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국간 자원 전쟁, 지구 마지막 유산 ‘심해’마저 훼손

강대국간 자원 전쟁, 지구 마지막 유산 ‘심해’마저 훼손

지구 표면의 약 70%를 차지하는 바다는 인류에게 여전히 낯선 공간이다. 그중에서도 수천 m 수심 아래의 심해저는 인간이 직접 관측한 면적이 5%에도 미치지 못하는, 말 그대로 '지구의 마지막 미개척지'로 남아 있다. 이 미지의 공간이 이제 전 지구적 에너지 전환과 자원 안보 경쟁의 최전선으로 떠오르고 있다. 탄소중립을 목표로 한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전기차, 재생에너지 설비, 전력 저장 장치에 필수적인 니켈·코발트·구리와 희토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일본은 최근 태평양 미나미토리시마..

[단독] 한전KPS, LX인터 인도네시아 수력발전 지분 인수 추진

한전KPS가 인도네시아 수력발전 사업 지분 확보를 추진하는 등 해외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23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한전KPS는 LX인터내셔널이 인도네시아에서 운영 중인 하상(Hasang) 수력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지분 참여 및 발전사업 공동 진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김홍연 사장이 조만간 현지를 방문해 발전사업 투자와 운영 역량을 결합하는 방식의 협력 모델을 논의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하상 수력발전소는 인도네시아 북수마트라 지역에 위치한 설비용량 41MW 규모의 신재생 발전설비로, 수로 낙차를 활용해 무탄소 전력을 생산하는 프로젝트다. 약 15만 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특히 이 사업은 최근 인도네시아 환경부로부터 파리협정 제6.4조 기반 탄소감축 사업으로 공식 승인됐다. 파리협정 체제는 기존 교토의정서 청정개발체제(CDM)를 대체하는 국제 탄소감축 메커니즘으로, 국가 간 온실가스 감축 실적을 국제적으로 이전·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도다. 2021년 체제 발효 이후 인도네시아 정부가 자국 프로젝트를 공식 승인한 첫 사례로 평가된다. LX인터내셔널은 인도네시아에서 확보한 탄소배출권을 국내 배출권 시장 또는 글로벌 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회사 측은 하상 수력발전 사업에서 연간 약 21만 톤 규모 탄소감축 실적을 확보하고, 팜 농장 바이오가스 발전사업까지 포함해 연간 31만 톤 규모 탄소배출권 포트폴리오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한전KPS가 지분 참여에 나설 경우 단순 운영·정비(O&M)를 넘어 발전 수익과 탄소배출권 수익을 동시에 확보하는 구조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발전 자산 투자와 탄소시장 비즈니스가 결합된 해외사업 모델"이라며 “국내 공기업이 탄소감축 사업에 직접 참여하는 의미 있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협력은 국내 에너지 기업들의 해외사업 전략 변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과거 해외 발전사업이 EPC(설계·조달·시공)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발전 지분 투자 △장기 운영 참여 △탄소배출권 확보를 결합한 수익형 모델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감축사업을 통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력 수요 증가와 에너지 전환 정책이 동시에 진행 중인 인도네시아는 한국 기업들의 해외 신재생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이 향후 동남아 지역 추가 수력·재생에너지 프로젝트 발굴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케이엔알시스템, 아마존로보틱스와 기술협업 착수… 글로벌 물류로봇 시장 진입

케이엔알시스템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의 로봇 자회사와 기술 협업 체계를 구축하며 글로벌 물류로봇 시장 진입에 나섰다. 케이엔알시스템(대표 김명한)은 23일 아마존의 물류자동화 솔루션 기업인 아마존로보틱스(Amazon Robotics)와 '로봇용 액추에이터 성능 검증 시스템 개발 프로젝트'를 위한 기술 협업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을 통해 케이엔알시스템은 아마존로보틱스의 정식 판매기업(Vendor) 등록을 완료했으며, 로봇 핵심 구동부품인 액추에이터의 성능 검증 시스템 공동 개발을 위한 기술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아마존로보틱스는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본사를 둔 물류 자동화 전문기업으로, 전 세계 아마존 물류센터에 100만 대 이상의 로봇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아마존 배송 공정의 약 75%에 로봇 기술이 적용될 정도로 글로벌 물류 자동화 분야의 핵심 기업으로 평가된다. 단순 이동 로봇을 넘어 인공지능(AI)과 물리적 로봇 시스템을 결합한 '피지컬 AI' 기술을 기반으로 초고속 배송 체계를 구현하며 물류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케이엔알시스템은 이번 협업을 통해 글로벌 물류 자동화 생태계에 직접 참여하게 됐다. 양사는 최근 시스템 통합(System Integration, SI) 작업을 완료했다. 이는 케이엔알시스템의 정밀 시험장비와 아마존로보틱스 제어 시스템을 연동하는 과정이다. 구체적으로는 액추에이터 생산 최종 단계에서 수행되는 성능검사(End-of-Line, EOL)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아마존로보틱스 시스템에 전송하고 이를 생산 최적화에 활용하는 기술 기반을 구축했다. 양사는 오는 6월까지 기존 수동 교정 공정을 자동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후 검증된 기술을 기반으로 '로봇용 액추에이터 전용 검사장비 표준모델'을 확정해 2026년 말까지 아마존로보틱스 생산 거점에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케이엔알시스템은 이번 협력을 단순 장비 공급을 넘어 전략적 기술 제휴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전동 모터와 유압 액추에이터를 결합한 '로봇용 하이브리드 액추에이터'를 아마존로보틱스의 자율이동로봇(AMR) 플랫폼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김명한 대표는 “단계별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아마존로보틱스의 글로벌 로봇 레퍼런스를 확보하게 된다"며 “AI와 피지컬AI가 결합된 차세대 물류로봇 시장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출력 하드웨어 기술과 아마존의 군집주행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기존 한계를 뛰어넘는 초고중량 물류로봇 개발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케이엔알시스템은 산업용 특수 로봇 분야에서 기술력을 축적해온 기업이다. 심해 작업 로봇과 제철소 용광로 관리 로봇이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되고 있으며, 소형 서보밸브 국산화와 고성능 다목적 유압 로봇팔 개발에도 성공했다. 최근에는 원전 중수로 방사화 구조물 절단 플랫폼 제작 계약을 체결하며 원전 해체 시장에 진출했다. 회사는 올해 말 최대 가반하중 600kg급 이족보행 대형 로봇 '슈퍼휴머노이드'를 공개할 계획이다. 개발이 완료될 경우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일하는' 이족보행 로봇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아마존로보틱스와의 협력이 산업용 특수 로봇 중심이었던 케이엔알시스템의 사업 영역을 글로벌 물류 자동화 시장으로 확장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환경포커스] 황사와 함께 세균도 날아온다…평소 5~6배로 늘어나

