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Energy&Enviro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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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재생에너지 확대, 유연한 발전원 없이는 불가능하다

재생에너지 확대, 유연한 발전원 없이는 불가능하다

최근 정부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누적 설비용량을 100GW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질문은 외면하고 있다. 재생에너지를 늘리기만 하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가. 답은 명백히 '아니오'다. 재생에너지는 태생적으로 '간헐성'이라는 치명적 약점을 안고 있다. 태양광은 해가 뜨지 않으면 한 와트도 생산하지 못하고, 풍력은 바람이 불지 않으면 거대한 철 덩어리에 불..

[EE칼럼] 재생에너지는 세계 전력의 새로운 중심축

재생에너지는 세계 전력의 새로운 중심축

2025년은 인류의 에너지 전환 역사에 분수령으로 기록될 것이다. 세계적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가 '2025년 올해의 혁신상(Breakthrough of the Year)'에 재생에너지의 폭발적 성장을 선정한 것은 이를 상징한다. 올해의 혁신상은 사이언스에서 매년 수여하는 가장 중요한 과학적 발전을 인정하는 상으로, 단백질 구조 해석이나 중력파 검출 같은 순수 과학적 발견이 주를 이루던 예년과 달리 산업적·사회경제적 현상을 꼽은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특히 2025년 화두였던 인공지능(AI)이 아닌 태양광과 풍력 같은...

이슈&인사이트

[Issue&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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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트] 다문화 가정 장애아동을 위한 사회적 관심과 노력 필요

다문화 가정 장애아동을 위한 사회적 관심과 노력 필요

우리나라는 세계화라는 큰 물결에 따라 다문화사회로 변화되고 있다. 다문화 가정의 학생 수는 전체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최근 5년간 매년 1만 명 이상 증가하고 있고, 이와 맞물려 이들의 교육 수요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2018년 교육부에서 발행한 '특수교육통계'에 따르면 다문화 가정의 장애아동 비율은 13.3%였고, 이들 중 특수교육에 배치된 학생은 총 75,187명으로 특수교육대상자의 약 9%였다. 다문화 가정의 장애아동 중에서 특수교육대상자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교육 분야에서도 다문화 가정 장애 학생의 교육권에...

[이슈&인사이트] 트럼프, ‘돈 독트린’에 이어 ‘돈로 독트린’

트럼프, ‘돈 독트린’에 이어 ‘돈로 독트린’

미국이 특수 군부대를 동원하여 한밤중에 베네주엘라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강제로 납치한 데 이어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자국령으로 삼으려는 야욕을 노골화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그린란드 병합 시도에 맞서 병력을 배치한 영국, 프랑스 등 유럽 8개국에 내달부터 10%의 대미 관세를 부과하는 초강수를 뒀고, 유럽 정상들은 “관세 위협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거세게 반발하며 맞대응을 예고했다. 이러한 트럼프의 막무가내식 외교정책 행태를 '돈로 독트린'이라고 하는데, 뉴욕포스트가 도널드(Donald)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의 앞 글자..

데스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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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K-스타트업 성공신화의 전제조건

“스타트업이 제2의 삼성, 제3의 현대차로 도약할 수 있을까?"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허황된 꿈처럼 들렸던 말이다. 우리나라가 저성장 국면에 들어선데다 자본·인재도 미국으로 빠져나가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성공신화'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IT공룡으로 도약한 네이버·카카오나 거액에 팔려 나간 우아한형제들 같은 일부 성공사례가 있었다. 다만, 이들에게 '삼성'이라는 이름을 견주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과거의 성장 방정식이 더는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막연한 인식도 성공신화 회의론을 부추겼다. 하지만, 새해 들어 국내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을 누비며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어 'k-스타트업 저평가'를 무색하게 만든다.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무대에서 한국 스트트업의 낭보가 전해졌다. 크로스허브, 스튜디오랩, 둠둠주식회사, 엘비에스테크, 망고슬래브, Nation A, Deep Fusion AI, CT5 등 국내 스트타업들이 '최고혁신상'을 꿰어찼다. 이들은 3D 모션 생성, 딥러닝 기반 안전 설루션, 표절 분석 등 다양한 기술로 세계무대에서 인정받았다. 최근엔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정부의 '국가대표 AI 프로젝트' 1차 평가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살아남은 3개 팀 중 유일한 스타트업이다. 업스테이지는 가성비 AI 플랫폼 서비스를 선보이며 '한국의 딥시크'라는 별명도 얻었다. K-스타트업들은 '글로벌 경쟁력'을 장착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리벨리온, 에스투더블유(S2W), 에어스메디컬 등은 딥테크 분야를 중심으로 세계 시장에서 일정 수준 성과도 내고 있다. '빅테크'라 불리는 구글과 아마존도 시작은 초라했다. 구글은 스탠퍼드대학교 차고에서 시작된 검색 알고리즘 프로젝트에 불과했다. 아마존은 온라인 서점으로 출발해 오랫동안 적자의 늪을 헤매야 했다. 그럼에도 당시 미국 사회가 이들에게 보낸 것은 냉소가 아니었다. 실패를 용인하는 투자와 혁신을 향한 응원이었다. 국내 스타트업들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도 미국처럼 '성장의 시간'과 '사회적 지지'다. 기술력이 일정 수준 궤도에 오른 스타트업이 넓은 시장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규제의 빗장을 풀고 자금의 물꼬를 터주는 정책적 뒷받침이 절실하다. 기업 규모가 커질 때마다 규제가 늘어나는 역진적 구조도 바꿔야 한다. 열정으로 뭉친 한국 스타트업들이 더 많은 성공신화를 써내려가길 기대한다. 이들의 성장이 대한민국 경제의 새로운 엔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이슈&인사이트] 다문화 가정 장애아동을 위한 사회적 관심과 노력 필요

