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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해진 지배구조, 신사업 강화...임종룡 회장 '2기 체제' 개막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2.12 05:53

내년 공격 영업 및 증권사 M&A 예고

전략부문 산하 사업포트폴리오부 배치

빠르고 강한 조직 방점

'취임 2년차' 기업가치 제고 방안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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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지주는 전략 수립, 자회사는 영업 주력'이라는 경영기조 아래 조직개편과 인사를 일찌감치 마무리했다.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조직개편을 끝낸 곳은 우리금융지주가 유일하다. 

이번 조직개편은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 인수합병(M&A)을 포함한 미래 사업과 고객에 대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임 회장의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 회장은 내년 지주사 회장 취임 2년차인 만큼 증권사, 보험사 인수합병(M&A)에 드라이브를 거는 한편 우리금융지주의 근본적인 반등을 위한 성장 전략들을 본격 가동할 것으로 기대된다.


◇ 내년 비은행 M&A 본격화...사업포트폴리오부 '핵심 브레인' 역할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을 포함한 우리금융지주의 이번 조직개편은 크게 신사업 기회 발굴, 핵심사업 집중, 이사회 독립성 강화로 요약된다. 특히 임 회장이 올해 3월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한 ‘지주는 전략 수립, 자회사는 영업 중심’이라는 방향성을 더욱 명확히 한 점에 눈에 띈다.

그룹 M&A를 담당하는 사업포트폴리오부를 전략부문으로 옮기고, 그룹의 시너지를 담당하는 시너지사업부는 성장지원부문(구 미래사업추진부문)으로 배치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중 사업포트폴리오부는 재임 기간 임 회장의 가장 큰 숙원인 증권사, 보험사 M&A의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미래금융부와 디지털혁신부의 일부 기능을 재편한 미래혁신부는 디지털혁신부문으로 옮겨 IT, 디지털을 포함한 미래 금융을 선도하기 위한 토대를 다졌다. 디지털혁신부문 산하에는 미래혁신부, 금융테크부, ICT기획부 등 3개 부서가 설치됐다. 이는 우리금융지주의 시너지 창출을 포함한 주요 전략들이 우리은행을 포함한 자회사들의 영업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조직을 슬림하고 탄탄하게 정비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임종룡 회장은 이번 조직개편에 앞서 임직원들에게 "자회사들이 영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주사는 시너지 창출, 전략 수립 등에 집중해야 한다"며 "지주는 자회사들을 최대한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 임종룡 회장, 지배구조 손질 계속...CEO 견제 및 감시 기능 강화한다


우리금융

▲우리금융지주, 우리은행.


임 회장은 경영승계 프로그램으로 대표되는 지배구조 개선에도 힘을 쏟았다. 임 회장 취임과 동시에 발족한 기업문화혁신TF는 기업문화리더십센터로 확대됐다. TF는 그룹의 경영진 후보군 육성 프로그램을 전담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기존 전략부문 소속이었던 이사회사무국은 이사회 직속 조직으로 분리해 독립성을 강화했다. 이사회사무국은 회사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도록 교육, 지원 등의 역할을 담당한다. 이사회사무국을 분리한 것은 이사회 본연의 역할인 CEO 견제와 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그룹의 지배구조를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임 회장의 의지로 해석된다.

우리금융지주 내 맏형인 우리은행은 영업진용을 재정비하고, 신사업을 확대하는데 중점을 뒀다. 임 회장은 우리금융의 기업금융 명가 재건에 힘을 쏟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사업시너지가 높은 그룹들로 각 부문을 재편해 유기적인 협업을 도모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판단이다.

국내영업부문은 개인그룹, 자산관리그룹, 기관그룹, 부동산금융그룹으로 재편하고, 기업투자금융부문 산하에는 CIB그룹, 중소기업그룹, 글로벌그룹을 뒀다. 나아가 기업그룹과 IB그룹은 CIB그룹으로 통합해 기업금융, 투자금융, 해외투자업무의 집중도를 높이고자 했다.

특히 신사업제휴추진부, 중견기업 맞춤형 금융지원 전담조직, 미래고객(8~20세) 대상 전담조직을 새로 꾸려 우리은행을 비롯한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도 힘을 실었다. 기업금융 경쟁력뿐만 아니라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발맞춰 타 업종과 제휴를 강화하고,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다. 우리금융 측은 "금융과 비금융 간에 융합, 금융혁신기술 등 최근 화두로 떠오르는 미래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도입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임 회장의 선제적인 조직개편은 내년 우리금융지주가 다른 지주사 대비 한층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하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취임 첫 해인 2023년이 그룹의 현황을 충분히 파악하고, 임 회장의 경영전략들을 수립하는 시간이었다면, 내년부터는 우리금융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방안들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신우석 베인앤컴퍼니 파트너는 "올해는 향후 그룹 경영 방향 정립을 위해 내부 현황을 심층 파악하는 한편, 시급한 문제로 지적돼 온 기업문화 혁신을 적극 추진하는 시간이었을 것"이라며 "(임 회장이) 리딩금융그룹 재건에 대한 강력한 의지 및 검증된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내년부터 우리금융의 성과 창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ys106@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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