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폭발’ 메가프로젝트…한전·가스공사 인프라 ‘대수술’ 불가피

‘전력 폭발’ 메가프로젝트…한전·가스공사 인프라 ‘대수술’ 불가피

지난달 30일 전남·광주를 찾은 이재명 대통령은 3대 메가프로젝트와 관련 “직접 관할해서 집행·기획·총책임, 또 최종 책임을 확실히 지겠다"며 “얼마나 빠르게 실행될 수 있는지 직접 체크해서 국민께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정부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메가프로젝트를 국정 핵심 과제로 추진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공공기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메가프로젝트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2040년까지 27.7기가와트(GW) 규모의 신규 전력 공급과 호남권 65만톤 이상의 용수 확보 등 국가 기반시설 구..

석유公, 중동 위기에 원유 150만 배럴 도입…“자원확보율은 턱없이 낮아”

석유공사가 중동 전쟁 이후 총 150만배럴가량의 원유를 국내로 들여와 수급 안정에 기여했다. 석유공사는 연간 총 1700만배럴가량의 해외 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다만 연간 국내 석유 소비량은 9억3263만배럴에 이르고 있어 석유공사의 확보 물량은 0.2%에도 못 미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사장 손주석)는 지난 6월 초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항에서 선적한 자사 생산 원유 97만배럴을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경로를 통해 들여와 GS칼텍스 측에 성공적으로 인계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6월 27일에는 자회사 캐나다 하베스트(Harvest Operations Corp.)에서 생산한 원유 57만 5000배럴을 울산항으로 반입해 SK에너지에 전달했다. 해당 원유는 6월 초 캐나다 밴쿠버항을 통해 선적된 물량이다. 손주석 사장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불안정한 국제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국내 정유사와의 지속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생산된 원유의 추가 반입 가능성을 다각도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석유공사는 크게 2가지 방법으로 석유에너지의 안보를 지키고 있다. 글로벌 석유 생산물량 확보와 비축물량 확보이다. 석유공사는 영국, 카자흐스탄, 리비아, 아랍에미리트, 베트남, 캐나다, 미국, 페루, 베네수엘라 등지에서 총 12개의 생산 광구에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일일 4만6543배럴(연간 1700만배럴)의 원유를 확보하고 있다. 이는 국내 연간 석유 소비량 9억3263만배럴의 1.8% 수준이다. 다만 우리와 에너지 환경이 비슷한 일본은 석유·가스 자원확보율이 42%에 이르고 있어, 석유공사의 확보율을 더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한 석유공사는 전국 총 1억4600만배럴 규모의 9개 비축기지에 약 1억배럴의 석유를 비축하고 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특별기획-서남권 반도체]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뀐다 ② AI가 키우고, 반도체가 완성한다

최근 정부와 삼성, SK그룹의 전남·광주권 1000조 대규모 투자 계획을 둘러싸고 지역사회의 기대와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투자 규모와 입지, 파급효과를 놓고 다양한 전망과 해석이 이어지는 가운데, 본지는 독자들에게 보다 깊이 있는 시각을 전하고자 5부작 특별기획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뀐다'를 마련했다. 이번 기획은 왜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무게중심이 서남권으로 이동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지역과 국가의 미래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전남광주=에너지경제신문 문승용 이재현 백준 기자 광주는 오랫동안 '자동차 도시'로 불렸다. 하지만 앞으로 광주를 대표하는 산업은 자동차가 아니라 AI와 반도체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서남권을 국가 반도체 제2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하고, 국민보고회에서 삼성전자가 광주권 대규모 투자 계획을 제시하면서 광주의 산업 구조는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이번 변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광주는 지난 10여 년간 인공지능 산업 기반을 차근차근 구축해 왔다. 여기에 연구개발 역량과 전문 인력, 반도체 후공정 산업이 결합되면서 'AI와 반도체가 함께 성장하는 도시'라는 새로운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했다. 산업계에서는 “광주는 이제 연구만 하는 도시가 아니라 생산과 연구, 인재 양성이 동시에 가능한 산업도시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국가전략의 중심에 선 광주. 정부는 광주를 중심으로 국가 AI 집적단지를 조성해 왔고, AI 기업과 연구기관, 창업 생태계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국가 AI 컴퓨팅 인프라 구축이 더해질 경우, 광주는 AI 연구와 산업화가 동시에 이뤄지는 국내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 반도체 산업은 이제 AI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생성형 AI와 자율주행, 로봇, 바이오 산업이 확대될수록 고성능 반도체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결국 AI를 키우기 위해서는 반도체가 필요하고, 반도체 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AI 산업과의 연계가 필수적이다. 결국 AI 산업은 사람을 키우는 도시가 경쟁력을 갖는다. 광주에는 GIST를 비롯해 전남대학교, 조선대학교 등 연구와 교육 역량을 갖춘 대학들이 자리하고 있다. 국민보고회에서 전남대학교는 반도체와 미래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한 첨단융합대학 설립과 기업 맞춤형 인재 양성 계획을 제시했다. 이는 단순한 학과 신설이 아니라 지역에서 교육받은 인재가 지역 기업에서 일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지금까지는 많은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떠났지만, 대규모 첨단기업이 들어설 경우 지역에서도 세계적 수준의 연구와 생산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 앰코가 보여준 '광주의 가능성' 광주의 경쟁력을 가장 먼저 알아본 글로벌 기업은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였다. 앰코는 30년 전 광주에 생산기지를 구축했고, 현재는 국내 대표 반도체 패키징 기업으로 성장했다. 