금액이 커질 수 있는 만큼 30% 한도를 인정하더라도 20% 또는 일정 금액을 넘길 때 변경 내역을 즉시 국회에 제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세수가 부족에 대응해 추경을 편성하지 않고 미래대응기금 여유자금을 일반회계로 보낼 수 있도록 한 내용도 지적됐다. 현재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회계연도 중간에 전입금을 세입예산에 반영하려면 추경을 편성하고 기금운용계획을 변경해야 한다. 개정안은 신속한 재원 보강을 위해 이를 예외로 두면서 변경 내영을 지체 없이 제출하도록 했다. 하지만 재경위는 자금 이동이 이뤄진 후 이뤄지는 보고와 국회 전출 필요성, 규모를 미리 심의·의결하는 것은 다르다며 국회의 사전 통제가 약해질 수 있다고 봤다. 미래대응기금의 재원이 얼마나 지속될지도 과제로 짚었다. 추가 세수가 충분히 이어지지 않으면 기금 재원이 감소할 수 있고, 이미 시작한 사업의 사업의 지출 수요가 계속되면 일반회계 등 다른 재원으로 부담이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세수 전망이 실제 세입과 달라질 경우 기금에 반영한 재원과 실제 확보한 금액 사이에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지방계정 보조사업 이월 특례를 두고도 논란이 나온다. 개정안에 따르면 보조사업 중 불가피한 사유로 해당 회계연도 내 지출하지 못한 금액을 다음다음 연도까지 이월하도록 하는 규정이 들어가며 최대 4회계연도에 걸쳐 이월될 가능성이 있다고 재경위는 지적했다. 기획예산처는 이에 대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이월 가능 기간을 맞추기 위한 특례라며 실제 사업 집행에서는 재이월까지만 허용해 최대 3년으로 운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정부는 미래대응기금 운용 자율성을 확대하더라도 국회가 정한 총지출 규모를 늘리는 것은 아니란 입장이다. 세수가 부족할 때 국회가 이미 의결한 지출액을 채우기 위해 기금에서 부족분을 보완한다는 개념이며, 의결된 규모를 넘어 지출하려면 추경을 편성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30% 변경 한도 또한 세수와 경기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미래대응을 위한 신축적 집행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내린 결정이란 게 정부 입장이다. 정부는 정기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처리하고 연내 미래대응기금을 발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성주 메뚜기 축제, 이틀간 약 12만 명 몰렸다

메뚜기 잡고 메기 잡고 고구마 캐고…'농촌 체험'이 관광객 불렀다 부모에겐 옛 추억, 아이에겐 살아있는 농촌 교육…가성비 축제 주목 성주=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1억 3,5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한 농촌 축제에 이틀 동안 12만 명이 몰렸다. 단순 계산하면 관람객 1명당 투입 예산은 1,000원 남짓이다. 화려한 공연이나 유명 연예인보다 '논과 메뚜기, 농촌 체험'을 앞세운 경북 성주의 메뚜기 축제가 지역 축제의 새로운 경쟁력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3~4일 열린 제 6회 성주 메뚜기 축제에는 주최 측 추산 약 12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았다. 해를 거듭할수록 방문객이 늘면서 성주의 대표적인 가을 농촌 축제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축제의 중심은 이름 그대로 '메뚜기'와 농촌이었다. 황금빛으로 물든 들판에서 아이들이 메뚜기를 쫓아 뛰어다니고, 부모들은 어린 시절 농촌 풍경을 떠올렸다. 단순히 보고 즐기는 축제가 아니라 직접 논과 흙을 밟으며 농촌을 경험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한 점이 가족 단위 방문객을 끌어모았다. 행사장에서는 메뚜기 잡기를 비롯해 연못 메기 잡기, 황금 들녘 보물찾기, 떡 메 치기, 사과 낚시, 고구마 캐기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어린이들이 평소 도시에서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농촌의 생태와 수확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호응이 컸다. 대구에서 가족과 함께 축제장을 찾은 김 모 씨는 “부모 세대에게는 어린 시절의 향수를 되살려 주고, 아이들에게는 '쌀 나무'라고 알고 있던 벼가 실제로 어떻게 자라고 그 사이에서 메뚜기가 어떻게 살아가는 지를 직접 보여줄 수 있어 좋았다"며 “놀이와 교육이 함께 있는 체험이었다"고 말했다. 김천에서 아들과 딸을 데리고 온 한 가족은 올해까지 여러 차례 축제 장을 찾았다. 이 가족은 “3회 축제 때부터 매년 찾고 있다"며 “메뚜기 잡기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메기 잡기와 보물찾기, 떡 메 치기, 고구마 캐기 등 아이들이 직접 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 다시 찾게 된다"고 했다. 