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 조감도. 용인시 |
정부는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건설로 650조원 생산 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인프라·투자 환경 조성, 반도체 생태계 강화, 초격차 기술 및 인재 확보 등을 발 벗고 지원한다.
정부는 15일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을 주제로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세계 최대·최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방안’을 발표했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평택, 화성, 용인, 이천, 안성, 성남 판교, 수원 등 경기 남부에 밀집된 반도체 기업과 기관을 한 데 아우르는 개념으로, 이미 지난해 발표됐다.
정부는 이번 민생 토론회를 계기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의 모습을 한층 구체화했다.
현재 19개의 생산 팹과 2개 연구 팹이 가동 중인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에는 올해부터 2047년까지 622조원의 민간 투자가 이뤄져 연구팹 3개를 포함해 모두 16개 팹이 새롭게 들어서게 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용인 남사와 용인 원삼에 신규 조성 중인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와 메모리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액이 360조원, 122조원으로 가장 많다. 또 삼성전자는 고덕 반도체 캠퍼스 증설에 120조원을, 기흥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 단지 증설에 20조원을 추가 투자한다.
전체 민간 투자액 622조원 가운데 삼성전자가 500조원을 책임지는 셈이다.
총 면적만 여의도의 7배인 2천100만㎡에 달하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2030년이면 월 770만장의 웨이퍼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다.
정부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포함한 최첨단 메모리와 2나노미터(㎚) 이하 공정 시스템 반도체를 생산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생산 기지가 조성되도록 민간 투자를 집중 지원할 방침이다.
정부는 메가 클러스터 내 팹 건설과 운영으로 장비·원료 생산 확대, 인프라 건설 확대, 반도체 전문 인력 고용 확대 등으로 총 364만명의 직간접 일자리가 만들어져 민생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글로벌 반도체 주도권 확보 경쟁이 민관이 가세한 각국 클러스터 간 대항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진단, △인프라·투자 환경 △생태계 △초격차 기술 △인재를 4대 중점 과제로 삼아 정부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지원 사격’에 나서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인프라 지원 및 투자 환경 조성 차원에서 대규모 전력과 용수를 적기에 차질없이 공급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로 팹을 건설하는 용인 클러스터 한곳만 수도권 전체 전력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10기가와트(GW)의 전력 수요가 예상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용인 반도체 산단 내 3GW급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를 건설해 전기를 먼저 넣고, 나머지 7GW의 전력은 송전망 확충을 통해 호남권의 태양광발전소와 동해안 원전에서 생산된 전기를 끌어와 공급하기로 했다.
또 팔당댐의 잔여 용수에 화천댐 발전 용수까지 더해 추가로 필요한 용수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확정했다.
정부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건설에서 전력과 용수의 적기 공급이 관건인 만큼 인허가 타임아웃제를 비롯한 신속 처리 절차를 총동원해 투자 지연이 일어나지 않게 관리할 방침이다.
아울러 작년 반도체 투자세액공제를 25%까지 확대한 데 이어 인센티브 확충과 킬러 규제 혁파로 투자 환경을 지속 개선할 예정이다. 올해 반도체 분야 정부 지원 예산도 1조 3000억원으로 작년의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반도체 생태계 강화 차원에서는 소부장 경쟁력 강화와 상대적으로 취약한 팹리스 육성이 추진된다.
현재 30% 수준인 소부장 자립률을 2030년까지 50% 수준으로 높이고, 현재 4개에 그치는 매출 1조원 이상 소부장 기업을 10개로 늘린다.
아울러 향후 3년간 24조원 규모의 대출·보증을 우대 지원하는 ‘반도체 생태계 도약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등 팹리스 산업을 키워 글로벌 50대 기업 중 10개를 한국 기업으로 채운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반도체 초격차 기술 확보 차원에서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에 속한 판교, 수원, 평택을 중심으로 연구개발과 교육 거점을 구축하고, 국내외 반도체 연구 인프라와 협력 체계를 세운다. 평택에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평택 캠퍼스와 KAIST 차세대 설계 연구센터, 소자 연구센터를 건설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미래 반도체 산업을 뒷받침할 인재 양성과 해외 인재 유치에도 주력한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수출 1위 산업인 반도체 경기 회복을 맞아 금년 수출 1200억달러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메가 클러스터 조기 완성으로 세계 최고 경쟁력을 확보하고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해 민생을 따뜻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반도체는 우리 경제 버팀목"이라며 "메가 클러스터가 성공적으로 구축될 수 있도록 초격차 기술과 우수 전문 인력 확보를 통해 국가 간 반도체 경쟁에서 확실하게 앞서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jj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