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LNG 공급불가 선언, 공식 확인 안돼…정부 “모니터링 중”

카타르 LNG 공급불가 선언, 공식 확인 안돼…정부 “모니터링 중”

카타르가 이란의 공격으로 LNG 설비가 타격을 받자, 한국 등에 공급불가를 선언했다는 여러 보도가 나왔지만 아직 공식 선언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다만, 카타르가 실제적으로 생산 및 공급에서 제약을 받고 있고 복구에 1년 이상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공급불가 선언이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돼 정부와 가스공사 측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25일 로이터와 연합뉴스 등은 카타르에너지(QE)가 전날 성명을 통해 한국, 중국, 벨기에, 이탈리아에 LNG 장기 공급 계약 이행을 일시 중단할 것을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재벌승계지도] 한화 ‘넥스트 김승연’ 계열 분리 관건은 ‘실탄’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완성한 상태다. 계열사간 순환출자 고리 없이 수직적 체제가 확립돼 있다. 총수 일가는 정점에 위치한 기업 지분을 충분히 확보해 주력사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3세 승계 관련 경영 분야 교통정리는 대체로 마무리됐다. 삼형제가 경영 전면에 나서 자신들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차기 총수 역할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맡을 전망이다.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은 금융,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한화비전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은 유통 및 신사업을 각각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지분 측면에서는 승계 작업이 이제 막 시작된 수준이다. ㈜한화 인적분할을 시작으로 주력사 지분 맞교환, 한화에너지 상장 또는 합병 등 다양한 작업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중복 상장 논란 등 각종 변수도 불거질 것으로 예측된다. 향후 관건은 삼형제가 자신의 자리를 확실히 지키기 위한 '실탄'을 얼마나 마련할 수 있을지 여부다. ◇ ㈜한화 중심 지배구조…'옥상옥' 한화에너지는 삼형제 자금줄 한화그룹 지배구조는 ㈜한화를 중심으로 보면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지주회사 체제는 아니지만 ㈜한화가 지주사와 비슷한 역할을 하고 있다. 방산, 우주·항공, 에너지, 금융, 유통 등 대부분 사업군들을 아우른다. ㈜한화가 최대주주로 있는 곳은 △한화솔루션(36.31%, 이하 각사 2025년도 사업보고서 또는 대규모기업집단현황공시 기준) △한화에어로스페이스(32.18%) △한화비전(33.95%) △한화갤러리아(36.31%) △한화생명(43.24%) △한화호텔앤드리조트(49.80%) △한화로보틱스(67.97%) △한화이글스(40%) 등이다. 한화오션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30.44%)와 한화시스템(11.57%) 아래에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오션 외에 한화시스템(46.73%)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한화솔루션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49.57%), 한화임팩트(47.93%), 한화갤러리아(1.39%), 한화이글스(40%) 등 주식을 들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해 아워홈 지분 58.62% 인수해 그룹 계열사로 편입시켰다. 100% 자회사로는 한화푸드테크 등이 있다. 금융 부문의 핵심은 한화생명이다. 한화생명이 한화손해보험 지분 51.36%를 가진 최대주주다. 100% 자회사인 한화자산운용을 통해 한화투자증권(46.08%)에도 힘을 행사한다. 한화저축은행, 한화육삼시티, 한화손해사정, 한화라이프랩 등을 100% 자회사로 두고 있다. 비상장사인 한화에너지는 '옥상옥' 자리에 있다. ㈜한화 지분 22.15%를 가지고 있다. ㈜한화 주요 주주는 이밖에 김승연 회장(11.33%), 김동관 부회장(9.76%), 김동원 사장(5.38%), 김동선 부사장(5.38%), 북일학원(1.83%) 등이다. 총수 일가 특수관계인 지분율(55.85%)이 과반을 넘긴 상태다. 한화그룹 지배구조 최정점은 한화에너지라는 뜻이다. 이 회사는 ㈜한화 최대주주인 동시에 한화시스템(12.80%), 한화임팩트(52.07%), 한화에어로스페이스(0.32%) 등 주식도 보유하고 있다. 한화임팩트는 아래에 '캐시카우'인 한화토탈에너지스를 뒀다. 프랑스 토탈에너지스의 영국 법인 'Total Energies Holdings UK Limited'와 만든 50대 50 합작사다. 한화에너지는 원래 한화S&C라는 IT 서비스 회사였다. 계열사 전산 업무 등을 맡아 성장하다가 지난 2012년 경인에너지를 인수하며 기업 체질을 개선했다. 이후 물적분할, 합병 등을 거쳐 현재와 같은 알짜 회사로 거듭났다. 김승연 회장은 한화에너지 지분을 김동관 부회장(50%), 김동원 사장(25%), 김동선 부사장(25%) 등에게 넘겨줬다. 일찍부터 자녀 승계를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최근 들어 지분율에 변동이 생겼다.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이 주식 일부를 재무적투자자(FI)에 매각하면서다. 김동원 사장이 5%, 김동선 부사장이 15%를 한투PE 등 컨소시엄에 팔았다. 김동관 부회장 주식은 그대로 남고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 지분율은 각각 20%, 10%로 낮아진 것이다. 재계에서는 이를 두고 한화그룹 경영권 승계 작업 밑그림이 거의 그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룹 핵심 사업을 김동관 부회장이 이끌어간다는 공식이 더욱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해 3월 ㈜한화 지분을 삼형제에게 증여하기도 했다. 총수 일가는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한화에너지와 ㈜한화를 제외하고는 다른 계열사 주식을 거의 매입하지 않은 상태다. 김승연 회장은 한화이글스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다. 김동관 부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지분 0.01%를 소유 중이다. 김동원 사장은 한화생명 지분 0.03%를 들고 있다. 김동선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 주식 16.85%를 가지고 있다. ◇ ㈜한화 인적분할 추진…삼형제 '경영 분리' 본격화 이런 상황에서 나온 게 ㈜한화의 인적분할 발표다. 한화그룹은 지난 1월 ㈜한화를 방산, 조선·해양, 에너지, 금융 부문이 속하는 존속법인과 테크 및 라이프 부문이 포함된 신설법인으로 나눈다고 선언했다. 신설법인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에는 김동선 부사장이 속한 분야 계열사가 포함된다. 한화비전, 한화모멘텀, 한화세미텍, 한화로보틱스 등 테크와 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아워홈 등 라이프 분야 계열사다. 존속법인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 한화솔루션, 한화생명 등이 남게 된다. 김동관 부회장과 김동원 사장이 책임지는 업종들이다. 분할 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을 기준으로 산정했다. 존속 법인 76.3%, 신설 법인 23.7%다. 인적분할 작업은 올 6월 임시주주총회 등 관련 절차를 거쳐 7월 중 완료될 예정이다. 자본시장에서는 해당 안건이 큰 이변 없이 임시주총을 통과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대주주 지분율이 높은데다 소액주주들을 위한 이른바 '당근'도 별도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한화는 4562억 원 규모 자사주를 소각하고 배당금을 25% 이상 상향하는 등 주주환원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남아있는 구형 우선주도 사들여 없애기로 했다.