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고 3개월 남겨 놓고 CHPS 입찰 변경…“사업 하지 말란 건가” 불만 폭주

공고 3개월 남겨 놓고 CHPS 입찰 변경…“사업 하지 말란 건가” 불만 폭주

정부가 6월 청정수소발전(CHPS) 입찰 공고를 앞두고 물량 및 평가 기준 변경을 추진하고 있어 관련 사업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사업자들은 단기간 내에 바뀐 기준을 충족할 수 없기 때문에 변경 사항은 다음 입찰에 반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요구하고 있다. 26일 정부 및 발전업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관장하고 있는 올해 CHPS 입찰은 4~5월 공청회 및 설명회를 거쳐 6월 입찰공고를 내고, 하반기 평가를 통해 연말 계약 체결 일정으로 추진되고 있다. CHPS(Clean Hydrogen Energy Portfolio..

[EE칼럼] 화려한 수치모델의 함정, 검증만이 신뢰를 만든다

오늘날 우리는 '예측의 시대'를 살고 있다. 기상, 에너지, 경제, 농업, 해양 등 사회 전 분야에서 미래를 예측하여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수많은 수치모델을 가동한다. 이 과정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려고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 규모의 슈퍼컴퓨터가 동원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예측이 빗나갈 때 가장 먼저 비난받는 대상 또한 이 값비싼 첨단 장비다. 특히 기상예보가 틀릴 때면 “그 비싼 슈퍼컴퓨터로 게임이나 하는 것 아니냐"는 냉소가 뒤따른다. 그러나 이는 본질을 비껴간 비판이다. 슈퍼컴퓨터는 입력된 알고리즘을 충실히 수행하는 계산 장치일 뿐이다. 예측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그 안에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 곧 수치예보모델의 완성도와 자연이 지닌 본질적 불확실성이다. 다시 말해 슈퍼컴퓨터는 제 역할을 다하고도 '값어치를 못한다'는 오해를 감당하고 있는 셈이다. 슈퍼컴퓨터 입장에서는 이보다 억울한 일은 없을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수치모델의 결과가 마치 '단 하나의 정답'인 것처럼 소비된다는 데 있다. 최신 모델은 복잡한 계산 결과를 화려한 그래픽과 정교하며 정돈된 표로 제시한다. 앞으로는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이런 시각화는 더욱 활성화 될 것이다. 정교하고 풍부한 시각화는 직관적 이해를 돕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정책결정자와 대중을 '확정된 수치'에 안주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 이면에 존재하는 불확실성과 변동성은 쉽게 가려진다. 이 위험성은 과거 미국의 라인하트(Reinhart)·로고프(Rogoff) 연구가 정책적 오류로 이어지면서 극명하게 드러난 바 있다. 국가부채 비율이 국내총생산(GDP)의 90%를 넘으면 경제성장이 급격히 둔화된다는 이들의 연구 결과는 전 세계 긴축정책의 근거로 활용될 만큼 막대한 영향력을 가졌다. 그러나 이후 나름의 검증 체계를 갖추고 있었음에도 데이터 누락과 계산 오류가 밝혀지면서, 그 '확정적 수치'는 신기루임이 드러나 신뢰를 잃었다. 실질적으로 이 결과를 반영한 다수의 국가들의 파생적 손해는 막대했다고 평가된다. 모델의 결과를 절대화하고 그 한계를 외면할 때, 예측은 현실을 설명하는 도구를 넘어 오히려 현실을 왜곡하여 피해를 주는 위험한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결국 이러한 오류를 줄이고 모델의 신뢰도를 높이는 유일한 방법은 철저한 검증이다. 물론 대부분의 수치모델은 자체적인 검증 체계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그 과정이 충분히 공개되거나 사회적 신뢰를 확보한 경우는 많지 않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기상예보의 검증 문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상예보는 수치모델 예측 결과와 함께 매일 '평가 성적표'를 받는다. 오늘의 예측은 내일의 관측과 즉각 비교되고, 그 결과는 숨김없이 드러난다. 이런 상시적 피드백은 때로는 비난을 감수하게 하지만, 동시에 수치모델의 약점을 끊임없이 드러내고 개선을 촉진하는 강력한 동력이 된다. 에너지 수요 예측이나 경제 전망 같은 다른 분야 역시 이러한 '지속적 검증 체계'를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예측값과 함께 그 정확도와 한계를 함께 제시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 특히 수십 년에서 수백 년을 내다보는 장기 기후 예측이나 에너지 정책에서는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단순히 미래 수치를 제시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해당 모델이 과거와 현재를 얼마나 정확히 재현해 왔는지,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 예측의 신뢰도가 어느 수준인지에 대한 설명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신뢰도가 결여된 수치는 정보가 아니라 소음에 불과하다. 이제 우리는 수치모델이 만들어낸 화려한 결과 뒤에 숨은 '전제와 한계'를 읽어야 한다. 예측 결과를 접할 때마다 “이 값은 어떻게 검증되었는가", “나는 이 수치를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는가"라고 물어야 한다. 이러한 비판적 태도는 예측을 부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예측의 가치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시민과 정책결정자가 이러한 질문을 던지기 시작할 때, 수치모델은 더욱 완성도 높은 모델로 발전할 것이며, 단순한 계산 도구를 넘어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 합리적 선택을 돕는 '신뢰할 수 있는 지식'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석유는 위기인데, 가스는 이상無…가스公의 ‘각고면려’ 통했다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중동산 원유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우리나라의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은 70%이다. 