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11차와 완전히 다를 것” 기후부, 12차 전기본 대수정 예고…SMR·원전->전력망·유연성 자원

[분석] “11차와 완전히 다를 것” 기후부, 12차 전기본 대수정 예고…SMR·원전->전력망·유연성 자원

이재명 정부의 첫 에너지계획인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기조는 전력망 확충·수요관리·유연성 자원 확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 등 발전설비 중심이었던 윤석열 정부의 11차 전기본과는 명확히 다른 정책 기조다. 신설 기후부는 11차 계획의 근본적 문제점을 지적하며, 12차 계획이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음을 암시했다는 점에서 향후 정책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9일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1차 총괄위원회(비공개)를 개최하며 본격적인 수립 작업에 착수했다. 기후부 내부와 에너지업계에서는..

“이공계 ‘의대 쏠림’ 심화···향후 5년간 신기술 인재 58만명 부족하다”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선도해 나가야 할 우리나라 인재가 앞으로 5년간 최소 58만명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1일 김인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연구위원에 의뢰해 작성한 'K-성장시리즈(10): 이공계 인력부족 실태와 개선방안'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29년까지 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신기술 분야 중급인재가 29만2000여명 부족하고 고급인재는 28만7000여명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AI 기반 기업의 성장동력을 약화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AI 산업분야 투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어 이를 감안하면 58만명의 부족 인원은 최소치라는 게 보고서의 진단이다. 실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AI 투자규모도 이를 뒷받침한다. 내년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구글(알파벳), 오라클 등의 투자규모만 5200억달러(약 765조원)에 이른다. 보고서는 이공계 인재 부족은 저출생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뿐만 아니라 이공계 고급인력 유입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의대 쏠림'을 완화해 이공계 인력을 양성하고 해외인재를 유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5학년도 자연계열 정시 학과 분포를 보면 상위 1%에서 의대가 76.9%를 차지하고, 일반학과는 10.3%에 불과했다. 김인자 연구위원은 “전공 선택 단계뿐만 아니라 이공계 내부에서도 이탈이 나타난다"며 “KAIST에서는 2021~23년 동안 의·치대 진학을 위해 자퇴한 학생이 182명에 달해 이공계 의대쏠림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므로 대응책 마련이 선결 과제"라고 짚었다. 보고서는 이공계 인재부족의 원인으로 △미흡한 보상체계 △낮은 직업만족도 △불안정한 직업안정성을 들었다. 이에 대응하는 3대 정책 방향으로 △성과 중심 보상체계 전환 △AI 중심 경력사다리 확충 △과학기술인 사회적 위상 제고를 제안했다. 국내 취업한 이공계 인력이 최종학위 취득 후 10년이 지난 시점에 받는 평균 연봉은 9740만원으로 해외 취업자 평균 연봉(3억9000만원)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국내 의사 평균 연봉(3억원)의 3분의 1 수준이기도 하다. 보고서는 이 같은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연공서열에 의한 인사보상 체계를 성과 중심의 인사·보상체계로 전환해 실질적 혜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연구성과 보상금에 대한 세제 개선과 정부 매칭펀드, 스톡옵션, 장기 재직 인센티브를 통해 성과가 보상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도 환기했다. 보고서는 또 대학–기업 간 연구협력, 산업형 박사후연구원, 해외 연수 후 복귀형 장학 지원 등 산업–연구 간 인재 순환 구조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조사에 의하면 이공계열 신규 박사학위자 30%가 미취업 상태였다. 임시직 비율도 21.3%에 달했다. 반면 의사는 전 연령대에서 사실상 100% 취업 상태를 유지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안정성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인의 사회적 위상 제고와 연구 몰입환경 조성이 필수"라며 “스타 과학자 홍보, 글로벌 수준의 처우 개선, 국가과학자 인정제도 활성화, 융합연구 허브 조성, 연구행정 간소화 등으로 과학기술인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종명 대한상공회의소 산업혁신본부장은 “AI 사활을 걸지 않으면 한국 제조업의 미래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게 현실"이라며 “국내외 인재들이 신기술 분야에 모일 수 있는 인센티브 구조를 만드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에너지 인사이트] 역대 가장 까다로운 한수원 사장 공모…“국내는 줄이고, 수출은 늘려라”