지난 22일 한반도의 하늘이 누렇게 변했다. 서울 등 수도권은 물론 전국 대부분 지방에서 짙은 황사가 관찰됐다. 황사는 미세먼지 농도를 급격히 높여 시야를 가리고 호흡기·심혈관 질환을 악화시킨다. 농작물 피해, 토양·수질 오염까지 초래하는 복합 환경·보건 재난이다. 전문가들은 더 나아가 황사가 눈에 보이지 않는 생물학적 위험을 함께 실어 나르고 있다고 경고한다. 바로 황사 먼지 속에 다량의 세균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22일 수도권·충청권 '황사 위기경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2일 오후 2시 서울·경기 지역을 시작으로 이날 밤까지 전국 각 시·도에 황사 위기경보 '주의' 단계를 순차적으로 발령했다. 이번 황사는 전날 고비사막과 내몽골고원에서 발원해 강한 북서풍을 타고 빠르게 한반도로 유입됐다. 황사 경보 '주의 단계'는 황사로 인해 미세먼지(PM-10) 농도가 ㎥당 300㎍(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 이상인 상태가 2시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이날 서울 서초구에서는 오후 1시경 미세먼지 농도가 1시간 평균 460 ㎍/㎥까지 이르러 '매우 나쁨' 기준(150㎍/㎥)의 3배를 넘어섰다. 경기 이천시 장호원읍에서는 오후 2시 592㎍/㎥까지 치솟았다. 전북 익산시 춘포면 측정소에서는 이날 오후 3시 기준으로 781㎍/㎥을 기록하기도 했다. ◇황사는 '모래'가 아니라 '운반체'다 황사가 진정한 위협으로 평가되는 이유는 모래 입자 자체보다, 그 표면에 붙어 이동하는 중금속 등 유해물질과 미생물 때문이다. 황사 입자는 발원지에서 떠오른 토양 입자에서 시작되지만, 산업지대를 통과하면서 중금속과 각종 유해 화학물질을 흡착한 채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국내외 연구에 따르면 황사 발생 시 대기 중 먼지에는 납(Pb), 카드뮴(Cd), 비소(As), 수은(Hg) 등 인체에 축적될 경우 건강 피해를 일으킬 수 있는 중금속 성분이 평소보다 높은 농도로 포함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황사가 중국 북부와 동북부의 공업지대를 거쳐 유입될 경우, 석탄 연소 과정에서 발생한 금속성 입자나 산업 배출 잔류물이 황사 입자 표면에 부착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 과정에서 황사는 단순한 자연 먼지가 아니라 '자연 기원 먼지 + 인위적 오염물질'이 결합된 복합 오염체로 성격이 바뀐다. 문제는 이러한 화학물질이 호흡기를 통해 인체로 유입될 수 있을 뿐 아니라, 강수와 함께 토양·하천·농경지로 침적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부 중금속은 체내에서 쉽게 배출되지 않아 장기적으로 신경계·신장·심혈관계에 부담을 줄 수 있으며, 농작물에 흡수될 경우 먹이사슬을 따라 축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PM10·PM2.5) 관리가 주로 '농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황사와 같은 장거리 이동 먼지에 대해서는 '성분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같은 농도의 먼지라도, 어떤 금속과 화학물질을 포함하고 있는지에 따라 건강 위험도는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몽골 현지 토양 미생물의 수송체 역할도 황사가 실어 나르는 것은 오염물질만이 아니다. 황사는 일종의 '미생물 수송체'로 작동한다. 대륙의 토양에 서식하던 세균과 곰팡이를 수천 ㎞ 떨어진 지역까지 실어 나른다. 부산대 미생물학과 김태관 교수 연구팀은 2019~2022년 사이 3년 이상 황사 발생 전·중·후의 대기 시료를 체계적으로 수집·분석한 연구 결과를 지난달 '응용 환경 미생물학(Applied and Environmental Microbiology)' 국제 저널에 논문으로 발표했다. 연구팀은 단순한 먼지 농도 비교가 아니라, 공기 중에 부유하는 세균의 절대량과 구성 변화를 정밀 측정함으로써 황사가 대기 미생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했다. 그 결과 황사가 관측된 기간에는 공기 1㎥당 세균 농도가 평상시 대비 평균 5.5배, 조건에 따라서는 최대 6.2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황사 발생 시 채집한 대기 부유먼지 시료에서 세균의 DNA를 직접 추출한 뒤, 세균 분류와 계통 분석에 표준적으로 사용되는 유전자(16S rRNA 유전자) 영역을 중합효소연쇄반응(PCR)로 증폭해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이렇게 확보한 염기서열을 몽골 및 중국 사막 지역 토양에서 채취한 세균 데이터와 비교했다. 황사 시 공기 중에서 검출된 주요 세균으로는 토양에 서식하는 바실러스(Bacillus)와 블라스토코쿠스(Blastococcus) 등이 포함됐다. 유전자 분석 결과, 이들 세균은 몽골과 중국 사막 지역 토양에서 채취한 세균과 높은 수준의 유전적 일치성을 보였다. 이는 황사가 실제로 발원지 토양의 미생물 군집을 거의 그대로 동아시아 대기권으로 이동시키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황사 입자가 단순한 '운반 수단'을 넘어, 미생물이 장거리 이동 과정에서 생존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실험적으로 확인했다.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황사 입자에 부착된 세균이 강한 자외선과 극심한 건조 환경에 직접 노출될 때보다 훨씬 높은 생존율을 보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황사 입자가 미생물을 감싸는 일종의 '미세 방패막'으로 작용해, 사막에서 발생한 세균이 수천 ㎞ 떨어진 한반도까지 살아 있는 상태로 도달할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이들 세균 대부분이 즉각적인 감염병을 일으키는 병원체는 아니지만, 일부는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거나 호흡기 점막에 염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나 호흡기 질환자에게는 장기적·누적적 노출이 건강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황사를 단순한 대기 오염 현상이 아니라 미생물 노출이 동반되는 생물학적 환경 사건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사는 줄지 않았다"… 계절도, 빈도도 바뀌고 있다 최근 수년간 한반도의 황사 양상은 분명히 달라지고 있다. 