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인적분할이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 또는 승계를 위해 이뤄진다는 점을 알지만 이를 상쇄할 만한 유인을 제공받은 셈이다. 한화그룹은 인적분할 발표 이후 개인 주주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진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는 모습도 보였다. 현장에 참석한 주주들은 ㈜한화 분할의 목적이 단순 승계 작업만이 아니라 기업 가치 제고에도 있다는 점에 상당 수준 공감했다고 전해진다. 분할 이후 김동선 부사장은 독립경영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형제간 분할은 효율적으로 됐다는 게 재계 중론이다. 그동안 김동선 부사장이 맡던 유통 및 신사업 계열사는 몸집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지적을 받았었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해 아워홈 인수와 적극적인 신사업 진출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한화그룹 측은 인적분할 추진 사실을 발표하면서 “신설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는 신속한 의사결정과 효율적인 자본 투자 등을 통해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앞으로는 김동선 부사장 주도로 테크와 라이프 부문의 전략적 협업 및 투자가 지속적으로 단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AI), 로봇, 자동화 설비 등을 활용하는 '스마트 유통' 사업을 영위한다는 게 회사의 최종 목표다. 한화그룹은 이밖에 △독립적 감사지원부서 설치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 마련 및 운영 △배당정책 및 실시 계획 연1회 이상 공고 △현금 배당 예측 가능성 제공 △주주제안 관련 권리 및 절차의 홈페이지 안내 검토 등 투명경영과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도 병행해 나갈 방침이다. ㈜한화 인적분할은 전략적으로도 훌륭한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증권가에서 나온다. 회사를 쪼개면서 지주회사로 '강제 전환'되는 변수를 제거하는 효과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특정 회사에서 자회사 주식가치가 자산총계의 절반을 넘어서면 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한화그룹 입장에서는 의도치 않게 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하게 되면 일정 비율(상장사 30%, 비상장사 50%) 이상 자회사 지분을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했다.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한화생명 아래 금융 계열사를 거느릴 수 없다는 규제도 생긴다. 이 문제는 임시주총 이후 ㈜한화 인적분할이 완료되면 대부분 해결된다. ㈜한화가 부채를 떠안는 방식으로 자산 불리기가 가능해져서다. 신설 법인으로 넘어가는 계열사 지분 가치는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말 ㈜한화의 별도 기준 자산총액은 11조2011억원이다. 종속기업 및 관계기업 장부가액은 5조4061억원으로 50%에 근접했다. 이는 전기 말(4조5297억원) 대비 크게 늘어나며 ㈜한화를 압박하는 요소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증자 등에 참여한 영향으로 자회사 주식가치가 크게 늘었다. ◇ 김동선, 실탄 마련했지만 지분 정리는 아직…김동관·김동원도 현금 확보 절실 ㈜한화를 분할한 존속·신설 법인이 계열분리에 나설지는 아직 미지수다. 김동원 사장이 이끄는 금융 분야 역시 떨어져 나올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지만 시기를 점치기는 힘들어 보인다. 김동원 사장 역시 홀로서기에 나선다면 키를 쥐는 회사는 한화생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배구조 자체가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짜여져 있어서다. 한화생명을 인적분할해 신설법인을 세우거나 아예 ㈜한화가 지닌 한화생명 지분을 김동원 사장이 사들이는 방법 등이 거론된다. 문제는 한화그룹 내에서 아직 금융이 차지하는 위상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한화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74조7854억원이다. 여기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금융이 42.73%로 가장 높다. 화약제조업(20.90%), 조선업(19.46%), 태양광(8.98%), 화학제조업(7.83%), 도소매업(5.15%), 레저·서비스업(4.44%), 건설업(4.31%) 등 다른 분야를 압도하는 수치다. 지분 측면에서 독립도 김동선 부사장이 먼저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김동선 부사장이 앞서 한화에너지 프리IPO를 통해 확보한 금액은 8200억원 수준이다. 김승연 회장에게 ㈜한화 지분을 받을 때 증여세를 납부하고도 상당한 자금이 남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승연 회장에게 받은 3.23%의 증여세는 약 63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김동원 사장은 같은 프리IPO에서 3000억원가량을 손에 쥐었다. 증여세를 제외하면 한화생명 등 계열사 지분을 의미 있는 수준까지 확보하기는 부족한 수준이다. 삼형제는 자금 마련 수단으로 배당과 주식 가치 상승 두 가지 전략을 함께 구사하고 있다. 상장사이자 지배구조 중심에 있는 ㈜한화에서는 배당을 받아 자금을 축적하고 있다. 이 회사 지분율은 김동관 부회장 9.76%, 김동원 사장 5.38%, 김동선 부사장 5.38%다. ㈜한화의 연결 기준 현금배당성향은 2024년 9.34%에서 지난해 26.49%로 뛰었다. 인적분할을 발표하며 적극적인 배당 확대를 약속한 것도 총수 일가의 증여세 마련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한화에너지는 회사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총수 일가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던 2022년, 2023년 등에도 결산배당을 하지 않았다. 대신 ㈜한화 지분을 꾸준히 모으거나 신사업 투자를 늘리는 등 궁극적으로 회사 '몸값'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지분 측면에서 한화그룹 계열분리의 시작점은 한화에너지 상장이 될 전망이다. 김동관 부회장이 앞서 프리IPO에 참여하지 않았고 김동선 부사장 분야를 ㈜한화에서 인적분할하기로 하면서 경영권 분리에 대한 메시지는 확실해졌다. 이후 각각 지분을 주고받거나 필요한 증여세 등을 납부하기 위해서는 삼형제가 한화에너지 구주를 파는 게 가장 확실한 수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이 회사 지분 20%는 약 1조10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분할 전 ㈜한화의 시가총액은 8조5900억원 수준(3월 24일 종가 기준)이다. 일각에서는 총수 일가가 승계를 위한 다음 단계로 ㈜한화 존속법인과 한화에너지 합병을 추진할 수 있다고 본다. 삼형제가 구주를 팔아 충분한 자금을 확보한 뒤 양사를 합병해 지배구조를 투명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본 투입을 최소화하면서 김동관 부회장 체제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변수는 시장의 눈높이가 과거와 달라졌다는 점이다. 우선 입법 측면에서 '중복 상장 리스크'가 생겼다. 모든 작업의 출발이라고 할 수 있는 한화에너지 상장 자체가 무산될 수 있는 셈이다. 모회사를 상장하는 이례적인 경우지만 규제를 피해가기는 힘들 전망이다. 