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큐브미의 ‘큐브미 키즈’(위)·일화 온라인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홍건강’의 어린이 제품 ‘띠띠뽀 튼튼키즈 삼(蔘)형제’ (아래) |
[에너지경제신문 신유미 기자] 지난해 처음으로 우리나라 인구 추이가 ‘데드크로스’ 현상(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어서 자연 감소하는 현상)을 보였다. 그런데도 어린이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업계는 국내 어린이·청소년 건기식 시장 규모가 지난해 4000억 원 규모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추정한다.
저출산 속 한 자녀에게 집중하는 텐포켓 현상(1명의 아이에게 부모는 물론 양가 조부모와 친척, 심지어 부모의 친구까지 대략 10여명이 지갑을 연다는 신조어)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면역력 걱정이 한 몫 한 것으로 분석된다. 식품업계는 어린이 건기식 시장 성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하며 선점을 위한 제품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네오팜의 이너헬스케어 전문브랜드 에이토솔루션은 지난달 ‘면역탄탄 젤리 스틱’을 출시했다. 아모레퍼시픽 큐브미는 지난해 ‘그린락토 큐브’, ‘멀티비타 큐브’, ‘홍삼스틱 큐브’ 총 3종으로 구성된 ‘큐브미 키즈’를 공개한 바 있으며 일화는 일찌감치 어린이 건기식으로 온라인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홍건강’의 어린이 제품 ‘띠띠뽀 튼튼키즈 삼(蔘)형제’을 출시해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식품업계가 저출산에도 어린이 건기식 시장 진출에 뛰어드는 배경엔 코로나19로 자녀의 건강을 염려한 수요 증가와 텐포켓 현상 등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해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자녀를 둔 성인 남녀 194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복수응답)를 한 결과 응답자들이 가장 염려하는 자녀 건강 문제는 ‘면역력 증진’(27.9%)으로 나타났다. 또 자녀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는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게 한다’는 답이 39.4%로 가장 많았다. 즉, 면역력 증진에 대한 관심이 국내 건기식 시장규모를 견인하면서 어린이 건기식 시장 확대에도 영향을 미친 것.
이를 증명하듯, 코로나19 확산 전·후로 어린이 건기식 판매율이 급증했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 자료를 보면 지난해 5월 한 달간 각종 키즈 비타민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695% 급증했다. 특히 면역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알려진 어린이용 프로폴리스 판매는 74%, 키즈 유산균 판매는 2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옥션의 키즈 비타민 판매 역시 전년 동월 대비 30% 늘었으며 키즈 프로폴리스와 키즈 유산균도 각각 126%와 7% 성장했다. SSG닷컴의 지난해 건강기능식품 매출은 전년대비 25.3% 뛰었다. 이 중 영양제가 34%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 프로폴리스(30.3%), 건강즙(17%), 홍삼(15%)이 뒤를 이었다. SSG닷컴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서 건강 및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최근 불고 있는 텐포켓 현상도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지난달 24일 통계청 발표를 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을 0.82명으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저출산이 극심한 상태에 이르고 있는 셈이다. 자연스럽게 한 자녀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는 어린이 건기식 시장이 코로나에 따른 경기 침체 속에서도 ‘텐포켓’ 효과로 승승장구했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어린이 건기식 시장이 커지는 데엔 최근 사회 분위기가 저출산으로 한 자녀에 집중하면서 VIB(Very Important Baby)족’과 텐포켓 현상이 확대된 탓도 크다"며 "앞으로 자녀 건강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관련 시장 역시 더욱 성장할 전망이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