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LNG는 ‘비상전원’ 생존하는데… 연료전지는 ‘시한부’ 위기

석탄·LNG는 ‘비상전원’ 생존하는데… 연료전지는 ‘시한부’ 위기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수소연료전지 업계가 발전원 가운데 가장 큰 불확실성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석탄과 LNG 발전은 전력수급과 계통 안정성 측면에서 일정 역할을 유지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반면, 연료전지는 정책 지원 축소와 시장 위축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산업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석탄발전의 시대가 저물고 있지만 완전한 퇴출까지는 변수가 적지 않다고 본다. 동서울변전소와 초고압직류송전(HVDC) 등 대규모 송전망이 계획대로 구축될 경우 계통 운영 여건이 개선될 수 있고..

[EE칼럼] 원전의 미래는 장기안전운영에 달려 있다

세계는 지금 새로운 에너지 안보 시대를 맞고 있다. 지정학적 갈등의 장기화, 인공지능 산업과 데이터센터의 폭발적 성장, 전기화(Electrification)의 가속화는 안정적이고 대규모의 전력공급 능력을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만들고 있다. 과거에는 값싼 에너지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언제나 공급 가능한 에너지의 확보가 국가 생존 전략이 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원자력은 다시 세계 에너지정책의 중심으로 복귀하고 있다. 미국, 프랑스, 영국, 캐나다를 비롯한 주요 국가들은 신규 원전 건설과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동시에 기존 원전의 성능 향상과 장기 운전(Long-Term Operation, LTO)에 대규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세계 원전산업의 관심이 신규 건설만이 아니라 기존 원전의 장기적 활용에 집중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매우 합리적인 선택이다.이미 운영 중인 원전은 수십 년 동안 축적된 운전 경험과 기술적 검증, 그리고 막대한 투자비가 반영된 국가적 자산이다. 충분한 안전성 검증과 체계적인 노화 관리 아래 이러한 자산을 지속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경제성, 환경성, 에너지 안보 측면에서 모두 높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 운전을 단순히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는 제도로 이해한다면 그 본질을 놓치게 된다.장기 운전은 노후 원전을 오래 사용하는 기술이 아니다.그것은 노화를 이해하고 관리하는 기술이며, 안전여유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운영전략이고, 더 나아가 국가 자산을 미래세대에 안전하게 계승하는 경영 철학이다. 필자는 지난 40여 년 동안 원전의 연구개발, 건설, 운영, 정비, 정책수립, 국제협력, 그리고 최고경영자의 역할까지 다양한 위치에서 원자력 산업을 경험해 왔다.그 과정에서 얻은 가장 중요한 교훈은 원전의 장기적 안전 운영은 특정 설비나 특정 기술만으로 달성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안전 문화가 뒷받침되어야 하고, 노화 관리가 체계적으로 수행되어야 하며, 경험과 지식이 다음 세대로 전수되어야 한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직 전체가 장기적 관점에서 안전과 신뢰를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다.실제로 장기 운전의 가장 큰 위험은 설비의 노화가 아닐 수도 있다.조직의 노화와 지식의 단절이 더 큰 위험이 될 수 있다. 수십 년간 축적된 경험과 암묵지는 한 세대의 퇴직과 함께 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장기 운전은 설비관리 프로그램인 동시에 지식관리 프로그램이며, 인재 육성 프로그램이고, 리더십 프로그램이기도 하다.최근 디지털 트윈과 인공지능, 예측 정비 기술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트윈의 가치를 가상모델 자체에서 찾지만, 실제 가치는 의사결정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있다. 기술의 목적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더 안전하고 더 현명한 경영 판단을 가능하게 하는 데 있다. 장기 운전은 기술의 문제를 넘어 경영의 문제이며, 궁극적으로는 미래세대에 대한 책임의 문제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장기 운전에 대한 시각을 한 단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그동안 우리는 신규 원전 건설과 수출 경쟁력 확보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세계 최고 수준의 건설 역량과 운영 실적을 확보하였다. 그러나 앞으로의 세계 시장은 신규 건설 시장만으로 구성되지 않는다. 오히려 수백 기에 달하는 기존 원전의 장기 운전, 성능 향상, 디지털 전환, 노화 관리, 지식관리 시장이 더욱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대한민국은 이미 이러한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험과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가 축적했던 높은 이용률, 우수한 설비 신뢰도, 체계적인 정비 기술, 안전 문화, 그리고 인적자원 개발 경험은 향후 글로벌 장기 운전 시장에서 매우 강력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이제는 장기 운전을 단순한 규제 절차나 발전소 운영의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국가 에너지 안보, 탄소중립, 산업 경쟁력, 원전 수출 전략을 연결하는 국가 차원의 핵심 의제로 인식해야 한다.이를 위해 정부, 규제기관, 운영기관, 연구 기관, 공급망 기업, 정비 산업계, 학계가 참여하는 국가 차원의 장기 운전 전략과 실행 체계를 조속히 구축할 필요가 있다. 또한 각 기관은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정립하고 유기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장기 운전은 특정 기관의 과제가 아니다. 그것은 국가적 자산을 미래세대에 안전하게 계승하기 위한 공동의 책무이다.원전의 미래는 단순히 더 많은 원전을 건설하는 데 있지 않다.이미 보유한 자산을 얼마나 안전하고 현명하게 활용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대한민국은 신규 원전 건설 강국을 넘어 장기 운전과 원전 자산 관리 분야에서도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이제 필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비전이다. 장기 운전에 대한 국가적 함의를 분명히 정립하고, 모든 원전 산업 참여자들의 역할과 책임을 체계적으로 연계하는 새로운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장기 운전은 노후 원전을 오래 사용하는 기술이 아니다.그것은 안전과 지식, 자산과 신뢰를 미래세대에 전달하는 책임 있는 경영철 학이며, 대한민국 원자력 산업의 다음 30년을 결정할 국가전략이다.