우리나라는 세계화라는 큰 물결에 따라 다문화사회로 변화되고 있다. 다문화 가정의 학생 수는 전체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최근 5년간 매년 1만 명 이상 증가하고 있고, 이와 맞물려 이들의 교육 수요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2018년 교육부에서 발행한 '특수교육통계'에 따르면 다문화 가정의 장애아동 비율은 13.3%였고, 이들 중 특수교육에 배치된 학생은 총 75,187명으로 특수교육대상자의 약 9%였다. 다문화 가정의 장애아동 중에서 특수교육대상자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교육 분야에서도 다문화 가정 장애 학생의 교육권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다문화 가정의 아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그들이 가지는 어려움에 관심도 높아졌다. 다문화 장애아동의 다양한 교육적 요구에 발맞춰 가는 다문화사회로 가기 위해서 배려와 돌봄의 문화가 정착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학교는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가진 학생들의 교육적 요구에 맞는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다문화 가정의 장애 학생은 다문화 특성과 장애 특성으로 인해 학교 밖 환경을 접하는데 여전히 제한이 있고 학교생활에서도 다문화 가정이 아닌 일반가정의 장애 학생보다 더 많은 문제를 경험한다. 다문화 가정의 아동들은 가정환경 문제로 인해 취학 후 학교생활 중 부적응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아동의 부적응 행동은 아동기에 정서적 안정감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발생하는 현상으로 심각한 사회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다문화 가정 아동의 심리적 고통, 집단 괴롭힘, 정체성의 혼란 및 소외감 경험 등 심리적 문제들은 자살이나 문제 행동과 같은 극단적인 문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이 시급하게 요구되고 있다. 대통령 자문 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회(2006)는 대부분의 다문화 가정 아동이 언어 발달 지체 및 문화 부적응으로 학교생활에서 수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지나치게 소극적이거나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며 과잉행동 장애(ADHD) 등의 정서장애 문제를 겪기도 한다는 점에 주목하여 다문화 배경을 가지고 있으면서 장애를 가지고 있는 학생 교육의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다문화 가정의 학생들은 학업 및 정서적 어려움과 언어적 능력의 제한성으로 인해 학업 부진과 사회성 결함이 드러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문화 교육이 '여러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우리 지역사회 속에서 잘 적응하도록 지원하는 교육'이라고 본다면, 특수교육은 '다양한 특성들을 가진 학습자들의 개인적 학습 욕구를 충족하도록 돕는 교육'이라고 말할 수 있다. 주목할 부분은 다문화 가정의 학령기 학생의 증가로 인해 문제로 부각 되는 낮은 학습 능력과 부적절한 행동 문제로 많은 학생이 특수교육 대상자로 그릇된 판별을 받을 수 있다는 위험성과 다문화 가정의 장애 학생들은 다문화 교육과 특수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을 수 있다는 불안정성이다. 아동 양육의 책임을 대부분 맡는 우리나라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여성 결혼이민자들도 아동 양육의 책임을 맡고 있다. 여기에 언어적, 사회문화적 환경의 다름으로 힘들어하는 다문화 여성 결혼이민자가 장애아동을 양육하는 것에 대해 사회적 지원과 정책이 요구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다음과 같은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지역사회에 있는 자원들과 연계하는 지원 연계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본다. 다문화 장애아동의 교육 문제 해결을 위해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나 사회복지관 그리고 학교 당국이 연계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또한, 학교와 외부 기관과의 협력과 연계를 위해서 학교 사회복지사를 통한 지역사회자원개발과 지역사회 연계 기술이 작동되어야 한다고 본다. 장애아동을 양육하는 다문화 가정을 지원하기 위한 지원체계(단위 교육청과 지역사회복지기관과 협업)가 구축되어야 한다. 둘째, 다문화 장애아동의 특성을 고려한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증가하는 다문화 장애아동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장애아동의 교육을 책임져야 할 특수교사와 통합교사 그리고 학교 사회복지사의 역량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사회복지사, 학교 사회복지사, 특수교사를 양성하는 교육과정에 '다문화 장애아동의 이해'를 위한 내용을 갖추고, 보수교육과 자격취득 교육에 해당 내용을 준비시키는 것도 대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다문화 장애아동을 교육할 수 있는 전문가가 부족하면 그 피해는 그대로 다문화 장애아동과 그 가족들이 떠안게 된다. 이를 위해서 지방자치단체와 교육 당국이 상호 협력해서 다문화 장애아동 교육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EE칼럼] 재생에너지 확대, 유연한 발전원 없이는 불가능하다

