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돈 봉투 의혹에 휩싸인 이성만·윤관석 의원과 대화하는 모습.연합뉴스 |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14일 CBS 라디오에 나와 대선을 1년 앞뒀던 지난 2021년 당 전당대회 과정 중 송영길 캠프에서 돈 봉투가 돌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언론에서 육성으로 된 녹취, 녹음이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이거 참 안 믿을 수도 없고 황망할 따름"이라고 탄식했다.
조 의원은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와 대선을 지휘할 지도부를 뽑았던 당시 전대 분위기에 "저로서는 굉장히 위기감을 느끼고 경각심을 곧추세우고 있었던 상황"이라고 돌아봤다.
그는 "거기서 이랬다는 게 조금은 좀 믿기지가 않는다"면서 "이게 만약에 사실이라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안 그래도 지금 (당) 기초 체력이 약한 상태"라고 우려했다.
앞서 검찰은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윤관석 의원 등 송영길 캠프 관계자 9명이 국회의원 등에게 총 9400만원을 살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언론은 돈 봉투와 관련해 윤 의원 이름이 분명하게 언급된 녹취를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에서는 ‘짜깁기설’부터 ‘기획수사설’까지 다양한 형태의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전날 의혹 당사자인 윤 의원은 "녹취 관련 보도는 다른 상황에서 다른 취지로 한 발언인데, 이를 봉투를 전달한 것처럼 단정해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송 전 대표의 경우 "당 대표 선거가 2년 전이라 선거법 공소시효 6개월이 다 지났다"며 "검찰이 확보한 녹취파일을 필요할 때마다 언론에 흘리는 방식으로 정치적으로 활용하고 있어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재명 대표는 구체적인 입장 표명을 삼가는 상황이다.
그러나 검찰 출신인 조 의원은 해당 의혹에 대한 자당 인사들 반발에 ‘허술함’을 지적했다.
그는 윤 의원이 해당 녹취를 ‘검찰 짜깁기’라고 반발한 데 대해 "어쨌든 연이어 대화가 있었다는 거 아니겠는가"라며 "그렇다면 객관적으로 볼 때 딴 거 가지고 짜깁기 했다는 건 조금 설득력이 좀 없지 않은가 싶다"고 말했다.
송 전 대표와 관련해선 "이 전 부총장이 ‘송 대표 보좌관에게 문자 전달했음’ 이런 (문자를 보낸) 게 있기 때문에 조금 궁색하지 않으냐"고 언급했다.
특히 송 전 대표가 프랑스에 체류 중인 것에 대해 "제 발로 들어오시는 게 더 낫지 않나 생각이 든다"며 "그게 좀 더 당당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가운데 민주당을 탈당한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지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정국에서 내놓은 폭로도 일각에서 주목받고 있다.
양 의원은 대선 한 달 뒤였던 지난해 4월 "다른 분한테 ‘검수완박을 처리하지 않으면 문재인 청와대 사람 20명이 감옥갈 수 있다’고 들었다"며 "검수완박을 안 하면 문재인 정부 사람들이 죽을 것이라며 찬성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위에서 야권 몫 심의·표결권을 행사하기 위해 자당 소속이 아닌 무소속 양 의원에게 협조를 구했다. 그러나 양 의원이 이를 거절하면서 민형배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해 자리를 대신했다.
이 과정에서 위장탈당이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고, 최근 헌법재판소로부터 "위법했다"는 판결이 내려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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