한빛해상풍력 등 5개 사업 선정…해상풍력 입찰 경쟁률 첫 2대 1 돌파

올해 상반기 해상풍력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에서 총 1786메가와트(MW) 규모의 5개 사업이 최종 낙찰됐다. 응찰 규모가 선정 물량의 두 배를 넘어서며 경쟁입찰 도입 이후 처음으로 경쟁률 2대 1을 기록하는 등 해상풍력 사업개발과 투자 열기가 한층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30일 올해 상반기 해상풍력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입찰에는 총 9개 사업, 3656MW 규모가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5개 사업(1786MW)이 최종 선정됐다. 고정식 해상풍력 분야에서는 총 1254MW가 선정됐다. 공공주도형 시장에서는 2개 응찰 사업 가운데 1개 사업(160MW)이, 일반시장에서는 4개 사업 중 3개 사업(1094MW)이 낙찰됐다. 업계에 따르면 고정식 선정 물량으로는 CIP가 개발하는 해송해상풍력(504MW), 명운산업개발의 한빛해상풍력(304MW), SK이터닉스의 굴업도해상풍력(250MW), 중부발전의 금오도해상풍력(160MW) 등이 포함됐다. 특히 한빛해상풍력은 풍력산업협회 회장사인 명운산업개발에서 추진하는 사업으로, 이번 경쟁입찰을 통과하며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게 됐다. 부유식 해상풍력은 3개 사업이 응찰해 CIP의 해울이2 부유식 해상풍력(532MW) 1개 사업이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참여 수요 부족으로 입찰 자체가 열리지 않았지만 올해 시장이 다시 열려 부유식 해상풍력이 재추진될 수 있게 됐다. 이번 입찰은 해상풍력 경쟁입찰 제도 도입 이후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쟁률은 2022년 1.3대 1에서 2023년 1.4대 1, 2024년 1.6대 1, 지난해 1.2대 1을 거쳐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2대 1을 넘어섰다. 선정 물량도 크게 늘었다. 올해 상반기 고정식 선정 규모만 1254MW로 지난해 연간 선정 규모인 689MW를 크게 웃돌았다. 기후부는 상한가격이 지난해보다 약 3% 낮아졌음에도 응찰이 크게 늘면서 가격 경쟁력과 보급 확대를 동시에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국내 공급망 활용도 강화됐다고 봤다. 이번에 선정된 사업들은 터빈을 제외한 하부구조물과 해저케이블, 설치·시공, 운영 등 주요 분야에서 국내 기업 참여 계획을 제시했다. 국내 기술력이 확보된 10MW급 터빈을 적용한 사업은 모두 선정됐으며, 국내 기술이 아직 없는 15MW급 터빈을 사용하는 사업도 국내 생산과 기술이전 계획을 제출했다. 기후부는 이날 해상풍력 중장기 입찰 이행안도 함께 발표했다. 이행안에는 올해 총 4000MW 이상 입찰 물량을 공급하는 계획이 담겼다. 이에 따라 상반기 1786MW가 선정된 데 이어 하반기에도 2000MW 이상 규모의 추가 입찰이 진행될 전망이다. 상반기에 탈락한 사업도 하반기에 다시 기회를 노릴 수 있게 됐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해상풍력 10년 로드맵…매년 4GW 이상 입찰, 발전지구로 단계 전환

정부가 해상풍력 보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앞으로 10년간 매년 4기가와트(GW) 이상 규모의 입찰을 추진한다. 기존 고정가격 경쟁입찰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향후에는 계획입지 기반의 발전지구 경쟁입찰 중심으로 제도를 단계적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30일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해상풍력 업계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해상풍력 중장기 입찰 이행안'을 공개했다. 계획에는 올해부터 2035년까지 연도별 입찰 물량과 제도 운영 방향을 제시한 10년 단위 중장기 로드맵이 담겼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해상풍력 기반시설 확충 및 보급계획'에서 제시한 2035년 누적 발전설비 25GW 목표를 뒷받침하기 위한 계획이다. 해상풍력은 사업 개발부터 인허가, 금융조달, 시공까지 7~8년 이상 소요되는 대규모 투자 산업이다. 터빈과 하부구조물, 전력케이블, 항만, 설치선박 등 공급망 구축에도 수년이 걸리는 만큼 업계에서는 장기적인 입찰 일정 제시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구체적으로 올해부터 매년 4GW 이상 물량을 푼다. 오는 2030년까지는 총 28GW 규모 입찰을 추진하고 2035년까지는 총 55GW 입찰 물량을 제시했다. 발전사업 허가를 받은 사업과 풍황 계측 등 준비 단계에 있는 사업들의 진행 상황, 인허가 여건, 시장 수요 등을 고려해 물량을 배분했다. 올해 상반기 해상풍력 입찰물량이 1.8GW가 풀린 만큼 하반기에도 2GW 이상 물량이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입찰 방식도 단계적으로 바뀐다. 당분간은 기존 고정가격 경쟁입찰과 해상풍력 특별법에 따른 발전지구 경쟁입찰을 병행하는 '투 트랙' 체계가 운영된다. 기존 경쟁입찰은 2033년까지 총 31GW 규모로 유지된다. 반면 발전지구 경쟁입찰은 2029년 하반기 2GW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연간 2GW, 2031년부터 2035년까지는 매년 4GW씩 실시해 총 24GW 규모로 확대된다. 기존 사업자의 예측 가능성을 유지하면서 계획입지 중심의 제도로 점진적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국회에서 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폐지가 추진되는 만큼 RPS 폐지와 장기고정가격 계약시장 도입에 맞춰 올해 하반기 업계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입찰 제도를 보완할 예정이다. 또한 시장 여건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이번 중장기 계획은 3년마다 수정·보완하기로 했다. 이호현 기후부 2차관은 “정부는 안정적인 입찰 물량과 예측가능한 제도 운영을 바탕으로 해상풍력 보급을 확대하고, 이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여 해상풍력의 산업·가격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원전부터 송전망까지… 美 에너지 시장, 한국 기업에 ‘문 열렸다’

