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각할 물이 없다”…프랑스, 기록적 폭염에 원전 가동 줄여

“냉각할 물이 없다”…프랑스, 기록적 폭염에 원전 가동 줄여

프랑스 국영 에너지 기업 EDF가 최근 국가 전역을 덮친 기록적인 폭염으로 인해 일부 원자력 발전소의 가동을 중단하거나 출력을 낮추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는 기후 변화로 인해 뜨거워진 하천의 수온을 조절해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환경 규제에 따른 것이다. 프랑스 원자력 발전소 중에는 원자로 냉각을 위해 인근 하천수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냉각 과정에서 따뜻해진 물을 다시 하천으로 방류한다. 이른바 온배수다. 하지만 폭염으로 인해 하천 수온이 이미 크게 높아진 상태에서 뜨거운 냉각수가 추가로 유입될 경우, 수온이 환경..

신규 원전 추가 검토에 양수발전도 힘 받는다…한수원·발전사·수공 3파전

정부가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신규 원전 추가를 검토하면서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뒷받침하는 양수발전 확대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국수력원자력뿐 아니라 발전공기업과 한국수자원공사까지 신규 사업에 뛰어들면서 양수발전 시장을 둘러싼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재생에너지 확대와 신규 원전 검토가 동시에 추진되면서 계통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양수발전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양수발전은 전기가 남는 시간대 하부 저수지의 물을 상부 저수지로 끌어올려 저장했다가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 다시 물을 떨어뜨려 발전하는 방식이다. 대규모 전력을 저장할 수 있는 대표적인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출력 조절이 어려운 원전과 발전량 변동성이 큰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모두 보완할 수 있는 핵심 인프라로 평가받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양수발전에 대해 “양수발전의 효율성이 80%나 되느냐"며 “양수발전을 많이 지어야겠다“고 말한 바 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지난 10일 한국수력산업협회 조찬 강연에서 “원전과 재생에너지 모두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를 뒷받침하는 유연성 자원으로 양수발전의 역할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교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는 청평, 삼랑진, 무주, 양양, 예천, 청송, 산청 등 7개 양수발전소가 운영 중이며 총 설비용량은 4700메가와트(MW) 규모다. 앞으로 건설될 양수발전 규모는 이보다 더 크다. 현재 건설 중인 가변속 양수발전은 총 9개 사업, 5700MW 규모다. △포천(700MW) △영동(500MW) △곡성(500MW) △구례(500MW) △홍천(600MW) △봉화(500MW) △영양(1000MW) △금산(500MW) △합천(900MW) 등이 추진되고 있으며 준공 시기는 2030년부터 2037년까지로 예정돼 있다. 발전사들의 신규 사업 준비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합천 등을 중심으로 900MW 이상의 신규 양수발전 사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기존 댐 활용 방안도 검토 중이다. 남동발전은 산청 800MW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남부발전은 거창(600MW)과 하동(700MW) 후보지를 검토하고 있다. 동서발전은 전북 진안에 600MW 규모 사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중부발전은 한국수자원공사와 기존 댐을 활용한 공동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발전사들이 준비 중인 신규 양수발전 규모만 3600MW를 넘는다. 특히 수자원공사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영주댐, 임하댐, 섬진강댐, 합천댐, 소양강댐, 충주댐, 안동댐 등 전국 주요 댐을 대상으로 양수발전 적합성을 검토하고 있다. 이미 확보한 다목적댐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규댐을 건설하는 방식보다 사업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향후 발전공기업 통합이 추진될 경우 발전사들이 확보한 양수발전 사업도 하나의 통합 발전사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면 한수원과 수자원공사는 각각 독자적인 사업을 이어갈 것으로 보여 향후 양수발전 시장의 경쟁구도도 재편될 전망이다. 다만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신규 양수발전은 경제성 확보가 쉽지 않아 예비타당성조사 통과가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유 교수는 “앞서 확정된 양수발전이 늘어날수록 후속 사업의 경제성이 급격히 떨어져 예타를 통과하기 어려워지는 구조"라며 “예타 제도 개선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역 주민과의 갈등도 변수다. 