이 같은 '재방문 가족'이 늘고 있다는 점도 성주 메뚜기 축제의 경쟁력​으로 꼽힌다. 일회성 공연 중심의 축제와 달리 자녀의 성장 과정에 따라 매년 다른 체험을 할 수 있어 가족 단위 관광객을 다시 불러들이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지역 경제 파급 효과도 기대된다. 대규모 방문객이 몰리면서 농 특산물 판매와 먹거리 부스, 인근 음식점과 상권에도 관광객 발길이 이어졌다. 성주의 친환경 농업과 농촌문화를 관광 콘텐츠로 연결하면서 농산물 홍보와 관광객 유치를 동시에 노리는 효과도 거뒀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투입 예산 대비 방문객 규모다. 성주군에 따르면 이번 축제에 투입된 예산은 약 1억 3,500만 원이다. 지방자치단체 축제마다 유명 가수 섭외와 대형 무대 설치 등에 상당한 예산을 투입하는 가운데, 성주 메뚜기 축제는 지역이 이미 보유한 농촌과 들판, 농산물과 자체를 콘텐츠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축제의 외형만 키우기보다 현재의 농촌 체험이라는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방문객 증가에 맞는 기반 시설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성주군 관계자는 “1억 3,500만 원의 예산으로 12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은 것은 예산 대비 성과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며 “가성비 대비 지역 특성을 살린 체험형 축제로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앞다퉈 축제를 열고 있지만 관광객의 선택을 받는 축제는 많지 않다. 거액의 무대나 유명 연예인 대신 가을 들판과 메뚜기, 농촌에서 답을 찾은 성주 메뚜기 축제가 '돈 많이 쓰는 축제'보다 '다시 찾게 만드는 축제'가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중수청 휴일에도 수사 채비…김지용 놓고 與 갈등 수습될까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 후 첫 휴일에도 직원들을 출근시키며 수사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초대 청장으로 지목된 김지용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 절차도 시작되며 검찰 개혁을 둘러싼 여권 내 갈등이 수습될지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김 후보자를 향한 비판을 직접 반박하며 국회에 인사청문요청안을 제출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중수청은 이날 일부 간부와 직원들이 출근해 각 국·과별 사무분장과 매뉴얼을 마련하는 등 행정·실무 절차를 정비하고 있다. 중수청은 정원 2876명의 66%인 약 1900명으로 지난 2일 출범했다. 아직 공소청으로부터 사건 기록을 넘겨 받지는 않은 상태다. 직접 수사 권한을 내려놓은 공소청은 성질상 불가피하거나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에 대해 최장 90일까지 수사를 이어갈 수 있다. 이에 따라 진행 중인 인지 사건 수사를 최대한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중수청은 초대 청장 취임 전에도 수사 착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전종민 차장이 청장 대행을 맡고 있어 수사 착수에 문제 없다고 보고 있다. 중수청이 본격적인 수사 채비에 나선 가운데 초대 수장으로 지명된 김 후보자의 인사 청문 절차도 시작됐다. 김 후보자 지명 후 여권에서는 그가 '친윤(친윤석열) 검사'라는 비판과 함께 검찰 개혁을 맡기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이를 직접 반박하고 청와대가 추가 검증을 거쳐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보내면서 임명 절차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허위임을 알면서 하는 억지 주장은 국정 방해"라고 밝혔고, 이달 1일에는 검찰 출신이라는 이유로 배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놨다. 2일에도 “최소한 친윤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 후보자를 둘러싼 갈등은 청문회를 계기로 수습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이 직접 임명 의지를 밝힌 데다 청문회를 통해 김 후보자의 과거 행적과 검찰 개혁 의지를 확인하면 된다는 것이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인 김영진 의원, 법제사법위원장인 서영교 의원 등과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히며 “소위 강경파로 알려진 김용민 의원님께서도 반대하지만 당의 결정을 존중하겠다고 한다"고 했다. 서영교 의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자에 관한 우려에 대해 “많은 부분이 정리됐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추가 검증을 거쳐 인사청문요청안을 보낸 만큼 국회에서 충분히 살펴보겠다며 “당은 이 대통령과 여당의 모습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여권 내 반대론은 여전히 변수다. 