한국수력원자력이 이번 주 신임 사장 후보 서류심사에 들어가며 향후 원자력 정책의 향배를 가를 중요한 분기점이 열리고 있다. 11일 원자력은 물론 에너지업계에서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 이후 정부가 내세우는 원전 출력 조절·재생에너지 우선 운영 기조, 그리고 신규 원전은 공론화로 결정하겠다는 정책 방향과 한수원 사장에게 요구되는 역할 사이의 간극이 갈수록 커지면서 “역대 가장 까다로운 사장"을 뽑는 과정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수원 사장추천위원회는 오는 금요일(12일) 서류심사를 앞두고 있다. 이번 공모는 단순한 조직 경영 능력을 넘어, 기후부가 설정한 새로운 에너지 믹스의 구조조정 책임을 누가 감당할 수 있느냐가 핵심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새 사장이 맡아야 할 책무 자체가 역설적이라는 점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 김성환 장관은 취임 이후 일관되게 원전 출력 제어 및 변동 운전 확대, 재생에너지 우선 운영, 신규 원전은 공론화·여론조사로 결정이라는 정책 방향을 밝혀 왔다. 이는 사실상 원전의 가동률·역할을 과거보다 축소하거나 조절하는 정책이며, 원전 주력 기업인 한수원 사장에게는 기존과 전혀 다른 성격의 경영전략을 요구하는 셈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UAE·체코·트르키예 등과의 원전 수출 협력을 강조하고 있으며, 미국 내 신규 원전 및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에서도 한국 기업의 참여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즉, 해외에서는 경쟁력을 키우고 수출을 확대하라고 압박하면서, 국내에서는 원전의 역할을 제한하는 구조적 모순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새 사장에게 요구되는 임무는 과거보다 훨씬 복잡하다. 한수원 내부 조직 안정화, 인력 이탈 방지, 원전 안전문화 재정비는 물론이며,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협력·경쟁 구도 속에서 수출 리더십을 회복해야 한다. 동시에 기후부가 강조하는 원전 출력 조정·재생에너지 연계 운영도 수용해야 한다. 더욱이 모기업 한전과의 원전 수출 주도권 갈등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남아 있어, 사장은 산업계·정부·정치권 사이에서 고도의 조정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전을 줄이라고 하면서 동시에 수출은 확대하라고 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결국 새로운 사장은 누가 되든 원전 역할 축소 정책과 글로벌 원전시장 확대라는 두 개의 상반된 압력을 동시에 감당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는 16일 예정된 면접에서는 △원전 출력 조절 가능성 △신규 원전 공론화 수용 여부 △재생에너지와의 조합 운영 전략 △수출 주도권 조정 방안 등이 핵심 질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후부가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착수 사실을 밝힌 가운데, 새로운 한수원 사장이 누구냐에 따라 정부의 원전 운영 정책도 상당 부분 방향이 달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E칼럼] 빌 게이츠의 방향 전환과 에너지 지정학

빌 게이츠의 기후변화에 대한 입장 변화가 화제다. 그는 지난 10월 28일 '기후변화의 혹독한 3가지 진실'이라는 자신의 글에서 기후변화는 인류가 멸망할 정도가 아님에도 인류 종말론적 시각이 단기 탄소 감축에 집착하도록 만든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은 4년 전 그가 출간한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에서의 종말론적 입장과 반대되는 것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그의 방향 전환 이전에 또 다른 구루의 피벗이 있었다. 대니얼 예긴은 올해 2월 포린 어페어에 '문제에 직면한 에너지전환'이라는 글을 통해 전 세계 풍력과 태양광 에너지 생산량은 기록적 수준에 도달했지만 석유와 석탄 에너지 생산량 또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면서 장기간에 걸쳐 전 세계 1차 에너지 믹스에서 탄화수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 85%에서 2024년 80%로 크게 변하지 않은 상황을 두고 '에너지전환이 아닌 에너지 추가'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2022년 그는 뉴욕타임스 에즈라 클라인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의 러시아 화석연료 의존도 탈피를 위해 재생에너지가 기존 용량의 3배가 필요하다면서 재생에너지 경로 가속화는 서구 세계가 기억을 잃어버린 에너지 안보에 관한 것이라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같은 해 7월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선 '급속한 에너지전환'을 추진하느라 세계가 에너지 안보를 고려하지 않았고 에너지 비용과 경제성도 소홀했다고 말하면서 2050 탄소중립 목표를 2030년으로 앞당기려다 더 많은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 주장했다. 빌 게이츠와 대니얼 예긴의 입장 변화엔 포지션 정리라는 뚜렷한 공통점이 보인다. 빌 게이츠는 기후 문제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던 게이츠 재단의 단계적 폐쇄와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기후정책 그룹 해체를 포함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발표했다. 대니얼 예긴은 그의 재생에너지 관점을 통째로 바꿨다. 유럽은 더 많은 전력을 얻기 위해 천연가스보다 풍력에 의존할 것이며 재생에너지가 가장 우선순위에 있기 때문에 많은 양의 가스가 필요하지 않다고 했지만 이후 신재생에너지가 '과도하게 설정'되면서 화석연료 투자가 줄어들어 에너지전환 목표를 낮추지 않으면 70년대 오일 쇼크보다 더한 에너지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 진단했다. 대니얼 예긴이란 이름이 없었다면 OPEC 관계자 말처럼 들릴 정도다. 빌 게이츠가 새롭게 관심을 두는 분야는 저소득 국가의 에너지와 식량 부문이다. 그는 이들 국가의 화석연료 프로젝트 자금지원 중단이 전 세계 배출량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으며 이로 인해 이들 국가의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한 자금조달이 어려워졌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아프리카 대륙에 더 이상 에너지전환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며 천연가스와 석탄 프로젝트가 이들을 더 나아지게 할 것이라는 이유로 지원을 시사했다. 