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회 차량 5부제 ‘무색’…등록 4대 중 1대 ‘프리패스’

[단독] 국회 차량 5부제 ‘무색’…등록 4대 중 1대 ‘프리패스’

국회가 차량 5부제 예외 식별 스티커를 등록 차량 4대 중 1대꼴로 발급하고도 구체적인 현황 공개는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있다"며 거부했다. 16일 국회사무처는 본지의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의원·직원 구분, 일별 발급 건수, 차량 종류, 등록 주소지, 실제 출퇴근 주소 등 핵심 정보를 모두 비공개로 처리했다. “발급 대상과 차량 정보 등을 공개하면 다른 차량 정보와 결합해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다만 전체 규모만 일부 공개됐다. 최근 3년간 국회 출입차량카드 발급 차량 4873대 중 전기·수소차(211대), 임산부·..

정부, “석유 최고가격제 후 소비 12% 줄어”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후 휘발유·경유 등 소비가 12% 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정유사 공급가 상한선을 정한 석유 최고가격제로 오히려 유류 소비가 늘었다는 지적에 정부가 직접 해명에 나섰다. 16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중동전쟁 발발 후인 3월 첫째 주 일부 주유소들이 가격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3월 둘째 주 주유소 판매량은 61만㎘로 작년(65만9000㎘)보다 7.5% 감소했다. 이후 지난달 13일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한 뒤 3월 셋째 주 판매량은 63만8000㎘로 작년(67만2000㎘)보다 5% 줄었다. 반면, 3월 넷째 주에는 주유소 판매량이 73만1000㎘로 작년(67만1000㎘)보다 9% 상승했다. 그러자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후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본 소비자들이 오히려 유류 소비를 늘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는 4월 첫째 주 판매량이 58만9000㎘로 작년보다 13.2% 줄었고, 4월 둘째 주 판매량도 59만4000㎘로 11.3% 감소하는 등 최근 들어 소비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3월 셋째 주부터 4월 둘째 주까지 주유소 휘발유·경유 판매량은 총 255만2000㎘로 전년(269만1000㎘)보다 12.4% 줄었다"며 “주유소 판매량이 작년보다 늘어난 3월 둘째 주와 넷째 주만 뽑아 비교하는 건 적절치 않고 전반적인 추세를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일부 원유 수급 차질에도 5월까지 국내 원유 도입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양 실장은 “중동산 원유 대체 물량을 추가로 확보하고 있고, 비축유 교환 제도를 활용해 정유사들이 필요한 물량을 국내에서도 공급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근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중앙아시아와 중동을 방문해 원유 2억7300만배럴 도입을 확정한 것과 관련해선 “중동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연말까지 물량에 대해 공급 약속을 받은 것"이라며 “이중 2700만배럴은 6월 선적을 시작해 국내로 도입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유정복 “인천, F1 유치 ‘청신호’…경제성·수익성 모두 확보”