국민보고회에서는 광주 사업장 확장을 위한 1조 원 이상 투자와 신규 고용 계획이 발표됐다. 반도체 산업은 설계와 웨이퍼 생산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패키징과 테스트를 거쳐야 최종 제품이 된다. 앰코의 존재는 광주가 이미 반도체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산업계에서는 전공정과 후공정이 함께 성장할 경우 광주가 보다 완성도 높은 반도체 생태계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광주가 가진 또 하나의 경쟁력은 정주 여건이다. 기업은 공장만 보고 투자하지 않는다. 전문 인력이 가족과 함께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도시인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정부는 국민보고회에서 교육과 의료, 문화시설을 포함한 '직주락(職住樂)' 도시 조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산업단지 조성과 함께 양질의 주택, 교육환경, 문화시설을 패키지로 구축해 수도권 수준의 정주 여건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광주는 이미 의료와 교육 인프라가 비교적 잘 갖춰진 도시로 평가받는다. 향후 교통망과 생활환경이 더욱 개선된다면 첨단기업의 인재 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광주 경제계는 이번 프로젝트를 지역 산업구조를 바꿀 전환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동안 자동차와 가전 중심이었던 산업 기반이 AI와 반도체 중심으로 확대될 경우 지역 기업들의 사업 영역도 크게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광주상공회의소는 수도권 중심의 첨단산업이 광주·전남으로 확장되는 국가균형발전의 전환점이라고 평가하며, 청년들이 더 이상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고 지역에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길 기대했다. 광주경영자총협회 역시 AI집적단지와 반도체 생산시설이 결합하면 소재·부품·장비 기업까지 동반 성장하는 새로운 산업생태계가 구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광주은행도 입주기업과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특례보증과 정책금융 지원을 검토하는 등 지역 금융권도 발맞추고 있다. 그러나 지역 경제계는 성공의 조건으로 안정적인 전력망과 산업용수 확보, 신속한 인허가,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을 꼽고 있다. 투자 규모보다 실제 착공과 생산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 청년들이 가장 기대하는 것은 '양질의 일자리', 노동계 “좋은 일자리로 이어져야" 광주지역 청년층에게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기업 유치를 넘어 지역에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낳고 있다. 그동안 지역 대학을 졸업한 상당수 청년들은 원하는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도체와 AI 산업이 본격적으로 자리 잡을 경우 연구개발과 생산, 설계, 소프트웨어, 장비, 데이터센터 운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반면 청년층에서는 대규모 투자 발표가 실제 채용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에서 안정적인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창출되고, 지역 인재를 우선 채용하는 체계가 마련돼야만 지방소멸 문제 해결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역 노동계에서도 첨단산업 유치 자체에는 기대감을 보이면서도, 투자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양질의 고용이라고 보고 있다. 반도체 산업이 단순한 생산시설 확충에 그치지 않고 안정적인 고용과 기술인력 양성, 협력업체와의 상생으로 이어질 때 지역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역에서는 청년층이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아도 되는 산업 생태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 아직 넘어야 할 산도 있다 기대만큼 과제도 적지 않다. 반도체 생산시설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초순수 용수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 교통망 확충과 산업단지 조성, 전문 인력 공급 체계도 함께 구축돼야 한다. 무엇보다 기업이 계획한 투자가 실제 착공과 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특별시가 신속한 행정 지원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산업계에서는 “기업은 약속보다 실행을 본다"며 사업 추진 속도가 향후 투자 규모를 결정할 중요한 변수라고 지적한다. 광주는 '선택'이 아니라 '준비'의 시간, 광주는 오랫동안 미래 산업을 준비해 왔다. AI 집적단지와 연구기관, 대학, 반도체 후공정 기업이 하나둘 모이면서 기반을 다졌고, 이제 그 위에 대규모 생산시설이라는 마지막 퍼즐을 맞출 기회를 맞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광주는 연구개발과 AI, 반도체 생산이 융합된 새로운 산업도시로 도약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것은 지금부터의 실행력이다. 민형배 전남광주특별시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지역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기업의 결단이 지역의 성장, 국가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지역 주도 성장 모델을 전남광주특별시가 만들겠다"며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의 반도체 강국으로 AI 시대를 선도하는 길에 전남광주가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분간 가장 집중해야 할 과제는 반도체 산업 육성과 통합의 실질적 완성"이라며 “기업이 투자하기 가장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모든 행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문승용 기자 symnews@ekn.kr

한수원·발전5사,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 주도…에너지공단, 지원 뒷받침

