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는 위기인데, 가스는 이상無…가스公의 ‘각고면려’ 통했다[윤병효의 에·바·다]

석유는 위기인데, 가스는 이상無…가스公의 ‘각고면려’ 통했다[윤병효의 에·바·다]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중동산 원유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우리나라의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은 70%이다. 반면 가스(LNG) 수급에는 별 문제가 없다. 가스의 중동산 비중은 20%이며, 해협 안쪽 비중은 15%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가스 수입선이 다변화된 배경에는 공기업 가스공사의 치밀한 전략과 노력이 숨어 있다. 27일 정부 및 석유업계에 따르면 중동 전쟁 이후로 우리나라의 중동산 석유 수입은 거의 단절된 상태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원유 수입량은 10억2817만배럴이다...

에너지경제硏 “전쟁 장기화시 LNG 가격 9월 두배 올라”

미국과 이란과 전쟁이 6월 말까지 장기화될 경우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차질이 현실화되면서 오는 9월에 전쟁 이전보다 약 두 배 치솟을 것으로 전망됐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27일 호르무즈 해협 긴장 고조에 따른 LNG 수급 및 가격 전망 자료를 발표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의 LNG 수출 물량이 집중된 핵심 통로로 전 세계 물량의 약 20%가 통행하는 곳이다. 에경연은 전쟁 지속기간에 따라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전쟁이 4월 말 종결될 경우, 국내 LNG 도입단가는 시차를 두고 상승해 8월에 MMBtu(열량단위)당 15~16.7달러 수준까지 오른 뒤 점진적으로 안정될 것으로 전망됐다. 전쟁 직전 LNG 도입단가는 10~11달러 수준이었다. 반면 전쟁이 6월 말까지 이어질 경우 상승폭은 더욱 커진다. 이 경우 국내 도입단가는 9월에 MMBtu당 17.4~20.2달러까지 상승해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됐다. 이후에도 고유가 영향이 지속되면서 10월까지 높은 수준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에경연은 전쟁 기간 동안 카타르 장기계약 물량 연간 610만톤(월평균 50만톤)의 공급 차질이 발생한다고 가정하고 이를 현물구매로 대체하는 구조를 반영했다. 공급 차질은 전쟁 종료 후 1개월 동안 부분적으로 회복되고 2개월 이후 정상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국내는 동절기 대비 재고 확보를 위해 3월부터 10월까지 현물을 균등하게 도입하는 시나리오를 적용했다. 현물 가격은 약 1개월, 장기계약 가격은 약 4개월의 시차를 두고 도입단가에 반영되는 점도 고려됐다. 에경연은 주변국 소비국 공조 및 비(非)중동 LNG 생산국과의 협력채널을 가동하고 하절기 에너지 수요관리 정책을 추진해 국민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여헌우의 산업돋보기] 삼성전자, 냉난방공조 ‘M&A 승부수’ 띄우나

삼성전자가 냉난방공조(HVAC) 분야에서 '대형 인수합병(M&A)'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재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인데다 회사도 HVAC를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는 사실을 수차례 공식화해서다. 금고를 두둑하게 채워 행동에 나설 '실탄'도 충분한 상태다. 27일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연결 기준 이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약 125조8471억원이다. 회계상 '현금 및 현금성자산'(57조8564억원)에 '단기금융상품'(67조9650억원)과 '단기당기손익-공정가치금융자산'(257억1500만원)까지 더한 수치다. 삼성전자의 현금 금고 잔액은 2023년 92조3828억원, 2024년 112조6518억원 등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별도 기준으로 봐도 여유가 많이 생겼다. 지난해 말까지 '현금 및 현금성 자산' 12조5816억원, '단기금융상품' 12조3327억원 등을 보유했다. 합산하면 약 24조9144억원으로 전년(11조8418억원) 대비 두 배 이상 뛰었다. 반도체 실적 회복 등 영향으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2024년 말보다 10조원 이상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 '의미있는 M&A 추진' 선언…연결 기준 현금성 자산 126조원 전망도 밝다. 인공지능(AI) 열풍 등으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도래하며 수익성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37~38조원 안팎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43조6011억원)에 육박하는 수치다. 2분기에는 40조원 고지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첨단 제품 수요가 견조한데다 범용 반도체 가격도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시설투자 및 연구개발(R&D) 비용으로 110조원 이상을 집행했다고 밝힌 상태다. 작년에는 시설투자 52조6511억원, R&D 37조7548억원 약 90조4059억원을 썼다. 실적 예상치 등을 반영하면 앞으로도 현금이 계속 쌓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조성된다. 