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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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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트] ESG 평가, 통일된 기준 마련해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8.25 10:00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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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상당기간 기업들이 큰 관심을 가질 경영키워드는 단연 ‘ESG’라고 할 수 있다. ESG는 글로벌하게 핫 이슈가 되고 있으며, 국내기업들도 ESG경영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최근 글로벌지속가능투자연합(Global Sustainable Investment Alliance: GSIA)의 보고서에 따르면 ESG와 관련된 투자는 총 35조 3000억 달러(약 4경 원)로 미국, EU, 일본, 캐나다 등 세계 5대 지역에서 ESG투자가 총 자산의 36%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게다가 ESG 관련 투자 금액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국내외 할 것 없이 기업들이 ESG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ESG 준비실태 및 인식조사’ 결과 ESG에 대한 최고경영진의 관심도는 66.3%(매우 높다 36.6%, 다소 높다 29.7%)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그런데 ESG 전략수립시 애로사항에 대해서는 첫 번째로 ‘ESG의 모호한 범위와 개념’을 들었다. ESG 개념이 모호하고 기관마다 평가방식도 달라 기업들이 ESG 관련 경영전략 수립에 고민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기업 최고경영자들이 ESG가 필요한 이유와 목적으로는 기업 이미지제고(43.2%)를 위해서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이어 ‘국내외 수익에 직결되기 때문’(20.8%), ‘ESG 규제부담 때문’(18.0%), ‘투자자 관리(개인·기관)를 위해’(15.3%) 등의 순이었다. 기업들이 ESG를 도입하는 목적은 이미지 제고보다는 지속가능성과 ESG 본연의 목적을 위해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기업들은 ESG 본래의 목적 달성보다는 기업의 이미지와 홍보를 위해 ESG를 도입하는게 현실적인 상황이기도 하다.

국내기업들이 막상 ESG를 도입하려고 할 때 통일된 평가 기준이 없고, 국내외 수십개 평가기관들의 평가 기준이 제각각 차이가 많아서 혼란을 느끼는 기업들이 허다하다. 과연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갈피를 못잡고 있다. 우선 ESG(Environmental, Social and Governance)를 대부분 직역해서 환경·사회·지배구조라고 하는데, 필자는 의미상 환경·책임·투명경영으로 의역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문재인 대통령은 여러 차례 ESG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대권주자들도 대부분 ESG대통령이 되겠다고 주장하면서 ESG에 깊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그런데, 산업통상자원부는 대기업을 위한 ESG 평가모델을,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기업용 ESG 평가모델을 만들고 있는 것 외에는 정작 기업이 ESG를 도입하는데 구체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찾기 어렵다. ESG 컨설팅업체들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정부, 경제단체, 관련 학회들은 기업들의 ESG 추진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ESG는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이 시대에 기업이 당면한 혁명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정부도 ESG 정책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정부가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는 것처럼 ESG 정책을 총괄하는 국가ESG위원회 및 민관 협력으로 각 광역 지자체 단위로 기업의 ESG 추진을 지원하는 ESG지원센터와 같은 조직도 필요하다. 얼마전 전경련이 ‘ESG경영을 확산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라며 ‘ESG 투모로우(www.esgtomorrow.co.kr)‘라는 웹사이트를 오픈했는데 기업의 ESG경영 추진을 돕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마련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SG는 ESG투자만이 아니라 ESG소비, ESG경제, ESG혁명 등을 포함하는 매우 넓은 개념인데, ESG에 대해 투자 관점에서만 좁게 보고 편협되거나 왜곡된 정보를 제공하는 업체나 전문가라는 사람도 많다. 그러므로 관련 학회에서는 ESG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여 기업들이 ESG 추진에 있어서 엉뚱한 방향으로 가지 않고, 제대로 추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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