“미국 에너지 시장에 한국 기업들에게 역대급 기회가 열렸습니다." 최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에너지 비즈니스 포럼 2026'에서는 원전과 송전망, 에너지저장장치(ESS),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인프라 전반에서 한미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특히 인공지능(AI) 산업 확산으로 미국의 전력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이를 한국 에너지 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데 참석자들의 의견이 모였다. 이번 포럼은 김희집 에너아이디어 대표(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가 기획했으며, 에너지경제연구원과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에너지미래포럼이 후원했다. 행사에는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2차관을 비롯해 한미 양국 정부와 기업 관계자 106명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한전과 한수원, 발전5사,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LS전선, LG에너지솔루션, 삼성중공업 등 22개 기업이 참여했고, 미국에서는 에너지부(DOE), JP모건, 엑손모빌, GE 베르노바, 넥스트에라, CAISO, EPRI 등 에너지·금융 분야 주요 기관과 기업들이 대거 참석했다. 포럼에서는 크게 △에너지 투자 △송전망·ESS △석유·가스 및 가스발전 등 세 분야를 중심으로 한미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특히 미국 에너지부는 특히 미국 에너지인프라 사업에 한국 기업의 많은 참여를 요청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미국 에너지부가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 풍부하고 저렴한 에너지 공급을 국가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으며, 동맹국인 한국과의 에너지 협력을 적극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JP모건은 한국 기업들의 미국 에너지 프로젝트 참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고, 한화에너지는 미국 내 에너지 투자 확대 계획을 소개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미국의 대규모 송전망과 ESS 시장이 핵심 협력 분야로 부상했다. 미국 에너지부와 캘리포니아 전력계통운영기관(CAISO)은 미국 전역에서 송전망과 ESS 투자가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한전은 국내 765kV 초고압 송전망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시장 진출 확대 의지를 밝혔고, 효성중공업과 LS일렉트릭, LS전선, LG에너지솔루션은 변압기와 전력기기, ESS, 데이터센터 전력 솔루션 등을 중심으로 미국 사업 확대 계획을 공유했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AI 시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LNG와 가스발전의 역할이 집중 논의됐다. 미국 에너지부는 한국이 미국산 LNG의 최대 고객인 만큼 앞으로도 안정적이고 경쟁력 있는 LNG 공급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엑손모빌과 GE 베르노바는 한국 기업과의 협력 확대 의지를 밝혔으며, 한화에너지와 남부발전, 중부발전은 미국 가스발전 및 ESS 사업 확대 계획을 소개했다. 삼성중공업도 FLNG 사업을 기반으로 미국 시장 진출 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포럼은 미국이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제조업 확대에 대응해 원전과 송전망, ESS, LNG 등 에너지 인프라 투자를 대폭 늘리는 시점에 개최됐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했다. 최근 미국 에너지부가 AP1000 원전 공급망 재건을 위해 175억달러 규모 금융 지원에 나서는 등 에너지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한국 기업들의 진출 기회도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이번 행사를 총괄한 김희집 대표는 “미국 시장에는 지금 한국 에너지 기업들에게 역대급 기회가 열리고 있다"며 “대미 투자를 단순한 비용으로 볼 것이 아니라 한국 기업들이 사업 기회와 기술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송전망과 원전, ESS, LNG 등 미국이 앞으로 집중 투자할 대부분의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은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정부와 기업이 함께 미국 공급망에 선제적으로 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번 포럼을 계기로 한미 기업 간 네트워크가 한층 강화됐다"며 “행사 이후에도 여러 기업들이 공동 투자와 사업 기회를 구체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AI 데이터센터 18GW 시대… ‘재생에너지’로 돌릴 수 있을까?

