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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군, 무형문화재 은산별신제 “국고보조금 배임·횡령” 논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1.18 17:12

‘10년간 개인용도 전용’···‘오랜 관행일 뿐’

부여=에너지경제신문 박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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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산별신제 행사 외에 사용한 수시 입출금 거래 내용

지난 1966년 중요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부여군 무형문화재 은산별신제 행사에 사용할 국고보조금이 십 수년간 개인용도로 전용됐다는 폭로가 나왔다.

18일 군에 따르면, 지난 10일 은산 별신 보존회 회원들은 일부 운영 임원들이 보조금 관련 통장을 이용해 공금을 횡령한 정황이 있다며 조사해 달라는 민원을 접수했고, 이에 따른 후속 조치를 진행 중이라 밝혔다.

주요 내용에 따르면, 은산별신제 보존회 임원들은 행사 후 보조금 집행비 지급 시 필요하다며 회원들의 통장을 요구하고 이를 제출받아 그중 행사비 일부만 본인에 송금한 후 나머지 금액은 여러 차례 수시로 나뉘어 입출금을 하면서 다른 용도로 사용한 정황이 포착됐다.

또한 이번에 제출된 통장 사본 5년간의 입출금 내역을 살펴보면, 정작 통장의 주인은 전혀 인지하지 못한 가운데 수십에서 수백만 원이 입금된 후 알 수 없는 곳으로 계좌이체 또는 현금으로 출금된 수년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러나 집행부는 이의를 제기하는 회원들에게 자금의 전용을 인정하면서도 사과는커녕 ‘지금까지 십 수년간 관행적으로 이어져 왔다’라는 황당한 답변으로 일관함으로써 경악을 금치 못할 지경이다.

더욱이 전 회장과 사무국장은 자신들의 부조리를 감추고 회원들의 부정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자진 사퇴를 했지만, 이는 보여주기식 형식에 불과할 뿐 실제로는 대전 지역에 거주하는 또 다른 인물을 사무국장에 임명하는 등 보존회를 다시 장악하려 시도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은산별신제는 민간 토속신앙을 바탕으로 백제 부흥군의 넋을 위로하는 제사 행사며, 지역의 대표적 마을 축제로 매년 3월에서 4월에 개최돼왔다. 하지만 올해는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재 군은 제기된 관련 민원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된 상태로 모든 해당 자료를 경찰에 넘기고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라 밝혔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이같이 만연한 모럴헤저드의 근절을 위해 국고보조금 체계의 전면 재정비를 천명한 바 있지만, 솜방망이식 미온적 처벌에 실질적 개선은 요원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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