신규 양수발전은 환경 훼손과 이주 문제 등을 둘러싼 주민 반대가 사업 추진의 변수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한수원이 추진 중인 홍천 양수발전 일부 주민들의 환경 훼손 우려와 반대로 지난 6일 공사가 한 달간 중단됐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주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절차상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기존 댐을 활용할 수 있는 수자원공사와 사업 경험을 보유한 한수원, 신규 사업 확대에 나선 발전공기업 간 신규 양수발전 사업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신규 원전과 재생에너지 확대가 동시에 추진될 경우 전력망 안정성을 책임지는 양수발전의 전략적 가치도 한층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기후단체 공동 성명 “메가프로젝트, 화석연료 확대 구실돼선 안 돼”

기후환경단체들이 정부가 추진 중인 '3대 메가프로젝트'의 전력 공급 계획에 대해 강력한 우려를 제기하고 나섰다. 막대한 전력 수요를 뒷받침하는 과정에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무력화되고 화석연료 발전을 늘리는 구실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기후솔루션,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녹색전환연구소 등 3개 기후환경단체는 15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메가프로젝트가 기후 위기의 주범인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을 확대하고 수명을 연장하는 구실이 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와 여당은 용인·호남 반도체 산단 및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가 30기가와트(GW)에 이를 것으로 보고, 이를 반영해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을 수정·보완하겠다는 방침을 13일 공식화했다. 이는 국가 여름철 피크 전력의 30%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다. 이에 대해 단체들은 “확실한 재무적 계약이나 약정이 없는 불확실한 장기 수요를 전력 계획에 성급히 반영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부풀려진 수요에 맞춰 발전 설비를 과잉 건설할 경우, 막대한 건설 비용이 고스란히 국민의 전기요금 부담으로 전가되거나 발전소가 국가적 '좌초자산'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이들은 전력 확보라는 명분으로 화석연료 발전이 확대되는 움직임을 경계했다. 정부가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원으로 일부 화석연료 발전원을 언급하고, 삼성전자 등 수요 기업이 신규 LNG 열병합발전 건설을 공개 요구한 점을 지적한 것이다. 단체들은 “동해안과 강릉 등의 민자 석탄발전소는 이미 송전 제약으로 이용률이 낮은 퇴출 대상"이라며 “이런 발전소 인근에 대형 데이터센터를 지어 가동률을 끌어올리겠다는 발상은 기후 목표 포기 선언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석탄과 LNG 기반의 데이터센터는 RE100(재생에너지 100%) 이행을 추구하는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대안으로는 호남 지역의 잉여 재생에너지 활용을 제시했다. 송전선 포화로 계통 연계가 지연되고 있는 호남의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해당 지역 산단에 곧바로 공급해 지역 균형 발전과 실질적인 'RE100 산단'을 동시에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단체들은 정부에 네 가지 핵심 사항을 요구했다. 구체적으로는 △계약·재무약정 등 구속력 있는 확정 수요만 전력 계획에 반영할 것 △메가프로젝트를 화석연료 설비 확장의 명분으로 삼지 말 것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유연성 자원 중심으로 전력 공급 계획을 수립할 것 △용인 국가산단의 무리한 완공 일정 단축과 LNG 중심 전력 공급 계획을 전면 재검토할 것 등이다. 이들은 “산업 경쟁력 제고와 기후 목표 달성은 결코 상충하는 가치가 아니다"라며 “새로운 대규모 전력 수요의 출현은 화석연료를 더 태울 핑계가 아니라, 전력 시스템을 개혁하고 재생에너지 전환을 획기적으로 앞당길 전례 없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한편 이번 공동 입장문에는 에너지전환포럼도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막판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에너지전환포럼은 원전과 관련해 별도 입장을 낼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EE칼럼] AI 발 전력부족을 대하는 한국과 미국의 차이

