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1일(목)

EE칼럼

[Energy&Enviro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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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지역별 전기요금의 차등화는 재생에너지 자립도에 근거해야

[EE칼럼]지역별 전기요금의 차등화는 재생에너지 자립도에 근거해야

정부는 2026년부터 전기요금 지역별 차등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내년 상반기 전기요금 도매가격을 지역별로 차등화한다고 한다. 발전소가 많아 전력자립도가 높은 지역은 싸지고 수도권과 같이 발전소에 비해 수요가 많아 전력자립도가 낮은 지역은 가격이 오른다. 현재 계획은 kWh당 최소 19원에서 최대 34원의 격차가 날 것으로 예상한다. 전국경제인협회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최대 도매가격 격차 34원이 그대로 소매가격에 반영될 경우 수도권 제조업체 전체가 내는 전기요금은 현재보다 1조3748억원이 증가할 것이며 이 중 전자·통신..

[EE칼럼] AI와 기후변화

[EE칼럼] AI와 기후변화

임은정 공주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세계 많은 나라들이 트럼프의 귀환에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주 페루의 리마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개최되었다. 내년 10월 경주에서 열릴 APEC을 주최하게 되는 한국으로서는 이번 APEC에서의 논의를 그 어느 때보다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세계적으로도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확산하는 가운데 치러진 이번 APEC은 '권한 부여(empower), 포용(include), 성장(grow)'이라는 대주제 하에 포용적이고 상호 연계된 성장을 위한 무역 및 투자 촉진, 공식 및 글로..

이슈&인사이트

[Issue&Ins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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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의 정치 칼럼]민주당의 비명계, 그들의 운명은?

[신율의 정치 칼럼]민주당의 비명계, 그들의 운명은?

이재명 대표에 대해 징역형이 선고된 이후, 민주당 일부 의원들의 언급이 세간의 질타를 받고 있다. 비명계들이 움직이면 당원과 함께 나서서 죽이겠다는 언급도 있었고, 아우렐리우스 '명상록'을 인용하며, 이재명 대표를 '신의 종', '신의 사제'에 비유하기도 했다. '명상록'을 SNS에 올린 의원은, 자신은 이재명 대표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이재명 대표를 두고 '신의 사제', 혹은 '신의 종'으로 비유하지는 않았다는 것인데, 대다수 국민은 이런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여기에 더해 이재명 대표를 고(故) 김대중 전 대..

[이슈&인사이트]그린벨트 해제와 수도권 신규택지 조성은 신중한 접근 필요

[이슈&인사이트]그린벨트 해제와 수도권 신규택지 조성은 신중한 접근 필요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정부는 서울과 수도권에 걸친 총 4개 지역, 5만 호 규모의 신규택지 후보지를 발표했다. 이는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8.8)의 후속조치로서 현재진행형인 3기 신도시의 일환으로 간주해도 무리가 없는 사안이다. 신도시를 계획할 때 필수적인 교통대책도 함께 제시되었다. 이미 지난 2월에 제시된 비수도권의 그린벨트 해제는 '지역전략산업'의 추진을 요건으로 삼았던 반면 이번 그린벨트 해제는 주택용지 확보가 목적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 그린벨트 해제까지 포함한 목적은 시장심리의 안정이지만, 세간의...

데스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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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의 정치 칼럼]민주당의 비명계, 그들의 운명은?

