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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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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가뭄’ 회계법인 딜 본부도 보너스 ‘울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6.16 13:00

-시장 규모 축소, 전반적인 실적 악화로 이어져

-직원은 보너스 줄어들고 파트너급은 구조조정

계산기

▲출처/pixabay

오랜 기간 이어온 M&A 가뭄이 회계법인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부분 재무 자문 직원들의 보너스가 전년보다 줄었거나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파트너들은 하나둘씩 짐을 싸고 있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일PwC, 삼정KPMG, EY한영 등 대형 회계법인의 재무자문 본부 직원들의 보너스(SB)는 대부분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아직 보너스가 지급되지 않은 법인 같은 경우도 올해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보너스가 줄어든 이유는 법인의 역량보다 M&A 업황과 같은 외생변수 요인이 더욱 크다는 분석이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지난해 완료 기준 국내 인수·합병(M&A) 거래 건수와 거래액은 594건과 66조 8037억원으로 전년 대비 거래 건수는 약 80건, 거래액은 17조원 이상 감소했다.


거래액은 시장 분위기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결과물이었다. 2021년 87조원을 넘어선 이후 이듬해 역시 80조원대를 지켜냈던 거래액이 60조원대로 주저앉았다.


조 단위 딜도 10건 수준에 불과했으며 가장 규모가 큰 딜은 로데케미칼이 일진머티리얼즈를 2.7조원에 인수한 거래였다.




2021년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한 딜과 2022년 MBK파트너스가 에 아코디아 넥스트 골프를 매각한 딜이 각각 8조원과 4.2조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해 최고 빅딜이 치고는 절대적인 규모가 그리 큰 편은 아니다.


직원들은 보너스가 줄어든 정도지만, 파트너들의 사정은 더욱 좋지 않다. 시장규모가 작아지다 보니 대부분의 법인은 파트너를 정리하며 비용 줄이기를 진행하고 있다.


회계법인의 한 파트너는 “재무 자문 부문의 파트너는 이미 상당히 많이 나간 상태"라면서 “일감은 적고, 인건비는 높아졌으니 구조조정은 필수"라고 설명했다.


다만, 모든 회계법인의 모든 부서의 실적이 악화된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법인이 삼일PwC다. 삼일PwC는 지난해 M&A·금융 자문 부문 매각주관사 1위(완료 기준)에 올랐다. 점유율 역시 36.4%에 달한다. 작년 완료된 3개 거래 중 하나는 삼일이 주관했다는 의미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는 점유율이 64%에 달한다. 그 결과 외형적으로 성장하지 않았을 뿐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고 전해진다. 또한 2022년 선제적인 비용 감축, 딜 클로징 비율 증가 등도 한 몫했다고 파악됐다.


다른 대형 법인은 일부 부서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삼정KPMG의 경우 실사 부서인 8 본부는 실적이 좋았다고 한다. 지난해 MBK파트너스·UCK파트너스 컨소시엄의 오스템임플란트 인수, 공개매수, 자진 상장폐지 등의 실사 및 자문 실적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전해진다. EY한영은 밸류에이션 팀이 선방했는데, 이는 밸류에이션 팀은 M&A와 같은 재무 자문뿐만 아니라 손상평가 등 회계 감사 관련 가치평가도 수행하기에 경기를 덜 타는 특성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회계법인의 파트너는 “대형 회계법인이 인력을 감축하려는 분위기다 보니 빅 4에서 신입 회계사를 600명 정도 뽑겠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재작년의 경우 합격자 수보다 많은 1400명을 뽑겠다고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회계법인 상황이 얼마나 악화됐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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