7월 4일, 독립기념일을 앞두고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가 밀집한 버지니아 지역에서 전력망 수요는 160기가와트를 넘어 역대 최고치에 근접했으며 폭염 전 메가와트시(MWh) 당 40달러 수준이었던 도매 전력 현물 가격은 2,500달러를 넘어섰다. 여름이라 일시적인 폭등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상황은 심각하다. 오하이오주 소재 기업은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증가로 몇 년간 안정적이던 전기요금이 90% 상승했는데 1,600달러에서 12,000달러로 급등한 용량요금이 문제였다. 용량요금 폭등은 공급 여력 부족을 반영하나 이를 늘리는 일은 쉽지 않다. 데이터센터 급증을 대부분 가스 발전으로 메꿀 것 같지만 미국 내 가스터빈을 인도받기 위해서는 최대 7년의 기간이 필요하다. 미국 내 신규 송전선에 대한 연방 허가는 4년이 걸리며 주 정부 절차는 별도의 시간이 걸린다. 히타치에 따르면 변압기 리드타임은 2020년보다 3~4배 이상 늘어났다. 그 결과 데이터센터의 상업 운영까지 걸리는 평균 기간은 8년이 넘는다. 사업자들은 눈에 보이는 설비는 모두 구해 사용하려 하고 있다. 트럭에 장착된 이동식 가스발전기, 항공기·산업현장 개조터빈까지 눈을 돌리고 있으며, 일론 머스크의 xAI는 가스 발전기를 실은 세미트럭을 동원해 데이터센터를 건설했다. 폭염은 또 다른 문제를 낳고 있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주택용 에어컨 가동에 필요한 전력 확보를 위해 PJM 지역 데이터센터에 예비 발전기 사용을 지시했다. 북미전력신뢰도공사에 의하면 데이터센터 등 대형수요처로 인해 여름철 최대 전력수요가 지난해보다 11기가와트 증가했다. 각국의 정전을 야기하고 있는 글로벌 에어컨 전력수요는 데이터센터의 3배이며 유럽과 개도국 에어컨 수요는 폭염으로 향후 더욱 늘어날 것이다. 미국 대응에서 한국이 얻어야 할 교훈은 무엇일까. 세계는 5년 전 글로벌 에너지 위기에서 최근 이란 전쟁까지 공급부족 위기를 겪으며 에너지 전쟁의 본질이 연료에서 인프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미국이 부족한 건 연료가 아니라 발전소와 인프라다. 신규 건설은 급증하는 수요를 담기엔 너무 느리다. 하루 지연에 수백만 달러가 오가는 사업자들에게 10년 지연은 사업 포기와 같다. 미국 정부가 꺼내든 카드는 가동 가능한 모든 기존 발전소 활용이며 연료원을 따지지 않는다. 결국 가동 중단된 17기가와트 석탄발전소를 활용하며 이들의 폐지를 없던 일로 했고 디젤발전기를 포함한 35기가와트의 예비전력을 이미 지난해부터 전력수요 급증에 활용하기로 천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쓰리마일 원전 계약 역시 기존 원전 활용이 최선임을 보여주고 있다. 공급 여력이 부족해진 독일 메르츠 정부는 탈원전을 실패로 규정했고 탈석탄도 주저하고 있으며 호주, 일본, 베트남 역시 공급여력 확보에 석탄 발전량을 늘리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셈법은 이들과 정반대다. 정부가 발표한 3대 메가프로젝트의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단에 필요한 전력공급량은 24.7기가와트로 대형원전 18기 규모다. 2035년까지 18.4기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에 신규원전만으로는 공급이 어려우며 0.001초의 전력차단도 허용할 수 없는 반도체 공장은 재생에너지로는 운영이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기후부는 기존 석탄발전을 폐지하고 이를 LNG로 전환하며 재생에너지를 늘리겠다는 기존 방향을 수정하지 않고 있다. 기후부 장관은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미국 전력공급이 원활하지 않다고 했지만, 그들은 이미 '유연성 확보'에 대한 답을 내놓았다. 반면 한국은 이미 완성된 발전소와 인프라를 해체하고 언제 완공될지 모르는 비싼 발전원을 대안으로 세웠다. 전력공급만 되면 들어올 외국 데이터센터가 줄을 서 있다는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중국의 두 배가 넘고 미국보다 1.5배가 높다. 크리스 라이트 장관은 디젤발전기 가동 이유로 '저렴하고 안정적 전력공급은 양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이 미래 전력수요를 우려한다면 기존의 안정적인 기저발전은 단 하나라도 포기해선 안된다.한국 에너지 정책은 총체적인 재점검이 필요하다.

李 대통령 지시 두 달 만에…‘산림 유령법인’ 900여곳 무더기 적발

이재명 대통령이 산불 피해 복구사업을 둘러싼 '산림 유령법인' 실태를 전면 조사하라고 지시한 지 두 달여 만에 산림청이 중간 조사 결과를 내놨다. 현장조사를 마친 산림사업법인 가운데 등록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거나 기술자격 대여·중복취업 등 위법행위가 의심되는 업체가 900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청은 15일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과 함께 실시한 산림사업법인 실태조사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5월 산림기술자격 대여와 유령법인 운영 의혹이 제기된 이후 숲가꾸기와 조림 등 산림사업을 수행하는 전국 산림사업법인 1901곳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1차 현장조사에서는 전체 대상 가운데 1412개 업체를 조사했으며, 폐업이나 소재지 변경 등으로 489개 업체는 현장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조사 결과 등록요건인 자본금, 사무실, 기술인력 등을 제대로 갖추지 않았거나 기술자격 대여, 이중취업 등 위법행위가 의심되는 업체는 900여 곳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이들 업체에 대해 추가 조사와 관계기관 확인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우선 위법 사실이 확인된 사례에 대해서는 즉시 행정·사법 조치에 착수했다. 