최근 정부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누적 설비용량을 100GW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탄소중립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질문은 외면하고 있다. 재생에너지를 늘리기만 하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가. 답은 명백히 '아니오'다. 재생에너지는 태생적으로 '간헐성'이라는 치명적 약점을 안고 있다. 태양광은 해가 뜨지 않으면 한 와트도 생산하지 못하고, 풍력은 바람이 불지 않으면 거대한 철 덩어리에 불과하다. 기후변화 대응의 선봉장을 자처했던 독일에서 '둥켈플라우테'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바람이 불지 않고 구름이 가득한 날이 며칠간 지속되면서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급락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결국 독일은 프랑스의 원전과 북유럽의 수력으로 만든 전기를 비싼 값에 수입하는 처지가 됐다. 독일 경제에너지부 부국장이 방한하여 독일은 재생에너지가 충분하지만 전력망이 부족하여 5,000km를 깔아야 하고 조기 달성이 어려워서 천연가스발전소 10GW와 수소혼소 발전소 2GW를 추가로 건설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재 독일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우리의 3배이고 산업용은 2배를 넘어선다. 전기요금은 폭등했고, 제조업 경쟁력은 급락했다. 유럽 경제의 엔진이었던 독일이 3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굴욕을 겪었다.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를 해결하는 해법은 명확하다. 유연한 발전원이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급변할 때 즉각적으로 출력을 조절해 전력망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발전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30%를 넘어서면 전력 시스템의 유연성 확보가 필수라고 강조한다. ESS는 가장 응동성이 좋은 자원이어서 주파수 안정화에 기여하고 태양광과 연계하면 밤시간을 버텨줄 중요한 자원이다. 하지만 기후조건이 나쁜 날이 며칠간 지속되면 여전히 재생에너지과 ESS를 엄청난 양으로 설치한다고 해도 그 단독으로는 무용지물이다. 재생에너지를 충분히 증가시킨 유럽이 지속적인 가격 폭등을 경험하는 것도 기후조건을 완벽하게 상쇄할 수 없기 때문이다. LNG 발전 역시 단기적으로는 중요한 유연 발전원이다. 출력 조절이 쉽고 빠르게 가동할 수 있어 첨두부하를 담당하는 데 적합하다. 탄소중립을 가는데 있어서 여전히 허점이 있지만 당분간 충분한 용량을 공급하면서 재생에너지 과다 발생일 때 출력을 낮추고 과소 공급일 때 출력을 급격히 올려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전원이다. 특히 제주도는 이미 재생에너지가 과도하여 출력제약이 일상화되고 있다. 물리적 출력제약을 입찰제도라는 재무적 출력제약으로 강제하고 있는 것도 재생에너지 사업자들에게는 엄청난 재무적 손실이다. 재생에너지를 더욱 많이 받기 위해서라도 제주도에 LNG 발전소를 계획대로 건설해야 한다. 재생에너지 100GW 목표는 향후 5년간 매년 12GW씩 설비를 늘려야 달성할 수 있는 도전적 목표다. 그러나 설비만 늘린다고 끝이 아니다. 전력 시스템의 유연성을 확보하지 않으면 독일처럼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될 것이다. 한국은 섬나라다. 유럽처럼 주변국과 전력망이 연결돼 있지 않아 부족한 전력을 수입할 수도, 남는 전력을 수출할 수도 없다. 정부가 정한 재생에너지 대폭 확대를 통한 탄소중립 달성은 매우 치밀한 전력시스템의 구성이 필요하다. 그래서 원전, 재생에너지, LNG, ESS 등 모든 카드를 동원한 균형 잡힌 에너지 믹스가 필요하다. 에너지는 산업의 혈액이다. 안정적이고 저렴한 전력 공급 없이는 어떤 산업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 한국은 제조업이 GDP의 30%를 차지하는 제조업 강국이다. 전기요금이 중국의 2배를 넘어선 지금, 유연성 없는 재생에너지 확대로 전기요금이 더 오르면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등 주요 산업이 버티기 어렵다. 2026년은 에너지 대전환의 분기점이 될 것이다. 원전과 재생에너지의 유기적인 상생 전략, ESS, LNG 수소전환 등의 유연한 전원을 결합한 통합 전략 없이는 탄소중립 목표 달성도, 산업 경쟁력 유지도 불가능하다. 재생에너지를 늘리되, 유연한 발전원을 함께 확보하는 현실적인 에너지 믹스 정책을 설계해야 할 때다. 조홍종