인천=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인천시가 세계 최고 권위의 모터스포츠 대회인 포뮬러 원 그랑프리(F1) 유치에 한 걸음 더 다가서며 청신호가 켜졌다. 사전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과 사업성이 모두 확보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인천의 글로벌 도시 도약 구상이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F1 그랑프리는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를 넘어 도시 브랜드와 관광 산업의 판도를 바꿀 핵심 동력"이라며 “인천을 공항을 거쳐 가는 도시가 아닌, 세계인이 찾는 '목적지 도시'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시가 지난해 6월부터 추진해온 'F1 인천 그랑프리 기본구상 및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를 토대로 이뤄졌으며 용역은 독일의 서킷 설계 전문기업 틸케(Tilke)와 한국산업개발연구원이 공동 수행했다. F1 그랑프리는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주관하고 포뮬러 원 그룹이 상업적 권리를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경주 대회다.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로 불리며 연간 24개 도시에서만 개최된다. 유 시장은 회견에서 “전 세계 180개국에 생중계되는 F1은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단숨에 끌어올리는 플랫폼"이라며 “인천이 글로벌 톱텐시티로 도약하기 위한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인천은 인천국제공항을 중심으로 한 국제 접근성과 2600만 수도권 배후 수요, 송도·영종·청라 등 국제도시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F1 개최에 최적지로 평가된다. 이번 용역에서는 송도 달빛축제공원 일원을 중심으로 한 '시가지 서킷(Street Circuit)' 조성안이 제시됐다. 이는 기존 도로를 활용해 도심 전체를 레이싱 트랙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싱가포르, 라스베이거스 등 글로벌 도시들이 채택한 모델이다. 계획에 따르면 레이스트랙 길이는 4.96km, 최고 속도는 337km/h로 F1 국제 기준(Grade 1)을 충족한다. 피트빌딩과 그랜드스탠드는 공유지와 임시시설을 활용해 구축된다. 관람객 수용 규모는 하루 12만명, 3일간 최대 30만~40만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대교, 센트럴파크, 워터프런트 등 송도의 상징적 경관을 활용해 '도시 전체가 경기장'이 되는 연출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경제성 분석 결과는 긍정적으로 5년간 개최를 가정한 분석에서 비용 대비 편익(B/C)은 1.45로 나타나 타당성을 확보했다. 총편익은 1조 1697억원, 총비용은 8028억원으로 집계됐다. 재무성 분석에서도 수익성지수(PI) 1.07을 기록하며 사업성 역시 확보 가능한 것으로 평가됐으며 총수입은 1조 1297억원, 총비용은 1조 396억원 수준이다. 약 5800억원 규모의 관광수익과 4800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되며 여기에 글로벌 중계 효과와 도시 브랜드 상승까지 감안하면 파급력은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 시는 민간 중심 운영 구조를 통해 재정부담을 최소화하고 중앙정부와 시의 재정 지원 규모는 약 2371억원 수준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대규모 국제행사에 따른 시민 불편 해소 방안도 함께 제시됐다. 시는 주거지역 인근에 1.8km 규모 방음벽을 설치하고 실시간 소음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교통 대책으로는 임시교량 설치, 셔틀버스 운영, 환승주차장 확보 등을 통해 시가지 서킷 특유의 교통 통제를 최소화한다는 구상이다. 유 시장은 “대회의 성공 못지않게 시민 삶의 질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교통과 소음 문제를 철저히 관리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는 이번 용역 결과를 토대로 중앙정부와 국제경기대회 승인 절차를 협의하고 민간 사업자 공모 및 선정에 나설 계획이며 동시에 F1 측과의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수익 구조와 운영 방식도 정교화할 방침이다. 유정복 시장은 “F1 유치는 인천의 미래 산업과 관광, 문화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릴 기회"라며 “인천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이벤트 도시로 자리매김하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송인호 기자 sih31@ekn.kr

IMF, 한국 부채 증가 ‘경고’…“2031년 GDP의 63% 도달”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와 벨기에를 꼽아 정부부채 비율이 상당 수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6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IMF는 전날 발간한 '재정모니터(Fiscal Monitor)' 보고서에서 “벨기에와 한국은 출발선은 다르지만 부채 비율의 상당한 증가가 예상된다"며 “2031년까지 부채가 한국은 국내총생산(GDP)의 63%에 도달하고, 벨기에는 122%를 초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5개월 전 우리나라의 부채가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란 진단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더 커진 셈이다. 앞서 IMF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5년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에서 “한국의 중앙정부 부채가 2025년 GDP 대비 48%에서 2030년 59%로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MF는 미국을 제외한 선진국 그룹 내에서 국가별 재정 흐름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선진국 그룹의 총 공공부채는 중기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의 94%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지난해 미국을 제외한 선진국들의 전반적인 GDP 대비 부채 비율은 95.3%로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쳐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수준과 큰 변동이 없었다"고 진단했다. 예컨대, 스페인과 일본의 경우 부채 비율은 우호적인 이자율·성장률 역학 관계로 2031년까지 10∼14%포인트(p)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과 캐나다, 일본 등이 지출 억제 등을 통해 재정을 개선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한국의 GDP 대비 국가부채 전망치 추계는 하향 조정했다. 한국의 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D2) 비율은 2030년 기준 61.7%로 작년 10월 전망치(64.3%)보다 2.6%p 하락했다. 2026년∼2029년 전망치도 종전 대비 2.3∼2.6%p씩 내렸고, 2031년 전망치는 63.1%로 제시했다. 기획처 관계자는 “성과 중심·전략적 재정운용의 선순환 성과가 일부 반영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단독] 국회 차량 5부제 ‘무색’…등록 4대 중 1대 ‘프리패스’

