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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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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기획] 반복되는 서울 ‘물폭탄’ 참변…대심도 빗물터널 속도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6.15 15:28

에너지경제신문-한국안전리더스포럼, ‘안전시리즈’ 연중기획 보도



올 여름 ‘슈퍼 엘니뇨’ 발생 가능성…집중호우 인한 재난 우려 커져



강수량 수용 점점 한계…대심도 터널 및 세이프티존 구축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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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황우여 황앤씨로펌 사무실에서 한국안전리더스포럼 관련 전문가들이 ‘도심지 홍수재해 정책’ 관련 제도개선 제안을 토론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황우여 황앤씨로펌 대표변호사, 윤중경 국민안전산업협회장, 고태규 전 서울시 하천과장. 한국안전리더스포럼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올해 여름 7년 만에 ‘슈퍼 엘니뇨’ 발생 가능성으로 서울 주요 지역 중심으로 침수피해 우려가 더 높아지고 있다. 반복되는 강남 일대 등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대심도 빗물배수터널’ 구축 필요성이 더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경제신문>이 <한국안전리더스포럼>과 함께 도심지 홍수재해 관련 정책 사항을 알아본다.

한국안전리더스포럼 고문인 황우여 황앤씨로펌 대표 변호사는 "여름철 홍수는 폭우나 태풍을 동반하게 되는데 짧은 시간에 많은 강우가 발생할 수 있어 예상치 못한 큰 피해를 일으키는 만큼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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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4일 집중호우로 지하주차장 침수피해가 발생했던 서울시 강남구 한 공동주택 현장을 방문해 물막이판 설치 등 침수피해 후 보완사항 등을 점검하는 모습. 국토부


◇ 폭우 취약 서울시, 획기적 대책 나와야

15일 한국안전리더스포럼 소속 안전관련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집중호우로 서울 강남이 침수되고 도림천이 범람하는 등 곳곳 폭우 피해가 크게 발생했다. 시간당 강우량은 141.5mm였고 24시간 최대 강우량은 435.0mm로 관측됐다. 시간당 강우량 141.5mm는 서울시 배수체계 설계용량 ‘30년 빈도’인 시간당 95mm를 크게 초과한 양이었다.

실제로 강남에서는 하수도 역류로 맨홀이 이탈하고 신림동에서는 반지하 주택에 물이 차 사망사고가 발생했으며 각지에서 많은 차량들이 침수됐다. 이같은 사태는 사실 지난해만 그런 것이 아니다. 2010년과 2011년에도 있었고 그 이전에도 있었으나 개선되지 못해 정부와 지자체가 질타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최근에는 반복되는 침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국토교통부가 지난 2월 ‘재해 예방형 도시계획’을 마련해 스마트기술을 활용한 재해 대응체계 구축, 재해에 안전한 주택으로 단계적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서울시도 주거안정망 대책으로 반지하 주택 매입 후 임대주택 활용 등의 주거환경개선 대책을 최근 마련했으며, 기존 수해대책을 한 단계 더 고도화하는 수해안전망 종합대책도 세웠다.

이 중 방재시설 성능향상 대책에는 ‘대심도 빗물터널’ 재추진 및 지역별 방재시설 확충, 물순환 개선시설 확충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특히 여기에는 강남구, 도림천, 광화문 일대에 대심도 빗물배수터널을 오는 2027년까지 구축할 계획이라 해당 인프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 배류시설 설치 구체화·세이프티 존 전략 도입 제안

대심도 빗물 저류 배수터널은 지하 40~50m 아래 대형 터널을 만들어 폭우 시에 빗물을 보관했다가 하천으로 방류함으로써 침수 피해를 막는 역할을 한다. 해당 계획이 완료되면 오는 2032년까지 사당역, 한강로, 길동 일대에 추가로 조성할 방침이다.

이를 두고 이번 토론회에서 고태규 전 서울시 하천관리과장은 "지난해 폭우로 인해 대심도 빗물 저류 배수터널을 설치한 신월동 지역은 침수피해가 없어 그 효과를 입증했다"며 "서울시도 10년 만에 사업시행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심도 저류배수시설 설치와 관련 지속적으로 재난방재시설 내용이 담긴 도시공간기본계획을 구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대심도 역류 우려 문제에 대해서 그는 "일본 동경도의 경우 빗물유입 시 낙차 강도를 조절하기 위해 나선형 구조물을 이용한 회오리 방식과, 수직구 벽면을 타고 돌아내려가는 방식, 하부에 충격 완화 장치 등을 설치해서 낙차 충격을 해결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며 "국내도 송퐁구(에어벤트·air vent), 조압수조(펌프 등 충격완충시설) 등을 설치해 에어포켓에 의한 역류현상을 방지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별개로 윤중경 국민안전산업협회 회장(도시계획기술사)은 현재의 재난안전 방식을 획기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세이프티 존(Safety Zone) 전략 도입을 제안했다. 이는 물리적 시설로 대응하는 전략중심에서 사회적, 경제적 활동과 생활양식까지 포함한 재난예방 접근방식이다. 쉽게 안전취약 지대를 등급별로 명확히 구분하고 해당 등급에 따라 저감, 예방, 대응, 복구 별로 관리지침을 만드는 시스템 구축이다.

여기에는 입지와 계획, 설계, 공사 등 전 과정의 새로운 프로그램 도입과 토지이용 관리전략, 안전취약지역 사업모델개발이 요구된다. 이에 더해 교육, 훈련, 문화 등 일상생활서의 안전 프로그램을 숙지시켜 수요대응형 안전환경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통합적 ‘세이프티 존’이라는 것.

안상로 한국안전리더스포럼 공동회장은 "도시화가 진행될수록 건물과 도로의 인프라가 증가하면서 토지의 면적이 점점 줄어들어 비가 내리면 땅이 수용할 수 있는 비중이 감소할 수박에 없다"며 "강수량을 수용하는데 한계가 있으므로 다양한 첨단기술을 활용한 시스템 방재가 가능한 제도 도입이 절실하다"고 갈음했다.


# 한편 행정안전부의 ‘재난안전산업진흥법’ 시행에 따라 지난해 설립된 <한국안전리더스포럼>과 함께 <에너지경제신문> 단독으로 2023년 한 해 동안 안전 관련 연중기획이 진행 중이다.

1회차 ‘방음터널 화재 안전대책’, 2회차 ‘해빙기 급경사지 안전관리’, 3회차 ‘행락철 교통사고 및 지역축제 유의 사항’, 4회차 ‘화재 비상대피 위한 스마트 재난안전관리’에 이어 이번 5회차에서는 ‘도심지 홍수재해’ 관련 정책 제안 사항을 알아봤다.

이번 ‘도심지 홍수재해’ 정책 제안에는 △황우여 황앤씨로펌 대표변호사(한국리더스안전포럼 고문변호사, 前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윤중경 국민안전산업협회장(도시계획기술사) △고태규 전 서울시 하천관리과장(방재전문가) △안상로 한국안전리더스포럼 공동회장이 참여했다. 본 보고서의 제언은 향후 정부 및 국회로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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