[기자의 눈] 지배구조 개선과 신관치의 경계

“부패한 이너서클." 이재명 대통령의 한 마디에 금융지주 지배구조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업무보고에서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을 겨냥해 “돌아가면서 은행장 했다가 회장했다가 10년, 20년 해먹는다"고 했다. 소수의 인물이 금융지주 지배권을 장기간 독점하는 구조를 날선 발언으로 지적한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곧바로 움직였다. 이번 발언의 결정적인 계기가 된 BNK금융지주 현장검사에 이어 이번 주부터는 8대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특별점검을 진행한다. 이 대통령 발언이 금융권 분위기를 바꾼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 7월 금융권을 향해 “이자놀이를 멈추라"고 공개적으로 지적하자 기업으로 자금 물꼬를 바꾸는 '생산적 금융'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했다. 같은 해 9월부터는 고신용자에게 낮게, 저신용자에게 높은 금리를 매기는 기존 금리 산정 체계를 문제 삼았고, “금융계급제"란 표현까지 등장하며 금융권을 압박했다. 이후 저신용자 대출 지원과 혜택이 확대되며 고신용 대출 금리가 저신용대출 금리보다 오히려 높아지는 이례적인 현상도 나타났다. 금융지주 지배구조에 대한 지적도 새삼스럽지 않다. 회장 중심의 폐쇄적인 의사결정 체계와 사외이사 거수기 논란, 회장 연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내규를 손보는 모습 등은 시장 불신마저 확대시켰다. 지난해 BNK금융의 회장 선임 방식을 두고 주주인 라이프자산운용이 서한을 발송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상황에서 감독당국이 점검에 나서는 것은 이상한 일은 아니다. 다만 앞서 주주 서한 등 의혹 제기에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던 금감원이 대통령 발언 후 노골적으로 행동에 나서는 것은 사실상 신관치로 해석될 위험이 커진다. 금융사들은 금융당국이 2023년 마련한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지배구조를 손질했다고 말한다. 당국은 이번 점검에서 모범관행의 '형식적 외관'이 아닌 '작동 여부'를 들여보겠다고 한다. 하지만 모범관행의 틀 안에서 이뤄지는 작동 방식에 빈틈이 발견되면, 모범관행을 설계한 당국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모범관행 마련 후 2년의 시간 동안 금융사들에 대한 제대로 된 점검이 없었는지도 의문이다. 대통령은 문제 제기를 할 수 있지만 해결 방식에 따라 금융권 해석은 달라진다. 정치 언어가 시장 신호로 읽히는 순간 변화의 시도는 성과로 남기보다 또다른 불안감을 낳는다. 시장이 왜곡된 해석을 하지 않도록 정책 개선과 신관치 사이의 뚜렷한 경계가 필요하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이슈&인사이트] 트럼프, ‘돈 독트린’에 이어 ‘돈로 독트린’

미국이 특수 군부대를 동원하여 한밤중에 베네주엘라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강제로 납치한 데 이어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자국령으로 삼으려는 야욕을 노골화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그린란드 병합 시도에 맞서 병력을 배치한 영국, 프랑스 등 유럽 8개국에 내달부터 10%의 대미 관세를 부과하는 초강수를 뒀고, 유럽 정상들은 “관세 위협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거세게 반발하며 맞대응을 예고했다. 이러한 트럼프의 막무가내식 외교정책 행태를 '돈로 독트린'이라고 하는데, 뉴욕포스트가 도널드(Donald)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의 앞 글자 Don을 따서 '먼로 독트린'에 빗대 만든 용어이다. '돈로 독트린'은 지난해 12월 공개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첫 '국가안보전략'(NSS)에 담겼고, 지난 15(현지시간) 공개된 '국무부 전략계획'(2026-2030 회계연도 전략계획)에서 공식 용어로 사용했다. 사실 '돈로 독트린'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미국을 위대하게 한다"(MAGA)는 기조하에 자국 산업 육성과 보호를 위한 관세 폭탄을 통해 압박을 구사하고 국제협력보다 미국의 단독 결정을 우선시하는 일방주의 경향을 보여 왔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상업적 베이스, 즉 돈을 벌겠다는 '돈 독트린'을 주로 구사해 왔다고 볼 수 있다. 트럼프는 '상호관세'라는 무기로 미국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하도록 강요했고 많이 벌어들이고 있다고 자랑하고 있으나, 일본, EU, 한국 등 동맹국들의 팔을 비틀어 소위 '삥'을 뗀 것이다. '국무부 전략계획'은 친미 국가들의 강력한 경제 블록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미국의 재산업화를 지원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는데, 도대체 현재 친미국가가 어디 있는가? 돈만 챙기려하는 싸구려 장사치 출신 트럼프로 인해 동맹국에서도 반미 감정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는 국가로서의 책임을 무시한다. 미국이 31개 유엔 산하 기구에 대한 참여나 자금 지원을 중단키로 하고 35개 비 유엔기구에서도 탈퇴하기로 하여 세계를 경악케 했다. 국제사회의 안정과 질서 유지를 위해 미국이 주도적으로 만든 국제기구를 스스로 무력화시키고 있다. 심지어 트럼프는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자신에겐 국제법이 필요 없으며, 자신의 도덕성만이 국제 문제와 관련한 개입에 있어 유일한 제어장치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러자 중국이 신이 났다. 중국은 유엔 등 국제기구 분담금을 늘리고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을 통해 미국의 빈자리를 메꿔가면서 국제적 지위를 높이고 있다. 프럼프의 국제법 무시 발언에 대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유엔 헌장의 목적과 원칙을 기반으로 한 국제법은 현행 국제 질서의 초석이며 국제 분쟁을 해결하는 중요한 근거"라고 말했다. 국제법을 위반해 왔던 중국이 오히려 미국에 대고 국제법을 지키라고 훈계하고 있는 형국이다. 트럼프는 '대중봉쇄'를 주장하다가 '돈로 독트린'을 내세우고 있다. 두 개념은 사실 상충하는 개념이다. 트럼프는 중국을 강력하게 제어하겠다고 하면서 당선되었으나, 중국에 대한 압박이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오히려 희토류 무기를 구사한 중국으로부터 역공을 당했다. '돈로 독트린'으로 중국이 또 신나게 생겼다. 미국 군사력이 아메리카 대륙에 집중한다면 그만큼 대중봉쇄망은 느슨하게 될 수밖에 없다. 중국은 대만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그런데, 트럼프는 “대만에 대한 어떤 행동도 결국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해 중국을 도와주다시피하고 있다. 미국이 국제법을 무시하고 무력 개입을 대외 정책의 주요 수단으로 쓰는 나라가 될 지는 상상하지 못했다. 즉흥적이고 고압적인 행태는 동맹국 간의 균열을 부르고 국제사회의 긴장감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트럼프로 인해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나쁜 이미지만 쌓여가고 국제적 지도력이 약화되고 있으나, 오히려 사회주의 국가 중국이 국제질서 수호자인 것처럼 인식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정녕 미국 사회는 괴상한 트럼프를 제어할 수 없는 것인가? 연방대법원의 관세 판결과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기대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강국