정부는 지난 29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를 통해 2029년 8.4GW(기가와트), 2035년까지 18.4GW 규모의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녹색전환연구소는 “정부는 전력·용수·부지·규제완화를 모두 선제적으로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빅테크 기업들이 재생에너지를 얼마나 어떻게 확보할지, 막대한 냉각수 소비를 어떻게 줄일지에 대한 원칙은 없다"고 비판했다. 연구소 측은 “낙관적인 전력배출계수를 적용해도 2029년 8.4GW 데이터센터가 가동될 경우 2035년까지 누적 온실가스 배출량은 무려 8500만 톤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유럽연합(EU)은 전력·물 사용 공개를 의무화했고, 독일은 재생에너지 100% 충당 조항을 도입했다"고 지적했다. 녹색전환연구소 등은 △재생에너지 사용 의무화 △전력·물 효율 규제 △엄격한 인허가 및 공적 관리 체계 도입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최근 발표된 한 학술 논문은 “대한민국의 AI 산업 육성과 관련해 재생에너지와 전력망 대책은 지금보다 훨씬 정교해져야 한다"는 충고를 내놓아 주목을 끌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유선빈 교수와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최성진 교수(교신저자), 일본 규슈대학교 김도형 교수 연구팀은 최근 국제 연구 플랫폼인 '리서치게이트(ResearchGate)'에 공개된 프리프린트(동료심사 전 연구) 논문에서 AI와 전력, 재생에너지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논문 제목은 '재생에너지가 인공지능의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충당할 수 있는가? 체계적 문헌고찰(Can Renewable Energy Meet the Surging Power Demand of Artificial Intelligence? A Systematic Review)'으로, 2019~2025년 발표된 88편의 국제 학술논문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AI 산업이 앞으로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산업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AIDC 확대와 재생에너지 전환을 동시에 달성하려면 현재의 정책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는 맞는 방향" 논문은 정부가 AIDC를 국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려는 방향 자체는 타당하다고 평가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가 약 945TWh(테라와트시, 9450억kWh)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일본의 연간 전력 소비량과 맞먹는 규모다. AI가 산업 전반의 생산성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가 되는 만큼 한국 역시 데이터센터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을 갖춘 한국은 AIDC 허브로 성장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연구진은 평가했다. 하지만 문제는 데이터센터를 얼마나 많이 짓느냐가 아니라 그 막대한 전력을 얼마나 안정적이고 친환경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에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이 가장 먼저 지적한 문제는 전력망이다. AI 서버는 2~3년 안에도 대규모 증설이 가능하지만 초고압 송전망 구축은 계획 수립부터 준공까지 통상 5~10년 이상이 걸린다. 즉 AI 산업은 매우 빠르게 성장하는 반면, 전력망은 훨씬 느리게 확충된다. 29일 국민보고회 자료는 대규모 AIDC 건설 계획을 제시하지만, 논문은 향후 데이터센터보다 송전망이 먼저 병목현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AI 산업 경쟁력이 결국 발전설비뿐 아니라 송전망과 계통 운영 능력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재생에너지 100%"가 실제 탄소 감축은 아니다 논문은 기업들이 주장하는 '재생에너지 100%'도 실제 탄소 감축과는 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많은 기업은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구매하거나 연간 단위 전력구매계약(PPA)을 통해 RE100을 달성한다. 그러나 낮에 생산된 태양광 전력을 구매했다고 하더라도 밤에는 화석연료 발전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 주장과 실제 전력 사용 사이에 발생하는 차이를 논문은 '추가성 격차(additionality gap)'라고 설명한다. 연구진은 단순히 재생에너지 인증서를 거래하는 방식만으로는 실질적인 탄소 감축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논문은 앞으로 AIDC의 기준이 단순한 RE100을 넘어 '24시간 무탄소 전력(24/7 carbon-free energy)'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력이 매시간 실제로 무탄소 전원에서 공급돼야 한다는 개념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 태양광은 밤에 발전하지 않고, 풍력 역시 바람이 불지 않으면 전력을 생산할 수 없다. 여기에 장시간 에너지저장장치(LDES)는 아직 비용 부담이 크다. 따라서 연구진은 태양광과 풍력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장시간 저장장치와 함께 원전, 지열, 양수발전 등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확정적(firm) 무탄소 전원'을 함께 활용해야 24시간 무탄소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재생에너지 전환 제도적 기반 마련은 긍정적 논문은 한국이 AIDC의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 정비를 시작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정부는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과 2024 AI 마스터플랜에서 AIDC를 새로운 전력 수요이자 미래 성장 산업으로 규정했다. 