이재명 대표에 대해 징역형이 선고된 이후, 민주당 일부 의원들의 언급이 세간의 질타를 받고 있다. 비명계들이 움직이면 당원과 함께 나서서 죽이겠다는 언급도 있었고, 아우렐리우스 '명상록'을 인용하며, 이재명 대표를 '신의 종', '신의 사제'에 비유하기도 했다. '명상록'을 SNS에 올린 의원은, 자신은 이재명 대표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이재명 대표를 두고 '신의 사제', 혹은 '신의 종'으로 비유하지는 않았다는 것인데, 대다수 국민은 이런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여기에 더해 이재명 대표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비교하는 민주당 의원도 있다. 이런 언급들은, 이재명 대표가 징역형을 선고받자, 진심으로 화가 났거나 감정이 복받쳐서 나왔을 수 있다. 그 이유야 어떻게 됐든, 분명한 것은 현재 민주당 내부에서는 비명계가 숨을 쉴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다르게 표현하면, 이재명 대표의 당 장악력이 매우 강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차기 대선 구도를 예측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과 관련해서 대법원의 무죄 판결을 받으면, 대선 주자로써의 이 대표의 입지는 더욱 강화되겠지만, 설사 피선거권 박탈 형이 확정되더라도, 비명계 대권 주자들이 '현재의 민주당'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는 힘들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한다는 것이다. 현재 비명계 대선 주자급으로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김부겸 전 총리, 김두관 전 지사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모두 상당한 장점을 가진 인물들이다. 김동연 지사의 경우, 미국에서 경제학으로 학위를 했고, 정통 경제 관료 출신이자 대학 총장을 지낸, 그야말로 학문과 실무 경력 모두를 겸비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김부겸 전 총리는 중도층에게 가장 어필할 수 있는 정치인이다. 김두관 전 지사는, 이장부터 시작해 민선 군수를 거쳐 경남 도지사, 장관을 두루 거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의 친화력은 정치권에서 유명하다. 이런 쟁쟁한 인물들이 '이재명의 민주당'에서 자신들의 능력을 보여주며 대선 후보 자리를 거머쥘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인다. 일각에서는 2심에서도 이재명 대표에게 실형이 선고될 경우, 당 내부에서 동요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필자 개인적 견해로는 이런 예상에 동의하기 힘들다. 만에 하나 대법원에서조차 이재명 대표에게 실형을 선고한다고 하더라도, 이 대표는, 민주당 막후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계속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이재명 대표가 '지원'하는 친명 주자가 대선 국면에서 전면에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친명 주자가 대선 후보가 되고, 본선에서 이기면, 이재명 대표를 사면 복권 시킬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차차기 대선에 이재명 대표가 출마할 수 있다. 현행 대통령제는 단임제이기 때문에 이런 시나리오는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 만일 4년 중임제라면, 대통령에 당선된 인물이 한 번 더 대통령을 하고 싶어 할 것이기 때문에, 이 대표에 대한 사면 복권에 소극적일 수 있지만, 단임제이기 때문에 자신 다음의 대통령으로 이재명 대표를 밀어줄 수 있는 환경이 된다. 특히 이재명 대표의 강성 팬덤이 계속 건재하다면,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크다. 민주당이 현재 추진하려는 대통령의 임기 단축을 전제로 한 4년 중임제 개헌은 보류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가능하다. 이재명 대표의 재판 상황을 보아가며 개헌을 추진할지 말지를 결정할 것이라는 것이다. 25일에 있을 위증교사 혐의에 대한 판결은 그래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해당 판결은 민주당의 전략 수정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신율

[EE칼럼]지역별 전기요금의 차등화는 재생에너지 자립도에 근거해야

정부는 2026년부터 전기요금 지역별 차등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내년 상반기 전기요금 도매가격을 지역별로 차등화한다고 한다. 발전소가 많아 전력자립도가 높은 지역은 싸지고 수도권과 같이 발전소에 비해 수요가 많아 전력자립도가 낮은 지역은 가격이 오른다. 현재 계획은 kWh당 최소 19원에서 최대 34원의 격차가 날 것으로 예상한다. 전국경제인협회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최대 도매가격 격차 34원이 그대로 소매가격에 반영될 경우 수도권 제조업체 전체가 내는 전기요금은 현재보다 1조3748억원이 증가할 것이며 이 중 전자·통신 업종은 6248억원으로 증가분의 절반을 차지한다. 이렇게 전력요금의 지역별 차등제를 실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본래 이 제도는 송배전 비용을 그대로 소매 요금에 반영할 때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발전소에서 먼 거리에 있는 소비지는 가까운 곳보다 더 많은 송배전 비용을 부담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 동안 왜 전국 단일 요금제를 채택하고 있었을까? 그건 우리나라의 전력망이 좁은 국토에 매우 촘촘하게 갖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송배전 효율도 높아 그 손실율이 3.60%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2021년 한국전력의 송전이용요금 단가표를 보면 기본요금 외에 사용요금의 차이가 수도권은 2.44원/kWh, 비수도권은 1.42원으로 전체 전기요금에서 그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 한전 입장에서도 차등 고지하는 비용에 비해 실익이 없으니 그냥 전국 단일요금제를 시행해 온 것이다. 전력공급 비용 측면에서 실익이 크지 않은데 왜 지역별 차등 요금제를 시행하려는 걸까? 이유는 전력 생산지와 소비지의 격차가 확대되면서 전력산업의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후위기 시대에 탄소 중립이 중요한 과제가 되면서 청정자립에너지 보급을 확대해야 하는 상황도 한몫하고 있다. 그래서 지난해에 국회는 에너지를 사용하는 공간·지역 또는 인근지역에서 생산·공급하는 분산에너지의 활용을 높이고자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을 제정하였다. 이 법은 “국가균형발전 등을 위하여" “송전·배전 비용 등을 고려하여" 전기요금을 달리 정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한국전력과 전력거래소는 이를 근거로 2026년부터 소매 요금의 지역별 차등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첫걸음을 떼는 방향이 영 엉뚱한 곳을 향하고 있는 모양새다. 전력거래소와 산자부, 한전 등 전력당국이 지난 7월에 마련한 '지역별 전력 도매가격 차등요금제 기본설계안'은 2026년 소매요금 차등화에 앞서 내년에 도매가격부터 차등화하기 위한 시행안이다. 전체 가격은 유지하는 가운데 차등을 두다 보니 발전소가 많은 지역의 발전소들은 도매가격이 낮아지게 된다. 가격 차등화가 노리는 효과가 발전소가 적은 지역에 발전소를 늘리든지 아니면 전력이 풍부한 지역으로 기업이 분산되는 것이지만 그런다고 도매가격이 높아지는 수도권에 얼마나 발전소들이 늘어날 수 있을까? 설령 가격이 높아져 수도권에 발전소를 짓는다 해도 화력발전은 환영받기 어렵다. 미세먼지 오염도가 가장 높은 지역인데다 탄소중립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토지비용이나 용수 공급 때문에 건설비도 만만치 않다. 본래 분산에너지법이나 지역별 전기요금제가 추구하는 바는 청정·자립에너지의 활성화이다. 청정한 자립에너지의 생산이어야 비로소 지역 주민들의 수용성이 높아질 것이고 이에 근거한 가격 차등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기존의 대형 원전이나 화력발전소가 있는 지역은 이미 '발전소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이런저런 혜택을 받고 있다. 또한 수도권이라 해도 화력발전소가 많은 인천은 전력자립도가 186%에 이르고, 비수도권이라 해도 대구와 광주, 대전은 13% 이하이다. 이들 지역은 나름대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따라서 새로이 시행하려는 지역별 전기요금의 근거는 단순한 전력자급도가 아니라 청정한 자립에너지인 재생에너지의 자급도가 되어야 한다. 재생에너지는 모든 건물과 시설들을 발전소로 만들 수 있어 경제적 이익을 안겨주고 송배전의 부담을 덜어준다. 또한 재생에너지 전력이 풍부하게 제공되는 지역에는 세계적 추세에 따라 이를 필요로 하는 전자·통신 산업의 지역 분산도 꾀할 수 있다. 분산에너지법의 목적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면 지금과 같은 지역별 요금제안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새롭게 도입하려는 지역별 전기요금제가 순항하려면 원칙을 잃지 말아야 한다. 지역별 전기요금제의 지향은 청정한 자립에너지인 재생에너지의 확대임을 상기하자. 신동한

