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 서울시장 선거 승복 선언…“시민 선택 겸허히 받들겠다”

정원오, 서울시장 선거 승복 선언…“시민 선택 겸허히 받들겠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4일 오전 선거 결과에 승복했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9시 30분 개표상황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 여러분의 선택을 무겁고 겸허히 받들겠다"며 “제가 부족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선되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께 축하의 말씀을 전한다"며 “함께 경쟁해주신 후보들께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3분 기준 서울시장 선거 개표율은 97.7%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48.94%를 득표해 정원오 후보 48.34%를 0.6%포인트(p) 차로 앞서고 있다. 두..

“부동산 지옥 막겠다”…吳, 한강 벨트 수성으로 ‘새벽 대역전’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출구조사의 패배 예측을 뒤집고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를 꺾으며 서울시장 사상 첫 5선에 성공했다. “부동산 지옥을 막겠다"는 오 후보의 메시지가 막판 역전승의 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율 98.45% 기준 오 후보는 252만5682표(49.02%)를 얻어 248만6144표(48.26%)를 받은 정 후보를 0.76%포인트(3만9538표) 차이로 앞섰다. 투표 종료 직후 지상파 3사가 발표한 출구조사에서는 정 후보 51.4%, 오 후보 46%로 격차가 5.4%포인트에 달해 오 후보의 패배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개표 초반에도 오 후보가 큰 차이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자정을 넘기며 오 후보가 격차를 빠르게 좁혔고, 정 후보가 개표 내내 앞서던 판세는 이날 오전 7시17분 골든 크로스가 일어나며 뒤집혔다. 역전의 발판은 '강남 벨트'였다. 서초구에서 오 후보는 15만7표(64.68%)를 얻어 정 후보(33.19%)를 31.49%포인트(p) 차이로 압도했다. 강남구에서도 오 후보가 19만2934표(65.98%)로 정 후보(31.92%)를 34.06%p 차이로 크게 앞섰다. 정 후보가 나머지 노원·도봉·강북·은평·중랑·성북구 등 동북·서북권 15개 구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강남4구에서 오 후보가 확보한 수십만 표 차이가 이를 상쇄하며 승부를 갈랐다. 주목할 대목은 국민의힘 약세 지역으로 꼽히던 양천·영등포·동작·강동구에서도 오 후보가 정 후보를 눌렀다는 점이다. 양천(오 49.22% 대 정 48.48%)·영등포(오 50.50% 대 정 46.68%)·동작(오 50.36% 대 정 46.44%)·강동(오 50.65% 대 정 46.95%) 등은 모두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단지가 있는 지역이다. 여권 관계자는 “양천·영등포·강동은 재개발·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곳으로, 부동산 민심이 오 후보 쪽으로 쏠린 결과"라며 “마포·성동까지 오 후보가 선전하면서 한강 벨트 수성에 성공한 셈"이라고 말했다. 박빙 승부의 최후 분수령은 서울 25개 자치구 중 유권자가 가장 많은 송파구(43만9125명)였다. 투표용지 부족 논란 등으로 개표가 가장 늦게까지 이어진 송파구에서 오 후보가 52.85%로 과반을 넘기며 막판 역전의 쐐기를 박았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9시 “시민 여러분의 선택을 무겁고 겸허하게 받든다. 제가 부족했고, 모든 것이 제 탓"이라며 패배를 인정했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그동안 주식시장 폭등에 가려졌던 부동산에 대한 욕망이 오세훈 후보에게 실린 것"이라며 “정원오가 25개 선거구 가운데 내준 곳은 7개뿐인데 서울시장 선거에서 졌다. 부동산 민심의 폭발로밖에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과의 전쟁을 얘기했는데, 한강벨트가 아직 살아있다는 걸 보여준 선거"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풀어야 할 엄청난 숙제가 생긴 것"이라고 했다. 강남4구 표심은 부동산 여론과 직결됐다. 서울시 전체 인구(약 929만 명)의 22.7%가 밀집한 이 지역은 종합부동산세·공시가격 등 부동산 세제에 민감한 유권자가 집중돼 있다.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명숙 후보가 22개 자치구에서 앞서고도 강남3구 표차(12만6000여 표)에 막혀 석패한 전례와 판박이 구도였다. 정원오 캠프는 '강남4구 특위'까지 발족하며 부동산 민심 달래기에 집중했으나, 결국 오 후보의 견제론이 더 힘을 받았다. 박 교수는 “정원오의 부동산 전략이 차별점 없이 오세훈의 모방이라는 느낌을 줬을 것"이라며 “차별화된 공약을 내놨다는 인식이 안 생기고, 리스크 관리에 너무 치중하다 보니 부동산에서는 쫓아가기 급급한 입장이었다"고 짚었다. 오 후보의 당과의 거리두기 전략도 중도 보수 결집에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석열과 헤어지지 못한 국민의힘과 절연하겠다, 차라리 독립군이나 무소속처럼 활동하겠다는 전략이 유효했던 선거"라며 “오세훈 후보가 장동혁 대표와 선거 운동을 같이 하지 않은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부정확한 출구조사의 주된 원인으로는 보수층의 응답 회피가 꼽힌다. 서요한 에브리폴 대표는 “방송 3사에 대한 보수층 지지자의 신뢰도가 낮아 응답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고, 오세훈을 찍었다고 대놓고 말하면 내란 동조 세력으로 볼까봐 조심스러워하는 샤이 보수가 출구조사의 변수였다"고 분석했다. 사전투표율이 높았던 점도 정확도를 떨어뜨린 요인으로 지목된다. 서 대표는 “사전투표는 출구조사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당연히 출구조사 정확도는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오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쯤 수락 연설에서도 부동산 문제를 재차 강조했다. 오 후보는 “서울의 최대 현안은 뭐니뭐니해도 부동산 문제"라며 “전세 물량이 급감하고 월세가 폭등하는 와중에 많은 서민들이 극심한 고통을 느끼고 있다. 새로운 임기 첫주에 국무회의에 참석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민심을 전달하겠다"고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이사회 역할 강화 절실…사회연대 분배 방법도 고민해야” [재계 성과급 전쟁]