지난달 30일 전남·광주를 찾은 이재명 대통령은 3대 메가프로젝트와 관련 “직접 관할해서 집행·기획·총책임 및 최종 책임을 확실히 지겠다"며 “얼마나 빠르게 실행될 수 있는지 직접 체크해서 국민께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정부가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메가프로젝트를 국정 핵심 과제로 추진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공공기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메가프로젝트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2040년까지 27.7기가와트(GW) 규모의 신규 전력 공급과 호남권 65만톤 이상의 용수 확보 등 국가 기반시설 구축이 필수적이다. 전력망과 가스관, 발전설비, 용수 공급망 등 핵심 인프라를 책임지는 공공기관의 지원 없이는 사업의 속도와 성공을 담보하기 어렵다. 이에 본지는 메가프로젝트의 조력자인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발전5사, 한국에너지공단,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등의 역할과 과제를 3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주] 1회. 인프라 2회. 발전 3회. 물과 열 삼성전자와 SK그룹의 메가프로젝트 추진으로 2040년까지 27.7기가와트(GW)의 신규 발전설비 확보가 국가 과제로 떠오르면서 한국수력원자력과 발전5사의 역할이 한층 커지고 있다.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추가 발전원이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신규 원전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재생에너지 확대를 병행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내년부터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제도가 폐지되고 장기계약 중심의 재생에너지 경매제도가 도입되면 한수원과 발전5사의 신규 재생에너지 보급 의무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국에너지공단은 경매시장 설계와 인허가 지원 등을 통해 재생에너지 확대를 뒷받침해야 하는 핵심 기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당장 메가프로젝트를 위해 대규모 신규 원전을 추가로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 신규 원전은 부지 선정과 주민 수용성 확보, 인허가 절차 등에 10년 가량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미 확정된 신규 원전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기존 원전의 이용률을 높이고 재생에너지 확대와 LNG 발전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전력 공급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 실제 한수원은 최근 신규 대형 원전 2기와 국내 첫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의 부지를 확정했다. 대형 원전은 경북 영덕군에, SMR은 부산 기장군에 각각 건설될 예정이다. 향후 이들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면 반도체 산업단지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기저전원 역할을 맡게 된다. 하지만 메가프로젝트에서 필요한 막대한 전력을 모두 원전으로 충당하기는 어렵다. 결국 정부가 추진 중인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GW 보급 목표를 이행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특히 내년부터 RPS 제도가 폐지되면서 한수원과 발전5사의 역할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RPS는 500MW 이상 발전설비를 보유한 발전사업자가 일정 비율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한 제도로, 올해 의무비율은 15%다. 그러나 발전사들이 직접 설비를 늘리기보다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구매해 의무를 이행하는 방식이 일반화되면서 신규 설비 확대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정부는 이에 따라 RPS를 폐지하고 장기 고정가격 계약 중심의 재생에너지 경매시장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새 제도에서는 정부가 연도별 재생에너지 목표를 정한 뒤 필요한 물량만큼 입찰을 실시하고 낙찰 사업자와 장기 계약을 체결한다. 이 과정에서도 한수원과 발전5사는 여전히 재생에너지 보급 의무를 수행하는 공공 발전사업자로 남는다. 반면 민간 발전사는 의무관리 대상자라기보다는 목표관리 방식으로 운영되므로 공공 발전사 역할 비중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즉 민간 발전사의 재생에너지 보급 의무 규제가 완화되는 만큼 공공 발전사가 민간에서 못한 부족분을 메워야 하는 구조다. 향후에 발전5사가 통합돼 한 개의 발전사로 출범하더라도 재생에너지 의무 부담은 변하지 않는다. 정부는 장기적으로 태양광 발전단가를 현재 킬로와트시(kWh)당 150원 수준에서 2035년 80원까지, 해상풍력은 같은 기간 330원에서 150원 수준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결국 공공 발전사는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는 물론 기업들이 보다 저렴한 전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시장을 키우는 역할까지 맡아야 한다. 그동안 한국에너지공단은 RPS 관리기관으로서 REC 발급과 의무이행 관리 등을 담당해 왔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REC 중심 시장이 사라지고 장기계약 방식으로 재편되면서 경매시장 설계와 운영이 공단의 핵심 업무가 된다. 새 제도에서는 태양광과 풍력을 하나의 시장에서 경쟁시키는 대신 발전원별 균등화발전비용(LCOE)을 반영한 별도 입찰시장이 운영된다. 공단은 연도별 경매 물량을 산정하고 사업자 선정과 계약 체결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한 해상풍력 입지 발굴과 인허가 지원, 공공 주도 재생에너지 사업 지원도 공단의 주요 기능이다. 재생에너지 인허가 절차를 지원해야 한수원과 발전5사의 의무 이행 부담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공단은 새로운 계약시장 제도를 통해 발전사 등 재생에너지 보급의무자에게 의무를 부여하는 구조를 유지하면서 공공과 민간이 조화롭게 성장할 수 있도록 제도를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경매제도 설계와 인허가 지원, 해상풍력 입지 개발 등 공단의 지원 기능이 뒷받침돼야 한수원과 발전5사도 의무를 안정적으로 이행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재생에너지 공급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李대통령 “정부가 메가프로젝트 기저전원 우려 선제 해결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인공지능(AI) 산업 성장 청사진으로 정부가 계획한 3대 메가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24시간 공급되는 전력(기저전원) 문제를 살펴볼 것을 주문했다. 