국회가 차량 5부제 예외 식별 스티커를 등록 차량 4대 중 1대꼴로 발급하고도 구체적인 현황 공개는 “개인정보 침해 우려가 있다"며 거부했다. 16일 국회사무처는 본지의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의원·직원 구분, 일별 발급 건수, 차량 종류, 등록 주소지, 실제 출퇴근 주소 등 핵심 정보를 모두 비공개로 처리했다. “발급 대상과 차량 정보 등을 공개하면 다른 차량 정보와 결합해 특정인을 식별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다만 전체 규모만 일부 공개됐다. 최근 3년간 국회 출입차량카드 발급 차량 4873대 중 전기·수소차(211대), 임산부·유아동승(260대), 대중교통 미흡(543대), 기타(51대) 등 총 1065대가 예외 적용을 받았다. 4대 중 1대꼴이다. 특히 예외 차량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대중교통 미흡' 항목에는 대중교통 열악지역, 편도 30㎞ 이상 장거리, 대중교통 미운행 시간 출퇴근 차량이 포함된다. 국회 차량 5부제는 미·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수급 불안을 배경으로 정부가 자원안보 위기 원유 주의 단계 경보를 발령하면서 시행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3월 24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전국 1020개 공공기관에 5부제 시행을 요청했고, 국회사무처도 같은 날 구성원들에게 협조를 당부하는 회보를 발송했다. 이에 따라 국회는 지난달 25일부터 4월 7일까지 차량번호판 끝자리 번호에 따라 요일별 운행을 제한하는 끝번호 요일제를 시행했다. 차량번호판 끝자리 번호에 따라 요일별 운행을 제한하는 방식이다. 장애인·임산부 동승 차량, 편도 30㎞ 이상 장거리 출퇴근 차량, 전기·수소차 등은 예외 식별 스티커를 발급받아 적용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국회는 예외 스티커 발급 현황의 구체적 내역 공개를 꺼리고 있다. 예외 스티커 발급을 둘러싼 의혹은 이미 구체적인 사례로 드러난 바 있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31일 끝자리 번호가 '2'인 관용차를 타고 국회에 출근한 사실이 알려졌다. 화요일인 이날은 2번·7번 차량 운행이 제한된 날이었으나, 이 의원 차량은 예외 식별 스티커를 발급받아 국회 정문을 통과했다. “편도 30㎞ 이상 장거리 출퇴근 차량은 5부제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규정을 활용했다. 실제 거주지인 서울 서초구(국회에서 10㎞)가 아닌 지역구인 부산으로 차량 등록 주소지를 신고한 뒤 스티커를 받은 것이다. 이 의원 측은 “실무진 착오로 주소지를 잘못 기재했다. 식별 스티커를 즉각 반납하겠다"고 해명했다. 법조계에서도 이번 비공개 결정이 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개인정보 전문 변호사는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 식별 가능성이 있는 정보 전반을 폭넓게 보호하는 법이지만, 이번처럼 통계 형태로 가공되거나 비식별 처리가 가능한 정보까지 일괄 비공개하는 것은 법 취지와는 거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공무 수행 과정에서의 공정성과 적정성 검증이라는 공익적 필요가 더 큰 사안이다. 개별 식별이 가능한 자료가 아니라면 개인정보 이슈로 접근하기보다, 공공의 감시와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공개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시민단체에서 공공기관장 기부실태조사를 주도했던 이득형 경찰청 시민청문관은 “비식별 처리를 전제로 공개를 요청했는데도 거부한 것은 의도가 있는 것"이라며 “자신 있으면 이름을 가리고 'A, B, C' 형태로라도 다 공개하는 게 맞다"고 했다. 이어 “공무 목적으로 발급한 스티커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왜 개인정보 침해냐"며 “국민이 준 권한과 예산으로 집행된 정보는 원칙적으로 공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에서 차량 5부제 시행 기간 동안 적발된 부정 발급 및 사용 건수는 0건이다. 국회사무처는 “예외 차량증명서 부정 발급·사용 적발 및 이와 관련한 징계·주의·시정조치 내역은 없다"고 답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전북·경북·제주’ 광역단체장 경선 ‘진흙탕’ 싸움

