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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출산’ 韓 경제 위협···재계 해법마련 본격 나선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2.05 15:16

2050년 韓 성장률 0% 이하 우려

삼성·SK·현대차 등 지원책 활발



‘저출산·육아지원’ TF 구성

자동육아휴직제도 등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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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분기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7명으로 3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산부인과 신생아실이 텅텅 비어 있다.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합계출산율이 0.7명으로 떨어지는 등 ‘초저출산’에 대한 위기감이 조성되면서 재계도 본격적으로 행동에 나섰다. 기존 복지 차원에서 제공하던 출산장려 정책을 대규모로 확대하고 해법 마련을 위해 노사가 힘을 모으는 등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한국 경제가 회복 할 수 없는 어려움에 빠진다는 위기감이 고조된 데 따른 것이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육아휴직 기간은 1년에서 2년으로 늘리는 등 다양한 출산 장려 정책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는 남성의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대상·기간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난임 휴직 직원에게는 의료비도 일부 지원한다.

삼성이 작년부터 시행한 ‘육아휴직 리보딩 프로그램’도 직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고 전해진다. 직원이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할 때 부서장 또는 조직이 바뀌거나 동일 업무를 5년 이상 수행한 경우 본인 희망에 따라 기존 경력과 연관성이 있는 업무나 부서에 우선 배치하는 게 골자다.

SK그룹도 정부의 출산 지원 정책에 보조를 맞춰나가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난임 치료와 시술을 위한 휴가를 기존 3일에서 5일로 늘리고 관련 의료비도 일부 지원하고 있다. 5일의 휴가기간 역시 전부 유급으로 지원한다. 또 출산 자녀 수에 따라 첫째는 30만원, 둘째는 50만원, 셋째 이상은 100만원 등 격려금을 지원한다. 초등학교 입학 자녀를 둔 직원에게는 3개월간의 돌봄 휴직도 준다.

SK이노베이션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를 통해 9세 이하 자녀 1명당 최대 1년간 하루 4시간만 근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SK텔레콤은 임신·출산 관련 휴가는 ‘셀프 승인’을 할 수 있도록 조직문화를 개선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7월 저출산·육아지원 전담팀(TFT)을 국내 기업 최초로 구성해 눈길을 끌었다. 국내 저출산 문제에 대한 심각성에 공감하고 대책을 마련하고자 현대차 노사가 함께 뜻을 모은 것이다. TFT는 저출산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노사 차원의 방안을 찾고 직원 생애주기(결혼-임신-출산-육아-취학)에 기반한 종합 지원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9월 임단협 합의안을 마련하면서도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 난임 유급 휴가를 기존 3일에서 5일(유급)로 확대했으며 난임 시술비(시술 1회당 실비 100만원)도 무제한 지원하기로 했다.

아울러 출산축하금을 대폭 확대해 첫째 300만원, 둘째 400만원, 셋째 이상 5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엄마·아빠 바우처’ 제도도 신설해 직원 자녀가 첫돌을 맞으면 첫째 50만원, 둘째 100만원, 셋째 이상 150만원을 지급한다. 유아 교육비도 만 4~5세 2년간 240만원 주기로 했다.

LG그룹 역시 육아휴직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확대하고 입학예정 자녀를 둔 직원에게 가전제품을 선물하는 등 출산복지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LG전자는 난임치료 휴가 3일 모두 유급 휴가로 변경했다. 실제 난임 휴가를 사용하는 직원 수는 2020년 30여명에서 2021년 40여명, 작년 60여명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롯데그룹은 남성 직원에게 육아휴직을 의무로 가게 해 재계 이목을 잡았다. 특히 경제적 이유로 휴직을 꺼리지 않도록 첫 달에는 통상임금과 정부 지원금의 차액을 회사가 전액 지급하는 ‘통큰 지원’을 결정했다. 출산한 여성은 상사의 결재 없이도 휴직할 수 있는 자동 휴직제도를 운영 중이기도 하다.

이밖에 롯데그룹 계열사는 난임 치료를 위한 휴가와 시술비를 지원한다. 롯데면세점은 이 같은 노력을 인정 받아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역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2023년 여가친화인증’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포스코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직원을 대상으로 전일(8시간)이나 반일(4시간) 재택근무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HD현대는 유치원 교육비를 자녀 1인당 연 600만원, 총 1800만원까지 제공한다. 신세계그룹과 CJ그룹 등은 난임 휴직제도 등을 운영 중이다.

재계가 이 같이 바쁘게 움직이는 것은 출산율 감소가 국가 경제 기반을 흔드는 가장 큰 위협요소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0.7명으로 집계됐다. 3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다. 연말로 갈수록 출생아가 줄어드는 흐름을 감안하면 4분기 0.6명대로 떨어질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은 지난 3일 ‘초저출산 및 초고령사회:극단적 인구구조의 원인·영향·대책’ 보고서를 통해 현재 우리나라 출산율을 끌어올리지 못할 경우 2050년께 성장률이 0% 이하로 추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2070년께는 총인구가 4000만명을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원은 현재 추세라면 한국은 2025년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20.3%인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고 예상했다. 2046년에는 일본을 넘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고령인구 비중이 가장 큰 나라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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