민간 기상업체 케이웨더 분석에 따르면, 2021~2023년 봄철 평균 황사 일수는 7.9일로, 평년(1991~2020년 평균 5.4일)을 크게 웃돌았다. 더 이상 황사는 '봄철 손님'에 그치지 않고, 가을과 겨울에도 반복적으로 관측되고 있다. 근본 원인은 발원지의 급격한 환경 변화다. 몽골은 현재 국토의 약 77%가 사막화 영향을 받고 있으며, 지난 80여 년간 평균 기온이 2.49도 상승해 전 지구 평균보다 두 배 빠른 온난화를 겪고 있다. 식생이 사라지고 토양이 메마르면서, 모래폭풍 발생 빈도는 약 55년 동안 세 배 이상 증가했다. 기후변화가 황사에 미치는 영향은 단선적이지 않다. 발원지의 고온·건조화는 황사 발생 가능성을 높이지만, 실제로 한반도에 피해를 주는지는 대기 순환과 기류 구조에 달려 있다. 국립기상과학원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황사 발생 '잠재력'은 커지고 있지만, 우리나라에 얼마나 강하게 영향을 미칠지는 바람의 경로와 속도가 결정한다"고 설명한다. 최근 연구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몽골 지역에서 형성되는 온대저기압, 이른바 '몽골 회오리바람'이 과거보다 느리게 이동하면서 강한 북풍을 장시간 유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음을 지적한다. 이 바람이 대규모 황사와 미생물을 한반도와 중국 동부로 실어 나르는 주된 통로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황사는 관리 대상 재난" 황사 위기 경보 '주의' 단계가 발령되면 각 가정에서는 모든 창문과 출입문을 닫아 황사 유입을 차단하고, 경계·심각 단계 발령되면 실외활동을 피하고, 불가피하게 외출해야 할 경우에는 보호안경과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실내에서는 공기청정기를 최대한 가동할 필요가 있다. 건설 현장 등 야외 작업자는 작업 시간을 조정하고 작업 시 반드시 보호 장비를 착용해야 한다. 황사 심한 날은 야외 작업을 중단하고, 야적물과 장비 등에 먼지가 앉지 않도록 덮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황사가 더 불규칙하고, 더 생물학적으로 복합적인 재난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에 따라 단기적인 마스크 착용이나 행동 요령을 넘어 발원지 관리와 국제 협력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사막화 진행을 늦추고 토양을 안정화하는 조림 사업 등에서 국제 협력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여헌우의 산업돋보기] 中 TCL, 삼성 누르고 출하량 1위…‘TV 왕좌’ 노린다

중국 가전기업들이 우리나라가 차지하고 있는 '글로벌 TV시장 왕좌'를 위협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주요국에서 물량 공세를 펼치면서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브랜드 순위에서는 삼성전자가 아직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국가별로 합산하면 이미 중국이 한국을 넘어선 상태다. 우리 기업들은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에 최종 방어선을 구축하고 중국의 공세를 버텨낸다는 전략을 짜고 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이나 인공지능(AI) TV 등을 적극 개발하며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생각이다. 22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TCL·하이센스 등 중국 기업들은 저가형 제품을 앞세워 전세계 TV 시장을 석권해 나가고 있다. ◇ 전세계 누비는 中 기업…매출·출하량 점유율 급성장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는 크게 두 가지다. 기업의 매출액과 출하량을 기준으로 점유율을 추산한 것이다. 일단 출하량으로 따지면 중국기업의 영향력이 더 큰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자료를 보면, TCL은 지난해 12월 출하량 기준 글로벌 TV 시장에서 16%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매번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던 삼성전자를 넘어선 것이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13%의 점유율로 2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하이센스(12%), LG전자(8%)가 쫓고 있다. 연간으로는 삼성전자가 아직 TV 왕좌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TV 전체 시장의 15%를 차지했다. TCL은 13%, 하이센스는 12%, LG전자는 9%의 점유율을 각각 기록했다. 합산하면 한국 주요 플레이어는 24%, 중국은 25%를 가져간 셈이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아직 우리 기업들 입김이 세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의 TV 시장 매출액 기준 점유율은 29.0%로 집계됐다. LG전자는 15.2%로 2위를 수성했다. TCL(13.0%)과 하이센스(10.9%)는 아직 우리 뒤쫓는 형국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최근 몇 년간 삼성·LG전자가 점유율을 겨우 지키는 가운데 '메이드인 차이나' TV가 무서운 속도로 세력을 넓혀가고 있는 추세다. 옴디아의 출하량 기준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에서 자료에서 삼성전자는 2006년 이후 2024년까지 19년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성적이 발표되면 이 기록은 20년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중국기업들이 공세를 본격화한 2020년대 들어 하락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2020년 21.9%였던 삼성전자의 전세계 TV 시장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2021년 19.8% △2022년 19.6% △2023년 18.6% △2024년 17.6%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같은 기간 LG전자 영향력도 11.5%에서 10.8%로 줄었다. 순위 역시 떨어졌다. 이 시기 TCL이 10.7%에서 13.9%로, 하이센스가 8.1%에서 12.3%로 점유율을 각각 높였기 때문이다. TCL이 '전통의 강자' 소니 TV·홈오디오 사업을 넘겨받았다는 점도 변수다. TCL과 소니는 합작법인을 만들어 소니 TV 사업 등을 영위하기로 최근 합의했다. 지분은 양사가 각각 51%, 49% 보유하지만 경영권을 TCL이 가져간다. 업계는 사실상 TCL이 소니의 TV 사업부를 인수했다고 본다. 소니 브랜드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자체는 2% 수준으로 존재감이 크지 않다. 