뉴스위크는 '다음 대형거래는 아프리카'란 장문의 기사에서 세계 핵심 광물 30%가 매장되어 있는 아프리카와 2,400억 달러의 무역 관계를 맺고 있지만 경제적 어려움으로 10년 전보다 투자와 대출 규모가 절반으로 줄어든 중국, 사헬지역 및 기타 아프리카 국가들에 안보 측면 지원의 한계가 뚜렷한 러시아를 제치고 미국이 아프리카의 영향력 확대와 더불어 전략 금속과 핵심 광물에 대한 접근권 확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빌 게이츠와 대니얼 예긴의 방향 전환은 기존 재생에너지 중심 전환이 실패로 돌아갔으며 에너지 정책에 지정학 요소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트럼프의 '기후의제 사기'라는 표피를 걷어내면 미국의 '에너지 지배'를 통한 전 세계 영향력 확대라는 대전략을 마주할 수 있다. 유럽과 일본, 한국은 미국 LNG 수입을 확대할 것이고 아프리카의 자원을 두고 미국은 중국, 러시아와 경쟁할 것이다. 미국 에너지부 장관 크리스 라이트는 넷제로 정책으로 영국이 미국의 가장 가난한 주보다 소득이 낮은 이유로 에너지 전환으로 2005년 이후 28%나 줄어든 에너지 소비 감소를 들었다. 세계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더 많은 에너지가 경제적 번영'을 가져온다는 '에너지 추가' 내러티브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SK이노 E&S·CIP, 국내 최대 규모 해상풍력 준공

SK이노베이션 E&S와 코펜하겐 인프라스트럭쳐 파트너스(CIP)는 국내 최대 민간 주도 해상풍력 프로젝트인 '전남해상풍력 1단지'의 준공식을 열고 본격적인 민간 해상풍력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국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화와 해상풍력 생태계 확장의 중요한 이정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SK이노베이션 E&S와 CIP는 11일 전남 신안군 자은도 라마다프라자호텔에서 전남해상풍력 1단지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김영록 전라남도지사, 김대인 신안군수 권한대행, 이종수 SK이노베이션 E&S 사장, 염성진 SK 수펙스추구협의회 Communication 위원장, 토마스 위베 폴슨 코펜하겐 인프라스트럭쳐 파트너스(CIP) 아태지역 대표를 비롯한 관계 기관 및 기업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국내 해상풍력 생태계 보급의 마중물로서 전남해상풍력 1단지 사업의 의미에 대해 공감했으며, 지속적인 해상풍력 산업 발전과 지역 상생을 다짐하는 세레머니를 진행했다. 축사자로 나선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해상풍력은 탈탄소 녹색문명 전환을 위한 핵심수단"이라며 “전남해상풍력 1단지 준공이 향후 국내 해상풍력 보급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는 “민간주도 최초 사업으로서 겪었을 각종 규제의 어려움을 이겨내고 상업운전을 들어간 발전사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전남해상풍력 1단지는 전남 신안군 자은도 연안으로부터 북서쪽으로 약 9km 떨어진 공유수면에 조성된 고정식 해상풍력 발전단지다. 총 96MW 규모로 민간이 주도한 국내 해상풍력 프로젝트 중 최대 규모다. 9.6MW 규모의 대형 풍력발전기 10기가 설치되어 있으며, 연간 약 3억k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국내 가구 평균 기준 약 9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규모로, 동일 전력량을 석탄화력발전소로 생산할 경우와 비교해 연간 약 24만톤의 탄소 저감 효과가 기대된다. 이번 사업은 SK이노베이션 E&S와 글로벌 에너지 투자회사인 CIP가 2020년 전남해상풍력㈜을 설립하고 공동으로 추진해왔다. 2017년 발전사업 허가를 시작으로 2022년 공유수면 점용·사용허가 및 실시계획인가 등을 완료했다. 이후 2023년 3월부터 육·해상 공사에 돌입해 지난해 12월 풍력발전기 10기 설치를 완료했으며, 올해 5월부터 상업운전을 개시했다. 특히 이번 사업은 국내 재생에너지 사업 최초로 비소구(Non-Recourse)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한 사례로 주목받았다. 이는 주주사의 별도 담보나 보증 없이 개별 사업 자체의 신용과 기술력, 원금상환능력 등으로만 사업비를 대출해주는 방식이다. 향후 국내 재생에너지 사업에서 다양한 민간 투자 확대를 활성화시킬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남해상풍력 1단지의 준공을 마중물로 전라남도와 신안군이 추진 중인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단지 조성 사업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라남도와 신안군은 신안 임자도 앞바다에 2035년까지 총 8.2GW 규모의 초대형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4월에는 이중 일부인 3.2GW의 신안해상풍력 발전단지가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신재생에너지 정책심의회를 거쳐 해상풍력 집적화단지로 지정됐다. SK이노베이션 E&S와 CIP가 1단지 준공에 이어 개발 중인 2, 3단지(각 399MW) 사업도 해당 집적화단지에 포함됐다. 집적화단지로 선정된 지역은 민관 협의체 등을 통해 인허가 절차 간소화, 송전 계통을 위한 공동접속설비 구축, 주민수용성 확보 지원을 위한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중치 부여 등 제도적·정책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 개발이 한층 신속하게 추진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 E&S와 CIP는 현재 진행 중인 2, 3단지의 환경영향평가를 내년 상반기까지 완료하고 관련 인허가를 통해 2027년 말 착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2031년까지 원자력발전소 1기의 설비용량에 맞먹는 총 900MW 급 대규모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E&S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해상풍력산업 활성화에도 적극 기여해왔다. 