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관련 1심 7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포함해 친이재명(친명)계의 ‘험지 출마’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비이재명(비명)계는 친명계 험지 출마를 공개 요구하고 나서 내년 총선을 5개월 앞두고 계파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명계 의원 일부는 이 대표의 총선 승리를 위해 험지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친명계는 비명계의 요구가 정치를 그만 두라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14일 비명계로 꼽히는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의 험지 출마를 재차 요구하며 출마 지역으로 이 대표의 고향인 ‘경북 안동’을 제안했다.
이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3선 의원 험지출마론 등도 기득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솔선을 보이라는 것 아니겠느냐"라며 "이 대표는 우리나라 정치에서 지금 가장 대표적인 기득권자 중에 한 명"이라고 꼽았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성남시장 두 번 했고, 경기도지사 했고, 다음에 국회의원 하고 있고, 대통령 후보다. 당대표까지 하고 있다. 이 정도의 기득권자가 어디 있느냐"고 부연했다.
3선인 이 의원은 자신 역시 기득권자라면서 "이 대표와 측근들이 먼저 (험지 출마를) 선택해 준다면 언제든지 당이 가라는 데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디가 험지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고향이 최적격이라고 생각한다. 안동"이라며 "이미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 위원장이시기도 한 임미애 경북도당 위원장도 안동 출마를 권유한 바 있다"고 답했다.
반면 대부분의 친명계는 이 대표와 친명계에 대한 험지 출마 요구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친명계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지난 9일 라디오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험지 출마는 낯선 데 가서 죽으라는 것"이라며 "국민의힘 혁신 위원회도 실질적으로 험지출마라는 결과는 못 만들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험지 출마라는 것은 사실상 정치를 그만두라는 소리"라며 "그것보다도 용퇴의 길을 열어주는 것이 정직한 말이지, 낯선 데 가지 죽으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비명계의 험지 출마 압박을 받고 있는 이 대표는 당내 인재위원회를 설치하며 직접 위원장을 맡겠다고 대응하고 나섰다. 인재 발굴·영입을 이 대표가 직접 지휘하며 당내 인재 발굴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당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친명계의 공천을 위한 포석이자 비명계를 축출하기 위함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종민 의원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식의 독임적 권한을 갖는 당 대표는 없다"며 이 대표의 행보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내년 총선이 역대 민주당의 공천 중 가장 불공정할 거라고 예측하며 "이 대표가 바뀌지 않으면 많은 의원들이 (탈당을 포함한) 다른 길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본격적인 총선 모드를 앞두고 민주당이 여당에 비해 인적 쇄신에서 밀리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는 당 지도부와 영남 중진, 대통령 측근 의원 등을 겨냥해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를 권고하는 등 전면적인 인적 쇄신에 힘을 쏟고 있다는 것이다.
친명계에 속하는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도 국민의힘보다 더 많은 다선 의원을 험지로 보내는 ‘내 살 깎기’를 시작해야 한다"며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앞장서야 한다"고 이 대표와 지도부의 험지 출마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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