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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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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 킬러 ‘등검은말벌’ 대량포획기술 개발 성공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15 15:30

도 산업 곤충연구소 개발 ‘유인용 조성물’ 특허출원 완료
시판품 대비 최대 20배 효과…‘꿀벌 실종’ 3대 원인 중 하나 해소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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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획한 검은말벌의 모습

충남도가 꿀벌 킬러로 불리며, 꿀벌 실종 사태 3대 원인 중 하나로 지목받고 있는 검은 말벌을 대량 포획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15일 도는 도 농업기술원 산업 곤충연구소 이종은 연구사를 비롯한 연구팀이 ‘등검은말벌 유인용 조성물’을 개발, 최근 특허출원을 마쳤다고 밝혔다.

말벌은 응애·진드기, 부저병과 함께 꿀벌 피해 3대 골칫거리 중 하나다. 특히 동남아시아나 중국 남부 일대 아열대 기후에서 서식하는 외래 해충인 등검은말벌은 2003년 부산에서 처음 발견된 후 전국으로 확산돼 양봉농가에 큰 손실을 입히고 있다.

당초 벌 전문가들은 등검은말벌이 우리나라의 추운 겨울 날씨를 견디지 못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여왕벌이 월동에 성공하며 우리나라 전역으로 확산, 2019년에는 생태계 교란종으로 지정됐다.

산업 곤충연구소가 비슷한 조건에서 포획해본 결과, 2020년 30∼40마리를 잡았다면, 2021년에는 200∼300마리, 지난해에는 500마리 이상으로, 등검은말벌 확산 속도는 매우 빠른 상황이다.

등검은말벌 먹이의 85% 이상은 꿀벌로, 이 말벌의 개체 수 증가는 꿀벌 봉군 세력 약화 등을 불러오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발생하고 있는 꿀벌 집단 붕괴 현상(CCD, Colony Collapse Disorder)의 원인 중 하나로 등검은말벌이 지목되기도 했다.

등검은말벌은 꿀벌을 잡아 단백질인 가슴근육 부위를 추려내 직접 섭취하거나, 여왕벌 및 애벌레에게 먹이로 제공하며, 등검은말벌 1마리가 하루 동안 사냥하는 꿀벌은 대략 10∼15마리 가량으로 파악되고 있다.

보통 꿀벌통 인근에서 정지비행을 하다 날아다니는 꿀벌을 낚아채는 방식으로 사냥을 하지만, 봉군 세력이 약한 경우에는 떼지어 벌통에 진입해 공격하며 초토화시키는 경우도 있다.이번 특허출원 대상은 일반 포획기 내에 넣는 말벌 유인물질이다.

한편 꿀벌은 전 세계 과채 수분의 70% 이상을 담당하고, 인간에게 연간 50조 원의 경제적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벌이 채밀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생태계 자체가 흔들린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도내 양봉농가는 2200호로 전국 2만 7580호의 7.9%, 사육 봉군 수는 24만 8000여 군으로 전국 약 269만 군의 9.2%로 조사됐다.


내포=에너지경제신문 박웅현 기자 ad082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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