반도체 공장과 AI 데이터센터가 하루 종일 가동되며 소비하는 막대한 양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방안을 현실성 있게 검토하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6일 청와대에서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를 주재하며 “(첨단 산업 분야에서) 국운이 걸린 총력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누가 더 빠르냐에 따라 결판이 난다"며 “그야말로 오직 속도전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기업 측에서 혹시 기저전원이 문제되지 않을까 걱정한다니 기저전원 우려 문제까지 정부가 선제적으로 해결해주면 좋겠다"며 “특히 (전력 공급 문제와) 관련이 많을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관심을 가지고 효율적 방법을 잘 설계해달라"고 주문했다. 메가 프로젝트의 전력과 용수 문제와 관련한 행정 절차를 신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기업의 기저전원 우려 해소를 정부 주무 부처에 직접 주문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반도체와 피지컬AI, AI 데이터센터 산업의 핵심 거점을 키운다는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다. 메가프로젝트를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27기가와트(GW) 넘는 규모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추가 공급할 방안이 핵심 과제 중 하나로 떠올랐다. 향후 메가프로젝트에 투자를 단행할 반도체 기업과 AI 데이터센터 기업들 입장에서는 대규모 기저전원을 끊김 없이 공급할 전력 솔루션이 절실하다. 재생에너지가 시간대와 자연 조건에 따라 전기를 생산하지 않는 간헐성 문제를 보완하려면 원자력 발전이나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도입을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DS부문장)은 지난달 30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 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원전 확대 및 전력구매계약(PPA)을 적극 추진하고, LNG 열병합 발전도 반드시 추진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메가 프로젝트 실행을 염두에 둔 에너지 정책 기조 변화도 이미 감지되고 있다. 원전 추가 건립 검토가 대표적이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서남권 반도체 산업단지를 확대하는 경우 “반도체 공장엔 24시간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해야 하는데, 이는 재생에너지 발전이 늘어나는 것만으로는 감당하기 만만치 않아 원전을 추가로 지어야 할지를 빨리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장관은 “전남 영광군 한빛원전 부지와 울산 울주군 (새울)원전 부지에 각각 2기씩 원전을 더 지을 땅이 있다고 보고받았다"며 기존 원전 부지를 활용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에 올해 확정될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메가프로젝트에 필요한 대규모 기저전원 문제가 반영될지 주목된다. 12차 전기본은 2040년까지 전력 생산과 공급을 어떻게 할지를 계획한 것이다. 메가프로젝트 발표 전인 지난 4월 12차 전기본 수립 총괄위원회는 2040년 발전소 같은 전력설비 규모를 결정하는 연중 최대 전력 수요가 현재보다 최대 1.4배 정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강훈식 비서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 위성락 안보실장 등 청와대 참모들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최교진 교육부 장관,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안규백 국방부 장관 등이 자리했다. 기업 대표로는 김용관 삼성전자 사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가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 추진 체제를 정비하고, 구체적으로 부지 선정에 대해 논의해 확정을 지어야겠다"며 “기업에서 오신 분들은 체면 차리기나 추상적인 얘기는 그만하고 구체적으로 필요한 사항을 말해달라. 역사적 과제는 두리뭉실하지 않고 명확하게 접근해야 일이 속도가 난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포스코인터, 광양 LNG터미널 2단계 준공 눈앞…호남 반도체 에너지 공급 주도

포스코그룹에서 에너지 사업을 맡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광양 LNG 터미널 2단계 사업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에너지전환의 핵심 연료로 꼽히는 LNG의 상류부터 하류까지 전 밸류체인에 참여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그룹 전략이다. 특히 광양 터미널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설 예정인 광주지역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 향후 반도체 클러스터 에너지 공급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도 받고 있다. 6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올해 하반기 중 전남 광양 LNG터미널에 20만킬로리터(㎘) 용량 저장탱크 2기를 준공하고 내년 또는 내후년에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광양 LNG터미널은 지금까지 93만㎘ 규모의 저장탱크를 운영해왔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앞으로도 계속 광양 LNG터미널의 저장 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2031년까지 LNG 저장 탱크를 180만㎘로 늘리고, 취급 물량은 지난해 182만2000톤에서 2031년 634만7000톤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내놨다. 포스코그룹은 LNG를 그룹의 미래 핵심사업으로 키우고 있다. 이를 위해 LNG 상류부터 하류까지 전 밸류체인에 참여하고 있다. 상류 부문에서는 미얀마 서부 해상에서 첫 가스전 생산을 개시했고, 연말까지 개발 4단계 시추를 마치고 내년 하반기부터 생산을 개시할 예정이다. 호주에서도 2022년 세넥스에너지 지분 50.1%를 인수한 뒤 광구 2곳에서 가스전을 운영 중이다. 중류 부문에서는 광양 LNG 터미널 외에 미국 알래스카주 LNG 개발 프로젝트를 주관하는 글렌파른과 손을 잡고 연간 100만톤의 LNG 도입 및 가스관 강재 공급, 프로젝트 지분 참여를 할 예정이다. 하류 부문에서는 인천 발전소에서 LNG를 활용한 수소혼소 발전 설비 고도화를 준비 중이다. 광양에서도 GW급 LNG 발전소를 추진하고, 2031년까지 총 발전설비 규모를 6GW로 확대할 계획이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CEO 인베스터 데이 행사에서 “LNG는 에너지 전환의 브릿지 연료이자 급증하는 수요에 따라 고수익원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LNG 전환이 두드러지는 글로벌 시장 환경에 주목해 상류와 하류를 잇는 중류 트레이딩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광양 LNG 터미널 증설이 더욱 주목을 받는 이유가 있다. 