삼형제에게 지분이 모두 넘어가는 과정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 합병이건 상장이건 결국 한화에너지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한화에너지는 과거 성장 과정에서 '편법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한화S&C가 ㈜한화의 정보사업 부문을 인수할 때 사익편취 지적이 나왔다. 김승연 회장이 지난 2005년 김동관 부회장에게 ㈜한화의 한화S&C 지분 66.67%를 넘길 당시에는 '저가매각 의혹'이 나와 소송전까지 벌어졌다. 공정거래법상 사익편취 규제 시행 이후에는 일감몰아주기 조사 타깃이 되기도 했다. 한화그룹 승계지도는 방향성이 명확하다. 삼형제가 맡을 분야도 정리가 됐고 이를 위한 준비 작업도 최근 1~2년 사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삼형제가 '실탄'을 얼마나 넉넉하게 확보할 수 있을지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금 확보가 각자 운신의 폭을 넓히는 핵심 수단이기 때문이다. 한화에너지 상장 작업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만약의 상황에 대비한다는 측면도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천연가스 공급 ‘불안’에도 서울 천연가스 버스 ‘안정’ 이유는

이란 미사일에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시설이 피격됐다. 카타르가 한국 등 일부 국가 LNG 공급에 '불가항력' 선언을 검토한다는 일부 외신 보도에 산업통상부는 카타르 에너지 측 공식 발표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는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지만 국내 수급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전문가들 역시 천연가스 버스 운영에는 제한적인 영향만 있을 것으로 봤다. 다만 가격변동성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방자치단체 준공영제 예산 부담과 한국가스공사 부채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다. 26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지난 24일 밤 카타르 LNG 시설 피격 사실이 알려진 뒤 카타르가 한국을 포함한 주요 수입국에 LNG 장기 공급 계약 이행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전체 14개 액화 시설 중 2개 라인이 손상돼 약 20% 수준의 생산 능력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 우리나라 수입 LNG 중 카타르산 비중은 14% 수준이다. 정부는 이미 카타르 물량을 제외한 수급 시나리오를 마련한 상태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카타르 물량을 제외하더라도 11월까지 사용할 수 있는 가스 물량은 확보됐다"고 강조했다. 다만 가스 가격 상승 우려는 있다. 양 실장은 “가스 가격이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며 “구매자 중심 시장이 판매자 중심 시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앞서 이스라엘-이란 분쟁 이후 가스요금 인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입업자에게 부과되는 천연가스 수입부과금을 한시적으로 인하한 바 있다. 이 조치는 올해 1월 1일부로 종료됐으며 추가 인하 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수입부과금을 감면해주는 만큼 한국가스공사 미수금은 적게 쌓인다. 원료비 대비 요금을 인상하지 못해 미수금이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원이 끊긴 상황에서 수급이 불안정해진다면 미수금은 다시 불어날 수 있다. 2024년 4분기 기준 한국가스공사의 총 미수금은 이미 15조7659억 원에 달한다. 국토교통부 역시 고유가 시기 버스·물류업계의 부담을 덜기 위해 유가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유가가 일정 수준을 넘을 때 지급하는 유가 연동 보조금이 존재하지만 국토부 관계자는 향후 추가 대책은 유가 동향을 모니터링 한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버스 요금이 동결된 상태에서 LNG 가격이 출렁일 때 비용 변동성은 지자체와 가스공사가 나눠 부담하는 구조다. LNG 도매요금은 원료비와 공급비용의 합으로 구성된다. 도매요금 수준은 정부가 물가를 고려해 결정한다. 지방자치단체는 버스 준공영제 실시 이후 운송적자분에 대해 버스운송회사에 재정을 지원한다. 김성준 시의원의 2023년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서울시 버스준공영제 운송적자는 8412억 원이고 8114억 원이 세금으로 지원됐다. 도매요금이 인상되면 지자체의 재정부담이 커지고, 반대로 요금을 동결하면 가스공사의 미수금이 쌓이게 된다. 노남진 에너지경제연구원 가스정책연구실 실장은 “천연가스 버스의 경우 원료비 연동제를 실시하고 있다"며 “천연가스 수급문제가 발생하거나 요금 상승 우려가 있을 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요금인상을 유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 실장은 “2022년 2월 러우전쟁 당시 데이터를 비교 기준으로 삼으면 향후 원료비 변화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본지가 러우전쟁을 기준으로 도시가스용 천연가스 도매요금을 분석한 결과 전쟁 전후 수송용 원료비는 2배가량 폭등했다. 2021년 4월 11.9533원/MJ였던 원료비는 1년 만에 21.8696원/MJ로 올랐다. 올해 3월 기준 15.1184원/MJ로 아직 사태 이전과 큰 차이가 없지만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시차를 두고 상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버스운송회사의 비용구조를 보면 연료비는 20% 내외고 준공영제를 실시하는 만큼 회사의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연료비 상승분이 지자체 재정부담으로 이어지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중동發 위기에…재계도 ‘에너지 절약’ 동참 움직임

재계 주요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추진 중인 에너지 절감 대책을 재점검하고 추가 대응 방안을 도입하고 있다. 중동 사태 장기화로 에너지 수급 불확실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정부가 준비 중인 에너지 감축 정책에 보폭을 맞추는 차원이기도 하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74개 지역상공회의소가 에너지 절약 캠페인에 자발적으로 동참한다고 이날 밝혔다. 대한상의 및 전국상의 임직원 업무용 차량과 출퇴근 차량에 5부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실내 적정온도 유지 △엘리베이터 효율 운행 및 냉난방 순차운휴 △대기전력 차단 및 에너지 절약 마크 제품 우선 사용 △비대면 화상회의 전환 △점심시간 소등 및 퇴근 시 전원 차단 등도 실천할 계획이다. 한국경제인협회는 26일부터 임직원을 대상으로 '에너지 다이어트를 위한 6가지 실천' 캠페인을 전개한다. 출퇴근 시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고 외부 기관과 대면회의는 필요한 범위 내에서 운영하는 식이다. 사무실 내 자원·에너지 절약 노력도 함께 추진한다. 점심시간 사무실 일괄 소등을 비롯해 빈 회의실 소등, 미사용 PC·모니터·프린터 전원 차단, 일회용품 줄이기 등 임직원들이 실천할 수 있는 생활 속 절약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회원사들에는 이날 공문을 보내 가능한 범위 내 에너지 사용을 점검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국무역협회는 본부와 13개 국내지역본부에서 차량 5부제를 의무 시행하기로 했다. 점심시간 전 층 소등, 층간 이동 시 계단 이용 권장 등 행동에도 나선다. 다음달 1일부터는 7만여 회원사 대상 '에너지 함께 줄이기' 캠페인을 실시할 예정이다. 기업들도 나섰다. 