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국가 전폭지원 中 반도체, 韓 턱밑까지 추격” 前 삼성전자 부사장의 섬뜩한 경고

[인터뷰] “국가 전폭지원 中 반도체, 韓 턱밑까지 추격” 前 삼성전자 부사장의 섬뜩한 경고

“내가 볼 때는 거의 낙동강까지 갔다고 봐요." 15년간 삼성그룹 중국본사에서 반도체 투자를 진두지휘했던 이병철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전 삼성전자 부사장)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6·25전쟁 당시 국군이 마지막까지 사수했던 전선에 지금의 한국 반도체 산업을 빗댄 것이다. 최첨단 반도체 일부 분야만 겨우 지키고 있을 뿐, 범용 반도체는 이미 중국이 턱밑까지 따라왔다는 얘기다. AI 붐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며 승승장구하는 사이, 중국은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지난 27일 상하이증시에 상장한..

“가문의 모든 금융 고민, 하나의 창구에서 해결”…고영륜 KB증권 WM영업본부장 [김태환의 Familyofficer]

“은행과 증권, 자산운용, 인베스트먼트, 카드에 이르기까지 그룹 전 계열사의 역량이 유기적으로 결합됩니다. 고객 가문은 패밀리오피스라는 하나의 창구를 통해 KB금융그룹의 모든 역량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고영륜 KB증권 WM영업본부장은 KB증권 패밀리오피스의 차별화된 역량을 이 같이 강조했다. 은 지난달 24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고 본부장으로부터 KB증권이 전 금융권의 격전지라는 패밀리오피스 시장을 공략하는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패밀리오피스 고객은 자산관리(WM) 외에도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필요로 한다. 보유 자산이 늘어날수록 자산 구조는 복잡해진다. 가업승계와 지분 정리, 세금 문제가 함께 얽힌다. 고영륜 KB증권 WM영업본부장은 KB증권 패밀리오피스의 차별화된 역량은 이처럼 폭넓은 고객 니즈를 아우를 수 있는 서비스의 '넓이'라고 설명했다. KB증권은 금융자산 300억원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담당 프라이빗 뱅커(PB)가 고객의 요구를 파악하면 세무사와 변호사, 부동산 및 투자은행(IB) 전문가 등이 팀을 구성해 고객 가문에 필요한 해법을 설계한다. 여기에 KB금융그룹의 계열사 네트워크를 결합해 서비스의 범위를 넓혔다. 투자와 자산관리는 증권과 자산운용이, 예금과 대출은 은행이, 창업이나 비상장기업 투자는 인베스트먼트가 지원한다. 여러 금융회사를 개별적으로 찾아야 했던 고객의 복합적인 요구를 패밀리오피스라는 단일 창구에서 해결하는 구조다. 다음은 고영륜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은행과 카드, 보험, 자산운용 등 금융그룹 네트워크가 패밀리오피스 서비스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계되는가.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는 자산관리 외에도 여러 이슈를 다뤄야 한다. KB금융그룹의 모든 역량을 활용해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할 수 있다는 것은 KB증권 패밀리오피스가 제공할 수 있는 최대의 강점이다. 예컨대 투자 상품과 관련된 문제라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 스타트업을 설립하거나 유망 기업에 투자하고 싶다면 인베스트먼트 계열사를 통해 그 니즈를 충족할 수 있다. 패밀리오피스 서비스 고객은 KB국민카드의 최상위 멤버십 카드 발급도 가능한데, 이처럼 카드 계열사와의 연계를 통해 자산관리 뿐 아니라 삶의 일상적 영역까지 지원할 수 있다. -KB증권 패밀리오피스는 금융자산 300억원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높은 가입 조건을 설정한 배경은 무엇이며, 이들의 니즈를 단순 개인자산관리 고객과 비교했을 때 어떤 근본적인 차이가 있나. ▲300억원이라는 기준은 단순히 진입장벽을 설정하기 위함이 아니다. PB와 변호사, 세무사, 부동산 전문가로 이뤄진 팀 단위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자산 규모가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300억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고객은 자산관리의 단위가 '개인'에서 '가문'으로 확장되고, 비상장주식과 부동산, 법인 지분, 유가증권 등 자산 구조도 대체로 복잡하다. 자산 규모가 다른 만큼 니즈도 다르다. 일반적인 자산관리 고객이 주로 포트폴리오 구성이나 상품 선택에 대한 조언을 요청한다면, 패밀리오피스 고객은 가문의 지배구조나 세대 간 자산 이전, 가업승계 로드맵 등 세대를 아우르는 장기적인 질문을 던진다. '어떻게 벌 것인가'보다 '어떻게 지키고 물려줄 것인가'에 방점이 찍혀 있다. -투자전략, 기업금융, 금융상품, 컨설팅 등 각 영역의 전문가가 위원회를 구성한다고 알고 있다. 고객의 니즈가 생겼을 때 실제로 이 위원회는 어떤 단계를 거쳐 투입되는가. ▲현장에서 담당 PB가 1차적으로 고객의 니즈를 파악한다. 단순한 상품 상담을 넘어선 니즈일 경우 PB는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에 사안을 공유한다. 가업승계를 가정해보자. 세무사가 증여·상속세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는 동시에 변호사가 지분 구조와 법인 이슈를 점검한다. 필요시 IB 인력도 참여한다. 도출된 방안은 다시 담당 PB를 통해 고객에게 전달된다. 이 과정에서 PB는 고객의 상황을 가장 잘 이해하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수행한다. -급변하는 시장 상황 속에서 KB증권 패밀리오피스 고객들이 가장 많이 토로하는 고민은 무엇인가. ▲최근 초고액자산가(UHNW)들이 가장 빈번하게 토로하는 고민은 금리와 환율, 지정학적 리스크가 맞물린 국면에서 '보유 자산을 지키는 한편 기회도 놓치지 않는 방법'에 대한 것이다. 유동성이 낮은 자산을 보유한 자산가일수록 이러한 고민이 크다. 여기에 상속과 증여 시점을 둘러싼 세금 부담 이슈까지 겹쳤다. 수익률 관리를 넘어 종합적인 자산 방어 전략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있다. -최근 주식 등 금융자산가치 상승으로 스스로 부를 일군 젊은 자산가들이 대거 부상하고 있다. 이들은 전통적인 고령 자산가와 달리 자산 승계나 가문의 영속성을 바라보는 시각(이른 시기의 증여, 가족법인 활용 등)이 다른 것으로 안다. KB증권은 변화하는 승계 니즈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전통적인 자산가들은 생전에 자산을 유지하다가 상속 시점에 다가가서야 승계를 고민하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젊은 자산가들은 자산을 세대 간에 미리 분산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KB증권은 고객의 생애주기, 고객 가문이 처한 상황을 고려해 세 가지 흐름을 설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자산을 늘려가는 시기에는 성장, 자산이 형성된 이후에는 보전, 다음 세대로의 이전이 가까워질 때는 승계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돕는다. 예컨대 가족법인의 경우, 단순히 절세 수단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가문의 자산을 세대에 걸쳐 관리하고, 다음 세대의 의사결정 역량을 키워가는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조언한다. 이를 위해 가족법인 설립 초기 단계부터 지배구조 설계까지 자문한다. -KB증권 패밀리오피스가 미래의 자산가 세대를 위해 공들이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무엇인가. ▲미래 자산가와 고객 가문의 2세를 위한 'Next Summit'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투자 전략과 자산 관리 노하우를 전달하고, 비슷한 배경을 가진 고객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여기에 문화예술 분야의 경험을 제공해서 향후 이들이 가문의 자산을 물려받았을 때 필요한 안목을 쌓을 수 있도록 돕는다. KB증권은 패밀리오피스 현재 고객들도 중요하지만 다음 세대와의 관계를 견고히 쌓아야 WM 비즈니스가 지속될 수 있다고 본다. -KB증권의 WM비즈니스가 10년, 20년 뒤에도 가문을 위한 금융 서비스로 남기 위해 시스템, 인력, 투자 등의 측면에서 현재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 ▲결국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요한 것은 '사람'과 '시스템'이라는 두 축이다. 고객의 다양한 자산 규모와 니즈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갖춘 PB와 컨설팅 인력을 육성하고 있다. 복잡하게 얽힌 이슈를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조율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려고 한다. 시스템 측면에서는 3가지 방향에 역점을 두고 있다. 첫째, 데이터 기반의 고객 관리 체계다. 고객의 자산 현황과 상담 이력, 니즈를 그룹 차원에서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함이다. 둘째, 은행과 보험 등 그룹 계열사 간 협업 체계다. 각 계열사가 하나의 팀처럼 고객의 니즈를 해결할 수 있도록 과정을 다듬고 있다. 셋째, 전문가로 구성된 팀 단위 협업 체계다. 담당 PB 개인의 역량이 아닌, 세무사와 변호사 등 각 분야 전문가가 팀으로 결합해 고객 상황에 정확히 대응할 수 있도록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이슈&인사이트] 일본 반도체 산업사를 보면 한국 반도체 미래가 보인다