기술자격 대여 금지 규정을 위반한 업체 30곳과 기술자 126명, 이중취업 금지 규정을 위반한 기술자 39명과 관련 업체 48곳 등 모두 78개 업체와 기술자 165명에 대해 수사 의뢰와 기술자격 취소·정지 등 행정처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실제 충북 보은의 한 산림사업법인은 법인 등록요건을 유지하기 위해 지인들의 산림기술자 자격증을 빌려 보유 기술자로 등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한 산림기술자는 여러 지역 산림사업법인에 동시에 상시 기술인력으로 등록하거나 다른 업체가 수주한 사업 현장대리인으로 참여하는 등 중복취업 사례도 확인됐다. 정부는 아직 조사하지 못한 업체와 보완조사가 필요한 업체를 대상으로 오는 8월 말까지 지방자치단체와 합동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고용보험 정보와 4대 보험 가입 여부, 근로계약서 등을 종합적으로 확인해 자격 대여와 유령법인 운영 여부를 추가로 들여다본다. 또 실태조사나 행정처분을 피하기 위해 기존 법인을 폐업한 뒤 새 법인을 등록하는 사례도 포착됨에 따라 법인 등록 단계부터 기술인력의 상시근로 여부와 중복 등록 여부 등을 면밀히 확인해 부실 법인의 시장 진입을 차단할 방침이다. 이번 조사는 이 대통령의 직접 지시에 따라 추진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6일 산불 피해 복구사업을 유령회사가 수주한 뒤 제대로 복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내각에 구조적 부정비리의 실태를 파악하고 근본 대책과 문책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열대야 다음 날 유독 빵빵거리는 도로…범인은 ‘대중 수면 부족’

밤새 무더위에 뒤척이다 겨우 잠들었는데 어느새 아침이다. 피곤한 몸으로 출근길 운전대를 잡는다. 신호가 바뀐 것을 늦게 알아차리고, 앞차가 급정거해도 평소보다 반응이 한 박자 늦다. 폭염과 열대야가 갈수록 심해지는 한국에서 이런 운전자가 한두 명이 아니라면 어떻게 될까. 열대야 다음 날 교통법규 위반이나 교통사고가 늘어날 가능성은 없을까. 아직 이를 직접 확인한 연구 결과는 없다. 하지만 최근 미국 연구진이 제시한 '대중 수면(public sleep)' 개념은 이런 가설을 검토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잠은 개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 현상' 미국 베스 이스라엘 디코니스 메디컬센터 수면·인지센터와 하버드대 의대 수면의학부 연구팀은 지난 4월 국제학술지 '클락 앤드 슬립(Clocks & Sleep)'에 '잠 못 드는 사회: 대중 수면 개념의 도입'이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진이 말하는 '대중 수면'은 특정 사건을 함께 경험한 공동체 구성원들의 수면 시간과 질이 집단적으로 변하는 현상이다. 선거와 전쟁, 코로나19 팬데믹, 자연재해,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경기 등이 대표적이다. 수면을 침실 안의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일정과 감정, 공동의 경험에 영향을 받는 현상으로 본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머타임이다. 봄철 서머타임 전환 직후 사람들의 수면 시간은 평균 30~40분 줄어든다. 미국수면의학회(AASM)는 축적된 연구를 토대로 이 시기에 심혈관 질환과 기분 장애, 자동차 사고 위험 등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17~19시간 깨어 있으면 '술 마신 것과 비슷' 수면 부족의 위험은 단순히 졸린 데 그치지 않는다. 뇌가 주변 자극을 알아차리고 판단한 뒤 몸을 움직이는 일련의 기능이 떨어진다. 논문이 인용한 기존 연구에 따르면 17~19시간 연속 깨어 있을 경우 인지·운동 기능 저하 정도가 혈중알코올농도 0.05% 상태와 비슷해질 수 있다. 각성 수준이 낮아지고 자극에 대한 반응이 느려지며, 상황을 판단하고 행동을 결정하는 '실행 기능(executive function)'도 손상된다. 24시간 이상 잠을 자지 않으면 기능 손상은 혈중알코올농도 0.1% 상태에서 예상되는 수준과 비슷해진다. 예를 들어 오전 6시에 일어난 사람이 밤 11시부터 다음 날 새벽 1시까지 깨어 있다면 이미 17~19시간 연속 각성 상태다. 밤을 꼬박 새워야만 위험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운전에서는 작은 기능 저하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신호 변화를 알아차리는 시간이 늦어지고, 앞차의 급정거나 보행자의 갑작스러운 진입에 반응하는 속도가 떨어질 수 있다. 여러 상황을 동시에 살피고 순간적으로 판단하는 능력도 둔해진다. ◇잠 못 잔 사회, 사고만 늘어나는 게 아니다 집단적인 수면 부족의 영향은 안전사고에 그치지 않는다. 논문은 만성적인 수면 장애가 우울증과 불안 위험 증가, 감정 조절 능력 저하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설명한다. 자연재해나 대규모 사회적 충격 이후의 수면 장애는 외상후스트레스 증상의 발생과 지속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타인을 배려하고 돕는 행동도 줄어들 수 있다. 단 하룻밤의 수면 부족만으로도 다른 사람을 도우려는 '친사회적 행동'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봄철 서머타임 전환으로 잠이 1시간 줄어든 뒤 자선 기부가 10% 감소했다는 분석도 논문은 소개했다. 