6·3 지방선거를 40여일 앞두고 광역단체장 선거 구도는 대부분 윤곽을 드러냈지만, 일부 지역 경선은 오히려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금품 의혹과 비방 문자 논란, 경찰 고발전까지 겹치면서 정책 경쟁은 실종되고 네거티브 공방만 부각되는 모습이다. 특히 전북, 경북 등 각 정당의 텃밭으로 꼽히는 지역에선 사실상 '공천=당선' 공식이 강하게 작동하면서 후보 간 버티기와 폭로전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북도지사 경선은 이원택 후보가 최종 후보로 확정된 뒤에도 내홍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현직 지사 제명 논란에 이어 단식 농성과 경찰 압수수색까지 맞물리며 '경선 후폭풍'이 거세다. 낙선한 안호영 후보는 현재 국회에서 엿새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16일 “앞으로도 단식을 계속할 것"이라며 “이원택 후보에 대한 재감찰이 시작되기 전까지 단식을 중단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안 후보는 경선 직전 제기된 이 후보의 '식사비 대납 의혹'에 대해 당이 충분한 감찰을 하지 않았다며 재감찰과 경선 결과 재심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민주당 중앙당 재심위원회는 지난 14일 안 후보의 재심 요청을 기각했다. 이 후보는 지난해 11월 29일 정읍시 한 음식점에서 열린 모임의 식사비 72만7000원을 김슬지 민주당 전북도의원을 통해 대신 결제하게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도의원은 “처음에는 참석자들에게 비용을 걷어 결제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아 업무추진비와 사비를 사용했다"면서도 이 후보는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수사도 본격화하고 있다. 전북경찰청은 15일 이 후보의 부안 지역구 사무실과 김 도의원 선거사무소에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는 후보 인준 절차를 예정대로 밟았다. 앞서 김관영 지사는 민주당 전북지사 유력 주자로 거론됐지만, 도내 식사 자리에서의 대리 결제 논란으로 지난 1일 긴급 감찰 대상에 올라 제명 처분을 받았다. 국민의힘 경북도지사 경선에서도 막판까지 후보 간 네거티브 공방이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현역인 이철우 경북지사를 제외한 나머지 예비후보들이 먼저 경쟁해 1명이 본경선에서 이 지사와 맞붙는 이른바 '한국시리즈' 방식으로 경선을 진행했다. 예비경선에서는 김재원 후보가 승리해 이 지사와 본경선을 치렀고, 이 지사가 지난 15일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경선 과정에서는 김 후보가 이 지사를 겨냥해 불법보조금 지급 의혹 등 '사법리스크'를 제기했고, 이 지사는 김 후보의 경선 후보 자격 박탈을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 후보는 지난 9일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지사는 개인의 인권 유린 관여 의혹을 보도하려는 지방 인터넷 언론사를 입막음하기 위해 불법 보조금을 지급한 업무상배임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김 후보가 최고위원 신분으로 참석한 공식 회의에서 경쟁 후보를 정면 비판한 것을 두고 당 안팎에선 “심판이 선수로 뛴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에 맞서 이 지사는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의 후보직 사퇴와 최고위원직 박탈을 요구했다. 이 지사는 “김 후보가 저와 관련된 수사 사건을 두고 계속해서 비방과 흑색선전, 인신공격성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며 “즉시 김 후보의 경선 후보 자격을 박탈하거나 최고위원직에서 제명해 달라"고 주장했다. 후보 간 설전이 극한으로 치닫자 당 공천관리위원회도 제동에 나섰다. 공관위는 지난 12일 김 최고위원을 향해 직접적으로 경북도지사 경선 기간 최고위원회의 참석 자제를 권유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에선 더불어민주당 도지사 경선 결선을 앞두고 문대림 후보와 위성곤 후보 간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당초 경선은 오영훈 현 제주지사, 문대림 후보, 위성곤 후보의 3자 구도로 진행됐다. 그러나 오 지사가 탈락하면서 문 후보와 위 후보가 결선에서 맞붙게 됐다. 서로를 향해 “거짓말하지 말라"고 직격하는가 하면, 경찰 고발과 압수수색 요구까지 이어지며 경선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쟁점이 된 건 이른바 '비방 문자' 논란이다. 지난 3월 16일 오 지사를 비판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대량 발송됐고, 이후 해당 번호가 문 후보 명의로 개통된 사실이 확인됐다. 문 후보는 지난 3월 27일 “실무진이 발송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사과했지만, 논란은 빠르게 확산했다. 오 지사 측은 곧바로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오 지사 측은 지난 4월 1일 제주경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하고 문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형사 고발했다. 이후 경찰은 고발장 내용을 바탕으로 관련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선 국면에서 또 다른 의혹도 제기됐다. 문 후보는 지난 13일 위 후보 보좌진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경선 당시 여러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단체방을 만들고 문자 발송 등을 통해 이른바 '1인 2투표'를 종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14일에는 이 같은 내용을 선거관리위원회와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에 신고했다. 아울러 경찰에 고발하면서 증거인멸을 막기 위해 선거사무소에 대한 압수수색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가 결선을 앞두고 예정된 TV 합동토론회에 잇따라 불참하면서 갈등은 한층 격화됐다. 위 후보 측은 지난 14일 “TV토론을 거부하는 문 후보에게 묻는다. 선거가 귀찮은가. 민주주의가 피곤한가. 그도 아니면 당원이 우스운가. 도민이 성가신가"라고 직격했다. 실제 제주지역 언론 4사는 같은 날 오전 11시 생방송으로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 경선 결선토론회'를 열었지만, 문 후보가 불참하면서 위 후보만 출연한 채 반쪽짜리 토론으로 진행됐다. 문 후보는 지난 13일 예정됐던 KBS제주 대담에도 불참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신율의 정치 내시경] 절박함은 국민의힘에 없고, 전략은 민주당에 있다