풍력발전기 타워, 하부 구조물, 송전 케이블 등 주요 기자재와 설치 장비를 국내 기업 제품으로 조달했다. 특히 국내 해상풍력 최초로 모노파일 하부구조물을 적용하고 이를 국내 최초의 해상풍력 전용 설치선(프론티어호)을 통해 설치하는 등 국내 기술역량 강화에도 기여했다. 모노파일(Mobopile) 하부구조물은 대형 해상풍력 터빈을 해저에 단단히 고정시키는 강철 원기둥 구조물로, 경제성이 높고 설치가 용이하며 얕은 수심에 적합하다. 지역 경제 활성화와 주민 상생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발전소 주변지역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원금을 통해 발전소 주변지역에 해당하는 신안군은 정부 지원금을 통해 지역사회 개발이 가능하게 되었으며, 주민참여형 사업을 통해 발전소의 이익 일부를 신안군 주민과 공유하고 있다. 전남해상풍력은 지난 10월 말에 처음으로 이익 일부를 주민참여 협동조합에 공유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이익 공유를 통해 지역 주민 소득 증대에 기여할 예정이다. 또한 공사 과정에서 목포, 신안의 지역 70여개 업체와 협력하고 지역 항만을 고정적으로 이용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이종수 SK이노베이션 E&S 사장은 “전남해상풍력 1단지 준공은 국내 해상풍력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이자, 탄소중립과 지역 상생을 아우르는 대표적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내 해상풍력 생태계 활성화와 지역 경제 기여, 국가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토마스 위베 폴센 CIP 파트너 및 CIP 아시아∙태평양(APAC) 대표는 “전남해상풍력 1단지의 준공은 한국 해상풍력 산업이 실제 규모화 단계로의 진입을 시작했음을 의미한다"며, “CIP는 이번 성과를 기반으로 현재 추진 중인 2·3단지를 포함한 전남 신안, 태안 및 울산 지역 내 프로젝트 개발을 통해 한국의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 및 해상풍력 보급 달성을 위해 지속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예스퍼 크래럽 홀스트 COP 아시아∙태평양(APAC) 대표는 “전남해상풍력 1단지의 준공은 한국형 해상풍력 시장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이정표"라며 “CIP와 COP는 당사가 가진 해상풍력에 대한 전문 역량과 경험을 바탕으로 주민 상생 및 지역 경제 활성화와 더불어 한국의 해상풍력 보급에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코펜하겐 인프라스트럭쳐 파트너스(CIP)는 덴마크 기반의 글로벌 재생에너지 전문기업이다. 해상풍력을 포함한 육상풍력, 수소, 암모니아, Power-to-X 등 다양한 재생에너지를 미래 에너지 전환의 핵심으로 보고, 전 세계 약 50개의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약 330억 유로(한화 약 54조 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글로벌 리더로서,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17개 국가에서 재생에너지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2018년 한국 진출 이후 꾸준한 투자와 개발을 이어온 CIP는 그룹 산하 글로벌 해상풍력 개발사인 코펜하겐 오프쇼어 파트너스(COP)와 함께 지난 5월 '전남해상풍력 1'의 상업운전 개시를 시작으로 국내 해상풍력 시장 확대와 에너지 전환 가속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말라가는 탄소예산…1.5℃ ‘오버슈트’ 현실화, 2℃마저 위태롭다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제한하려는 인류의 노력이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 과학계의 전반적인 분석에 따르면, 파리협정의 핵심 목표였던 산업화 이전 대비 1.5℃ 상승 제한은 이미 사실상 달성하기 어려워졌고, 2℃ 온난화 제한을 위한 '잔여 탄소 예산'마저 빠르게 바닥나고 있다. 잔여 탄소 예산(remaining carbon budget)은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1.5℃나 2℃와 같은 중요한 기후변화 목표값을 초과하기 전까지 배출이 허용되는 총 이산화탄소의 양을 말한다. 현재 각국이 제출한 국가별 기여 약속(NDC), 국가별 감축목표로는 2050년대 이전에 1.5℃를 훨씬 초과하는 경로에 놓여 있다. 심지어 조건이 달린 감축목표까지 모두 이행하더라도 지구 평균 기온은 최대 2.6℃까지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는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정 기간 동안 1.5℃를 초과하는 이른바 '기후 오버슈트(climate overshoot)' 단계가 수십 년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유엔 기후변화 정부간협의체(IPCC)도 지난 2023년 6차 평가보고서(AR6)를 통해 오버슈트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 바닥난 2℃ 잔여 탄소 예산: 남은 시간은 수십 년뿐 지구 온난화를 산업화 이전 대비 2℃ 이내로 묶어두기 위해 인류가 배출할 수 있는 잔여 탄소 예산은 매우 제한적이다. 최근 일본 국립환경연구소(NIES) 지구시스템부 연구팀이 '원 어스(One Earth)'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20년을 기준으로 2℃ 온난화 제한을 위해 남아있던 탄소 예산의 평균 추정치는 458.9 GtC(4589억 탄소톤)였다. 이는 종전 추정치(352.2 GtC)보다 늘어난 것인데, 전망치의 불확실성도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 수치는 2020년 기준이다. 