수면 부족은 투표와 시민적 의무 수행, 사회적 협력 행동 감소와도 관련이 있었다. 경제적 손실도 크다. 국제 정책연구기관인 'RAND 유럽'은 수면 부족으로 미국 경제가 입는 손실을 연간 약 4110억 달러(약 615조 원), 국내총생산(GDP)의 2.28%로 추산했다. 생산성 저하와 결근, 사망 위험 증가 등을 합산한 결과다. 수면 부족으로 사라지는 노동일도 미국에서만 연간 약 120만 일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열대야 다음 날 사고 늘까…한국에서 확인해볼 가설 이번 논문은 열대야를 직접 연구하지 않았다. 따라서 열대야가 교통법규 위반이나 교통사고를 늘린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한국처럼 여름철 열대야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나라에서는 충분히 검증해볼 만한 가설이다. 열대야가 이어지면 수많은 시민이 같은 밤에 잠을 설치고, 다음 날 비슷한 시간에 출근하고 운전한다. 개인의 수면 부족이 수십만·수백만 명 규모로 겹칠 수 있는 셈이다. 폭염 시대의 열대야는 단순히 “밤잠을 설쳤다"는 불편으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도시 전체가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한 다음 날, 도로와 일터, 사회 전체는 평소보다 위험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기상청의 열대야 자료와 경찰의 시간대별 교통사고·신호 위반·과속 자료를 결합하면 열대야 다음 날 사고와 법규 위반이 실제로 증가하는지 분석할 수도 있다. 요일과 강수량, 휴가철, 교통량 등의 영향을 보정하는 방식이다. 연구진도 '대중 수면'을 측정 가능한 집단 현상으로 파악하면 위험 시기를 감시하고 조기경보 체계를 구축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한화큐셀-한화시스템, 2029년 초저궤도 위성에 차세대 태양광 셀 적용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이 한화시스템과 안정적 우주 위성 운용에 필요한 태양광 전력 솔루션을 개발해 우주 시장에서 입지를 넓힌다. 한화큐셀은 한화시스템과 위성용 고효율 태양광 셀·패널 기술 개발을 위한 계약을 맺고 차세대 우주용 태양광 기술을 확보하는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한화는 한화시스템의 우주 사업 역량과 한화큐셀의 태양광 셀·패널 제조 경쟁력을 결합해 우주에 떠다니는 위성에 전력을 공급할 탠덤 셀·패널을 개발하고 상용화해나간다. 탠덤 셀은 반투명으로 만든 페로브스카이트를 실리콘 태양광 패널 위에 겹쳐놓은 것으로, 페로브스카이트와 실리콘이 각각 짧은 파장과 긴 파장의 빛을 흡수해 발전 효율이 일반 패널보다 높다. 한화시스템은 올해부터 2028년까지 2년 반 동안 위성용 탠덤 태양전지 개발에 연구개발 비용 약 300억원을 단계적으로 투입한다. 이 기간 한화솔루션은 고효율 셀 설계와 성능 고도화, 우주 환경 신뢰성 검증 등 핵심 연구개발을 수행한다. 양사는 위성 환경에 적용 가능한 전력 솔루션 기술을 확보하고 상용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한화솔루션은 초저궤도(VLEO) 환경에서 성능을 극대화하는 전력 솔루션을 구현하기 위해 탠덤 기반 고효율 태양전지를 포함한 차세대 기술 개발에 집중한다. 지구 표면으로부터 200~300km 떨어진 초저궤도 환경은 위성의 전력 효율, 구조적 경량성, 방사선 및 원자산소에 대한 내구성을 동시에 요구한다. 이에 맞춰 태양전지 기술 고도화와 패키징, 패널 적용성 검증까지 아우르는 우주용 통합 전력 솔루션 역량을 내재화한다는 것이 한화솔루션 전략이다. 실제 발사체를 활용한 우주 실증도 병행해 탠덤 태양전지의 우주 환경 검증과 초기 실증 이력(헤리티지)을 확보할 계획이다. 2028년까지 시험 위성을 통한 기술 검증과 초기 우주 적용성을 확보하고, 2029년 이후 한화시스템이 양산할 0.15m급 초저궤도 초고해상도 합성개구레이더(VLEO UHR SAR) 64기 군집 사업과 연계해 실제 위성에 탠덤 셀을 적용한다. 향후 저궤도(LEO), 중궤도(MEO) 등 다양한 환경으로도 확장시켜 글로벌 우주 전력 시장에서 통합 솔루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한화큐셀은 우주 환경 전력 솔루션으로서 태양광 발전의 잠재력을 키우기 위해 생산과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해왔다. 충북 진천 공장에 탠덤 파일럿 라인을, 미국 조지아주 카터스빌 공장에 잉곳·웨이퍼부터 셀·패널까지 생산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국내 뿐만 아니라 북미 현지 시장에서도 입지를 넓힐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나아가 지난 6월 한화큐셀은 기술본부 산하에 우주태양광개발팀을 신설하며 우주태양광 사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우주태양광개발팀은 탠덤 기술을 이용한 우주용 태양전지 연구개발에 주력할 예정이다. 미국 이지스 에어로스페이스(Aegis Aerospace) 사가 총괄해 탠덤 셀을 달에 보내는 우주 태양광 실증 프로젝트 'SSTEF-1'에도 참여 중이다. 추후 미국에도 우주태양광 연구개발 조직을 구축해 핵심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글로벌 연구개발 협력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박승덕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대표는 “이번 한화시스템과의 협업은 큐셀이 축적해온 고효율 태양전지 기술을 우주 산업으로 확장하는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위성용 전력 솔루션의 성능과 신뢰성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우주 산업과 재생에너지 산업의 융합을 기반으로 글로벌 우주 전력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단독] 정부, 차기 ESS 입찰 ‘장수명·안전성’ 우대… 바나듐계 배터리 첫 진출 ‘유력’