일본의 반도체 산업은 1953년 소니가 벨 연구소로부터 트랜지스터 기술을 도입하여 시작되었다. 1970년대 말 일본 통상산업성은 전자진흥법을 제정하고 'VLSI 연구조합'을 발족하여 DRAM 대량생산 기술 고도화를 달성했다. 1985년 일본의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이 미국을 추월했고 특히 메인 컴퓨터용 DRAM 분야에서 세계 시장의 80% 이상을 독점했다. 1988년에는 전 세계 반도체 매출 10대 기업 중 6개 기업이 일본계 기업으로 최전성기를 구가했다. 이에 미국은 심각한 무역 적자와 위기의식으로 슈퍼 301조를 발동하여 1985년 플라자 합의, 1986년 1차 미·일 반도체 협정, 1991년 2차 미·일 반도체 협정으로 일본 반도체의 몰락을 유도했다. 한편, 2천년대 초 PC 보급 확산으로 고품질·고가격 DRAM의 수요가 폭발하면서 일본 반도체 기업들이 고품질 수요로 전환하면서 삼성전자와 TSMC 등 후발주자에 저가격·적정품질의 틈새시장을 허락했다. 결과적으로 일본은 1988년 50%를 넘어섰던 시장 점유율이 1999년 엘피다 메모리를 출범시키는 등 분전에도 불구하고 2천년대에는 10% 미만으로 추락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에 “지금 메모리 가격은 비정상적"이라며 “가격이 내리지 않으면 옛날 일본과 똑같은 상황을 겪을 수 있다."라고 언급한 것은 시의 적절한 지적이다. 일본이 세계 반도체 산업을 석권하던 1986년과 한국이 세계 반도체 산업을 석권하고 있는 2026년의 상황이 판박이다. 1986년 반도체 초호황이 PC 보급 확산에 의한 것이었다면 현재의 초호황은 인공지능에 의한 것이 유사하다. 1980년대 반도체 초호황에 의한 메모리 가격 폭등이 삼성전자와 TSMC의 출현을 앞당겼다면 현재의 메모리 가격 폭등은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등장을 가능케 한다. 2016년 창업 이래 10년간 적자로 파산 지경에 헤매던 CXMT는 최근의 반도체 초호황 덕에 2025년 첫 흑자를 냈고, 2026년에는 매출이 전년 대비 7배 급증했고 상하이 증시에 상장하여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이는 삼성전자가 1986년까지 누적 적자가 2,000억 원에 달해 파산 지경에 이르다가 초호황으로 1988년 한 해에 3,200억 원의 순이익을 내 회생한 것과 유사하다. 그렇다면 CXMT가 한국 기업에 실제 위협적 존재인가. 한국 업계에선 아직은 아니라는 분위기다. CXMT는 최첨단 극자외선 노광장비를 확보하지 못해 HBM3 8단 제품조차 수율 안정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것은 1980년대 일본이 삼성전자에 가졌던 안이함과 판박이다. 청와대는 'AI 서밋'을 계기로 한국 기업들이 미국 빅테크와 9,500억 달러 규모 공급 협력을 이뤘다고 홍보한다. 증권가는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2026년, 2027년의 영업이익은 600조 원, 800조 원 수준으로 추정하는 등 핑크빛 전망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2026년 상반기 코스피에서 외국인의 삼전닉스 순매도액이 130조 원에 달한다. 무차별 투매로 2026년 7월까지 사이드카 발동이 68회로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연간 기록 28회를 크게 넘어섰다. 증시 전문가 중에는 삼전닉스의 기반이 무너졌다기보다는,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과 환율·글로벌 기술주 변동성에 따른 수급 조정이라고 에둘러 말한다. 그러나 외국인들은 핑크빛 전망이 한국판 플라자 합의, 미·한 반도체 협정의 부메랑이 될 것을 우려한다. 한국 정부와 기업은 핑크빛 전망을 부풀리기 전에 부자 입조심·몸조심이 필요하다. 또한 CXMT 등장에 긴장해야 한다. 삼성전자가 일본 반도체 산업 붕괴의 기폭제였듯 CXMT도 한국 반도체 산업 붕괴의 기폭제일 수 있다. 2026년 기준 메모리 시장 점유율은 1~3위가 삼성전자(38%), SK하이닉스(29%), 마이크론(22%)이고, CXMT(8%)가 4위로 미미하지만, 내년에는 마이크론을 추월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선제적 대처로 삼전닉스가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기원한다. bienns@ekn.kr