절박한 정당은 전략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2021년의 국민의힘이 그러했다. 2021년 6월 전당대회에서 국민의힘 당원과 지지자들은 당 대표로 이준석을 선택함으로써 우리나라 정당사상 최연소 당 대표를 탄생시켰다. 2021년 당시 국민의힘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태였고, 그렇기 때문에 2022년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도 크지 않았다. 상황이 이랬으니 정권을 되찾아 오겠다는 절박감이 생길 수밖에 없었고, 그 절박감이 최연소 당 대표 선출로 표출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절박함이 이변을 만들고, 이변이 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당시 국민의힘은 입증한 셈이다. 그런데 이 정도의 절박함을 최근 국민의힘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절박함이 있어야 이변을 일으킬 전략적 사고가 작동하는 법인데, 지금의 국민의힘에서는 그러한 전략적 선택의 가능성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오히려 전략적 사고는 민주당에서 포착된다. 민주당은 국민의힘보다 발 빠르게 서울시장 후보와 경기도지사 후보를 선출했다. 서울시장 후보에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경기도지사 후보에는 추미애 의원이 각각 선출됐다. 이들의 선출을 후보의 특성을 기준으로 평가하면, 서울시장 후보로는 실무형 인사를, 경기도지사 후보로는 이념 지향형 인사를 택했다고 볼 수 있다. 민주당 당원들이 이러한 선택을 한 이유는 서울과 경기 지역 유권자들의 성향이 다르다는 점을 간파했기 때문일 수 있다. 서울은 부산과 함께 가장 많은 스윙 보터가 거주하는 지역이다. 스윙 보터가 다수 거주한다는 사실은 그만큼 중도층의 영향력이 다른 지역에 비해 강하다는 뜻이다. 이런 지역에서는 특정 이념이나 진영에 지나치게 경도된 인사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게 나타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놓고 반발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즉, 서울시장을 역임한 인물들은 서울이 어느 정도로 중도 성향을 선호하는지를 잘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지역에서는 이념 지향형 후보보다 실용주의적 실무형 후보가 훨씬 유리하다. 더구나 국민의힘 소속 현직 시장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도전하는 측은 실용주의에 입각한 실무형 후보를 내세워야 승산을 높일 수 있다. 왜냐하면 서울의 경우 현직 시장이 재선에 도전했을 때 패배한 사례가 단 한 차례도 없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즉, 현직 시장의 이른바 '현역 프리미엄'이 매우 강하게 작동하는 곳이 서울이라는 것인데, 이런 경우 서울시장을 탈환하려는 측은 서울 시민들의 정치 성향에 부합하는 인사를 후보로 내세워야만 하는 것이다. 반면 경기도는 사정이 다르다. 경기도는 최근 들어 일종의 '민주당 아성'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 이런 지역에서는 민주당 노선을 강하게 대변하는 인사가 후보가 되더라도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두고 세간에서는 서울은 '명픽(이재명 대통령이 선택한 인사)', 경기도는 '청픽(정청래 대표가 선택한 인사)'이라고 주장하는데, 호사가들은 그렇게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필자는 이를 민주당 지지층의 전략적 선택의 결과라고 판단한다. 이번 지방 선거는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고 볼 수 있지만, 특정 지역의 정치적 성향을 도외시한 공천을 한다면, 아무리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더라도 여권이 승리를 장담하기는 힘들게 된다. 그런 차원에서 이번 서울과 경기 지역의 공천은 민주당 당원과 지지자들의 전략적 선택의 결과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절박할 이유가 없어 보이는 민주당이 오히려 전략적 선택을 하지만, 정작 절박해야 할 국민의힘은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 동물원을 탈출한 '늑구'보다도 국민의힘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다. 신율