반면 가스(LNG) 수급에는 별 문제가 없다. 가스의 중동산 비중은 20%이며, 해협 안쪽 비중은 15%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가스 수입선이 다변화된 배경에는 공기업 가스공사의 치밀한 전략과 노력이 숨어 있다. 27일 정부 및 석유업계에 따르면 중동 전쟁 이후로 우리나라의 중동산 석유 수입은 거의 단절된 상태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원유 수입량은 10억2817만배럴이다. 이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는 물량은 7억175만배럴로 68.3%이다. 이 물량 대부분이 이란의 해협 봉쇄로 우리나라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미주, 동남아 등지에서 대체물량을 구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들도 물량 구매에 나섰기 때문에 쉽지 않다. 민관 비축유 1억9000만배럴로 버티는 수밖에 없다. 비축물량은 지난해 일일 소비량 255만배럴 기준으로 74.6일분이다. 중동산 물량이 차단된지 한달이 다되 가면서 비축량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가 해협을 우회한 물량 2400만배럴을 우리나라에 긴급 지원했지만, 9.4일분밖에 안된다. 정부는 최고가격제, 유류세 인하, 차량 5부제 등 모든 수단을 강구해 사태 대응에 나섰다. 반면 가스 수급은 별 문제가 없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LNG 수입량은 4668만톤. 이 가운데 카타르 물량은 697만톤으로 비중은 15%이다. 이 물량 역시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내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 특히 봉쇄가 풀리더라도 최대 5년간은 국내로 못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물량을 수출하는 카타르에너지는 공식 발표를 통해 “이란의 공격으로 LNG 시설이 타격을 받아 한국, 중국, 이탈리아, 벨기에에 최대 5년까지 장기계약물량을 공급하지 못하는 불가항력을 선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와 가스공사는 카타르 물량이 들어오지 않아도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청와대는 “카타르산 물량 도입이 중단되더라도 비중동산 물량이 원활히 도입되고 있어, 연말까지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며 “정부는 이미 카타르산 도입 차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 중이며, 카타르측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한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LNG 수입처를 보면 호주 1467만톤, 말레이시아 752만톤, 카타르 697만톤, 미국 438만톤, 러시아 247만톤, 인도네시아 207만톤, 오만 192만톤, 페루 104만톤 등 24개국이나 되고, 물량도 골고루 퍼져 있다. 또한 가스공사는 지난해 미국과의 관세협상 일환으로 올해부터 미국산 LNG를 연간 330만톤 추가로 들여오기로 했다. 여기에 가스공사가 해외 투자사업을 통해 직접 확보한 지분물량까지 들어오고 있다. 가스공사는 호주 프릴루드(Prelude) 사업을 통해 연간 36만톤의 지분물량을 확보한 데 이어, 2025년부터는 LNG 캐나다 사업의 본격 생산으로 연간 70만톤의 물량을 추가로 확보했다. 호주와 캐나다는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받지 않는 지역으로 중동 위기 시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이다. 가스공사는 호주, 캐나다 프로젝트에서 올해 생산 예정인 LNG 지분물량 11척 전량을 국내로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LNG 1척은 우리나라 여름철에 하루치를 소비할 수 있는 양이다. 가스공사의 지분물량은 앞으로도 늘어난다. 2029년 모잠비크 코랄 노스(Coral North) FLNG 생산이 시작되면 138만톤으로 늘어난다. 현재 검토 중인 모잠비크 로부마(Rovuma) 사업과 LNG 캐나다 2단계 사업까지 현실화되면 2031년에는 연간 총 388만톤의 지분물량을 보유하게 된다. 가스공사 최연혜 사장은 “이제 중요한 것은 단순히 LNG를 많이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위기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들여올 수 있는 물량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는 점"이라며, “가스공사는 앞으로도 기민한 대응과 전략적 수급 안정화를 위해 대한민국의 에너지 안보를 책임지는 굳건한 파수꾼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카타르에너지 공식 발표 “한국 등에 최대 5년 공급불가항력 적용할 수도”

카타르에너지가 공식적으로 한국 등에 LNG 공급불가항력 선언을 적용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26일 카타르에너지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18일과 19일에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라스 라판 산업단지가 입은 피해로 연간 약 200억달러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다며 복구에 최대 5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으로 연간 총 1280만톤(MTPA)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능력을 보유한 4호기와 6호기가 피해를 입었다. 이는 카타르 전체 LNG 수출량의 약 17%에 해당한다. 4호기는 카타르에너지(66%)와 엑손모빌(34%)의 합작 투자 사업이며, 6호기도 카타르에너지(70%)와 엑손모빌(30%)의 합작 투자 사업이다. 카타르에너지는 이 피해로 유럽과 아시아 시장으로의 에너지 공급에 차질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타르 사드 셰리다 알 카비 에너지부 장관 겸 카타르에너지 사장(CEO)은 “LNG 시설 피해 복구에는 3년에서 5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사태로 한국, 중국, 이탈리아, 벨기에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따라서 일부 장기 LNG 계약에 대해 최대 5년까지 불가항력 조항을 적용해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4일 로이터와 알자지라 등 외신은 카타르에너지가 이란 공격으로 인한 피해로 한국, 중국, 이탈리아, 벨기에에 공급불가항력을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는 이를 인용해 국내에 보도했다. 