삼성그룹은 정부의 에너지 절감 정책에 함께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국내 모든 사업장에서 차량 10부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등 관계사들은 이같은 내용을 25일 사내에 공지하고 26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삼성그룹은 또 사업장 내 야외 조경과 복도, 옥상 등 비업무 공간의 조명을 50% 소등할 예정이다. 휴일 미사용 주차 공간도 폐쇄 및 소등한다. SK그룹은 오는 30일부터 전 계열사 모든 사업장에 차량 5부제를 도입한다. 동시에 점심시간과 퇴근 후 전체 소등을 의무화하고 냉난방 설정온도 기준을 의무 적용할 방침이다. 엘리베이터는 격층 운행하거나, 저층(3~4층 이하) 이용을 제한하기로 했다. LG그룹은 국내 모든 사업장을 대상으로 오는 27일부터 차량 10부제를 시행한다. 유가상승 등 경제상황 추이를 점검하며 확대시행도 검토할 방침이다. 롯데그룹 역시 원유 관련 자원안보위기 '주의' 경보 발령에 따라 이날부터 정부의 에너지 절약 시행에 동참한다. 개인 및 업무용 차량에 대해 5부제를 시행하고 교통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유연근무제 활용을 독려하기로 했다. △사무실 내 냉난방 적정온도 유지 및 대기전력 차단 △화상회의 활성화 통한 업무 이동 최소화 △사업장 내 고효율 및 절감형 설비 우선 적용 등 수칙도 구성원들 간 공유했다. 한화그룹도 차량 10부제를 실시하는 등 에너지 절약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이날 밝혔다. 계열사는 절약 대책을 사내에 공지하고 26일부터 이행할 계획이다. PC 절전모드, 퇴근 시 사무기기 전원 차단, 미사용 공간 공조 조절, 조명·설비 운영 효율화 등을 추진한다. HD현대그룹은 지난 23일 새로운 에너지 절감 방안을 수립하고 이를 전 사업장에 공지했다. 우선 자율 참여 방식으로 차량 10부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비닐·플라스틱 등 석유화학 파생상품 사용을 줄이는 캠페인도 진행한다. 생산 현장에서는 설비 유휴시간에 대기 전원을 차단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차량 5부제를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에서도 차량 5부제가 자리 잡은 상태다. 포스코는 이밖에 적정 실내 온도 준수, 불필요한 조명 사용 최소화, 대중교통 이용 임직원 챌린지 등 에너지 감축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사무공간 조명 소등 및 전열기구 전원 끄기 생활화 등 조치를 실천하고 있다. 이마트 등 각 점포에서는 평일 한산한 시간대 무빙워크를 중지하거나 조명을 소등하도록 하고 있다. 백화점에는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분석·최적화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적용해나가고 있다. CJ그룹, 효성그룹 등 다른 대기업들도 중동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별도의 에너지 절감 정책을 추진할지 여부를 적극 검토 중이다. 정부는 최근 에너지 절약을 위해 공공부문 차량 5부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4일 국무회의에서 “배달 용기부터 의료 도구까지 일상에서 석유화학 제품이 쓰이지 않는 곳이 없다. 언제 어디서 어떤 문제가 벌어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외환 위기나 코로나 국난을 극복한 것처럼 이번 위기도 모든 국민이 마음과 뜻을 모으면 얼마든 이겨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업황 변동성이 크거나 수출 불확실성에 노출된 경험이 있는 기업들은 위기가 생겼을 때 내부적인 재정비가 빠르다는 특징이 있다"며 “정부에서도 적극적인 메시지가 나온 만큼 자발적으로 에너지 절감 정책을 시행하는 사례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경기도-평택시, 지산지소 수소특화단지 만든다

평택시와 경기도가 대한민국 수소경제 핵심 거점으로 도약하기 위한 행보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평택시는 수소특화단지 조성을 통해 생산·저장·유통·활용까지 아우르는 수소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미래 에너지 중심 도시로 도약시킨다는 방침이다. 25일 평택시는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에서 '수소특화단지 추진단 전략회의'를 개최하고 수소특화단지 조성과 수소산업 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에는 정장선 평택시장을 비롯해 이계안 평택수소특화단지 추진단장(평택대학교 이사장), 이희은 평택대학교 대외 부총장, 김상현 현대자동차그룹 수소비즈니스기획팀장, 오수용 삼성E&A 그룹장, 이정호 한국서부발전 수소사업실장, 이종찬 한국가스기술공사 에너지인프라건설처장, 황선식 평택시 미래전략과장 등 유관기관 관계자 40여 명이 참석해 수소산업 정책 및 기술 동향을 공유했다. 참석자들은 평택이 항만을 기반으로 한 수소 물류 거점으로서 높은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자동차·로봇 등 미래 모빌리티와 함께 수소 생산·저장·운송·연료까지 사업을 확장 중인 현대차그룹은 항만 물류와 연계한 수소 활용 측면에서 평택이 가장 매력적인 입지라며 '수소 사회'로의 전환에 산학연 협력을 강조했다. 김상현 현대차그룹 수소비즈니스기획팀장은 “석유가 나지 않는 우리나라의 경우 타 국가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매우 높다"며 “수소 에너지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게 된다면 에너지 자립도를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회사를 넘어 로봇, 에너지 등 미래 산업 전반으로의 변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 수소가 있다"며 “평택은 항만을 끼고 있어 사업 추진에 최적의 도시"라고 밝혔다. 실제 이 지역에서 항만과 연계한 수소 도입·저장·유통 구조를 구축할 경우 평택이 수도권 에너지 공급의 핵심 허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평택시는 지난 7년간 약 2500억원 규모의 국책사업을 유치해 수소생산단지, 수소항만, 수소도시 등 수소 인프라를 구축해 왔다. 또 공공부문 최대 규모(일 7톤)의 수소생산시설을 구축해 수도권 공급 기반을 확보하고 2024년 흑자 전환을 이루며 수소경제 실현 가능성을 입증했다. 실제로 평택시가 수소특화단지로 지정될 경우 우리나라에서 가장 에너지 수요가 집중된 수도권 전역을 아우르는 핵심 에너지 공급 거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한 기업들의 RE100(재생에너지로 전기의 100%를 충족) 달성을 지원하고,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 지산지소(地産地消 ·지역에서 생산해 지역에서 소비) 정책에 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장선 평택시장은 “수도권 어디든 수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핵심 거점이 반드시 필요하며 평택시가 그 역할을 수행하겠다"며 “수소는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의 핵심 산업인 만큼 사명감을 가지고 산업 생태계 조성과 기업 친화적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다만 수소산업 육성과 관련한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은 주요 과제로 꼽혔다. 정부는 당초 올해 초 수소특화단지 선정을 예고했지만 조직 개편과 정책 방향 재검토로 일정이 지연되면서 오는 6월 이후에야 결정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또 국가 균형발전 기조에 따라 에너지 생산 거점을 지방 중심으로 배치하려는 흐름 속에서 에너지 최다 수요처인 수도권 공백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한 기업 관계자는 “수소는 반드시 가야 할 길이지만 정부의 구체적인 계획이 불투명해 기업과 지자체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들은 기술과 투자 의지를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규제와 정책 불확실성으로 사업 추진에 제약이 많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오수용 삼성E&A 그룹장은 “민간 기업이 경제성과 기술력을 충분히 확보하더라도 정부 정책과 여건이 안정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업 추진은 매우 어렵다"며 “정책 환경이 보다 신속하게 안정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수도권의 에너지 수요 급증에 대한 대응책도 논의됐다. 