정부가 차기 에너지저장장치(ESS) 입찰에서 장수명·장주기·화재안전성 배터리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바나듐(V)계 배터리가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삼원계(NCM·NCA)나 리튬인산철(LFP) 등 리튬계 배터리보다 안전성이 뛰어난 바나듐계 배터리는 현재 양산은 되고 있지만, 상업화는 미진한 상태다. 정부는 LFP 배터리 시장을 중국에게 빼앗긴 쓰라린 경험을 발판 삼아 차세대 배터리 시장에서는 선두자리를 탈환하겠다는 전략이다. 15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르면 다음 달 나올 배전망 ESS 구축지원 사업 차기 공고에서 장주기·장수명·화재안전성 등에서 우수한 차세대 배터리가 관련 시장에 진입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지난 10일 128MW 규모의 1차 입찰 발표에서는 삼원계 또는 LFP 배터리 중심으로 선정됐다. 삼원계는 국내 배터리 3사가 주력으로 생산하는 방식이고, LFP는 중국이 주도권을 잡고 세계 배터리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방식이다.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LFP 54%~65%, 삼원계 35%~45% 수준이다. 리튬계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는 높지만, 리튬의 반응성이 너무 크고, 유기성 전해질이 사용돼 화재안전성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SS는 대규모로 설치해야 하고, 충전과 방전이 수시로 일어나기 때문에 무엇보다 화재안전성이 높아야 한다. 이에 정부는 차기 공모에서부터 차세대 배터리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제주지역에 우선 적용하고 육지 지역에서는 가점 제도를 보완해 차세대 배터리 보급을 점차 늘려가겠다는 것이다. 배전망 ESS 구축지원 사업은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감당한다는 목적으로 배전선로 1곳당 4메가와트(MW) 규모의 ESS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기후부는 최근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감당하기 위한 차세대 전력망 구축 계획을 통해 ESS를 배전망에 연계한다는 구상을 내놨다. 차세대 배터리로는 바나듐계 배터리와 나트륨계 배터리가 꼽힌다. 이 가운데 차기 공모에서는 바나듐계 배터리가 선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바나듐계는 이미 양산이 시작된 반면, 나트륨계는 아직 실증단계이기 때문이다. 바나듐은 2+~5+ 이온 형태로 존재할 수 있는 다가(多價) 이온이다. 바나듐계 배터리의 주요 특징으로는 △수계 전해액 사용으로 높은 화재 안전성 △20년 이상의 초장수명 △높은 자원 수급 안정성 △뛰어난 친환경성 △높은 에너지 효율 및 출력 등이 있다. 다만 단점으로는 △낮은 에너지 밀도 △초기 인프라 비용 △원자재 독성 주의 등이 있어 아직까지 상용화가 미진한 상태다. 바나듐계 배터리 종류로는 바나듐 레독스 흐름 배터리(VFB)와 바나듐 이온 배터리(VIB)가 있다. VFB는 네 종류의 이온 형태로 존재 가능하다는 특성을 이용해 출력과 전력 용량 장치를 분리시킨 것이다. VIB는 기존 LFP 배터리에서 리튬 대신 바나듐을, 유기용매 대신 물을 쓴 것이다. 국내 바나듐계 배터리는 모두 대전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이 양산하고 있다. VFB는 H2, VIB는 스탠다드에너지가 개발해 생산 중이다. 기후부는 장주기 에너지저장장치로 안정적 재생에너지 발전 기반을 마련한다는 정책 기조의 일환으로 지난 5월 충남 계룡시 H2와 대전 대덕구 스탠다드에너지를 찾아 바나듐 배터리 생산 공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나트륨계 배터리는 아직은 입찰 참여가 어렵지만, 곧 상용화가 가능하고 높은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나트륨계 배터리는 자원 수급이 쉽고, 저렴하며, 고온 반응성이 낮아 열폭주 위험이 적다. 에너지 밀도에서 VFB는 kg당 20~35Wh인 반면, VIB는 150~175Wh, 나트륨계는 160~175Wh 성능을 갖는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5월 발간한 '2026 전기차 전망'을 통해 나트륨 배터리가 올해부터 전기차용으로 상용화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앞으로 ESS 시장에서 장주기·장수명·화재 안전성을 갖춘 배터리의 수요는 더 커질 것으로 주목된다. 11차 전기본에서는 2038년까지 ESS 23GW가 필요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중앙계약시장 ESS와 배전망 ESS로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중앙계약시장 ESS는 2025년 1차와 2026년 2월 2차가 각 565MW씩 진행됐다. 