전 세계는 연간 약 11 GtC(110억 탄소톤, CO2 기준으로는 연간 약 400억 톤)을 지속적으로 배출하고 있다. 2020년 이후 현재(2026년이 가까운 시점)까지 5년 이상이 경과했는데, 이는 잔여 예산 중 약 55 GtC 이상이 이미 소진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는 1.5℃는 말할 것도 없고, 2℃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시간, 남아있는 시간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는 증거다. 연구팀은 이러한 상향 조정된 (더 낙관적인) 잔여 예산 추정치로도 현재의 연간 배출량(11 GtC/년)이 지속된다면 앞으로 수십 년 내에 지구 기온 상승이 2℃에 도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잔여 예산이 커졌다고 해석하는 것이 행동 지연의 완충제 역할을 해서는 안 되고, 고배출을 지속한다면 오버슈트 위험은 그 만큼 커질 것이라는 의미다. ◇ 피할 수 없는 오버슈트의 막대한 대가 지난달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제30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를 앞드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 온도가 1.5℃ 이상 오르는 것을 막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기후대학원 연구팀은 최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 넥서스(PNAS Nexus)' 저널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이전에 평가된 것보다 생태계와 사회 시스템은 1.5℃나 2℃ 온도 상승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로 인해 위험 수준도 더 높아졌다"고 밝혔다. 특히, 온난화 목표치를 일시적으로 초과한다면 온도가 다시 목표치 아래로 내려온다 하더라도, 그 기간 동안 발생한 많은 영향은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이다. 오버슈트가 발생하면 우선 해수면 상승과 같은 물리적 위험은 되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물리적 위험은 일단 발생하면 나중에 지구 기온이 떨어지더라도 되돌릴 수 없는 큰 상처를 남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가뭄이나 산불이 증가하는 기간(오버슈트 기간)이 수십 년간 지속될 경우, 개인이나 공동체 수준에서 겪게될 사회적, 경제적 손실 역시 비가역적이다. 이와 함께 오버슈트가 장기화되고 변동성이 커질수록, 취약한 공동체들은 더욱 복잡한 기상 및 기후 극한 현상에 노출돼 부적응(maladaptation)으로 이어질 위험이 커지게 된다. ◇ 지연할 시간이 없다: 정책 입안자들에게 주어진 숙제 잔여 탄소 예산이 급속도로 소진되는 현재 상황은 기후 변화를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늦출 여유가 전혀 없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는 오버슈트로 인해 발생할 비가역적 영향을 피하고, 재난 구호 활동 등 인도주의 수요를 야기하지 않으면서, 1.5℃ 아래로 되돌아갈 현실적인 경로를 확보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각국 정부가 NDC를 강화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제 과학계는 1.5℃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면서도, 2℃를 초과하는 세계뿐만 아니라 기후 오버슈트의 뚜렷한 단계들에 대한 계획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단기적인 정책 결정이 중장기적인 정책 환경과 취약 계층 지원 등 인도주의적 대응에 영향을 미치므로, 지금 당장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컬럼비아대학 연구팀은 “기후 오버슈트가 사회·경제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은 향후 수십 년 동안 적절한 적응, 위험 감소 및 선제적 조치 전략을 충분히 파악하고 실행하기 위해 필요하다"면서 “우리는 파리 협정 목표를 달성하고 기후 초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영향과 복잡성을 피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힌다"고 강조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바람 좀 막아주세요”…공공기관장에 정치인 인기 상한가

에너지 공공기관들이 새 수장 뽑기에 나선 가운데, 기관 내부에선 정치인 인기가 치솟고 있다.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기관에 전문가 수장이 오는 것이 통념상 맞지만, 한국은 국감 등 워낙 정치적 외풍 영향이 세다보니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치인 수장을 선호하는 현상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10일 공공기관계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에너지공단, 한국수력원자력 등 에너지 공공기관들이 일제히 신임 수장 선임에 나섰다. 가스공사는 최연혜 사장이 3년 임기가 만료돼 새 사장이 오기 전까지 연장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신임 사장 후보는 5배수로 압축된 상태다. 국민의힘 3선 출신이자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 선거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이인기 전 의원과 가스공사 내부 출신의 이승 전 관리부사장, 이흥복 전 전북지역본부장, 김점수 전 본부장, 이창균 전 KOLNG 지사장, 박상욱 전 노조위원장이 후보 면접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는 김동섭 사장이 지난 11월 자진퇴임하면서 수장 공백 상태다. 일명 대왕고래로 불리는 동해심해가스전 사업을 핵심 사업으로 진행했으나, 전 정부 사업으로 낙인찍혔고 특히 이재명 정부의 탄소중립 기조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새로운 전략 수립이 필요한 상황이다. 석유공사는 지난 9일 신임 사장 공모를 냈다. 아직까지 유력 후보는 거론이 없는 가운데, 다수의 내부 출신들이 지원 의사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도 지난 9월 황수호 사장이 자진퇴임하면서 현재까지 수장 공백 상태다. 