이 보도가 나오고 한국 정부에서 카타르 측에 보도에 관해 사실여부를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가스공사는 카타르 LNG 수입이 중단되도 전체적 수급에는 별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카타르 LNG 수입량은 697만톤으로, 전체 수입량의 15%이다. 다른 지역으로부터 대체 수입이 가능하고, 특히 가스공사는 지난해 미국과의 관세협상 일환으로 미국산 물량 연간 330만톤을 수입하기로 계약했다. 청와대는 25일 “카타르산 물량 도입이 중단되더라도 비중동산 물량이 원활히 도입되고 있어, 연말까지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며 “정부는 이미 카타르산 도입 차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응 중이며, 카타르측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한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현장] “5부제 위반입니다”…포스코, 3번 걸리면 한달 출입 제한

“임직원들이 차량 5부제를 3번 위반하면 한 달 동안 출입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26일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 지하 주차장 입구에서 차량 5부제 대상 차량이 진입하자 '차량 5부제 위반'이라는 문구가 떴다. 이날은 목요일로 차량번호 맨 뒷자리가 4와 9번인 차량이 5부제 대상이다. 주차장 입구 관리자는 당장 제재를 가하지는 않고 차단기를 열어 줬지만 5부제 위반 기록은 남겼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임직원의 경우 3번 위반하면 한 달 동안 출입을 제한한다"며 “민간 자율 시행이다 보니 방문객에게는 별다른 제재를 할 수 없어 제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날 포스코센터에는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2차관과 최재관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이 방문해 차량 5부제 운영 상황을 점검했다. 실제 기자가 지하 2층을 돌아본 결과 약 150대 주차차량 중 5부제를 어긴 차량으로 7대가 발견됐다. 이 중 1대는 이날 5부제 시연을 위한 차량으로 실제 위반 차량은 6대였다. 5부제는 요일과 차량 끝자리 숫자(예 월요일 1·6)가 일치하는 차량의 출입 또는 운행을 제한하는 제도이다. 포스코는 미국과 이란 전쟁 이전부터 이미 차량 5부제를 시행하고 있었다고 한다. 특히 6대 차량도 임직원이 아닌 방문객 차량일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지난 18일 중동 전쟁 여파에 대응해 원유 자원안보위기 경보 단계를 '주의'로 격상했다. 후속 조치로 지난 25일부로 공공기관에 대해선 차량 5부제를 강화하고, 민간에 대해선 참여를 요청하기로 했다. 종료 시점은 경보 해제 시까지다. 경보가 다음 단계인 '경계'로 격상되면 민간에도 승용차 5부제가 의무화될 예정이다. 정유사 공급가격의 상한을 제한하는 2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을 하루 앞둔 이날 주유소 풍경은 대체로 한가했다. 이날 오전 서울 동작구와 강남 인근 주유소 5곳을 돌아본 결과, 기름을 미리 넣으려는 차들로 붐빌 것으로 예상됐던 것과는 달리 붐비지 않았다. 하지만 2차 최고가격제 소식이 퍼지는 늦은 오후나 저녁 퇴근 시간대가 되면 붐빌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2차 가격은 1차보다 상향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0시부로 시행된 1차 최고가격제의 정유사 공급가격(도매가)은 리터당 보통휘발유 1724원, 자동차용 경유 1713원, 실내등유 1320원이다. 2차 고시에서는 그동안의 유가 상승분이 반영돼 리터당 2000원을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정부는 유류세 인하도 함께 시행한다. 27일부터 휘발유 유류세 인하율은 기존 7%에서 15%로, 경유는 10%에서 25%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휘발유는 리터당 65원, 경유는 87원 하락 요인이 발생한다. 이에 최고가격제 상한이 올라도 유류세 인하가 가격 인상을 일부 억제할 것으로 보인다. 이 차관은 “2차 최고가격이 다소 오르긴 하겠지만 원유 수급 다변화를 검토하고 있다. 아직까지 시장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며 “전기요금은 시간을 두고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경험을 살려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차관은 이날 포스코센터에서 선릉역 인근까지 에너지시민연대 등 단체와 함께 시민들에게 차량 5부제 등 에너지 절약 동참을 요청하는 거리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공고 3개월 남겨 놓고 CHPS 입찰 변경…“사업 하지 말란 건가” 불만 폭주

정부가 6월 청정수소발전(CHPS) 입찰 공고를 앞두고 물량 및 평가 기준 변경을 추진하고 있어 관련 사업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사업자들은 단기간 내에 바뀐 기준을 충족할 수 없기 때문에 변경 사항은 다음 입찰에 반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요구하고 있다. 26일 정부 및 발전업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관장하고 있는 올해 CHPS 입찰은 4~5월 공청회 및 설명회를 거쳐 6월 입찰공고를 내고, 하반기 평가를 통해 연말 계약 체결 일정으로 추진되고 있다. CHPS(Clean Hydrogen Energy Portfolio Standards)란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청정수소를 발전연료로 사용해 그만큼 깨끗한 전기를 생산하는 정책사업이다. 2022년 수소법 제정을 통해 2024년부터 매년 일정 물량을 입찰에 부쳐 사업자를 선정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에는 새 정부 출범 등으로 입찰이 취소됐다. 