대신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현금성 자산이 올해 말 229조원으로 급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M&A 시장 '큰손' 대우를 받고 있는 배경이다. 이 회사 C레벨 경영진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을 전후로 각종 공식석상에서 '빅딜'을 추진하고 있다고 알리기도 했다. 해외 전시회나 기자간담회는 물론 주주총회에서도 이같은 사실을 수차례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지난 19일 자율공시를 통해 “미래 성장 분야에 의미 있는 규모의 M&A를 추진할 것"이라고 또 선언했다. 첨단로봇, 의료기술(MedTech), 전장, HVAC 등을 후보군으로 직접 제시했다. 재계에서 삼성전자와 HVAC 사이에서 연결고리를 찾는 이유는 이 분야 성장 가능성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Fortune Business Insights에 따르면 전세계 HVAC 시장 규모는 작년 말 기준 약 1745억8000만달러(약 263조원)로 추산된다. 연평균 6% 가량 성장해 2032년에는 2900억8000만달러(약 437조원)까지 커질 전망이다. ◇ HVAC 성장 가능성 무궁무진…존슨컨트롤즈 등 후보군 언급 삼성전자 역시 관련 업계에서 광폭행보를 보이고 있다. 2024년 5월 미국 HVAC 기업 레녹스와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며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2025 AHR 엑스포'(2월), 독일 'ISH 2025'(3월), 한국 '아시아 공조 콘퍼런스'(8월) 등 전시회에 적극 참여하며 고객 저변을 확대했다. 일본 최북단에 위치한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에 '삼성 HVAC 테스트 랩'을 설립하는 등 기술력 확보를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북미 최대 규모 공조 전시회 'AHR 엑스포'에 참가해 다양한 공조 제품과 AI 기반 통합 기기 관리 기능을 선보였다. 이달 24~27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된 'MCE 2026'에서도 존재감을 발산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말 독일 플랙트그룹 인수 절차도 마무리했다. 플랙트그룹은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다. 글로벌 10여개의 생산거점을 지녀 유럽·미주·중동·아시아까지 폭넓은 판매·서비스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는 앞서 개별공조 중심의 설루션 부문에 강점을 가지고 있었다. 플랙트그룹을 품은 이후에는 각종 산업·대형 건물용 설루션 및 데이터센터를 대상으로 하는 중앙공조 시장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홈·스마트시티와 연계된 HVAC 서비스의 확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백혜성 삼성전자 DA 사업부 상무는 지난달 'AHR 엑스포' 현장에서 “HVAC 시장 전반에서 삼성전자의 AI 기술과 스마트싱스를 결합해 원격 유지 보수나 에너지 요금 최적화 등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플랙트그룹 인수에 이어 추가 M&A에 나설 경우 글로벌 HVAC 시장 점유율이 더욱 올라갈 수 있다고 본다. '규모의 경제' 달성을 필두로 다양한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눈독들일 만한 인수 후보군으로 존슨컨트롤즈(Johnson Controls), 레녹스(Lennox International), 노리츠(Noritz), 트레인(Trane Technologies), 캐리어(Carrier Global), 다이킨(Daikin Industries), 림(Rheem Manufacturing) 등을 언급하는 분위기다. 다만 경영 환경이나 지배구조 등을 감안할 때 당장 '적합한' 대상자는 없다는 게 중론이다. 특정 사업 부문만 사들이거나 지분을 우선 투자하는 등 다른 카드가 거론된다. 로이터 등 외신들은 지난 2024년 삼성전자가 존슨컨트롤즈 일부 사업부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환율 상승 등을 감안한 현재 거래 금액은 10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 회사는 전세계적인 유통망과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레녹스는 미국의 대표적인 공조 전문 기업이다. 삼성전자와 이미 협력하고 있지만 지분 추가 매입 등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황이다. 노리츠는 일본의 가스 온수기 및 공조 전문 기업이다.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도쿄증권거래소 시총 약 1조원) '빅딜'이라는 표현은 쓰기 힘들어 보인다. 트레인은 몸집이 너무 크다는 변수가 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시가총액이 961억달러(약 144조원)에 달한다.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하면 계약 성사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냉난방, 환기, 냉장 운송 시스템 등을 전문으로 하는 미국의 산업 제조 기업이다. 에너지 효율성과 지속가능한 건축 환경 설루션에 집중한다는 특징이 있다. 캐리어 글로벌의 시총은 495억달러(약 74조5000억원) 수준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한화솔루션, 유상증자로 텐덤셀 9천억 투자…주가는 급락