김용민 의원은 김 후보자가 과거 검찰 수사권 축소에 반대했다는 점 등을 들어 중수청장으로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박주민 의원도 라디오 방송에서 “원칙을 지켜나갈 수 있는 사람인지를 보고 부적격하다면 부적합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를 내겠다"고 했다. 윤건영 의원 또한 김 후보자 임명에 대해 반대한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도 자신이 법무부 장관 시절 김 후보자를 검사장으로 발탁했다는 사실을 신뢰의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된다며 반대 목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출호이자 반호이자’…여야 마이크 잔혹사

'출호이자 반호이자(出乎爾者 反乎爾者)'. “네 입에서 나온 말은 결국 네게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맹자가 한 말이다. 정치인의 말도 다르지 않다. 정치인에게 말은 가장 손쉬운 정치 수단이지만, 때로는 예상하지 못한 후폭풍을 부르는 족쇄가 되기도 한다. 방송에서 무심코 던진 한마디가 정치 공방으로 번지는가 하면, 자신 있게 내놓은 평가가 시간이 지난 뒤 다시 소환되기도 한다. 최근 여야 정치권에서 나온 발언들이 잇따라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가장 최근 사례는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 김 의원은 지난달 30일 JTBC 유튜브 채널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영화 '암살자(들)' 등을 주제로 이야기하던 중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의 내란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진행자가 '윤석열은 내란이냐, 아니냐'고 묻자 김 의원은 “아니다"라고 답했고, '전두환은 내란이냐, 아니냐'는 질문에도 “내란이 아니다"라고 했다. '법적 판결이 난 사안'이라는 재질문에도 “저는 내란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밝혔다. 이후 김 의원은 “단정적으로 내란이라고 하는 부분은 선뜻 동의하기 어렵고 역사적 평가가 더 필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역사 인식에서 막말 공방으로 방송에서 오갔던 질문과 답변은 이틀 만에 국회로 옮겨왔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지난 2일 전체회의를 열어 김 의원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을 의결했다. 무기명 표결 결과 총 16표가 모두 찬성표로 집계됐다. 국민의힘 소속 운영위원들은 안건 상정과 처리에 반발해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했다. 국회법상 20일의 숙려기간이 지나지 않았지만, 운영위 의결을 거쳐 숙려기간을 생략하고 안건을 처리했다. 같은 당 이진숙 의원을 둘러싼 논란도 공개적인 발언에서 시작됐다. 이 의원은 지난 8월 국회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재조명한다는 취지의 토론회를 공동 주최했다. 이 자리에서 일부 토론회 발제자가 5·18을 “소요 사태"로 주장하는 발언 등이 나와 논란이 커졌다. 이후 민주당 주도로 이 의원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이 8월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당시 표결에는 159명이 참여해 찬성 157표, 반대 1표, 무효 1표가 나왔다. 국민의힘 의원 대부분은 표결에 앞서 퇴장했다. 여야 간 설전도 거칠어졌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이 의원을 겨냥해 '여자 전두환', '여자 히틀러'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이 의원은 김 대표를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한쪽에서 시작된 논란이 반박과 재반박을 거치며 또 다른 공방으로 번진 사례다. ◇의혹에 낙마한 후보자더러 잘된 인사라니 '우리 편'을 지키기 위해 던진 한마디가 부메랑으로 되돌아오기도 한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김승원 전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두고 했던 발언이 대표적. 김 대표는 지난달 11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전 후보자에 대해 “지켜보면 지켜볼수록 잘된 인사라고 판단된다. 지킬 것"이라며 김 후보자를 두둔했다. 하지만 김 전 후보자는 신약 임상실험 승인 청탁 의혹 등 각종 의혹과 논란이 이어진 끝에 같은 달 19일 자진 사퇴했다. 김 전 후보자는 당시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음을 깊이 받아들이며 부족함을 성찰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지명 20일 만이었다. 