[기자의 눈] 기후악당된 한국…플라스틱 협약에서 꼬리표 떼야

한국은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기후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서 '오늘의 화석상' 1위를 받았다. 지난해는 3위였다. 세계 150개국의 2000여개 환경단체가 모인 기후행동네트워크가 선정했다. 국제사회가 우리에게 또 한 번 '기후악당'이라는 꼬리표를 붙인 것이다. 화석연료 산업에 대한 과도한 공적금융 지원과 탄소 배출 억제에 소극적인 태도가 문제였다. 특히 OECD 수출신용 정례회의에서 화석연료 금융 제한에 반대한 점이 비판의 중심이 되면서 한국이 기후위기 대응 흐름에서 한 걸음 뒤처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의 석유화학 산업 중심의 플라스틱 생산과 온실가스 배출 문제 역시 기후악당이라는 오명을 떨치지 못하게 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이번 COP29에서 드러난 한국의 행보는 단순한 비판을 넘어 국내외적으로 변화가 요구되는 상황인 것이다. 오늘의 화석상은 그저 부끄러움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이는 국제사회가 한국에게 화석연료 의존을 줄이고 재생에너지와 녹색기술로 전환하라는 경고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은 선진국으로서 더 이상 기후위기 대응에서 소극적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 부산에서 열리는 제5차 플라스틱 오염 대응 정부 간 협상회의(INC-5)가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협상은 한국이 국제사회의 비판에 답하고,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줄 중요한 기회다. 협상의 핵심 의제인 플라스틱 생산 감축은 생산부터 폐기까지 온실가스를 대량으로 배출하는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제다. 감축 없이 탄소중립이라는 목표는 허울이 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플라스틱 감축이 쉬운 일은 아니다. 석유화학업계의 과도한 로비와 공급 과잉 문제로 인해 실질적인 변화가 어렵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한국이 생산 감축을 분명히 지지하고, 협약의 법적 구속력을 강화하는 데 앞장선다면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기후악당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낼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COP29에서 받은 국제사회의 지적을 그냥 흘려 버려서는 안 된다. 이번 INC-5는 단순히 국제사회에 보여주기식 입장이 아니라 실질적 변화를 만들 기회다. 플라스틱 감축에 대한 명확한 의지와 함께 국내적으로는 일회용품 저감과 석유화학 산업의 전환을 실현하는 정책적 노력도 보여줘야 한다. 정부는 이제 행동으로 답해야 한다. 플라스틱 생산 감축을 통해 기후위기 대응의 선도국으로 자리 잡고, 과거의 꼬리표를 떼어낼 중요한 계기가 돼야 한다. 이번 INC-5에서 한국이 기후위기 해결의 모범국으로 거듭나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기자의 눈] ‘어둠의 경로’에 피멍드는 K-콘텐츠…이용자 인식 제고 필요할 때