전문가들은 재계에서 벌어지는 '성과급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각 계층에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사측인 경영계는 구성원들과 신뢰를 쌓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노측인 노동조합은 협력업체와 상생 방안을 함께 제시하는 등 '품위'를 지키는 식이다. 근본적으로는 이사회 역할을 강화하고 새로운 분배 방법에 대한 정의를 함께 모색하는 등 구조적인 손질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4일 재계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지난 1일 공개한 '토요타 노사관계의 시사점'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기업과 노조가 혁신과 상생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경총은 우선 △기업 이익 분배 요구 등 분배적 교섭 △개정 노조법 시행으로 인한 산업현장 혼란 증가 △파업 만능주의, 과격투쟁 만연을 최근 우리나라 노사 관계의 문제점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올해 일본 토요타 노사협의회의 노조위원장과 부위원장 주요 발언을 소개하며 시사점을 제시했다. 경총은 “토요타 노조는 무조건적인 분배를 요구하기에 앞서 회사가 직면한 품질 저하와 생산 차질의 현실을 냉정하게 인정했다"며 “스스로 생산성 향상이나 원가 절감을 위해 일하는 방식의 비효율을 개선하겠다고 선언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경영진의 결단만을 수동적으로 기다리거나 외부 환경 탓을 하지 않고 노조가 주도적으로 행동선언을 채택하고 실천에 옮기겠다고 했다. 이는 노조가 혁신의 주체가 돼 조직의 체질을 바꾸는 실천력을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경총은 토요타 노사가 서로 대립하는 '춘투(春闘)'가 아닌 함께 과제를 공유하고 협력하는 '춘공(春共)'으로 나아가겠다고 함께 결의했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최근 노동계에서 영업이익 또는 순이익의 N% 지급과 같은 과도한 이익 분배를 요구하며 투쟁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글로벌 완성차 업계 1위 기업조차 전례 없는 위기감 속에서 노조가 먼저 생존 전략을 고민하고 결의해 전사적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우리나라 노사관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경영 영속성 측면에서 노조의 역할을 강조했다. 반면에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최근 논평에서 “방식은 다를 수 있지만 성과 공유 자체를 금기하는 나라는 찾아보기 어렵다. 인공지능(AI)과 플랫폼 경제 확산 상황에서 기업 성과를 어떻게 사회적 공유할 것인가는 세계적 과제"라며 해외의 성과급 공유 추세를 내세웠다. 다만, 한국노총도 “지금 필요한 건 기업이 창출한 성과를 누구와 어떻게 나눌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노사 간 대화"라고 밝혀 어느 쪽의 일방적인 성과 공유 찬반이 아닌 주체간 사회적 합의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문제는 전례 없는 '성과급 투쟁' 국면에서 노사가 대화를 지속하라고 압박만 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앞서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던 삼성전자 사례의 경우에도 양측이 극한 대립을 이어가다 결국 정부 중재로 가까스로 갈등을 봉합할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우선 이번 사안의 본질을 꿰뚫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한국 특유의 '나눔' 정서가 여전히 남아 있는데 우리 경제는 지난 80여년 사이 폐허에서 빌딩숲으로 빠르게 성장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해외 사례를 무작정 답습하면 안된다는 경계심이 조성된다. 우리나라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 제도를 재조명해 손보는 식으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표적인 예가 이사회의 기능 강화다. 최근 상법 개정 등을 통해 '거수기 이사회' 관행을 없애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현재 성과급은 상법상 어디에도 쟁의 대상이라고 명확히 표기돼 있지 않다. 만일 삼성전자에서 파업이 벌어졌다면 이는 불법파업이라고 봐야한다"며 “주주는 잔여이익 청구권자고 근로자는 임금채권자다. 법에도 임금을 최우선적으로 지급하라고 명시돼 있다. 기업의 계속성을 생각하고 재투자할지 배당할지를 결정하는 게 이사회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최 명예교수는 “기업 경영에서는 이사회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주주, 근로자, 소비자, 공급처, 협력업체 이 모든 이들의 이해 관계를 조율하고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이사회에서 해야한다"며 “주요 기업 이사회 힘이 없고 제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성과급 전쟁 같은) 문제들이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사 관계를 연구해온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주요 대기업들이 이익을 두고 다투는 상황이 많이 전개될 수 있다. 이 대목에서 눈여겨봐야 되는 사안은 이들은 전체 노동자들의 극히 일부분이라는 점"이라며 “초과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기업 자체가 많지 않다. 노동 시장의 양극화를 더 심화시킬 수 있는 문제"라고 짚었다. 