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에 걸친 합병 절차를 거쳐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법인이 출범했다. 자산 규모 105조원에 달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민간 종합 에너지기업이 나타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SK E&S와의 합병과 함께 자회사 SK온·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 합병 절차도 마쳤다고 1일 밝혔다. 내년 2월1일에는 SK온과 SK엔텀과의 합병도 마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에너지와 화학 △액화천연가스(LNG) △전력 △배터리 △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에너지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향후 각 사업과 역량을 통합해 맞춤형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토탈 에너지·솔루션 컴퍼니'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LNG 밸류체인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에도 기존 SK E&S가 연간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창출하는 기반을 마련한 만큼 합병법인의 수익력 확보 및 미래사업 투자를 위한 버팀목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평가다.
합병 후 기존 SK E&S는 SK이노베이션 내 사내독립기업(CIC) 형태로 운영되고, 새 사명 'SK이노베이션 E&S'를 쓰게 된다. 기존 '그린 포트폴리오' 4대 핵심사업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SK온도 새 사명 'SK온 트레이딩인터내셔널'을 사용하는 등 CIC 체제로 운영된다. 배터리 원소재 조달 경쟁력을 높이고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면서 사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SK이노베이션은 앞서 발족한 '통합 시너지 추진단'이 LNG 밸류체인, 트레이딩, 수소, 재생에너지를 4대 즉각적 성과 사업영역으로 선정하고 구체적 사업화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SK 울산컴플렉스(CLX) 내 자가발전 설비를 구축하고 LNG 직도입을 검토 중이다. 전력 생산 및 공급안정성을 높이고 비용도 절감하겠다는 목표다.
SK이노베이션 E&S가 개발 중인 호주 바로사 깔디타(CB) 가스전에서 추출한 콘덴세이트를 SK이노베이션이 직접 확보·활용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이 최근 신설한 '에너지솔루션 사업단'과도 협업할 예정이다. 이는 에너지 공급 안정성·비용절감·탄소감축 등을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사업단은 SK그룹 관계사의 전력 수급을 최적화하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에 토탈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소형모듈원전(SMR)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비롯한 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합병에 힘을 모아준 주주·고객·협력사·정부기관·국민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이번 합병으로 균형 있는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더 큰 미래 성장을 그릴 수 있게 됐다"며 “사업간 시너지로 고객과 시장을 더욱 확장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추형욱 SK이노베이션 E&S 사장도 “합병법인의 다양한 에너지원과 사업·기술 역량을 결합해 고객과 지역 특성에 맞는 에너지 솔루션 패키지를 제공하고, 에너지 산업 혁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