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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이커머스, 빛 좋은 개살구 안되려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8.09 18:00
서예온 유통중기부 기자

▲서예온 유통중기부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빛 좋은 개살구.’ 겉보기엔 먹음직스러운 빛깔을 띠고 있지만, 실제 맛은 형편없는 개살구란 말로 흔히 ‘겉만 그럴듯하고 실속이 없는 경우’를 빗대어 쓴다.

이같은 ‘빛 좋은 개살구’라는 표현이 무리없이 적용될 수 있는 산업이 있다. 바로 이커머스업계다. 종전까지 이커머스기업들은 외형 성장에만 집중해도 문제가 없었다. 시장 진입 초기엔 수요 선점을 위해 제품 출시와 영업망 인프라에 대대적인 투자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 이커머스라는 큰 장(場)이 선 다음에는 사정이 달라진다. 기업들은 외형에 걸맞는 수익성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맞닿뜨린다. 이를 입증하고 돌파하는 수단의 하나가 IPO(기업공개)다.

특히, ‘로켓배송’의 쿠팡이 지난 2021년 미국 뉴욕증시 상장에 성공한 것을 계기로 다른 이커머스기업들도 너도나도 상장을 꿈꿨다. ‘마켓컬리’의 ㈜컬리를 비롯해 SSG닷컴·11번가 등도 상장을 추진했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급성장 수혜를 입어 기업가치가 상승했던 이커머스업계가 엔데믹 일상회복 뒤 성장률 둔화, 증시 침체 등 악재로 가치하락에 직면하자 줄줄이 상장 연기로 돌아섰다.

그렇다고 상장 연기를 단순히 시장 요인만으로 탓할 수 없다. 상장이 무산된 배경에는 공통적으로 적자 누적의 ‘수익성 악화’가 깔려 있다. 사실 국내 이커머스기업 대부분은 수익성이 나쁘다. 기업에게 ‘수익(흑자)’은 금과옥조다. 하물며 투자 유치를 위한 IPO를 준비하는 이커머스기업에게 수익 개선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커머스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시장에서 수익성이 안 나오면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받을 수 없다"면서 "올해는 적자 줄이기에 집중해 내년에 흑자를 달성하는게 목표이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수익성을 개선하는 동시에 매출도 키워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

쿠팡이 올해 2분기 실적에서 최대 매출(분기 기준)과 영업이익도 4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쿠팡의 흑자전환 행보는 분명 이커머스업계에 ‘긍정의 타산지석’이지만, 모두 ‘쿠팡 닮은꼴’이 될 순 없다. 무작정 따라하기보다는 자사의 강점을 활용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차별화로 수익 증대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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