이 명예교수는 “기업 이익이 늘면 세금이 같이 들어오니 초과세수를 활용해 '사회연대 분배'를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노사도 자율적으로 상생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노조의 가치가 연대와 단결이다. 자기 몫만 불리려 하지 말고 노동 약자에 대한 기금 등을 조성하는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성과급 논란은 단순히 '돈을 얼마 더 주느냐' 문제를 넘어 기업 내 세대 갈등, 경영 투명성, 공정성에 대한 시대적 요구가 맞물린 매우 중요한 거시·미시적 경영 이슈"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일단 성과급 산정 기준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가장 핵심이다. 영업이익이나 경제적부가가치(EVA) 등 기준이 되는 지표를 명확히 제도화하고 이를 직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사전 합의된 룰이라는 신뢰가 쌓여야 불필요한 감정 소모와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과급 산정 기준을 수립하거나 변경할 때 노사 공동 위원회나 사내 평의회 같은 제도적 소통 채널을 활성화할 필요도 있다. '과정적 공정성'이 확보되면 경영 상황이 악화돼 성과급이 줄어들더라도 직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용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당해연도 실적뿐만 아니라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 기여도, 혁신적인 프로젝트 성공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다면적 평가 체계를 도입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재계 한 관계자는 “새로운 시대 핵심 경쟁력은 우수 인재 확보에 있다. 성과급을 단순히 비용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구성원 동기부여를 위한 '전략적 투자'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4조원 美 루이지애나 ‘해양플랜트’ 따냈다…“중동 외 공급망 넓혀”

정부와 공공기관, 기업 합동으로 4조원 규모의 미국 루이지애나 해양플랜트 건설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정부는 중동 전쟁 후 호르무즈 봉쇄 등에 따른 공급망 불확실성에 대비해 해외 인프라 확보로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운송망을 강화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 해양수산부는 기업, 공공기관이 함께하는 '팀코리아'로 28억 달러(약 4조원) 규모의 '미국 루이지애나 FLNG 해양플랜트 1호기 건설사업' 수주를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FLNG는 천연가스 액화설비를 탑재한 부유식 해양플랜트를 말한다. 이번 건설 사업은 미국 루이지애나주 연안 74㎞ 해역에서 연간 440만t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를 생산하는 프로젝트다. 총 사업비는 48억 달러(7조원)에 달한다. 삼성중공업이 설계·조달·시공(EPC)를 맡아 28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수행한다. 세계 최대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주도하는 펀드에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녹색펀드, 한국해양진흥공사가 투자자로 참여했다. KIND는 7000만 달러, 녹색펀드는 3000만 달러, 해양진흥공사는 5000만 달러를 각각 투자한다. 정부는 이번 수주로 미국 에너지 인프라 시장 진출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조선소에서 설비를 건조하는 만큼 중소·중견 협력업체들의 추가 수주와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예상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금융, 시공, 운영 전 과정을 포함하는 투자개발형 사업"이라며 “해외건설이 전통적인 수주 산업에서 고부가가치형 복합 산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호르무즈 봉쇄 등으로 공급망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해외 인프라 확보에 따른 수입처 다변화, 공급망 안정성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정부 관계자는 “기술력을 기반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의 동반자가 돼 하나의 팀으로 뛸 것"이라며 “해외건설 산업이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환율 1530원대 개장에…구윤철 “과도한 쏠림 즉시 조치”

원·달러 환율이 1530원대로 치솟자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과도한 쏠림에 필요한 조치를 즉시 취할 것"이라고 4일 밝혔다. 구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시장상황점검회의에서 “대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불안 심리가 확산하지 않도록 높은 경계감을 갖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의에는 구 부총리 포함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등 주요 4개 기관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역대 최대 수준의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중동 전쟁과 외국인 주식 매도 지속 등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국내 주가가 급등하자 외국인 투자자가 일시적 비중 조정(리밸런싱) 및 차익 실현을 하면서 수급 요인이 변동성을 더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 행사 후 서울외환시장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날 주간 거래 종가보다 13.6원 오른 1530원에 개장했다. 