올해는 기후부가 입찰을 재개해 6월 공고를 낼 예정이지만, 불과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갑자기 입찰물량 축소 및 평가 기준 변경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입찰물량은 기존보다 크게 줄은 1/3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존 공고 물량은 연 3TWh이다. 또한 평가 항목 중 온실가스 감축 기여도와 산업·경제 기여도 부분에서 국산 그린수소 사용과 국산 기자재 적용 조건이 강화될 예정이다. 입찰을 준비하던 사업자들은 입찰 변경에 당혹감과 함께 불만을 보이고 있다. 이유는 크게 2가지이다. 변경 사항을 단기간 내에 충족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과연 CHPS 정책이 유지될지 불안감이 커졌다는 것이다. 입찰물량이 기존보다 1/3로 줄어들면 발전용량으로는 150~200MW가량이 된다. 이는 일반 LNG 발전기 300~500MW보다 훨씬 적은 수준으로, 그만큼 경제성을 확보하기가 어려워 진다. 국산 수소에 가점을 준다는 것은 청정수소 등급 평가 기준을 바꾸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재 청정수소는 국산과 수입산에 차이가 없다. 청정수소는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라 4등급으로 나뉘는데, 배출량은 원료 채굴부터 수소 생산단계까지만 계산하고, 온실가스가 가장 많이 배출되는 운송 부분은 경제성 확보를 감안해 제외하고 있다. 바뀐 기준이 운송 부분까지 배출량을 계산한다면 이미 해외 청정수소를 도입하기로 한 사업자는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 발전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내부 투자 검토와 사업 구조 설계가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이다. 조건이 바뀌면 일정 지연은 물론 사업 자체를 다시 판단해야 한다"며 “이번 입찰은 기존대로 진행하고, 변경 기준은 다음 입찰부터 적용하는 것이 상식적"이라고 말했다. 과연 CHPS 사업이 유지될지도 사업자들한테는 큰 리스크로 다가오고 있다. CHPS는 2024년 5월 첫 입찰이 시작됐고, 2025년 두 번째 입찰에는 더 많은 사업자들이 준비를 했으나, 계엄과 탄핵, 새 정부 출범, 부처 개편 등으로 결국 취소됐다. 올해 입찰이 재개된다는 소식에 사업자들은 만반의 준비를 마쳤으나, 공고 3개월도 안 남은 시점에서 물량 축소 및 기준 변경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나오자 사업 자체에 회의감을 보이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정책 신호를 보고 기업들이 움직였는데 중간에 조건이 바뀌면 그 리스크는 전부 민간이 떠안게 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의 핵심을 제도 내용보다 정책 신호의 안정성에서 찾는다. 에너지 산업은 장기 투자 산업이라는 특성상 정책의 방향이 유지될 것이라는 신뢰가 있어야 기업의 투자가 이어진다. 반대로 정책이 반복적으로 조정될 경우 기업들은 투자 대신 관망을 선택하게 된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에너지 전환 정책의 방향이 조정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산업계의 투자 계획과 전력 수급 안정성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정책 변화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 만큼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명노현 LS그룹 부회장 “계열사 IPO 당분간 없다” [주총 현장]

명노현 LS그룹 부회장이 26일 “계열사 공개상장(IPO) 계획은 당분간 없다"며 “2분기 중 나올 예정인 정부의 중복상장 관련 지침에 충실히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 투자 여력 확보를 목적으로 미국 증손회사인 에식스솔루션즈의 국내 IPO를 추진했다가 중복상장 논란이 커지자 계획을 철회한 이후 비상장 계열사의 상장 추진 여부에 관심이 쏠려있는 것에 대한 LS그룹의 입장으로 받아들여진다. 시장에선 에식스솔루션즈 상장 철회 뒤에도 LS전선과 LS엠앤엠(MnM) 등 그룹 핵심사업을 맡은 비상장 계열사들의 상장 추진 움직임을 큰 관심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명 부회장은 이날 서울 용산LS타워에서 열린 제57기 ㈜LS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이후 기자들에게 그동안 마련한 재원을 토대로 향후 투자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는 원칙적인 견해를 밝혔다. 명 부회장은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에게 “투자 재원으로 주식회사 LS가 지난해 연결 EBITDA 기준 현금 1조5000억원을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EBITDA는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으로, 기업의 실제가치를 평가하고 수익창출 능력을 비교하는데 쓰이는 수익성 지표다. 투자 계획와 관련, 명 부회장은 “투자 시기는 상황을 보면서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IPO를 못해도 계획 이행에 이상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LS그룹 계열사들은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성장하는 전력 인프라 시장에 대응해 전력 케이블과 부스덕트, 전력기기, 배터리 소재 등의 생산설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명 부회장은 “LS엠앤엠의 배터리 소재사업과 LS전선의 해저케이블 생산공장 건립 등 (LS그룹이 진행 중인) 투자는 2~3년이면 끝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현금을 창출할 거라 (투자 계획 이행이) 재무적으로 가능하다고 본다"며 “이후에는 창출 현금을 신사업이나 주주 배당 등에 쓸 예정"이라고 부연설명했다. LS그룹의 전선 계열사인 LS전선은 지난해 미 버지니아주 체서피크시에 해저케이블 공장을 착공했고, 희토류 영구자석 생산시설 투자도 추가 검토 중이다. LS는 지난해 12월 LS전선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1500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명 부회장은 “미국에 해저케이블 공장이 없기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버지니아 주정부와 잘 얘기하고 있다"며 “약 1000억원의 지원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명 부회장은 올해 국내외의 전력시장 호황과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LS일렉트릭·LS전선 전력망 제품 해외 사업 확대 △배터리 소재·전기차 부품사업 조기 안정 △AI 기반 업무 혁신·생산성 향상 등을 중점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LS는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된 정관 변경과 이사·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 한도 등은 원안대로 가결됐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임도의 두 얼굴: 산불 진화 도움되지만, 발생·확산도 부추겨