반도체·인공지능(AI) 산업 확대와 RE100 대응 등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수소를 기반으로 한 청정에너지 공급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평택항을 통해 해외에서 생산된 그린수소를 도입하고 이를 용인·화성 등 수도권 산업단지로 공급하는 '수소 그리드' 구축 필요성이 강조됐다. 기업들은 과거 액화천연가스(LNG) 인프라 구축 사례처럼 정부 지원과 민간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참석자들은 “과거 오일쇼크 이후 LNG 인프라 전환을 통해 산업 경쟁력을 확보했던 것처럼 수소 그리드망 구축 역시 기업의 자발적 투자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정부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정장선 평택시장은 “수소를 포함한 에너지 정책은 일관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충분한 논의를 거쳐 방향이 정해지면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성과가 나타나는 산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정부 정책이 완전히 정착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지속적인 노력과 협력을 통해 지금의 시도가 미래를 위한 씨앗이자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카타르 LNG 공급불가 선언, 공식 확인 안돼…정부 “모니터링 중”

카타르가 이란의 공격으로 LNG 설비가 타격을 받자, 한국 등에 공급불가를 선언했다는 여러 보도가 나왔지만 아직 공식 선언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다만, 카타르가 실제적으로 생산 및 공급에서 제약을 받고 있고 복구에 1년 이상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공급불가 선언이 나올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돼 정부와 가스공사 측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25일 로이터와 연합뉴스 등은 카타르에너지(QE)가 전날 성명을 통해 한국, 중국, 벨기에, 이탈리아에 LNG 장기 공급 계약 이행을 일시 중단할 것을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18,19일 카타르에너지는 이란 공격으로 라스 라판(Ras Laffan) LNG 생산시설이 일부 파괴되는 피해를 입었다. 카타르에너지의 사드 알카비 최고경영자(CEO)는 이 공격으로 인해 LNG 수출 용량의 17%가 손상됐으며, 이를 복구하려면 최소 3년에서 최대 5년가량 걸릴 것이라고 언론에 말했다. 공급불가 선언은 이 피해에 따른 조치라는 게 해당 기사들의 설명이다. 우리나라는 카타르에너지로부터 지난해 기준 700만톤의 LNG를 수입했다. 이는 지난해 총 수입량 4668만톤의 14.9% 수준이다. 하지만 본지가 LNG 수입을 관장하는 산업통상부와 한국가스공사 측에 확인한 결과 카타르에너지의 공급불가 선언은 아직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카타르에너지가 공식적으로 공급불가 선언을 하지 않았고, 우리한테 통보한 것도 없다"며 “해당 기사들의 출처가 불분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카타르에너지의 LNG 생산 및 수출 시설이 실제로 타격을 받았고, 이를 복구하는데 시일이 걸리는 만큼 공식 선언이 나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카타르 측에 해당 기사들에 대해 질의한 결과 '아직 결정된 건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공식 선언이 나올 수도 있다고 보면서 긴밀하게 사안을 모니터링하며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카타르의 사드 빈 셰리다 알 카비 에너지 담당 국무장관과 만나 라스 라판 LNG 생산시설 파손으로 인한 공급 차질이 있더라도 한국에 대한 LNG 장기도입 계약이 이행될 수 있도록 당부하기도 했다. 가스업계는 실제로 카타르 LNG 공급이 당분간 끊긴다 해도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원유 수입은 호르무즈해협 안쪽 국가의 비중이 70%로 높지만, LNG는 카타르가 유일하다. 지난해 LNG 수입처를 보면 호주 1467만톤, 말레이시아 752만톤, 카타르 697만톤, 미국 438만톤, 러시아 247만톤, 인도네시아 207만톤, 오만 192만톤, 페루 104만톤 등 24개국이나 되고, 물량도 골고루 퍼져 있다. 또한 가스공사는 지난해 미국과의 관세협상 일환으로 올해부터 미국산 LNG를 연간 330만톤 추가 들여오기로 했다. 또한 LNG 수입량 중 절반이 가스발전 연료로 사용되는데, 정부가 원전과 석탄발전 비중을 높이기로 했기 때문에 그만큼 가스발전 비중이 낮아져 사용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카타르에너지에는 한국 컨소시엄인 코라스(KORAS)의 5% 지분이 있다. 이 컨소시엄에는 한국가스공사 60%, 삼성물산 10%, 현대코퍼레이션 8%, SK어스온 8%, LX인터내셔널 5.6%, 대성산업 5.4%, 한화 3% 참여하고 있다. 한국은 이 지분 참여를 계기로 생산이 개시된 1999년부터 지속적으로 카타르 LNG를 수입하고 있다. 다만 지분 참여와 LNG 매매계약은 별개라고 한 관계사 측은 전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이슈&인사이트] 유가 상승, 우리가 놓친 또 다른 전선: 신용경색 우려와 비료값 상승

이란과 미국의 전쟁이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을 비롯한 세계 모든 나라의 근심거리는 유가 상승이다. 유가의 상승으로 당장 각 국은 원유의 원활한 확보가 최우선 과제지만 고유가가 지속된다면 걱정해야 할 잔짜 문제는 다음과 같을 거다. 첫째,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해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과 그로 인해 벌어질 수 있는 신용경색, 둘째, 비료 가격 상승으로 인한 에그플레이션이다. 금리 인상에 대한 움직임은 이미 시작되었다. 호주는 금리를 올렸고 영란은행 마저 금리 인상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고 일본도 4월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하고 있으며 ECB도 4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게 보고있는 상황이다. 유럽과 일본이 성장 둔화에서 인플레 걱정으로 정책의 시각이 바뀌어 가고 있다. 금리 인상 우려로 시중의 채권 시장은 벌써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호주의 경우 10년 금리가 5%를 넘어섰고 미국도 10년 금리가 4.4%를 넘보고 있다. 미국은 가뜩이나 재정 부담이 큰데 금리가 더 올라간다면 향후 전쟁을 위한 추경 예산을 밀어 부치기가 수월치는 않을 거다. 금리 상승으로 가장 걱정되는 것은 최근에 회자되는 사모펀드다. 고금리 자체도 문제지만 금리 상승으로 시중의 유동성이 줄어들고 안전 자산은 이자를 많이 주는 곳을 향할 것이니 시장의 약한 고리인 사모펀드 투자자는 투자금 회수에 나설 거다. 금리의 상승이 비유동성 자산, 특히 최근에 문제가 나타나는 사모 금융 자산을 옥죄면서 신용경색이 나타나고, 이는 기존 금융 시스템에도 영향을 미칠 개연성이 높다. 전쟁 중인데도 safe haven이라고 불리는 금과 은의 가격이 하락하는 이유도 이처럼 투자자들이 현금 확보에 나서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계속해서 주장하고 있는 사람들은 워튼 스쿨의 엘 에리언 교수와 BofA의 전략가 마이클 하트넷이다. 