환율이 1530원을 넘겨 거래를 시작한 것은 금융위기였던 지난 2009년 3월 10일(1554원) 이후 17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아울러 참석자들은 인플레이션 우려와 함께 국내 금리 인상 기대 등이 채권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지난달 수출액이 작년 5월보다 53.2% 증가하는 등 양호한 경기 흐름을 토대로 주식시장도 전반적인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도 내놨다. 최근 한국 주식시장 시가 총액 규모는 인도를 제치고 세계 6위에 올랐다. 참석자들은 또 최근 주식 신용거래융자 등 차입 거래 증가하고 있어 관련 동향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해 투자자 보호도 강화하기로 했다. 구 부총리는 “향후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시장 참가자들과의 긴밀한 소통을 바탕으로 과도한 변동성 발생 시 관계 기관이 공조해 적기에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외환보유액 소폭 감소…시장안정화 조치 영향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달러 환산액 증가에 힘입어 증가했던 외환보유액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국민연금과의 외환 스왑을 비롯한 시장안정화 조치의 영향으로, 세계 순위는 12위를 유지했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말 외환보유액은 약 4269억9000만달러로 전월 대비 8억8000만달러 줄었다. 항목별로 보면 유가증권(3806억8000만달러, -33.9%)의 비중이 가장 컸고, △예치금(213억5000만달러, +5.0%) △SDR(157억8000만달러, +3.7%) △금(47억9000만달러) △IMF포지션(44억달러, -0.6%) 순으로 나타났다. 특별인출권(SDR)은 국제통화기금(IMF)이 회원국 국제수지가 약화될 때 무담보로 외화를 인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외환보유고에 포함되는 유가증권으로 불린다. 국가별로는 중국의 외환보유고(3조4105억달러)가 가장 많고, 일본(1조3830억달러)·스위스(1조823억달러)·러시아(7587억달러)·인도(6907억달러)·대만(6025억달러)·독일(5992억달러)·사우디아라비아(4948억달러)·홍콩(4421억달러) 등이 우리 보다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OECD도 놀란 반도체 힘”...韓 성장률 전망 1.7%→2.6%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한국 경제에 대한 시각을 크게 개선했다. 불과 석 달 전까지만 해도 성장률 전망을 낮췄지만, 반도체 경기 회복과 투자 확대 흐름을 반영해 올해 성장률 예상치를 대폭 끌어올렸다. 3일(현지시간) OECD가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6%로 제시됐다. 지난 3월 전망치(1.7%)보다 0.9%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OECD는 최근 반도체 수출 호조가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으며 관련 설비투자도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재정정책 효과가 더해지면서 민간소비 역시 점진적인 회복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조정 폭은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가장 큰 수준이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OECD는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1%포인트 낮춘 2.8%로 제시했고, G20 전체 성장률 전망은 3.0%로 유지했다. 미국은 2.0%를 유지한 반면 일본은 0.9%에서 0.6%로 하향 조정됐다. 특히 OECD는 첨단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강하게 이어질 경우 한국 경제 성장률이 전망치를 웃돌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중동 지역 갈등에 따른 공급망 불안, 산업 현장의 노사 갈등, 각국의 수출 규제 강화 등은 성장의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 이번 전망치는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와 같은 수준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2.5%보다는 소폭 높고, 한국금융연구원의 2.8%보다는 다소 낮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1.7%를 기록한 점도 전망 상향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내년 성장률 전망은 1.9%로 제시됐다. 이는 지난 3월 전망보다 0.2%포인트 낮아진 수준이다. 물가 전망에는 다소 변화가 있었다. OECD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2.6%로 소폭 낮췄다. 다만 내년 물가상승률은 2.2%로 예상해 이전 전망보다 0.2%포인트 높였다. 명목 성장률 전망도 크게 높아졌다. OECD는 올해 한국의 GDP 디플레이터를 7.6%로 전망했으며, 재정경제부는 이를 성장률 전망치와 결합하면 올해 명목 성장률이 10.4%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같은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재정 건전성 지표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OECD는 GDP 대비 일반정부부채 비율이 올해 48.2%, 내년 50.2%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전망 당시보다 각각 3.8%포인트, 4.8%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OECD는 한국 경제가 회복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회복세가 일부 업종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산업생산은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반도체와 조선업을 제외한 제조업 분야에서는 경기 전망에 대한 기업들의 신뢰가 여전히 약한 상황으로 분석했다. 민간투자 역시 당분간 반도체 중심으로 확대되다가 연말 이후 다른 산업으로 점차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OECD는 중동 분쟁 대응 과정에서 시행된 유류세 인하와 에너지 가격 규제가 단기적으로는 물가 상승 압력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취약계층과 기업에 대한 선별 지원을 강화하되, 에너지 가격 통제와 유류세 인하 조치 등은 단계적으로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영업이익의 N% 성과급 달라” 분출…노사 갈등 ‘새 뇌관’으로 [재계 성과급 전쟁]