산림 내 도로인 임도(林道)가 산불 진화의 핵심 병기인지, 아니면 발화와 확산을 부추기는 원인인지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최근 미국에서 이 문제를 다룬 논문이 발표돼 우리에게도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임도가 산불 진화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지만, 산불 발생과 확산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미국 '미국 야생 보호 협회(The Wilderness Society)' 소속 연구진은 지난 30년(1992~2024년) 간의 미국 국유림 산불 데이터를 전수 분석한 논문을 최근 '산불 생태학(Fire Ecology)' 저널에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도로에서 50m 이내 구역의 산불 발생 밀도는 1000㏊(헥타르)당 7.99건으로 나타난 반면, 도로가 없는 지정 야생 지역(wilderness areas)은 1.75건에 불과했다. 이는 도로 인근의 발화 가능성이 도로가 없는 숲보다 4.5배 이상 높음을 의미한다. 도로와 산불의 상관관계는 거리에 따라 더욱 명확해진다. 도로에서 250m 이내의 구역에서는 1000 ㏊당 6건의 산불이 발생했으나, 도로에서 2000m 이상 멀어지면 발생 밀도는 2건 미만으로 급감했다. 특히 인간에 의한 실화는 도로 근처에서 압도적으로 높았는데, 이는 도로가 사람과 차량을 숲 깊숙이 끌어들여 실화나 방화의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대형 산불 진화에는 임도 도움이 안돼 흥미로운 점은 자연적 요인인 낙뢰에 의한 산불조차 도로 근처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도로 건설로 인해 숲의 덮개(캐노피)가 열리면서 햇빛과 바람이 지표면의 식생을 더 빨리 건조시켜 불이 붙기 쉬운 환경을 만들기 때문이다. 물론 임도는 소방 인력과 장비의 접근을 도와 초기 진압 성공률을 높이는 측면이 있다. 실제로 도로 인근 산불의 평균 크기(49㏊)는 야생 지역(239㏊)보다 작게 나타났다. 그러나 연구진은 전체 산불 중 가장 치명적인 상위 2%의 대형 산불의 경우, 도로 유무와 상관없이 최종 피해 규모나 발생 빈도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즉, 임도는 작은 불을 끄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기상 조건이 악화돼 발생하는 '통제 불가능한 대형 산불'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고 오히려 발화 건수만 늘리는 역효과를 낸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기후 전문 보도 매체인 '인사이드 클라이밋 뉴스(Inside Climate News,ICN)'는 “미국 농무부(USDA)가 외딴 지역 산불 진압에 도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이번 연구는 도로가 오히려 산불을 더 확산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ICN은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산불 예방과 관리를 위해 국유림과 초원에서 도로 건설 및 벌목을 제한하고 있는 규정을 폐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면서 “반대론자들은 산불 진압에 도로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목재 산업에 특혜를 주기 위한 구실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숲가꾸기 사업과 침엽수림: 산불 대형화의 기폭제 국내 조사 결과는 숲의 구조적 관리가 산불 피해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서울환경운동연합과 불교환경연대, 부산대 홍석환 교수 등이 최근 발표한 '2025 경북산불 피해확산 원인조사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산림청의 '숲가꾸기(간벌)' 사업이 오히려 산불 피해를 키운 핵심 원인으로 지목됐다. 조사 결과, 관리를 하지 않은 자연적인 침엽수림의 수관화(나무의 상층부가 타는 화재) 발생률은 4.9%였으나, 숲가꾸기를 시행한 지역에서는 54.2%로 무려 11배 이상 폭증했다. 특히 산등성이(능선부)의 소나무림 간벌지에서는 수관화 발생률이 78.8%에 달해 최악의 화재 강도를 보였다. 이러한 역효과가 발생하는 과학적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간벌 후 산등성이에 방치된 나무 가지 등 부산물이 강력한 연료 역할을 하여 지표면의 불길을 나무 위로 끌어올리는 가교가 된다. 둘째, 나무 밀도를 낮추면 숲 내부의 습도가 낮아지고 바람의 속도가 빨라져 화재가 번지기 최적의 조건이 형성된다. 하지만 밀도 높다고 해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 유타대학교의 제이콥 레빈 등은 지난해 8월 '글로벌 체인지 바이올로지(Global Change Biology)'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산업용 조림지(Industrial forests)는 공공림보다 대형 산불 발생 확률이 1.45배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는 균일한 간격으로 빽빽하게 심어진 조림지가 연료의 연속성을 높여 극한 기상 조건에서 화재를 더 넓게 확산시키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어떤 나무가 심어져 있느냐에 따라 숲의 운명도 갈렸다. 경북산불 원인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침엽수림의 교목 고사율은 81.8%에 달한 반면 활엽수림은 12.6%에 그쳤다. 침엽수가 활엽수보다 산불에 의한 고사 위험이 약 6.5배 높은 것이다. 구체적인 수종별로는 잣나무(고사율 100%)와 소나무(78.5%)가 화염에 매우 취약했던 반면, 굴참나무(16.2%)와 졸참나무(20.8%) 등 활엽수는 상대적으로 낮은 고사율을 보였다. 