[EE칼럼] 한국 배터리 성장은 기술로 승부해야 한다

중동전쟁으로 고유가 국면이 접어들자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감소)이 조기에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배터리 전문 시장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기차 침투율(신차 중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29%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동전쟁 전 1월 예상했던 27% 보다 2% 포인트 올라간 것이다. 내년에는 전기차 침투율이 더 높아져 35%, 2028년 41%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예상보다 전기차 수요 확대가 커진 결과다. 현재 정부는 중국산 전기차의 배터리 효율. 안전 등을 이유로 보조금을 깍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기준이 된다. 에너지 밀도 기준이 도입되면 LFP(리튬인산철)배터리를 사용하는 중국산 전기차의 실구매가 상승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LFP배터리는 가격이 저렴하지만 에너지를 담는 효율(에너지 밀도)이 낮고 삼원계 배터리는 가격은 비싸지만 효율은 높다. 국산 차량은 LFP 대비 에너지 밀도가 높은 삼원계(리튬.니켈.코발트) 배터리를 주로 적용하는 만큼 보조금 산정에서 유리하다. 가격 격차 축소와 함께 배터리 안전성과 사후관리 경쟁력까지 반영된다면 국산 차량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의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의 과잉 설비 및 저가 경쟁 문제를 해결하고 해당 산업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적 개입을 시작했다. 중국 구조조정의 기준은 품질과 기술이며 이를 기반으로 수출 및 가격 규제, 수요 유지, 확대 정책이 결합되어 정책 기조가 양적 팽창에서 질적 성장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저효율, 저성능 제품의 생산 능력을 퇴출하고 고성능, 고품질 제품 중심의 산업 재편을 촉진하는 한편, 무질서한 수출과 출현 경쟁을 억제하여 시장 질서를 정비하고자 하는 것이다. 동시에 세제 지원과 인프라 구축, 정부 조달 확대 등을 통한 수요 유지.확대 정책을 병행하면서 구조조정의 충격을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업계에서는 가격 중심의 경쟁에서 벗어나 프리미엄 및 차세대 기술 중심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해외로는 단순한 수출 위주의 전략을 넘어 생산, 공급망, 판매, 서비스를 통합한 현지화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 우리 기업은 중저가 영역에서 중국과의 경쟁 부담이 일부 완화될 수 있지만 고성능 제품과 기술 표준 분야의 경쟁은 심화될 것이다. 또한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과의 협력 또는 디커플링 전략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 필요하다면 중국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양질의 자산과 기술, 인력을 선별적으로 인수, 제휴함으로써 기술 및 원가 경쟁력을 보완할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배터리 제조사 및 소재관련 기업이 여럿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기업이 에코프로 그룹 계열사인 에코프로 이노베이션이다. 에코프로 이노베이션이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용 황화리튬 생산을 위한 기술개발(R&D)에 착수했다. 목표는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배터리 대비 폭발 위험을 줄이고 에너지 밀도와 주행거리를 동시에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배터리로 통한다. 기술의 핵심은 폐도가니 재활용을 통해 리튬을 회수하고 초미세 분쇄 기술로 황화리튬을 생산하는 것이다. 에코프로가 추진해 온 폐도가니 재활용 프로젝트는 양극재 소성 과정에서 리튬 노출로 변질된 도가니를 분말 수준으로 미세하게 파쇄한 뒤 이 과정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기술이다. 여기서 나온 리튬을 전고체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황화리튬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미세 분쇄 공정이 필수적이다. 고체 전해질은 전극 사이를 이동하며 리튬 이온의 이온 반도체 역할을 하는데 기존 액체 전해질보다 입자 간 거리가 훨씬 짧기 때문에 더 작은 입도(입자 크기)가 요구된다. 에코프로 이노베이션은 이러한 기술적 특성을 충족하기 위해 연구개발 전담팀을 중심으로 황화리튬 생산 공정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계의 가장 큰 고민은 중국의 기술력 추격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한국 배터리가 성장하기 위해선 전기차를 중심으로 배터리 수요가 다시 회복되는 2~3년 뒤 수요를 선점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업계 흐름은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 대신 나트륨을 활용한 신배터리 연구에서부터 더 안전하고 에너지 밀도가 높은 전고체 배터리 등 경쟁이 치열하다. 지금은 비싼 가격이 문제로 꼽히지만 신배터리가 상용화되면 가격 또한 보편화될 수 있다. 기술 경쟁의 또 다른 한 축은 다각화이다. 배터리 수요가 로봇과 데이터 센터, 드론 등으로 확산되는 흐름에 누가 더 빠르게 적응하느냐가 관건이다. 따라서 선제적 투자를 통한 기술 확보 없이는 빠르게 변화하는 배터리 시장 트렌트에 대응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강천구