그럼에도 일본 등 특정시장에서는 아직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TCL이 저가로 만든 제품에 소니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입힐 수 있다는 점도 삼성·LG전자 입장에서는 눈여겨보고 있는 대목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밥 오브라이언 디렉터는 “TCL은 수개월간 (출하량 기준) 점유율을 확대해 왔다"며 “TCL이 소니와 협력을 통해 프리미엄 세그먼트에서 입지를 점진적으로 강화한다면 향후 삼성전자에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 LCD 제품 경쟁은 사실상 패배…프리미엄 제품에 '방어선' 구축 업계는 삼성·LG전자가 저가형 LCD TV 시장에서는 중국 기업을 이기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미 공급망 자체가 무너졌다는 이유에서다. TCL·하이센스·샤오미·메이디 등은 BOE·CSOT 같은 중국 기업들로부터 LCD 패널을 저가에 매입한다. CSOT는 TCL의 자회사다. 삼성·LG전자에 패널을 공급하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중국의 저가 공세를 이겨내지 못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2년, LG디스플레이는 작년 대형 LCD 사업에서 각각 철수했다. 공급 과잉에 따른 수익성 하락을 버티지 못한 것이다. 삼성·LG전자는 저가형 LCD TV를 만들기 위해 중국 기업들에게 패널을 사와야 하는 처지가 됐다. 여기에 중국이 여전히 '세계의 공장' 지위를 누리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한국은 고임금 저효율구조 고착화로 현실적으로 TV를 생산하기 힘든 나라가 됐다. 삼성·LG전자 역시 보급형 모델의 전량을 베트남·멕시코·헝가리 등 해외에서 만든다. 일부 프리미엄 제품들에만 '메이드 인 코리아' 라벨이 붙는다. 반면, 중국의 '메이드 인 차이나' TV 제조 기반은 공고하다. 미국이나 유럽 등 대형 유통체인에서 판매하는 주문자상표부착(OEM)이나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 TV의 상당수가 중국에서 만들어진다. 국내 대형마트나 전자제품 판매점에서 볼 수 있는 자체브랜드(PB) 제품도 대부분 중국산이다. 제조 관점에서 보면 글로벌 TV 시장 주도권은 중국이 이미 가져갔다는 뜻이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은 결국 중국산 공세를 이겨낼 해법을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서 찾고 있다. 옴디아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4년 2500달러(약 362만원) 이상 고가 TV 시장에서 삼성전자 매출 기준 점유율은 49.6%에 달했다. LG전자는 30.2%를 차지했다. TCL과 하이센스는 각각 1.6%, 0.9%에 불과했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기술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TV가 사용자의 취향 등을 반영해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도록 만들고 있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최대 가전제품 전시회 CES 2026에 참가해 130형 마이크로 RGB(빨강·초록·파랑) TV를 공개해 주목받았다. 지난해 8월 115형 마이크로 RGB TV를 세계 최초로 출시한 데 이어 곧바로 상품성 개선 모델을 선보인 것이다. 마이크로 RGB TV는 스크린에 마이크로 크기의 LED를 미세하게 배열한 컬러 백라이트를 적용한 게 특징이다. 이를 통해 색상을 각각 독립적으로 정밀 제어할 수 있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LG전자도 강점을 지닌 OLED 기술 고도화에 힘을 쏟고 있다. 전세계 OLED TV 판매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만큼 상품성을 더욱 강화해 경쟁 업체들이 들어오기 힘든 진입장벽을 쌓는다는 전략이다. 제품에 AI 기능을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공략하는 등 새로운 시도도 계속 하고 있다. LG 역시 CES 2026에서 9㎜대 두께의 무선 월페이퍼 TV 'LG 올레드 에보 W6'를 선보였다. 패널부터 파워보드, 메인보드, 스피커에 이르는 모든 부품에 초슬림화 기술을 적용해 연필 한 자루 두께에 스피커까지 내장한 TV를 만들어내 경쟁사와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공직기강 풀렸나…산림청장 음주사고 다음날 전국 산불 12건 발생

김인호 산림청장이 음주운전 사고로 임명 6개월만에 직권면직 조치된 가운데, 당시 전국은 건조특보에 강풍특보까지 예보돼 산불 경계령이 내려진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김 청장 면직 이후 전국에서 17건의 산불이 발생했고, 1건은 아직도 진화 중이다. 22일 산림청에 따르면 김 청장이 음주운전 사고로 직권면직된 20일부터 현재까지 전국에서 17건의 산불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16건은 진화됐지만, 경남 함양군 마천면 산불은 아직도 진화 중이다. 김 청장은 지난 20일 오후 10시50분께 성남시 분당구 신기사거리에서 음주 상태로 본인 소유의 승용차를 운전하다 버스와 승용차 등 차량 2대를 잇달아 들이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김 청장을 형사 입건했고, 21일 이재명 대통령은 김 청장을 직권면직 조치했다. 임명 6개월만이다. 김 청장이 음주사고를 낸 당일은 전국에 산불 경계령이 내려져 있었다. 산림청에 따르면 강원 동해안과 전남 동부, 경상권 일부, 충북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건조특보가 발효되고, 강풍특보도 예보됨에 따라 전국적으로 대형 및 동시다발 산불 발생 가능성에 대비하고 대응체계도 마련한 상태였다. 실제로 김 청장이 사고를 낸 20일에만 3건의 산불이 발생했고, 21일에는 12건, 22일에는 2건의 산불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산림청 자체 진단에서도 산불 가능성이 매우 높고, 실제로 산불이 났었음에도 불구하고, 총 책임자인 청장은 아랑곳없이 술을 마시고 음주운전에 사고까지 낸 것이다. 일각에서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정에 어수선한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공직기강이 풀린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 청장은 신구대 환경조경학과 교수 출신으로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과 환경교육혁신연구소장 등을 지냈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인 작년 8월 산림청장으로 임명됐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김성우 시평] 정책과 시장의 조화가 기회다

