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월 임기 만료를 앞둔 허인 KB국민은행장과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권광석 우리은행장.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올해 연말 허인 KB국민은행장을 비롯해 내년 3월까지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권광석 우리은행장, 김기홍 JB금융그룹 회장 등 주요 금융지주·은행 수장들 임기가 만료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2년을 무사히 견디고 단행되는 인사다. 금융지주와 은행의 경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어 실적 면에서는 최고경영자(CEO) 연임에 제약이 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 허인 국민은행장 12월 임기 만료…연임시 4연임 성공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허인 국민은행장 임기가 오는 12월 31일 가장 먼저 끝난다.
허 행장의 경우 지난 2017년부터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과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다. 첫 2년 임기와 1년 임기 두 번을 추가로 부여받아 3연임에 성공, 올해까지 4년의 임기를 채웠다. 이번에도 연임에 성공하게 된다면 4연임, 5년 임기란 기록을 세우게 된다.
허 행장은 임기 후 국내의 리딩뱅크 자리를 굳힌 것은 물론, 해외 진출에도 시동을 걸며 해외 네트워크 확장에도 속도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엇보다 KB금융지주의 디지털혁신부문장으로서 디지털 전환을 진두지휘하며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KB스타뱅킹을 혁신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변화를 단행했다. 지난달 선보인 뉴 KB스타뱅킹은 기존의 KB스타뱅킹을 전면 개편해 이용 편의성을 대폭 높였다. 또 개인에게 맞는 자산관리와 금융상품 탭을 내세워 개인화 서비스에 힘을 싣고 12월부터 시범 시행되는 마이데이터 시대에 적합한 앱으로 변화시켰다. 여기에 KB금융 계열사들의 주요 서비스를 KB스타뱅킹 앱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인터넷전문은행, 핀테크 기업들의 플랫폼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나의 앱’ 전략을 강화했다.
22일 Z세대를 위한 금융플랫폼 ‘리브 넥스트(Next)’도 새로 선보였다. Z세대를 겨냥해 기존 리브 앱을 고도화하는 ‘리브 리부트 원’ 프로젝트의 결과물로, 금융권이 집중하는 Z세대를 공략한다는 구상이 담겼다. 이밖에도 허 행장은 은행권 첫 알뜰폰(MVNO) 서비스 리브 모바일 출시, 더케이 프로젝트 마무리 등 디지털 부문에서 결실을 만들어내며 국민은행의 디지털 전환을 업계에 각인시켰다.
허 행장이 국민은행장으로서 보인 리더십에는 의심이 여지가 없는 만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에서 한 번 더 재신임을 물을 지가 관건이다. 지난해는 허 행장 임기가 다른 KB금융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임기보다 빨리 끝나 KB금융은 허 행장 임기 만료 전달인 10월에 먼저 대추위를 열고 허 행장의 연임을 결정지었다. 올해는 계열사 CEO 임기가 동시에 마무리되는 만큼 대추위에서 한번에 계열사 CEO 연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의 지배구조내부규범엔 KB금융의 대추위 개최 시기가 규정되지 않았다. KB금융의 판단에 따라 열린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허 행장이 그동안 보여준 성과를 보면 연임을 하지 못할 이유는 없지만, 차기 행장 발굴도 필요한 시기라 새로운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김정태 회장 물러나나…권광석 행장·김기홍 회장 연임 가능성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향후 거취도 금융권의 관심사다. 김 회장은 2012년 취임한 후 지난해 1년 연임까지 총 10년의 임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에 물러날 것이란 예상이 있었지만,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있고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가 나타나지 않아 김 회장이 내년 3월까지 1년 더 연임을 했다. 1952년생인 김 회장은 하나금융 지배구조내부규범상 나이 제한(만 70세)에 막혀 더 이상 연임을 하기는 어렵다. 하나금융 내부규범을 보면 이사 재임 연령은 만 70세까지로, 재임 중 만 70세가 도래하는 경우 최종 임기는 해당일 이후 최초로 소집되는 정기주주총회일까지로 규정됐다.
지난해 최종 회장 후보를 두고 경합을 벌였던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 차기 회장으로 유력하다고 현재 언급된다.
권광석 우리은행장도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그동안 임기가 1년씩으로 짧아 올해까지 2년 임기를 보내고 있어 연임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우리은행도 올해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호실적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단 우리금융지주의 완전 민영화를 기점으로 변화를 단행할 지 안정을 이어갈 지 알 수 없다는 예상도 나온다.
이와 함께 2019년 3월 취임한 김기홍 JB금융 회장도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된다. JB금융도 눈에 띄는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김 회장이 무난히 연임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는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돼 대부분의 금융사들이 안정을 택하며 CEO의 연임을 선택하는 분위기였는데, 코로나19 사태 2년을 보낸 올해는 변화의 흐름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임기 만료 금융권 CEO가 크지 않아 CEO의 큰 변화는 없겠으나, 경영진의 교체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여기에 내년 3월 대통령 선거도 예정돼 있어 금융권 인사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