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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니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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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3억↑’ 서울 아파트 전셋값…“내려갈 기미가 안 보인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5.09 15:36

서울 아파트 전세 수요 급증하는데 매물은 '뚝'

하반기 대단지 입주에도 전세가격에 영향 無

전문가 “향후 몇 년간 전세가격 상승세 이어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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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전경. 김다니엘 기자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세사기 등에 따른 수요 급증과 물량 부족 등 구조적인 요인에 따라 빚어진 현상으로 전문가들은 당분간 오름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끝 모르고 오르는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첫째 주(지난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09% 오르며 51주 연속 상승곡선을 이어갔다.


이처럼 계속된 전셋값 상승세는 수요는 급증한 반면 공급은 줄어들면서 빚어진 일로 분석된다. 우선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 기피 현상이 심화되면서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급증했다. 반대로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은 약 1년 4개월 만에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물량은 2만9732건에 그쳐 지난해 1월 중순(5만5381건) 대비 46.4%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신규 입주 물량도 지속적인 감소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R114는 지난해 3만2879가구였던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이 올해 2만3483가구, 2025년 2만3476가구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고금리, 부동산 장기 침체 등으로 주택 수요자들이 매매보다는 임대에 머물려는 경향이 강해진 것과 기존 전세 입주자들이 전셋값 상승에 이사 대신 계약 갱신을 택하는 추세에 따라 아예 매물 자체가 출어든 탓도 있다.




이에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예컨대 영등포구 영등포동 '당산푸르지오' 137㎡는 지난해 3월 평균 6억원 초중반대에 거래됐지만, 올해 3월 9억원에 다수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1년 새 가격이 2억5000만원가량 급등했다. 지난해 4월 9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했던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또한 지난 7일 12억원에 거래되면서 약 1년 사이 2억5000만원 상승했다.


◇ 전세가격 하락 징조 없다

일각에선 올 하반기 서울 최대 물량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총 1만2032가구) 등 대단지 입주가 시작됨에 따라 전세가격이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장기간 오름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한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18년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총 9510가구) 입주 시에도 전세물량이 한꺼번에 나오며 가격이 하락했지만 이러한 현상은 일부 지역에만 영향을 끼쳤으며 얼마 지속되지 못했다"며 “올림픽파크 포레온 또한 강동구 및 송파구 전세가격을 안정시킬 수는 있겠지만 서울 전체에 영향을 끼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마땅한 정부의 대책도 없는 형편이다. 정부는 전세시장 안정화를 위해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2020년부터 시행했다. 하지만 올해로 시행 만 4년을 앞둔 이 법안들은 정부의 의도와는 다르게 전세가격 상승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4년동안 인상률이 제한된다는 불안감에 집주인들이 전세가격을 최대한 올리는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부작용을 이유로 법의 개정을 논의 중이지만, 여소야대 국면에서는 쉽지 않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만약 금리가 대폭 상승해 수요자들이 부담을 느끼면 아파트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거나 빌라로 이사를 가며 수요가 줄겠지만 실질적으로 대출금리는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다"며 “입주물량 또한 향후 5년까지는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기조를 이어간다면 향후 몇 년간 전세가격 상승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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