[EE칼럼] 사우디의 선택, 원자력 지도를 바꾼다

임은정 공주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지난 7월 22일,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민수 원자력 협력 협정인 이른바 '123 협정'에 서명하면서 세계 원자력계의 관심이 쏠렸다. 특히 이번 협정에는 자국 내 농축과 재처리를 포기한 2009년 미·UAE 협정의 '골드 스탠더드'와 같은 기준이 적용되지 않았다는 점이 큰 주목을 받았다. 사우디와의 협정을 계기로 중동의 비확산 규범뿐 아니라 신규 원전 시장의 판도가 영향을 받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런데 협정의 정치적 앞날은 아직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 직후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관계를 정상화하는 아브라함 협정에 가입해야만 협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사우디는 공식적인 수용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어, 123 협정과 아브라함 협정이 어떤 방식으로 정리될지는 아직 선명하게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사우디 원전 사업의 향방은 세계 원자력 지도를 다시 그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에 예의 주시하지 않을 수 없다. 사우디는 전력 생산을 거의 전적으로 석유와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으며, 산업화와 담수화, 인공지능 및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라 전력수요도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사우디는 첫 대형 원전 사업으로 UAE와 카타르 국경 인근인 코르 두와이힌(Khor Duwaiheen)에 약 1.4GW급 원자로 2기를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그런데 다시금 상기해야 할 것은 123 협정 체결이 곧 미국 원자로 수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123 협정은 미국의 핵물질과 기술을 이전할 수 있도록 법적 문을 여는 장치일 뿐, 원자로 구매계약을 보장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인도는 핵확산금지조약(NPT) 비가입국임에도 미국과 2008년 123 협정을 맺었지만, 그 이후에도 쿠단쿨람(Kudankulam) 원전 후속 사업을 위해 러시아와의 협력을 확대해 왔다. 국제정치적 관계와 원전 공급자의 선택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원전을 처음 도입하는 국가는 원자로의 성능만 놓고 비교하지 않는다. 건설비와 금융 조건, 정해진 공기를 지킬 능력, 연료의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공급, 현지 산업 및 인력 참여, 운영과 정비, 사용후핵연료 관리까지 모두 검토할 수밖에 없다. 원전은 건설에서부터 수십 년간의 가동, 폐쇄 후에도 해체와 폐기물 관리까지 포함하면 한 세기에 걸친 국가사업이기 때문이다. 지정학적 판단은 크지만 절대적이지도 않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튀르키예는 첫 원전인 아쿠유(Akkuyu)에 러시아 원자로 4기를 도입해 건설 중이다. 미국 및 서방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이집트도 엘다바(El Dabaa) 원전 4기 건설을 러시아에 맡겼으나, 한국수력원자력도 터빈 아일랜드(Turbine Island, 2차측) 건설에 참여하고 있다. 이 사례들은 원전 수출 경쟁력이 단순히 정치적 영향력에서만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신규 도입국이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금융·연료·운영·사용후핵연료 관리 문제를 하나의 국가 패키지로 묶어 제공한다는 것이 러시아 경쟁력의 핵심이다. 역으로 위 나라들이 러시아와 협력하고 있다 해서 러시아 진영에 완전히 편입되는 것도 아니다. 사우디의 선택은 한 국가의 신규 원전 사업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사우디는 걸프 지역 최대 경제권 중 하나이며, 국부펀드와 개발금융을 통해 중동과 아프리카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사우디가 어떤 원자로와 금융·연료주기 모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향후 중동은 물론 아프리카 신규 원전국들의 선택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한국 원자력계도 사우디 사업의 향방을 면밀히 주시하며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미·사우디 123 협정이 체결됐다고 해서 미국이 사업을 가져가는 게 보장되지 않듯이, 반대로 아브라함 협정과의 연계가 꼬인다고 해서 미국의 수주 가능성이 약해졌다고 판단해서도 안 된다. 필요한 것은 낙관이나 비관이 아니라 구체적인 전략이다. UAE 바라카(Barakah) 원전에서 입증한 건설 능력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바라카 원자로 4기를 성공적으로 건설·상업 운전한 경험을 객관적인 수치와 함께 제시하되, 현지 인력과 산업을 얼마나 육성할 수 있는지도 제안해야 한다. 또한 국제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연료 조달 방안과 사용후핵연료 관리에 대해서도 발주국의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프랑스 등 우방국 기업과 경쟁하면서도 필요할 경우 공급망 차원의 협력 모델을 만드는 유연성도 요구된다. 사우디의 선택은 중동 나아가 글로벌 사우스의 원자력 지도를 바꿀 수 있다. 한국도 사우디 원전 사업을 향후 세계 원전 시장의 주도권을 좌우할 전략사업으로 보고 구체적인 계획들을 마련해야 한다. bienns@ekn.kr