[EE칼럼] 재생에너지는 세계 전력의 새로운 중심축

2025년은 인류의 에너지 전환 역사에 분수령으로 기록될 것이다. 세계적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가 '2025년 올해의 혁신상(Breakthrough of the Year)'에 재생에너지의 폭발적 성장을 선정한 것은 이를 상징한다. 올해의 혁신상은 사이언스에서 매년 수여하는 가장 중요한 과학적 발전을 인정하는 상으로, 단백질 구조 해석이나 중력파 검출 같은 순수 과학적 발견이 주를 이루던 예년과 달리 산업적·사회경제적 현상을 꼽은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특히 2025년 화두였던 인공지능(AI)이 아닌 태양광과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를 선정했다는 점은 놀라운 일이다. 이제 에너지 전환은 과학의 영역을 넘어 인류 문명의 변화, 산업 구조 재편, 전 지구적 정치 질서의 핵심 의제로 자리 잡았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은 5,200GW에 달해 화석연료 발전설비 용량 4,800GW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불과 4년 전인 2021년 신규 재생에너지 설비 설치량이 연 264GW에 불과했으나, 2025년에는 세 배를 넘어선 800GW에 이르렀다. 800GW는 2025년 말 기준 전 세계 가동 중인 핵발전 용량의 약 두 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또한 영국 싱크탱크 엠버(Ember)가 집계한 발전량 통계에 따르면 2025년 11월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석탄과 가스 발전량을 모두 앞질렀다. 이는 전력의 중심이 완전히 이동했음을, 오랜 기간 '미래 에너지'나 '대안 에너지'로 불리던 재생에너지가 이제 명실상부한 '주류 전력원'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2026년 글로벌 에너지 정책의 화두는 에너지 안보, 산업 경쟁력, 재생에너지 전환의 지역별 분열, AI·데이터센터 폭증 수요 대응으로 요약된다. 미국의 대규모 보조금 축소, 중국의 재생에너지 정책 조정, 유럽의 CBAM(탄소국경조정제도) 본격 시행이 맞물리면서 이전처럼 일방적인 '그린 러시'가 아니라 현실적 균형과 경쟁이 지배하는 해가 될 전망이다. AI와 데이터센터 확대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은 또 다른 과제를 던져준다. 이제 각국은 '속도의 경쟁'보다는 에너지 안보·산업 경쟁력·지속가능성의 균형점을 찾는 데 집중하게 될 것이다. 에너지 전환이 단순한 기후·환경정책이 아니라 경제·산업·기술의 종합적 전략임을 인식해야 하는 이유다. 이러한 세계적 흐름 속에서 한국의 현주소는 냉혹하기만 하다. 지난 12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2025년 1~3분기 통계에서 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11.2%로, 조사 대상 53개국 중 최하위다. OECD 평균(36.9%)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 전력의 90% 가까이 여전히 석탄·가스·핵에 의존하는 구조가 2026년에도 이어지고 있다. '탈석탄'을 외치는 선진국들이 석탄 비중을 15% 이하로 낮춘 것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2022년부터 2025년까지 OECD 대부분 국가가 재생에너지 비중을 연평균 1.5~5%씩 끌어올린 데 비해 한국은 연평균 0.4~0.8% 수준의 미미한 증가에 그쳤다. 수치로만 봐도 격차는 더 빠르게 벌어지고 있으며, 이는 기후 변화 대응뿐 아니라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도 심각한 리스크다. 이재명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누적 설비용량 100GW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실현하려면 현재 3~4GW 수준의 설치 속도를 매년 10GW로 세 배 이상 끌어 올려야 한다. 공공주차장, 공동체·영농형 태양광, 산업단지, 육상·해상풍력 등 다양한 접근이 시도되고 있지만, 정책·시장·인허가 구조의 병목을 근본적으로 해소하지 않는 한 목표 달성은 쉽지 않다. 특히 현 상태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처방의 적정성 논의도 부족해 보인다. 전력시장 구조 개편과 계통(그리드) 인프라 확충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설비 확대가 곧바로 전력 생산 확대로 이어지지 못한다. 이제 2025년이 세계의 전환점이었다면, 2026년은 한국이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에너지 안보, 산업 경쟁력, 기후 변화 대응이라는 세 축은 서로 대립하지 않으며, 오히려 재생에너지 확대는 이 세 축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는 전략적 해법이다. 11.2%라는 숫자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우리가 얼마나 뒤처져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이자, 더 늦기 전에 방향을 바꾸라는 경고음이며, 부끄러운 성적표다. 세계가 이미 전환의 궤도에 올라탄 지금, 한국은 과거의 에너지 관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에너지의 중심축은 이미 바뀌었다. 문제는 우리가 아직 그것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데스크 칼럼] 쿠팡 길들이기, 규제보단 경쟁 강화로