한화솔루션이 재무건전성 강화와 태양광 기술 투자를 위해 2조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그러나 주식시장 반응은 차가워 주가는 급락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고 2조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유상증자 추진 이유로 재무구조 개선과 중장기 성장 투자 재원 마련을 꼽았다. 한화솔루션은 최근 여수산단 내 유휴부지, 울산 사택부지, 신재생에너지 개발자산, 관계사 지분 등 1조6000억원 규모의 자산을 매각하고 자본시장에서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을 통해 7000억원을 조달했지만 글로벌 태양광·화학 산업 업황 둔화로 신용등급 하락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확보하는 자금 중 약 1조5000억원은 재무구조 개선과 중장기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활용할 계획이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와 기업어음, 한도대출 등을 상환해 2026년 기준 연결 부채비율을 150% 미만으로 낮추고, 순차입금은 약 9조원 수준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오는 2030년까지 연결 부채비율 100%, 순차입금 7조원 수준으로 재무건전성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 나머지 9000억원은 향후 3년간 미래 성장 투자 재원으로 배정해 태양광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중 페로브스카이트 탠덤셀 라인에 1000억원을 투자하고, 탠덤의 하부셀인 탑콘 생산시설에 8000억원을 투입한다. 텐덤셀이란 실리콘셀과 페로브스카이트셀을 이중으로 쌓아 발전효율을 극대화하는 차세대 태양전지를 말한다. 이론적 한계 효율(44%)은 기존 실리콘셀(29%)의 1.5배에 달한다. 텐덤셀은 중국산 저가 제품에 잠식당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태양광 제품에 반전을 만들어낼 국면전환자(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신재생에너지 생산 라인 전환 등 핵심 성장 사업 투자를 통해 오는 2030년 연결 기준 매출 33조원, 영업이익 2조9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에도 한화솔루션 주가는 전날 18.22% 하락했으며 이날 14시 35분 기준 전날 대비 4.48% 하락한 3만5105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주가 희석을 동반하는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과 태양광 투자를 동시에 추진하는 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아직 태양광 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는 평가다. 한때 태양광 시장 확대 기대감 속에 지난달 중순 5만9000원대까지 상승했던 주가는 이번 유상증자로 투자자들의 기대가 꺾이고 있다. 삼성증권은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HOLD)'으로 하향 조정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를 통해 채무 상환과 3년 후 상업화를 목표로 한 신제품 투자 계획은 유상증자의 시점과 규모 측면에서 투자자에게 아쉬움을 남긴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유상증자를 중점 심사 대상으로 지정하고 의사결정 과정과 주주 소통 절차를 들여다볼 계획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LG, 사장단 주도로 인공지능 전환(AX) ‘속도 낸다’

LG그룹이 인공지능 전환(AX: AI Transformation)의 빠른 실행을 통한 경영 전반의 구조 혁신에 나선다. LG는 지난 25일 서울 중구 남산리더십센터에서 구광모 ㈜LG 대표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 사장단 40여명이 참석한 사장단회의를 열고, 구조적 혁신을 위한 AX 추진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이번 사장단회의는 최근 미국과 이란 간 전쟁, 그에 따른 국제 원유 가격 및 환율 급등, 국내외 소비심리 위축 등 기업경영 전반의 악재를 신속한 AI 전환을 통한 사업 고도화, 조직 및 업무의 구조적 혁신 창출로 지속가능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실제로 이날 회의에 참석한 사장단들은 속도감 있는 AX 추진이 단순한 효율 개선 차원을 넘어 구조적 혁신으로 이어져야한다는 데 공감을 나타냈다고 LG는 전했다. 특히, 구광모 ㈜LG 대표는 AI가 미치는 국내외 산업 파급력을 전기와 인터넷 도입에 비유하며 기업의 속도감 있는 대응 역량을 주문했다. 구 대표는 AX 추진에서 가장 중요한 게 '속도'라고 규정한 뒤 “완벽한 계획보다 빠른 실행이 필요하고, 임팩트 있는 영역에서 작은 시도라도 빠르게 실행해 성과를 축적·확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AX에서 속도와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선 특정조직이 아닌 '최고경영자(CEO)와 사업책임자'가 직접 방향을 잡고 이끌어가야 한다며 경영진의 역할을 강조했다. 참석한 LG 계열사 사장단도 구 대표의 의견에 공감을 표시하며 경영진 주도로 명확한 목표 설정과 신속한 실행을 이끌어 내고, 설계·생산·마케팅 등 전 과정에 AX를 적용해 구조적 혁신 성과를 도출하기로 했다. LG그룹은 2024년 엔터프라이즈(기업) AI 전문조직인 LG CNS AI센터 출범, LG AI연구원의 초거대 언어모델(LLM) '엑사원(EXAONE)' 개발과 그룹 내 통상업무 및 연구개발(R&D) 적용, LG전자 임직원 대상 생성형 AI 교육프로그램 운영 등 AX 가속화에 주력하고 있다. 해외 성과로는 국내 첫 하이브리드 AI 모델 '엑사원 4.0'이 지난해 미국, 중국, 프랑스 등 대표 오픈 웨이트 모델과 성능 평가 비교에서 여러 항목에 걸쳐 높은 점수를 획득하며 세계최고 수준을 인정받았다. 또한,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신소재 및 신약 개발 지원 '엑사원 디스커버리(EXAONE Discovery)'는 방대한 데이터 분석 및 연구 가설 도출, 실험 설계와 결과 해석 보조 등 뛰어난 기술력으로 특허권을 획득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석유 위기 해결책 ‘바이오연료’, 무관심 속에 방치되다