'죽지도 않고 또 왔네.' 사라진 줄만 알았던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 '누누티비' 얘기다. 흔히 '어둠의 경로'로 일컬어지는 이곳은 K-콘텐츠들을 불법으로 유통해 논란이 됐다. 최근 운영자 검거로 논란은 일단락 된 줄 알았지만 운영을 재개한다는 이가 나타나며 우려를 낳고 있다. 어둠의 경로를 통해 유통되는 콘텐츠 영역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뿐만 아니라 웹툰과 웹소설 등 장르를 불문하고 넓어지고 있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열혈사제2'와 최신 웹툰, 최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설까지 불법 사이트에서 소비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누누티비(영상)'와 '밤토끼(웹툰)'로 대표되는 불법 콘텐츠 사이트가 시장을 헤집으면서 K-콘텐츠 생태계가 흔들리고 있다. 누누티비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티빙, 웨이브 등 OTT 플랫폼에서 스트리밍되는 드라마와 시리즈, 영화, 예능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이용자들을 빠르게 끌어모았다. 그 여파는 OTT 플랫폼에까지 미쳤다. 업계에선 누누티비를 통해 발생한 저작권 피해가 약 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콘텐츠 부가 판권과 해외 수출 등을 고려하면 피해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밤토끼로 인한 피해도 만만치 않다. 업계는 웹툰 플랫폼과 작가들이 밤토끼로 인해 7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선 사실상 어둠의 경로를 완벽하게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들은 해외에 서버를 두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접속 차단 조치에도 URL 변경 등을 통해 운영을 재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K-콘텐츠를 지키기 위해 현재 가장 절실한 것은 이용자들의 인식 제고다. 어둠의 경로 방문은 양질의 콘텐츠 제작을 저해해 그 영향이 결국 소비자들에게 되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는 의미다. 콘텐츠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수많은 자원과 투자가 필요하다. 창작자의 피와 땀이 녹아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이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투자자가 투자를 줄이고 그 여파로 좋은 창작자가 빛을 보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용자가 없다면 불법 사이트들도 운영 동력을 잃는다. K-콘텐츠를 보호하기 위해선 콘텐츠를 시청할 때 정상적인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돼야 할 것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이슈&인사이트]그린벨트 해제와 수도권 신규택지 조성은 신중한 접근 필요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최근 정부는 서울과 수도권에 걸친 총 4개 지역, 5만 호 규모의 신규택지 후보지를 발표했다. 이는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8.8)의 후속조치로서 현재진행형인 3기 신도시의 일환으로 간주해도 무리가 없는 사안이다. 신도시를 계획할 때 필수적인 교통대책도 함께 제시되었다. 이미 지난 2월에 제시된 비수도권의 그린벨트 해제는 '지역전략산업'의 추진을 요건으로 삼았던 반면 이번 그린벨트 해제는 주택용지 확보가 목적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 그린벨트 해제까지 포함한 목적은 시장심리의 안정이지만, 세간의 기대와 달리 강남권의 그린벨트 해제는 외곽지 일부에 한정되었다. 이에 일각에서는 향후 추가적인 해제를 예상하지만 한정된 신규공급으로 서울의 주택가격을 안정시킬 가능성은 제한적이서 지금으로선 실현가능성을 확신할 수만은 없다.정책을 다루는 측면에서는 '의도한 정책목표를 얻어낼 수 있을지의 여부'가 중요하다. 그린벨트를 해제한 신규택지로 공급가능한 물량이 실제로 시장안정을 이끌어내고 그 효과를 확산시켜 장기간 지속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지만, 그간의 유사한 경험으로는 쉽지 않은 사안이다. 서울의 모 대단지 규모가 약 1만 세대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신규택지의 규모와 해당 지역에 미치는 효과도 어느정도 유추할 수 있다. 2029년에 분양(2031년 입주)을 시작한다는 계획에 대해서는 당장의 시장안정보다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적절하다. 더구나 현실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정책이 시장심리에 우선적으로 반영되므로, 무주택 실수요자를 가정했을 때 2029년의 첫 분양을 기다리는 수요층이 얼마나 될지에 따라 시장안정효과는 달라진다. 또한 제조업과 달리 일관된 생산환경의 설정과 유지가 어려운 건설업의 특성상 처음 설정한 공기보다 실제 공사기간이 연장될 수 있어, 예정된 분양과 입주시점이 상이할 수 있다. 그렇더라도 토지수용과 보상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공사과정에서 맞닥뜨리는 돌발변수가 최소화되면서 관계당국의 적극적인 실행이 맞물린다면 일정준수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고 볼 수도 있다. 신혼부부용 장기전세주택으로 서울(서리풀지구) 공급물량의 55%인 1.1만 가구를 배정하는 것은 저출산대책의 측면에서 새로운 시도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저출산문제의 해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므로, 향후에도 지속적인 활용이 가능하도록 분양전환없는 장기임대주택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2기 신도시보다 서울에 가까운 위치에 3기 신도시가 들어섰던 선례에 비추어본다면, 이번처럼 1기 신도시보다 서울에 근접한 신규택지가 사회적 이슈의 하나인 신도시 재건축에 긍정적일 것은 없다. 지역에 따라서는 베드타운이 추가되는 결과가 될 수도 있고, 재건축 선도지구같은 정비사업 활성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그렇지만 현 시점에서의 재건축사업은 과거처럼 인허가가 아니라 개별 조합원들의 자금여력이 관건이다. 사업추진속도는 부촌을 중심으로 두드러질 가능성이 크고 이는 지역적이고 국지적인 양극화로 연결될 여지가 크다. 그렇다면 신규택지의 영향은 제한적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린벨트의 고밀개발은 사업지별로 세심한 조정이 요구된다. 고밀개발을 통해 주택공급을 늘리자는 것이 지난 정부부터 일종의 트렌드로 자리잡았지만, '한강이 가리든 남산이 가리든 집이 없으면 무조건 높게 건물을 올려서 많이만 만들면 된다'는 식의 주장이 그린벨트 해제지역에까지 무분별하게 적용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간 우리 사회가 축적한 바람직한 도시경관의 구축이라는 방향성이 흔들리는 일도 없어야 한다. 이은형