바로 최근 발표된 정부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계획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용인지역 외에 추가로 광주지역에 반도체 팹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여기에 필요한 전력은 총 6.3GW로 추산된다. 호남은 재생에너지가 풍부하지만, 팹 공장의 전력 수요는 그 이상을 요구하고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LNG발전이 필요하다. 광양 LNG 터미널은 전국 공급기지 가운데 광주와 가장 가까이에 위치해 있고, 향후 수소 공급까지 계획하고 있어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에너지 공급에서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LNG사업은 탄소중립 시대에도 여전히 유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에너지 공룡기업인 쉘은 이달 초 LNG 시장전망 보고서를 통해 2050년 세계 LNG 수요가 2025년보다 65% 늘어난 연 7억톤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LNG 수요 증가 요인으로 △석탄보다 탄소배출이 적은 에너지원에 대한 수요 증가 △일본 등 성숙한 아시아 시장의 데이터센터가 새로운 전력 수요처로 부상 △LNG 벙커링 수요 2035년까지 약 2700만 톤으로 7배 확대 △유럽 등에서 재생에너지 간헐성을 보완 및 에너지 안보 뒷받침으로 LNG 역할 확대 등을 꼽았다. 국내에서도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같이 전력을 많이 소비하는 산업이 성장하면서 LNG 발전이 특히 주목받고 있다. 반도체 공장이나 AI 데이터센터 바로 옆에 자체 발전소를 구축할 필요성이 커지는데, 신재생에너지나 원자력 발전소에 비하면 LNG발전소 구축 기간이 3~5년 정도로 짧으면서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내일날씨] 전국 곳곳 비…낮 최고 30도 이상 더위

오는 7일 전국 곳곳에 비가 오겠고, 낮 기온이 올라 더운 날씨가 이어지겠다. 6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밤까지 중부지방에 비가 내리겠고, 새벽부터 오전 사이 제주도, 늦은 새벽부터 오후 사이 남부지방에도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예상 강수량은 서울·인천·경기, 서해5도 30~80㎜(많은 곳 경기북부 100㎜ 이상, 서해5도 150㎜ 이상), 강원 내륙·산지 30~80㎜(많은 곳 강원 북부 내륙 100㎜ 이상), 강원 동해안 5~30㎜, 대전·세종·충남, 충북 30~80㎜, 전북 30~80㎜, 광주·전남 20~60㎜, 경북 북서 내륙 20~60㎜,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북서 내륙 제외) 5~20㎜, 제주도 5㎜ 미만이다. 비가 내리는 지역에서는 시간당 20~30㎜의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수 있으니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은 수준을 보이겠다. 전국 내륙 중심으로 낮최고기온이 30℃ 이상 오르는 곳이 많겠고, 남부 내륙을 중심으로 최고체감온도 32℃ 이상, 그 밖의 지역은 31℃ 안팎으로 올라 더운 날씨를 보이겠다. 전국 최저기온은 21~24℃, 최고기온은 28~35℃로 예보됐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특별기획-서남권 반도체]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뀐다 ③ 왜 해남인가…AI 시대, 대한민국 에너지 수도가 반도체를 부른다

최근 정부와 삼성, SK그룹의 전남·광주권 대규모 1000조 투자 계획을 둘러싸고 지역사회의 기대와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투자 규모와 입지, 파급효과를 놓고 다양한 전망과 해석이 이어지는 가운데, 본지는 독자들에게 보다 깊이 있는 시각을 전하고자 5부작 특별기획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뀐다'를 마련했다. 이번 기획은 왜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무게중심이 서남권으로 이동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지역과 국가의 미래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전남광주=에너지경제신문 문승용 이재현 백준 기자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은 이제 공장 규모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AI 시대에는 막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지가 산업 경쟁력을 좌우한다. 초거대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반도체 공장은 하루 수십만 가구가 사용하는 수준의 전력과 대규모 산업용수를 동시에 필요로 한다. 정부가 서남권을 새로운 첨단산업 거점으로 제시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특히 전남 서남권은 국내 최대 수준의 해상풍력과 태양광 발전 잠재력을 갖춘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풍부한 재생에너지와 상대적으로 넓은 산업용지, 추가 확보가 가능한 용수는 AI 시대 반도체 산업이 요구하는 핵심 조건으로 꼽힌다. 이 같은 여건 때문에 정부와 기업에서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해남군이 서남권 프로젝트의 한축으로 거론되고 있다. △ 해남 솔라시도와 RE100…산업지도를 바꾸는 에너지 해남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에너지'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RE100 달성 여부를 중요한 투자 기준으로 삼고 있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국제 캠페인으로, 글로벌 공급망 참여에도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전남은 해상풍력과 태양광을 기반으로 국내 최대 재생에너지 생산 잠재력을 보유한 지역으로 평가된다. 정부도 서남권의 재생에너지 경쟁력을 AI와 반도체 산업 육성의 핵심 기반으로 제시했다. 해남 솔라시도 일대는 재생에너지와 데이터센터, 미래산업이 결합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으며, 지역에서는 이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반도체 산업은 공장 한 곳을 짓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장비와 소재, 물류, 유지보수, 건설, 연구개발, 정보통신, 서비스업까지 다양한 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거대한 생태계를 형성한다. 대규모 산업단지가 조성될 경우 협력기업 유치와 지역 상권 활성화, 신규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파급효과도 기대된다. 지역 경제계는 “반도체 산업은 하나의 공장이 아니라 도시 전체의 산업 구조를 바꾸는 프로젝트"라고 평가한다. 해남에서도 미래산업 유치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 청년이 돌아오는 도시가 될 수 있을까? 