김 전 후보자 낙마와 동시에 김 대표의 “잘된 인사"라는 평가도 다시 회자됐다. 또 낙마 이후 김 전 후보자를 둘러싼 식약처 청탁 의혹 고발 사건, 청탁 의혹의 중심에 있는 제넨셀 창업자의 법정구속 이후 김 대표의 '실드 발언'은 다시 한번 도마에 올랐다. 이처럼 정치인들이 한번 내뱉은 말은 상황이 바뀌었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는다. 특히 유튜브와 SNS를 통해 정치인의 발언이 실시간으로 퍼지는 요즘 시대에는 짧은 영상과 문구로 저장돼 논란이 일 때마다 재소환된다. 말로 먹고사는 정치인들이 말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마이크 잔혹사'가 계속되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기획] 800조의 약속, 이제 ‘첫 삽’이 답할 차례…서남권 반도체 현실화 시험대⑤

광주 군공항 250만평 국가산단 후보지 지정…63만평 우선 공급 추진 삼성·SK하이닉스 실무협의 본격화…투자계획서 부지 확보·착공 단계로 팹 건설 넘어 소부장·일자리까지 연결돼야…'발표의 숫자'를 '현실의 숫자'로 전남광주=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기자 서남권을 대한민국 제2의 반도체 생산거점으로 만들겠다는 대규모 투자계획이 발표된 지 석 달이 지났다. 지난 6월 말 정부와 기업들이 내놓은 계획의 규모는 숫자부터 압도적이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앰코 등이 서남권에 제시한 전체 투자계획은 896조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메모리 팹 4기 건설에 투입하겠다고 밝힌 규모가 약 800조원이다. SK하이닉스는 약 470조원을 투자해 메모리 메인 팹 2기와 1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삼성전자는 425조원을 투자해 메모리 팹 2기와 국가 AI 컴퓨팅센터 등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앰코 역시 광주에 1조원을 투자해 첨단 패키징 팹을 증설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숫자만 놓고 보면 서남권 산업지형을 바꿀 수 있는 규모지만, 이 숫자가 곧바로 지역에 투입되는 현금성 투자액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기업들이 제시한 중장기 투자계획을 실제 생산시설 건설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기업별 투자 결정과 부지 확보, 인허가, 산업단지 조성 등 여러 절차가 순차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결국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800조원을 투자할 것인가'가 아니다. 이미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한 만큼 이제 남은 질문은 그 계획을 얼마나 빠르게 실제 사업으로 전환할 수 있느냐에 있다. 그 과정에서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곳이 광주 군공항 일원이다. 정부는 지난 7월 광주 군공항 일원 약 250만평을 호남권 반도체 국가산단 후보지로 우선 지정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예비 사업시행자로 지정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전체 부지를 한꺼번에 개발하기보다 우선 활용 가능한 약 63만평을 먼저 공급해 기업의 투자 일정에 맞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들의 움직임도 투자계획 발표 이후 달라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광주 군공항 부지에 가능한 한 넓은 생산부지를 확보하려는 의사를 나타냈고,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투자계획 발표 이후 SK하이닉스와 별도의 소통채널을 마련해 7월부터 9월까지 모두 9차례 경영진·실무진 협의를 진행했다. 삼성전자 역시 호남권 투자와 관련한 준비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내며 부지와 기반시설 등에 대한 실무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아직 공장 착공이라는 결과로 이어진 것은 아니지만, 기업의 투자계획이 행정기관과의 구체적인 협의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은 앞으로 사업 진행 상황을 판단할 중요한 대목이다. 이제는 '투자액'보다 '착공 시계'다 앞으로 사업의 현실성을 판단할 기준은 의외로 단순하다. 투자계획이 실제 부지 확보로 이어지는지, 산업단지 조성이 예정된 일정대로 시작되는지, 기업별 착공 일정이 구체화되는지를 차례로 확인하면 된다. 특히 반도체 생산시설은 일반적인 공장 건설과 달리 투자 결정부터 생산까지 긴 시간이 필요하다. 부지가 준비됐다고 해서 곧바로 반도체가 생산되는 것도 아니다. 