김성우 김앤장 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장/기후대응기금 운용심의위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더 이상 온실가스를 규제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온실가스 규제 기반이 된 '위해성 판단(endangerment finding)'을 폐기한 것이다. 위해성 판단이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2009년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화합물, 육불화황 등의 온실가스가 공중보건 및 복지에 위협이 된다는 결론이다. 미 행정부는 그 동안 이를 통해 자동차나 발전소 그리고 공장의 온실가스 배출 제한 등 다양한 기후대응 정책을 추진해왔는데, 그 근거가 사라진 것이다. 이렇게 영향이 큰 정책 변화의 배경에는 온실가스를 적게 배출하지만 비싼 청정에너지 대신 풍부한 화석연료가 미국 산업 경쟁력 강화에 필요하다는 트럼프의 인식과 화석연료 관련 산업계 후원자들의 요구가 자리하고 있다는 주장이 많다. 사실 위해성 판단의 폐기는 이미 작년 여름에 예고된 바 있다. 2025년 7월, 미국 환경보호청(EPA, U.S. Environmental Protection Agency)은 온실가스 규제의 전제 조건인 위해성 판단을 폐기하고 신차 제조사의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없애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미 예견된 정책 변화였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내 시장의 흐름은 위해성 판단 폐기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올해 1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이 발표한 공식 전망에 따르면, 2025년 대비 2027년까지 석탄발전량은 약 10% 감소하는 반면 태양광발전량은 46%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온실가스 배출 제한이 사라져 화석연료의 사용을 늘리는 정책 방향과 반대의 전망이다. 이는 저렴한 가격과 빠른 설치가 절실한 현재 미국 전력 시장의 니즈가 정책 변경보다 더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1월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 기업인 우드맥킨지(Wood Mackenzie)의 발표에 따르면, 북미의 균등화 발전비용(LCOE, Levelized Cost of Energy)의 경우, 태양광발전이 MWh당 약 50달러인 반면 석탄발전은 200달러에 육박하므로, 정책의 변동 시그널 보다 시장의 재무 시그널이 강하게 작용한다는 해석이다. 미국의 저탄소 전문 벤처캐피털인 안젤레노 그룹(Angeleno Group)의 대니얼 와이스(Daniel Weiss) 매니징 파트너는 “청정기술의 도입은 정치나 정책보다는 시장과 경제 논리에 의해 움직이는 경향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고 강조하며, “자본 시장이 혼란스럽고 격동적인 시기를 겪고 있지만, 그 안에는 매우 흥미로운 기회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청정기술 시장이 점차 정책 보다 경제 논리에 의해 움직이는 경향이 강해진다는 것은 기업에게 기회가 커진다는 의미다. 이 시점에 먄약 우리가 미국과 달리 정책과 시장의 방향을 일치시킨다면 그 기회를 선점할 확률이 높아진다. 예컨대, 올해 1월 발표된 재정경제부의 '2025년 세제개편 후속 시행령 개정안'이 좋은 출발점이다. 정부는 경제 대도약 지원을 위한 과제로 미래 전략 산업에 대한 지원 강화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그 핵심 수단인 R&D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는 국가전략기술과 신성장·원천기술의 범위를 대폭 확대했다. 즉, 국가전략기술 차원에서 에너지 효율 향상 반도체와 환경친화적 첨단 선박의 운송·추진 기술, 그리고 청정수소 생산 기술과 같은 미래 핵심 분야의 세부 기술들을 신설하거나 범위를 넓혔다. 이와 더불어 철강 및 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의 전환을 위해 신성장·원천기술 내 탄소중립 분야의 세부 기술 또한 폭넓게 신설하고 확대하였다. 유례없는 의무감축을 직면한 기업입장에서 대규모 기술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을 앞두고 세제혜택의 활용가능성을 검토하거나 기존 투자에 대한 경정청구 가능성을 살펴봄으로써, 기술확보와 비용절감의 동시 추구가 가능해진 것이다. 물론, 일반 세액공제 대비 월등히 높은 공제율을 적용하는 만큼, 기술적 명확성(기술정의 부합여부 및 성과 입증)과 객관적 소명(경과관리 체계화)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관련 기술에 대한 지원 확대 추세하에서, 기술 탐색 및 투자 계획 단계부터 기술 요건과 세제 혜택을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정교한 전략이 수반된다면, 기술 투자 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시장 기회를 선점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처럼 핵심기술 육성 정책과 청정기술 투자비 절감이라는 시장 니즈가 같은 방향으로 지속 흘러간다면, 특정 국가의 정책 변화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확대되는 글로벌 청정기술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bienns@ekn.co.kr

최태원 “AI 대전환기, 생존 위해 韓·美·日 함께 해법 찾아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금 우리가 맞이한 변화는 단순한 도전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생존을 좌우하는 구조적 현실"이라며 “이 전환기에 한국·미국·일본 3국이 어떻게 협력하느냐가 앞으로의 질서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최 회장은 20~21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샐러맨더 호텔에서 열린 '트랜스퍼시픽다이얼로그(TPD) 2026' 행사에 참석해 인공지능(AI)이 바꿀 미래에 대해 내다보며 이같이 말했다. 최종현학술원이 주최하는 TPD는 한·미·일 전·현직 고위 관료와 세계적 석학, 싱크탱크, 재계 인사들이 모여 동북아와 태평양 지역의 국제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경제·안보 협력 해법을 모색하는 집단 지성 플랫폼이기도 하다. 2021년 시작돼 올해 5회째를 맞았다. 최종현학술원 이사장 자격으로 참석한 최 회장은 “우리는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불확실성이 높은 '뉴노멀(New Normal)' 시대를 지나고 있다"며 대전환을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AI'를 지목했다. 그는 “신기술은 새로운 해결책이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모든 것을 무너뜨릴 수 있는 거대한 변동성을 동반한다"며 “AI가 전 세계의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AI에 필요한 전력 수요를 적기에 충족하지 못할 경우 사회 전체가 큰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며 “새로운 기술과 시스템을 통해 친환경적이면서도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AI 경쟁을 멈출 수 없는 상황에서, 막대한 AI 인프라 비용을 감당할 자본과 자원이 있어야 AI 설루션을 확보하고 경쟁의 선두 주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AI 대전환기 속에서 이제는 도전 과제를 파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해법을 만들어 가야 할 때"라며 “한·미·일 3국의 긴밀한 협력은 새로운 시대를 여는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TPD는 △글로벌 질서 변화와 3국 협력 △AI 리더십 경쟁과 산업 변화 △금융 질서 재편 △차세대 원전과 에너지 협력 △긴장 시대의 안보 동맹 등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됐다. '글로벌 질서와 지정학'을 다룬 첫번째 세션에는 스티븐 월트 하버드대 교수, 존 아이켄베리 프린스턴대 석좌교수, 전재성 서울대 교수,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보좌관, 스즈키 가즈토 도쿄대 교수 등 국제 정치외교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변화하는 글로벌 질서와 대응 방향을 공유했다. 