청년들 “이번에는 달라졌으면" 해남은 오랫동안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지역에서는 첨단산업이 들어설 경우 양질의 일자리와 정주 여건 개선으로 청년들이 다시 지역에 머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반도체 산업은 연구개발과 생산, 유지보수, 물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 인력을 필요로 한다. 지역 대학과 직업 교육기관도 이에 맞춘 인재 양성 체계를 구축한다면 산업과 교육이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그러나 넘어야 할 과제도 분명하다. 대규모 반도체 산업은 안정적인 송·배전망과 산업용수 확보, 교통 인프라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기업들은 투자 발표보다 실제 인허가와 기반시설 조성 속도를 중요하게 본다. 정부가 약속한 인프라 지원과 원스톱 행정 체계가 얼마나 신속하게 작동하느냐가 향후 투자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산업화 과정에서 해남은 국가 첨단산업의 중심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AI 시대는 산업 입지의 기준을 바꾸고 있다. 재생에너지와 용수, 넓은 산업용지, 그리고 서남권 산업벨트의 연결성은 해남이 새로운 가능성을 갖게 된 배경이다. 아직 모든 계획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국가 산업 전략이 서남권으로 향하고 있는 지금, 해남은 그 변화의 중심에서 가능성을 시험받고 있다. 해남지역에서도 첨단산업 유치에 대한 기대가 적지 않다. 지역에서는 대규모 산업단지가 조성될 경우 청년들의 지역 정착과 인구 유입, 서비스업과 건설업 등 연관 산업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수도권으로 떠났던 청년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반면 지역 정재계에서는 투자 계획이 실제 공장 건설과 고용으로 이어질지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대규모 개발 과정에서 부동산 투기와 난개발을 막고, 지역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발전으로 연결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함께 나온다. △ 명현관 군수 “해남 미래를 바꿀 역사적 기회" 해남군도 이번 서남권 첨단산업 프로젝트를 지역 발전의 전환점으로 기대하고 있다. 명현관 해남군수는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미래를 보고 해남 솔라시도를 선택해준 기업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국가 AI 컴퓨팅센터를 비롯한 관련 산업 기반 구축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정부와 관계기관, 기업들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업은 대한민국 AI 산업 발전의 중요한 전기가 되는 것은 물론 해남이 미래 첨단산업의 거점으로 도약하는 역사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행정 지원과 정주여건 개선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해남은 아직 확정된 투자지가 아니라 가능성을 증명해야 하는 후보지다. 그러나 AI 시대가 요구하는 재생에너지와 산업용수, 넓은 산업용지, 그리고 국가 AI 컴퓨팅센터를 중심으로 한 산업 기반을 갖춘 지역이라는 점에서 해남은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뀌는 현장의 중심에 서 있다. 정부와 기업, 지자체의 약속이 실제 투자와 일자리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이제 해남은 그 가능성을 실행으로 증명해야 하는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문승용 기자 symnews@ekn.kr

뜨거운 배달 용기·놀이매트의 습격…체내 핵심 네트워크 무너뜨린다 [환경포커스]

음식 배달 용기나 아이들이 기어 다니는 놀이매트 등 매일 사용하는 생활용품로 인해 우리가 예상보다 훨씬 많은 화학물질에 노출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특히 최근 연구들은 단순히 화학물질이 검출된다는 수준을 넘어, 이러한 물질이 우리 몸의 핵심 생체 네트워크를 교란해 암과 내분비계 질환, 면역 이상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밝혀내고 있다. ◇뜨거운 배달 음식이 '영원한 화학물질' 노출 늘린다 중국농업과학원 연구팀이 최근 국제학술지 '환경 과학 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패스트푸드와 배달 음식이 과불화화합물(PFAS)의 주요 노출 경로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음식과 포장재를 함께 분석한 결과, 특히 종이 기반 포장재에서 PFAS가 높은 농도로 검출됐다고 밝혔다. PFAS는 물과 기름을 잘 튕겨내는 특성 때문에 음식 포장재 코팅에 널리 사용되지만 자연에서 거의 분해되지 않아 '영원한 화학물질(forever chemicals)'로 불린다. 문제는 뜨거운 음식이다. 연구 결과 종이 용기에 뜨거운 물을 부어 조리할 경우 PFAS 용출량은 유리 용기를 사용할 때보다 3.1~26배까지 증가했다. 기름기가 많거나 국물이 있는 음식 역시 포장재에서 PFAS가 더 쉽게 녹아 나와 인체에 흡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놀이매트·요가매트도 화학물질 노출원 아이들이 사용하는 놀이매트와 운동용 요가매트 역시 화학물질을 배출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중국 화남이공대학교 연구팀은 최근 '환경 과학 기술'에 발표한 논문에서 사람 피부와 매트가 반복적으로 마찰할 경우 포름아미드(formamide) 등 저분자 화학물질이 피부와 의류로 쉽게 이동한다고 밝혔다. 특히 땀을 흘리면 피부를 통한 화학물질의 이동을 5.6~9배까지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반복적인 마찰은 공기 중 흡입보다 더 직접적인 노출 경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피부 장벽이 아직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영유아의 경우 놀이매트 위에서 장시간 생활하면서 발달 독성이 있는 화학물질에 더 많이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화학물질은 몸속 '핵심 단백질'을 집중 공격 이처럼 일상적인 화학물질 노출이 어떻게 암이나 만성질환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생물학적 메커니즘도 최근 구체적으로 밝혀지고 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대학교 연구팀은 약 1만 종의 화학물질과 2만5000여 개 인간 유전자 사이의 57만 건이 넘는 상호작용을 분석해 '화학적 엑스포좀 지도(chemical exposome map)'를 구축,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논문으로 발표했다. 우선 우리 몸속 단백질들은 각각 따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거대한 연결망을 이룬다. 과학자들은 이렇게 인체의 모든 단백질이 서로 상호작용하는 전체 네트워크를 '인간 인터랙톰(human interactome)'이라고 부른다. 인간 인터랙톰은 사람의 모든 단백질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나타낸 기본 네트워크(지도)인 셈이다. 