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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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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트] 문화로 자리잡은 탕후루 열풍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0.18 08:17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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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요즘 탕후루(tanghulu)의 인기가 뜨겁다. 서울 명동 등 번화가의 탕후루 판매대 마다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선 모습에서 탕후루의 인기를 실감케 한다. 탕후루는 과일을 꼬치에 꿰어 뒤집은 상태로 설탕이나 물엿을 덧씌워 겉은 바삭하고 달콤하며, 속은 상큼한 과일의 맛이 그대로 느껴지는 중국 전통 길거리 간식으로 주로 겨울철에 많이 즐겨 먹은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 기원했지만 최근 우리나라에서 MZ세대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최근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탕후루는 냉동·간편조리식품 부문에서 10대가 가장 많이 검색한 식품에 꼽혔을 정도다. 실제로 최근 국내 유명 탕후루 점포는 약 5개월 만에 600%의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의학적으로 볼 때 탕후루의 단맛은 혈당을 높이고 도파민을 분비해 계속 먹고 싶게 만드는 중독성이 있다고 한다. 이렇듯 건강상 우려가 있는 간식인데도, 너도나도 아삭거리며 탕후루를 즐기는 모습이 SNS를 통해 확산되면서 탕후루 열풍이 불고 있다. 특히 새로운 문화에 빠르게 반응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다양한 형태의 탕후루 챌린지 등을 통해 하나의 놀이문화처럼 유행하고 있다. 탕후루 이전에도 눈꽃빙수, 벌집아이스크림, 대만카스테라, 슈니발렌 처럼 소비자들의 입맛에 ‘신드롬’을 일으켰던 간식들이 있었다.

그렇다면 왜 이런 간식들이 인기를 타는 걸까? 첫째, 맛의 특별성이다. 부드럽고 촉촉한 식감, 달콤한 맛, 매운맛, 향신료의 풍부한 맛 등 다양한 맛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기존의 음식에서 새로운 식재료를 더하거나 독특한 조합을 시도해 색다른 맛과 경험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다양성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셋째는 소셜 미디어의 입소문이다. 요즘은 맛의 유행은 소셜 미디어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음식사진과 리뷰가 쉽게 공유되는 플랫폼을 통해 식품의 외관이나 디자인이 매력적이고 독특해 사람들이 이를 시도하고, 이것이 자주 언급되고 홍보되면 이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시도하게 되면서 유행이 확산되기 때문이다. 유행이 유행을 만드는 것이다. 다시 말해 특정한 문화, 패션, 행동, 아이디어 등이 사회에서 널리 퍼지며 그 자체로 인기를 끌고 다른 사람들에게 영감을 줘 새로운 유행을 만든다. 이는 주로 대중 문화와 연관이 있으며, 특정한 컨셉트나 아이디어가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고 퍼지면, 그것이 유행이 돼 다른 사람들이 따라하게 된다.

다수의 세상 사람들은 주변에서 특정 아이디어나 행동을 받아들이고 모방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어떤 것이 대중적으로 받아들여지면, 그것을 따르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유행이 형성된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은 새로운 경험과 트렌드를 원하는 경향이 있다. 혁신적이고 흥미로운 것 들은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이것이 유행을 만든다. 유행은 일반적으로 대중매체, 소셜미디어, 연예인, 예술가, 디자이너 등에 의해 시작되거나 확산된다.영향력 있는 인물이나 매체가 새로운 아이디어나 스타일을 제안하면, 그것이 사회적으로 수용되고 따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유행이 된다. 나아가 유행 현상은 문화적인 다양성과 사회적 변화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는 기술의 진보와 함께 유행이 더욱 빠르게 전파되고 변화하는 경향도 보인다.

‘유행이 유행을 만든다‘는 말은 다양한 측면에서 요소들의 조합과 상호작용에서 비롯되며, 이는 소비자들의 욕구, 문화적 트렌드, 매체의 영향 등이 결합돼 특정한 것이 대중적으로 퍼지고 인기를 끌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듯 유행은 우리 사회를 비추는 다양한 요소들을 제공한다. 지금까지 열풍을 일으켰던 간식들처럼, 탕후루 역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사라질 것인지 아니면, 변화와 혁신을 통해 계속해서 우리사회에 머물며 어떤 유행과 트렌드를 만들어 낼 것인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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