엘 에리언은 사모신용 위험이 2008년 금융 위기 직전과 유사한 평행이론이라 하면서 미 금융주가 사모신용 우려로 1분기 11% 급락, 이는 2020년 이후 최악이라고 말하고 있다. BofA의 마이클 하트넷 또한 유가 급등과 사모신용 부문 대출펀드의 환매 사태 우려가 마치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과 닮아간다고 경고하고 있다. 둘 다 사모 신용의 위기를 보면서 2008년 서브프람인 사태가 떠오른다고 말한다. 두 번째, 석유 추출물인 유황이 비료가 되는 인산염의 재료이고 이 유황의 50%를 중동에서 제공하기 때문에 호르무즈 해협의 장기 봉쇄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비료 연구소(The Fertilizer Institute)의 말을 인용하면, “중동 지역은 세 가지 주요 인산염 제품의 글로벌 거래량 중 약 5분의 1만을 차지한다고 한다. 그러나 유황(sulfur)의 세계 공급량 중 거의 절반이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취약한 중동 국가들에서 비롯되고 이 유황은 인산염 비료 가공에 사용되는 황산으로 전환된다." 상품 가격 플랫폼 ICIS에서 황산 시장을 담당하는 앤디 헴필(Andy Hemphill)은, “생산자들이 기존의 유황 및 황산 비축분을 소진한 이후에 갈등이 더 오래 지속되면 공급망을 따라 “기하급수적"인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현 사회는 모든 상품에 석유가 안 들어가는 제품이 없다. 그러기 때문에 유가의 상승이 금리인상과 공산품 물가의 상승(inflation)만을 야기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먹어야 하는 식품 가격의 상승 즉, 에그플레이션(Agfltion)까지 올 수 있기에 전쟁이 조속히 끝나야 한다. 우리가 단지 석유 가격과 공급에만 모든 신경을 쓰고 있지만 이로 인한 금리 인상, 신용경색, 그리고 식량 생산의 주요 요소인 비료값도 걱정해야 하는 이유다. ekn@ekn.kr

[EE칼럼] 히트펌프 확대의 조건: 어디까지 가능한가

정부는 2035년까지 히트펌프 350만 대를 보급해 약 518만 톤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도시가스 및 기름 보일러를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공기열 히트펌프의 재생에너지 인정, 설치비 최대 70% 보조, 전기요금 체계 개편, 청정열공급의무화 제도 등을 통해 보급을 촉진하겠다는 구상이다. 건물 부문 열에너지 탈탄소화를 위한 핵심 정책으로 평가된다. 히트펌프의 가장 큰 장점은 높은 효율이다. 동일한 에너지로 더 많은 열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에너지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난방 시장에서의 실제 경쟁력은 효율 자체보다 비용 구조에 의해 결정된다. 현재 가스 난방의 열 기준 비용은 약 90원/kWh 수준이며, 히트펌프는 성능계수(COP) 2.5 기준 전기요금이 약 220원 이하일 때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 COP 3 수준에서는 약 260원대까지 가능하지만, 이는 이상적인 조건에 가까우며 실제 운전에서는 계절과 부하 조건에 따라 효율이 낮아질 수 있다. 가스와 전기요금이 동시에 변동하는 경우에도 경쟁력은 단순히 “동반 상승" 여부로 결정되지 않는다. 핵심은 상대적인 인상폭이다. 전기요금 상승폭이 더 클 경우 히트펌프의 경제성은 약화될 수 있으며, 이는 보급 속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또한 히트펌프 확대는 전력 시스템 측면의 변화를 수반한다. 기존에 가스가 담당하던 열 수요가 전력으로 이동하면서 전력망 부담이 증가하고, 재생에너지 연계, 피크 부하 관리, 송배전망 투자 확대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이러한 비용은 전기요금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과적으로 히트펌프 보급이 확대될수록 전기요금 상승 요인이 강화되고, 이는 다시 경제성과 수용성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형성된다. 시장에서는 이미 히트펌프가 자발적으로 확산되는 영역이 나타나고 있다. 공공시설, 상업시설, 농업시설 등 비주거용 건물에서는 설치 공간 확보가 용이하고 중앙 제어 운영이 가능해 효율적인 운전이 이루어진다. 이러한 조건에서는 정책적 지원이 제한적이더라도 경제성과 편의성에 기반한 자발적 도입이 확대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흐름은 정책 설계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기술이 경쟁력을 갖는 환경에서는 시장이 스스로 선택한다. 반면 정책이 시장 조건을 넘어 특정 기술의 확산을 강하게 유도할 경우, 보조금, 요금 조정, 인프라 투자와 같은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재정 부담과 함께 수용성의 불확실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기존 주거 건물로의 확대는 별도의 고려가 필요하다. 국내 주거는 가스 및 지역난방 인프라가 이미 구축된 구조로, 히트펌프 전환 시 기존 인프라와 신규 설비가 병존하는 중복 투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인프라 활용 효율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사회적 비용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해외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관찰된다. 유럽은 히트펌프 보급을 빠르게 확대해 왔으나, 최근에는 전기요금 상승과 비용 부담을 반영해 보조금 조정, 정책 속도 조절, 기술중립 접근 강화 등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보급 확대 과정에서 드러난 현실적 제약을 정책에 반영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은 아직 보급 초기 단계에 있다. 따라서 정책 추진 과정에서 전기요금, 전력망, 기존 인프라와 같은 변수들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특히 전기요금은 히트펌프 경제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로, 일정 수준 이상 상승할 경우 보급 확대는 자연스럽게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히트펌프는 모든 영역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범용 기술이라기보다, 일정한 조건에서 높은 효과를 보이는 기술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신축 건물, 저온 난방 구조, 비주거용 시설에서는 경쟁력이 높지만, 기존 주거 건물 전반으로의 확대는 보다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히트펌프 보급 정책의 핵심은 단순한 확대가 아니라 적용 범위와 조건의 설정에 있다. 시장에서 이미 경쟁력이 확인된 영역을 중심으로 확산을 유도하고, 전기요금과 전력망, 기존 인프라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균형 있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ekn@ekn.kr

[이슈분석] “세탁기·청소기, 태양광 빵빵한 낮에 돌리세요”…달라진 에너지절약 방법