재계에서 '성과급 전쟁'이 시작됐다. 대기업의 초과이익을 나누는 과정에서 노동조합이 노조원의 몫을 달라고 강한 목소리를 내며 본격적으로 임금협상 핵심쟁점으로 내걸고 사측을 압박하고 단체행동 명분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에서 촉발된 노사간 '성과급 갈등'이 현대차그룹, 카카오 등 등 산업계로 번지며 노사뿐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노(勞勞)간 '뜨거운 감자'로 대두되고 있다. 각계에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정부도 중재 노력을 하고 있지만 좀처럼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 주요 대기업 노조 '투쟁 모드' 본격화 3일 재계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성과급 대란'은 우여곡절 끝에 노사 자율합의로 봉합됐지만, 후폭풍이 삼성그룹 계열사와 다른 대기업 등 산업계로 몰아치고 있다. 우선 삼성 계열사 곳곳에서 성과급 요구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이미 지난 5월 1∼5일 창사 이래 첫 전면파업을 단행했다. 성과급 상한을 없애고 올해 영업이익의 20%를 성과급 재원으로 쓰라는 게 노조의 요구사항이다. 전면파업은 끝났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이후에도 준법 파업 방식으로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사측도 영업비밀자료 유출 혐의로 노조위원장을 고소하는 등 노사 갈등의 골이 계속 깊어지는 양상이다. 이미 올해 초 2026년 임금협상을 끝낸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 다른 계열사에선 삼성전자 성과급 타결 이후 직원들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사는 삼성전자의 역대급 성과급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며 노사협상을 다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합의안을 만들어낸 삼성전자도 '성과급 후유증'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반도체사업과 비교해 실적이 좋지 않은 스마트폰·가전·TV 사업의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직원들이 턱없이 적은 성과급 배정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실제로 임금협상 타결을 주도한 초기업노조 내 DX 노조원들이 임금협상 무효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기했고, DX 소속 일부 조합원은 초기업노조 교섭의 절차적 정당성에 이의를 제기하며 고용노동부에 진정서를 제출해 놓은 상태다. 초기업노조 내 부문별 조합원 간 갈등, 삼성전자 내 복수노조간 대립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같은 '노-노 갈등'이 조직 화합 및 경쟁력을 저해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다른 산업군 노조들도 영업이익의 'N%'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단체교섭 요구안에 영업이익의 30% 성과 공유를 넣었다. LG유플러스 역시 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노조는 순이익의 30%를 달라고 제안한 상태다. 셀트리온에서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노조가 만들어졌다. 이들 역시 투명한 초과이익 성과급 기준을 산정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카카오 노조는 영업이익의 13∼14% 정도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사측과 대립하고 있다. 노사 협상에 난항을 겪어 이달 중 파업이 예고된 상태다. 현대제철 노조의 경우 전년 대비 성과급 액수를 150% 인상해야 한다는 안건을 교섭장에 들고 나왔다. 다른 기업들 역시 사정권이다. 아직 노사 상견례를 시작하지 않은 제조·IT·서비스 기업 노조 대부분이 협상 요구안에 'N% 성과급' 문구를 넣을지를 고민 중이라고 전해졌다. 문제는 기업마다 처지가 모두 다르다는 점이다. 사실 '성과급 전쟁'의 불씨를 지핀 곳은 SK하이닉스였다. 지난해 SK하이닉스 노사는 성과급 상한을 없애고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삼기로 합의했다. 반도체 호황기를 맞아 수백조원대 이익이 예상되자 직원들 사이에서 보상을 확대해 달라는 요구가 거셌고, 사측도 사업 초기 파산 직전 시기에 회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임직원의 헌신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이를 받아들였다. 이같은 SK하이닉스의 파격적 보상 지급에 자극받은 삼성전자 노조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주도의 영업이익 급등을 계기로 성과급 투쟁을 시작했다. 업계 만년 2위였던 SK하이닉스의 처우가 대한민국 및 업종 1위 기업을 자부하던 삼성전자를 넘어서자 '성과급 우위'를 사측에 요구한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이슈는 모두 평소보다 '지나치게 많은 이익 발생'이 근본 원인이었다.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70%를 넘었고, 삼성전자는 1분기 46%를 달성한데 이어 2분기 51%로 예상된다. 하지만, '잘 나가는 두 기업'을 보고 '패턴 교섭'에 나선 다른 기업들은 상황이 전혀 다르다. 자산이 충분하고 실적을 꾸준히 내는 대기업이라는 점은 사실이지만 '초과이익'을 나눌 수준은 전혀 아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대표적인 성장기업이다. 아직 수익성보다는 몸집 불리기가 중요한 시점이라 시설투자에 매년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야 한다. LG유플러스나 카카오 등도 반도체 업체들과 비교하면 회사가 남기는 이윤이 초라한 수준이다. 