올해 하반기 3차 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배전망 ESS 입찰은 최근 1차 128MW가 진행됐고, 바로 8월에 2차 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기후부는 2030년까지 총 700MW를 개설할 예정이다. 이처럼 정부가 차기 ESS 입찰부터 차세대 배터리를 우대하기로 한 배경에는 중국에 선두자리를 뺏긴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탈환하려는 목적이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에너지 밀도가 높은 삼원계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국, 미국, 중국, 폴란드, 헝가리 등에 배터리 생산공장을 구축해 세계 전기차 시장을 공략했다. 하지만 높은 가격으로 전기차 시장이 심각한 캐즘(수요 부진)에 빠지면서 3사는 실적 및 재무 부진에 빠졌다. 반면 저렴하고 안전한 LFP 배터리를 탑재하고 강력한 정부 지원책까지 입은 중국 전기차 시장은 매년 놀라운 성장을 거듭했고, 이에 기반해 중국 배터리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70% 초반까지 높아졌다. 기후부 관계자는 “한국도 진작부터 LFP 배터리 기술개발에 나섰지만, 결국 삼원계 방식을 택하면서 현재는 중국에 시장을 뺏기고 말았다"며 “글로벌 재생에너지 시장 확대로 BESS 시장도 커지고 있는 만큼 장수명, 장주기, 화재안전성 강점을 가진 차세대 배터리 시장을 빨리 육성해 한국 배터리가 다시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차량 기름 지금 채우세요”…싱가포르 도매가 반등, 국내 기름값 압박

미국과 이란이 종전 합의를 깨고 다시 대립하면서 국제유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 국내 기름값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싱가포르 석유제품 도매가격도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조만간 국내 주유소 기름값도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중동 두바이유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2.8달러 오른 72.3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6월 15일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하락세를 타던 두바이유 가격은 7월 2일 63.3달러까지 떨어지며 전쟁 직전 수준을 밑돌기도 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묶여 있던 유조선들이 잇따라 출항하며 일시적으로 공급 물량이 몰린 영향이다. 그러나 7월 들어 양국의 갈등이 다시 고조되고 무력 충돌로 이어지자, 두바이유 가격은 7월 8일 70.2달러로 올라선 데 이어 13일에는 72.3달러까지 치솟았다. 국내 유가의 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싱가포르 석유제품 도매가격도 하락세를 멈추고 본격적인 반등을 시작했다. 휘발유(옥탄가 92 RON) 가격은 지난 7월 2일 배럴당 94달러대로 떨어지며 안정세를 보이는 듯했으나, 13일 기준 96.8달러로 다시 올랐다. 경유(황함량 0.001%) 가격 역시 7월 초 114달러 선까지 떨어졌으나 13일에는 132.8달러로 급등했다. 싱가포르는 아시아 최대의 석유 거래 허브로, 이곳의 도매가격은 아시아 석유 시장의 기준이 된다. 국내 정유사들 역시 싱가포르 시장 가격을 기준으로 국내 공급가를 책정하기 때문에, 수일 내로 국내 주유소 판매 가격도 상승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까지 국내 주유소 기름값은 꾸준히 하락세를 이어왔다. 오피넷 기준 국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지난 5월 20일 리터당 2011.3원을 기록한 이후 줄곧 하락해 이달 13일 1878.9원까지 내려왔다. 경유 가격도 5월 21일 2005.9원 이후 계속 하락해 이달 13일 1863.9원을 기록 중이다. 특히 향후 경유 가격의 상승 폭이 더 가파를 것으로 우려된다. 경유 생산에 적합한 중동 원유의 수급길이 다시 막힌 데다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정유시설 폭격 여파로 러시아가 지난 8일부터 경유 수출을 전면 금지했기 때문이다. 기름값 급등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 조정 주기도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 최고가격제는 정유사의 판매 가격에 상한을 두는 제도로 현재는 4주 주기로 고시된다. 지난 6월 26일 지정된 상한가격은 휘발유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이다. 원래 다음 고시 주기는 7월 24일이지만, 시장 가격이 급격히 치솟을 경우 정부는 이보다 앞서 상한가를 조기 조정할 수 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에너지소식] 한전KDN, 기간통신사업자 면허 취득…한화큐셀, 우주태양광 워크숍 개최

