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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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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한국상품 역직구로 정부 규제·反정서 ‘정면돌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3.17 17:00

가품·소비자피해 정부 단속강화·부정여론에 발빠른 대응

한국지사 글로벌오픈마켓 추진…국내 우수제품 수출중개

물류센터 인프라 확대 1조4천억대 공격적 투자 계획 제시

2월 이용자 규모 818만명 2위…“쿠팡·네이버와 빅3 예상”

레이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가 지난해 12월 6일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적재산권 보호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서예온 기자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공략중인 중국 초저가 온라인몰 대표주자인 알리익스프레스(알리)가 최근 정부의 가품 방지 등 '中온라인몰 집중단속' 조치에 재빠르게 한국 제품의 해외진출을 돕는 '역직구' 카드로 대응하며 '반(反)중국' 또는 '반(反)알리' 정서 잠재우기에 나섰다.


지난해부터 한국시장 진출을 서두르는 과정에서 불거진 가품(짝퉁) 논란, 소비자 보호장치 미흡에 따른 반감과 동시에 국내시장에서 빠른 성장세에 긴장한 국내 이커머스업계의 견제 등으로 형성된 '반 알리 정서'에 정면돌파하겠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 알리 “한국기업 입점·해외진출 지원 등 상생에 집중"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알리 한국지사는 최근 '글로벌 오픈마켓' 사업을 위한 채용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글로벌 오픈마켓은 일종의 역직구 플랫폼으로 한국의 중소기업 및 소상공업자에 해외에서 물건을 팔 수 있도록 중개하는 서비스이다.


알리는 더 많은 판매사를 유치하기 위해 한국상품 전문관 '케이베뉴(K-베뉴)'처럼 입점·판매수수료를 한시적으로 면제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업계는 알리의 글로벌 오픈마켓 전략이 우수한 상품·브랜드를 보유한 국내 중소 판매사를 알리 플랫폼으로 적극 유입시킬 것으로 전망한다. 해외시장 판매 지원을 유인책으로 활용해 케이베뉴 상품군을 빠르게 확대해 나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알리 관계자도 “한국 셀러들의 해외 진출을 돕거나, 한국 셀러들이 케이베뉴에 입점해 같이 할 수 있는 걸 만드는 등 한국 셀러들을 지원하고 상생하는 것에 앞으로 포커스를 맞출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업계는 알리가 역직구를 키우는 배경에는 국내시장에서의 성장세 한계와 '반알리 정서' 대응이 크게 자리잡고 있다고 본다.


먼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는 쿠팡을 포함한 대부분의 이커머스기업들이 이미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새벽배송과 익일배송 등 다양한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알리가 연내 물류센터를 설치하더라도 기존 국내 이커머스기업들을 넘어서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발휘하기가 어렵다는 게 국내 전문가들의 진단인 만큼 당분간 한국에 물류센터 등 서비스 인프라 확충과 투자에 집중해 지속성장 기반을 다지겠다는 전략으로 받아들여진다.


또한, 정부가 최근 중국 온라인몰의 불법 마케팅을 집중단속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국내 셀러들의 해외수출을 돕는 역직구 사업 확대로 우회해 알리의 국내 활동에 부정적인 여론을 호전 또는 불식시키겠다는 기업 이미지 개선 병행전략으로 읽힌다.


이커머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중소기업 상품을 수출하는 역직구를 한다고 하면 우리 정부도 발벗고 나서지 않겠냐"고 반문하며 “투자를 많이 해서 한국 중소기업들한테 중국 진출의 길을 확 열어드릴 테니까 예쁘게 봐달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 “한국에 투자 늘리고, 중국으로 수출 도우니 '예쁘게 봐 달라'는 제스처"


유통업계가 최근 들어 알리의 행보에 더욱 주목하는 것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알리의 빠른 성장세 때문이다.


알리는 저렴한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올해도 이용자 수를 크게 늘리고 있다. 실제로 앱시장 분석업체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2월 알리의 이용자 수는 818만명으로 쿠팡(3010만명)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또다른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테무의 이용자 수도 581만명으로 11번가(736만명)에 이어 4위에 올랐다.


특히, 최근 우리 정부의 해외 온라인몰 규제 조치가 나오자 알리는 물류센터 설립 등을 포함해 3년간 11억달러(약 1조4471억원) 규모의 한국 투자 계획을 제시한 것으로 드러나 오히려 한국공략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같은 알리의 한국시장 공들이기 움직임에 향후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알리가 쿠팡과 네이버에 이은 사업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 유통학회장 출신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알리는 미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글로벌 노하우를 가지고 있고, 한국과는 지리적 거리도 가까운 천혜환경을 가지고 있다"며 “앞으로 알리가 쿠팡·네이버와 더불어 '한국(이커머스)의 빅3'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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