활엽수는 잎의 수분 함량이 높고 가연성 수지 성분이 적으며, 불에 타더라도 뿌리에서 다시 싹을 틔우는 맹아 재생 능력이 뛰어나 숲의 회복력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기후 변화와 거주지 경계: 새로운 위험의 확장 기후적 요인 역시 산불 규모를 결정짓는 절대적 변수다. 강원대 백민호 교수와 국립소방연구원 박진찬 박사 등이 지난해 8월 '포레스트(Forests)' 저널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한국에서 최대 풍속이 초속 1m 증가할 때마다 산불 피해 면적은 약 8.5㏊씩 확대되고, 습도가 1% 상승하면 피해 면적이 약 3㏊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정부의 산불 위험 예측 시스템은 2022년 울진-삼척 산불 당시 위험 등급을 '보통'으로 예보하는 등 대형 산불의 기상 복합성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최근 피해가 커지는 또 다른 핵심 원인은 '야생도시 경계지역(WUI)'의 확장이다. 거주지가 산림과 가까워지면서 인명과 재산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데,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의 마리암 자마니아라이 등이 지난해 8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건물 간의 거리(SSD)가 가까울수록 화재 전이 위험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연구진은 건물 자체를 불에 강한 자재로 보강하고, 건물 주변 1.5m 이내(구역 0)의 가연물을 완전히 제거하는 방어 공간을 확보할 것을 권고했다. 이러한 조치만으로도 건물 소실 위험을 최대 52%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국내외 연구 결과는 무분별한 임도 건설이나 인위적인 숲가꾸기는 산불 예방의 정답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오히려 활엽수 중심의 내화수림 조성, 자연스러운 숲 구조 유지, 그리고 산림 인접 거주지의 과학적인 방화 설계가 대형 산불 시대에 우리를 지켜줄 진정한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국제유가 급등 여파에 국내 휘발유·경유 상승…3월 중순 이후 둔화

이번달 국제유가 급등 여파로 국내 주유소 판매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최근 들어 상승세가 둔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쟁에 따른 공급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뒤 휴전 기대감이 반영되며 조정 국면에 들어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26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두바이유는 2월 초 배럴당 64.98달러에서 3월 25일 기준 166.8달러로, 오만유는 65.05달러에서 166.79달러로 급등했다.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각각 66.3달러에서 108.65달러, 62.14달러에서 96.14달러로 상승했다. 특히 이달 5일 이후 모든 유종이 상승세로 전환됐으며, 9일부터 20일까지 두바이유와 오만유는 120달러를 웃돌며 급등 구간을 형성했다. 이 기간 두바이유 상승률은 약 70%에 달했다. 이후 이달 20일을 기점으로 국제유가는 완만한 조정세에 들어섰다. 국내 유가 역시 국제유가 흐름을 따라 상승했다. 이달 1일부터 7일까지 휘발유는 1694.6원에서 1881.3원으로 186.7원(11.0%) 올랐고, 경유는 1612.7원에서 1899.4원으로 286.7원(17.8%) 상승했다. 같은 기간 등유와 부탄 등 주요 제품도 일제히 가격이 뛰었다. 이후 이달 중순부터 상승 폭이 둔화되며 휘발유는 리터당 1900원대 초반, 경유는 1800원대 초반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유가 상승은 국제유가 급등이 일정 시차를 두고 국내 가격에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통상 원유 도입가격과 재고, 환율 등의 영향으로 국제유가 변동은 통상 수주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 이달 중순 이후 상승세 둔화는 시장 기대 변화에 따른 영향으로 해석된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공급 불안이 가격을 끌어올렸다면, 최근에는 휴전 가능성 등으로 공급 정상화 기대가 반영되며 상승 압력이 일부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분석 기간이 54일로 제한적이고 외부 변수는 반영되지 않아 중장기 추세 판단에는 한계가 있다. ※ 이 기사는 에너지경제신문이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으로 개발한 'AI 뉴스 어시스턴트' 시스템과 기자의 협업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데이터의 정밀성과 현장 취재를 결합해 보다 신뢰도 높은 뉴스를 제공합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원자력 세미나] 에너지 위기 대안 ‘SMR’…“2033년 조기 상용화 가능”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안보 위기 속에 소형모듈원자로(SMR)가 액화천연가스(LNG) 등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으로 꼽혔다. 특히 SMR은 전기 생산뿐만 아니라 열 공급, 수소 생산, 해수담수화까지 다양한 기능을 할 수 있어 대형원전보다 한국 환경에 더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SMR 특별법이 통과됨에 따라 본격적으로 SMR 산업을 키워야 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과 에너지경제신문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수력원자력 후원으로 '제9회 원자력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는 'SMR 시대 개막과 원전 패러다임의 전환'을 주제로 진행됐다. 이날 세미나 토론회 좌장을 맡은 백원필 한국원자력연구원 평가위원은 “이번 전쟁으로 과거 유럽이 겪었던 가스 공급의 불안정성이 다시 확인됐다"며 “과거 탈원전 과정에서 원전을 줄이고 가스로 대체할 수 있다고 쉽게 생각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우리나라는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국내 LNG 수요의 약 20%를 조달하고 있는데, 해협 봉쇄 위기 속에서 LNG 수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SMR은 데이터센터 인근에 전력을 공급할 뿐 아니라 열 생산도 가능한 발전원으로 꼽혔다. 