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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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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트] '메타 사피엔스' 新인류가 온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1.16 10:13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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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올 연초 한 시중은행 은행장은 1분기 임원·본부장 워크숍을 하면서 디지털 리터러시(literacy, 문해력)를 언급하며 이를 갖추지 못하면 도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달 10일 그 은행은 직원 선발 필기시험을 실시하면서 디지털 리터러시 평가를 처음으로 도입했다고 홍보를 했다. 은행측은 필기시험에 디지털 리터러시 평가를 새로 도입했으며, 디지털 리터러시 평가는 단순히 지식을 검증하는 것이 아닌, 금융의 디지털 전환에 필수적인 사고력과 이해도를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디지털 에세이, AI(인공지능)역량검사 등으로 디지털 역량을 갖춘 인재를 적극 선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에는 이 은행이 강조하는 디지털 리터러시, 디지털 전환은 때늦은 감이 있다. ‘디지털 리터러시’와 ‘디지털 전환’은 오래 전부터 강조돼왔으며, 지금은 ‘메타버스 리터러시’와 ‘메타버스 전환’을 강조할 때라고 생각한다. 리터러시는 문자화된 기록물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획득하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리터러시는 문해력(文解力)을 의미하며, 반대로 일리터러시는 문맹(文盲)을 뜻한다.

국내 대학들은 대부분 10여년 전부터 디지털(정보화) 역량과 영어 능력을 졸업 필수 조건으로 하여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관련 시험 점수가 일정 수준이 되지 않으면 졸업을 시키지 않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 리터러시는 10여년 된 진부한 용어인데, 이를 새롭게 도입했다고 홍보하니 때 늦은 느낌이 드는게 이상할게 없다.

4차산업혁명을 영어권에서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DT),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나 디지털 혁신이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동안 많은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을 추진해왔고, 이제는 다음 단계로 메타버스 전환(Metaverse Transformation(MT), 메타버스 트랜스포메이션) 또는 메타버스 혁신을 추진할 때가 됐다. 2021년은 메타버스 원년이라고 할 수 있고, 2022년부터는 메타버스 전환이나 메타버스 혁신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기업과 기관들이 2022년 사업 계획 수립에 점점 분주해질 것이다. 내년 사업 계획에 반드시 포함돼야할 것중 하나가 메타버스 도입 및 메타버스 전환에 대한 내용이 돼야 한다고 판단된다. 올 봄 어떤 대학은 창립기념일에 장기 비전을 발표하면서 첫째로 디지털 혁신을 들었다. 이 또한 매우 진부하다는 생각이 든다. 디지털 혁신은 오랜 기간 진행해 온 것이며, 지금은 디지털 혁신이 아닌 메타버스 혁신을 추진할 때다. 기업과 대학들의 내년 사업 및 교육 계획에는 메타버스 전환과 메타버스 혁신이 반드시 포함되고 강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는 ‘스마트폰(smartphone)’과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 인류)’의 합성어로, 휴대폰(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새로운 세대를 뜻한다. 포노 사피엔스라는 말은 영국의 경제주간지 더 이코노미스트가 2015년 2월 26일자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이다. 이후 국내에서는 2019년에 같은 이름의 책이 나오면서 2~3년간 널리 쓰였다. 포노 사피엔스라는 용어는 이제 메타버스의 등장으로 메타 사피엔스라는 용어에게 그 자리를 물려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시대의 신인류, ‘메타 사피엔스’ 시대가 오고 있다.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세대를 넘어서 메타버스가 생활의 일부가 된 새로운 메타버스 세대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포노 사피엔스가 메타 사피엔스로 진화하는 시기에 접어든 것이다. 현재 우리 인류 대부분은 포노 사피엔스인데, 메타 사피엔스로 빨리 변화하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미래의 성패를 좌우할 수도 있다.

우리 모두는 하루 빨리 메타버스 리터러시를 갖춰야 하고, 초중고·대학 등 모든 교육기관은 메타버스 리터러시 교육에 새롭게 힘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기업들은 메타버스 리터러시를 갖춘 인재를 선발하고, 메타버스 전환과 메타버스 혁신에 사활을 걸고 적극 추진해야 한다. 정부와 행정기관 및 공공기관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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