[EE칼럼] AI와 기후변화

임은정 공주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세계 많은 나라들이 트럼프의 귀환에 긴장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주 페루의 리마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개최되었다. 내년 10월 경주에서 열릴 APEC을 주최하게 되는 한국으로서는 이번 APEC에서의 논의를 그 어느 때보다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세계적으로도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확산하는 가운데 치러진 이번 APEC은 '권한 부여(empower), 포용(include), 성장(grow)'이라는 대주제 하에 포용적이고 상호 연계된 성장을 위한 무역 및 투자 촉진, 공식 및 글로벌 경제로의 전환을 촉진하는 혁신 및 디지털화, 회복력 있는 발전을 위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주요 의제로 내걸었다. 요컨대 이번 2024 APEC 회의의 핵심 의제는 포용성과 투명성, 상호연계성을 토대로 한 디지털 혁신과 기후변화 대응을 비롯한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추려진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이 제조업과 AI의 결합을 촉진하기 위해 'APEC AI 표준 포럼' 창설을 제안한 것이 흥미롭다. 윤 대통령은 “APEC이 전 세계 제조업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역내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제조업과 AI의 결합을 촉진해야 한다"면서 “산업 AI의 모범사례를 발굴·확산하기 위한 워킹그룹을 설치하고, 공통의 표준과 인증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 제안의 취지는 제조업 분야에서 AI의 역할 확대가 불가피 하느니 만큼, 그에 따른 혁신을 추진하면서도 표준 설정을 위한 다자간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으로 읽힌다. 이번 APEC에서의 논의를 계기로 기후위기 대응 시대에 AI의 역할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미 세계 주요 국가들은 기후위기와 디지털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AI는 이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유럽의 기업들은 AI를 통해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예측하고 수요에 맞춰 전력을 효율적으로 분배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나 자연재해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데, 아울러 농업 활동의 최적화를 도모하는 데에도 AI를 활용하고 있다. 미국 기업들 역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지표 강화를 위해 AI 프로젝트를 확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사는 자사의 AI 기술을 이용한 '지구환경AI(AI for Earth)' 프로젝트를 통해 지구 환경을 보호하는 노력에 앞장서고 있다. 그러나 AI 기술의 확대는 새로운 문제를 불러온다. AI 시스템의 학습과 운영에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며, 이는 전력 수요를 급격히 증가시키는 원인 중 하나다. AI의 발전이 기후위기 해결에 기여하는 도구로 자리 잡으려면, 그 자체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방안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 AI 모델은 학습과정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고성능 서버와 데이터 센터를 사용한다. 전 세계가 AI 사용을 위해 소비하는 전력은 이미 소규모 국가의 전력 사용량과 맞먹는다는 분석들도 있었다. 한국도 2021년 기준으로 이미 전국의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력 소비량이 4006GWh를 기록해서, 서울시 강남구의 소비량(4625GWh)에 육박하는 수준을 보였다. AI가 확산될수록 전력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위한 전력 공급이 무탄소(carbon free) 전력원으로 전환되지 않는 한 AI로 인해 오히려 기후변화 대응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은 이러한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한국 기업들은 저전력 반도체를 개발해 AI 학습에 필요한 전력 소비를 줄이는 데 앞장서고 있는데, 이는 AI 시스템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AI 자체를 활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방안, 달리 말해 스마트그리드를 통해서도 전력 사용 데이터를 분석하고 에너지 소비를 효율적으로 관리해 전반적인 전력 수요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열에너지, 즉 폐열을 활용해 지역난방의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방법 등도 모색되고 있다. 결국 AI는 기후위기 해결의 도구이면서 새로운 도전을 제기하고 있느니 만큼, 한국은 이 두 가지를 국제 협력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선진국과 개도국을 이을 수 있는 중견국으로서 국제사회가 AI와 기후변화 대응에 통합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사례를 충실히 축적해 가면서 글로벌사우스 국가들의 AI 활용과 탈탄소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내년 경주에서 열릴 APEC이 이런 논의의 장이 되길 기대해 본다. 임은정