자동차·조선업계는 경쟁 심화와 중국의 추격 등을 따돌릴 연구개발(R&D) 투자 강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철강 업종은 당장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형국이다. ◇ 각계각층 첨예한 대립…주주들도 '격분' 단체 행동 나서 이번 성과급 전쟁을 두고 각계각층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걱정스러운 반응이 나온다. 기업이 노조의 이익 배분 요구에 응할 법적 의무가 없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지난달 31일 회원사에 배포한 '경영계 특별 권고'를 통해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배분하는 제도를 명문화하는) 노조의 요구는 기존 성과급 제도와는 성격이 전혀 다른 것으로 기업 이익의 직접적 배분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경총은 “기업의 이익은 지속가능성과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투자, 고용, 연구개발, 재무구조 개선 등에 활용돼야 하는 경영 자원"이라며 “노조가 기업 이익의 선제적 배분을 요구하는 것은 주주의 권리를 제약하는 결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 글로벌 기업에서도 이익의 일정 비율을 근로자에게 배분하기로 사전에 약정하는 제도를 두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의 영업이익 등 경영성과를 배분하는 성격의 금품은 임금에 해당하지 않음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노조가 '영업이익 배분' 등을 당연히 지급해야 하는 임금의 일종으로 간주해 노사 교섭에서 기업의 이익에 대한 배분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이같은 요구가 법과 판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하게 지적해야 한다"고 회원사에게 주문했다. 경총은 “기업 이익의 배분 기준 제도화는 기업의 고유한 경영판단에 속하는 사항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면서 “노조법상 의무적 단체교섭 대상은 '임금·근로시간·복지·해고·근로자의 지위 기타 대우 등 근로조건'에 한정되며, 기업의 이익 배분은 임금이 아니며 복지나 기타 대우에도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경총의 입장에 노동계는 즉각 반발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지난 1일 논평을 내고 “현장에서는 성과급 등 다양한 의제가 교섭을 통해 결정되고 있다"며 경총에 권고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한국노총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교섭 대상을 임금이라는 형식적 개념에만 한정하지 않는다"며 “노동자의 경제·사회적 지위와 처우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은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어떤 판례도 성과급 자체가 노사 교섭 대상이 아니라고 판결한 적 없고 단체교섭 효력을 부정한 사례도 없다"며 “노조가 요구하는 건 성과급이든 이익공유금이든 기업이 창출한 성과를 노동자와 어떤 기준으로 공유할 건지에 대한 논의"라고 반박했다. 한국노총은 “인공지능(AI)과 플랫폼 경제 확산 상황에서 기업 성과를 어떻게 사회적으로 공유할 것인가는 세계적 과제"라며 “기업의 미래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과 노동자가 성과를 공유해야 한다는 요구는 양립 불가능한 게 아니다. 오히려 성과 공유는 노동자의 참여·혁신을 촉진하고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일침했다. 투자자인 주주들도 성과급 지급에 분명하게 반대했다. 손실에 따른 책임은 지지 않는 임직원에게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주장한다. 주주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삼성전자 노사가 합의한 성과급 지급이 상법을 위반한 행위라며 법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이들은 “영업이익은 법인세 등 조세를 공제한 뒤 비로소 분배 대상이 되며 세후 단계에서도 상법 제462조 제1항이 규정한 배당가능이익 산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회사 자금의 외부 유출은 주주총회 결의 사항이지 노사 자율 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역설했다. 무엇보다 성과급 전쟁의 가장 큰 폐해로 우리나라 노동시장 양극화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영업이익 N% 요구'가 가능한 기업이 일부 대기업으로 한정적인데다 가뜩이나 심각한 임극 격차 문제가 더 부각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를 이끄는 대기업의 연구개발 역량이 위축되는 부작용도 나타날 수 있다. 정부도 성과급 전쟁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최근 대기업에서 일어나고 있는 갈등의 원인을 개별기업의 실적 향상, 분배를 중시하는 노동시장의 인식 변화에서 찾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 사태 등 사안이 심각한 경우에는 직접 개입도 추진하며 사회적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점점 더 벌어지는 노동자 간 격차를 그냥 보고만 있어선 안 된다는 것이 주권자인 국민의 뜻"이라며 “원·하청(위탁기업과 수탁기업) 간 상생을 통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사정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는 글을 올리고 정부 차원의 기업 양극화 해소 의지를 드러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3% 물가가 돌아왔다”...금리 인상은 기정사실, 폭이 변수 [머니+]