중동 전쟁으로 중동산 석유 수급이 한달이나 끊기면서 석유 대란이 현실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석유 수급 위기에 대응해 이미 대책을 만들어 놨다. 2004년 석유사업법에 석유대체연료를 규정하고 2015년 이를 의무 사용토록 신재생에너지법이 개정됐다. 하지만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 시기에 관련 제도는 정부와 정치권의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다. 27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석유 위기에 대응하고 동시에 탄소 감축 효과도 있는 바이오연료가 정부와 정치권의 무관심 속에 표류하고 있다. 수송용 경유에는 바이오디젤이 의무적으로 혼합되고 있다. 현재 의무혼합률은 4%(2024~2026년)이다. 정부와 정치권은 2004년 석유사업법 개정을 통해 바이오연료를 석유대체연료로 규정하고, 2015년에는 신재생에너지법에 바이오연료 의무혼합(RFS) 규정을 신설했다. 이에 따라 바이오디젤 혼합률은 △2015년 2.5%를 시작으로 △2018년 3% △2021년 7월 3.5% △2024년 4% △2027년 4.5% △2030년 5%로 높여가기로 했다. 이후 정부는 석유 수급 위기가 반복되고, 글보벌 탄소 감축 흐름이 강화됨에 따라 바이오연료 사용을 적극 확대하기로 했다. 2022년 당시 산업통상자원부는 '친환경 바이오연료 확대방안' 발표를 통해 바이오디젤 혼합률을 2030년까지 8%로 높이고, 바이오선박유와 바이오항공유도 본격 도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부 발표가 나온지 4년이나 지난 지금까지 당시 발표 내용은 제도화되지 않고 있다. 발표대로 2030년까지 바이오디젤 혼합률을 8%로 높이려면 2027년부터 매년 1%씩 높여나가야 한다. 이를 시행하려면 바이오디젤 공급사나 이를 사용하는 정유사 모두 사전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최소 1~2년 전에는 제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석유 수급 위기가 닥진 현재까지도 정부는 이를 제도화하지 않고 있다. 바이오디젤 혼합률을 상향하면 경유 소비 감축 효과는 매우 크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수송용 경유 소비량은 1억4517만배럴이다. 이 가운데 바이오디젤 함유량은 4%를 감안하면 581만배럴로 추정된다. 여기에 바이오디젤 함유량을 1%만 더 높여도 경유 139만배럴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중동 전쟁으로 경유 수급이 더 위험하다. 중동산 원유는 중(重)질유 성분이 많아 경유 생산에 유리하다. 세계 1위 경유 공급사도 사우디 아람코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동산 원유와 경유제품 공급이 끊기면서 국제시장에서는 휘발유보다 경유 가격이 더 뛰고 있다. 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26일 기준 싱가포르 국제 휘발유 가격은 배럴당 127달러인 반면 경유는 216달러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바이오디젤은 수급에도 매우 안정적이다. 원료는 △대두, 유채, 팜, 코코넛 등과 같은 식물성 오일 △자트로파, 카스토로, 님(neem)유 등의 비식용 식물성 오일 △소, 닭, 생선 기름 등에서 나오는 동물성 유지 △폐식용유 등으로 다양하다. 수입처도 국내, 동남아 등지로 분산돼 있다. 선박의 연료 수급 위기를 완화할 수 있는 바이오선박유 도입과 발전용 LNG 수요를 낮출 수 있는 바이오중유 사용 확대도 늦어지고 있다. 바이오선박유와 바이오중유는 팜유, 폐식용유 등 바이오매스를 기반으로 만들기 때문에 바이오디젤과 마찬가지로 수급 위기가 없다. 바이오선박유는 정부가 2023년 9월부터 2024년까지 대형선박을 통해 실증 운항까지 마쳤다. 업계는 2025년 바이오선박유 정식 도입을 기대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제도 마련 계획이 나오지 않고 있다. 울산과 제주도에는 바이오중유 발전소가 있지만, LNG발전에 밀려 가동률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다. 카타르산 LNG 700만톤 수급이 중단된 상황에서도 바이오중유 가동률은 올라가지 않고 있다. 이처럼 정부와 정치권이 바이오연료 사용에 미적되는 사이 중동 사태가 터지면서 더 큰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바이오연료는 석유 수급 위기를 완하하는 동시에 탄소 감축 효과도 뛰어나다. 한국바이오연료포럼에 따르면 경유에 바이오디젤 20% 혼합 사용 시 경유 대비 탄화수소 15%, CO 17%, SOx 20%, 미세먼지(PM) 18%, 매연 14% 감소 효과가 있다. 바이오디젤은 국제적으로 탄소중립원으로 인정되어 경유에 혼합해 사용할 시 1kL당 2.6톤의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있다. 또한 원료인 작물 재배를 통한 이산화탄소를 저감하고, 폐식용유 재활용으로 수질오염도 방지한다. 일각에서는 바이오연료가 산림을 없애고 만든 재배지에서 원료를 추출하기 때문에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없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최근 생산되는 대부분의 바이오연료는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회의(UN IPCC)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재배 및 생산되기 때문에 탄소중립 효과가 인정되고 있다. 