또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과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AIDC와 같은 대규모 전력 소비자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직접 전력구매계약(PPA)을 체결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직접 PPA 제도가 데이터센터의 재생에너지 사용을 선언적인 수준에 머무르지 않고,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소 건설을 촉진하는 '추가성(additionality)'을 높일 수 있는 정책적 기반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연구진은 제도 마련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논문은 한국 특유의 전기요금 체계가 재생에너지 확대의 가장 큰 제약 가운데 하나라고 분석했다. 현재 산업용 전기요금은 한국전력의 규제 요금 체계 아래 운영되고 있어 미국이나 유럽처럼 전력시장 가격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다. 이처럼 가격 신호가 약하면 기업들은 비용이 더 드는 재생에너지 전력구매계약(PPA)이나 자체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구축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유인이 크지 않다. 특히 데이터센터가 매시간 사용하는 전력을 무탄소 전원으로 맞추는 '24시간 탄소 없는 전력' 체계를 구축하려면 장기 계약과 에너지저장장치 등에 상당한 추가 비용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의 전기요금 체계에서는 이러한 투자를 뒷받침할 경제적 동기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연구진의 분석이다. 연구진은 결국 AIDC의 전력 수요를 재생에너지 확대와 실질적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직접 PPA 제도의 확대와 함께 전기요금 체계 개선, 장기 재생에너지 투자에 대한 정책 지원, 시간 단위 무탄소 전력 사용을 유도하는 시장 제도 등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형 해법 필요… 프로젝트 고정형 PPA 확대해야" 연구진은 한국 현실에 맞는 해결책도 제시했다.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는 '프로젝트 고정형(project-anchored) PPA' 확대를 제안했다. 이는 기존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재생에너지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태양광이나 풍력 발전소 건설을 전제로 장기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실제 재생에너지 설비가 새로 늘어나기 때문에 추가성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AI 모델 학습과 같은 비실시간 작업을 태양광 발전량이 많은 시간대로 옮기는 '탄소 인식형(carbon-aware) 스케줄링', 송전망 여유와 재생에너지 공급 능력을 함께 고려한 데이터센터 입지 선정, 데이터센터의 시간대별 전력 사용량과 탄소배출량을 공개하는 제도 도입도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연구진은 “AIDC를 재생에너지로 운영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가능하지만, 발전설비만 늘린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전력망 확충과 시장제도 개선, 장기 저장기술, 무탄소 기저전원, 그리고 국가별 여건에 맞는 정책이 함께 작동해야 지속가능한 AI 산업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논문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AI 경쟁은 곧 전력 경쟁이며, 앞으로 국가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전기를 생산하느냐보다 얼마나 안정적이고 탄소 없이 공급할 수 있는 전력 시스템을 구축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재생에너지 단가 압박과 장기 가뭄 우려…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난제들 [기후에너지단상]

정부가 호남권에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전력과 용수 확보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호남 지역의 전력과 물이 부족해 반도체 산업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반면, 정부는 전력과 용수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고 반박한다. 정부 주장대로 발전설비를 확충하고 기존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재배분하면 전력과 용수를 확보하는 것은 자체는 가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산업을 유치하기 위해서 중요한 건 공급 가능 여부가 아니라 경제성에 달려 있다. 29일 정부는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통해 서남권을 수도권에 이은 제2의 반도체 생산기지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기업들의 신규 팹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전남·광주 통합특별시에 메모리 반도체 팹 4기(삼성전자 2기·SK하이닉스 2기)를 구축하고 총 800조원을 투자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전력과 용수 등 인프라는 국가가 책임지고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전력은 접속선로를 신속히 구축하고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활용하며, 용수는 통합용수공급사업과 임시 물량을 활용해 적기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도수관로를 신속히 건설하고 다목적댐과 대체 수자원을 활용하겠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러나 발표에서는 이러한 인프라를 어느 정도 비용으로 구축할 수 있는지, 장기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경제성 검증은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 정부는 호남권에 재생에너지가 풍부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전력을 주로 공급할 발전원은 태양광과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이고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이 재생에너지를 보조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 기조상 석탄발전은 폐쇄 수순이고 현재 호남 지역에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은 없다. 