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
[에너지경제신문 성우창 기자] 최근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이 현실화했는데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시세·거래량은 하락세를 타고 있다. 이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거래량도 전반적으로 급감, 연초부터 올해 실적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24일 가상자산정보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업비트 내 전체 코인 거래량은 이날(오전 3시 50분 기준) 약 23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가장 거래량이 많았던 12일(81억달러), 4일(72억달러)에 비해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다른 거래소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점유율 2위 빗썸은 지난 8일 52억달러로 고점을 찍은 후 현재 12억달러대로 줄었다. 코인원, 코빗, 고팍스도 비슷한 시기 각각 2억달러, 2400만달러, 9000만달러까지 늘어났다가 다시 급감했다.
거래량이 정점을 찍었던 1월 초~중순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기대감이 한창 올라왔던 시기이거나 상장 소식이 들린 시기였다. 이후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라는 재료가 소화됐다고 판단, 매수세가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초기 비트코인 현물 ETF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의 GBTC가 상장 후 8거래일 동안 37억달러가량 환매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GBTC가 ETF화되기 전 신탁형 상품인 시절에는 비트코인에 비해 할인돼 거래됐는데, 전환 후 할인율이 사라져 대량의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져 나왔다는 분석이다.
이 영향으로 6200만원선을 노리던 비트코인 시세 역시 하락세가 거듭돼 현재 5300만원선까지 내려온 상황이다. 한편으로는 미국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 소멸, 지정학적 리스크 등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저하된 것도 거래량 감소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원화마켓 거래소는 사정이 낫다는 말도 나온다. 원화마켓으로 승인받지 못한 코인마켓 거래소의 경우 ‘줄폐업’ 위기감이 더욱 커졌다. 안 그래도 원화마켓에 비해 투자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져 거래량이 부족했는데, 기대했던 이벤트에 의한 호재 효과도 미미해 수익 개선 기대감이 더욱 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닥 등 스테이킹 서비스를 주력으로 삼은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 코인마켓 거래소의 경우 거래량이 미미하거나 사실상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A사의 경우 이날 오후 기준 이더리움·비트코인 24시간 거래대금이 한화로 25만원 수준에 불과했다. 작년 하반기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발표한 ‘2023년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에서도 코인마켓 거래소 21곳 중 10곳은 거래 수수료 매출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코인마켓이 원화마켓 시장으로 진입하지 못하는 시점에서 폐업은 사실상 시간 문제라고 본다"며 "다른 원화마켓 거래소들의 경우 시장 상황 자체가 작년보다는 훨씬 나아진 만큼 현재 추구하고 있는 경영전략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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