[이슈&인사이트] 트럼프 2기, 에너지 분야 정책 변화에 따른 우리의 대응 전략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제47대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과 정책 방향에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 분야는 대선공약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종전과는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어 우리의 대응 전략이 더욱 중요해졌다. 트럼프는 미국의 기존 정책 및 세계 각국의 정책 방향과는 달리 주로 화석연료 산업의 규제 완화와 에너지 독립을 강조하고 있다. 먼저 화석연료 생산 확대이다. 트럼프는 석유와 천연가스 산업의 규제를 완화하고, 해양 및 육상의 새로운 시추 허가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이는 미국 내 에너지 생산을 증가시켜 에너지 독립을 강화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특히, 해양 시추와 공공 토지에서의 시추를 확대하여 에너지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려고 한다. 둘째는 재생에너지 보조금 폐지이다. 트럼프는 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축소하거나 폐지할 계획이다. 이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을 줄이고, 전통적인 화석연료 산업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려는 의도이다. 이로 인해 재생에너지산업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셋째는 파리기후협약 탈퇴이다. 트럼프는 파리기후협약에서 다시 탈퇴할 것을 공약하였다. 이는 미국이 기후 변화에 대한 국제적인 규제에서 벗어나, 자국의 경제 성장을 우선시하겠다는 의미이다.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규제 철회는 단기적으로는 경제적 이익을 가져올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넷째는 인플레이션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IRA) 폐지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세액 공제 혜택을 포함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 법을 폐지하고, 관련 혜택을 철회할 계획이다. 이는 재생에너지 산업의 성장에 제동을 걸 수 있으며, 화석연료 산업에 더 많은 지원을 제공할 것이다. 그밖에 전기자동차 의무화 계획 폐지, 원전 사용 확대도 있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한국을 포함한 국제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미국의 에너지 정책 변화에 대비해 다음과 같은 전략을 고려할 수 있다. 이에따른 정부의 대응 전략의 첫째는 에너지 외교 강화이다. 미국과의 에너지 협력을 강화하고, 다양한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다른 에너지 자원 부국과의 협력을 확대하여 에너지 수급의 다변화를 추진해야 한다. 둘째는 재생에너지 정책 지속이다.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지원을 지속하고, 기술 개발 및 인프라 확충을 통해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 재생에너지 관련 국제 협력을 강화하여 글로벌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셋째는 에너지 효율성 제고이다.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강화하고, 관련 기술 개발을 지원해야 한다. 산업계와 협력하여 에너지 절약 및 효율성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 한편 한국 기업들은 첫째가 시장 다변화가 우선이다. 미국 외의 다른 시장으로의 진출을 모색하여 리스크를 분산해야 한다. 특히, 유럽과 아시아 시장에서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를 확대해야 한다. 둘째는 기술 혁신이다.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 효율성 관련 기술 개발에 투자하여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탄소 배출 저감 기술 및 친환경 기술 개발을 통해 글로벌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져야 한다. 셋째, 현지화 전략이다. 미국 내 생산 및 운영 시설을 강화하여 현지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현지 규제와 정책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현지 전문가와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마지막은 정책 변화에 대한 꼼꼼한 모니터링이다. 미국의 에너지 정책 변화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이에 따른 리스크 관리 및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정책 변화에 따른 시장 동향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 전략도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문형남