물가가 다시 한국 경제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024년 3월 이후 처음으로 3%선을 넘어선 가운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상 여부를 둘러싼 시장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중동전쟁 여파로 치솟은 국제유가가 생산자물가를 거쳐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가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수출 호조가 성장 둔화 우려를 덜어주는 대신 물가와 환율 방어가 통화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면서 금통위의 선택에 금융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들어 2% 수준에서 안정세를 보이던 소비자물가상승률은 4월을 기점으로 뚜렷한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1~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각각 2.0%를 기록했고, 3월에도 2.2%에 그쳤다. 같은 기간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지만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생활물가 상승률은 각각 2%대 초반에 머물며 국제유가 상승 충격이 아직 국내 물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4월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6%, 생활물가상승률은 2.9%로 높아지며 물가 불안 우려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국제유가 상승이 시차를 두고 생산과 유통 전반의 비용 부담으로 전이되면서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에도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결국 지난달 소비자물가상승률과 생활물가상승률은 각각 3.1%, 3.3%까지 올라서며 물가 재상승이 현실화됐다. 국제유가가 월말 들어 배럴당 90달러대로 내려왔지만 원유와 석유제품 가격이 국내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만큼 물가 상승세를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럼에도 금통위는 매파적 시그널을 보내면서도 중동전쟁이 얼마나 강하게·오랜 기간 영향을 주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신중한 자세를 취해왔다. 이미 국고채와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를 비롯한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기준금리에도 상방 압력이 가해지고 있었으나, 근원물가(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지수)가 2%대 초반을 유지한 점에 착안한 셈이다. 문제는 5월 금통위 며칠 후 진행된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5월 근원물가가 2.5%라고 발표됐다는 점이다. 나들이 시즌이 되면서 국내·외항공료와 승용차임차료를 비롯한 서비스가격 상승이 근원물가를 촉진했다는 분석이지만, 흐름 자체는 포착할 수 있었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달 물가상승률이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으로 형성된다는 예측이 어긋나면 국민경제의 어려움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소비지출에서 필수재 비중이 높은 취약계층의 생계비 부담이 확대된다는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까지 기준금리를 연 2.50%로 8연속 동결한 금통위 내부에서도 기조가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까닭이다. 유상대 부총재와 장용성 위원은 25bp(1bp=0.01%포인트(p)) 인상 의견을 피력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달 28일 통화정책방향회의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원들의 생각이 모아지고 있다며 “적절한 시기에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금통위원들의 인식에서도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 위원들이 1인 3표 형식으로 향후 6개월 뒤 조건부 전망을 표시하는 점도표에서 3.00%가 10표로 가장 많았고, 2.75%가 7표로 뒤를 이었다. 이르면 7월부터 동결를 멈추고 금리인상으로 돌아선다는 주장의 배경에는 반도체 호황이 자리잡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을 반대하는 측이 주로 꺼내드는 카드가 경제성장 저하지만, 반도체를 앞세워 수출이 3개월 연속 월간 800억달러를 상회하면서 성장률을 '하드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명 'K-자형' 성장이라는 우려가 있으나, 다른 부문에서도 회복세가 나타나면서 금리 인상 부담을 덜어주는 형국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5월 반도체를 제외한 수출증가율은 전년 동월 16.4%로 두자릿수 증가세를 유지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 총재가 인상을 공식화하고 시기와 규모의 문제가 남았을 뿐이라고 언급하면서 금융권의 '컨센서스'도 움직이고 있다. 연내 동결을 예상했던 증권사의 예측이 1회+내년 상반기 추가 인상, 1회 인상이 2회로 바뀌는 식이다. 일각에서는 4회 인상을 제시하기도 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 압력이 줄어들고 있는 것도 변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서 인하를 단행하면 내외금리차가 줄어들지만, 4월 기준 개인 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3.8%로 2023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 탓에 쉽사리 낮출 수 없게 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금리가 동결되면 미국과 격차가 벌어져 원·달러 환율에 추가적인 상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수정 경제전망 발표 때까지 금번 사이클 내 인상 횟수에 대해 보수적으로 2회 이상을 기본 가정으로 해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비축유 스와프’ 6월까지 연장…“8월 원유, 80% 이상 확보 가능”