정부는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수급 위기감이 커지자 국민에게 에너지 절약 협조를 요청했다. 최근 재생에너지가 우리나라에도 어느 정도 늘어난 만큼 낮과 주말에 전기를 써달라는 캠페인이 새롭게 등장했다. 다만 국민들에게 더 구체적으로 올바른 행동 방법을 소개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24일 국민들에게 승용차 5부제를 포함해 에너지 절약을 위한 12가지 행동요령을 알렸다. 대중교통 이용하기, 불필요한 조명 끄기, 적정 실내온도 준수하기 등 이미 상식으로 자리 잡은 에너지 절약 방법이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눈에 띄는 절약 행동으로는 전기차·휴대폰은 낮 시간에 충전하기, 세탁기·청소기는 주말에 사용하기 등이 있다. 즉 에너지를 꼭 당장 써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낮 시간이나 주말에 이용해달라는 권고다. 과거와 달리 우리나라의 에너지 생산 및 소비 방식이 달라졌기 때문에 낮과 주말에 전기를 쓰는 것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LNG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국내 수요의 약 20%를 수입해온다. 우리나라는 전력을 크게 재생에너지, 원자력, 석탄, LNG로 발전한다. 재생에너지가 전체의 약 10%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대략 3등분을 하는 구조다. 이 중 LNG는 재생에너지, 원전, 석탄으로 채울 수 없는 수요를 메우는 역할을 한다. LNG가 가장 유연하면서도 비싼 자원이기 때문이다. 태양광은 이 중에서도 낮 시간에 발전량이 많으며 주말에도 수요와 상관없이 생산된다. 정부가 낮과 주말에 전기 소비를 권고한 이유다. 정부가 지난 16일부터 낮 시간대 산업용(을) 전기요금을 낮추는 계시별 요금을 도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예컨대 지난 24일 전력 수요 상황을 보면 13시 기준 태양광 순간 발전량은 2만5106메가와트(MW)로 전체 총수요 7만1046MW의 35.3%를 차지했다. 이때 LNG 발전은 1만1572MW로 태양광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같은 조건이라면 공장이 가동을 멈추기 때문에 태양광 발전 비중이 40%를 넘기기도 한다. 그러나 16시가 되자 태양광 순간 발전량은 1만1313MW로 줄었고 비중도 15.7%로 감소했다. 이때 LNG 발전은 2만1585MW까지 늘어나 13시 대비 거의 두 배에 가까워졌다. 즉 낮 시간 중에도 해가 지기 시작하는 16시 이후에는 전력 소비를 오히려 줄일 필요가 있다. 또한 비가 오는 날도 예외다. 전국에 비가 왔던 지난 18일을 보면 13시 기준 태양광 순간 발전량은 3548MW로 총수요 7만6910MW 대비 4.6%에 불과했다. 이때 LNG 발전은 3만240MW나 가동됐다. 즉 비가 오는 날에는 낮에 전기 소비를 늘리면 LNG 발전을 오히려 확대할 수 있어 에너지 절약에 악수가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계절과 기상 상황에 따라 국민들에게 보다 정확한 에너지 절약 방법을 안내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김동주 에너지시민연대 사무총장은 정부의 에너지 절약 행동요령에 대해 “과거와 달리 재생에너지 보급과 전기 사용이 늘어나는 시대에 맞춰 새로운 합리적 에너지 소비 방식을 제안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과거 권위주의적 방식과 달리 우리나라 시민들의 자율성도 높아진 만큼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며 “계시별·지역별로 에너지 생산과 소비 패턴이 다른 만큼 전국 단위 행동요령뿐 아니라 지자체와 함께 지역별 행동요령도 전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가가 하락하면 에너지 절약에 대한 관심이 다시 꺼질 수 있는데 반복돼선 안 된다"며 “이번 기회에 에너지 체제를 자립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기후 리포트] 온난화 적응하느라 작아진 생선…인류 식탁은 텅 비어

가파르게 진행되는 기후 변화에 바다 물고기가 적응하느라 크기가 작아지면서 전 세계 어획량이 크게 줄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지구 온난화가 해양 생태계와 인류의 식량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근본적으로 재해석한 연구 결과다. 폴란드 야기엘로니안대학교와 호주 모나시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발표한 논문에서 온난화에 대한 어류의 '진화적 적응'이 오히려 전 세계 어획량 감소를 가속화한다는 점을 정량적으로 입증했다. 이는 기존 수산자원 예측 모델이 간과해온 핵심 변수로, 향후 식량 안보 논의의 방향을 바꿀 수 있는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더 빨리 자라고, 더 빨리 번식하고, 더 작아진다" 연구팀에 따르면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 어류의 대사율이 증가하고 자연 사망률이 높아진다. 이러한 환경에서 물고기들은 생존과 번식 확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생애 전략 자체를 바꾸는 방향으로 진화한다. 구체적으로 어린 시기에는 빠르게 성장하지만, 과거보다는 훨씬 이른 시점에 성숙 단계에 도달한다. 문제는 성숙 시점이 앞당겨질수록 성장에 쓰이던 에너지가 번식으로 전환된다는 점이다. 그 결과 성체의 최대 몸 크기는 눈에 띄게 작아진다. 이러한 변화는 개체 수준에서는 변화에 잘 적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더 일찍 번식하면 생존 확률이 낮은 환경에서도 유전자를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의 관점에서는 정반대 결과를 낳는다. 어획 대상이 되는 개체의 크기가 줄어들면서 전체 어획량이 급감하기 때문이다. 물고기를 더 많이 잡으면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물고기가 성장보다 번식에 에너지를 더 많이 쏟으면 바다 전체의 물고기 양, 즉 생물량(biomass)은 과거보다 줄게 된다. 어획량을 채우기 위해 남획이라도 하게 되면, 물고기 크기는 더 작아지고, 어획량은 더 줄게 된다. ◇“진화를 고려하면 어획량 감소 더 뚜렷" 연구팀은 전 세계 주요 43개 어종을 대상으로 기후 시나리오별 어획량 변화를 모델링했다. 그 결과, 단순히 수온 상승의 직접적 영향만 고려할 경우 어획량은 약 1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기에 어류의 진화적 적응을 포함하자 감소폭은 22%로 확대됐다. 이는 진화가 기후변화로 인한 수산자원 손실을 약 50% 추가로 악화시킨다는 의미다. 특히 온실가스 고배출 경로(시나리오, SSP3-7.0)에서는 세기말까지 어획량이 약 30%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반대로 저배출 경로(SSP1-2.6)를 따를 경우 연간 약 1800만 톤의 어획량을 보전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어획량 감소에 그치지 않는다. 물고기의 크기 감소는 해양 생태계 전체를 흔드는 연쇄 반응을 일으킨다. 생태계에서 포식 관계는 주로 몸 크기에 의해 결정된다. 상위 포식자의 크기가 줄어들면 먹이 생물을 통제하는 능력이 약화된다. 실제로 북서대서양 스코샤붕 해역에서는 상위 포식자의 평균 크기가 약 40% 감소하자, 먹이 생물의 생물량이 300% 증가하는 현상이 관측된 바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다시 플랑크톤 구조를 변화시키며, 결국 생태계 전체의 에너지 흐름을 재편한다. 더 나아가 과거의 먹이였던 종이 포식자의 어린 개체를 잡아먹는 '관계 역전' 현상까지 발생할 수 있다. 흥미롭게도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생태계는 바다가 아니라 담수(민물) 환경으로 나타났다. 민물 생태계는 해양보다 온도 상승 폭이 더 크고 변동성이 높아, 어류의 진화적 압력이 더욱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몸 크기 감소와 생태계 변화가 가장 극단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식탁도 직격탄… 명태·고등어·멸치 모두 영향권 이번 연구는 한국 수산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시사한다. 분석 대상 43개 어종에는 한국에서 소비 비중이 높은 주요 어종이 다수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명태는 최대 체중이 약 12% 감소하고, 이에 따라 연간 약 50만 톤의 어획량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외에도 고등어·멸치·갈치·참조기·대구·전갱이·꽁치·청어·가다랑어·까나리 등 한국 연근해 주요 어종 대부분이 동일한 경로의 변화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어종은 공통적으로 “더 빨리 자라지만 더 작아지는" 방향으로 진화하며, 결과적으로 생산량 감소와 가격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연구팀은 1990년대 북대서양에서 발생한 대구(대서양대구) 어획 붕괴 사례를 중요한 교훈으로 제시한다. 