이와 관련 엑스포좀(exposome)은 수정부터 평생 동안 사람이 경험하는 모든 환경적 노출과, 그 노출이 유전자 발현(RNA), 단백질 합성, 대사체, 후성유전학 등에 남긴 생물학적 흔적까지 아우르는 개념이다. 엑스포좀 지도(exposome map)은 화학물질과 인체 유전자·단백질, 생물학적 경로 및 질병 사이의 상호작용을 네트워크 형태로 연결해 질병 발생 메커니즘과 위험성을 분석하는 데이터베이스 또는 분석 지도를 말한다. 화학적 엑스포좀 맵(chemical exposome map)은 엑스포좀 가운데 특히 식품, 물, 공기, 생활용품, 산업 활동 등을 통해 노출되는 모든 화학물질과 그 노출 양상을 뜻한다. 인간 인터랙톰 위에 어떤 화학물질이 어떤 단백질을 공격하는지를 표시한 지도다. 인터랙톰에 화학물질 정보를 덧입힌 것이다. 연구 결과 유해 화학물질은 우리 몸의 단백질을 무작위로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생체 기능을 연결하는 핵심 거점인 '허브(hub) 단백질'을 집중적으로 표적으로 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조사 대상 화학물질의 약 40%가 이러한 허브 단백질을 공격했으며, 세포의 생존과 사멸을 조절하는 단백질(CASP3, BCL2, BAX 등)은 수천 종의 화학물질이 동시에 표적으로 삼는 핵심 단백질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 같은 중심 단백질이 손상되면 면역계와 대사조절, 세포 항상성 등이 연쇄적으로 무너지면서 다양한 질병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체 네트워크 중심 부분이 타깃인 경우 위험 비엔나대학교 연구팀은 화학물질이 영향을 미치는 단백질 집단(노출 모듈)과 특정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 집단(질병 모듈) 사이의 거리도 분석했다. 노출 모듈은 특정 화학물질이 영향을 미치는 단백질들이 모여 있는 영역이다. 화학물질의 공격을 받는 타깃인 셈이다. 질병 모듈은 인터랙톰 안에서 특정 질병과 관련된 단백질들이 모여 있는 영역을 말한다. 연구팀은 바로 이 두 모듈 사이의 네트워크 거리(network proximity)를 계산했다. 그 결과 두 집단이 생체 네트워크에서 가까울수록 해당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사례가 과거 살충제로 사용됐던 엔드린(Endrin)이다. 연구진은 엔드린이 영향을 주는 단백질들이 전립선암과 결장암 관련 단백질 집단과 매우 가까운 위치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실제 엔드린 노출 수준이 높은 일부 지역에서는 이들 암의 발생률 역시 세계 평균보다 높게 나타나 네트워크 분석 결과와 일치했다. 연구진은 화학물질의 독성은 단순한 노출량보다 “생체 네트워크의 얼마나 중심적인 부분을 교란하는가"에 의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메커니즘은 PFAS 연구에서도 확인됐다. 중국 농업과학원 연구팀은 PFAS가 내분비계 조절에 관여하는 핵수용체(ERα, TRα 단백질)와 대사 조절 인자인 PPARα, PPARβ 단백질 등에 강하게 결합해 호르몬 신호체계를 교란할 가능성을 확인했다. 전문가들은 일상적인 화학물질 노출이 인체의 생물학적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약화시키고, 일정 수준을 넘거나 유전적 취약성과 결합할 경우 암과 면역 이상, 내분비계 질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생활 속 화학물질 노출 줄이려면 전문가들은 화학물질 노출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지만 생활습관을 조금만 바꿔도 위험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을 배달 용기 그대로 데우거나 오래 보관하지 않는 것이다. 종이나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음식은 가능한 한 유리나 스테인리스 용기로 옮겨 담아 조리하거나 섭취하는 것이 PFAS 노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새로 구입한 놀이매트나 요가매트는 사용 전 충분히 환기하고 표면을 닦아 잔류 화학물질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운동할 때는 긴소매와 긴바지를 착용해 피부 마찰을 줄이고, 운동 후에는 샤워를 하거나 손을 깨끗이 씻어 피부와 손에 남은 화학물질을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영유아의 경우 놀이 후 손 씻기를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제품을 구입할 때는 가격보다 안전 인증 여부와 품질 관리 수준을 확인하는 것도 필요하다. 일부 연구에서는 안전관리 체계가 상대적으로 미흡한 제품에서 유해 화학물질이 더 많이 검출되는 경향도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화학물질 노출은 이제 특정 산업현장의 문제가 아니라 일상생활 속 환경보건 문제"라며 “소비자의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제품 안전기준 강화, 제조 단계의 화학물질 관리가 병행돼야 건강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한화큐셀, ‘메타에 전력 공급’ 美 태양광 사업 수주…현지 생산 가속

한화솔루션이 글로벌 빅테크에 전력을 공급할 태양광 발전시설의 태양광 발전 모듈 공급과 설계·조달·시공(EPC) 사업을 수주했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미국 재생에너지 개발사 젤레스트라 에너지(Zelestra Energy)와 인디애나주 깁슨(Gibson) 카운티에 들어설 태양광 발전소에 모듈 약 32만 장을 공급하고 EPC를 수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이 발전소는 200메가와트(㎿) 규모로 2027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젤레스트라 에너지와 메타가 맺은 전력공급계약(PPA)에 따라 완공 후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은 메타가 사용한다. 발전소 부지는 과거 석탄 채굴장으로 쓰였다. 한화큐셀은 북미 태양광 시장에서 태양광 기자재 생산 능력을 토대로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 EPC와 금융 조달까지 포괄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미국 조지아주 카터스빌에 북미 최대 규모의 태양광 통합 제조기지 '솔라 허브'를 완공했다. 솔라 허브에서 태양광 모듈 생산을 시작하면 한화큐셀은 잉곳(원기둥 모양의 폴리실리콘)부터 웨이퍼(얇은 판), 셀(전지), 모듈까지 생산하는 체계를 갖추게 된다. 이 같은 한화큐셀의 북미 현지 전략은 미국 빅테크들의 인공지능(AI) 사업에 필요한 전력 솔루션을 겨냥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미국 빅테크들이 AI 데이터센터처럼 다량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자체 발전원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에 미국 신재생에너지 시장에서 태양광 기업들의 기회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메타와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 빅테크 4곳은 지난해 기준 세계 기업이 구매한 재생에너지의 약 49%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가 태양광 발전을 에너지 안보를 위한 기간 산업으로 보는 점도 북미 현지 생산 전략에 힘을 싣는다. 