바이오연료가 환경 인증과 공급 준비까지 모두 갖추고 있는데도 정책에서 외면받는 데에는 정부가 정유업계 눈치를 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유업계도 바이오연료 공급을 준비하고 있지만 최근 적자 누적으로 투자가 지연되면서 생산도 늦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정유업계 사정을 고려해 바이오연료 도입을 늦추고 있다는 것이다. 바이오연료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여러 차례 바이오디젤 혼합률을 8%까지 상향하겠다고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를 정책화하지 않고 있다. 바이오선박유 역시 실증까지 마쳤음에도 정식 도입이 늦어지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석유를 100% 수입에 의존하고, 중동산 비중도 70%인 만큼 수송연료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바이오연료를 적극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EE칼럼] 화려한 수치모델의 함정, 검증만이 신뢰를 만든다

오늘날 우리는 '예측의 시대'를 살고 있다. 기상, 에너지, 경제, 농업, 해양 등 사회 전 분야에서 미래를 예측하여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수많은 수치모델을 가동한다. 이 과정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려고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 규모의 슈퍼컴퓨터가 동원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예측이 빗나갈 때 가장 먼저 비난받는 대상 또한 이 값비싼 첨단 장비다. 특히 기상예보가 틀릴 때면 “그 비싼 슈퍼컴퓨터로 게임이나 하는 것 아니냐"는 냉소가 뒤따른다. 그러나 이는 본질을 비껴간 비판이다. 슈퍼컴퓨터는 입력된 알고리즘을 충실히 수행하는 계산 장치일 뿐이다. 예측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그 안에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 곧 수치예보모델의 완성도와 자연이 지닌 본질적 불확실성이다. 다시 말해 슈퍼컴퓨터는 제 역할을 다하고도 '값어치를 못한다'는 오해를 감당하고 있는 셈이다. 슈퍼컴퓨터 입장에서는 이보다 억울한 일은 없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수치모델의 결과가 마치 '단 하나의 정답'인 것처럼 소비된다는 데 있다. 최신 모델은 복잡한 계산 결과를 화려한 그래픽과 정교하며 정돈된 표로 제시한다. 앞으로는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이런 시각화는 더욱 활성화 될 것이다. 정교하고 풍부한 시각화는 직관적 이해를 돕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정책결정자와 대중을 '확정된 수치'에 안주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 이면에 존재하는 불확실성과 변동성은 쉽게 가려진다. 이 위험성은 과거 미국의 라인하트(Reinhart)·로고프(Rogoff) 연구가 정책적 오류로 이어지면서 극명하게 드러난 바 있다. 국가부채 비율이 국내총생산(GDP)의 90%를 넘으면 경제성장이 급격히 둔화된다는 이들의 연구 결과는 전 세계 긴축정책의 근거로 활용될 만큼 막대한 영향력을 가졌다. 그러나 이후 나름의 검증 체계를 갖추고 있었음에도 데이터 누락과 계산 오류가 밝혀지면서, 그 '확정적 수치'는 신기루임이 드러나 신뢰를 잃었다. 실질적으로 이 결과를 반영한 다수의 국가들의 파생적 손해는 막대했다고 평가된다. 모델의 결과를 절대화하고 그 한계를 외면할 때, 예측은 현실을 설명하는 도구를 넘어 오히려 현실을 왜곡하여 피해를 주는 위험한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결국 이러한 오류를 줄이고 모델의 신뢰도를 높이는 유일한 방법은 철저한 검증이다. 물론 대부분의 수치모델은 자체적인 검증 체계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이 충분히 공개되거나 사회적 신뢰를 확보한 경우는 많지 않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기상예보의 검증 문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상예보는 수치모델 예측 결과함 함께 매일 '평가 성적표'를 받는다. 오늘의 예측은 내일의 관측과 즉각 비교되고, 그 결과는 숨김없이 드러난다. 이런 상시적 피드백은 때로는 비난을 감수하게 하지만, 동시에 수치모델의 약점을 끊임없이 드러내고 개선을 촉진하는 강력한 동력이 된다. 에너지 수요 예측이나 경제 전망 같은 다른 분야 역시 이러한 '지속적 검증 체계'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예측값과 함께 그 정확도와 한계를 함께 제시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 특히 수십 년에서 수백 년을 내다보는 장기 기후 예측이나 에너지 정책에서는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단순히 미래 수치를 제시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해당 모델이 과거와 현재를 얼마나 정확히 재현해 왔는지,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 예측의 신뢰도가 어느 수준인지에 대한 설명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신뢰도가 결여된 수치는 정보가 아니라 소음에 불과하다. 이제 우리는 수치모델이 만들어낸 화려한 결과 뒤에 숨은 '전제와 한계'를 읽어야 한다. 예측 결과를 접할 때마다 “이 값은 어떻게 검증되었는가", “나는 이 수치를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는가"라고 물어야 한다. 