문제는 이들 발전원이 모두 상대적으로 발전단가가 높다는 점이다. LNG 발전은 연료비 부담이 커 현재 전력도매가격(SMP)에 따라 정산받는 발전원이다. 현재 SMP 기준으로 kWh당 약 120원 수준에서 정산된다. 재생에너지는 더욱 비싸다. 태양광은 SMP에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포함하면 kWh당 평균 약 150원 수준, 해상풍력은 330원 수준에 거래된다. 게다가 재생에너지는 발전량이 날씨에 따라 달라져 이를 보완할 에너지저장장치(ESS)까지 있어야 해 부담이 더욱 커진다. 반도체 공장은 24시간 전력을 소비하는 산업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단순히 전기를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저렴한 전력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다. 발전소를 추가 건설하는 데 드는 막대한 투자비와 송전망 확충 비용까지 고려하면 경제성 검증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용수 역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정부는 영산강·섬진강 권역 7개 댐에 약 15억톤의 물이 저장돼 있으며 하루 337만톤을 공급할 수 있고, 댐 수계 조정과 여유 용량 활용 등을 통해 하루 100만톤 이상의 산업용수를 추가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 계약만 돼 있고 사용되지 않는 물이나 하천수 여유 물량을 활용하면 일정 부분 공급 여력은 확보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산업단지는 수십 년간 안정적으로 운영돼야 하는 시설인 만큼 최악의 가뭄 상황까지 고려한 공급 능력이 확보돼야 한다. 실제 호남은 이미 심각한 가뭄을 경험한 지역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광주·전남 지역은 2022년부터 2023년까지 281일이 넘는 기상가뭄을 기록하며 관측 이래 가장 긴 가뭄을 겪었다. 가뭄으로 영산강·섬진강 권역 댐 저수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여수·광양 국가산업단지의 용수 공급 차질 우려가 현실화됐다. 당시 주암댐 저수율은 20%대까지 떨어졌고, 정부는 보성강댐 발전용수를 주암댐으로 보내는 등 긴급 대책을 시행해야 했다. 이에 2023년 4월 국가물관리위원회가 의결한 영산강·섬진강 유역 중장기 가뭄대책에서는 가뭄에 대응하기 위해 하루 61만톤의 수자원을 단계적으로 추가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여기에 반도체 산업단지에 필요한 하루 100만톤의 용수까지 추가 확보해야 한다면 수자원 인프라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가 추진했던 기후대응댐 건설 사업은 효율성 등을 이유로 현재 재검토 대상에 올라 있다. 전남 화순군 동복천댐, 순천시 옥천댐, 강진군 병영천댐 등 신규 댐 추진이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장기적인 용수 확보 능력을 충분히 담보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반도체 산업은 국가 전략산업이다.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고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새로운 반도체 거점을 육성하겠다는 정책 방향 자체는 의미가 있더라도 산업은 의지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기업이 왜 호남에 투자해야 하는지, 막대한 송전망과 발전설비, 용수 인프라를 구축하는 비용을 고려했을 때도 충분한 경제성이 있는지에 대한 답이 제시돼야 한다. 전력과 용수는 어떻게든 확보할 수는 있다. 중요한 것은 얼마의 비용으로,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이기 때문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재벌승계지도] 밑그림 완성한 CJ그룹, 이재현 회장 ‘결단’ 남았다

CJ그룹은 4세 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밑그림을 거의 다 그려놓은 상태다. 이재현 회장의 장남 이선호 미래기획실장이 경영 보폭을 넓히며 차세대 리더가 되기 위한 막바지 담금질 작업에 돌입했다. 지분 승계 측면에서는 대규모 증여세 재원 마련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이재현 회장이 '결단'을 내리면 CJ그룹 승계 작업은 별다른 변수 없이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재계 이목은 이선호 실장이 누나인 이경후 CJ ENM 브랜드전략담당실장과 어떤 식으로 경영권 구도를 정리할 것인지에 쏠리고 있다. ◇ 승계 준비 작업 가속도…2029년 우선주도 전환 CJ그룹의 지배구조는 지주사인 CJ㈜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CJ㈜ 아래 식품·문화·물류 등 주요 사업 회사들이 포진해 있다. 이 회사 지분을 확보하면 그룹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CJ㈜ 최대 주주는 이재현 회장(42.07%)이다. 이선호 실장과 이경후 실장은 각각 3.20%, 1.47%의 지분을 들고 있다. CJ나눔재단, CJ문화재단 등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산하면 47.76%다. 국민연금공단 지분율도 13.40%에 이른다. 외부 자본으로 그룹 지배구조를 흔들기는 힘든 상황이다. CJ㈜는 계열사 지분도 충분히 보유한 편이다. CJ제일제당(40.94%), CJ푸드빌(84.22%), CJ올리브네트웍스(100%), CJ인베스트먼트(100%), CJ올리브영(51.15%), CJ ENM(40.07%), CJ CGV(50.90%), CJ프레시웨이(47.11%) 등이다. CJ제일제당 아래로는 CJ대한통운(40.16%), CJ씨푸드(46.26%), CJ바이오사이언스(61.95%) 등 다수의 식품 관련 자회사들이 있다. 스튜디오드래곤 같은 문화·콘텐츠 관련 기업들은 CJ ENM 산하에 있다. 이재현 회장은 지주사 외에 CJ제일제당(0.43%), CJ푸드빌(2.25%), CJ프레시웨이(0.59%), CJ ENM(1.82%) 등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CJ그룹은 일찍부터 CJ㈜ 지분을 4세 경영인에게 넘기는 작업을 준비해 왔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전환우선주 발행이다. 10년 뒤 보통주로 바꿀 수 있는 'CJ4우(전환)' 주식을 지난 2019년 3월 발행했다. 2029년이면 현재 CJ㈜ 주식을 보유한 이들의 지분율이 희석된다는 의미다. 총수 일가는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된다는 점을 활용해 후계자들의 지분 확보 비용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 이선호 실장과 이경후 실장이 한 푼이라도 저렴한 가격에 CJ㈜ 지분을 확보하도록 '전환우선주 카드'를 썼다는 뜻이다. 