임채영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총괄전략본부장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기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기가와트(GW) 단위까지 확대되고 있다"며 “SMR은 전력 생산뿐 아니라 고온 공정열 공급, 수소 생산, 해수 담수화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특정 지역에서는 대형 원전보다 SMR이 더 적합한 시장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SMR 확대를 위해서는 초기 시장 형성이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한곤 혁신형SMR기술개발사업 단장은 “전력시장에서 다른 전원과 경쟁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대량 생산을 통해 경제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용훈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현재 제도만으로는 SMR 전기를 실제로 소비할 수 있는 시장이 부족하다"며 “인허가 패스트트랙, 요금 자율화, 전력구매계약(PPA) 등을 포함한 'SMR 에너지 특구'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SMR 특별법의 하위법령이 잘 마련되면 상용화 시기가 단축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정부는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SMR 상용화 시기를 2035년으로 설정하고 있다. 문주현 단국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SMR 노형인 SMART100은 2033년, i-SMR은 2034년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SMR 특별법 하위법령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040년 석탄발전 폐지 이후 부지를 활용하면 SMR 건설비를 최대 35%까지 줄일 수 있고, 석탄발전 노동자의 약 75%를 고용 승계할 수 있다는 해외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김소희 의원은 이날 세미나에서 “전력수요 대응과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SMR은 매우 현실적인 선택지"라며 “12차 전기본에 SMR 확대 방안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이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원자력 세미나] “중동 전쟁으로 원전 중요성 재확인… SMR, 재생에너지 보완 역할”

올해 소형모듈원자로(SMR)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초기 시장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첫 투자에는 부담을 가지는 만큼 초기 시장을 잘 열어줘야 투자가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과 에너지경제신문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수력원자력 후원으로 'SMR 시대 개막과 원전 패러다임의 전환'을 주제로 '제9회 원자력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열린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SMR 특별법 통과에 따른 SMR 산업 육성 방법에 대해 심층적으로 논의했다. 법 통과를 계기로 SMR 산업 육성을 본격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이면서 제도적 기반 마련과 정책 지원 필요성이 강조됐다. 특히 이번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가스발전에 의존하는 에너지 수급의 취약성이 드러나면서 원전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됐다. 좌장을 맡은 백원필 한국원자력연구원 평가위원은 “이번 전쟁으로 과거 유럽이 겪었던 가스 공급의 불안정성이 다시 확인됐다"며 “과거 탈원전 과정에서 원전을 줄이고 가스로 대체할 수 있다고 쉽게 생각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계기로 원전의 입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SMR은 가스발전을 대체할 발전원이지만 대형 원전보다 유연하게 발전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재생에너지는 발전량이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이를 SMR이 보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노동석 서울대학교 원자력정책센터 연구위원은 “SMR은 선택이 아니라 우리 전력 시스템 안정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전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계통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백업 설비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현재의 배터리·양수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탄소를 배출하는 가스발전을 대체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SMR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 연구위원은 이어 “앞으로 전력계통 운영의 난이도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며 “이미 원전 출력 조정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계통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새로운 전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SMR이 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전력 시스템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며 “지금은 중간에 멈출 수 없는 '기호지세(騎虎之勢)'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SMR 산업 성공의 핵심 과제로 초기 시장 확보를 제시했다. 