최근 미국 하원 세입위원회가 개최한 '미국 혁신 및 기술 리더십 유지' 주제 청문회에서는 고객정보 유출 사태를 빚은 쿠팡이 언급됐다. 이 청문회는 한국의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온플법) 제정 움직임 등 주요 교역국 정부의 디지털 규제가 미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한 자리로,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공히 직접 쿠팡을 언급하며 한국 규제당국이 쿠팡에 차별적 규제 조치를 가하고 있다고 비판해 이목을 끌었다. 우리 정부는 쿠팡 이슈와 통상 문제는 별개이며 온플법 등 한국이 추진 중인 디지털 규제가 쿠팡 등 특정 기업을 겨냥하지 않는다는 것을 미국측에 설득했다고 밝혔지만 미국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실제 우리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쿠팡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다른 정보유출 사태를 빚은 기업들에 비해 유독 쿠팡만 미운털이 단단히 박힌 모습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사실 쿠팡이 정부·여당과 국민의 표적이 된 것은 스스로 자초한 부분이 크다. 당초 쿠팡은 비록 대규모 정보유출에 대한 중대한 과실 책임이 있지만 동시에 정보를 유출당한 '피해자'였다. 그러나 이후 쿠팡은 지난달 국회 청문회를 앞두고 한국말을 모르는 미국인을 한국법인 대표로 전격 교체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프로모션 행사인지 구분이 안가는 쿠폰 지급을 보상안이라고 내놨다. 이는 당초 쿠팡에 우호적인 소비자도 '쉴드'를 쳐줄 수 없는 명백한 꼼수였다. 본사인 쿠팡Inc. 김범석 의장은 과거 노동이슈 등이 불거졌을 때에도 한 번도 국회에 출석한 적이 없다. 같은 미국 국적자인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적어도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하는 모습을 보였다. 쿠팡의 오만함은 막강한 독점적 지배력에서 나온다. '계획된 적자'로 표현되는 쿠팡의 선제적 물류인프라 투자는 로켓배송 등 경쟁업체가 따라하기 어려운 배송 경쟁력을 구축했다. 그러나 2012년 시행된 유통산업발전법의 대형마트·기업형슈퍼마켓(SSM) 규제가 촉매제 역할을 했다. 월 2회 의무휴업일이 아니라 모든 영업일에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오프라인 영업과 온라인 주문·출고·배송을 막아 놓은 것이 새벽배송 등 24시간 온라인 배송을 앞세운 이커머스의 성장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법이 취지로 내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보호 효과는 지난 14년간 극히 미미했다는 것이 유통업계와 소상공인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러나 이 법의 대형마트·SSM에 대한 영업시간·의무휴업 규제는 지난해 국회에서 2029년까지 그대로 연장됐다. 이 법은 대형마트의 횡포를 막아 소상공인을 보호한다는 선의로 시작했지만 그 결과는 오만한 쿠팡이라는 예기치 못한 괴물을 낳았다. 지금 다시 쿠팡의 횡포를 막기 위해 디지털 규제를 비롯해 다양한 '맞춤형 규제'를 추진하고 있지만 또다시 생각지 못한 수혜자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경쟁주체를 일괄 규제하지 않는 이상 유통산업같은 국내외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주체가 얽혀있는 무한경쟁시장에서는 특정 주체에 대한 규제는 또 다른 반사이익 수혜자를 낳을 뿐이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EE칼럼] 석유 생산 원가에 대한 오해와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새해부터 국제적으로는 베네수엘라 사태로 인해 원유 공급망과 유가 변동성에 대한 관심과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생산원가에 대한 정부의 질의에 대한 한국석유공사의 답변에 왈가왈부하고 있다. 