부산시, 5508억 추경 편성…고유가 대응·민생 안정에 집중

부산=에너지경제신문 조탁만 기자 부산시가 고유가로 인한 시민 부담을 줄이고 지역경제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55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다. 시는 “지난 10일 2026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5508억 원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총예산 규모는 기존 18조 2124억 원에서 3.0% 증가한 18조 7632억 원으로 늘어났다. 이번 추경은 추가 확보된 보통교부세를 재원으로, 고유가에 따른 민생 부담을 덜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전체 추경 가운데 4853억 원은 민생 안정과 지역경제 회복 대책에 투입된다. 시는 먼저 유류비 상승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업종 지원에 나선다. 화물자동차와 마을버스 업계에는 엔진오일 등 안전운행 물품 구매비를 차량 1대당 최대 30만 원까지 지원한다. 연안어선에는 유류비 인상분 일부를 보조하고, 농기계를 보유한 농가에는 면세유 가격 상승분에 대한 유가연동보조금을 지급한다. 서민과 취약계층의 부담 완화 대책도 포함됐다. 시는 착한가격업소 이용 시 지역화폐 '동백전' 결제 금액의 5%를 추가 환급하고, 산업단지 근로자를 위한 통근버스를 기존 57대에서 64대로 늘린다. 또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를 위해 'K-패스' 환급률을 최대 83%까지 한시적으로 상향한다. 소득 하위 70% 시민에게는 15만 원에서 최대 60만 원까지 차등 지급하는 '고유가 피해지원금' 사업에 시비 705억 원을 편성해 신속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기업 지원도 확대한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5000억 원 규모의 운전자금을 추가 공급하고, 만기 도래 기업 776곳에는 상환 기한을 6개월 연장한다. 수출기업 바우처 지원 한도는 300만 원에서 500만 원으로 늘리고, 신발산업과 수산식품기업에는 물류비와 포장재 구매비를 지원해 수출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이와 함께 공익 목적의 필수경비로 500억 원을 별도 편성했다. 부산교통공사에 122억 원, 부산의료원에 78억 원을 지원하고, 기초자치단체 재정 보강을 위한 조정교부금 300억 원도 반영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번 추경은 고유가 피해 지원을 위한 긴급 대응 성격"이라며 “국가 지원의 사각지대를 보완하고, 기업과 시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신속히 집행하겠다"고 말했다. 조탁만 기자 hpeting@ekn.kr

정원오 “성수동 붉은 벽돌처럼…북촌 골목도 세계적 핫플레이스로”

“김밥 피자입니다." “오, 둘 다 좋아하는 거네."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 일대 카페에서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자리를 털고 일어나며 가게 사장에게 시그니처 메뉴를 물었다. 대답을 들은 정 후보는 환하게 웃었다. “시장 되고 꼭 한 번 더 오세요"라는 말에 정 후보는 “당연히요, 찾아뵐 테니까요"라고 답했다. 이날 정 후보는 이재윤 삼청정독길 상인회장이 직통번호로 보낸 장문의 문자를 받고 북촌을 '첫 번째 현장'으로 택했다. “이걸 풀지 않으면 서울 관광 3000만 시대가 돼도 오버투어리즘으로 남아 결국 모두가 피해 보는 형태가 된다"는 게 이유였다. 간담회장에서 이 회장은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그는 “구청장일 때부터 성동구에서 젠트리피케이션(지역 활성화로 인한 임대료 상승)을 어떻게 행정적으로 해결하셨는지 지켜봤다"며 “성수동도 직접 가봤고, 책도 정독했다. 그 정책들을 북촌 눈높이에 맞게 이식하는 게 가장 현실적이겠다는 확신이 생겨 연락드렸다"고 했다. 김용조 북촌 계동길 상인회장은 “1960년대부터 이 자리를 지켜온 분들의 가게가 사라지고 있다"며 “소통할 공간조차 없다"고 토로했다. 상인들의 공통된 하소연은 젠트리피케이션이었다. 오랜 터줏대감 공방과 청년 소상공인들이 공들여 골목의 색깔을 만들어 놓으면, 자본력을 앞세운 대기업·글로벌 브랜드가 임대료를 치받고 들어와 그 자리를 차지하는 구조가 반복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북촌에 외국인 관광객은 늘어나는데, 대기업과 글로벌 기업들이 월세를 치고 올리며 하나씩 들어오면서 청년 상인들이 뒤로 쫓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안국역 3번 출구에서 중앙고등학교까지 400m 남짓한 계동길은 '살아있는 역사, 삶의 박물관'이라 부르는 길"이라며 “북촌 지구단위계획상 프랜차이즈 업종 제한이 있어도 기업들이 본사 직영점 형태로 들어오는 바람에 계동길이 '빵촌로'가 됐다"고 했다. 정 후보는 성동구청장 시절 성수동에서 적용한 '상호협력 주민협의체' 모델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뉴욕 커뮤니티 보드에서 착안한 제도다. 건물주·상인·주민 대표로 구성된 위원회가 특정 업체 입점 여부를 심의하는 방식이다. 정 후보는 “주민협의체에서 찬반을 결정하게 했더니 24시간 편의점은 OK, 무신사 상생 매장도 OK가 났다"고 설명했다. 정 후보는 “여기에는 그런 협의체나 위원회가 없어 대기업이 다른 루트로 들어올 수 있는 구조가 됐다"고 진단했다. 정 후보는 성수동 도시재생의 핵심으로 '붉은 벽돌' 정체성을 내세운 바 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시비 10억원을 투입해 1970~80년대 붉은 벽돌 공장과 창고를 보전했고, 2023년부터는 구비 4억원으로 성수역 카페거리 일대로 사업을 확장했다. 2015년에는 전국 최초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도 제정했다. 그는 “작년 하반기 통계를 보면 외국인들이 서울에서 쓴 카드 매출의 4분의 1이 성수동에서 나왔다. 10년 전엔 외국인이 거의 없던 곳"이라며 “북촌도 쇠퇴하면 서울 GRDP가 줄고, 활성화되면 오른다"고 했다. 북촌에 대해서는 '한옥'이 붉은 벽돌을 대신하는 정체성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정 후보는 서울의 로컬 명소 정책 구상도 꺼냈다. “경리단길, 성수동 연무장길, 북촌 정동길처럼 각 동네만의 '길'이 있다"며 “외국인들이 그 길에 와서 체험하고 돈을 쓰고 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했다. 성수동의 작은 골목들이 세계적 핫플레이스로 커진 것처럼, 각 지역이 고유한 아이디어로 명소를 만들면 서울시가 제도·예산으로 뒷받침하는 방식을 공약으로 추진하겠다고도 밝혔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李 대통령, ‘규제합리화위’ 첫 가동…“규제 합리화가 국가 생존 전략”