'AI 세션'에서는 최예진 스탠퍼드대 교수 겸 엔비디아 AI연구 선임 디렉터가 기조 발표에 나섰다. 이후 구글, NTT, SK텔레콤, 트웰브랩스 등 산업계와 정책 전문가, 차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참여해 AI 경쟁과 산업 확산 및 거버넌스 이슈를 다뤘다. 둘째 날에는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지정학·외교정책 담당 소장과 최종건 연세대 교수 등이 참여한 '중국 특별 세션'이 진행됐다. 이어진 '금융 세션'에는 제프리 프랜켈 하버드대 교수, 배리 아이켄그린 UC버클리 교수, 권구훈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 등이 참석했다. '에너지 세션'에는 댄 포네만 전 미국 에너지부 부장관, 마에다 다다시 일본국제협력은행(JBIC) 회장, 제러드 에이건 미 국가에너지지배위원회(NEDC), 임승열 한국수력원자력 사업개발처장, 키하라 신이치 일본 경제산업성 국제탄소중립정책총괄조정관, 아미르 벡슬러 센트러스 에너지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여해 차세대 원전과 에너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김유석 최종현학술원 대표는 “TPD 5주년을 맞아 급변하는 글로벌 질서 속에서 한·미·일 협력의 전략적 의미를 다시 짚어볼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AI, 에너지 등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분야에서 실질적 해법을 모색하는 논의의 장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기후 신호등] 강대국간 자원 전쟁, 지구 마지막 유산 ‘심해’마저 훼손

지구 표면의 약 70%를 차지하는 바다는 인류에게 여전히 낯선 공간이다. 그중에서도 수천 m 수심 아래의 심해저는 인간이 직접 관측한 면적이 5%에도 미치지 못하는, 말 그대로 '지구의 마지막 미개척지'로 남아 있다. 이 미지의 공간이 이제 전 지구적 에너지 전환과 자원 안보 경쟁의 최전선으로 떠오르고 있다. 탄소중립을 목표로 한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전기차, 재생에너지 설비, 전력 저장 장치에 필수적인 니켈·코발트·구리와 희토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일본은 최근 태평양 미나미토리시마 인근 자국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수심 약 5700~6000m 해저에서 희토류를 함유한 진흙을 실제로 채취·인양하는 시굴에 성공했다. 세계 최초다. 이 사건은 단순한 기술 성취를 넘어 중국의 희토류 '자원 무기화' 전략에 대응해 독자적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일본의 강력한 국가 전략을 상징한다. 동시에 인류가 지금까지 거의 손대지 않았던 심해 생태계를 본격적으로 산업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결정적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국제 사회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앞서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도 지난해 7월 최첨단 물리탐사연구선 탐해3호로 서태평양 공해상 첫 대양 탐사에 나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수심 5800m 지점의 코어링 시추를 통해 얻은 시료에서 최대 3100ppm, 평균 2000ppm의 고농도 희토류 부존을 확인한 것이다. KIGAM은 정밀 자원 탐사를 위해 오는 4월 2차 탐사에 나설 계획이다. ◇심해저에서 얻을 수 있는 전략 광물들 심해저에는 육상보다 훨씬 높은 농도의 전략 광물이 분포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해에서 얻을 수 있는 대표적인 자원은 세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는 망간단괴(polymetallic nodules)다. 수심 4000~6000m의 심해 평원에 감자 크기의 둥근 형태로 흩어져 있는 이 광물에는 니켈·코발트·구리·망간이 고농도로 함유돼 있다.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와 에너지 저장 시스템에 필수적인 금속들이 한꺼번에 들어 있다는 점에서 '돌 속의 배터리'로 불린다. 둘째는 코발트 리치 크러스트(cobalt-rich crusts)다. 해저산의 사면과 정상부를 얇게 덮고 있는 이 광물층은 코발트뿐 아니라 희토류와 백금족(族) 금속까지 포함하고 있어 전략적 가치가 매우 높다. 그러나 암반에 단단히 부착돼 있어 채굴 과정에서 해저 지형 훼손이 불가피하다. 셋째는 해저에 형성된 대규모 황화물 광상(seafloor massive sulfides)이다. 해저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이 열수광상(熱水鑛床)에는 구리·아연·금·은이 고품위로 농축돼 있다. 지형이 급경사이고 열수 분출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아 기술적 위험성이 크다. 이 가운데 일본이 가장 주목하는 것은 미나미토리시마 인근 EEZ에 분포한 희토류 함유 심해 진흙(퇴적토)이다. 일본 정부와 연구진은 이 지역에 약 680만 톤의 희토류가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일본의 연간 소비량을 기준으로 수백 년간 사용할 수 있는 규모로 평가된다. 특히 디스프로슘·네오디뮴 등 고성능 자석에 필수적인 중희토류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산업적 의미가 크다. ◇수심 6000m 아래에서 기계 작동해야 심해 자원의 존재가 곧바로 개발 가능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심해 채굴은 인류가 직면한 가장 극한의 공학적 도전 중 하나다. 수심 6000m에서는 수압이 약 600기압에 달하고, 수온은 1~2℃에 불과하다. 염분과 황 성분으로 인해 금속 부식도 빠르게 진행된다. 태양광은 물론 일반적인 통신 신호도 도달하지 않는다. 이러한 환경에서 채굴 장비는 완전 무인 상태로 작동해야 한다. 일본은 수심 7000m까지 조사 가능한 자율형 무인탐사기(AUV)와 원격 조종 채굴 차량을 국산화했고, 해저 진흙을 흡입해 선박으로 끌어올리는 수직 양니관(揚泥管 혹은 洋泥管, riser-pipe)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이 관은 수 ㎞에 걸쳐 설치되기 때문에 파손 시 대규모 해양 오염과 막대한 경제적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채굴 이후의 제련 과정 역시 난제다. 심해 진흙은 희토류 농도가 낮고 불순물이 많아 기존 방식으로는 에너지 소모와 탄소 배출이 과도하다. 독일 막스 플랑크 지속가능한 재료 연구소 연구팀은 지난해 11월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Science Advances)' 저널에 수소 플라즈마 환원 공정(HPSR)을 제시했다. 