국제유가와 석유생산 원가는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당연히 운영중인 유전에서 수익성을 확보하려면 국제유가 보다 원유 생산원가가 낮아야 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공장에서 물건을 제조해서 판매하는 코카콜라의 생산원가와는 다르다. 정유공장에서 원유를 구매하여 정제한 후 휘발유와 같은 석유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일반 제품 생산원가와 동일한 분석이 가능하겠지만 원유의 생산원가는 농산물을 생산하는 생산 원가와 유사하게 설명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중동에서 원유 생산 원가는 배럴당 10달러대이고 미국의 셰일오일과 캐나다의 오일샌드는 배럴당 30달러 대로 높은 편이다. 왜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석유생산 원가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 무엇이 생산 원가에 영향을 주는 요소인가? 궁금하다. 석유의 생산원가에는 유전을 탐사하고 개발하는 비용, 생산 설비를 구축하는 일체의 비용이 포함된다. 여기에 더하여 생산이 시작되면 광구 운영과 생산에 비용이 들어가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 운영과 생산비용만을 석유 생산원가로 잘못 생각한다. 더 나가서 원유 운송비용, 정부에 지급하는 로열티와 세금도 포함하고 회사를 운영하는 관리비까지 포함된다. 원유 생산으로 수익이 발생하기 전에 투자한 탐사비용과 개발 비용은 석유가 생산되는 동안 비용을 회수하게 된다. 석유생산원가는 원유의 종류와 유전의 위치 회사의 기술력 등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중동의 생산원가가 낮은 이유는 탐사 성공률이 높은 이유와 원유의 점성도가 낮아 생산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해상 유전은 육상 유전과 비교하여 탐사 작업이 어렵고 비용이 높아서 생산원가가 높을 수 밖에 없다. 또한 생산 유전의 규모가 크면 클수록 대량 생산으로 생산원가가 낮아질 것이다. 미국의 셰일오일은 수압파쇄를 해야 생산이 되고 캐나다의 오일샌드는 스팀을 주입하여 점성도를 낮추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중동에 비해 생산비용이 높을 수 밖에 없다. 같은 지역의 유전이라도 운영하는 회사의 기술력과 관리 능력에 따라 생산비용은 다를 수 밖에 없다. 우리가 과수원을 운영하더라도 지역별로 과일의 맛이 다르고 수확량이 다르듯이 운영하는 회사의 실력도 중요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석유의 생산원가는 유전의 위치 및 생산원유의 종류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어쩌면 학생의 학업 성적이 유전적 요인이냐, 환경적 요인이냐로 나누어 분석하는 것과 유사하다. 한편 국제유가도 생산원가에 영향을 주게 된다. 고유가 시기에는 생산을 더 많이 해서 수익을 늘리려는 운영을 하기 때문에 생산이 어려운 지역까지 개발하기 때문에 평균적인 생산원가는 높아질 것이다. 반면 저유가 시기에는 광구 운영 효율화를 통해 생산원가를 줄이려는 노력을 한다. 운영비 절감엔 한계가 있게 마련이지만 저유가 시기를 극복하기 위한 유일한 가용가능한 방법이다. 저유가 시기의 끝 무렵에 석유회사들간의 인수합병이 나타나는 이유이다. 마지막으로 투자 자원의 조달 방법도 석유 생산원가에 영향을 준다. 석유공사의 경우 외부 차입에 의한 빚 투자가 많아서 생산원가가 재무적으로 건실한 회사에 비해서 높은 부분도 있을 것이다. 석유 생산원가는 석유회사가 보유한 광구의 위치와 생산 원유의 종류, 회사의 운영기술, 더 나가 회사의 재무적 상태에 따라 다를 수 밖에 없다. 과거의 실패에 발목 잡혀 있는 한국의 자원공기업이 미래를 위해 현재 무엇을 할 것인가 진진하게 고민할 시간이다. 신현돈