그는 “SMR은 소수 건설로는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일정 규모 이상의 반복 건설이 전제돼야 한다"며 “국내에서도 일정 수준의 수요와 발주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지 않으면 민간 투자 유치는 쉽지 않다"며 “수용성 확보와 함께 시장·제도 여건을 동시에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SMR 특별법에서 경제성을 고려한 시행령과 예상 가능한 규제가 마련되길 바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한곤 혁신형SMR기술개발사업 단장은 “SMR 특별법이 통과된 것은 다행이지만 상용화 단계에서의 지원이 충분히 강조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며 “사업자들을 만나보면 대부분 첫 번째 사업자가 되기보다는 두 번째부터 참여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김 단장도 SMR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초기 시장 확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SMR 사업은 안정성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전력시장에서 다른 전원과 경쟁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대량생산을 통해 경제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행령이 구체화될 때 세제 혜택 등 경제성을 높일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독립성이 유지되면서 규제가 예측 가능하게 작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SMR의 수출 경쟁력 확보도 중요한 과제로 꼽혔다. 김용수 한국수력원자력 SMR사업실장은 “국내 시장만으로는 SMR 산업을 키우기 어려운 만큼 해외 선도 기업과 협력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선 국내 초도기 건설을 통해 실증 기반을 확보하고 이를 수출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라며 “특히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한미 협력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원전 수출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기자재 기업들의 동반 진출"이라며 “현재 약 350여 개 국내 원전 기자재 업체가 SMR 공급망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혁신형 SMR 사업은 부지 공모, 인허가, 설계 고도화가 동시에 추진되고 있으며 2030년대 초 건설, 중반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술 개발과 함께 규제 체계, 공급망, 금융 지원 등이 동시에 갖춰져야 사업화가 가능하다"며 “특히 중소·중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과 산업 생태계 구축이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내에 SMR 전기를 소비할 수 있는 특구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정용훈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SMR을 잘 만들어 해외에 수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를 국내에서 어떻게 활용하느냐"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제도만으로는 SMR 전기를 실제로 소비할 수 있는 시장이 부족하다"며 “인허가 패스트트랙, 요금 자율화, 전력구매계약(PPA) 등을 포함한 'SMR 에너지 특구'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정 교수는 “대한민국 안에 또 하나의 경제 시스템을 만드는 수준의 접근이 필요하다"며 “SMR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특구를 조성해 산업과 전력을 결합한 새로운 성장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은 장기간 안정적인 전력 가격이 보장되면 투자에 나설 수 있다"며 “20~30년 단위의 전력 가격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초기 단계에서는 기존 원전을 활용한 전력 공급과 SMR 도입 이후 상환 구조를 결합하는 방식도 제시했다. 그는 “초기에는 기존 원전 전력을 활용하고 이후 SMR이 가동되면 이를 통해 상환하는 구조를 만들면 사업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며 “민간 중심의 장기 계약이 형성되면 정권 변화와 관계없이 사업 지속성도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인구 원자력안전위원회 SMR규제연구추진단장은 이날 토론회 방청객으로 참여해 최대한 혁신을 저해하지 않는 방향으로 규제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SMR 시대는 기존 규제 틀을 그대로 적용해서는 구현하기 어려운 만큼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SMR은 여전히 기술과 시장이 함께 형성되는 과정에 있어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결국 SMR 시대의 핵심은 이러한 불확실성을 어떻게 관리하고 목표 시점을 앞당길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특히 규제 문제와 관련해 “안전 규제는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과정이지만 실제로는 그 외 다양한 제도적·외부 규제가 더 큰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SMR 특별법 등에서 논의되는 규제 개선 역시 보다 포괄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원안위가 최근 발표한 SMR 규제체계 로드맵은 단순한 제도 정비를 넘어 '규제 패러다임 전환의 출발점'이라는 의미를 갖는다"며 “규제기관 역시 혁신을 저해하지 않도록 최대한 유연하게 대응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