이 공정은 화석 연료 대신 그린 수소와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대 90%까지 줄이고, 에너지 효율을 약 18%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보이지 않는 파괴'에 대한 과학적 경고 심해 채굴을 둘러싼 가장 큰 논쟁은 환경 문제다. 특히 과학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채굴 과정에서 발생하는 '퇴적물 플룸(sediment plumes)'이다. 해저를 긁거나 진흙을 흡입하는 순간 미세 입자들이 거대한 구름 형태로 확산돼 수십~수백 ㎞까지 퍼질 수 있다. 논바닥을 발로 딛고 다니면 진한 흙탕물이 일어나는 것과 같은 원리다. 미국 하와이대학교 연구팀은 지난해 11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러한 퇴적물 구름 속의 미세 입자가 동물플랑크톤의 여과 섭식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중소형 어류를 거쳐 참치와 상어 같은 상위 포식자까지 영향을 미쳐 결국 해양 먹이사슬 전체를 교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채굴 장비의 소음 문제도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텍사스 A&M대학교 연구팀은 채굴 소음이 수백 ㎞까지 전달돼 고래와 돌고래의 의사소통과 이동 경로를 방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해양 오염 회보(Marine Pollution Bulletin)'에 보고했다. 또한, 영국 자연사박물관과 사우샘프턴 대학교 연구팀이 지난해 12월 '네이처 생태학·진화 (Nature Ecology & Evolution)'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실제 채굴 시험 구역에서 대형 무척추동물의 밀도가 37% 감소하고 종 풍부도가 32% 하락했다. 연구진은 태평양 클라리온-클리퍼턴 구역(Clarion-Clipperton Zone, CCZ)에서 발견된 5000종 이상의 생물 중 90%가 아직 이름조차 없는 신종임을 경고하며, 무분별한 개발이 이들을 발견하기도 전에 멸종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심해 생태계 복원의 냉혹한 현실 심해 채굴의 또 다른 문제는 복원 가능성이다. 심해 생태계는 한 번 파괴되면 '인간의 시간 척도' 내에서는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과학계의 중론이다. CCZ는 심해 채굴이 초래할 생태계 훼손과 회복 불가능성 문제로 인해 환경 논쟁의 중심지다. 영국 국립해양센터 연구팀은 1979년 CCZ에서 실시된 시험 채굴 지역을 40여 년 뒤 재조사해 그한 결과를 지난해 3월 '네이처(Nature)'에 논문으로 공개했다. 해저에는 여전히 채굴 장비의 바퀴 자국이 남아 있었고, 대형 부착 생물은 거의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CCZ는 태평양 중·동부 적도 해역에 위치한 수심 4000~6000m의 광대한 심해 평원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망간단괴 분포 지역이다. 이 단괴에는 망간·니켈·코발트·구리 등이 포함돼 에너지 전환과 첨단 산업의 핵심 원료 공급지로 주목받아 왔다. CCZ는 유엔해양법협약(UNCLOS)상 국가 관할권 밖 해저에 해당해 어느 국가도 소유할 수 없으며, 자원은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 규정된다. 이에 따라 탐사와 개발은 국제해저기구(ISA)의 관리 아래 제한적으로만 허용되고, 상업 채굴은 아직 전면 승인되지 않았다. 망간단괴는 백만 년에 수 ㎜ 정도밖에 자라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단괴 제거가 단순한 자원 채취가 아니라, 생물 서식 기반 자체를 사실상 영구적으로 제거하는 행위임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망간단괴가 햇빛 없이도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산소를 생성하는 이른바 '어두운 산소(Dark oxygen)' 현상과 관련돼 있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이는 단괴 제거가 심해 생명 유지 시스템 전체를 붕괴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인류 공동의 유산'을 둘러싼 외교 전쟁 심해저 자원은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 관리되지만, 실제로는 강대국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충돌하고 있다. 중국은 가장 많은 탐사 계약을 보유하며 ISA 규칙 제정을 주도해 왔고, 태평양 공해에서 대규모 시험 채굴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맞서 미국은 지난해 4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ISA 절차를 우회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독자 노선을 선언했다. ISA 사무총장 레티시아 카르발류는 “어떠한 국가도 인류 공동 자원에 대해 독점적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며 국제법 위반이라고 미국을 강하게 비판했다. 일본은 미국과 '핵심 광물 프레임워크'를 체결하며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는 다자주의 질서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27년 이후 하루 최대 350톤 규모의 심해 진흙 채취 실험을 통해 상업적 채산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일부 연구는 심해 광물 개발의 내부수익률(IRR)이 17~27%에 이를 수 있어 육상 광산보다 경제성이 높을 가능성을 제시한다. 태평양 도서국 사이에서도 입장이 극명하게 갈린다. 나우루와 쿡 제도는 새로운 경제적 수입원을 위해 채굴 찬성 입장인 반면, 팔라우·피지·사모아 등은 생태계 파괴를 이유로 10년 이상의 채굴 유예를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6월 프랑스 폴리네시아의 모에타이 브로더슨 대통령과 팔라우의 수랑겔 휩스 주니어 대통령은 '네이처'에 공동으로 기고한 글에서 “심해는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인류 공통의 유산이며, 불확실한 경제적 이익을 위해 이를 파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심해 채굴에 앞서 기존 자원 재활용부터 검토해야 지난해 6월 프랑스 니스에서 열린 유엔 해양 컨퍼런스에 연사로 참석했던 리사 레빈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교수는 “결국 경제성이 승패를 가를 것"이라며 테슬라 등 주요 업체들이 이미 니켈과 코발트가 필요 없는 LFP 배터리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심해 채굴에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지속 가능한 금융 싱크탱크 '플래닛 트래커' 역시 국가가 얻을 로열티 수익은 제한적인 반면, 자원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하락이 기존 육상 광산과 지역 경제를 붕괴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심해 채굴에 대한 대안으로 최근 '도시 광산(urban mining)'과 '순환 경제'가 강력히 부상하고 있기도 하다. 