이러한 비판적 태도는 예측을 부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예측의 가치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시민과 정책결정자가 이러한 질문을 던지기 시작할 때, 수치모델은 더욱 완성도 높은 모델로 발전할 것이며, 단순한 계산 도구를 넘어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합리적 선택을 돕는 '신뢰할 수 있는 지식'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석유는 위기인데, 가스는 이상無…가스公의 ‘각고면려’ 통했다[윤병효의 에·바·다]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중동산 원유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우리나라의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은 70%이다. 반면 가스(LNG) 수급에는 별 문제가 없다. 가스의 중동산 비중은 20%이며, 해협 안쪽 비중은 15%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가스 수입선이 다변화된 배경에는 공기업 가스공사의 치밀한 전략과 노력이 숨어 있다. 27일 정부 및 석유업계에 따르면 중동 전쟁 이후로 우리나라의 중동산 석유 수입은 거의 단절된 상태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원유 수입량은 10억2817만배럴이다. 이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는 물량은 7억175만배럴로 68.3%이다. 이 물량 대부분이 이란의 해협 봉쇄로 우리나라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미주, 동남아 등지에서 대체물량을 구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들도 물량 구매에 나섰기 때문에 쉽지 않다. 민관 비축유 1억9000만배럴로 버티는 수밖에 없다. 비축물량은 지난해 일일 소비량 255만배럴 기준으로 74.6일분이다. 중동산 물량이 차단된지 한달이 다되 가면서 비축량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가 해협을 우회한 물량 2400만배럴을 우리나라에 긴급 지원했지만, 9.4일분밖에 안된다. 정부는 최고가격제, 유류세 인하, 차량 5부제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해 사태 대응에 나섰다. 반면 가스 수급은 별 문제가 없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LNG 수입량은 4668만톤. 이 가운데 카타르 물량은 697만톤으로 비중은 15%이다. 이 물량 역시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내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특히 봉쇄가 풀리더라도 최대 5년간은 국내로 못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물량을 수출하는 카타르에너지는 공식 발표를 통해 “이란의 공격으로 LNG 시설이 타격을 받아 한국, 중국, 이탈리아, 벨기에에 최대 5년까지 장기계약물량을 공급하지 못하는 불가항력을 선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와 가스공사는 카타르 물량이 들어오지 않아도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청와대는 “카타르산 물량 도입이 중단되더라도 비중동산 물량이 원활히 도입되고 있어, 연말까지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며 “정부는 이미 카타르산 도입 차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 중이며, 카타르측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한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LNG 수입처를 보면 호주 1467만톤, 말레이시아 752만톤, 카타르 697만톤, 미국 438만톤, 러시아 247만톤, 인도네시아 207만톤, 오만 192만톤, 페루 104만톤 등 24개국이나 되고, 물량도 골고루 퍼져 있다. 또한 가스공사는 지난해 미국과의 관세협상 일환으로 올해부터 미국산 LNG를 연간 330만톤 추가로 들여오기로 했다. 여기에 가스공사가 해외 투자사업을 통해 직접 확보한 지분물량까지 들어오고 있다. 가스공사는 호주 프릴루드(Prelude) 사업을 통해 연간 36만톤의 지분물량을 확보한 데 이어, 2025년부터는 LNG 캐나다 사업의 본격 생산으로 연간 70만톤의 물량을 추가로 확보했다. 호주와 캐나다는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받지 않는 지역으로 중동 위기 시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이다. 가스공사는 호주, 캐나다 프로젝트에서 올해 생산 예정인 LNG 지분물량 11척 전량을 국내로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LNG 1척은 우리나라 여름철에 하루치를 소비할 수 있는 양이다. 가스공사의 지분물량은 앞으로도 늘어난다. 2029년 모잠비크 코랄 노스(Coral North) FLNG 생산이 시작되면 138만톤으로 늘어난다. 현재 검토 중인 모잠비크 로부마(Rovuma) 사업과 LNG 캐나다 2단계 사업까지 현실화되면 2031년에는 연간 총 388만톤의 지분물량을 보유하게 된다. 가스공사 최연혜 사장은 “이제 중요한 것은 단순히 LNG를 많이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위기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들여올 수 있는 물량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는 점"이라며, “가스공사는 앞으로도 기민한 대응과 전략적 수급 안정화를 위해 대한민국의 에너지 안보를 책임지는 굳건한 파수꾼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카타르에너지 공식 발표 “한국 등에 최대 5년 공급불가항력 적용할 수도”