중동 전쟁이 장기화되자 정부가 원유 수급 안정을 위해 운영 중인 비축유 스와프(SWAP·교환) 제도를 6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8월 원유 수급 위기설에 정부는 8월 도입 예정인 원유의 80% 중반 가량을 7월까지 확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중동 전쟁 발발 95일째를 맞아 이 같은 내용의 주요 에너지 수급 동향을 보고했다. 비축유 스와프는 정유사가 해외에서 원유를 확보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면 정부가 우선 비축유를 빌려주고, 대체 물량이 국내에 들어왔을 때 돌려받는 제도다. 중동산 원유 수급 차질로 정유사들이 확보한 대체 원유가 국내에 도착하기까지 시일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앞서 산업부는 5월까지 비축유 스와프 운영하기로 했지만, 호르무즈 해협 항행 정상화 시점이 여전히 불투명해 연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현재까지 2100만배럴에 대해 스와프를 진행했고, 현재 단계적으로 상환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는 8월에 도입하기로 한 원유의 80% 중반 가량을 확보 가능하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원유 수요가 늘어나는 여름철까지 지속될 경우 8월부터 원유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일축했다. 김 장관은 “8월 원유 도입 예상 물량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며 “그간의 추세를 고려할 때 7월 중에는 평시 대비 80% 중반에 도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5∼7월 원유는 전년 대비 86%, 나프타는 83%를 확보하며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나프타 가동률은 5월 말 기준 75%로 전쟁 전 평시 수준인 80%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산업부는 수액제 포장재, 주사기류, 의료용 장갑 등 보건·의료 분야 원료도 평시 재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 “대전 참사에 무거운 책임…안전 원점 재구축”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사업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가 공식 사과와 함께 안전 시스템 전면 재구축을 선언했다. 방산업계도 국민적 애도 분위기에 동참하면서 이달로 예정돼 있던 대규모 국민참여 방산 체험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2일 손재일 대표는 인트라넷에 '임직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올리고 전날(1일) 발생한 대전 공장 폭발 인명사고에 대한 참담한 심경과 향후 수습 계획을 밝혔다. 손 대표는 “지난 1일 대전 사업장에서 발생한 불의의 사고로 함께 일해온 소중한 동료 다섯 분이 운명을 달리하셨다"며 “비극적인 상황에 대해 대표이사로서 참담한 심정으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유가족과 부상자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손 대표는 “유가족 지원을 소홀히 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현재 병상에서 힘든 싸움 중인 부상자께서도 하루빨리 회복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며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임직원들에게는 사고가 수습될 때까지 진중하고 경건한 자세로 근무하며 동료들을 추모해 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이번 참사를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 회사의 안전 시스템을 기초부터 다시 세우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손 대표는 “우선 이번 사고의 원인을 투명하고 철저하게 밝혀내야 한다"며 “경찰과 고용노동부 등 관계 기관의 조사에 성실히 임해 우리의 안전 시스템을 원점에서부터 다시 되짚어보는 시간을 갖겠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번 사고는 안전에 있어 단 한 순간의 방심도 허용되지 않는다는 엄중한 교훈을 줬다"며 “단순히 형식적인 대책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안전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임직원들에게도 사고의 명확한 원인 규명을 위한 조사 과정에 적극 협조하고, 전사적인 안전 개선 활동에 능동적으로 동참해 줄 것을 주문했다. 폭발 사고로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하면서 방산업계 전체가 깊은 슬픔에 잠긴 가운데 한국방위산업진흥회(방진회)는 국가적인 애도 상황을 고려해 대국민 방산행사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방진회는 '제2회 방위산업의 날(7월 8일)'을 기념해 기획했던 '방위산업 현장 시민 참여' 행사를 전면 취소한다고 밝혔다. 당초 이 행사는 방위사업청 주최·방진회 주관으로 방산 종사자 가족 및 일반 시민을 초청해 세계 속의 K-방산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참여시민들은 탄약 생산 라인 참관·KF-21 탑승 및 시뮬레이터 체험·K-2 전차 생산 라인 견학·K-9 자주포 탑승 등 다양한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방진회는 비극적인 참사가 발생한 상황에서 축하 및 체험 위주의 대규모 행사를 강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 특히 오는 25일 창원 권역 방문 일정에는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업장 견학도 포함돼 있었다. 한편, 경찰·소방당국·노동부는 합동감식을 진행하는 등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 사업장에 대한 정확한 폭발 원인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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