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홍콩에 한 전광판에 항셍지수가 표시되고 있다(사진=로이터/연합)
미국발 관세전쟁 충격에 7일 아시아 증시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MSCI 아시아태평양지수가 장중 최대 7.9% 급락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08년 10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블룸버그는 “모든 시장이 빨간불(한국에선 하락을 나타내는 파란불)을 가리키고 있다"고 짚었다.
중화권 증시 하락이 MSCI 아태지수 전체를 끌어내리고 있다. 이날 한국시간 오후 1시 26분 기준 홍콩 항셍지수는 9.27% 하락한 2만730.05로 개장한 후 현재 낙폭이 10.7%로 확대됐다.
중국 상하이지수 역시 4.46% 하락한 3193.10으로 개장한 뒤 3130.17(-6.34%)로 밀려났다.
대만 가권지수는 개장과 동시에 2만선이 무너진 후 현재 1만9228.19(-9.72%)를 가리키고 있다. 대만 가권지수는 지난해 7월 고점대비 20% 넘게 하락하면서 기술적 약세장에 진입했다.
한국 코스피지수도 5% 가까이 하락한 상황이고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는 6.99% 급락한 3만1419.67을 가리키고 있다.
호주의 S&P/ASX200은 이날 장중 최대 6.5% 하락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충격으로 주식시장이 크게 타격을 받은 2020년 3월 이후 최대 낙폭이다. 이후 현재 -4.36%로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인도 니프티 50 지수는 이날 개장 후 5.1% 하락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관세 폭탄을 맞은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은 이날 휴장이다.
이날 홍콩 팝마트(-15.81%), 대만 TSMC(-9.98%·하한가), 일본 닌텐도(-6.55%), 소니(-8.49%) 등의 낙폭이 주목을 받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무역상대국에 적어도 10% 관세를 부과하고, 대미 무역흑자가 큰 상대국에는 이보다 높은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적용한다고 2일 발표했다. 이에 중국은 4일 미국 증시 개장 전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34% 맞불 관세를 부과하고, 희토류 7종에 대한 수출을 규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와중에 글로벌 관세전쟁이 완화되지 않을 경우 전 세계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최대 우려사항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또 과거 코로나19 팬데믹 등과 달리 이번엔 긴급 소방수가 없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삭소 마켓의 차루 차나나 최고투자전략가는 “이번 무역전쟁에선 트럼프 풋, 페드 풋, 시진핑 풋이 동시에 사라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향후 아시아 증시를 둘러싼 전문가들의 의견은 다양하다.
이스트스프링 인베스트먼트의 켄 웡 아시아 주식 전문가는 “시장 변동성이 여전히 큰 만큼 중국 주식에 진입할 시기는 아니다"라고 했다.
반면 JP모건 전략가들은 관세 충격 후 반등 기회가 있다며 인도, 중국, 싱가포르 주식 매수를 권장했다.
골드만삭스는 일본 토픽스 증시 목표치를 과거 예상보다 더 크게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