이재명 대통령은 15일 첨단산업 분야의 규제 체계를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규제합리화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대한민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회복하는 길 중에 매우 중요한 방식이 규제 합리화"라며 이같이 말했다. 네거티브 규제는 금지해야 하는 사항들만 법이나 규정에 명시하고 나머지를 전부 허용하는 방식이다. 이 대통령은 "과거에는 규제가 속된 표현으로 갈취 수단, 기업이나 경제활동을 하는 주체로부터 뭘 뜯어내는 수단이 되기도 했다“며 “지금은 그 단계는 벗어난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지금의 규제는 현장의 필요보다는 규제당국의 필요에 의한 측면이 많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업과 기술이 발달하고 또 사회의 발전 수위가 높아지면 공공 영역이 민간 영역을 못 따라가는 상황이 발생한다. 대한민국이 그렇게 됐다"며 “이 상황에서 공무원들이 '이것만 하세요'라고 정해두면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사실 저도 말은 이렇게 해놓고 엄청 불안하다. '사고가 나면 어떡하나'라는 생각도 든다"며 “그러나 믿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대신에 동작이 좀 빨라야 된다"며 “문제가 생기면 즉각 금지를 하거나 통제를 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지역에 대규모 '규제 특구'를 만드는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규제 합리화를 전국 단위로 일률적으로 할 수 있냐하면 그건 또 아닌 측면이 있다"며 “특정 지역과 영역에서 규제를 완화하거나, 아예 없애는 시도를 하고 있는데 대규모 지역 단위로 한 번 해보는 것도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는 수도권 집중"이라며 “이 때문에 자원 배분의 효율성이 떨어져서 대한민국 전체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균형발전은 시혜나 배려가 아니라 국가 생존을 위한 필수전략"이라며 “지역 단위의 대규모 규제 특구를 한번 만들어봐야겠다"고 말했다. 규제합리화위원회는 역대 정부에서 운영돼 온 '규제개혁위원회'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취지로 이재명 정부에서 명칭을 바꾸고 전면 개편한 조직이다. 기존 국무총리 직속이던 위원회가 지난 2월 대통령 직속의 '규제합리화위원회'로 격상·개편됐다. 개편 이후 처음 열린 이날 회의에서는 국무조정실장 발제로 △국민주권정부 규제 구조개혁 추진방안 △5극 3특(5대 메가시티·3대 특별자치도) 지원을 위한 메가특구 추진방안 등이 논의됐다. 이날 이 대통령은 회의에 앞서 박용진 민생 부위원장(전 국회의원), 남궁범 성장 부위원장(전 삼성전자 사장), 이병태 지역 부위원장(카이스트 명예교수)에게 위촉장을 수여했다. 정계와 산업계, 학계를 아우르는 인사를 고르게 배치해 규제 혁신 구상에 다양한 사회적 시각을 담겠다는 구상이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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