미국산 제품에 세제혜택을 주는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대상에 태양광 발전과 관련한 제품이 포함돼 미국산 태양광 제품 생산 기업에 와트(W)당 7센트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한화큐셀은 지난해 AMPC 보조금으로 3억7370만달러(한화 약 5800억원)을 받았고, 올해는 신규 공장 완공 등으로 6억7500만달러(약 1조원)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큐셀은 에너지 시장의 새로운 수요자로 부상하고 있는 하이퍼스케일러 등 재생에너지 수요기업과 협력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추진할 계획이다. 크리스 호드릭(Chris Hodrick) 한화큐셀 EPC사업부문장은 “한화큐셀은 미국 내 제조 역량과 검증된 EPC 수행 능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전력을 공급받고자 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청정에너지 목표 달성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E칼럼] ‘반도체 클러스터’, 대한민국호의 시험대

임은정 공주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지난달 29일, 정부가 발표한 에 반도체, 피지컬 AI, 그리고 데이터센터가 포함되면서 국민적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에 부응하여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선두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대규모 국내 투자를 집행하겠다고 밝혔으며, 특히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해 각각 400여조 원을 투자하기로 한 부분이 눈길을 끈다. 또한 충청권은 첨단 패키징 산업 육성을 통해 수도권과 호남을 연결하리란 전망이다. 요컨대 수도권에서 충청권을 거쳐 서남권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반도체 산업축이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거대한 계획이 발표되면서 기대가 커지는 만큼, 전력과 용수, 그리고 인력을 어떻게 공급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물론 셋 다 만만치 않은 중요한 문제다. 그러나 AI 시대의 국가 경쟁력을 생각한다면 개별적인 사안에 함몰되기보다 근본적인 차원에서의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그것은 “과연 대한민국호(號)가 이 거대한 프로젝트를 끝까지 완성할 수 있는가"라는 것이다. 스탠퍼드 대학의 인프라 금융 전문가인 마이클 베넌(Michael Bennon) 연구원은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를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금융과 제도, 그리고 거버넌스의 문제로 바라본다. 그의 연구는 발전소, 철도, 항만, 송전망과 같은 대규모 사업은 기술 자체보다 인허가 절차, 금융 조달,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협력, 환경 규제, 주민 수용성 등이 얼마나 유기적으로 작동하느냐가 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관점은 AI 시대를 맞이한 한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반도체 공장은 그저 첨단제품을 만들어 내는 생산 설비로만 이해할 수 없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 대규모 용수, 초고압 송전망, 데이터센터, 교통망, 연구개발 및 생산 인력, 대학과 기업의 협력 체계까지 함께 구축되어야 하는 국가 단위의 초대형 인프라 프로젝트다. 실제로 AI 시대를 맞이하게 되면서 이러한 국가적 실행 역량, 즉 국가책략(statecraft)이 경쟁의 승부를 가르는 변수일 것이 더욱 명확해지고 있다. 미국은 실리콘 벨리라고 불리는 거대한 지식공동체이자 혁신 산업의 클러스터가 AI 혁명을 주도하고 있지만, 데이터센터와 발전소 건설, 송전망 확충과 같은 실질적인 집행 단계에서 수많은 법적 분쟁 등에 봉착하며 속도를 내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한편 중국은 첨단 반도체 공급에 있어 여러 제약을 맞닥뜨리고 있으면서도, 전력망과 산업단지, AI 인프라, 인재 육성을 국가 전략 차원에서 속도감 있게 통합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 AI 시대의 경쟁은 이미 개별 기술의 우위를 넘어 복합적인 국가 프로젝트를 얼마나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완성할 수 있는지의 경쟁으로 변화하였는데, 두 초강대국의 치열한 경쟁이 향후 어떤 결말로 귀결될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이러한 기술 패권을 둘러싼 경쟁은 에너지 정책에도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다. 필자는 지난 5월, 이 지면에 게재한 칼럼을 통해 AI 시대 전력의 중요성을 이미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전력은 그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 국가 프로젝트를 완성하기 위한 핵심 구성 요소 가운데 하나이다. 전력원을 충분히 확보하더라도 송전망이 부족하면 전력은 공급되지 못한다. 용수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런 거대 사업들을 실현하려면 무엇보다 금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인허가 역시 중요하다. 지연되면 될수록 첨단 산업 전략은 선언에 머물 수밖에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중요함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역시 인력이다. 전문적인 인력이 꾸준히 성과를 낼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앞으로 한국의 경쟁력은 이러한 국가적 비전을 얼마나 속도감 있게, 그리고 얼마나 착실하게 실현해 나가느냐에 달려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일은 산업 정책에만 머물 수 없으며, 에너지 정책, 국토 정책, 교육 정책, 금융 정책, 규제 정책이 하나로 연결되는 국가 프로젝트다. 또한 그 과정에서 충돌하는 여러 이해관계를 조정할 수 있느냐가 새로운 국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 한국 역시 반도체 제조 설비를 짓는 것을 넘어, 미래 산업을 뒷받침할 국가 인프라를 어떻게 설계하고 실행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사고와 함께 국가적 비전을 위해 서로의 이해관계를 조율해 나갈 수 있는 사회적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라 하겠다. 대한민국호가 이번 항해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을지는 기술력 자체보다 국가적 실행 역량에 달려 있다. bienn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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