[기자의 눈]갈 길 먼 ‘철도 지하화’, 조급한 투자는 금물

서울시가 최근 발표한 서울 내 지상철도 전 구간 지하화 계획은 오랫동안 인근에서 소음과 진동, 개발 소외, 불편한 교통에 시달려 온 인근 주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줬다. 서울 내 산재한 지상 철도는 확실히 도시 미관을 해치고, 소음을 생성하며, 도로 교통 흐름을 가로 막는다. 실제 최근 지상철도를 운행하고 있는 몇몇 역을 취재한 결과 실함할 수 있었다. 지하철 역사가 위에 있기 때문에 계단을 오르내려야 해 시민들의 불편이 심했다. 환승이 불편하다거나 진로가 방해된다거나, 소음 공해가 심하다는 시민들의 하소연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었다. 서울 시민들 중 상당수가 지상철도 지하화 발표에 기뻐할 만한 상황이다. 역 주변 개발 효과도 실감이 됐다. 지상철도가 모두 지하화되면 해당 지역 환경이 한층 쾌적해 질 것이고 지하화로 생겨난 부지를 경제적 혹은 사회적으로 활용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특히 서울 내 신규 주택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지하화로 생겨난 부지에 아파트를 건설하고 홍대 앞 경의선숲길공원(연트럴파크)처럼 대규모 공원을 형성해 상권을 발전시키면 사회적, 경제적 효과가 엄청날 것이다. 벌써부터 일부 시민들 중에는 '김칫국'을 마시는 이들도 많다. 지상철도 인근 부동산에 미리 투자해 향후 차익을 남기겠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서울 철도 지하화 사업은 갈 길이 멀다. 무엇보다 시간과 돈이 엄청나게 들어간다. 시가 산출한 지상철도 지하화 사업비는 총 25조6000억인데, 통상적으로 투입예산을 축소 발표한다는 점을 비춰봤을 때 실제 사업비는 훨씬 더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공사가 어려워 기간이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워낙 많은 시설들이 지상에 복잡하게 산재해 있고 지하에 매설된 것들도 부지기수다. 시가 선도사업지에 대해 2045~2050년 공사가 끝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예상일 뿐이다. 10km가량의 서부간선지하도로를 완공하는데 5년 6개월이 걸린 점을 감안한다면 약 68km에 달하는 서울 철도 지하화 공사 기간은 더 길어질 것이다. 따라서 벌써부터 '제2의 연트럴파크' 효과를 노리고 철도 인근 부동산에 무리하게 투자하는 것은 성급해 보인다. 취재 기간 동안 만난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도 같았다. 현재 지하화 공사 발표가 인근 부동산 가격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고 있으며, 공사가 어느 정도 진행돼야 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철도 지하화가 분명 호재이긴 하지만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EE칼럼] 트럼프 2기 행정부를 대비한 대한민국의 인공지능 전략