체코 원전을 성공적으로 수주했으나, 웨스팅하우스와 지적재산권 분쟁에 합의하는 과정에서 굴욕협정을 맺었다는 지적이 불거졌다. 다만 현 정권이 초기에는 원전을 그리 반기지 않는 기조를 보였으나, 이후 한미 관세협상, 대통령의 중동 외교, AI강국 및 탄소중립 국정과제에서 원전의 역할이 재모색되면서 한수원의 중요성도 재조명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수원 신임 사장 서류접수는 지난 8일 마감된 가운데 11명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서류심사,, 16일 면접이 진행될 예정이다. 에너지공단은 이상훈 이사장이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2년 1월 취임해 윤석열 정부를 지나 현재까지 3년 11개월째 자리를 맡고 있다. 에너지공단의 주요 임무는 신재생에너지산업 진흥으로, 윤 정부에서는 그리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이 정부가 재생에너지 보급을 대폭 확대하기로 하면서 향후 기관의 역할과 권한이 막강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신임 이사장 서류접수는 지난 10월 30일 마감돼 현재 최재관 더불어민주당 탄소중립위원회 수석부위원장(햇빛배당네트워크 대표)과 유휘종 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 신부남 에너지공단 기후대응이사가 막판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정용기 사장 임기가 11월로 만료되면서 아직 신임 사장 공모는 내지 않았으나, 임원추천위원회가 꾸려진 점으로 볼때 곧 공모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난방공사는 공공기관 중 거의 유일하게 본사가 수도권에 위치해 있고 건실한 실적까지 올리고 있어 사장직에 대한 인기가 높은 편이다. 현 정 사장도 국민의힘 2선 출신이며, 역대 사장들도 정치권 출신이 많다. 공공기관 내부에서는 정치인 사장을 선호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기존에는 기관의 전문성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국내 및 해외에서 성과를 올릴 수 있는 전문가가 선호됐었다. 하지만 에너지산업의 특성상 사업 결실을 맺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려 이를 인정받기 힘들고, 오히려 그 과정에서 지출과 오해가 늘면서 경영평가 점수만 하락하고 이것이 다시 국감에서 정치적 공격 포인트가 되면서 결국 예산까지 깎이게 되는 악순환이 되고 있다. 반면 정치인 사장은 내부 사업이나 사정을 잘 모르기 때문에 오히려 구성원에 유리하고, 정치권의 역풍도 막아줄 수 있어 내부로부터 가장 선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에너지 공공기관 관계자는 “대통령도 국회 출신이고, 장관까지도 국회 출신이다. 사실상 국회가 권력의 최고 정점에 있다"며 “특히 에너지 전환으로 기존 사업 전략이 불투명하고 기관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된 상황에서 기관이 힘을 받으려면 정치인 사장이 오는 것이 우리로선 가장 좋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공공기관 관계자는 “A기관은 내부 출신 사장을 선임했다가 결국 비리 혐의로 쫓겨났고, B기관은 해외기업 출신의 전문가를 사장으로 선임했지만 국감에서 집중포화를 맞고 예산까지 끊겨 존립 위기까지 갔다"며 “안타깝게도 한국의 현실과 수준에서는 바람막이용 정치권 사장이 최고인 것 같다"고 씁쓸해 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사고] ‘새만금 RE100산단, 기업의 기회와 도전’ 세미나 16일 개최

안호영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주최하고 새만금청, 군산시, 에너지경제신문이 주관하는 '새만금 RE100산단, 기업의 기회와 도전(그린에너지 중심 기업 투자유치 방안)' 세미나가 오는 12월 16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개최됩니다. 정부는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RE100산단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새만금 RE100 산단은 재생에너지100% 특화 산단으로 국내 최적의 조건을 지니고 있으며, 글로벌 기업유치, 재생에너지메카, 재생에너지클러스터 조성이 용이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세미나는 태양광, 풍력, 조력, SMR 등 종합 에너지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새만금RE100산단이 기업에게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와 도전을 창출할수 있는 산단임을 조명해 현실적인 육성과 활성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바랍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SK가스·포스코홀딩스, 국내 첫 청록수소 협의체 출범

SK가스(대표이사 윤병석)와 포스코홀딩스(대표이사 장인화)는 10일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에서 SK에코엔지니어링, 포스코, 충청북도청,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가스공사 등 15개 참여기관과 'K-청록수소협의체' 출범식을 개최하고, 청록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의체는 탄소 배출 최소화와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한 청록수소가 국내 에너지 시장에서 현실적이고 경제적인 수소로 부상함에 따라, 청록수소 기술 상용화 및 한국형 생태계 구축을 동시에 추진하기 위한 흐름 속에서 추진됐다. 특히 청록수소는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에 필수적인 수단으로 꼽히는 만큼, 이번 협의체 출범을 통해 저탄소사회 실현을 한층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양사는 지난 8월, 수소 사업 관련 주요 산학 전문기관들과 함께 청록수소의 필요성과 저변 확대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청록수소 포럼을 개최한 바 있다. 