[기자의 눈] 새만금 논쟁 핵심은 ‘이전’이 아니라 ‘해결 능력’이다

새만금 반도체 클러스터 이전론을 둘러싼 논쟁은 겉으로 보기엔 지역 간 경쟁처럼 보이지만, 본질은 전혀 다르다. 핵심은 어디로 옮길 것이냐가 아니라, 어디가 전력과 용수를 현실적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다. 반도체 산업은 선언이나 구호로 움직이지 않는다. 결국 기업을 설득하는 것은 정치적 명분이 아니라, 숫자로 입증되는 실행 능력이다.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를 논할 때 가장 먼저 짚어야 할 질문은 단순하다. 해당 지역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얼마의 비용을 들여 24시간 무중단 전력과 대규모 초순수를 공급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일정표와 재원 조달 방안, 계통·수자원 연계 계획을 제시하는 곳이 있다면, 그곳이 바로 '적격지'다. 수도권이든, 새만금이든, 또 다른 지역이든 기준은 동일해야 한다. 문제는 지금의 논쟁이 이 기준을 향해 가고 있는지다. 용인이 왜 논란의 대상이 됐는지, 송전망과 용수 문제가 어디까지 왔는지에 대한 냉정한 진단 보다는 새만금 등으로 이전이 가능하냐 불가능하냐는 정치적 공방이 앞서고 있다. 새만금 역시 재생에너지 잠재력이라는 장점만 강조될 뿐, 반도체 산업이 요구하는 전력 '품질'과 계통 안정성, 초순수 공급 체계에 대한 구체적 검증은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 사실 이 논쟁은 정쟁으로 흐를 이유가 없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특정 지역을 밀거나 방어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후보지를 동일한 잣대로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비교하는 것이다. 전력 수요(GW), 송전망 구축 기간(년), 용수·초순수 확보 가능성, 총 비용(조 원)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를 묻는 것이 정책의 출발점이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이 과정이 정쟁에 소모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전론은 포퓰리즘이라는 공격과, 현 입지 고수가 기득권이라는 반격이 맞부딪치면서 논점이 흐려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가장 중요한 질문, 즉 어디가 반도체 산업의 불확실성을 가장 빨리 줄일 수 있는가라는 물음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반도체는 한 번 잘못된 결정을 내리면 수십 년을 되돌릴 수 없는 산업이다. 그래서 입지 논쟁은 더더욱 감정이 아니라 계산으로 접근해야 한다. 용인이든, 새만금이든, 혹은 제3의 지역이든, 전력과 용수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현실적 방안을 제시하는 곳이 설득력을 갖는다. 그 답을 내놓지 못한 채 논쟁만 반복된다면, 이번 논쟁 역시 또 하나의 정치적 소음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 필요한 것은 결론이 아니라 검증이다. 정쟁이 아니라 설계도다. 반도체 클러스터의 미래는 말이 아니라, 전선과 관로, 그리고 숫자가 결정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책임지고 객관성과 전문성을 담보한 수치와 정보를 토대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신율의 정치 내시경] 북한 무인기 논란, 국제 정세 변화 속 전략적 시험대

북한은 우리가 무인기를 보냈다며 연일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월 13일 북한의 김여정은 “조한(조선과 한국) 관계 개선은 희망 부푼 개꿈"이라며 우리에게 도발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반면 우리 정부의 안규백 장관은 “우리 군이 보유한 기종이 아니다"라며 남북 공동 조사를 제안했다. 북한이 공개한 추락한 무인기의 부품을 분석하면, 수신기는 2만 원에서 3만 원대의 저가형으로 실시간 통신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된다. 우리 군은 이미 고해상도 실시간 영상 전송(Live Feed) 능력을 갖춘 다량의 드론을 보유하고 있는데, 굳이 녹화된 SD카드를 회수해야만 영상을 확인할 수 있는 구형 드론을 사용할 이유가 없다. 더욱이 위성으로 더 정밀한 정보 수집이 가능한 상황에서 굳이 드론을 띄워 사진을 촬영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러한 우리 무기 체계의 기술적 수준을 북한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적대적 두 국가 체제'를 주장해 온 북한이 상대국 무기 체계에 무지할 리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의문이 제기된다. 북한은 왜 이 사안을 이처럼 부풀리려 하는가 하는 점이 그것이다. 이런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몇 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할 수 있다. 먼저, 우리가 드론을 띄우지 않았음에도 북한이 의도적으로 허위 선전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다. 북한이 거짓된 주장을 통해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은 과거에도 빈번했기에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또 다른 가능성은 군이 아닌 민간이 드론을 날렸을 경우다. 그런데 두 가지 시나리오 모두 북한이 이토록 과잉 반응을 보일 만한 사안은 아니다. 그럼에도 북한이 이런 식의 비난을 연이어 쏟아내는 것은 시기상의 특성 때문일 수 있다. 시기적 특성이란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공격과 마두로의 체포를 단행한 직후라는 점이다. 이 점이 중요한 이유는, 북한이 베네수엘라 사태를 목도하면서 중국 및 러시아와의 관계를 더욱 강화할 필요성을 절감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북한은 우리 및 미국과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와 더불어 미국의 그린란드 합병 추진도 북한의 행동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그린란드 합병은 단순한 미국 영토의 확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유럽과 미국의 관계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는 사안이다. 미국과 유럽 관계의 적신호는 나토의 와해 혹은 존속 위기를 의미한다. 이는 집단 안보 체제의 균열 혹은 종식을 의미할 수 있는데, 이를 확대해석하면 한미 동맹 혹은 미일 동맹이 과거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되기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니, 북한은 일단 우리를 시험하려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일 수 있다. 동맹 약화 가능성이 대두되는 국면에서 자신들의 비난에 우리 정부가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떠보려 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가설은 최근 한중 정상회담에 대한 불만 표출이라는 해석이다. 북한은 중국 및 러시아와의 연대를 강화하려는 상황인데, 이런 때에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으니 그 자체만으로도 북한은 불안을 느꼈을 수 있고, 그래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북한은 우리가 도발했다는 프레임을 강조함으로써 주민들에게 '적대적 두 국가 체제'의 불가피성을 각인시키고,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목적도 지니고 있을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 정부의 대응이다. 그런데 지금 정부의 태도를 보면 북한의 '오해'를 풀어주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인상이 강하다. 하지만 이런 접근은 오히려 북한으로 하여금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쥐었다는 착각을 심어 주고,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체제' 프레임에 말려들어 갈 수도 있다. 우리 정부는 과거 북한의 오물 풍선 투척, 미사일 도발, 무인기 침투 등의 전례를 상기시키며 당당하고 원칙적인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북한의 의도에 휘말리지 않을 것이다. 신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