카타르에너지가 공식적으로 한국 등에 LNG 공급불가항력 선언을 적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26일 카타르에너지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8일과 19일에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라스 라판 산업단지가 입은 피해로 연간 약 200억달러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며 복구에 최대 5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으로 연간 총 1280만톤(MTPA)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능력을 보유한 4호기와 6호기가 피해를 입었다. 이는 카타르 전체 LNG 수출량의 약 17%에 해당한다. 4호기는 카타르에너지(66%)와 엑손모빌(34%)의 합작 투자 사업이며, 6호기도 카타르에너지(70%)와 엑손모빌(30%)의 합작 투자 사업이다. 카타르에너지는 이 피해로 유럽과 아시아 시장으로의 에너지 공급에 차질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타르 사드 셰리다 알 카비 에너지부 장관 겸 카타르에너지 사장(CEO)은 “LNG 시설 피해 복구에는 3년에서 5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태로 한국, 중국, 이탈리아, 벨기에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따라서 일부 장기 LNG 계약에 대해 최대 5년까지 불가항력 조항을 적용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4일 로이터와 알자지라 등 외신은 카타르에너지가 이란 공격으로 인한 피해로 한국, 중국, 이탈리아, 벨기에에 공급불가항력을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는 이를 인용해 국내에 보도했다. 이 보도가 나오고 한국 정부에서 카타르 측에 보도에 관해 사실여부를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가스공사는 카타르 LNG 수입이 중단되도 전체적 수급에는 별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카타르 LNG 수입량은 697만톤으로, 전체 수입량의 15%이다. 다른 지역으로부터 대체 수입이 가능하고, 특히 가스공사는 지난해 미국과의 관세협상 일환으로 미국산 물량 연간 330만톤을 수입하기로 계약했다. 청와대는 25일 “카타르산 물량 도입이 중단되더라도 비중동산 물량이 원활히 도입되고 있어, 연말까지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며 “정부는 이미 카타르산 도입 차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 중이며, 카타르측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한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현장] “5부제 위반입니다”…포스코, 3번 걸리면 한달 출입 제한

“임직원들이 차량 5부제를 3번 위반하면 한 달 동안 출입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26일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 지하 주차장 입구에서 차량 5부제 대상 차량이 진입하자 '차량 5부제 위반'이라는 문구가 떴다. 이날은 목요일로 차량번호 맨 뒷자리가 4와 9번인 차량이 5부제 대상이다. 주차장 입구 관리자는 당장 제재를 가하지는 않고 차단기를 열어 줬지만 5부제 위반 기록은 남겼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임직원의 경우 3번 위반하면 한 달 동안 출입을 제한한다"며 “민간 자율 시행이다 보니 방문객에게는 별다른 제재를 할 수 없어 제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날 포스코센터에는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2차관과 최재관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이 방문해 차량 5부제 운영 상황을 점검했다. 실제 기자가 지하 2층을 돌아본 결과 약 150대 주차차량 중 5부제를 어긴 차량으로 7대가 발견됐다. 이 중 1대는 이날 5부제 시연을 위한 차량으로 실제 위반 차량은 6대였다. 5부제는 요일과 차량 끝자리 숫자(예 월요일 1·6)가 일치하는 차량의 출입 또는 운행을 제한하는 제도이다. 포스코는 미국과 이란 전쟁 이전부터 이미 차량 5부제를 시행하고 있었다고 한다. 특히 6대 차량도 임직원이 아닌 방문객 차량일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지난 18일 중동 전쟁 여파에 대응해 원유 자원안보위기 경보 단계를 '주의'로 격상했다. 후속 조치로 지난 25일부로 공공기관에 대해선 차량 5부제를 강화하고, 민간에 대해선 참여를 요청하기로 했다. 종료 시점은 경보 해제 시까지다. 경보가 다음 단계인 '경계'로 격상되면 민간에도 승용차 5부제가 의무화될 예정이다. 정유사 공급가격의 상한을 제한하는 2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을 하루 앞둔 이날 주유소 풍경은 대체로 한가했다.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와 강남 인근 주유소 5곳을 돌아본 결과, 기름을 미리 넣으려는 차들로 붐빌 것으로 예상됐던 것과는 달리 붐비지 않았다. 하지만 2차 최고가격제 소식이 퍼지는 늦은 오후나 저녁 퇴근 시간대가 되면 붐빌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2차 가격은 1차보다 상향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0시부로 시행된 1차 최고가격제의 정유사 공급가격(도매가)은 리터당 보통휘발유 1724원, 자동차용 경유 1713원, 실내등유 1320원이다. 2차 고시에서는 그동안의 유가 상승분이 반영돼 리터당 2000원을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정부는 유류세 인하도 함께 시행한다. 27일부터 휘발유 유류세 인하율은 기존 7%에서 15%로, 경유는 10%에서 25%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휘발유는 리터당 65원, 경유는 87원 하락 요인이 발생한다. 