이어 이번에 출범한 K-청록수소협의체는 실제 참여 기관들간 협력과 사업 추진을 위한 구체적인 플랫폼이자 청록수소 사업을 위한 경제정책 논의의 장을 구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참여 기관들은 △ 청록수소 생산 기술의 고도화와 실증 연구 △청록수소 실증사업 추진과 공동 투자 및 비즈니스 모델 개발 △청록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한 산업 기반 마련을 핵심 목표로 상호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번 협의체 출범을 시작으로, 내년 초 전문가 용역을 통한 심층 분석, 정기 모임 및 대관 활동, 그리고 참여 기관간 전략적 협력 방안 확정 등 구체적인 실행 로드맵에 따라 목표를 달성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청록수소란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CH4)을 열분해(Pyrolysis) 하면서 생산된다. 부산물로 고체탄소(C)가 발생해 CO2의 직접 배출이 없는 무탄소 수소에 해당한다. 청록(Torquoise)은 청색(Blue)과 녹색(Green)을 혼합할 때 만들어지는 색으로, 청록수소는 블루수소와 같이 천연가스를 원료로 사용하지만 그린수소와 같이 무탄소 수소의 성격을 가지고 있음을 뜻한다. 부산물로 생산되는 고체탄소는 CO2보다 산업적 제어가 쉽고 고부가가치 소재로 전환돼 자원화도 가능하므로, 수소생산의 경제성뿐만 아니라 산업적 파급효과도 우수하다. 고체탄소는 순수한 단일원소의 고체 상태이기 때문에 산소와 결합되고, 기체상태인 CO2보다 부피 제어가 용이하다. 이를 통해 가탄제 및 카본블랙은 물론 그래핀이나 탄소나노튜브 등과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 소재로 활용이 가능하다. 블루수소는 CO2의 매립지 확보가 중요한 반면, 청록수소는 고체탄소의 국내 육상 매립이 상대적으로 쉽고, 또한 그린수소보다는 에너지 효율이 좋고 전력 및 수자원의 소모가 적기 때문에 경제성이 우수하며 현실적인 국내 생산 모델이다. 청록수소의 에너지 소비(10~35kWh/kg-H2)는 그린수소의 20~60% 수준이고, 물을 원료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용수 확보 부담도 적다. SK가스 김철진 부사장은 “이번 청록수소 협의체 출범은 국내 수소 산업을 재도약시키고, 우리 산업과 에너지 전환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것"이라며, “SK가스는 K-청록수소협의체의 주관사로서, 한국형 청록수소의 기술 개발과 상용화, 정책 협력 등 전반적인 생태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노력하며 나아가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포스코홀딩스 김기수 CTO는 “포스코그룹은 철강산업의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다양한 기술적 해법을 검토·개발하고 있다"며 “이번 협의체를 SK가스와 함께 공동 주관하게 된 것은 청록수소의 기술적 가능성과 산업 적용성을 보다 체계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중요한 기반"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참여 기관들과 함께 실증, 공급망 검토, 산업 기반 마련을 단계적으로 추진해 현실적이고 검증 가능한 성과를 도출하고, 국내 산업의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실질적 기여를 할 수 있는 실행 모델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수도권 쓰레기’ 내년부터 직매립 금지, 소각시설 여유로 대란은 없을 듯

내년 1월부터 인천 수도권매립지에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되면서 쓰레기 대란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업계와 정부는 대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 근교에 위치한 소각시설에서 충분히 처리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생활폐기물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해 해당 지역주민들이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폐기물은 발생지 처리가 원칙이라는 점에서 공공처리시설 확충에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10일 정부 및 폐기물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인천 서구 수도권매립지에 바로 매립해 처리하던 수도권지역의 생활폐기물이 더 이상 매립이 금지된다. 앞서 2021년 7월 기후에너지환경부, 인천시, 서울시, 경기도 등 4자 협의체는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고, 최근에도 이를 이행하기로 약속했다. 직매립 금지로 새롭게 발생하는 수도권 생활폐기물은 하루 3213톤으로 추정된다. 정부와 지자체는 지역 내 공공 소각장 등을 확충하거나 새로 지어서 이를 처리하려고 했지만 주민들의 반발로 지금까지 확충된 소각장 용량은 없다. 이 때문에 자칫 쓰레기 대란이 벌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업계는 2018년 벌어진 쓰레기 대란 같은 사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대란은 중국이 갑자기 폐기물 수입을 중단하면서 벌어진 것으로, 이에 대응할 물리적 여력이 부족해 발생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미 수년 전부터 직매립을 금지하기로 약속을 했고, 정부와 지자체가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대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수도권 내 민간 소각장의 용량만으로도 처리가 가능하다. 민간 소각장의 여유 처리용량은 하루 3351톤으로, 직매립 물량을 상회한다. 