지난해 말 기준 CJ4우(전환) 지분을 가장 많이 지닌 사람은 이선호 실장(29.13%)이다. 이경후 실장도 26.90%를 확보했다. 주식 수로 보면 이선호 실장은 보통주 93만2503주, 전환우선주 123만1390주를 소유했다. 이경후 실장은 각각 42만8088주, 113만6958주를 가졌다. 2029년 이후 전환이 모두 이뤄진다면 이선호 실장이 6.5%, 이경후 실장이 4.7% 안팎의 CJ㈜ 주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현 회장은 전환우선주를 매집하지 않고 있다. 이대로 갈 경우 CJ㈜ 지분율은 36~37%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측된다. 재계에서는 4세 경영인들이 지주사 주식을 일정 수준 확보한 이후 이재현 회장이 자신의 몫을 증여할 계획을 짤 것으로 본다. 24일 종가 기준 CJ㈜의 시가총액은 4조6800억원가량이다. 현재 이재현 회장 소유 지분 가치는 2조원에 육박한다. 단순 계산하면 증여세가 1조원 정도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 '실탄 마련' 핵심은 올리브영…IPO 또는 지주사와 합병 유력 CJ그룹은 4세 경영인들의 증여세 마련을 위한 '비밀병기'도 미리 준비했다. 이선호 실장과 이경후 실장 지분율이 높은 올리브영의 기업 가치를 꾸준히 높여온 것이다. 올리브영은 국내 화장품 시장 및 유통망에서 막강한 지배력을 지닌 브랜드다. 최근에는 미국 등 해외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하며 외형을 확장하고 있다. 이선호 실장은 비상장사인 CJ올리브영 주식 11.04%를 확보한 상태다. 이경후 실장은 4.21%를 지녔다. 이 회사의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5조8538억6878만원으로 전년(4조7934억7598만원) 대비 21.1%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993억0869만원에서 7328억2321만원으로 22.3% 뛰었다. 시장 지배력이 확고한데 성장성까지 겸비했다는 뜻이다. 증권가에서는 CJ올리브영의 기업 가치를 7조~10조원 안팎으로 추산한다. 이선호 실장의 경우 이 회사를 상장시킨 뒤 보유 자산을 모두 처분한다면 조 단위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는 셈이다. CJ㈜나 CJ제일제당 등 사업보고서를 보면 임원 보수 지급 명단에서 이선호 실장 이름이 빠져 있다. 급여를 연간 5억원 이하로 받고 있다는 의미다. CJ㈜는 보통주 주당 3000원 안팎의 배당을 집행하고 있다. 이선호 실장의 보통주와 전환우선주 보유 주식은 216만3893주다. 세전 기준 연간 65억원 가량 배당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총수 일가 입장에서는 CJ올리브영 주식을 처분하는 게 가장 확실하게 '실탄'을 마련할 방법인 것으로 분석된다. 변수는 정부가 중복 상장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점이다. 대기업 계열사 IPO가 급격히 위축될 조짐이 보여 CJ그룹도 다른 대책을 함께 마련하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에서는 지주사인 CJ㈜와 CJ올리브영이 합병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합병 비율을 적절히 산정할 경우 가장 손쉽게 총수 일가의 그룹 지배력을 높이는 방안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총수 일가가 그동안 각종 사법리스크가 논란에 휩싸인 전례가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이선호 실장과 이경후 실장이 '교통 정리'를 어떻게 할지다. 현재 그룹 주력 사업은 이선호 실장이, 문화·콘텐츠 관련 분야는 이경후 실장이 책임지고 있다. CJ그룹 소유 및 경영 모든 측면에서 남매가 함께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계열 분리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재계에서는 CJ그룹 승계 구도가 국내 대기업 가운데 가장 선명한 사례 중 하나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현 회장이 절대적인 지주사 지분을 확보한 상태에서 후계자인 이선호 실장이 전환우선주와 올리브영 지분을 통해 차근차근 영향력을 키워왔기 때문이다. 남은 과제는 증여세 재원 마련과 남매 간 역할 분담 정도다.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CJ그룹은 향후 4세 경영 체제로 자연스럽게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자연을 ‘자본’으로 보는 시대의 첫 신문〈자연자본시대〉 창간

국내 최초의 '자연자본' 전문 인터넷신문 〈자연자본시대〉(www.nctimes.co.kr)가 2026년 6월 29일 창간했다. 는 한국언론 지형에 경제와 기업이 의존하는 핵심자산인 '자연'을 '자본' 관점에서 보려는 첫 시도이다. 매체는 자연자본공시, 30×30(육상·해양 30% 보전), 자연기반해법(NbS) 등 급변하는 국제 제도와 정책을 깊이 있게 해설하고, 생물다양성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기업·시민과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세계 GDP의 절반 이상이 자연에 의존한다고 분석한 가운데, 자연을 기업과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떠받치는 자산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는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며 정확한 정보와 심층 분석, 현장 취재를 통해 자연자본 시대의 길잡이가 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홈페이지는 ▲자연자본제도 ▲기업과 자연자본 ▲생물다양성 현장 ▲네이처클럽 ▲생태쉼터 ▲오피니언 등 6개 섹션, 26개 세부 코너로 구성됐다. 제도와 기업 분석은 물론 생태관광, 야생사진, 책·영화, 생태교육, 영상 콘텐츠까지 폭넓게 다뤄 전문성과 대중성을 함께 추구한다. 창간과 함께 '싹트는 자연자본 공시', '자연자본공시 누가 움직이나?', '쉽게 쓴 자연자본공시', '30×30 목표' 등 다양한 기획을 선보였으며, OCI 등 기업의 자연자본공시 사례 분석과 정부의 생물다양성 공약 이행 점검, 해외 정책 동향, 생물다양성 현장 취재를 집중 보도한다. 또한 자체 선정한 '2026 자연자본공시 대상'에는 SK증권, OCI홀딩스, 동아ST, HD건설기계를 선정했다. 〈자연자본시대〉는 자연과 경제를 잇는 새로운 담론을 제시하며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모색하는 전문 언론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화큐셀, ‘차세대 태양광’ 탠덤 모듈 국책과제 주관기관 선정…2029년 상용화 박차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이하 한화큐셀)이 차세대 고효율 태양전지 상용화를 위한 본격적인 실증 단계에 돌입한다. 