[기자의 눈] 폭염의 일상화, 산업계 ‘일하는 방식’도 바뀌어야

폭염이 더 이상 한여름의 일시적인 이상기후가 아니라 매년 반복되는 일상이 되고 있다. 기온이 오를 때마다 냉방기기 사용을 자제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자는 권고가 나오지만, 기록적인 더위 속에서 에어컨과 자동차 사용을 무조건 줄이라고 요구하기는 어려워졌다. 탄소중립의 필요성과 별개로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냉방은 이제 사치가 아니라 필수에 가깝다. 그런데도 관공서와 기업의 폭염 대응은 여전히 실내온도를 제한하거나 점심시간 야외활동을 자제하도록 안내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에너지 절약을 명분으로 냉방을 지나치게 제한하면 직원들의 집중력과 생산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건강까지 위협할 수 있다. 냉방비를 아끼려다 업무 효율과 노동자의 안전이라는 더 큰 비용을 치를 수 있다는 얘기다. 폭염이 일상화됐다면 산업계의 '일하는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사무직 근로자에게는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시차출퇴근제와 유연근무제를 확대하고, 폭염이 절정에 달하는 시간대에는 재택근무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당시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 재택근무를 대대적으로 시행했던 것처럼 폭염 역시 노동자의 건강을 위협하는 재난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휴가를 늘리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근무시간과 장소만이라도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다. 폭염특보가 발령된 날에는 출근 시간을 앞당기거나 늦추고, 불필요한 외근과 대면회의를 줄이는 방식이다. 업무 특성상 재택근무가 어려운 생산·건설·물류 현장에서는 작업시간 조정과 충분한 휴식, 냉방시설을 갖춘 휴게시설 제공이 뒤따라야 한다. 업무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대책으로는 폭염 피해를 막기 어렵다. 복장 규정도 바뀔 필요가 있다. 여름철에도 정장과 긴소매 셔츠를 사실상 요구하는 조직문화는 에너지 절약과 업무 효율 어느 쪽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반소매와 운동화 등 간편한 복장을 폭넓게 허용하면 체감온도를 낮추고 냉방 수요도 줄일 수 있다. 형식적인 '쿨비즈' 캠페인보다 구성원이 눈치 보지 않고 편한 옷을 입을 수 있는 문화가 중요하다. 물론 냉방 확대가 전력 수요와 온실가스 배출을 늘릴 수 있다는 점은 고민해야 한다. 다만 해법은 개인과 노동자에게 더위를 참도록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고효율 냉방기기 보급과 건물 단열 개선,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 활용, 전력 수요관리 등을 통해 냉방에 필요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공급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건강과 생산성을 희생하는 절약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기후위기 대응은 온실가스를 줄이는 '감축'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미 닥친 폭염 속에서 사회와 산업이 어떻게 버틸 것인지에 관한 '적응'도 동등하게 중요하다. 정부와 기업이 과거의 냉방 제한 중심 대책에서 벗어나 쾌적한 근무환경과 유연한 노동체계를 마련해야 하는 이유다. 폭염이 일상이 됐다면 폭염을 견디는 방식도 일상이 돼야 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더위를 참으라는 캠페인이 아니라, 더위 속에서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제도와 조직문화를 바꾸는 일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이슈&인사이트] 격차의 시대에서 연대와 포용의 길을 가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140여 명의 전문가와 시민과 함께 청와대에서 '부동산 국민 대토론회'를 주재하였다. 우리나라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시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경청하기 위해서 마련되었다. 토론에서 공급 확대를 위한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부터 주택 가액·실거주 중심 보유세 개편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었다. 참석한 한 대학생은 “서울에 부모 집이 있는 청년과 지방에서 올라와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은 출발선부터 다르다. 서울 부동산을 가진 일부는 막대한 불로소득을 얻는 반면, 성실하게 일하는 청년들은 상대적 박탈감과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불로소득을 억제해 확보한 재원을 지방 인프라와 주거복지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라고 제안했다.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는 2013년 펴낸 에서 소득 대비 자본의 값을 그리스 문자 베타(β)로 표시한 후 이를 분석했다. 피케티 지수, 불평등지수라고 불린다. 토지와 주택 가격의 상승으로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대비 순자산 비율이 9배에 달해, 주요 선진국 평균(5~7배 수준)을 웃돌아 자산 격차가 심화시키고 있다 즉 같은 소득으로 부자가 되기가 선진국보다 5~7배 이상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가파른 양극화와 사회적 균열이라는 심각한 도전 과제에 직면해 있다. 국민소득 내 자산 소득 집중과 높은 피케티 지수가 보여주듯, 노동 소득의 가치가 자본과 상속의 그늘에 가려진 구조적 불평등은 세대 간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빠르게 해체하고 있다.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소득과 미래를 좌우하는 '개천 용 불평등지수'의 심화와 저소득층의 고착화 현상은 구성원들에게 심각한 상대적 박탈감과 불신을 안겨주고 있다. 이제 우리는 각자도생의 한계를 직시하고, '공생과 공존을 위한 사회'로의 대전환을 적극적인 변화를 모색할 때이다. 공생과 공존을 위한 사회로 가기 위한 대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첫째,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위한 첫걸음은 경제적 형평성의 회복에서 출발한다. 제네바주나 프랑스 공기업의 경영진 임금 상한제, 스페인 몬드라곤 협동조합의 공정한 임금 배율, 그리고 소득 수준에 비례해 벌금을 부과하는 핀란드의 '일수 벌금제'는 사회적 신뢰를 다지는 귀중한 제도적 모델이다. 자산과 소득의 자발적·제도적 균형은 경쟁 지향적 이기주의를 완화하고, 신뢰라는 공동체의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는 토대가 된다. 둘째, 교육 분야에서의 공존은 '수직의 사다리'를 '수평의 다리'로 전환하는 구조적 개혁을 요구한다. 부모의 재력이 자녀의 스펙을 결정하는 불공정한 구조를 깨기 위해서는 출발선의 형평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네덜란드 의대의 추첨제 입학 시스템이나 고려대학교의 '정의 장학금' 사례는 기회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소외 계층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로 개인의 노력과 재능이 정당하게 평가받는 사회적 안전망을 제공하고 있다. 고려대학교는 2016년 성적 장학금을 폐지하고 정의 장학금제도를 만들었다. 이는 경제적 형편(소득 분위)을 우선 고려해 지원하는 대표적인 가계 곤란 맞춤형 복지 장학 제도로 평가받고 있다. 셋째, 나아가 시장과 정부의 한계를 보완하는 '제3영역(Third Sector)'의 활성화가 시급하다. 초고령 사회에 진입하며 은퇴 시니어의 경험과 지혜를 활용하는 협동조합, 유럽의 순환 경제 네트워크(RREUSE), 취약 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굿윌스토어' 모델은 경제적 생산성과 사회적 통합을 동시에 달성하는 혁신적 길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발달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품는 포용적 고용 환경이 구축되어야 한다. 미국·영국 등의 '맞춤형 고용(Customized Employment)'이나 'Project SEARCH' 모델처럼, 개개인의 강점을 고려한 직무 재설계와 현장 지원을 통해 사회적 약자가 시혜의 대상이 아닌 생산적 주체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공존의 완성이다. “내 아이가 행복해지려면 내 아이의 친구도 행복해야 한다"라는 신념은 공생 사회의 본질을 관통한다. 경제적 격차 완화, 교육의 기회균등, 제3영역의 활성화, 약자를 포함하는 포용적 고용이 유기적으로 결합할 때, 우리 사회는 불평등의 고리를 끊고 더불어 사는 정의롭고 건강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EE칼럼] 햇빛소득마을, 패널보다 계통이 먼저다