여기에 시멘트 업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해 소각로 열원으로 석탄 대신 폐기물을 사용하려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민간 소각장과 시멘트 업계 간에 폐기물 확보 경쟁까지 벌어지고 있어, 처리단가까지 안정적으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수도권 내 처리용량은 충분하더라도 쓰레기를 이동해야 하는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소각장 및 소각로가 위치한 지역주민들이 '남의 지역 쓰레기를 받아 줄 수 없다'고 반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생활폐기물이 시멘트 공장으로 유입되면서 공장 인근 주민들은 시멘트환경문제해결범국민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수도권 쓰레기를 지역에서 처리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생활폐기물은 지역 내 처리가 원칙이라며 이를 위해 적극 지원해 나갈 방침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지자체가 (생활폐기물 처리 용역) 입찰 공고를 내면 10~20개 이상 업체가 응찰하는 상황이다. 지자체가 조건만 적정히 제시하면 업체를 찾지 못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며 “가급적 발생지 공공시설에서 처리되는 게 맞다. 이 원칙은 이어갈 것이다. 공공시설이 확충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업계는 2018년 발생한 쓰레기 대란이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18년 발생한 쓰레기 대란은 중국의 폐기물 수입 중단이라는 대외 변수에서 촉발됐다. 예상하지 못한 수입 차단으로 폐지·폐플라스틱 물량이 한꺼번에 국내로 유입되며 공급 과잉이 발생했고 재활용 처리 단가는 급락했다. 이에 수거업체들이 수거를 포기하면서 결국 대란이 벌어졌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내년 수도권 직매립 금지는 정부가 사전에 예고하고 준비해온 정책이다. 신규 처리시설은 확보하지 못했지만, 민간 소각장이나 시멘트업계의 소각로에서의 처리용량으로 충분히 처리할 수 있다. 또한 폐기물관리법에는 재난이 발생하거나 폐기물 처리시설 가동이 중단되는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는 기후부 장관이 정한 폐기물에 한해 직매립을 예외적으로 허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즉, 대란급의 사태가 벌어지면 다시 어느 정도 직매립이 허용될 수 있다. 기후부는 수도권 시행 이후 제도 운영 결과를 점검한 뒤 2030년을 목표로 전국 단위로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韓 탄소중립 전략 ‘규제→기술개발 지원’ 패러다임 바꿔야”

우리나라 탄소중립 전략 무게추르 현행 규제 중심에서 기술개발 지원으로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서울대학교는 10일 상의회관에서 '제8회 탄소중립과 에너지 정책 세미나'를 공동으로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이날 세미나는 '새정부의 탄소중립·에너지 정책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열렸다. 구체적인 탄소중립 이행 방법론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 관계자, 기업, 학계, 시민단체 등 각계 주요인사 400여명이 참석했다. 첫 세션에서 전문가들은 규제 중심의 탄소 감축체계가 가진 한계를 지적했다. 산업 전환을 뒷받침할 탄소중립 혁신기술 개발 정책의 필요성과 구체적 추진방안을 논의했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산업부문 탄소중립 정책은 한국 산업이 어떤 구조로 성장할 것인지에 대한 장기 비전과 사회적 공감대가 전제돼야 한다"며 “규제 강화만으로는 기업 활동 위축 위험이 있는 만큼 산업 성장을 견인할 혁신기술 개발 중심의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일본은 GX(Green Transformation) 전략을 통해 산업·에너지·기술 정책을 통합하고, 성장·탈탄소·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추진하는 종합 패키지를 운영 중이다. 20조엔 규모 GX 경제이행채 발행, 탄소가격제 도입, 전환금융 활성화, 세제·보조금 지원 등 정부 정책 지원과 금융·인센티브를 결합해 기업의 탈탄소 투자와 기술 개발을 유도하는 게 핵심이다. 조홍종 단국대학교 교수는 “철강·석유화학·시멘트 등 난감축산업은 기존 기술만으로는 감축에 한계가 있어 과학적 감축 로드맵과 대규모 기술개발 투자가 필수"라며 “일본처럼 정부가 명확한 중장기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뒷받침할 제도·재정 지원을 통해 민간 투자를 촉진하는 혁신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환경단체를 대표해 참석한 최창민 플랜1.5 정책활동가는 “기업의 과도한 온실가스 배출은 국가의 기본권 보호 의무 위반과 국제적 책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국가는 기업이 1.5℃ 목표에 부합하도록 법적 수준의 감축 조치를 요구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기후테크의 역할과 과제가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우리 경제가 에너지 다소비 산업 중심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기술혁신 없이는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데 공감했다. 이를 위해 △실증 지원 확대 △민간투자 유인 △규제 합리화 △인력·인프라 기반 강화 등 통합적 지원체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기후테크 스타트업 대표 기업으로 참석한 이칠환 ㈜빈센 대표이사는 “과도한 사전 규제와 부처 간 분절된 절차가 기후테크의 시장 확산을 늦추고 있다"며 “규제 샌드박스 확대, 실증특례 허용, 인허가 절차 표준화 등 혁신 친화적 규제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규제 중심 접근만으로는 산업 전환을 충분히 뒷받침하기 어렵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정부는 정책의 일관성을 높이고 기술혁신과 금융, 인력 등 전환의 핵심 요소를 통합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