당시 대구 개체군은 과도한 어획과 환경 변화로 급감했고, 이후 어획을 중단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체군은 과거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았다. 이는 단순한 개체 수 감소가 아니라, 생태계가 '새로운 안정 상태'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먹이사슬 구조가 바뀌고, 작은 개체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회복 경로 자체가 차단된 것이다. 연구팀은 기후변화로 인한 '소형화 진화' 역시 이와 유사한 비가역적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물고기를 '진화하는 존재'로 봐야 한다" 이번 연구는 기후 변화가 단순히 “물고기의 양"을 줄이는 문제가 아니라, “물고기의 존재 방식 자체"를 바꾸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금 우리가 식탁에서 마주하는 생선의 크기 변화는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니라, 기후 위기가 생태계와 식량 시스템에 보내는 구조적 경고인 셈이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기존 수산 관리 정책의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지금까지의 모델은 물고기를 '환경에 반응하지만 진화하지는 않는 존재'로 가정해 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기후 변화와 어획 압력이 결합해 매우 빠른 진화적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진화적 변수를 포함한 수산자원 모델 도입 △어획 압력의 전략적 조절 △대형 개체 보호를 통한 유전적 다양성 유지 △생태계 기반 관리 접근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무엇보다 근본적으로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기후 정책이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으로 지목된다. 기후변화를 막지 못한다면 미래의 바다는 물고기가 '존재하지만 잡히지 않는' 공간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일본, 미국과 현실형 에너지안보 동맹…한국도 속도내야

일본이 대미 투자를 활용해 미국과 현실형 에너지 안보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천연가스 퇴출 분위기와 원전 투자에서도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미국과의 에너지 협력이 정체 상태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일 정상회담에서는 미국 내 원전 신규 건설을 포함한 협력 방안이 핵심 의제로 논의됐다. 양국은 기존 투자에 이어 추가적인 대규모 에너지 투자 계획까지 공식화하며 '에너지 안보 동맹'을 구체화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은 관세협상으로 미국에 총 5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먼저 1차 프로젝트로 산업용 인공 다이아몬드 제조 프로젝트, 미국산 원유 수출 기반 시설 건설, 가스발전 프로젝트 등 360억달러(54조1000억원) 규모 3개 사업을 확정했다. 이어 2차 프로젝트로 원전과 가스발전 등 3개 사업에 총 730억달러(109조2000억원)를 투자한다. 대상은 △일본 히타치제작소와 미국 GE의 합작사인 'GE베르노바-히타치'의 테네시주와 앨라배마주 소형모듈형원자로(SMR) 건설. 투자 규모 400억달러(60조1000억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운용에 필요한 펜실베이니아주와 텍사스주 가스발전 건설. 투자 규모 각각 170억달러(25조4000억원), 160억달러(23조9000억원) 등이다. 이번 일본의 투자 전략은 재생에너지 확대 기조 속에서도 전력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원전과 가스를 병행하는 전략으로, 일본이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의도로 평가된다. 특히 SMR을 미국 내에서 직접 건설하는 방식은 단순 기자재 수출을 넘어 사업 개발·운영까지 포함한 '풀 밸류체인 진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반면 한국은 최근에야 국회에서 대미투자특별법이 통과됐으며, 투자 후보 사업을 검토하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 같은 격차는 에너지 협력의 출발점인 외교 무대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 긴장 국면에서 일본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직접 미국을 방문해 원유·LNG 공급 안정과 에너지 협력 강화를 위한 협상에 나서고 있다. 에너지 안보를 국가 정상 차원의 핵심 의제로 끌어올린 것이다. 반면 한국은 대통령이 아닌 김민석 총리나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등이 실무 협의에 나서고 있지만, 정상 외교가 갖는 정치적 무게감과 협상력에 비해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결국 에너지 협력은 단순한 산업이나 통상 이슈가 아니라 정상 간 신뢰와 결단이 좌우하는 '정치·외교적 사업'이라는 점에서, 한·일 간 격차는 투자 규모 이전에 외교 레벨에서부터 벌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한국은 미국 시장을 겨냥한 원전 사업 전략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이 사실상 차세대 원전 시장의 핵심 무대가 되고 있음에도, 한국은 투자·사업 참여 모두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취임한 한국수력원자력의 김회천 사장은 취임사에서 “대형 원전과 SMR을 투트랙으로 원전 시장 선점 전략을 수립해 해외 원전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다만 김 사장이 내놓은 주요 과제 중 원전 수출은 가장 후순위에 있어 향후 공격적인 수출 전략이 이어질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태다. 현재 원전 수출 및 해외 에너지 사업 관련 기능이 산업통상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로 분산되면서, 전략 수립과 실행의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해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신설되면서 기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담당하던 전력산업분야는 전부 이관된 반면 석유, 가스, 광물, 원전 수출 분야는 산업통상부에 존치됐다. 이로 인해 부처간 다시 협의체를 만드는 등 비효율성이 누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미국과 일본처럼 정상외교를 기반으로 대규모 패키지 딜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단일한 의사결정 체계가 필수적이지만, 한국은 여전히 부처 간 조율에 의존하는 구조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미·일 협력이 단순한 투자 협정을 넘어 글로벌 원전, 천연가스 시장 주도권 경쟁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자국 내 원전 산업을 부활시키고, 일본은 이를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 재진입을 노리고 있는 반면, 한국은 정책·기업·외교 전략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지 못한 채 기회를 놓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전은 단순한 발전원이 아니라 외교·산업·금융이 결합된 국가 전략 사업"이라며 “지금처럼 분산된 구조와 소극적인 투자 기조가 지속된다면, 한때 세계 최고 수준이던 한국 원전 경쟁력도 빠르게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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