공장 건설 이후 생산장비 설치와 시험가동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초기 일정이 뒤로 밀릴 경우 전체 생산 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정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기업의 투자 일정에 맞춰 산업단지 조성을 서두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부는 기업 투자가 계획에 머물지 않도록 산업단지 조성 기간을 단축하고 기반시설 구축을 지원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기업 입장에서도 투자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생산시설이 들어설 부지와 기반시설이 제때 준비돼야 한다. 결국 앞으로 몇 년간은 발표된 투자 규모보다 실제 현장에서 벌어지는 변화가 훨씬 중요하다. 산업단지에서 첫 삽을 뜨는 순간, 기업이 생산부지를 확정하는 순간, 첫 번째 팹의 착공 일정이 공개되는 순간마다 '800조원'이라는 계획의 현실성이 한 단계씩 확인될 수 있다. 여기서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대기업 투자와 지역산업의 연결이다. 800조원이 실제 집행된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자금이 외부에서 들어와 생산시설 건설에만 머문다면 지역이 체감하는 변화는 제한적일 수 있다. 반도체 장비와 소재·부품 기업, 연구기관, 물류와 건설 등 관련 산업이 함께 움직여야 대규모 투자가 지역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대기업의 투자액뿐 아니라 협력기업의 추가 투자와 지역기업 참여 여부도 함께 봐야 한다. 반도체 클러스터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팹을 중심으로 여러 기업이 연결되는 공급망이 필요하고, 연구개발과 생산현장을 연결할 인력도 지속적으로 공급돼야 한다. 결국 800조원의 진짜 가치는 투자액 자체보다 그 돈이 얼마나 많은 기업과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지역 안에서 순환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 점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산업단지 조성사업과 성격이 다르다. 대기업 생산시설 몇 곳을 유치하는 것으로 끝나는 사업이 아니라 생산시설을 중심으로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 교육, 인력, 정주환경이 연결되는 새로운 산업권을 만드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800조의 진짜 시험대는 이제부터다 지난 석 달 동안 서남권 반도체 프로젝트는 적지 않은 진전을 보였다. 대규모 투자계획이 공개됐고, 정부는 광주 군공항 일원을 국가산단 후보지로 지정했다. 우선 개발부지를 마련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으며 기업과 행정기관 사이의 협의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여기까지가 끝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기업의 투자계획이 실제 계약과 부지 확보로 이어지고, 산업단지 조성이 시작되고, 생산시설 착공으로 연결돼야 한다. 그 과정에서 기업이 요구하는 조건을 행정이 얼마나 신속하게 해결하는지, 관련 기업들이 얼마나 빠르게 서남권으로 모이는지도 사업의 속도를 좌우하게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반도체 산업은 시장 변화가 빠르고 기업의 투자 판단도 글로벌 경쟁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서남권이 새로운 생산거점으로 자리 잡으려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시기에 부지와 기반시설을 제공하고, 계획된 투자 일정에 맞춰 산업 생태계를 갖춰야 한다. 그래서 앞으로의 서남권 반도체는 '800조원'이라는 숫자로 평가받기보다 얼마나 빨리 현실의 숫자로 바뀌는가로 평가받게 된다. 투자계획이 착공으로, 착공이 생산으로, 생산이 지역기업과 일자리로 연결될 때 비로소 800조원은 지역의 산업지도를 바꾸는 실질적인 투자로 기록될 수 있다. 지난 1편에서 던졌던 질문은 '왜 서남권인가'였다. 이어 반도체 벨트의 가능성을 짚고, 전력·용수·인력이라는 기반을 살폈으며, 대규모 투자가 가져올 경제지도의 변화까지 살펴봤다. 이제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하나다. 계획이 현실이 되는지를 현장에서 확인하는 일이다. 서남권 반도체의 미래는 더 이상 투자 규모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어느 기업이 먼저 부지를 확보하고, 언제 첫 삽을 뜨며, 그 뒤를 어떤 기업들이 따라오는지가 앞으로의 방향을 결정한다. 800조원의 약속은 발표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첫 공장이 올라서고, 첫 생산라인이 가동되고, 그 주변에서 새로운 기업과 일자리가 만들어질 때 비로소 현실이 된다. 서남권 반도체 5부작이 던지는 마지막 질문도 여기에 있다. 800조원의 약속을 현실로 만드는 다음 장면은 이제 현장에서 시작돼야 한다. 문남석 기자 ans720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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