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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플만큼 아팠다" 카카오 주가에 감도는 온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29 16:08

사법 리스크에도 불구 이달 33% 넘게 상승



김범수 직접 나선 쇄신 노력이 외국인·기관 끌어들여



올해~내년 매출 성장세...광고 회복, 자회사 성장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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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CI.


[에너지경제신문 성우창 기자] 카카오 주가가 11월 급등하며 ‘국민주’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린다. 이달 주요 임원의 구속, 카카오 법인 및 창업주의 기소 등 ‘사법 리스크’가 계속되는 모습이지만, 주가와 실적이 이미 바닥을 쳤다는 기대감이 투심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도 카카오의 ‘최악의 시기’가 지났다며 광고 매출 성장, 자회사 수익성 회복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카카오 주가는 전일 대비 600원(1.17%) 내린 5만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연초 대비 4% 가까이 하락했으나 이달 들어서만 33.60%나 급등한 수준이다. 이 상승폭은 월간 기준으로 지난 2021년 6월(32.52%) 이후 최대폭이다.

카카오와 관련된 사법 리스크가 커지고 있지만 주가는 오히려 상승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일 카카오 계열사 카카오모빌리티를 직접 겨냥해 "독점 횡포"라는 비판을 내놓은 날이다. 이후 카카오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수사가 본격화했고,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의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배재현 투자총괄대표가 구속되기도 했다. 이어 카카오 법인 및 김범수 창업자에게 대한 기소와 압수수색까지 이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기관 투자자들의 수급이 몰리며 카카오의 주가는 탄력을 받았다. 이달 들어 지난 28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카카오의 주식을 2891억원어치 팔아치웠지만, 반대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076억원, 189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연초부터 지난달까지 외국인·기관이 순매도세를 보였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에 힘입어 올해 최저치였던 3만7600원(11월 1일)에서 5만원선을 회복하는 데에는 불과 15거래일(11월 22일, 5만300원)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는 오랜 기간 내림세를 보인 카카오 주식의 저평가와 더불어 사법 리스크 이후 나타난 카카오 경영진의 자정 노력이 투심을 끌어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범수 창업자가 20여개월 만에 다시 경영 일선에 나서 비상경영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이 외국인·기관 투자자들의 ‘믿음’을 불러왔다는 분석이다.

최근 카카오에 대한 증권가의 평가도 호의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서 집계한 카카오의 연간 실적 전망치를 보면, 카카오의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15.50%, 내년 매출은 올해 대비 15.03% 증가할 것으로 집계됐다. 내년 영업이익도 올해 대비 28.99% 커져 다시금 ‘국민 성장주’로서의 면모를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각 증권사에서도 카카오의 ‘최악의 시기’는 지나갔다는 의견이 속속 나오고 있다. 카카오의 본업인 광고 업황이 내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며, 오픈채팅 광고 등 신규 상품 판매가 이뤄질 경우 톡비즈 부문의 추가적인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카카오 자회사들의 수익성 개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카카오페이의 금융 서비스 확대로 적자 규모가 축소될 전망이며,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활발한 해외 진출을 통해 이익 규모를 키우는 중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주력 타이틀 ‘오딘’의 매출이 떨어지고 있지만, 새로운 신작들이 출시될 경우 실적에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규제 및 사법 리스크가 남아있는 점은 부담"이라며 "그러나 바닥을 찍은 실적이 서서히 개선된다는 점을 고려해 매수 기회를 찾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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