한전KDN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기간통신사업 면허를 취득하고 이음5G(5G 특화망) 주파수 할당 대상 법인으로 선정됐다고 14일 밝혔다. 이음5G는 일반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는 5G망과 달리 특정 사업장이나 산업 현장에 맞춤형으로 구축되는 무선통신망이다. 인공지능·디지털·에너지 전환을 지원하는 핵심 인프라로 주목받는다. 한전KDN은 이번 면허 취득으로 5G 특화망 구축·운영이 가능한 사업 자격을 확보했다. 자체 또는 임대망 기반의 산업용 무선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법적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한전KDN은 지난해 중부발전 5G 특화망 구축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한전KDN 관계자는 “이번 기간통신사업 면허 취득은 단순한 사업 자격 확보를 넘어 에너지 분야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는 통신사업자로 도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서울 본사와 충북 진천공장에서 글로벌 우주태양광 전문가들을 초청해 '우주태양광 이노베이션 워크숍 2026'을 개최했다고 14일 밝혔다. 다니엘 머펠드(Danielle Merfeld) 한화큐셀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워크숍 전반을 주재하고 미국, 유럽, 한국의 우주태양광 연구자, 엔지니어, 기업 관계자 등 전문가 약 40명이 모였다. 워크숍에서 참가자들은 우주태양광 산업과 관련한 정책, 연구, 제조, 사업화 등 핵심 이슈들을 논의하고 우주에너지 생태계 구축을 위한 비전을 공유했다. 아울러 한화큐셀 진천공장에 구축된 페로브스카이트-실리콘 탠덤 파일럿 라인을 참가자들에게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한화큐셀의 태양광 기술 리더십을 우주로 확장할 방안을 함께 탐구했다. 머펠드 CTO는 “한화큐셀은 지상용 태양광 분야에서 축적해온 태양광 제조 혁신과 기술경쟁력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우주 전력 솔루션을 실현하기 위해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너지공단은 울산 본사에서 신한카드 주식회사, 사단법인 에너지사랑과 '에너지 취약계층 맞춤형 지원'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기부금 전달식을 진행했다고 14일 밝혔다. 신한카드는 공단과 함께 추진 중인 '에너지바우처 등유·액화석유가스(LPG) 확대지원 사업'의 운영 수익금 중 1000만원을 에너지사랑에 전달했다. 전달 기부금은 폭염에 노출된 취약계층의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한 냉방용품 구입·전달에 사용될 예정이다. 세 기관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유기적 협력 체계를 가동하고, 각 기관의 전문성을 살려 에너지 취약계층을 더욱 촘촘하게 지원할 방침이다. 이기범 에너지공단 기후행동본부 이사는 “앞으로도 공단은 에너지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취약계층이 폭염 등 기후 위기 상황 속에서도 안전하고 건강한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공정위, 최종 판단 전에 ‘혐의 공개’…SM “부당기업 낙인 억울”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의 불공정거래 사건에 대해 '전원회의'를 열기도 전에 혐의 사실을 언론에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대기업집단 SM 소속 6개 계열사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치 의견이 담긴 심사보고서를 SM 측에 발송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공정위가 “최종 판단은 아니다"라면서도 이례적으로 구체적 혐의 내용을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에 공개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대해 SM그룹 측은 공정위 조사가 현장의 현실을 완전히 무시한 '과잉 제재'이며, 법리 공방을 펼쳐보기도 전에 '부당 내부거래 기업'이라는 타격을 입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SM 측에 따르면, 공정위가 문제 삼은 사업은 연이은 부도로 인해 사업 성공 여부가 불투명했던 프로젝트였다. 12년간 방치됐던 지역을 랜드마크로 탈바꿈시키며 충남 천안시로부터 표창까지 받았다고 했다. 자금 거래도 사전 법적 검토를 거쳐 위법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재계가 공정위를 상대로 소송을 통해 최종 무죄를 받아내더라도 기업이 입은 손해는 보상받을 길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위는 지난 2020년부터 2025년까지 6년간 진행된 공정위 관련 행정소송 중 100건 중 최소 20건(일부 취소 포함)은 공정위의 처분이 잘못되었다는 판결을 받았다. 실제로 2020년 SPC그룹에 부과된 647억 원의 과징금에 대해선 4년 뒤인 2024년 대법원이 전액 취소 판결을 내렸다. 2019년 현대모비스의 대리점 물량 밀어내기 사건도 공정위가 패소했다. 재계 관계자는 “과징금 폭탄과 검찰 고발이라는 답을 정해놓고 여론몰이부터 나서는 공정위를 상대로 대기업이라 한들 버텨낼 재간이 없다"며 “SM그룹 사례처럼 정상적인 경영 활동까지 부당지원으로 매도당하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투자 심리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오유신 기자 new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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