이재명 정부는 마을 주민이 태양광 발전소의 설치와 운영에 직접 참여하는 '햇빛소득마을'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그 구상은 단순하다. 마을의 지붕과 유휴부지에서 생산한 태양광 전기를 팔아 수익을 주민 배당, 전기요금 절감, 마을 기금으로 돌리자는 것이다. 방향은 옳다. 그러나 패널을 설치했다고 소득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전력망에 연결되지 않으면 생산한 전기를 팔 수 없고, 연결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들면 주민에게 돌아갈 몫부터 줄어든다. 현재 논의는 대체로 설비비 지원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사업성을 좌우하는 것은 계통접속비, 마을에서 접속점까지 이어지는 인입선 구축비, 필요한 구간의 지중화비, 에너지저장장치(ESS) 구축비 등이다. 비용은 사업 초기에 발생하지만, 수익은 상업 운전 이후에야 생긴다. 더구나 비용 규모도 미리 가늠하기 어렵다. 주민에게는 태양광 설비보다 “얼마를 더 내야 할지 모르는 전력망"이 더 큰 장벽이다. 핵심은 하나다. 햇빛소득마을의 병목은 패널이 아니라 계통이다. 따라서 질문부터 바꿔야 한다. 접속비를 얼마나 보조할 것인가가 아니라, 계통 관련 비용을 개별 마을의 발전사업비로 볼 것인가, 여러 마을이 함께 쓰는 공익 인프라 비용으로 볼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햇빛소득마을이 지역 소득·에너지복지·주민 수용성을 위한 정책이라면, 그 기반인 전력망까지 마을마다 각자 해결하게 할 수는 없다. 대안은 권역 공동접속이다. 인접한 여러 마을과 공공시설, 농공단지를 하나의 권역으로 묶어 공동 접속점과 변전설비, 인입선을 함께 계획하는 방식이다. 마을마다 선로를 따로 설치하는 중복을 줄이고, 접속용량과 공사 순서도 미리 조정할 수 있다. 공동 ESS를 두면 낮에 몰리는 태양광 출력을 조절해 계통 혼잡과 출력제한도 줄일 수 있다. 프랑스는 재생에너지 접속용량과 전력망 투자를 지역 단위로 사전 계획하고, 호주의 재생에너지구역은 공유망을 먼저 조성한 뒤 발전·저장사업자가 접속하도록 한다. 제도는 달라도 메시지는 같다. 전력망은 개별 사업자의 사후 부담이 아니라 권역 단위의 선행 투자로 다뤄야 한다. 또한, 지중화에도 같은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 주거밀집지역, 학교·복지시설 주변, 산불·침수 취약구간, 관광·경관 핵심구간에서는 지중화가 안전과 수용성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그 비용을 주민에게 전가하면 수용성을 높이려던 지중화가 오히려 참여를 막는다. 전면 지중화보다 꼭 필요한 구간을 선별해 공익 비용으로 처리하는 타깃 지중화가 현실적이다. 다만 공공이 인프라 비용을 맡는다고 발전 사업권까지 가져가서는 안 된다. 발전 사업권과 수익은 마을법인과 주민에게 남겨야 한다. 공공은 공동접속망, 인입선, 타깃 지중화, 공동 ESS에 먼저 투자하고, 정해진 범위에서 장기간 비용을 회수하는 인프라 수탁자에 머물러야 한다. 민간 사업자는 설계·시공·운영을 맡되 주민 수익의 주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핵심은 공공이 사업을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마을이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 위험만 대신 맡는 데 있다. “주민부담 0원"도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 장치로 설계해야 한다. 주민 개인에게 접속비나 지중화비를 직접 청구하지 않고, 초기 선납금과 의무출자도 요구하지 않아야 한다. 마을법인이 상업 운전 뒤 내는 공동접속망 사용료에는 상한을 두고, 이를 공제한 뒤에도 주민 배당과 마을 기금의 최소 수준이 보장돼야 한다. 공공 인프라의 적자를 주민에게 자동 전가하지 않는 원칙도 필요하다. 첫걸음은 지자체, 지방공기업, 마을 대표, 정책금융기관이 참여하는 권역 준비협의체를 구성하고, 시범지역에서 공동접속망과 ESS가 비용과 대기 기간을 얼마나 줄이는지 검증하는 일이다. 결국, 햇빛소득마을의 성패는 패널 수가 아니라 비용구조에 달려 있다. 마을마다 접속비를 조금씩 보조하는 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 권역 공동망을 공공이 먼저 만들고 마을이 발전 사업권과 수익권을 갖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특히 지중화가 공익이라면 비용을 주민에게 더 물릴 것이 아니라, 주민부담이 생기지 않도록 비용체계부터 바꿔야 한다. bienns@ekn.kr