페로브스카이트 탠덤 모듈(이하 탠덤 모듈) 기술 개발 및 실증을 위한 정부 주도 연구개발 과제의 주관기관으로 참여하면서다. 한화큐셀은 최근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전담하는 에너지기술개발사업의 일환인 '상용면적 페로브스카이트/결정질 실리콘 탠덤 모듈 기술개발 및 실증' 연구과제 수행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과제를 위해 한화큐셀은 국내 산·학·연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컨소시엄에는 주관기관인 한화큐셀을 필두로 국내 기업, 연구기관, 대학 등 총 9개 기관이 공동연구개발기관으로 참여한다. 이들은 올해 4월부터 3년간 모듈 기준 효율 28% 이상, 면적 1.7m² 이상의 상용면적 탠덤 모듈 실증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수행할 계획이다. 한화큐셀은 특히 양산 적합성을 고려한 탠덤 제조 기술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국내 연구기관들과 함께 옥외 실증 및 사업성 분석을 진행해 향후 시장 적용 과정에서 필요한 기술적·사업적 개선 요인을 도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성능, 신뢰성, 경제성을 모두 갖춘 탠덤 모듈 제조 기술을 적기에 확보하고, 소재·부품·장비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해 국내 차세대 태양광 산업 생태계 조성에도 기여한다는 구상이다. 탠덤 셀은 빛의 파장대역별로 흡수할 수 있어 기존 실리콘 셀보다 발전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이다. 실제로 탠덤 셀의 이론 한계효율은 44%로, 기존 실리콘 셀(29%)보다 약 1.5배 높아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 차세대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탠덤 기술은 무게 대비 발전 효율이 높고, 기존 우주용 태양전지보다 제조 비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이 안정화되면 향후 우주 태양광 시장 등 신규 응용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도 매우 크다. 한화큐셀은 탠덤 기술의 선도적 상용화를 통해 시장 입지를 굳히는 한편, 우주 분야 등 미래 먹거리 사업 기반도 함께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회사가 목표로 하는 탠덤 기술의 상용화 시점은 2029년이다. 앞으로 한화큐셀은 한국과 독일에서 운영 중인 탠덤 파일럿 라인과 이번 국책과제를 연계해 상용면적 모듈의 실증 데이터를 축적하고, 양산 전환을 위한 기술 기반을 단계적으로 다져나갈 예정이다. 문수진 한화큐셀 판교R&D센터장은 “이번 과제는 차세대 탠덤 태양전지의 상용화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검증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그동안 축적해 온 셀·모듈 기술력과 양산 역량을 바탕으로 상용화 시기를 앞당기고, 국내 태양광 산업 생태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석탄·LNG는 ‘비상전원’ 생존하는데… 연료전지는 ‘시한부’ 위기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수소연료전지 업계가 발전원 가운데 가장 큰 불확실성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석탄과 LNG 발전은 전력수급과 계통 안정성 측면에서 일정 역할을 유지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반면, 연료전지는 정책 지원 축소와 시장 위축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산업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석탄발전의 시대가 저물고 있지만 완전한 퇴출까지는 변수가 적지 않다고 본다. 동서울변전소와 초고압직류송전(HVDC) 등 대규모 송전망이 계획대로 구축될 경우 계통 운영 여건이 개선될 수 있고, AI 데이터센터와 첨단산업 확대로 전력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도 전망된다. 특히 강원 지역 신규 석탄발전소는 여전히 발전단가 경쟁력이 높은 만큼, 장기적으로는 비상시 전력수급을 위한 예비전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LNG 발전 역시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에서는 당분간 필수 전원이라는 평가가 많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대규모 첨단산업 전력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가스발전의 역할이 계속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은 남부지역에서는 태양광 출력이 많은 시간대에 LNG 발전기 가동이 제한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면서 지역별 격차도 커지고 있다. 반면 연료전지는 상황이 더욱 녹록지 않다. 업계에서는 발전 효율 향상과 경제성 개선이 기대만큼 빠르게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일반수소발전시장(CHPS) 규모마저 축소되면서 신규 투자 여건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10일 일반수소발전 입찰 규모를 지난번 1300GWh보다 약 28% 감소한 930GWh로 공고했다. 특히 정부가 청정수소 중심으로 정책 방향을 재편하면서 LNG 개질수소와 부생수소를 활용하는 연료전지 산업은 상대적으로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청정수소 생태계 조성과 온실가스 감축을 중심으로 수소 정책을 재설계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연료전지 업계에서는 일반수소 시장의 최소 규모 유지와 단계적 산업 전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는 최소한의 내수시장이 유지되지 않으면 국내 공급망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연료전지 산업은 발전사업뿐 아니라 소재·부품·시공·유지보수 기업까지 연관 산업이 폭넓게 형성돼 있는 만큼 시장 축소가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탄소중립이라는 큰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산업이 전환할 시간도 없이 시장부터 사라지면 기술과 인력도 함께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다"며 “최소한의 시장을 유지하면서 청정수소 시대로 연착륙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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