이에 최고가격제 상한이 올라도 유류세 인하가 가격 인상을 일부 억제할 것으로 보인다. 이 차관은 “2차 최고가격이 다소 오르긴 하겠지만 원유 수급 다변화를 검토하고 있다. 아직까지 시장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며 “전기요금은 시간을 두고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경험을 살려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차관은 이날 포스코센터에서 선릉역 인근까지 에너지시민연대 등 단체와 함께 시민들에게 차량 5부제 등 에너지 절약 동참을 요청하는 거리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공고 3개월 남겨 놓고 CHPS 입찰 변경…“사업 하지 말란 건가” 불만 폭주

정부가 6월 청정수소발전(CHPS) 입찰 공고를 앞두고 물량 및 평가 기준 변경을 추진하고 있어 관련 사업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사업자들은 단기간 내에 바뀐 기준을 충족할 수 없기 때문에 변경 사항은 다음 입찰에 반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요구하고 있다. 26일 정부 및 발전업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관장하고 있는 올해 CHPS 입찰은 4~5월 공청회 및 설명회를 거쳐 6월 입찰공고를 내고, 하반기 평가를 통해 연말 계약 체결 일정으로 추진되고 있다. CHPS(Clean Hydrogen Energy Portfolio Standards)란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청정수소를 발전연료로 사용해 그만큼 깨끗한 전기를 생산하는 정책사업이다. 2022년 수소법 제정을 통해 2024년부터 매년 일정 물량을 입찰에 부쳐 사업자를 선정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에는 새 정부 출범 등으로 입찰이 취소됐다. 올해는 기후부가 입찰을 재개해 6월 공고를 낼 예정이지만, 불과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갑자기 입찰물량 축소 및 평가 기준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입찰물량은 기존보다 크게 줄은 1/3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존 공고 물량은 연 3TWh이다. 또한 평가 항목 중 온실가스 감축 기여도와 산업·경제 기여도 부분에서 국산 그린수소 사용과 국산 기자재 적용 조건이 강화될 예정이다. 입찰을 준비하던 사업자들은 입찰 변경에 당혹감과 함께 불만을 보이고 있다. 이유는 크게 2가지이다. 변경 사항을 단기간 내에 충족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과연 CHPS 정책이 유지될지 불안감이 커졌다는 것이다. 입찰물량이 기존보다 1/3로 줄어들면 발전용량으로는 150~200MW가량이 된다. 이는 일반 LNG 발전기 300~500MW보다 훨씬 적은 수준으로, 그만큼 경제성을 확보하기가 어려워 진다. 국산 수소에 가점을 준다는 것은 청정수소 등급 평가 기준을 바꾸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재 청정수소는 국산과 수입산에 차이가 없다. 청정수소는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라 4등급으로 나뉘는데, 배출량은 원료 채굴부터 수소 생산단계까지만 계산하고, 온실가스가 가장 많이 배출되는 운송 부분은 경제성 확보를 감안해 제외하고 있다. 바뀐 기준이 운송 부분까지 배출량을 계산한다면 이미 해외 청정수소를 도입하기로 한 사업자는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발전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내부 투자 검토와 사업 구조 설계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이다. 조건이 바뀌면 일정 지연은 물론 사업 자체를 다시 판단해야 한다"며 “이번 입찰은 기존대로 진행하고, 변경 기준은 다음 입찰부터 적용하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말했다. 과연 CHPS 사업이 유지될지도 사업자들한테는 큰 리스크로 다가오고 있다. CHPS는 2024년 5월 첫 입찰이 시작됐고, 2025년 두 번째 입찰에는 더 많은 사업자들이 준비를 했으나, 계엄과 탄핵, 새 정부 출범, 부처 개편 등으로 결국 취소됐다. 올해 입찰이 재개된다는 소식에 사업자들은 만반의 준비를 마쳤으나, 공고 3개월도 안 남은 시점에서 물량 축소 및 기준 변경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나오자 사업 자체에 회의감을 보이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정책 신호를 보고 기업들이 움직였는데 중간에 조건이 바뀌면 그 리스크는 전부 민간이 떠안게 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의 핵심을 제도 내용보다 정책 신호의 안정성에서 찾는다. 에너지 산업은 장기 투자 산업이라는 특성상 정책의 방향이 유지될 것이라는 신뢰가 있어야 기업의 투자가 이어진다. 반대로 정책이 반복적으로 조정될 경우 기업들은 투자 대신 관망을 선택하게 된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에너지 전환 정책의 방향이 조정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산업계의 투자 계획과 전력 수급 안정성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정책 변화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만큼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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