[기자의 눈] 대기업만 웃은 ‘생산적금융’, 의미 되새길 때

정부의 '생산적금융' 기조에 발맞춰 은행들이 자금 흐름을 바꾸기 위해 애쓰고 있다. 부동산 중심의 대출에서 벗어나 벤처·혁신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모험자본 공급도 확대하고 있다. 가계대출을 줄이는 대신 기업대출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런 변화를 온전히 느끼기 어려운 것 같다. 실상을 보면 정작 자금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아닌 대기업으로 집중되는 '대기업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약 190조원으로 상반기 동안 약 20조원이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약 7조원이 늘었는데, 이보다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반면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약 683조원으로 상반기 동안 약 8조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약 2조원)보다는 성장세가 뚜렷했으나, 작년을 제외하면 예년 같은 기간 약 10조~20조원 이상씩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증가세는 오히려 둔화됐다. 자금난에 금융 지원이 절실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과연 은행 자금이 흘러가고 있는지 의문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은행들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대출을 무작정 늘리기는 한계가 있다. 경기 둔화, 고금리 등에 연체율이 악화하고 있어 건전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은행의 부실 위험이 커지면 금융 시스템 전반의 안정성도 흔들릴 수 있다. 실제 지난 5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0.67%로 9년 7개월 만에 가장 높게 치솟았다. 특히 기업대출 연체율은 위험 경고등이라고 평가되는 1%로 높아졌다. 이는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0.84%)도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은행의 부실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대출을 무조건 늘리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생산적 금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보다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 은행에서는 자금을 가계대출 중심에서 기업대출 중심으로 이동시킨다는 점에서 대기업 대출 확대도 생산적금융에 부합한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정부가 강조하는 생산적금융의 궁극적인 취지는 기업의 미래 성장성을 보고 산업 전반에 자금이 공급되도록 금융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다.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 소상공인도 함께 자금 흐름이 이어질 수 있도록 금융 기능이 강화돼야 한다. 이를 위해 은행이 건전성을 유지하면서도 필요한 곳에 자금을 공급할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현재 은행들은 리스크 평가 체제를 정교화하고 보증부대출을 확대하는 등 세밀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담보중심의 영업 방식을 바꾸고 기업의 기술성과 성장성을 적극적으로 평가하는 금융 관행의 전환은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생산적금융의 평가 잣대를 대출 규모로 우선적으로 보는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대출뿐 아니라 다양한 투자와 모험자본, 금융지원 프로그램 등을 균형 있게 확대해 자금이 효율적으로 배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실제 자금이 필요한 곳에 은행 자금이 흘러갈 때 생산적금융은 그 의미를 비로소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이슈&인사이트] 유럽의 반이민·반난민 정서 확산의 교훈

전 세계적으로 반이민, 반난민 정서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불법 이민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고, 유럽에서도 이민자들의 범죄와 난동·테러 행위가 급증하며 반이민 정서가 급증하고 있다. 유럽 이민 역사는 나라마다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지만, 유럽이 대규모 이민을 수용한 가장 큰 공통의 이유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초래된 인력난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전쟁 때문에 일할 수 있는 남성 노동인구가 말 그대로 '증발'했기 때문이다. 영국은 제1,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수많은 노동 가능한 연령대 남성을 잃었다. 영국은 이에 전쟁 피해 복구와 경제 활성화를 염두에 두고 인도, 파키스탄, 카리브해 및 아프리카 영연방 식민지 출신 인력을 대량 수용했다. 프랑스는 알제리, 모로코, 튀니지 등 북아프리카 식민지를 본국과 같다고 보는 프랑스식 '내선일체' 정서가 있었다. 일제가 식민지 조선을 대했던 시각과 유사하다. 프랑스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들 지역 인력의 이주를 적극 장려했고, 여타 아프리카 지역 식민지 출신에도 문호를 활짝 개방했다. 제2차대전에서 850만 명의 인명 손실을 본 독일은 남성 노동 인력 절대 부족 사태 수습을 위해 터키 등지에서 무슬림 이민자를 대규모로 받아들였다. 다른 나라에도 독일로 이민을 적극 장려했다. 1960년대 독일에 간 한국 광부와 간호사도 서독의 인력 부족을 메꾸기 위해서였다. 유럽은 2015년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인도주의적 이유로 약 120만 명의 시리아 난민을 수용하기 전까지 이민에 크게 부정적이지는 않았다. 같은 시기에 더 풍요로운 삶을 기회를 원하는 아프리카 지역 경제 난민이 유럽에 대규모로 유입된다. 이런 '경제 난민'의 대열에 중동, 인도, 중국 출신도 합류했다. 짧은 시간 동안 유럽의 문화와 생활 양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수백만 명의 불법 이민자와 난민이 유입되면서 유럽인과 이들 사이 '문화적 충돌'이 발생했다. 이민과 난민은 유럽 경제 부흥에 중요한 기둥이지만, 이로 발생하는 혼란과 충돌, 사회적 비용 급증으로 갈등이 폭발했다. 이런 현상은 포용적이고 관용적이었던 유럽 국가의 정치 지형을 바꿔 놓았다. 2020년 영국이 브렉시트(Brexit)를 단행한 이유도 유럽연합의 이민 정책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에서는 무솔리니 사상을 추종하는 극우 정당 출신 멜로니가 총리가 되었고, 독일과 프랑스에서는 이민을 반대하는 극우파 정당이 정권 쟁취에 근접했다.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에도 유럽의 이민과 난민 정책은 여전히 혼란스럽다. 부작용이 많지만, 이민자가 제공하는 저렴한 노동력이라는 꿀단지를 못 버리고 있다. 이민을 줄이겠다던 멜로니의 이탈리아는 아프리카 등지에서 유입되는 불법 이민을 묵인하고 있다. 스페인은 아예 불법 이민과 난민을 환영한다고 나섰다. 이민이 싫어서 브렉시트를 단행한 영국은 오히려 비유럽권 이민을 대규모로 수용하는 모순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 불법 이민과 난민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과 피해를 줄이겠다고 권력을 잡은 집단이 자신 권력 연장에 불리한 국가 경제 침체를 피하려고 이를 몰래 묵인하는 자가당착적 기만이 더 큰 혼란을 초래하는 상황이다. 한국은 이민과 난민의 정착이 쉽지 않은 나라로 알려졌다. 한국인도 이를 적극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정부도 정식 이민과 난민 수용 모두 엄격히 통제한다. 그럼에도 현재 한국 체류 외국인은 280만 명이고, 이 중 40만 명이 불법체류자이다. 현재의 인구구조를 보면 한국은 이민 없이 성장은커녕 현상 유지도 힘든 상황이다. 이제 한국 경제는 외국인 없이는 돌아가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한국도 이민 문제에 대해 보다 확실한 정책을 수립해야 할 시기이다. 한국과 정서가 비슷한 일본도 이민과 외국인 방문객이 급증하면서 외국인 피로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도 이렇게 될 수 있다. 한국 경제에 외국인의 참여와 기여가 계속 확대되는 현실에서 이민 문제를 방치하면 한국 사회를 분열시키는 또 다른 갈등 요소가 될 것이다. 이 문제가 시한폭탄이 되기 전에 대응책을 모색해야 한다. bienns@ekn.kr

