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18일(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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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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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클라이밋그룹 “韓, 재생에너지 규모경제 실현 시 가격 폭락 가능…정책 지원 늘려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5.21 13:50

RE100 주관 국제단체, 서울서 재생에너지 포럼 개최

“한국 전력시장 화석연료 우선…공정하고 투명한 구조 만들어야”

“RE100 빠르게 이행시 국제 사회서 엄청난 경제적 이점 있어”

헬렌 클락슨 더클라이밋그룹 대표

▲더클라이밋그룹이 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 '2024 아시아 재생에너지 성장 포럼'을 열고 있다. 사진= 이원희 기자

“한국은 전 세계 다른 나라처럼 재생에너지가 아직 규모의 경제에 도달하지 못해 중국, 영국, 미국처럼 저렴한 재생에너지 전력가격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재생에너지를 기가와트(GW) 규모로 투자한다면 전 세계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에서도 재생에너지 전력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


21일 샘 키민스 '더클라이밋그룹' 에너지 담당 이사는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한국의 비싼 재생에너지 전력가격을 해결할 방안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정책 지원을 적극 펼쳐, 재생에너지를 일정 규모 이상 늘려야 재생에너지 전력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한국에서 비싼 재생에너지 전력가격이 RE100(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 달성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꼽힌다.


키민스 이사는 인터뷰에서 재생에너지 지원 정책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이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같이 글로벌 탄소 규제에 대응해 RE100을 빠르게 실천한다면 엄청난 경제적 이점을 가져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 전력시장은 화석연료를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의 전력시장 구조는 개편 중에 있지만 여전히 낡고 중앙집중화된 화석연료 시스템을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저렴하고 깨끗한 재생에너지보다 낡은 화석연료를 우선시하고 있다"며 “화석연료와 비교해 재생에너지 전력생산의 실제 비용을 반영하는 공정하고 투명한 전력시장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중요한 건 일단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이 일정 규모에 도달하면 재생에너지 전력가격이 저렴해진다는 것"이라며 “한국에서도 재생에너지 전력가격이 폭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키민스 이사는 RE100 달성을 위해 전력시장의 유연성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전력시장에서 유연성을 높이는 건 전력가격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이다. 시장에서 더 많은 경쟁을 허용해 발전원을 다양화할 수 있다"며 “에너지저장시스템(ESS) 가상발전소(VPP) 등 유연한 자원을 활용하는 것이 재생에너지를 계통에서 빠르게 늘리는 데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한국에서 추진 중인 CF100(사용전력의 100%를 무탄소에너지로 조달)은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CF100은 RE100에 원자력 발전과 수소발전 등을 추가한 개념이다.


그는 “원자력이 한국에서 발전용량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원전은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이 아니다"며 “보조금을 받지 않는 원전에서 생산한 전력은 태양광과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보다 더 비싸다. 우리는 한국 정부가 태양광, 풍력과 같은 재생에너지에 우호적인 정책을 마련하도록 장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키민스 이사는 RE100과 CBAM이 한국 경제에 리스크(위험)라기보다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전 세계 6번째 철강 생산국이다. 한국 제조 기업은 유럽연합의 CBAM 등으로 나타난 규제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제품 생산과정에서 탄소를 줄이는 방법을 모색하지 않는다면 엄청난 시장 점유율을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RE100과 CBAM이 한국과 같은 국가에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길을 제시하는 것이라 본다"며 “재생에너지와 저탄소 제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사회는 엄청난 경제적 이점이 있다. 탄소규제에 대응하지 못하는 국가와 기업은 소외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RE100으로 혜택을 얻기 아직 늦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부족하다. 신속한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글로벌 RE100 캠페인을 주관하는 비영리단체인 더클라이밋그룹은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2024 아시아 재생에너지 성장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더클라이밋그룹은 정부가 재생에너지 전력가격이 떨어지길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어서는 안되며, 오히려 선제적으로 나서야한다고 제안했다.


헬렌 클락슨 더클라이밋그룹 대표는 포럼 개최 전날인 20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만나 재생에너지 정책 현황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더클라이밋그룹은 산업부에 재생에너지 지원 정책을 더 확대해야 한다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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