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택지 내 아파트 등을 건설하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민간 시공사에 판매하는 공동주택용지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LH가 판매한 공동주택용지는 총 5건(431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LH가 매각한 필지 51건(5조2051억원)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불안정 여파로 공동주택용지에 대한 민간 시공사 등 입찰이 저조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들어서도 LH가 공고한 16개 필지 중 고작 2건만 계약이 체결된 상황이다. 미매각된 필지는 무려 57건(4조2223억원)에 이른다.
공동주택용지를 분양받았으나 매수자의 자금 조달 사정 악화 등으로 계약을 포기하는 사업장도 속출했다.
올해 7월까지 해약된 사업장은 총 17건(1조9118억원)에 달한다. 이는 작년 한 해 5건(3749억원)과 비교 했을 때 5배 넘게 뛴 수치다. 매수자 등이 LH에 대금을 제때 납부하지 못해 밀린 연체대금도 올해만 35건(1조822억원) 발생했다.
통상적으로 아파트 개발사업을 진행할 때 시공사 등 매수자는 LH로부터 토지를 분양 받은 후 그 대금을 지급해야 한다. 건설 비용 상승 및 유동성 위기 등 금융부담으로 연체가 급등한 것으로 해석된다.
LH가 조성한 공동주택용지는 토지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인허가 지연 등의 리스크가 적어 한때 건설업계 사이에서 계열사들을 대거 동원해 편법적으로 용지를 낙찰 받는 '벌떼 입찰' 열풍이 불었다.
고금리 여파,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불안정 등 전반적인 건설경기 침체로 LH의 주 수익창구 역할을 하는 토지 판매 실적이 저조해 영업이익 감소 등 재무건전성도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LH는 작년 기준 43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는 2022년(1조8128억원) 대비 97.6% 가량 급감 실적이다.
엄 의원은 “LH가 조성한 공공택지 내 주택개발사업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국민주거복지를 위한 주택공급사업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맞춤형 판매 전략을 수립하고 연체자에 대한 중점적인 관리 등 재무부담을 해소하는데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