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시장에서 입지와 브랜드에 따라 단지별 온도차가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경기 광명시의 한 신축 아파트 단지 전경. 기사와 무관함. 사진=김기령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분양 시장에서 입지와 브랜드에 따라 단지별 청약 성패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수도권보다는 지방이, 대형건설사보다는 중견건설사 브랜드 아파트가 수요자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 양상이다.
22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충남 서산 해미면 ‘서산해미이아에듀타운’은 지난달 25일과 26일 양일간 일반공급 1·2순위 청약 접수를 진행한 결과 총 80가구 모집에 단 3명만 접수해 전 타입에서 미달됐다.
광주 서구 마륵동 ‘광주 상무역 골드클래스’는 지난 20일 특별공급 결과 25가구 공급에 단 한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다음날인 21일 진행된 1순위청약에서도 191가구 공급에 11명이 지원하는 데 그쳤다. 1순위 전 타입에서 미달되면서 이날 2순위 청약 접수가 진행 중이다.
반면 지난 21일 마감한 롯데건설의 경기 구리 인창동 ‘구리역 롯데캐슬 시그니처’ 일반공급 1순위 청약 결과 371가구 모집에 총 2690명이 몰리며 평균 경쟁률 7.25대 1을 기록했다. 전용 59㎡C는 50가구 모집에 523명이 접수하면서 최고 10.46대 1로 마감했다.
구리역 롯데캐슬 시그니처 분양 관계자는 "구리시 내 입지 조건이 좋고 롯데캐슬 브랜드 대단지인 데다가 일반분양 물량이 많았던 만큼 1순위 청약에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분양 성적표가 극명하게 나뉜 데는 분양 시장 침체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비수도권보다는 수도권 대단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1·3대책으로 분양 시장에 적용됐던 규제가 대폭 완화되면서 기존에 규제허들이 높았던 수도권 아파트로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또 지난 2~3년 전보다 낮아진 청약 경쟁률도 한 몫 한다는 분석이다.
묻지마 청약이 극성이던 지난 2~3년 전보다 청약 수요가 감소하면서 수요자들이 청약 시장에 신중하게 접근하기 시작했다. 나홀로 아파트이거나 가구 수가 적은 중견건설사 아파트보다는 대단지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브랜드 대단지 아파트를 선호하는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최근 분양한 대단지 아파트들의 완판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분양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 ‘장위자이 래디언트’는 최근 선착순 계약을 통해 잔여 물량을 모두 해소했다. 고분양가 논란으로 무순위 청약에서도 미계약 물량이 남는 등 미분양 우려가 제기돼 왔지만 결국 완판에 성공했다.
경남 창원 의창구 ‘창원 롯데캐슬 포레스트’는 지난 20일 선착순 계약 물량을 완판했다. 1965가구 규모 대단지 아파트로 지난 3일 정당계약 이후 부적격, 계약 포기 등으로 나온 잔여 가구 물량을 선착순 계약으로 모두 털어냈다.
다만 비인기지역 내에서는 대단지 아파트도 분양 흥행에 실패하는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에 대단지 프리미엄만큼이나 입지가 갖는 경쟁력이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분양의 무덤으로도 불리는 대구에서는 대형 브랜드 아파트도 대규모 미달 사태를 맞고 있다. 현대건설이 시공한 대구 동구 신천동 ‘힐스테이트 동대구 센트럴’은 지난달 9일 진행한 특별공급에서 총 230가구 모집에 접수 건수가 3건에 그쳤다. 이후 21일과 22일 진행한 1·2순위에서도 총 478가구 모집에 28명만이 접수하면서 전 타입에서 미달됐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부동산 상승에 대한 기대가 낮은 상황이기 때문에 확실하지 않은 단지의 경우 시장에서 철저하게 외면 받고 있다"며 "수요자들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는 현재의 분위기는 당분간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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