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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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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전망] 추가 긴축 예고한 파월…미 10월 CPI 발표가 분수령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12 12:05
GLOBAL-HEDGEFUNDS/POSITIONING

▲미 월가(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이번 주 뉴욕증시 향방은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어떻게 발표되는지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한 주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한 주간 0.65% 오르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31%, 2.37% 상승했다. 3대 지수가 지난 주에도 모두 오름세로 장을 마쳤지만 주간 상승률은 직전주의 5∼6%에 비해서 크게 둔화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최근 매파 본색을 드러낸 점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연준의 금리인상이 사실상 종료됐다고 판단했고, 이로 인해 뉴욕증시는 10월 말부터 가파르게 상승했다. S&P500지수는 지난 8일까지 8거래일 연속 올라 2년 만에 가장 오랫동안 오름세를 보였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지난 9일 국제통화기금(IMF)이 주최한 콘퍼런스에 패널 토론자로 참석해 "통화정책을 더욱 긴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다면 주저하지 않고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낮추기 위해 기준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위원들은 전념하고 있다"면서도 "우리가 그런 스탠스를 달성했는지 자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14일 오전 8시 30분(미 동부시간 기준, 한국시간 14일 오후 10시 30분)에 발표될 10월 CPI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인플레이션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웃돈다면 시장이 기대하는 연준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힘이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가 전달보다 0.3%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실화될 경우 전월대비 근원 CPI 상승률은 3개월 연속 0.3%을 유지하게 된다. 또 근원 CPI는 전년동월대비 4.1% 상승해 9월과 동일할 것으로 예측됐다.

물가 지표가 예상치를 밑돌아도 연준의 목표치인 2.0%를 여전히 상회하고 있기 때문에 연준의 관망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섣부른 승리 선언을 했다 물가가 다시 반등하는 위험에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시간대학이 집계한 소비자들의 1년 단기 기대 인플레이션은 4.4%로 전달의 4.2%에 올라 작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와 관련해 아나 웡을 비롯한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월간 근원 CPI 상승률이 최소 6개월 동안 0.2∼0.3% 범위로 유지될 때까지 연준은 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CPI 상승률은 여름에만 0.2%를 기록했고 그 이후엔 연속으로 0.3%을 보여왔는데 이는 연 2% 인플레이션보다 3%에 더 일치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투자자들은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 중지) 가능성에도 촉각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미 의회는 내년도 예산처리 시한이었던 지난 9월 30일을 앞두고 45일짜리 임시예산안을 가까스로 통과시켜 연방정부 셧다운 위기를 피했다. 당시 임시 예산안의 시한은 오는 17일이다. 의회는 17일 이전에 다시 예산안을 표결에 부쳐야 한다.

이런 가운데 3대 국제신용평가사 중 유일하게 미국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으로 유지하고 있는 무디스마저 지난 10일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로 유지하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무디스는 "미국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위험이 증가했고, 국가 고유의 신용 강점이 더는 이를 완전히 상쇄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경고했다. 또한 의회 내 정치 양극화가 지속되면서 채무 능력 약화를 늦추려는 후속 행정부의 재정 계획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위험을 높이고 있다는 점도 등급 강등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지난달 취임한 공화당 소속 강경 보수 성향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공화당)이 주도하는 하원이, 민주당이 주도하는 상원과 타협을 이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셧다운 위기가 또다시 고조되면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위험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번 주에는 미국 경제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비 관련 지표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10월 소매판매가 전달보다 0.1% 감소해 전달의 0.7% 증가에서 크게 둔화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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