얼마 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후 우리 사회에서 미국과의 정치·외교나 경제 정책에 대한 각계각층의 의견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런 다양한 의견 중 미래 산업을 이끌어 갈 전략산업인 인공지능 관련 내용은 특히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이 지금, 이 순간 일으킨 변화는 사람들이 예상한 것처럼 크지는 않다. 하지만 인공지능을 핵심 키로 삼아 미래 경제를 주도하고자 하는 각국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된 지는 이미 오래되었다. 언론 매체에 연일 보도되고 있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관련 기사들은 가장 표면에 드러난 충돌 지점이라고 볼 수 있다. 아직 제대로 실감하지 못하고 있지만 인공지능이 미칠 영향은 인류가 불을 사용하게 되면서 일어난 변화처럼 인류 문명이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먼저 인류가 과거 불로 음식을 요리하여 영양소를 보다 잘 흡수할 수 있게 되어 뇌가 발달한 것처럼 고도로 발전된 인공지능을 사용하게 되면 이를 이용하는 인류 문명의 지능 수준 역시 높아질 것이다. 또한, 인공지능은 인간의 기존 사고와 지식을 학습하면서 인간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엉뚱하면서도 새로운 아이디어와 도구를 제공해 줄 수 있어 이를 통해 새로운 과학적 발견과 발명, 기술적 진보가 일어날 수 있다. 야생의 맹수를 피해 동굴에 은거했던 인류가 불을 사용해 활동 반경을 넓힌 것처럼 인류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지구를 넘어 먼 우주로 떠날 수도 있을 것이다. 세계의 패권을 노리거나, 경제적 번영을 추구하는 국가라면 인류의 미래를 좌우하게 될 인공지능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미국 우선주의인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외치며 절치부심 끝에 다시 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 당선자에게 이보다 매력적이고, 중요한 의제는 없을 것이다. 사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도 2019년에는 “인공지능에서 미국의 선도적 위치 유지" 행정명령을, 2020년에는 “연방정부의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 사용 촉진" 행정명령을 각 발한 바 있어 인공지능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왔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트럼프 1기 행정부의 2020년 행정명령 제3조(정부에서 AI 사용을 위한 원칙)(b)는 “정부기관은 AI를 설계, 개발, 취득 및 사용하여 얻는 이익이 위험보다 훨씬 크고 그 위험을 평가·관리할 수 있는 경우에는 그와 같이 AI를 설계, 개발, 취득 및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여야 한다."라고 정부가 목적과 성과 중심으로 인공지능을 사용하기 위한 원칙을 규정하고 있었다. 바이든 정부의 2023년 10월 “인공지능의 안심․안전, 신뢰할 수 있는 개발과 활용에 관한 행정명령"이 안전·신뢰를 우선시하는 책임 있는 인공지능 개발과 이용을 강조하는 것과 대비된다. 새로 들어설 트럼프 2기 행정부도 큰 틀에서 기존 인공지능 개발 및 이용에 대한 의지와 정책이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의 능력과 파급력을 고려하면 기존보다 인공지능을 국가 전략적으로 이용하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 인공지능 산업 세계 1, 2위를 다투고 있는 중국을 상대로 전방위로 반도체 수출 규제를 가하는 것도 반도체가 인공지능 개발과 이용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2024년 7월 16일 워싱턴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 캠프에서 이른바 “AI 맨해튼 프로젝트"를 준비했다고 한다. 인공지능 분야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모토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군사기술을 개발하고, “불필요하고 부담스러운 규제"를 즉시 검토하는 내용으로 기존 바이든 행정부의 2023년 10월 행정명령 폐지를 포함하고 있어 향후 정책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미국이 향후 인공지능 개발과 이용에 있어 자국 우선주의를 추구하며 자국 기업의 인공지능 모델의 공유를 규제한다면 국제적인 교류와 협력이 퇴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 모델을 공유하는 폐쇄적인 국가 간 지역적 블록이 형성될 수 있다. 만일 미국이나 중국이 동맹국을 상대로도 인공지능 패권을 행사하려고 한다면, 세계 각국은 독자적인 소버린 인공지능 모델에 대한 고민을 본격적으로 하게 될 것이다. 독자적인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하는 것은 자금과 시간, 노력이 많이 소요될 뿐 아니라 모델의 품질이 확보되지 않으면 사용자를 확보할 수 없어 지속 가능성이 없다. 우리 역시 미국의 정책 변화를 고려해 인공지능 산업에 대해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할 이유다. 양희철

[기자의눈] ‘밸류업’ 외쳤던 정부의 위기의식 부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7대 대통령으로 재선이 확정되면서 정책 불확실성 확대로 국내 증시는 지난주까지 끝없는 부진을 겪었다. 코스피 지수는 2300선까지 무너지고, 삼성전자는 4만원대까지 내려갔다. 18일 다행히 증시가 반등하는 모양이다. 지난주의 심각한 부진이 '지나친 과매도'라는 증권가의 진단은 일단 맞아들어가는 듯 보인다. 그러나 안심하기는 이르다. 이미 국내 개미들의 '국장 불신'은 극에 달했고, 외인들의 이탈도 지속 중이다. 코스피가 이대로 2500선까지 회복한다고 해도 주요국 증시 중 가장 수익률이 부진하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이럴 때 더욱 아쉽게 다가오는 것이 정부의 반응이다. 이미 미국 대선 전부터 국내 증시에서는 경고음이 오랫동안 울리고 있었다. 수익률은 부진한 가운데 외인 이탈이 수개월 간 지속됐다. 달러당 원화는 1400원에 달한다. 여러 언론 매체에서 날이면 날마다 나오는 기삿거리였다. 그럼에도 정부에서 별다른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아마 정부에서는 단순한 지수 급등락만으로 어떤 대책을 내놓기에는 너무 근시안적인 사안이라고 생각했을 수 있겠다. 그러나 코스피가 부진을 겪는 동안 잃은 것은 투자자의 돈만이 아니라 바로 '신뢰'였다. 국민연금조차 수익률을 위해 국내주식 비중을 줄이고 해외주식을 늘리는 상황에서 정부의 상황인식은 분명 안일한 부분이 있다. 그러던 정부도 최근에서야 상황 심각성을 인지하고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대책 수립에 나섰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제라도 뭔가 대책을 내놓는다는 것에 안심할 이도 있겠지만 대책발표가 늦거나 실효성이 부재할 것이라는 회의감을 가진 이도 적지 않을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증시 부진이 단순 과매도라는 진단을 내리면서도, 한편으로는 향후 국내 증시를 이끌 만한 '매력'도 없다는 데 입을 모았다. 정부가 대책을 내놓는다면 단순한 자금 공급이 아니라 좀 더 적극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개선, 반도체·이차전지 업황 부활 방안을 소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성우창 기자 su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