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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실적 나오면 '공공의 적'...금융지주, 4분기 실적 변수 커졌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2.01 06:30

4대 금융지주, 올해 연간 순이익 16조원 추정



4분기 보수적 충당금 적립, ELS 판매중단 변수



NIM 하락, 예대금리차 축소...당국 '상생금융'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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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최근 정부가 시중은행의 이자수익을 거듭 비판하는 가운데 금융지주사들이 4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통상 기업들의 실적 호조는 주주환원 확대 측면에서 긍정적이나, 은행권의 경우 실적 증가가 곧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특히 은행권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고 있는데다 최근 홍콩 H지수 하락에 따른 원금손실 우려로 주가연계증권(ELS) 판매를 속속 중단하면서 실적에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 신한, 하나, 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는 올해 연간 지배주주순이익 총 16조295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작년(15조7312억원) 대비 3.58% 증가한 수치다. 회사별로 보면 KB금융은 올해 연간 지배주주순이익 5조504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신한지주 4조6500억원, 하나금융지주 3조7045억원, 우리금융지주 2조8903억원 순이다.

4대 금융지주는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13조6049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는데, 4분기에는 순이익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통상 4분기는 보수적인 미래경기전망 등을 반영한 추가 충당금 적립 등으로 실적이 둔화되는데, 올해는 이러한 기조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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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지주 순이익 추정치.


특히나 현재 은행권은 정부의 상생금융 압박에 따른 자금 지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 금융감독원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상생금융 활성화와 관련 제도개선을 추진하는 상생금융팀을 신설하기로 했다. 나아가 은행권은 이번주부터 매주 은행연합회, 금융위원회, 금감원과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자영업자, 소상공인 이자부담 경감을 포함한 상생금융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은행권 입장에서는 당장의 실적 개선보다 상생금융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5대 시중은행이 홍콩 H지수 연계 파생결합증권(ELS) 판매를 모두 중단하기로 한 것도 실적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홍콩 H지수 하락으로 관련 연계 상품의 원금 손실 우려가 불거지면서 5대 은행은 현재 주가연계펀드(ELF), 주가연계신탁(ELT) 상품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우수한 실적을 내면 여론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4분기 실적을 낙관하는 분위기는 아니다"며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ELS 판매 중단 등도 모두 금융사 실적에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실제 은행권의 순이자마진(NIM)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NIM은 올해 1분기 1.68%에서 2분기 1.67%, 3분기 1.63%로 하락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4대 은행의 정책서민금융을 제외한 가계예대금리차 평균은 10월 0.72%로 전월(0.78%) 대비 0.06%포인트(p) 낮아졌다. 해당 수치는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대출금리에서 저축성수신금리를 제외한 값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지난해부터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적립하고 있는데다 각종 수익성 지표도 악화되고 있다"며 "다만 예상보다 실적이 좋게 나올 경우 보다 상생금융에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ys106@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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