[EE칼럼] 에너지-석유 시장 변화 기조: MAGA, AI, 이란 전쟁

미국-이란 전쟁으로 석유 시장 불안이 부쩍 늘고 있다. 우리는 70년대 석유파동 고초 이후 50년 넘게 시장 불안은 당연히 고(高)유가로 귀결된다고 생각해 왔다. 당연히 이란 전쟁도 국제유가 불안을 가져올 것이다. 지난달 13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호르무즈' 해상 봉쇄를 다시 선언하고,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공격을 시행하였다. 국제유가는 15% 넘게 올랐다. 지난 한 달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32개국 국제에너지기구(OECD/IEA) 회원국들의 전략비축유 방출 효과도 미미한 지경이란다. 특히 러시아 등 동구 국가들의 급격한 비축재고 방출 2005년 이후 최저 수준이었다. 그 결과로 러시아와 동구 국가들의 석유제품 대외 수출은 제한 사태를 유발하였다. 따라서 이란이 '예멘'과 연합하여 홍해의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봉쇄하면 유가 100달러/배럴 수준을 쉽게 넘을 수도 있단다. 여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흑해와 '아조우' 해 일대에서 충돌을 지속하면 석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과 함께 곡물 가격 상승도 불가피하단다. 원자재 불안의 '슈퍼-사이클'이 우려된다. 그런데 지금 세계는 기름-에너지-원자재 값 걱정이 점차 줄어드는 '아이러니' 실형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시장 밑바닥에 누적된 석유, 가스, 석유화학, 비료, 헬륨, 물류 등 상호 연결된 원자재 사슬 불안이 점차 가시화되기 때문이다. 최근 정유사들의 '이론적 정제 이윤(crack spreads)'이 70'달러/배럴 수준까지 올랐다. 이는 원유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따라서 원유시장 걱정에서 석유제품 시장에 소비자 접근 걱정으로 바뀌고 있다. 원유 고갈 위험에서 소비자 제품 공급 '체인'의 지속가능성과 유연성 걱정이 커지는 셈이다. 이란 전쟁은 단기적으로는 원유 가격 상승을 유도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등 미주대륙, 이라크, 쿠웨이트 등 중동 산유국들과 러시아 등 다양한 공급 경로의 경합과 각기 다른 작동 논리 출현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다 선진 IEA 회원국들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원유 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경제불황이 도래할 수 있다는 새로운 견해가 대두되는 이유이다. 우리는 다양화된 석유 시장들 간의 경쟁과 대체와 함께 AI(인공지능), 에너지 파생상품, 디지털 금융 등 새로운 시장 결정 요인들에 주목해야 한다. 심층 학습해야 한다. 특히 미국 '트럼프' 체재 아래의 국가 경쟁력 확보와 자본 유입 유지라는 두 목표의 동시 달성을 위해 석유와 '달러'를 '미국 우선 '페트로(Petro) 달러'라는 개념으로 통합하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새로운 '미국 우선 전략(MAGA)' 전략이다. 결국 '미국 중심 국제질서(Fax Americana)' 기조가 다시 커지고 있다. 이는 제2차세계대전 이후 세계질서의 근간이 되어온 상생-공영 정신의 '브레턴우즈'(Bretton Woods system, BWS) 체제의 심각한 훼손이다. '브레턴우즈'(BWS) 체재는 2차 세계대전 종전 직전인 1944년 미국 '브레턴우즈'에서 열린 연합국 통화-금융 회의에서 비롯되었다. 1930년대 이후 계속된 통화 가치 안정, 무역 진흥, 개발 도상국 지원 등을 목적으로 하였다. 그 첫 번째 실행전략은 환율 안정이었다. 미국 달러화를 기축 통화로 하는 금환본위제도가 바로 그것이다. 그 효과를 담보하기 위해, 필요 자금 조달을 위한 '국제통화기금(IMF:International Monetary Fund)'과 후진국 개발 등 전후 부흥을 위한 '국제부흥개발은행(IBRD;International Bank for Reconstruction and Development)' 설립에 합의하였다. 그러나 1950년대 말부터 서구와 동아시아 등의 급성장에 비해 미국경제는 정체되었다. 급기야 1971년 '닉슨' 대통령의 금태환(金兌煥) 정지로 BWS 체제는 사실상 끝장났다. 관련 전문가들은 이제 세계 경제질서 혼란의 근본 이유로 '네트워크' 취약성에 크게 주목하고 있다. 현대 사회/국가 체계에는 다양한 연계 체계가 속출하고 있다. 이에 한 국가/정부가 에너지, 물, 통신 등 필수 민생서비스 체계의 독단적인 통제를 할 수 없다. 대신 각국 정부는 다양한 정부 간 협력뿐 아니라 여러 기업, 기술, 환경 부문과 연계-협력하여 새로운 질서에 부응한다. 종래의 단일시장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내부 투입-산출-폐기와 재생 논리는 폐기되고 있다. AI 논리, 특히 '피지컬(Physical)' AI 도입을 통해 성과 창출 원리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피지컬 AI'는 물리적 실체를 가진 인공지능이다.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하며 실제 행동을 수행하는 자율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에 단순히 컴퓨터 안에서 연산을 수행하는 기존 AI 개념과는 달리, 센서와 로봇, 기계 장치 등 물리적 하드웨어를 통해 현실 세계와 소통한다. 따라서 '피지컬 AI'는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스스로 작동 법칙을 더 많이 가지게 된다. 현실에 '구현된 인공지능(Embodied AI)'이랄 수 있다. 로봇 팔, 자율주행 차량, 휴머노이드 로봇 등 다양한 형태를 갖춘다. 따라서 대외 연계 성격이 강한 에너지 산업과 통신산업 등은 이런 변화를 수용해야 한다. 현재 에너지 부문의 최대 과제는 전통적 에너지 생산-유통-소비 체계 효율화가 아니다. 약 30년 전쯤부터 에너지 이용 합리화가 새로운 주요 관심이었으며, 지금은 에너지 유발 기후변화대응이 주된 관심사가 되고 있다. 그리고 신중한 국제에너지기구마저 AI가 수요 예측 및 관리, 소비자 편익과 행태 변화, 전력망 관리, 등 에너지 전략의 핵심이라고 구획하였다. AI 기술이 재생 에너지 출력 조정, 전기차 충전 등의 기반이 되었다. 따라서 가격 위험보다 소비자들의 유효 에너지 접근 효율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 결국 지금은 에너지 시장전략이 고갈 가능성보다 시스템 유연성 상실 위험에 더욱 대비할 시점이다. AI 기반 전력/에너지시스템은 이미 에너지 산업의 주요 추동력이 되었다. bienns@ekn.co.kr