인류가 매년 버리는 가전제품 폐기물에서 회수할 수 있는 코발트와 구리의 양이 심해 채굴 예상량을 상회한다는 보고서도 있다. 전문가들은 “심해를 파헤치기 전에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자원을 재활용하고 수리해서 쓰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훨씬 현명한 방법"이라고 지적한다. 2026년은 심해 채굴의 향방을 가를 결정적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달 공해 해양생물다양성 협정(BBNJ)이 발효됐다. 이 협정은 공해상에 해양보호구역을 설정하고 의무적인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향후 심해 채굴 활동에 강력한 법적 규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지만, 자원 패권을 선점하려는 국가들이 당장 속도전을 멈추지는 않을 전망이다. 심해저를 둘러싼 이 '총성 없는 전쟁'의 결말은 기술이 아니라, 인류가 어떤 가치를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 에너지 전환이라는 명분 아래 지구 마지막 미개척지인 심해를 희생시킬 것인지, 아니면 기술 혁신과 재활용을 통해 지속 가능한 공존의 길을 찾을 것인지에 대한 중대한 기로에 인류가 서 있는 셈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포커스] 고양시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착공…에너지 자립↑

고양=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고양특례시가 친환경 에너지 도시로 전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내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을 시작하고 수소 모빌리티를 선도할 미니 수소도시를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등 에너지 자립도시로 탈바꿈을 본격화한다.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은 21일 “다양한 형태의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해 민간투자 유치 등 방안을 적극 모색할 것"이라며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확대해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도시로 나아가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수소 연료전지 발전은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태양광 대비 적은 면적에서 높은 발전 용량을 확보할 수 있고, 24시간 발전이 가능하다는 대목이 큰 강점이다. 또한 화력 발전에 비해 에너지 효율은 높고 탄소 배출량이 적어 온실가스 저감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상반기 내 일산동구 설문동 4166㎡ 부지에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조성 사업이 착공된다. 총사업비 580억원을 전액 민간투자로 투입해 발전 용량 9.9메가와트(MW)급 발전소를 구축한다. 수소연료전지발전소가 조성되면 오는 12월부터 상업 운전을 개시할 예정이다. 연간 7만9000메가와트시(MWh) 전력을 생산하게 되며 이는 일반 가정 약 1만6700가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향후 고양시 에너지 자립률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란 전망이다. 또한 발전 연료로 사용하는 수소는 천연(도시)가스를 개질해 생산한다. 도시가스를 발전소로 공급하기 위해 서울도시가스에선 고봉5통 일대에 2.5km 규모의 도시가스 주 공급 배관을 신규 설치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도시가스를 공급받지 못해 불편을 겪던 주민의 오랜 숙원사업도 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양시는 2024년 11월 고봉5통 마을, 고양그린에너지, 서울도시가스와 수소연료전지발전 시설 설치와 주변 지역 도시가스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중앙부처와 인허가 사전협의 등 행정적 지원을 제공했으며 앞으로도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고양시는 수소 선도 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수소 모빌리티 확장 지원 정책을 추진하고, 곳곳에 수소를 직접 공급할 수 있는 생산시설을 설치해 지역 거점형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2024년 10월 고양시는 경기도 미니 수소도시 조성사업에 선정됐으며 3년에 걸쳐 총사업비(도비 50억, 시비 50억)을 들여 사업을 추진한다. 작년 3월 고양도시관리공사와 신재생에너지 위수탁 협약 체결을 맺어 사업을 위탁했으며 서울도시가스와 협업을 통해 일일 생산량 1000㎏급의 수소생산설비 설치와 도시가스 공급망 구축을 준비해 왔다. 이후 12월30일 마스터플랜과 기본설계 용역 1차 중간 보고회가 열렸으며 관련 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수소 생산시설 기술 구현 방안, 사업지 선정 타당성 분석, 수소도시 인프라 구축과 확대 전략 검토 등이 논의됐다. 미니 수소도시 조성은 내년까지 실시설계를 마무리하고 수소 생산시설 구축을 완료한 뒤 상업운전을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수소 기반 도시 에너지 구조를 구축하고 관내 수소 생산-저장-이용 인프라를 통합할 계획이다. 고양시는 작년 12월 '고양시 에너지 기본계획' 수립에 따라 2030년까지 수소 등 관내 연료전지 발전용량 15.2메가와트(MW) 확보를 목표로 삼았다. 중앙 집중형 전력 수급에 의존하지 않는 분산형 에너지 수급 체계를 구축해 수도권 대표 에너지 자립도시로 나아갈 방침이다. 강근주 기자 kkjoo0912@ekn.kr

‘신격호 장녀’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 별세…향년 85세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재단 의장이 21일 오후 별세했다. 향년 85세. 신 의장은 신격호 명예회장과 지난 1951년 작고한 노순화 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1970년대 호텔롯데에 입사했으며 지난 2008년에는 롯데쇼핑 사장으로 승진해 롯데백화점과 면세점 사업을 이끌었다. 2009년부터는 롯데삼동복지재단과 롯데복지재단, 롯데장학재단 등 이사장을 잇달아 역임하며 사회 공헌 사업에도 노력을 기울였다. 신 의장은 최근 보유하고 있던 롯데지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등 핵심 계열사의 지분을 대부분 매각해 그룹 경영권과는 거리를 두고 재단 활동에 집중해왔다. 슬하에 장혜선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을 포함해 1남 3녀를 뒀다. 빈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이다. 장례는 장 이사장이 상주를 맡아 장례식장에서 '롯데재단장'으로 사흘간 치른다. 장지는 경기도 광주시에 있는 한남공원묘원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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