[데스크칼럼]유럽의 ‘에너지 방심’이 한국에 던지는 엄중한 경고

최근 유럽의 천연가스 현물가격이 메가와트시(MWh)당 60달러를 돌파하며 2022년 가스 대란 당시 수준으로 폭등했다. 여름철 전역을 덮친 폭염으로 냉방용 전력 수요가 폭증한 탓이 크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따로 있다. 국제 에너지 시장이 잠시 안정세를 보이자마자 러시아산 석유와 가스 수입을 성급히 줄이고, 비축 가스 저장률 목표치까지 성급하게 완화해 버린 유럽연합(EU)의 '정책적 방심'과 '에너지 안보 소홀'이 치명적인 화근이었다. 예상치 못한 중동 전쟁 발발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자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산 LNG 도입마저 전면 중단되며 유럽은 또다시 혹독한 가스 대란의 한복판에 서게 되었다. 현재 유럽연합의 평균 가정용 전기요금은 kWh당 410원에 달하며, 에너지 가격이 가장 비싼 독일은 무려 660원까지 치솟아 민생 경제를 강타하고 있다. 반면 한국, 일본 등 동북아의 상황은 아직 평온하다. 한국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kWh당 120원 선으로 유럽 평균의 3분의 1 이하 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 중이다. 이는 한국과 일본 등 동북아 가스 시장 특성상 연간 도입량의 약 80%를 장기계약으로 미리 묶어둔 덕분이다. 게다가 미국, 호주, 동남아, 남아시아 등으로 도입 수입처를 미리 다변화해 둔 덕분에 중동발 카타르 물량 수입 중단 사태 속에서도 큰 피해와 타격을 입지 않았다. 지정학적 요충지가 막혀도 다른 우회 루트를 통해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들여올 수 있는 자립적 회복 탄력성을 확보해 둔 결과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일상의 안정은 과거 선제적으로 구축해 놓은 든든한 에너지 방어벽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의 일시적 평온이 우리의 미래 안전을 영원히 보장하지는 않는다. 에너지 안보는 단 한 순간의 등한시와 방심으로도 도미노처럼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유럽의 가스 폭등 사태는 에너지 전환기 속에서 철저한 대책이 없는 이상주의적 정책이 얼마나 위험하고 치명적인지 적나라하게 증명한다.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력 생산 구조를 급격히 재편하면서 가스 공급의 대부분을 단기 계약과 현물 시장에 의존했던 유럽의 선택은 시장이 요동칠 때 국가 경제 전체를 흔드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사방에 상존하는 오늘날, 글로벌 공급망의 실질적 통제권을 상실한 안보는 한낱 모래성에 불과함을 입증한 셈이다.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우리에게 에너지 안보는 단순한 경제 논리를 넘어 국가의 생존이자 안보 그 자체다. 한국 정부는 유럽의 뼈아픈 오판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에너지 안보의 고삐를 더욱 단단히 죄어야 한다. 첫째, 현재의 석유, 가스 장기계약 중심 구조와 글로벌 공급선 다변화 기조를 더욱 공고히 지속해야 한다. 계약 만료를 앞둔 물량들을 선제적으로 재계약하고, 안정적으로 들여 올 수 있는 공급원을 끊임없이 발굴해야 한다. 둘째, 비축시설 및 비축물량을 더욱 확충해야 한다. 예상치 못한 위기 상황에서도 수개월을 버틸 수 있는 기초 체력을 기르기 위해 국내 저장용량을 더 상향하고, 공기업뿐만 아니라 민간에도 비축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 다만 비축물량에 대해서는 자유로운 처분 권한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 안보 분야에서는 과잉 대응이 무방비보다 낫다는 원칙이 있다. 에너지도 마찬가지다. 현실성을 외면한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위해 에너지 안보를 소홀히 하는 순간, 유럽이 겪고 있는 전기요금 폭등과 공급 대란 잔혹사는 언제든 우리한테도 닥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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